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에 밀린 네비게이션 회사, ‘이것’으로 애플에 반격하다

가민

2024.10.10



한때 자동차 내비게이션 1위 업체였던 ‘가민(Garmin)’을 아시나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내비게이션’하면 가민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위치 추적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차량 기본 옵션으로 내비게이션이 탑재되면서 가민도 사라져 가는 듯 했어요.


하지만 오히려 가민은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했어요. 이번엔 자동차 내비게이션이 아닌, ‘스마트워치’에 주목했거든요. 압도적 GPS 기술을 갖고 있던 가민이 자동차 내비게이션 대신 ‘러닝’에 집중한 스마트워치를 개발한 거예요. 달리기가 취미인 러너들에게 정확한 GPS 기술이 탑재된 스마트워치는 훌륭한 러닝 메이트이자 코치예요.


가만 워치는 이제 러너들에게 대체 불가한 스마트워치예요. 덕분에 가민은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요. 특히 가민의 성장은 스마트워치 수요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나타나서, 더욱 눈에 띄어요. 스마트워치는 안 사도 가민 워치는 산다고 해석할 수 있거든요. 가민이 만드는 스마트워치는 무엇이 특별하길래, 독보적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일까요?


가민 미리보기

 내비게이션 회사가 스마트워치를? 성공적 피봇팅의 비결

 ‘전문가’라는 좁은 시장을 타깃팅한 이유

 경제위기에도 거뜬한 IT 기업이 있다?

 내비게이션에서 스마트워치로, 스마트워치 그 다음은?




“애플워치를 살까, 가민 워치를 살까?”


러너(Runner)라면 한번쯤은 해봤다는 이 고민. 바로 나의 러닝 파트너로 ‘어떤 스마트워치를 고를까’에 대한 고민이에요. 사실 러너들이 이 고민을 한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에요. 스마트워치가 탄생한 이래 이런 고민은 계속되어 왔어요. 구글에 ‘Apple Watch vs Garmin’만 검색해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해왔는지 알 수 있죠. 




그런데 언젠가부터 애플 워치와 가민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실내 피트니스 센터 이용에 제한이 생기면서 러닝을 시작한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에요. 팬데믹이 끝나고 난 이후에도 러닝 열풍은 지속되고 있죠.


그렇다면 도대체 가민 워치가 뭐길래, 스마트워치 시장 1위를 꽉 잡고 있는 애플 워치와 비교되는 걸까요? 사실 차이점은 뚜렷해요. 애플 워치는 일상 생활에도 두루 사용할 수 있는 범용인 반면, 가민 워치는 러너 ‘전문’ 스마트워치죠. 애플 워치가 ‘손목에 차는 비서’ 같다면, 가민 워치는 ‘손목에 차는 러닝 코치’ 같은 느낌인 거예요.


실제로 가민 워치는 러너에게 가장 중요한 지표인 페이스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건 물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트레이닝을 거쳐야 하는지, 수면과 스트레스 지수 등을 종합했을 때 현재 신체 컨디션이 어떤지 등 보다 전문적인 지표를 보여줘요. 하지만 그 밖에는 애플 워치가 가진 수많은 기능들은 갖추고 있지 않아요.


그럼에도 가진 장점이 워낙 강력해서일까요? 가민은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요. 가민의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은 2022년 5%대에서 2024년 2분기 11%로, 짧은 시간에 2배 이상 성장했죠. 그 사이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는 화웨이를 꺾어 3위에 오르기도 했어요. 가민의 성장은 스마트워치 수요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나타나서, 더욱 눈에 띄어요. 스마트워치는 안 사도 가민 워치는 산다고 해석할 수 있거든요. 


러닝 열풍에 힘입어 가민은 2023년 매출 52억 3,000만 달러(약 7조 605억 원)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어요. 2024년 들어서도 꾸준히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2024년 9월 25일 기준으로 연초보다 주가가 40% 가까이 올랐어요. 그렇다면 가민이 스마트워치 시장을 놀라게 한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요?



내비게이션 회사가 스마트워치를? 성공적 피봇팅의 비결


가민 워치가 러너에게 사랑 받는 이유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디자인이 예뻐서? 배터리가 오래 가서? 물론 그런 점도 이유가 될 수 있지만, 가민 워치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정확성’이에요. 러닝을 할 땐 달리기 속도, 즉 페이스가 중요한데요. 가민 워치는 페이스를 정확하게 재기로 유명하거든요. 


가민 워치가 유독 정확한 이유는 GPS를 활용한 위치 추적 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이에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는 미국 국방부와 미국 운수부가 관리하는 위성 시스템이에요. GPS 위성들의 신호를 얼마나 정확하게 수신하냐에 따라 위치 추적 기술이 정교해지는데요. 가민의 수신 기술이 여느 빅테크 기업보다 뛰어난 거죠. 위치를 정확하게 추적하는 만큼, 해당 거리를 시간으로 나눠 정확한 페이스를 도출할 수 있는 거고요.


GPS를 활용한 가민의 기술력이 1년, 2년 사이에 혁신적으로 좋아진 건 아니에요. 가민은 사실 1989년 회사 설립 때부터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GPS 기술이라는 한 우물만 팠어요. 오랜 시간 쌓아 올린 결과인 거예요.


그 때도 스마트워치가 있었냐고요? 그럴 리가요. 가민은 원래 GPS 기술을 활용한 네비게이션 회사였어요. 사업 초기에는 항공용 내비게이션을 출시했고, 미군과 계약을 해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는데요. 초기에는 가격이 비싸 민간에 풀리지 않던 GPS 기술이 민간에도 풀리면서, 자동차 내비게이션 시장에도 진출했어요. GPS 기술이라는 핵심 기술을 보유한 만큼, 비교적 수월하게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었던 거죠. 


Garmin StreetPilot ⓒGarmin


특히 자동차 내비게이션 사업에서는 큰 성공을 거뒀어요. 2006년 가민의 미국 자동차 내비게이션 시장 점유율은 50.8%로 독보적 1위였고요. 다른 나라의 내비게이션 시장에도 두루 진출해 있었어요. 자동차 내비게이션 사업이 덕분에 2000년 나스닥에 상장한 가민은 고공행진했어요. 상장 이후 2007년까지 주가가 10배 이상 급등했죠. 


그러나 2007년 6월, 최초의 스마트폰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급변했어요. 스마트폰에 위치 찾기 기능이 탑재되면서 자동차 내비게이션의 쓸모가 확 줄어든 거예요. 이런 영향으로 가민 주가는 2007년 하반기부터 곤두박질 쳐, 1년 사이 60% 넘게 하락했어요.


시장 자체가 급격하게 감소하니, 업계 1위인 가민도 흔들릴 수 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가민은 곧 기존의 사업 영역 중 하나인 항공 및 해양 내비게이션과 2003년부터 진출해 있던 웨어러블 디바이스 사업을 강화했어요. 사실 가민은 이미 2003년에 세계 최초의 GPS 러닝 워치인 ‘포러너 201(Forerunner® 201)’을 출시했었거든요.


출시 당시만 해도 러닝 워치가 가민의 주력 제품이 아니었지만, 가민은 2012년부터 포러너 시리즈를 강화하며 본격적으로 스마트워치 시장에 뛰어 들었어요. 그리고 이내 2015년부터 스포츠용 스마트워치로서 주도권을 잡아 나가기 시작했어요.  


이렇듯 빠르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기저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GPS 기술, 그리고 스스로를 하드웨어가 아닌 ‘GPS 기술 회사’로 정의한 데에 있었어요. 그렇다면 가민은 이 GPS 기술로 어떤 스마트워치를 만들었길래 러너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 수 있었을까요?



‘전문가’라는 좁은 시장을 타깃팅한 이유


웨어러블 디바이스 사업을 강화한 가민은 자동차 내비게이션 사업 때와는 다른 전략을 세웠어요. 내비게이션이 자동차를 보유한 모든 소비자를 대상으로 했다면, 스마트워치는 전문가 혹은 준전문가 수준의 관여도를 가지고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삼기로 했죠.  


가민의 이런 결정에는 스마트폰의 영향이 컸어요.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디바이스 시장의 판도는 급격하게 달라졌어요. 스마트폰은 내비게이션 뿐만 아니라 MP3, 계산기, 시계 등 많은 디바이스들의 기능을 대체했어요. 그래서 가민은 차별점을 갖추지 않은 전자 제품이라면, 스마트폰과 경쟁해서 이기긴 어렵다고 판단했던 거예요.  


그래서 가민은 강점인 GPS 기술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이런 고급 기능을 필요로 할 전문 사용자층, 즉 프로 운동 선수를 비롯해 운동에 진심인 사람들을 타깃했죠. 먼저, 가민 워치의 시작을 함께 한 포러너 시리즈를 살펴볼게요. 포러너 시리즈는 러너들을 타깃한 스마트워치로, 가벼운 기능만 탑재된 버전부터 러닝은 물론, 철인 3종 경기까지 추적해주는 고급 버전도 있어요.


Forerunner 265 ⓒGarmin


가장 기본 모델인 포러너 265를 살펴 볼게요. 2024년 9월 기준 최신 모델인 포러너 265는 정확한 페이스 측정은 물론, 수면 점수와 스트레스 지수 등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러닝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 최근 트레이닝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음 고강도 운동을 언제쯤 시작하면 좋을지 알려주는가 하면,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았는지도 보여주죠.


러닝 기록 개선을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 건강한 식단을 통해 신체적 컨디션을 개선하고, 스트레스도 관리해줘야 하는데요. 이런 유기적인 과정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는 워치라고 볼 수 있어요. 이밖에도 본인이 뛰고 싶은 코스를 직접 설정한 다음 안내를 요청할 수 있고, 라이브 추적 등 홀로 달리는 경우를 대비한 안전 기능도 갖추고 있죠.


가민 워치는 무엇보다 배터리 수명이 길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어요. 포러너 265 역시 일반 사용 시 13일, GPS 모드에서 20시간 유지돼요. 포러너 265와 견주어지는 애플워치의 경우 일반 사용 시 최대 18시간 유지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민 워치의 지속 시간이 압도적으로 긴 셈이죠. 러닝을 매일 같이 즐기는 사람들에게 긴 배터리 수명은 강력한 어필 포인트예요.


러닝 뿐만 아니라 등산, 다이빙 등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워치 시리즈, ‘피닉스(Fēnix)’도 있어요. 그 중 대표 모델인 피닉스 8은 아웃도어용 워치답게 내구성과 배터리 지속 시간이 뛰어나요. 일단 내구성의 경우 미국 군사 표준에 따른 열과 충격, 방수 테스트를 모두 거쳤어요. 내장 LED가 장착돼 있어 어두운 곳이나 밤에도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죠. 또한 스쿠버 다이빙은 물론, 무려 아파트 13층 높이와 비슷한 무려 40m 다이빙도 지원 가능해요.


Fēnix 8 ⓒGarmin


Fēnix 8 ⓒGarmin


피닉스 8 시리즈는 아웃도어 워치답게 배터리 지속성도 뛰어나요. 피닉스 8 아몰레드는 최대 16일, 항상 켜 있을 경우 최대 7일까지 충전 없이 쓸 수 있죠.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가민이 숨겨 놓은 히든 카드가 있어요. 바로 ‘솔라(Solar)’ 모델이에요. 태양열을 받아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모델이죠.


야외에서 오랜 시간 운동하면 배터리를 충전하기 어렵잖아요. 보조 배터리를 쓴다고 해도, 충전할 때는 워치를 찰 수 없으니 불편하고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민은 야외에서 받을 수 있는 에너지인 태양열 에너지를 통해 배터리를 채우는 모델을 만들었어요. 피닉스 8 시리즈에도 솔라 모델이 있는데요. 피니스 8 솔라의 지속 시간은 완충 시 최대 21일이며, 태양열로 추가 충전 시 최대 28일까지 워치를 사용할 수 있어요. 한 달 가까이 거뜬한 셈이에요.


피닉스 8 시리즈는 아웃도어 스포츠 마니아를 위한 스마트워치 답게 배터리 뿐만 아니라 성능도 상당한데요. 기압계와 고도계, 온도계 등을 탑재해 외부 환경에 대한 정밀한 데이터를 제공해요. 앞서 포러너 265가 제공하는 건강 데이터는 물론, 활동의 변화를 감지해 다른 스포츠 모드로 자동 전환되는 기능도 있죠. 스포츠를 전문적으로 즐기는 사람이라면, 일반 스마트워치와 비교했을 때 거부하기 힘든 기능들이에요.


Approach S70 ⓒGarmin


한편 뛰어난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섬세한 소프트웨어 ‘가민 커넥트(Garmin Connect)’도 가민 워치의 경쟁력이에요. 앞서 가민 워치가 사용자의 다양한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맞춤형 트레이닝 계획을 짜주는 ‘러닝 코치’ 역할을 한다고 말했는데요. 하드웨어가 측정한 데이터를 받아 사용자에게 유용하게 가공하는 일을 가민 커넥트가 하고 있어요. 


ⓒGarmin


다만 스포츠에 집중한 스마트워치라는 점은 가민 워치의 최대 장점이자 한편으로는 약점이 되기도 했어요. 대부분의 기능이 스포츠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스마트워치로서 기능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거든요. 애초에 범용적인 스마트워치가 되려는 목적은 없었지만, 이런 소비자들의 아쉬움을 모른 척 할 수는 없었어요.


이에 가민 커넥트는 2024년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단점을 극복했어요. 스마트폰과 페어링되는 기능을 탑재해 가민 워치로 통화를 할 수 있게 만들었거든요. 여기에 운동할 때 지갑이나 스마트폰을 챙기지 않아도 워치로 결제할 수 있도록 가민 페이도 추가했죠. 스마트폰과의 연동이 어려워 가민 워치 구입을 망설이던 고객들까지 포섭할 수 있게 된 거예요.



경제위기에도 거뜬한 IT 기업이 있다?


빠른 성장을 추구하는 IT 기업이 흔히 직면하는 문제 중 하나는 불안정한 재정이에요. 성장을 우선순위에 놓으면 자본을 조달하느라 빚을 질 수 있고, 사업 확장에 집중한 나머지 재정 운영에 소홀해질 수 있거든요.


이런 영향으로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IT 기업을 주시하는 눈이 많아져요. 재정이 불안정한 IT 기업은 빚을 갚을 여력이 없기 때문에, 금리가 높아지면 고스란히 그 부담을 떠안아야 하거든요. 이 경우 재정이 더욱 안 좋아질 염려가 있어, 증시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거예요.


실제로 미국 기준금리가 올라간 2022년부터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의 대규모 해고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 이유 중 하나로 고금리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이 꼽힐 정도예요. 


그런데 가민은 많은 IT 기업들과 달라요. 보수적으로 재정을 운영하기 때문인데요. 그도 그럴 것이, 가민은 창업 이래 1995~2001년에 걸친 닷컴버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등을 거쳐 살아 남은 몇 안 되는 IT 기업이에요. 본업을 탄탄하게 다져온 덕도 있겠지만, 재정 운영에 관해서도 배울 점이 있어요. 탄탄한 재정은 가민이 위기를 극복하고, 잠재력 있는 사업에 과감히 나설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거든요.


먼저 가민은 부채비율이 낮아요. 부채비율은 자기자본을 부채로 나눈 비율이에요. 자기자본은 주주의 투자금과 기업의 이익을 다시 회사에 투자한 돈으로, 부채는 외부에서 빌린 돈이에요. 부채비율이 100%를 넘는다는 건, 회사가 투자 받거나 직접 번 돈보다 빚에 더 의존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어요.


이 경우 수익을 유지하지 못 하거나, 갑작스럽게 현금이 빠져나가면 부채 상환이 어려워져 기업이 순식간에 존폐를 논해야 할 수도 있어요. 따라서 산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IT 업계는 부채비율 100% 이상인 기업을 위험하다고 판단해요. 50% 미만은 양호, 50% 이상 100% 미만은 양호한 상태라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성장을 추구하다 보면 부채비율 100% 넘기는 일이 부지기수예요. 당장 애플만 해도 2024년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이 150%를 넘고요. 공격적으로 콘텐츠 투자에 나서는 넷플릭스의 부채비율은 63%예요. 고성장을 추구하던 2010년대 중반 테슬라의 부채비율은 100%를 훌쩍 넘겼어요.


반면 가민의 부채비율은 단 2%에 불과해요. 주식 투자 리서치 플랫폼 ‘풀래시오(Fullratio)’에 따르면 2024년 9월 기준, IT 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55%이에요. 이는 고성장을 추구하지 않는 IT 기업까지 포함한 수치예요. 가민은 이 지표와 비교해서도 압도적으로 낮은 수준이에요.


심지어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어요. 현금성 자산은 언제라도 현금처럼 꺼내 쓸 수 있는 유동성 높은 단기금융상품을 뜻해요. 2024년 2분기 말 기준, 가민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억 달러(약 2,700억 원)가 넘는데요. 부채는 약 134만 달러(약 18억 900만 원)이라, 언제든지 빚을 갚을 수 있는 상황이에요. 연구개발이나 신사업에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 와도, 돈을 빌리지 않고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고요.



내비게이션에서 스마트워치로, 스마트워치 그 다음은?


가민은 피트니스 워치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함과 동시에, 과거처럼 사업을 계속 다각화하고 있어요. 물론 이번에는 기존에 보유한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내놓는 건 그간 했던 방식과 유사한데요.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제 스마트 디바이스의 경계를 넘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거예요. 


피트니스 워치로 건강을 관리하고 동기부여하는 기술을 터득한 가민은 ‘가민 헬스(Garmin Health)’라는 B2B 서비스를 운영 중이에요. 가민 헬스는 병원에 환자의 건강을 모니터링하고 비대면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해요. 제약 회사에는 임상 연구를 할 때 참여자의 건강 지표를 추정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요. 헬스장의 경우 피트니스 코치가 고객 맞춤형 트레이닝 계획을 세우고 고객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어요.


가민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자동차 분야에서도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는데요. 내비게이션 사업에 그치지 않고 이제는 자동차 OEM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어요. 자동차 안에서 누릴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그리고 그와 관련된 오디오, 멀티미디어 등의 자동차 전자기기에 이르는 영역을 개척해 나가고 있어요. 자동차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는 것부터 엔지니어링 및 제조에 이르는 솔루션들을 개발하죠.


이처럼 가민의 사업 영역은 내비게이션에서 스마트워치로, 스마트워치에서 솔루션으로 확장되고 있어요. 위기에 강한 건 기본, 시대에 맞춰 진화하는 가민이기에 앞으로 더 오랫 동안 러너들의 러닝 라이프를 함께 하지 않을까요?





Reference

가민 공식 웹 사이트

이경탁, 스마트워치, 피트니스 열풍에… 애플·삼성 위협하는 ‘가민’, 조선비즈

Jan Libbenga, TomTom takes Garmin to court (again), the register

Jane McGuire, Garmin Forerunner 265 review — a little watch with a beautiful screen, tomsguide

Abby Ferguson, The new Garmin fēnix 8 does something no other Garmin outdoor watch has done before, pocket-lint

김인오, "고금리에도 AI로 성장"… 美빅테크 실적에 관심, 매일경제

정미하, [Why] 美 경제 호황에도 빅테크 해고 증가하는 이유, 조선비즈

Debt to equity ratio by industry, fullratio

Garmin Ltd. (GRMN), stock analy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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