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해가던 지역을 살린 편지 한 통, 겨울 관광지의 숙명을 바꾸다

스노우피크 랜드 스테이션 하쿠바

2024.07.26





전성기가 끝나가는 지역들이 있어요. 스키나 스노보드를 탈 수 있는 겨울철 관광지들이죠. 일본에서는 2023년부터 2024년 1월 말까지 총 7곳의 스키장이 도산했어요. 지난 10년 중 최다 기록이죠. 1998년에 약 1,80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스키 및 스노보드 인구가 2016년에 580만 명 수준으로 급감하며 타격을 입은 거예요. 


시련은 이뿐만이 아니었어요. 코로나19 팬데믹, 지구 온난화로 인한 눈 부족까지 악재가 겹쳤죠. 겨울 시즌 성수기 동안 일 년 치 수익을 창출하던 스노우 리조트에 위기가 닥친 거예요. 이는 1998년 동계 올림픽을 유치했던 나가노현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죠. 나가노현 기타아즈미군 하쿠바의 한 주민이 보다 못해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썼어요. 편지의 수신인은 다름 아닌 아웃도어 전문 용품 브랜드 ‘스노우피크’. 이 한 통의 편지가 3년 뒤, 하쿠바의 운명을 바꾸게 돼요. 이곳에 ‘스노우피크 랜드 스테이션 하쿠바’가 들어서게 되거든요. 도대체 어떤 곳이길래 지역의 미래가 달라진 걸까요?


스노우피크 랜드 스테이션 하쿠바 미리보기

 눈이 녹으면 성수기도 끝나는 곳에서 온 편지

 #1. 여행하는 건축을 실현한 주거 상자

 #2. 특산물 없는 지역에서 로컬 푸드로 승부하는 레스토랑

 #3. 관광 안내소의 또 다른 형태, 주말 마르쉐

 자연계의 생필품을 꿈꾸다




사람처럼 지역에도 전성기가 있어요. 일본의 알프스라 불리는 나가노현의 전성기는 1998년이었죠. 해발 3,000m 급 고산 16개가 있는 나가노현은 겨울 스포츠의 본고장이에요. 1998년에는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며 전 세계에 산악 경관의 매력을 뽐냈죠. 특히 나가노현 기타아즈미군에 위치한 하쿠바는 장엄한 광경으로 손꼽히는 곳이에요. 미국 CNN이 선정한 일본의 가장 아름다운 장소 34선에 뽑히기도 했어요. 


하지만 햇빛이 강한 곳이 그림자도 짙은 법. 근심 걱정 없이 아름답기만 할 것 같은 하쿠바에도 고민이 찾아왔어요. 대표적인 겨울 스포츠 관광지인 이곳에 찾아오는 발길이 점점 뜸해졌거든요. 1998년에 약 1,80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스키 및 스노보드 인구가 2016년에 580만 명 수준으로 급감하며 타격을 입은 거죠.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지구 온난화로 인한 눈 부족까지 시련이 겹쳤어요. 


©LAND STATION HAKUBA


ⓒSnow Peak land station 白馬 Instagram


이건 비단 하쿠바만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인구 급감과 환경 변화는 모든 스노우 리조트가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였으니까요. 게다가 인력으로 단시간에 해결하는 것도 불가능했고요. 한때 겨울철 성수기로 화려한 시절을 보냈던 스노우 리조트도 변해야 할 시점이 다가온 거예요. 그렇다면 이미 전성기가 지나가버린 스노우 리조트와 관광 마을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요? 그리고 과연 누가, 어떻게 리조트의 비수기를 구할 수 있을까요? 



눈이 녹으면 성수기도 끝나는 곳에서 온 편지


2017년, 사태의 심각성을 감지한 것은 하쿠바 주민이었어요. 이 주민은 어딘가로 ‘하쿠바를 구해달라’는 한 통의 편지를 보냈죠. 편지의 수신인은 아웃도어 캠핑 용품을 만드는 기업 ‘스노우피크’. 얼핏 보면 겨울철 관광 마을과는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주민이 지자체보다 스노우피크를 먼저 구원투수로 떠올린 데는 이유가 있었어요. 


스노우피크는 ‘들놀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었어요. 캠핑 장비만이 아니라 의류, 음식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했죠. 그중 눈에 띄는 영역은 지방 창생, 즉 지역 활성화였는데요. ‘스노우피크 오쿠 히타 캠프필드’가 그 시작이었어요. 오이타현 히타시의 의뢰를 받아 컨설팅부터 시작해 캠프장 운영 관리자를 맡아 2015년에 리뉴얼 오픈했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5년 만에 숙박객 3.3배, 수입 6.5배가 성장하는 쾌거를 이뤘어요. 


ⓒSnow Peak 奥日田 Instagram


스노우피크는 곧이어 2017년 2월에 ‘스노우피크 지방 창생 컨설팅’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캠핑장 개발 및 재생에 뛰어들었어요. 50곳 이상의 지역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로컬 맞춤형 투어를 개발하는 등 지방을 새롭게 바꿔나가는 일에 주력했죠. 그러니 스노우피크를 더 이상 아웃도어 용품 메이커라고 볼 수만은 없었어요. 편지를 쓴 주민이 수신인을 제대로 골랐던 거죠.


미야자키현에 있는 스노우피크 MIYAKONOJO 캠프필드예요. ©Snow Peak RRC


당시 스노우피크 대표이사였던 야마이 토오루는 편지를 읽고 직접 하쿠바에 찾아갔어요. 겨울철 스키장 경영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하쿠바의 관광업이 어렵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었죠. 야마이 토오루는 하쿠바 관광 개발 주식회사 대표와 함께 ‘스노우피크 하쿠바’를 설립한 후 본격적으로 하쿠바의 새로운 매력을 발굴하기로 했어요. 6월부터 10월까지, 눈이 녹아버리면 사람이 텅 비어버리는 그린 시즌을 새로운 성수기로 만들기로 했죠.


그리고 2020년 7월 23일, 하쿠바에 새로운 랜드마크가 탄생했어요. 스노우피크의 지방 활성화 사업을 가시화한 체험형 복합시설 ‘스노우피크 랜드 스테이션 하쿠바’였죠. 랜드 스테이션은 스노우피크가 지역에 뿌리를 내리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주는 시설이에요. 일본에는 하쿠바, 도쿄, 교토 3곳에 위치해 있죠. 하쿠바는 그중 첫 번째 신호탄이었어요. 


스노우피크는 랜드 스테이션 하쿠바를 ‘지역의 매력을 보여주는 안내소’로 기획했어요. 특히 그린 시즌의 야외 체험 개발에 초점을 맞춰 로컬이 가진 다면적인 모습을 드러내고자 했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오픈 이후 1년간 방문한 사람만 20만 명에, 매출은 기대 이상이었어요. 관광객은 물론이고 지역 주민들의 휴식처로서 큰 사랑을 받고 있죠. 눈이 있을 때만 활기가 돌던 하쿠바에서 스노우피크는 도대체 어떤 일을 벌인 걸까요? 사계절이 전성기가 된 스노우피크 랜드 스테이션 하쿠바로 떠나볼게요. 



#1. 여행하는 건축을 실현한 주거 상자


랜드 스테이션 하쿠바는 아웃도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스노우피크가 만든 ‘들놀이의 거점’이에요. 원래는 스키장 주차장이었지만 최근 몇 년 간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면서 좀처럼 사용되고 있지 않았던 유휴지를 활용해 만들었죠. 약 9,200 평방미터의 공간에는 숍과 레스토랑, 카페는 물론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야외 공간까지 마련되어 있어요. 어디서든 하쿠바의 아름다운 산악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요. 


©LAND STATION HAKUBA


공간은 크게 매장 에어리어, 이벤트 에어리어, 들놀이 에어리어로 나뉘어요. 건축 설계는 일본의 대표적인 건축가 구마 겐고가 맡았죠. 


첫째로, 매장 에어리어부터 살펴볼게요. 이곳의 관광 안내소에서는 하쿠바 관광과 관련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어요. 바로 옆 스노우피크 직영점에서는 아웃도어 용품을 구매할 수도 있고, 스타벅스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바깥 전망을 바라보며 쉴 수도 있죠. 구마 겐고는 하쿠바 산등성이의 능선을 이 건물 지붕에 담았어요. 그리고 지붕 바로 밑에 눈의 결정을 나타내는 목조를 배치했죠. 건물 배경인 자연과 어울리는 것은 물론, 지역 특성을 녹여낸 건축물을 만든 거예요. 


©LAND STATION HAKUBA


©LAND STATION HAKUBA


매장 에어리어 바로 앞에는 이벤트 에어리어가 있어요. 테라스와 외부 야외 공간을 최대한 넓게 디자인해서 사람들이 웅장한 산악 풍경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도록 했죠. 특히 어느 방향에서나 접근성이 좋은 테라스와 깊게 파인 처마는 눈이 쌓이는 겨울에도, 햇빛이 강한 여름에도 중간지대로 활약해요. 사계절 내내 쾌적하게 지낼 수 있도록 고려한 건축 디자인이죠.


©LAND STATION HAKUBA


©LAND STATION HAKUBA


마지막은 들놀이 에어리어예요. 나무로 둘러싸인 숲속에서 캠핑과 글램핑을 체험할 수 있죠. 특히 이곳에서는 구마 겐고가 오랜 시간 구현하고자 했던 ‘여행하는 건축’을 볼 수 있어요. 스노우피크와 함께 공동 개발한 이동형 하우스 ‘주바코(JYUBAKO)’가 설치되어 있거든요. 주바코는 ‘주거함’이라는 뜻에 걸맞게 출입구와 창문을 닫으면 상자로 변해요. 트레일러 모양이지만 나무로 만들어 차갑지 않고 부드럽게 감싸는 듯한 따뜻한 분위기를 자랑하죠. 


©LAND STATION HAKUBA


©Snow Peak


©LAND STATION HAKUBA


구마 겐고는 인터뷰를 통해 나무야말로 가장 오래된 건축 소재인 동시에 가장 첨단의 건축물이라고 밝혔어요. 주바코를 만들 때 사용한 나무 합판은 가볍지만 강하다는 장점이 있어서 건축물을 더 발전시켜주죠. 가능성이 넘치는 나무 소재로 주바코를 만들며 중점을 둔 것은 안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이었어요. 


“디자인할 때 의식한 것은 바깥 풍경을 주인공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주거함 자체가 장식이 되지 않도록 조심했어요. 안으로 들어가 창문을 열면 커다란 창문이 바깥 풍경을 액자에 넣은 것처럼 보여줍니다. 이동할 때마다 이 액자의 내용물은 달라지죠.“

-구마 겐고, 스노우피크 인터뷰에서


©Snow Peak 住箱 Instagram


심플한 상자처럼 보이는 주바코는 문이나 창문을 여는 순간 곧바로 바깥 풍경이 인테리어의 일부로 변해요. 공간이 상자 바깥의 자연으로 확장되죠. 그리고 하나 더. 구마 겐고는 주바코를 통해 일본의 거주 방식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고자 했어요. 주택을 소유하는 것이 당연해지며 35년짜리 주택 대출을 안고 있는 게 일반적인데, 이건 결국 이동의 자율성을 해치거든요.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 여행을 할 여유가 사라지니까요. 그래서 주바코라는 새로운 주거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며 ‘이동’의 가치를 강조했던 거예요. 


여행하는 건축인 주바코의 진짜 주인공은 자연과 사람이에요. 이는 자연 속에서 인간다움을 되찾고자 하는 스노우피크의 철학과도 일치하죠. 이런 신념과 디자인을 높이 평가받아 주바코와 랜드 스테이션 하쿠바는 각각 2017년과 2021년, 일본 굿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어요.



#2. 특산물 없는 지역에서 로컬 푸드로 승부하는 레스토랑


기획 의도대로 랜드 스테이션은 비수기에도 하쿠바를 찾는 이유이자 기점으로 자리 잡았어요. 그런데 랜드 스테이션의 목표는 이게 다가 아니에요. 또 하나의 목표는 이곳에서 ‘하쿠바 음식’을 선보이는 거죠. 하쿠바는 자연 경관으로 알려졌던 것에 비해 누구나 알 만한 메이저 로컬 푸드가 없었어요. 그러니 이번 기회에 새롭게 로컬 푸드를 발굴하고 확산시키기로 한 거죠. 그 미션을 맡은 것은 매장 에어리어에 위치한 ‘레스토랑 설봉’이에요.


©LAND STATION HAKUBA



그런데 대표 먹거리나 명물, 특산품이 없는 곳에서는 어떻게 로컬 푸드를 개발해야 할까요? 레스토랑 설봉의 셰프 세키 토시마사는 하쿠바의 진짜 매력을 생산자의 거리와 가까운 점에서 찾았어요. 좋은 식재료를 신선하게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야말로 하쿠바의 특장점이었죠. 교토에서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경영하며 세 번이나 미슐랭 빕 구르망에 선정된 노련한 셰프 다운 시선이었어요. 


“채소는 수확한 뒤 손님에게 도착할 때까지의 시간이 중요해요. 어찌 됐든 빠른 편이 좋죠. 한번은 아침에 수확한 양배추를 스팀 오븐으로 조리해 당일 점심으로 제공한 적이 있는데, 굉장히 반응이 좋았어요. 그냥 먹는 평범한 식재료지만 레스토랑 설봉은 뭔가 다르다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세키 토시마사 레스토랑 설봉 셰프, 닛케이 크로스 트렌드 인터뷰 중


레스토랑 설봉의 셰프는 음식을 하쿠바의 자연과 이어질 수 있는 매개체로 만들었어요. 하쿠바 근교에서 식재료를 공급받아 신선한 제철 요리로 탄생시켰죠. 산과 강의 경치, 바람이나 흙의 향기, 자연을 사랑하는 생산자의 마음까지 한 접시에 담아, ‘자연을 먹는 요리’로 만든 거예요. 


특히 하쿠바의 특징은 물이 깨끗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미나리, 고추냉이처럼 수질이 좋아야 자랄 수 있는 각종 채소들을 주로 선택해 메뉴로 만들었어요. 사람들이 흔히 레스토랑에서 기대하는 화려한 음식보다는 소박한 가정식을 닮았지만, 재료의 섬세함을 전달하기에는 제격이에요. 


©LAND STATION HAKUBA


또한 로컬 푸드 개발을 위해 셰프와 직원들은 스스로 로컬 생산지까지 찾아가는 일도 서슴지 않았어요. 때로는 직접 재료 수확을 도우며 생산자와 직접 커뮤니케이션했죠. 적극적인 교류는 식재료 고유의 맛을 최대한 끌어내는 조리법으로 이어졌어요. 그뿐 아니라 산에 피는 들꽃, 볏짚처럼 사계절의 아름다운 풍경을 표현할 수 있는 소재들을 요리에 담아 음식으로 자연을 체험할 수 있게 했죠. 


레스토랑 설봉은 이곳에서 식사를 하는 관광객에게만 의미 있는 장소가 아니에요.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식당이죠. 이전만 해도 하쿠바에는 레스토랑이라고 부를 법한 장소가 많지 않았어요. 외국계 호텔 안에 있는 시설 정도가 전부였죠.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것은 관광객만이 아니에요. 하쿠바에 삶의 터전을 두고 있는 현지 주민이야말로 자주 방문할 수 있는 레스토랑을 필요로 했죠.


“현지 주민의 이해나 소개가 없으면 레스토랑 운영은 어렵기 때문에, 현지인들의 재방문은 필수라고 생각해요. 음식 가격대는 점심 기준 1,500엔(약 15,000원)에서 2,000엔(약 20,000원) 정도예요. 조금은 사치스러운 기분을 누리고 싶을 때의 가격 수준이지만, 현지 주민이 이용하기 쉽게 주민 한정 메뉴도 부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있어요.”

-히데아키 랜드 스테이션 하쿠바 책임자, 닛케이 크로스 트렌드 인터뷰에서


현지에서 가정식을 만들 때 자주 사용하는 친숙한 식재료를 변형시켜 색다른 맛을 내면, 음식을 먹은 후 레시피를 물어보는 주민들도 있어요. 그러면 셰프가 요리법을 알려주기도 하죠. 세키 토시마사 셰프는 애호박 하나도 조리법이나 조미료를 바꾸면 새로운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어요. 그리고 레스토랑 설봉을 통해 하쿠바에 새로운 식문화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죠.  


레스토랑 설봉의 이름은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는 스노우피크(Snowpeak) 사명의 한자 표기를 따서 지은 거예요. 이 레스토랑은 손님끼리 친구가 될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해요. 따로 방문했어도 식사를 마치고 나면 밖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 말이죠. 



#3. 관광 안내소의 또 다른 형태, 주말 마르쉐


로컬과의 케미스트리를 확인할 수 있는 장소가 한 곳 더 있어요. 이벤트 에어리어에서 열리는 ‘주말 마르쉐’죠. 주말 마르쉐는 로컬 생산자, 사업자들이 모여 여는 마켓인데요. 넓은 잔디에 설치된 텐트에서 지역 농가, 잡화점, 공예 작가들이 함께 각종 제품들을 판매해요. 스노우피크가 주최하는 아침 시장이라고 볼 수 있죠. 


©Snow Peak LS HAKUBA MARCHE Instagram


랜드 스테이션은 주말 마르쉐를 2020년부터 시작했어요. 관광객에게 이 자리는 하쿠바의 몰랐던 매력을 깨닫게 되는 장소예요. 현지인에게는 제품 홍보의 장이자, 판매자끼리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가 탄생하는 자리이고요. 주말 마르쉐에 참여하고자 하는 판매자가 많다 보니 출점자를 추첨으로 뽑기도 해요. 랜드 스테이션 하쿠바는 앞으로 이 주말 마르쉐를 지역의 커뮤니티 스페이스로 키우고자 하죠. 


하쿠바 지역에서 활약하고 있는 생산자들은 이곳에서 자신의 제품과 활동들을 적극적으로 PR 하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들이 있는지 살펴볼게요. 우선 농가에서는 소중하게 재배한 신선한 농작물은 물론, 계절별 제철 야채를 판매해요. 또 다른 부스에서는 하쿠바 여행 기념품으로 구매할 만한 제품들도 살 수 있어요. 


하쿠바 근교의 음식점들도 이 자리로 모여요. 현지 식재료를 사용해서 만든 요리사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죠. 한편, 공예 워크숍에서는 참여자들이 직접 원하는 기념품을 만들어볼 수도 있고요. 이처럼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는 현장의 활기를 북돋워주는 것은 아티스트예요. 드넓은 잔디 광장에서 공연을 펼치며 즐거움을 담당하죠.


©Snow Peak LS HAKUBA MARCHE Instagram


©Snow Peak LS HAKUBA MARCHE Instagram


그렇다면 주말 마르쉐에서 물건을 판매하거나, 구매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우선 판매자 입장에서는 현지 슈퍼마켓이나 단독 매장에 물건을 비치해놓는 것과 달리 물건에 대한 신념이나 철학을 적극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요. 만약 가격대가 높은 제품이라면 왜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는지 설명하거나 고객을 납득시킬 수 있죠.  


한편 구매자들은 이 자리를 통해 식재료에 대한 정보와 아이디어를 수집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주말 마르쉐에 자주 출점하고 있는 한 농원이 있는데요. 농약이나 화학 비료를 쓰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맛도 좋죠. 레스토랑 설봉의 셰프인 세키는 이 아스파라거스를 극찬하기도 했고요. 이 농원은 현지 슈퍼마켓과 유기농 마트에서도 아스파라거스를 판매하지만, 직접 주말 마르쉐에서 고객들을 만나오고 있어요. 


이 농원은 주말 마르쉐에서 고객들에게 언제 생산한 아스파라거스가 맛있는지, 어떻게 먹어야 좋은지 상세하게 알려줘요. 또 주말 마르쉐에서 판매하는 아스파라거스는 뿌리를 자르지 않는데, 이 부분을 활용하면 맛있는 수프를 만들 수 있다며 요리 팁도 전수하죠. 이렇게 평범한 슈퍼마켓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대화가 오고 간다는 점이 주말 마르쉐의 진정한 매력이에요.


랜드 스테이션 하쿠바에서는 주말 마르쉐를 ‘관광 안내소를 다른 형태로 만든 것’이라 정의했어요. 단순히 현지인의 판매를 위한 것만이 아니라, 관광객에게 하쿠바를 홍보하는 중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거예요. 오픈 후 초기 2년 차까지만 해도 어떻게 지속적으로 운영해야 할지 고민했지만, 이제는 현지인과 외지인을 잇는 어엿한 연결 고리로서 활약 중이에요.



자연계의 생필품을 꿈꾸다


오픈 이후 랜드 스테이션 하쿠바에는 주말 기준 하루 약 3,000명의 방문객이 매주 이어졌어요. 방문객의 약 70%는 20대와 30대로, 평소 캠핑과는 거리가 멀었던 미경험자들이 많아 스노우피크의 신규 고객으로도 이어지는 효과가 있었죠. 인근 근교에서 찾아온 사람들도 많았지만 현지인의 방문이 절반이나 차지했고요.  


이들은 모두 랜드 스테이션 하쿠바를 통해 지역의 매력은 물론, 스노우피크의 진가를 몸소 체험했어요. 캠핑, 레스토랑에서의 식사, 야외 이벤트 등에 직접 참여하면서 도시에서 잃었던 인간성이 회복되는 듯한 기분을 느낀 거죠. 스노우피크는 이렇게 ‘체험’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느낀 사람들은 단순 제품 구매자에 비해 평균 객단가가 89배나 더 높다고 밝혔어요. 앞으로 전국 47개의 도도부현에 스노우피크의 거점인 캠핑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죠. 


한편, 사계절을 성수기로 만들어주는 스노우피크를 반기지 않을 지방은 없을 것 같은데요. 스노우피크의 야마이 토오루는 자신들이 지방을 ‘구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스노우피크는 지방으로부터 자연이라는 자원을 빌리는 입장이라고 하죠. 사람은 자연 속에서 살아야만 고유의 인간성을 유지할 수 있는데, 지방에는 대자연이 보존되어 있으니까요. 그뿐 아니라 지방에는 산업혁명 이전의 수작업이 남아있어 기술적 자원 또한 풍부해요. 잠재된 가능성이 넘칠 수밖에 없죠. 


2017년에 스노우피크로 편지를 보냈던 하쿠바의 주민은 수신인을 제대로 골랐던 것 같아요. 스노우피크는 결국 랜드 스테이션을 통해 하쿠바의 자연과 사람을 연결하고, 지역 커뮤니티를 만들어냈으니까요. 그리고 자연과 캠핑의 힘을 믿는 스노우피크는 이제 ‘자연계의 생필품’이 되는 게 목표예요. 자연이 있는 모든 곳에 스노우피크가 있는 나날. 머지않은 것 같아요.








Reference

snowpeak 홈페이지

隈研吾がずっとつくりたかった、旅をする建築。住むを自由にする箱「住箱」。

GOOD DESIGN AWARD 수상 갤러리

GOOD DESIGN AWARD 受賞ギャラリ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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