🔔 '#FFFFFFT' <퇴사준비생의 도쿄 2>에서 소개한 콘텐츠 중 일부입니다.
‘왜 흰색 티셔츠 전문점이 없을까?’
없는 데는 이유가 있었어요. 패션 업계가 돌아가는 원리, 특히 소매업체의 상식과 거리가 있기 때문이에요. 계절마다 변화하는 트렌드에 따라 신제품을 내놓고 매출을 확보해야 하는데, 흰 티셔츠 하나만 가지고는 트렌드에 대응할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 #FFFFFFT가 그 고정관념을 깨고 2016년에 흰색 티셔츠 편집숍을 런칭했어요. 세계 최초로요.
낯설어 보이는 매장 이름에서부터 흰색 티만 판다는 걸 강조하고 있어요. RGB나 CMYK 외에도 16진수 색상코드가 있는데, 이 코드에서 #FFFFFF는 흰색을 의미해요. 그리고 마지막의 T는 티셔츠를 뜻하고요. 그러니까 #FFFFFFT는 흰색 티셔츠를 파는 곳이에요. 컨셉이 뾰족한 건 알겠는데 업의 본질을 거스르고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까요?
#FFFFFFT는 업의 본질이 아니라 ‘색의 본질’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았어요. 그렇다면 #FFFFFFT가 말하는 흰 색 티셔츠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FFFFFFT 미리보기
• #1. 흰색은 무색이 아니라 당신에게 물드는 색
• #2. 불편함의 다른 이름은 특별함
• #3. 흰색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다채로움
• #4. 같은 컨셉 아래 선명한 대비
• 업의 본질만큼 중요한 색의 본질
‘어른들의 하라주쿠’
중장년층이 즐겨찾는 거리인 ‘스가모 거리’를, 도쿄의 대표적인 젊음의 거리인 ‘하라주쿠’에 빗대어 부르는 이름이에요. 평균 연령 60대 이상의 어른들이 쇼핑을 하러 오는 곳이자, 노년층이 좋아하는 길거리 음식과 상점이 몰려 있는 거리죠. 그래서 파는 상인도 사는 손님도 모두 지긋하게 연세가 있어요.
스가모 거리의 시그니처는 약 800m 남짓한 상점거리예요. 여기에 약 200여 개의 상점들이 몰려있어요. 매장은 주로 과자점, 안경점, 옷가게 등인데 모두 노인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과자점에는 최신 유행하는 디저트 대신 건포도빵이나 견과류빵과 같은 건강빵이 먼저 보이고, 옷가게에도 화려한 디자인의 옷보다 튀지 않는 수수한 옷이 진열되어 있죠.
거리도 노인들의 편이에요. 엘레베이터는 노인들을 배려해 30% 정도 느리게 운행되고 통행에 불편한 도로의 턱도 없앴어요. 매장의 글씨와 가격표는 2배가량 크게 적혀있어 시력이 좋지 않더라도 잘 보이고요. 스가모 거리가 ‘노인들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이유예요. 이런 스가모 거리에서 유독 더 눈에 띄는 장소가 있어요. 입구부터 간판까지, 빨간색을 자랑하는 ‘마루지’예요.
마루지는 1952년부터 70여 년간 전통을 이어온 잡화점이에요. 컨셉이자 시그니처는 빨간색. 이곳에서는 빨간색으로 된 잡화라면 뭐든지 판매해요. 빨간 양말, 빨간 티셔츠, 빨간 바지 등 없는 것이 없을 정도예요. 특히 일본 최초로 빨간 속옷을 판매한 곳으로 유명하죠. 빨간색이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믿음에서 시작한 거예요.
마루지는 스가모 거리에서 4개 매장을 탄탄하게 운영하고 있어요. 각 점포는 여성 전용, 남성 전용 그리고 빨간 속옷 전용 등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행운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죠. 마루지가 어른들의 하라주쿠에서 빨간 팬티로 노인들을 모은다면, 오리지널 하라주쿠 근처에는 흰색 면 티 한 종류만으로 청년들을 모으는 편집숍이 있어요. 이름부터 남다른 ‘#FFFFFFT’예요.
#1. 흰색은 무색이 아니라 당신에게 물드는 색
#FFFFFFT는 도쿄 센다가야라는 지역에 위치한 티셔츠 편집숍이에요. 센다가야는 번화가 하라주쿠에서 약 500m 정도 떨어진 조용하고 한적한 동네죠. 골목을 지나다 보면 문에 간판처럼 #FFFFFFT가 작게 적혀 있어요. 이 낯설어 보이는 이름에 컨셉이 담겨 있죠. RGB나 CMYK 외에도 16진수 색상코드가 있는데, 이 코드에서 #FFFFFF는 흰색을 의미해요. 그리고 마지막의 T는 티셔츠를 뜻하고요. 그러니까 #FFFFFFT는 흰색 티셔츠를 파는 곳이에요.
ⓒ시티호퍼스
물론 흰색 티셔츠는 평범한 제품이에요. 크게 고민하거나, 스타일을 고려할 필요가 없는 기본 아이템이죠. 유니클로와 같은 곳에서 부담 없이 구입할 수도 있고요. 그런데 #FFFFFFT에서 파는 티셔츠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기에는 가격이 남달라요. 얼핏 보면 다 같은 흰색 티셔츠처럼 보이는데 말이죠. 평균적으로 약 10,000엔(약 10만원)이 넘는 수준이고, 비싼 티셔츠들은 15,000엔(약 15만원)도 가볍게 넘죠.
흰색 티셔츠일 뿐인데 왜 이렇게 비싸냐고요? 목 부분 태그에 그 이유가 숨어 있어요. #FFFFFFT의 흰색 티셔츠는 전부 다른 브랜드의 흰색 티셔츠예요. 아메리칸 어페럴(American Apparel), 제이크루(J.Crew) 등의 캐주얼 해외 브랜드도 있지만 대부분 온패드(ONFadd), 아나토미카(ANATOMICA) 등 유명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니치 브랜드죠. 매장에는 60여 종의 흰색 티셔츠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누적된 제품의 종류는 약 300종, 취급 브랜드는 80개가 넘어요. 물론 전부 흰색 티셔츠로요.
ⓒ시티호퍼스
단순히 브랜드만 다른 것은 아니에요. #FFFFFFT의 티셔츠들은 흰색이라도 전부 달라요. 우선 같은 흰색이라도 흰색 안에서 문 화이트, 베이지, 핑크 화이트 등 미세한 차이가 있어요. 목 부분도 V넥, U넥, 라운드넥, 터틀넥 등 여러 모양이 있죠. 원단에 따라 두께와 촉감이 천차만별인 건 물론이고요. 소매와 밑단의 길이, 사이즈 핏 등에 따라 스타일도 다양해요. 같은 색상의 티셔츠라도 서로 다른 스타일이니 자신의 취향을 찾는 재미가 있어요.
ⓒ시티호퍼스
“흰색은 무색이 아니에요. 당신에게 물드는 색이죠. 흰색은 무개성이 아니에요. 당신의 개성을 이끌어내는 색이죠. 흰색은 무표정이 아니에요. 당신의 표정을 주목받게 하는 색이죠. 흰색은 무난함이 아니에요. 당신을 속이지 않는 색이죠. 다채로움은 때로는 소음이 돼요. 맑은 인생은 흰색에서 시작되죠. 하얀 티셔츠를 입는 날, 그날이 가장 당신 같은 날이에요.”
#FFFFFFT 홈페이지 중
#FFFFFFT가 추구하는 철학이에요. 흰색 티셔츠만을 모은 편집숍을 연 이유이기도 하고요. 이처럼 흰색에 대한 남다른 철학을 가지고 #FFFFFFT는 2016년부터 흰색 티셔츠만을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덕분에 세계 최초의 흰색 티셔츠 전문 편집숍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죠. 단순히 컨셉만 뾰족한 매장은 아니에요. 많게는 하루에 200장 이상 판매하니까요. 이대로라면 일주일에 1,000장은 너끈히 팔 거 같은데, 400장을 넘기기도 어려워요. 영업일수 때문이에요.
#2. 불편함의 다른 이름은 특별함
#FFFFFFT는 일주일에 2번만 열어요. 토요일과 일요일이죠. 원래는 토요일 하루만 영업하다가 고객들의 요청으로 늘린 거예요. 그렇다면 주중에 매장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느냐, 그것도 아니에요. 그냥 닫아놓죠. 영업일수도 적은데, 영업 시간까지 짧아요. 느즈막히 오픈해 늦기 전에 닫죠. 토요일은 12~19시까지, 일요일은 12~18시까지예요. 일주일에 13시간만 영업을 하는 셈이에요. 그런데 이마저도 불규칙해 가기 전에 인스타그램 공지를 확인해야 해요.
ⓒ시티호퍼스
체험형 쇼룸 아니냐고요? 물론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이 제품을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실제 구매는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도록 유도하는 매장이 늘어나는 추세예요. #FFFFFFT도 그런 매장이라고 예상해볼 수 있지만,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죠. 제품 판매는 100%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이루어져요. 웹사이트가 있지만, 브랜드 소개와 매장 안내도가 전부거든요. 예약도 안되니 실제로 방문해 구매하는 수밖에 없어요.
정리해보면 일주일에 2일만 영업하고, 영업 시간도 짧으며,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도 없어 총체적으로 불편해요. 그럼에도 #FFFFFFT가 이 영업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표의 설명을 직접 들어볼게요.
“주말만 여는 이유는, 조금 과장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손님과 하얀 티셔츠와의 만남을 디즈니랜드 쇼나 어트랙션처럼 그날 그때밖에 맛볼 수 없는 체험으로 만들고 싶어서예요.”
-〈XD 매거진〉인터뷰 중
매장에 가보면 이 말의 진정성을 넌지시 이해할 수 있어요. 우선 영업일수가 제한적이니 문여는 날을 기다리게 돼요. 여기에다가 매장은 4~5명이 들어가면 꽉 찰 정도로 작은 공간인데 여기에 직원이 2명이나 있어요. 흰색 티셔츠를 말끔하게 차려입은 직원들이 다양한 종류의 흰색 티셔츠에 대한 고객들의 궁금증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주고, 시착이나 구매 등을 도와주죠. 각자가 ‘자신만의 흰 티’를 찾을 수 있도록요.
컨셉에 이끌려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내점한 고객의 90% 정도가 구입을 해요. 일반적인 의류 매장이라면 믿기 어려울 정도의 구매 전환율이죠. 물론 컨셉이 뾰족하기도 하고, 직원들의 적절한 응대 덕분이기도 해요. 그러나 단순히 여러 브랜드의 흰 티를 모아놓기만 해서는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죠. #FFFFFFT는 흰 티를 편집하는 것을 시작으로 흰 티를 트위스트해 다채로움을 입혀요.
#3. 흰색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다채로움
시작은 #FFFFFFT 전용 한정판이에요. 티셔츠를 보다 보면 태그에 ‘For #FFFFFFT’라고 적힌 제품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어요. 인테림(Interim), 오벳(Aubett)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FFFFFFT를 위해 제작한 특별한 제품이에요. 단순히 브랜드 이름만 추가한 것이 아니에요. 흰 티 전문가인 대표가 직접 색상, 소재, 디자인 등을 요청하여 만든 #FFFFFFT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진정한 한정판이죠.
#FFFFFFT에서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한정판은 ‘2 Pack’시리즈예요. 흰색 티셔츠는 기본 아이템이라 1장씩 구입할 때도 있지만, 마음에 들면 2장씩 구입하기도 해요. 이러한 마음을 읽은 #FFFFFFT에서는 같은 티셔츠 2장을 1개 세트로 판매해요. 물론 #FFFFFFT 전용 상품이고, 가격 혜택도 있어요.
ⓒ시티호퍼스
예를 들어 볼게요. 체형을 살려주는 실루엣으로 유명한 스터(Stir)는 흰색 티셔츠 1장을 11,500엔약 11만 5천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2장짜리 세트를 구입하면 2장에 14,500엔약 14만 5천원에 살 수 있어요. 1장당 7,250엔 약 72,500원 꼴이니 37%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셈이죠.
ⓒ시티호퍼스
여러 패션 브랜드와 #FFFFFFT만을 위한 제품을 제작할 뿐만 아니라 타업종의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하는 것에도 적극적이에요. 2022년 5월, #FFFFFFT는 미국의 표백제 브랜드인 옥시크린과 함께 한정판 티셔츠를 출시했어요. 깔끔한 세정력을 자랑하는 옥시크린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가 #FFFFFFT와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한정판 패키지에는 옥시크린의 일회용 세제를 동봉해 고객이 빨래할 때 옥시크린을 경험할 수 있게 했고요.
ⓒ#FFFFFFT
심지어 ‘흰색 티셔츠 전문 세제’를 출시하기도 했어요. #FFFFFFT 런칭 1주년을 맞이해서, 1924년부터 비누 등 세제를 만들어온 기무라비누공업과 ‘#FFFFFFT for Laundry’를 공동으로 개발해 선보였죠. 흰색 티셔츠는 그 특성상 땀과 먼지 등으로 옷의 색깔이 쉽게 변하는데, 이를 해결하려는 목적으로 전용 세제를 개발해 한정판으로 판매한 거예요.
브랜드뿐만 아니에요. #FFFFFFT와 어울린다고 생각하면 개인과도 컬래버레이션해요. #FFFFFFT/EISAKU는 배우 요시다 에이사쿠와 함께 컬래버레이션한 제품이에요. 요시다 에이사쿠는 일본의 중년 배우로, 제임스 딘과 같이 일본에 흰티와 청바지 붐을 일으킨 인물이죠. 일본의 ‘흰 티는 요시다 에이사쿠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라고 할 정도니까요. 이렇게 흰색을 가지고 끊임없이 비즈니스적인 변주를 주던 #FFFFFFT가 흰색이라는 틀을 깨고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어요.
ⓒ#FFFFFFT
#4. 같은 컨셉 아래 선명한 대비
신주쿠에 위치한 가부키쵸는 낮보다 밤이 화려한 동네예요. 클럽, 술집 등이 몰려있어 밤 시간을 즐기러 온 사람들로 북적이죠. #FFFFFFT는 이 가부키쵸 어느 골목에 두 번째 매장을 오픈해요. 매장 이름은 #000T. 어떤 매장인지 짐작이 가나요? 맞아요. #FFFFFFT가 흰색 티셔츠만을 팔았다면, #000T는 검은색 티셔츠만을 판매해요. #000000은 16진수 색상코드에서 검은색을 의미하는데, 이를 3자리로 줄이고 T를 붙인 거예요.
ⓒ#FFFFFFT
ⓒ#FFFFFFT
물론 새로운 매장을 오픈하면서 단순히 포맷을 그대로 복제한 건 아니에요. 지역적 특성을 고려했죠. 본점이 위치한 센다가야는 동네 특성상 저녁 유동인구가 없는 조용한 동네라면, 카부키쵸는 저녁 시간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어요. 게다가 평일이든 주말이든 언제나 사람들로 붐비죠.
그래서 #000T는 본점과 달리 주중에도 영업을 하고, 매장도 12시까지 열어요. 술을 한 잔할 수 있는 바, ‘일각’을 함께 운영하면서 가부키쵸의 분위기에도 녹아들고요. 그렇다보니 의류 매장이라기보다 바의 한 켠에서 검은 티셔츠를 파는 모양새에 가까워요. 패션 매장으로서의 감도는 줄어들었지만, 컨셉을 유지하면서 트위스트를 주는 비즈니스 감각은 눈여겨볼 만하죠. 그리고 #FFFFFFT는 2022년 7월에 한 차례 더 진화해요.
#FFFFFFT X #000T
#FFFFFFT와 #000T가 만났어요. 시부야에 위치한 미야시타 파크에서요. 이 곳은 2020년에 오픈한, 트렌드의 최전선에 있는 몰이에요. 공원을 재개발해 총 4층짜리 건물로 탈바꿈했는데, 상업시설 구성의 정석을 보는 듯하죠. 일본에 최초로 상륙하는 브랜드, 지방에 있는 전통의 강호 중 도쿄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매장, 실험적인 플래그십 또는 팝업 스토어를 입점시키니까요.
ⓒ#FFFFFFT
미야시타 파크에 오픈한 이 팝업 매장에선 #FFFFFFT의 흰색 티셔츠와 #000T의 검은색 티셔츠 100여 개를 동시에 만나볼 수 있어요. 흰 티와 검은 티가 함께 놓이니 흑과 백이 절묘하게 섞이며 매장 자체가 마치 체스판이나 바둑판처럼 보이죠. 유명 인플루언서도 없고, 화려한 명품도 아니며, 체험적 요소가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컨셉에 충실한 덕분에 어느 매장보다도 돋보였어요. 색이라는 키워드로 크리에이티브하게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가는 거예요.
업의 본질만큼 중요한 색의 본질
‘왜 흰색 티셔츠 전문점이 없을까?’
#FFFFFFT 대표인 타쿠야 나츠메는 고등학생 때부터 패션에 빠져들었어요. 그랬던 그가 사업을 시작했던 계기는 아무렇지도 않게 샀던, 그러나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어느 ‘흰색 티셔츠’였죠. 그때부터 국내외 모든 종류의 흰색 티셔츠를 모으기 시작했어요.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럭셔리 브랜드의 흰색 티셔츠부터 몇 천원대의 PB 제품까지 말이죠. 옷장이 흰색 티셔츠로 넘칠 때쯤, 그는 흰색 티셔츠 전문점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없는 데는 이유가 있었어요. 패션 업계가 돌아가는 원리, 특히 소매업체의 상식과 거리가 있기 때문이에요. 변화하는 트렌드에 따라 계절마다 신제품을 내놓고 매출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흰색 티셔츠 하나만 가지고는 트렌드에 대응하기 어려우니까요. 그런데 타쿠야 나츠메는 오히려 패션과 무관한 업계에서 일했기에 그런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어요. 그리고는 흰색 티셔츠에 대한 관심과 열정만으로 #FFFFFFT를 시작하게 된 거죠.
“많은 사람들이 흰색 티셔츠에 대해 무난하다거나, 개성이 없다거나, 모두 똑같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흰색 티셔츠는 심플함과 베이직함의 끝판왕이면서, 동시에 하얗기에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입는 사람의 개성이 직접적으로 반영되죠.”
-〈XD 매거진〉인터뷰 중
#FFFFFFT 대표가 흰색 티셔츠를 보는 관점이에요. 그리고 이 관점이 실행이라는 큰 차이를 낳았어요. 그가 떠올린 흰색 티셔츠 편집숍을 패션 업계에서 상상해보지 않았을 리 없어요. 업의 본질을 고려했을 때 타당성이 없다고 판단했을 뿐이죠. 하지만 업의 본질이 아니라 색의 본질로 접근했기에 흰색 티셔츠 편집숍도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패션 매장이 될 수 있었던 거예요. 색의 본질을 바탕으로 #FFFFFFT는 흰색 티셔츠에 또 어떤 색을 입혀 나갈까요? 그들이 펼쳐나갈 앞으로의 시도가 궁금해집니다.
Reference
• マルジ 홈페이지
• 한, 일 실버스트리트. 락희거리와 스가모거리, 브런치
• 世界中から白Tを集める噂の“白Tハンター”はダガヤサンドウにいた, Dagayasando Times
• 場所はまさかの歌舞伎町。白T専門店 が満を辞して 黒T専門店 をオープン, inGeneral
• ここは、期待以上の1枚に出合う場所。白T専門店「 #FFFFFFT 」にしかない顧客体験とは, XD
• Oxiclean x #FFFFFFT, Oxiclean
• #FFFFFFT for LAUNDRY 白 T 救星, Hypebea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