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가 열광한 쿠키 브랜드로 보는, 대SNS 시대의 성공 레시피

크럼블

2025.06.11



공식 틱톡 계정 팔로워만 1천만 명, 포스팅을 하나 올렸다하면 수억 뷰의 조회 수가 나오는 쿠키 브랜드가 있어요. 2017년 미국 유타 주 로건에서 시작해, 지금은 북미 지역에만 1천 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인 ‘크럼블(Crumbl)’이에요.


크럼블은 통통 튀는 비주얼, 그리고 카일리 제너, 올리비아 로드리고 등 유명인들과의 협업으로도 유명한데요. 그렇다고 운 좋게 예쁜 쿠키가 유명인들의 인기에 힘입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에요. 셀럽들과의 협업은 마케팅의 한 부분일 뿐, 사실 크럼블은 미국의 MZ세대를 겨냥한 종합 예술에 가까운 브랜드예요. 달콤함 뒤에 날카로운 전략과 철저한 고객 경험 설계가 숨어 있죠.


크럼블은 비주얼과 맛은 기본, 패션, 테크 등 타 업계의 전략까지 차용하며 쿠키 업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어요. 실리콘밸리 출신 창업자가 공동 창업해 SNS, 그리고 고객들의 마음에 제대로 불을 붙이는 이 쿠키 브랜드를 함께 파헤쳐 볼까요?


크럼블 미리보기

 #1. 쿠키를 패션처럼, 매주 ‘드롭’되는 쿠키

 #2. 쿠키를 테크처럼, 앱에 주문 이상의 기능을 탑재하다

 #3. 쿠키를 이벤트처럼, 추억의 순간을 만들다

 트렌디한 브랜드를 넘어 오래 가는 브랜드로




미국의 유명 팝스타 올리비아 로드리고(Olivia Rodrigo)의 이름을 딴 쿠키가 탄생했어요. 이름하여 ‘올리비아 로드리고 거츠 쿠키(Olivia Rodrigo GUTS Cookie)’. 올리비아 로드리고 거츠 쿠키는 올리비아의 월드 투어 이름은 ‘거츠(GUTS)’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그 모양 역시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시그니쳐 컬러인 보랏빛에, 가운데에 별 모양 구멍이 뚫려 있죠. 별 안에는 바닐라 버터크림과 트리플 베리 잼이 스프링클과 함께 반짝거려요.


ⓒCrumbl


이 틱톡커블(TikTokable),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한 쿠키는 각종 SNS에서 제대로 바이럴을 탔어요. 여기 저기에서 올리비아 로드리고 쿠키를 먹는 인증 글이 쏟아졌죠. 화제성과 완성도를 모두 잡은 이 쿠키는 미국의 쿠키 브랜드 ‘크럼블(Crumbl)’이 올리비아 로드리고와 협업해 만든 쿠키예요.


크럼블의 오리지널 쿠키 또한 귀여운 외양과 달콤한 맛으로 유명해요. 최근 미국에서 가장 핫한 브랜드 중 하나죠. 매일 크럼블 쿠키 매장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고, 사람들은 크럼블의 상징적인 분홍색 포장 박스를 들고 매장을 나서요. 직경 12cm의 거대한 사이즈, ‘달아도 너무 달다’는 갑론을박. 이 모든 게 크럼블을 Z세대 사이에서 이슈가 되도록 만들었어요.


ⓒCrumbl


크럼블은 2017년 미국 유타주 로건에서 시작됐어요.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전역에서 손꼽히는 인기 디저트 프랜차이즈로 성장했죠. 2022년 한 해에만 3억 개가 넘는 쿠키를 판매하며 프랜차이즈 총 매출 10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를 돌파했어요. 이후 더 빠른 성장 속도로 2023년에는 미국 50개 주와 캐나다에 900개가 넘는 매장을 오픈했고, 현재는 알래스카, 하와이까지 진출하며 현재 1,0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요.


크럼블은 특히 SNS에서, 공식 SNS 계정마저 인기가 좋은데요. 수많은 틱톡커들이 크럼블 제품 리뷰 영상을 올리는 것은 물론, 크럼블 공식 틱톡 계정의 팔로워가 무려 1천만 명에 달해요. 이는 나이키(700만 명), 스타벅스(200만 명)보다 많은 팔로워 수죠. 크럼블,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죠? 크럼블의 틱톡에서는 쿠키 반죽을 만드는 영상부터 신메뉴 소개까지, 그야말로 ‘혈당 과다’가 되는 것 같아요. 엄청난 속도로 미국을 장악 중인 이 쿠키 브랜드, 궁금해지지 않나요?



#1. 쿠키를 패션처럼, 매주 ‘드롭’되는 쿠키


놀랍게도 크럼블은 제빵 경험이 전혀 없는 두 사촌이 힘을 합쳐 만든 브랜드예요. 공동 창업자 제이슨 맥고완(Jason McGowan)과 소여 헴슬리(Sawyer Hemsley)가 그 주인공이죠. 당시 맥고완은 40대, 헴슬리는 20대였어요. 맥고완은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약 6만 8,000 달러(약 8,840만 원)의 사비를 투자했다고 하죠.


맥고완은 원래 테크 기업에서 임원으로 일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헴슬리는 유타 주립대학교에서 마케팅을 전공하는 학생이었죠. 두 사람은 단순히 ‘재미있는 부업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크럼블을 시작했다고 해요. 두 사람 모두 초콜릿 칩 쿠키를 정말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었거든요.


전문적으로 쿠키를 구워본 적 없었던 맥고완과 헴슬리는 밤새 유튜브로 베이킹을 배워가며 수많은 실패작을 쏟아냈죠. 주변 지인들은 ‘괜히 돈과 시간만 낭비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했지만, ‘최고의 초콜릿 칩 쿠키를 만들자’는 두 사람의 마음은 변치 않았어요.


어려움을 겪던 중, 두 사람의 기존 경력이 빛을 발했어요. 개발자였던 맥고완은 개발 업무에서 흔히 쓰이는 A/B 테스트 개념을 떠올렸죠. 쿠키 레시피 두 가지를 비교 테스트하면서 고객 반응을 보자는 것이었어요. 이들은 주유소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장소를 찾아다니며 행인을 붙잡고 A/B 테스트를 이어갔어요. 그렇게 5개월간 수백 번의 레시피 수정을 거쳐 끝내 ‘겉바속촉’의 초콜릿 칩 쿠키가 탄생했어요. 자신감을 갖게 된 두 사람은 2017년 유타주 로건에 작은 오두막을 개조해 첫 매장을 오픈했죠.


ⓒCrumbl


크럼블은 사업 초기부터 빠른 속도로 SNS 팔로워를 확보했어요. 특정 요일, 특정 시간대에만 신제품을 판매하는 패션 업계의 ‘드롭(Drop)’에서 영감을 받아, 크럼블 또한 매주 틱톡에 새로운 한정판 쿠키 맛을 발표했어요. 이런 드롭 형식은 지금까지 크럼블의 시그니처 마케팅 방식이에요. 드롭을 통해 크럼블은 빠른 고객 반응을 얻을 수 있었고, 동시에 희소성 있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생겼어요.


대부분의 F&B 브랜드는 시그니처 메뉴를 고정해두고 단골 확보에 힘써요. 반대로 크럼블은 ‘항상 새로워지는 전략’을 택했어요. 고정 메뉴는 딱 하나, 초콜릿 칩 쿠키가 전부죠. 매주 일요일 밤, 크럼블 공식 앱과 SNS를 통해 다음 주에 판매할 새로운 쿠키 메뉴 6종을 발표하죠. 그리고 월요일이 되면 전국 매장에서 그 주의 신메뉴 판매가 시작돼요. 초콜릿 칩 쿠키를 제외한 모든 맛은 해당 기간 중에만 판매되고 곧장 사라져요. 한 마디로 ‘지금 이 순간을 놓치면 두 번 다시 못 먹을지 모르는’ 희소성이 부각되는 거예요.


이런 ‘기회를 놓친다’는 공포심을 유발하는 마케팅은 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를 자극하는 건데요. 특히 최신 유행에 민감한 젊은 세대와 SNS 유저들은 ‘놓치면 안 된다’는 심리가 강하고, 크럼블의 ‘이 주의 맛’ 전략은 이들의 심리를 정확히 관통했어요. 크럼블은 눈에 띄는 외형과 맛에 더해, 마케팅 전략마저 인스타그래머, 인플루언서, 유튜버와 같은 ‘리뷰어’들에게 최적화되었던 거예요. 실제로 크럼블은 틱톡에서 ‘#TasteWeekly’라는 해시태그를 통해 매주 새로운 메뉴가 바이럴되는 것을 부추기고 있죠. 


“매주 여러분의 크럼블 리뷰를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미국 어디에 있든 매주 똑같은 라인업을 볼 수 있어요. 뉴욕에 있든 캘리포니아에 있든 소셜 미디어에서 쿠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죠.”

 - 제이슨 맥고완, 크럼블 CEO, 크럼블 공식 틱톡에서


ⓒCrumbl


물론 매주 완전히 새로운 조합의 쿠키를 내놓는 결정은 비용과 품이 많이 들고, 재고 관리에도 부담이 되는 일이에요. 그럼에도 크럼블이 이 전략을 유지하는 이유는 젊은 고객들의 ‘끊임없는 관심’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당연히 고객 재방문율 역시 꾸준히 늘어나고요. 한 크럼블 대변인은 NRN 인터뷰를 통해 “매주 새로워지는 메뉴가 고객의 흥미를 붙잡는 열쇠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어요. 


2022년에는 아예 재방문 고객이 더 편하게 매주 신메뉴를 맛볼 수 있도록 ‘주간 맛보기 구독(Taste Weekly Subscription)’ 서비스를 론칭했어요. 매장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최대 10% 할인된 가격으로 쿠키를 구매할 수 있고, 배송 및 픽업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어요. 


재미있는 점은, 설령 이 주의 맛이 기대 이하였더라도 고객들은 크게 실망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다음 주에 더 맛있는 맛이 나오겠지’라는 기대가 실망을 뒤덮기 때문이죠. 외식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크럼블 현상’을 두고 “크럼블 쿠키는 익숙함보다 ‘다음 주엔 또 어떤 모험이 기다릴까’ 하는 기대감으로 소비자들을 움직인다”고 평가하고 있어요. 


크럼블의 시스템은 어찌 보면 패션 업계와 닮아 있어요. 매주 신상을 발표하는 드롭부터, 패스트패션의 ‘정기 배송 박스’를 떠올리게 하는 구독 서비스까지. F&B, 심지어 디저트 시장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모습이죠. 이처럼 크럼블은 쿠키 업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어요. 주기적 기대감을 모태로 한, ‘늘 변하는 모델’을 말이죠.


ⓒCrumbl



#2. 쿠키를 테크처럼, 앱에 주문 이상의 기능을 탑재하다


크럼블이 미국 MZ들을 사로잡은 이유 두 번째는 디지털 네이티브에게 안성맞춤이라는 거예요. 모바일 앱과 소셜 미디어 활용으로 ‘테크 기업 마인드’를 가진 디저트 브랜드처럼 보이죠. 사실 크럼블은 시작부터 테크 기업과 비슷했어요. 맥고완의 이력을 보면 더 와닿죠. 맥고완은 ‘기술로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꿈을 품고 실리콘밸리에서 커리어를 쌓아왔거든요. 그랬던 그가 오프라인에서 손에 잡히는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선택한 아이템이 쿠키였고, 거기에 IT 기술을 결합한 플랫폼을 구상한 게 크럼블의 출발점이었어요.


크럼블이 매주 빠른 속도로 신메뉴를 전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도 테크 기업 마인드 덕분이었어요. IT에 대한 맥고완의 지식을 기반으로, 본사와 프랜차이즈는 내부 소셜 네트워크를 구축해 긴밀하고 빠르게 소통하죠. 자체 모바일 앱과 주문, 결제 시스템 역시 직접 개발해 운영하고 있어요. 이런 발 빠른 디지털 인프라 덕분에 크럼블의 놀라운 성장 속도가 가능했던 거예요.


크럼블의 모바일 앱은 특히 테크 기업다운 면모를 잘 보여줘요. 2020년 출시된 앱은 2022년 말, 애플 앱스토어 푸드, 드링크 부문 다운로드 6위에 오를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왔죠. 2022년 12월 한 달 동안에만 50만 건 이상의 앱 다운로드를 기록했어요. 이는 미국 내 굴지의 패스트푸드 체인인 도미노, 타코벨, 치폴레 등의 앱보다 높은 순위예요. 매장 수는 이들의 10분의 1 수준인데 비해 앱 다운로드 수는 이들을 뛰어넘는다는 건, 크럼블 대부분의 고객이 앱을 사용한다는 말과 같아요.


도대체 앱에 어떤 기능이 있길래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 것일까요? 크럼블 앱은 단순 주문 기능을 넘어, 커뮤니티 허브 역할을 하고 있어요. 출시 당시에는 배달, 픽업 주문을 편하게 하는 용도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매장별 잔여 재고 확인, 신메뉴 푸시 알림, 쿠폰과 적립 등 고객 소통 창구로 진화했죠. 2023년부터는 ‘쿠키 저널’이라는 게시판을 통해 쿠키에 대한 평점과 기록을 남기고, 새로운 맛과 기존 맛에 대한 리뷰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재출시 투표 기능을 통해 소비자들이 본격적으로 쿠키 메뉴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고요.


아이폰 등 iOS 운영체제와의 연동도 한몫 했어요. 앱의 주문 버튼을 누르면 시리(Siri)를 통해 곧장 크럼블을 주문할 수 있는 명령어가 나오고, 배경화면에서 매주 신메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위젯도 추가할 수 있어요. 뿐만 아니라 2024년 2월에는 애플 비전 프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도 출시했어요. 증강현실을 통해 현재 판매 중인 쿠키 메뉴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배달 현황을 확인할 수도 있죠.


ⓒCrumbl


특히 크럼블 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로열티 프로그램은 흥미로워요. 브론즈, 실버, 골드, 핑크로 이루어진 등급 시스템으로 고객들끼리 ‘내가 얼마나 쿠키에 진심인지’ 경쟁할 수 있도록 했어요. ‘크럼블’이라는 이름의 포인트를 많이 모을수록 상위 등급으로 올라갈 수 있죠. 심지어 매장에서 앱으로 주문을 하면, 매장 내 전광판에 이름과 함께 등급이 표시되어 은근한 경쟁 의식을 유발해요. 


브론즈 등급은 생일 쿠폰을 받고, 1달러를 사용할 때마다 포인트 10개를 적립할 수 있어요. 실버 등급은 1달러를 사용할 때마다 11개의 크럼블을 적립할 수 있고, 지역 매장에서 재출시를 원하는 쿠키 메뉴에 투표할 수 있는 투표권을 얻어요. 이 외에도 골드 등급, 핑크 등급으로 올라갈수록 신제품을 우선적으로 맛볼 수 있는 등 VIP 혜택을 누릴 수 있어요.


ⓒCrumbl



#3. 쿠키를 이벤트처럼, 추억의 순간을 만들다


크럼블의 성공에는 바이럴과 디지털 경험 외에 한 가지 요소가 더 있는데요. 쿠키를 먹는 경험을 ‘이벤트’처럼 보이도록 만드는 브랜딩이 한몫 했죠. 애초에 크럼블은 자사 쿠키가 지름 약 12cm로 큰 크기를 갖고 있는 이유가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나눠 먹기를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어요.


“쿠키 한 상자를 들고 가족들과 스포츠 경기 응원을 간다든지, 게임하는 친구들끼리 나눠 먹는다든지, 혹은 힘든 하루를 보낸 파트너에게 선물한다든지… 어떤 상황이든 크럼블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서로에게 집중하며 의미 있는 순간을 만들 수 있게 해주죠.”

- 제이슨 맥고완, 크럼블 CEO, <The CEO Magazine> 인터뷰 중


‘의미 있는 순간’이라는 키워드는 크럼블 내부 문화에도 스며 있어요. 본사 직원들에게는 매년 여름, ‘금요일은 가족과 보내는 날’이라는 이름의 유급 휴일이 있다고 해요. ‘그날엔 절대 일하면 안 된다’는 규칙이 있을 정도로, 직원들이 사랑하는 이들과 보내는 시간을 회사가 적극 장려하는 거죠.


즉, 크럼블에게 쿠키란 ‘이벤트와 함께 하는 디저트’인 셈이에요. 특히 카일리 제너, 올리비아 로드리고와 같은 셀럽들과의 협업이 크럼블을 보다 ‘이벤트 쿠키’처럼 보이도록 만들어요.


크럼블의 인기가 전세계적으로 퍼진 계기 역시 카일리 제너와의 협업 이벤트 덕분이었어요. 2024년 7월, 카일리 제너가 운영하는 뷰티 브랜드 ‘카일리 코스메틱(Kylie Cosmetics)’과 크럼블이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팝업 스토어를 개최했어요. 선착순 100명에게는 카일리 코스메틱의 신제품과 함께 화장품 테마의 쿠키가 담긴 크럼블 6개 세트가 증정됐죠. 카일리 제너 역시 SNS를 통해 크럼블 ‘먹방’을 보여주며 크럼블은 순식간에 핫 쿠키 브랜드가 됐어요.


2025년 7월에는 아예 카다시안, 제너 가족 모두와 협업 쿠키를 출시했어요. 할리우드의 달콤한 이벤트가 되기를 시도한 거죠. 각 쿠키는 가족 구성원들의 특징에 맞게 개발됐어요. 가령, 어머니 크리스 제너의 클래식 옐로우 레이어 케이크는 두 겹의 노란 케이크 위에 초콜릿 글레이즈와 초콜릿 컬을 얹어서 클래식하면서 우아한 맛과 멋을 냈죠. 막내이자 모델인 켄달 제너의 쿠키 도우 컵케이크 쿠키는 저당 초콜릿 칩을 활용해 달지만 담백한 맛이 나고요.


ⓒCrumbl


뿐만 아니라 크럼블은 세세한 고객 경험까지 고려해, 평범하게 매장에 쿠키를 사러 오는 순간까지 이벤트처럼 만들죠. 일단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고소한 쿠키 냄새가 진동하고 오픈키친에서 직원들이 밀가루를 뒤집어 쓴 채 쿠키 반죽을 굽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어요. 마치 어린 시절 가족과 쿠키를 굽던 가족이 떠오르도록 설계한 거예요.


“우리는 브랜딩에 대해 많이 고민합니다. 매장의 냄새, 상자의 모양, 그리고 우리 기술을 통해 얼마나 쉽게 주문할 수 있는지까지 고려하죠.”

- 제이슨 맥고완, 크럼블 CEO, <The CEO Magazine> 인터뷰 중


이렇게 추억을 소환하기 위해, 크럼블은 모든 매장에서 직접 쿠키를 굽고 아이싱을 올려 제공하는 방식을 고수해요. 본사에서 미리 만들어둔 제품을 공급 받는 게 아니라, 고객이 지켜보는 앞에서 완성해 건네는 것이죠. 실시간으로 쿠키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고객들에겐 크럼블의 핸드메이드 감성이 직관적으로 전해져요.


크럼블의 패키징 디자인 역시 긍정적이고 따뜻한 감정을 불어넣기에 충분해요. 상징적인 컬러인 베이비핑크와 길쭉한 직사각형 상자 디자인은 이제 크럼블의 트레이드마크죠. 이 시그니처 핑크 박스 아이디어는 재미있게도 유타 주립대학교 디자인 전공 학생들의 프로젝트에서 처음 탄생했다고 해요. 크럼블의 패키징은 단순하지만 감각적인 비주얼로 임팩트를 줘요. 특히 화사한 색상은 SNS용 사진에 최적화되어 있죠.


ⓒCrumbl



트렌디한 브랜드를 넘어 오래 가는 브랜드로


크럼블은 쿠키라는 소재를 콘텐츠와 경험으로 승화시킨 브랜드예요. 신선한 맛의 주기적 출시, SNS를 통한 바이럴 극대화, 모바일 앱을 통한 충성도 강화, 스토리텔링과 철학을 통한 브랜딩까지, 종합적인 전략 믹스가 구현된 성공 신화죠. 덕분에 업계에서는 크럼블 쿠키 사례를 두고 여러가지 해석과 인사이트를 얻고 있어요.


물론 앞으로 과제가 없는 건 아니에요. 빠르게 성장한 만큼 ‘거품 논란’과 끝없는 품질 균일화 문제, 트렌드 변화에 대한 대비 등 여러 과제들이 크럼블을 둘러 싸고 있죠. 실제로 2023년 크럼블 매장의 점포당 수익이 전년 대비 약 58% 급락하는 등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는 지표가 나오기도 했어요. “하이퍼 컨슈머리즘(Hyper-consumerism)*은 더 자극적인 새로움이 나타나면 언제든 소비자의 관심이 옮겨갈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있고요.


*하이퍼 컨슈머리즘: 소비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과잉 소비 사회의 문화


이에 크럼블은 단순히 유행에 그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가령, 쿠키 외 케이크, 아이스크림, 파이 등 새로운 디저트 라인업을 선보이며 카테고리 확장을 보이고 있죠. 미국을 넘어 캐나다, 하와이 등으로 해외 확장도 점점 넓혀가고 있고요. 무엇보다 크럼블은 여전히 고객과 함께 진화하는 브랜드예요. 매주 쏟아지는 고객 반응을 제품 개발에 반영하고, 소셜미디어 트렌드를 곧바로 마케팅에 녹여내죠.


브랜드 경험이 곧 제품이 된 시대. 크럼블은 그 선두에서 마케팅의 새로운 공식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중이에요. 앞으로 이 달콤한 열풍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적어도 지금의 크럼블은 전 세계 마케터들이 주목하는 교본 같은 존재임에 틀림없어요. 


ⓒCrumbl





Reference

크럼블 홈페이지

Crumbl’s massive empire was never about the cookies

Recipe for Success: Jason McGowan

How Crumbl Cookies created one of the most popular apps in the industry

Crumbl Cookies started as a ‘fun side hustle’—now it brings in $1 billion a year: It’s ‘something that anyone can do’

Crumbl and Kylie Cosmetics Partner to Celebrate the Launch of Kylie Cosmetics New Skin Tint Blurring Elixir

Crumbl launches Kardashian, Jenner cookies. See 6 flavors inspired by Kim, Kris, the fam

Kylie Cosmetics by Kylie Jenner to Host Pop-Up at Crumbl West Hollywood

Crumbl Sweetens the Deal with New Rewards Program on Award-Winning 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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