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비즈니스 전략은 4가지 범주로 분류됩니다."
모든 전략이 정말 4가지로 구분될 수 있을까요? 다소 도발적인 이 문장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에 실렸던 한 아티클의 제목이에요. ESSEC의 '제롬 바르텔레미' 교수가 쓴 이 아티클에서는 사업 전략을 창의성의 수준에 따라 4가지 프레임워크로 구분하고 있어요.
1. 동일 업계에서 검증된 전략을 각색하기
2. 다른 업계의 전략을 차용하기
3. 다양한 산업의 전략 결합하기
4. 완전히 새로운 전략 만들기
1번부터 4번까지 창의성이 높은 순서예요. 창의성이 높다고 해서 절대적으로 훌륭한 전략이 아니라 산업의 특성, 회사의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의 종류가 다르죠.
<퇴사준비생의 홍콩>도 이 4가지 프레임워크로 읽어 보니, 사업 전략에 관한 인사이트들이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 듯 해요. 오늘은 <퇴사준비생의 홍콩>에 소개된 매장들 중에서도 사업 전략의 관점에서 배울 만한 곳들을 큐레이션했어요. 이 4가지 프레임워크와 함께 <퇴사준비생의 홍콩>을 읽어 보고, 고민 중인 사업 전략에 대한 힌트를 얻어 볼까요?
1️⃣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
반려동물을 키운다면 정기적으로 들를 곳이 있어요. 반려동물 전용 미용숍이죠. 털을 자르거나, 발톱을 다듬거나, 샴푸를 하는 일 등은 절대 빼먹을 수 없는 일이에요. 미용만이 아니라 반려동물의 청결 및 건강과도 이어지니까요. 그래서 모든 주인은 미용숍에 반려동물을 데려가는 일이 익숙하죠.
하지만 사람은 어떤가요? 일단 미용에 반려동물을 데려다주고 나면, 정작 사람은 뒷전이 돼요. 반려동물 전용 미용숍에서 사람이 함께 서비스를 받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몇 시간 내내 가게에서 대기할 수도 없죠. 그래서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집으로 귀가했다가 서비스가 마칠 즈음 다시 가게로 돌아와요. 혹은 근처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시간을 때우죠.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는 이 ‘기다림의 시간’을 비즈니스로 만든 미용숍이에요. 홍콩 최초로 사람과 반려동물을 위한 통합 뷰티숍을 열었죠. 사람과 동물이 같은 미용숍을 다닌다니, 이게 가능한 일이냐고요?
2️⃣ 룽딤섬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르라(When in Rome, do as the Romans do)’는 말이 있어요. 홍콩에서 딤섬 레스토랑에 갔을 때도 마찬가지죠. 홍콩의 독특한 문화와 사회적 분위기를 담고 있기 때문에 이곳만의 규칙을 지킬 필요가 있어서예요.
어떤 규칙이냐고요? 음식을 주문할 때는 레스토랑 통로를 돌아다니는 카트에서 직접 맘에 드는 것으로 골라야 한다던가, 테이블 위에 올려진 찻 주전자로 식기류를 스스로 헹궈야 한다던가, 낯선 사람이 대뜸 옆자리에 합석하더라도 당황하지 않아야 한다던가 하는 것들이에요. 처음 가보는 사람들에게는 낯설 수밖에 없는 룰들이죠.
그런데 홍콩에는 전통적인 딤섬 레스토랑과는 달리 새로운 모습으로 현대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브랜드가 있어요. 딤섬 레스토랑인 ‘룽딤섬(龍點心)’이죠. ‘창작 딤섬’을 선보이는 룽딤섬이 특별한 이유는 메뉴만이 아니에요. 가게를 운영하는 법, 고객을 관리하는 법 모두 차별화를 시도했거든요. 힌트를 드리자면, 이곳에서는 ‘선착순 입장’이 통하지 않아요. 이게 무슨 뜻이냐고요?
3️⃣ 티 샤토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따뜻한 차(Tea)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어요. 하지만 풍미 좋은 차 한 잔을 마시기 위해 필요한 티포트, 찻잔, 거름망 등을 떠올리면 금세 마음을 접게 되죠.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티백으로 차를 마시곤 하지만, 그 풍미가 잎차를 따라가지 못해 아쉬울 때도 있고요.
그런데 이런 고민을 단번에 해결해 줄 제품이 있어요. 바로 티 캡슐(Tea Capsule)이에요. 조금 생소할 수 있지만 커피 캡슐을 떠올리면 쉬워요. 커피 머신에 넣은 뒤 클릭 한 번으로 차를 우려낼 수 있는 제품이죠. 티백과 뭐가 다르냐고요? 티 캡슐에 맞는 최적화된 찻잎 분쇄 수준과 밀폐 기술로 차의 풍미가 살아 있어요. 풍미 좋은 차를 단 30초 만에 즐길 수 있는 거죠.
티 캡슐을 만든 회사는 홍콩의 ‘티 샤토(Tea Château)’예요. 와이너리를 지칭할 때 자주 붙는 ‘샤토’라는 단어 때문에 와인인가 싶을 수 있지만, 사실은 티 캡슐을 만들어 새로운 차 문화를 널리 전파하고 있는 티 캡슐 제조 회사예요. 그렇다면 티 샤토는 차를 즐기는 방식을 어떻게 혁신해 나가고 있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