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드 오션에는 정말 기회가 없는 걸까요? 경쟁이 치열한 레드 오션을 바꾸어 말하면, 많은 플레이어들이 진출할 만큼 규모가 큰 시장이라는 의미이기도 해요. 이 때 비슷한 아이템으로 승부하는 게 아니라 '컨셉'의 힘을 빌린다면 승산이 있죠. 홍콩에도 웬만한 기술력 부럽지 않은 컨셉으로 레드 오션에서 존재감을 키운 브랜드들이 있어요.
대표적인 예가 스마트 워치의 아성이 장악한 시계 시장에서 매번 품절 대란을 일으키는 신생 시계 브랜드 '애니콘'이에요. 시작점은 '시간을 알려주는 도구'로서의 시계가 아니라 새로운 관점으로 시계를 바라 보는 것이었죠. 오늘은 애니콘처럼 뻔한 시장에 뻔하지 않은 기획으로 자기만의 기회를 만들어 간 브랜드들을 만나러 함께 홍콩으로 떠나 볼까요?
1️⃣ 애니콘
시계에서 시침과 분침을 없애기도 하고, 심지어 분 단위 시간은 확인할 수 없는 시계도 있어요. 외부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해 한정판 시계를 디자인하는데 그 파트너가 무려 미국항공우주국 ‘나사(NASA)’예요. 시계 디자인도, 협업 파트너도 남다른 이 시계 브랜드, 홍콩의 ‘애니콘’ 이야기예요.
제품 디자인이나 협업 파트너만 파격적인 것도 아니에요. 신제품을 출시할 때는 스트리트 패션계의 흔한 출시 방식인 ‘드롭’을 차용하기도 해요. 드롭은 특정 요일과 시간에 맞춰 한정판 신제품을 판매하는 문화예요. 시계 브랜드지만,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를 닮아 있죠.
애니콘은 왜 이런 파격적인 행보를 선택한 걸까요? 단순히 실험적인 브랜드라, 특이한 것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에요. 시계의 가치를 재해석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했기 때문이죠. 독보적 존재감의 시계 브랜드, 애니콘이 새롭게 써내려가는 타임라인을 만나 볼까요?
2️⃣ 어슬리 레코즈
‘향멍’을 아시나요? ‘불멍’, ‘물멍’ 등에 이어 타오르는 인센스 스틱을 보며 휴식을 취하는 건데요. 향긋한 향기를 맡으며 작은 불빛이 가느다란 스틱을 타고 타들어가는 모습에 집중하다 보면 정서적 안정감이 찾아와요. 향멍은 바쁜 일상 속 짧은 시간을 투자해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리추얼이죠.
이에 많은 아로마 브랜드들이 향 제품을 출시하는데요. 홍콩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어슬리 레코즈(Earthly Records)’도 그 중 하나예요. 그런데 어슬리 레코즈가 만드는 인센스는 향의 소재도, 향을 즐기는 방식도, 심지어 향을 즐기는 공간도 달라요.
“우리 삶의 모든 순간은 한정판입니다. 당신만의 세계에 대한 지상의 기록을 만드세요.”
어슬리 레코즈가 만드는 인센스의 컨셉이에요. 향과 ‘기록’을 연결한 게 특징이죠. 그렇다면 어슬리 레코즈는 어떻게, 그리고 왜 향을 즐기며 기록을 하라고 말하는 걸까요?
3️⃣ 엠플러스
홍콩 하면 떠오르는 단어 3가지를 꼽자면 ‘금융’, ‘쇼핑’, 그리고 ‘음식’이에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는 지리적 이점 덕분에 물류, 무역, 항공 운송 및 국제 비즈니스 허브로 기능해왔을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사람들이 오고 가는 환경 속에서 미식이 발달했죠.
그런데 홍콩 구룡반도 남서측에 서구룡 문화지구가 들어선 이후, 홍콩의 연관 검색어에 ‘문화’라는 단어가 추가됐어요. 아시아의 엔터테인먼트 수도가 되겠다는 포부 하에 들어선 문화 지대가 홍콩의 인상을 바꿔나가는 중이죠.
그중에서도 가장 중심이 되는 메인 시설이 ‘엠플러스(M+)’예요. ‘비주얼 컬처 뮤지엄’인 엠플러스는 그동안 우리가 봐 왔던 미술관과는 차원이 달라요. 홍콩이라는 도시의 특성을 반영한 건축, 마치 유기체처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전시 등이 홍콩 사람들에게 새로운 예술 경험을 불어넣고 있거든요. ‘미술관 이상의 미술관’을 의미하는 엠플러스로 가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