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괴를 쌓아 놓고 파는 매장이 있어요. 뚜껑이 열리는 걸 보니, 진짜 금괴는 아닌가 봐요. 그런데 이 금괴의 뚜껑을 따자, 그 안에 올리브 오일에 담근 ‘정어리’가 있어요. 정어리들 사이사이엔 식용 금박이 박혀 있죠. 정어리 통조림이 이렇게 고급스러워도 되는 걸까요?
이 금괴 정어리를 만든 브랜드는 ‘더 판타스틱 월드 오브 더 포르투기즈 사르딘’이에요. 더 판타스틱 월드 오브 더 포르투기즈 사르딘은 설립된 지 80년이 넘은 포르투갈의 전통적인 통조림 공장 ‘코무르(Comur)’의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이에요. 이런 금괴 정어리 통조림처럼 유니크한 제품은 기본, 매장까지 흔한 통조림 가게의 상식을 뛰어 넘죠.
더 판타스틱 월드 오브 포르투기즈 사르딘의 매장은 마치 ‘서커스장’ 같아요. 회전목마가 돌아가고 병장 인형들이 드럼을 치고, 행진곡이 흘러나오죠. 정어리 통조림 브랜드는 왜 이렇게 황홀경에 가까운 화려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걸까요? 평범한 통조림 가게를 거부하는 이 곳, 화려한 그 사연을 소개할게요.
더 판타스틱 월드 오브 더 포르투기즈 사르딘 미리보기
• 통조림 가게를 ‘서커스 공연장’처럼 디자인한 이유
• 1917년에 만든 통조림? 통조림 위 숫자의 의미
• 포르투갈의 전통 미식을 브랜드화하다
• ‘포르투갈 어부의 대사관’이 되기를 자처하다
최근 미국에 ‘통조림 열풍’이 불고 있다는 사실, 알았나요? 틱톡 등 SNS에서 다양한 통조림 해산물을 담은 동영상이 수백만 뷰를 기록하고 있어요. LA에서 시작된 화제의 통조림 생선 스타트업 ‘피시와이프(Fishwife)’는 이 통조림 열풍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예요. 2020년 문을 연 이후 무려 9900%나 성장했다고 하거든요.
피시와이프는 통조림 연어, 정어리, 대구 간 등을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해요. 피시와이프가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 첫 번째는 타이밍이에요. 통조림 생선이 SNS에서 ‘#girldinner’라는 컨셉으로 핫해지기 시작했던 때였죠. 또 기존 통조림 생선은 대부분 유럽 제품이었기 때문에 ‘미국산 통조림’이라는 틈새 시장 전략이 먹힌 거예요.
피시와이프가 기존 통조림 제품과 달랐던 점은 ‘현대화’였어요. 세련되고 감각적인 패키징으로 통조림 생선이 ‘싸구려 음식’이라는 선입견을 없앴죠. 또, 윤리적인 공정을 위해 스페인, 워싱턴 등에 있는 소규모 통조림 공장과 파트너십을 맺어서 윤리 의식이 강한 2030 소비자를 끌어들였어요.
게다가 피시와이프가 전하는 메시지가 사회풍자적이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어요. ‘피시와이프’라는 이름조차 남편이 바다에서 잡아온 해산물을 부인이 시장에서 팔았던 전통에 경의를 표한 거예요. 사실 피시와이프는 무례하고 입이 거친 여성을 지칭하는 성차별적 용어로 자주 쓰이는 단어예요. 하지만 피시와이프의 현대적이고 대담한 브랜딩 덕에 ‘피시와이프’라는 단어는 이제 ‘당돌하고 윤리적인 통조림 생선’을 뜻하게 됐어요.
ⓒfishwife
통조림 트렌드를 보여주는 브랜드가 피시와이프 말고도 또 있어요. 2023년, 미국의 중심인 타임스퀘어에 포르투갈의 통조림 브랜드가 입점했거든요. '더 판타스틱 월드 오브 더 포르투기즈 사르딘(The Fantastic World of The Portuguese Sardine, 이하 포르투기즈 사르딘)’. 이름부터 거창한 이 매장은 발을 디디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져요. 세상에, 여기는 서커스장 아닌가요?
왜 서커스장을 닮은 포르투갈 통조림 브랜드가 타임스퀘어에 자리를 잡은 걸까요? 이들의 이야기를 더 자세히 들어봐요.
ⓒtimessquare
통조림 가게를 ‘서커스 공연장’처럼 디자인한 이유
포르투기즈 사르딘은 특유의 활기찬 화려함으로 유명해요. 마치 화려한 서커스 공연장처럼 매장을 디자인해 방문객들에게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경험을 제공하죠. 리스본, 포르투 등 포르투갈 내 유명 도시들을 거점으로 2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다, 2023년에는 뉴욕에도 진출한 거예요.
그런데 통조림과 서커스가 대체 무슨 상관이죠? 코무르의 마케팅 이사인 소니아 펠게이라스(Sónia Felgueiras)와 밀리센트 보르제스 아카르디(Millicent Borges Accardi)는 이렇게 설명해요.
“포르투갈 정어리는 '모든 물고기의 여왕'으로 불릴 만큼 고귀하면서도 대중적인 물고기로, 매년 여름 포르투갈 전역에서 축제처럼 왕관을 쓰고 등장해요. 포르투기즈 사르딘에서는 이러한 정어리의 위엄을 일 년 내내 느낄 수 있게 했어요.”
-소니아 펠게이라스, 밀리센트 보르제스 아카르디, 포르투갈 미국 저널 인터뷰
실제로, 과거 통조림 산업은 매우 화려한 라벨과 생동감 넘치는 로고 등이 특징이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화려함보다는 ‘저가형’이라는 정체성에 초점이 맞춰졌죠. 포르투기즈 사르딘은 통조림 산업의 화려함을 되살리고 싶었던 거예요.
그리고 축제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면서 대중적인 축제가 서커스라고 생각한 거죠. 정어리 역시 대중적이면서도 특별한 매력을 가지고 있잖아요. 서커스의 환상적인 세계를 통해 정어리의 특별한 매력을 더욱 잘 표현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방문객들이 매장에 들어서면서부터 환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어요.
ⓒO MUNDO FANTÁSTICO DASARDINHA PORTUGUESA
매장을 자세히 둘러볼까요? 매장의 중앙에는 커다란 서커스 텐트 모양의 장식이 설치되어 있어요. 천장에는 반짝이는 조명이 별처럼 빛나고, 바닥에는 서커스 무대를 연상시키는 원형 무늬가 그려져 있어요. 이러한 디자인은 방문객들에게 마치 서커스 공연을 관람하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해요.
매장 곳곳에는 서커스 단원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배치되어 있어요. 어릿광대, 줄타기 곡예사, 사자 조련사 등의 조형물이 정어리 통조림과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요. 서커스의 화려함과 정어리의 소박하면서도 귀한 매력을 결합하여, 포르투갈의 문화와 전통을 특별하게 경험하게 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어요. 특히 매장의 밴드 인형들은 포르투갈 북부에서 열리는 축제에서 영감을 받았죠.
ⓒO MUNDO FANTÁSTICO DASARDINHA PORTUGU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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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매장에서는 포르투갈의 해양 산업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도 곳곳에서 볼 수 있어요. 매장 한편에는 포르투갈의 전통 어부들이 사용하는 배 모형이 전시되어 있어요. 이 배 모형은 포르투갈의 해양 역사를 상기시키며, 정어리 통조림의 기원을 되새기게 해줘요. 또한 배 주변에 함께 전시되어 있는 어부의 도구들은 포르투갈의 어업 문화를 상징해요.
매장 내부에서는 포르투갈의 서커스 행진 음악이 은은하게 흘러나와요. 공간의 분위기를 지배하는 요소는 인테리어 외에도 소리와 냄새가 있다고 해요. 그 중 소리를 통해서 서커스장에 들어와 있는 듯한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거죠. 곡 소개 역시 벽면에 쓰여 있어요. 행진곡 작곡가는 포르투갈 출신의 존 필립 소우사(John Philip Sousa)라고 하죠. 또한, 매장 직원들은 서커스에서 볼 법한 병장 의상을 착용하고 있어서, 시각적으로도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경험을 주죠.
ⓒO MUNDO FANTÁSTICO DASARDINHA PORTUGUESA
특히 타임스퀘어 매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컨셉은 ‘마법의 도서관’이에요. 벽면에는 형형색색의 정어리 통조림이 마치 도서관의 책처럼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어요. 각 통조림 캔에는 1916년부터 현재까지의 연도가 새겨져 있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줘요. 이 통조림들은 단순한 제품을 넘어, 정어리와 함께한 시간의 흐름을 상징하며 포르투갈의 역사를 보여주죠.
“포르투갈 통조림 생선의 풍부한 역사를 강조하기 위해서 ‘캔 박물관’이라는 아이디어를 가져왔습니다. 포르투갈에는 1960년대 후반에 400개의 공장이 있었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통조림 산업이 큰 나라였죠. 오늘날에는 15개의 공장만 남아 있지만, 우리는 이 산업의 역사에 경의를 표하고 싶었습니다. 매장에 2천권의 오래된 책(통조림)을 비치해 이 전통을 진정성 있게 전달하고 싶었어요.”
-소니아 펠게이라스, 밀리센트 보르제스 아카르디, 포르투갈 미국 저널 인터뷰
ⓒO MUNDO FANTÁSTICO DASARDINHA PORTUGU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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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기즈 사르딘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곳을 넘어, 포르투갈의 정어리 통조림에 대한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어요. 정어리의 고귀함과 대중적인 매력을 서커스라는 테마를 통해 표현함으로써, 방문객들에게 무엇보다 정어리에 대한 ‘환상’과 ‘즐거움’을 심어주는 게 이들의 목표죠.
1917년에 만든 통조림? 통조림 위 숫자의 의미
제품은 어떨까요? 포르투기즈 사르딘에서 판매되고 있는 통조림은 다른 브랜드 제품에 비해 가격이 다소 비싼 편이에요. 대부분 4온스당 15달러(약 2만원) 정도이고, 참치 통조림이나 레몬, 고추, 토마토와 같은 독특한 맛의 정어리는 19.6달러(약 2만7,000원), 농어 통조림은 32.4달러(약 4만5천원)예요. 비슷한 크기의 다른 브랜드 제품이 보통 2~4달러에 판매되고 있으니, 상당히 고가라고 할 수 있어요.
포르투기즈 사르딘의 제품이 비싼 이유는 단순히 품질 때문만은 아녜요. 이들은 정어리 통조림을 ‘추억을 만드는 제품’으로 탈바꿈시켰거든요.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이 통조림에 적힌 연도. 사실은 모두 가짜 연도라는 거 있죠? 대부분 모두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통조림이고, 년도는 이벤트성으로 넣은 거죠.
ⓒO MUNDO FANTÁSTICO DASARDINHA PORTUGUESA
이 가짜 연도 시리즈의 이름은 ‘타임리스 사르딘(Timeless Sardines)’이에요. 1916년부터 모든 연도가 캔 앞에 찍혀 있어요. 이는 마케팅 전략으로, 고객이 출생년도나 기념일, 기타 중요한 날짜를 기념하기 위해 내게 필요한 연도의 캔을 찾게 만드는 것이죠. 만약 내가 1997년에 태어났다면, 1997년이 적힌 캔을 발견하고 정어리 통조림에 대한 새로운 추억이 생길 거예요.
또, 각 캔에는 그 해에 어떤 유명인이 태어났는지, 어떤 역사적 이벤트가 있었는지 적혀 있어요. 그 자체로 하나의 ‘추억 공부’가 되는 셈이죠. 실제로 고객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선물용으로 ‘타임리스 사르딘’을 많이 구매한다고 해요.
뿐만 아니라, 이들은 정어리의 고급화를 꾀하고 있어요. 대표적인 제품이 ‘포르투갈 골드(Portuguese Gold)’인데요. 가격은 무료 한 캔에 44달러(약 6만원)나 해요. 포르투갈 골드는 말 그대로 금괴같은 외형을 하고 있어요. 내용물인 정어리는 식용 금박으로 포장되어 있죠. 또, 개별적으로 뼈를 제거한 순살 정어리예요. 그리고 그 정어리를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에 절이죠. 이 꼼꼼한 과정을 거쳐, 한 캔을 수작업으로 만드는 데 약 15분이 걸려요.
“우리는 정어리를 최대한 높이고 싶었어요. 이를 위해서 실제로 정어리를 금으로 만들고, 보물로 만들었죠.”
-매장 프로젝트 매니저 조안나 콰레스마, 비즈니스 인사이더 인터뷰
ⓒO MUNDO FANTÁSTICO DASARDINHA PORTUGU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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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포르투기즈 사르딘의 제품들은 각 제품마다 독특한 컨셉이 있어요. 또 다른 대표적인 제품 시리즈는 ‘시티 컬렉션(City Collection)’이에요. 시티 컬렉션은 포르투갈의 12개 대표 도시를 독특한 일러스트로 표현하고 있죠. 시티 컬렉션은 포르투갈의 맛과 문화를 전하기 위한 시리즈인 거죠.
예를 들어, ‘리스본’ 캔은 아름다운 항구 도시를 그린 일러스트로 포장되어 있어요. ‘포르투’ 캔은 알록달록한 포르투 특유의 거리 풍경을 묘사한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고요. 포르투갈 스타일로 대구를 구워 마늘과 양파로 양념하고, 올리브 오일을 뿌린 대구 요리가 담겨 있죠. 시티 컬렉션의 캔 당 가격은 21달러(약 3만원)예요.
ⓒO MUNDO FANTÁSTICO DASARDINHA PORTUGU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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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외에 대게, 문어와 같은 수산물로 카테고리를 넓히고는 있지만, 통조림 외에 다른 굿즈나 제품은 판매하지 않아요. 자신들의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의미죠. 대신, 매장과 홈페이지에서 통조림을 활용해 만들 수 있는 레시피 카드를 제공하고 있어요. 포르투갈의 맛을 집에서 재현해볼 수 있도록요.
포르투기즈 사르딘은 제품의 다양성과 품질뿐만 아니라, 포르투갈의 문화와 역사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에요. 이곳에서 제공하는 각 통조림은 단순한 식품이 아니라, 포르투갈의 전통과 열정을 담은 작은 예술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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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전통 미식을 브랜드화하다
이 마법같은 포르투기즈 사르딘은 누가, 왜 기획한 것일까요? 그 시작은 꽤 오래 전인 194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당시 포르투갈 무르토사(Murtosa)에는 포르투갈에서 나는 정어리를 활용해 통조림을 만드는 공장, ‘코무르(Comur)’가 있었어요.
코무르가 만드는 정어리 통조림은 포르투갈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제품이에요. 포르투갈의 긴 해안선을 따라 풍부하게 잡히는 정어리를 활용해,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즐겨왔기 때문이에요. 정어리 통조림은 오랜 기간 동안 어부들의 전통과 기술이 담긴 중요한 음식이 되었고, 이는 포르투갈 문화를 대표하는 상징 중 하나로 자리 잡았어요.
포르투갈 최초의 통조림 생선 공장은 19세기 초에 생겼어요. 1차 세계 대전과 2차 세계 대전 중에 정점을 찍었죠. 당시 포르투갈 통조림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했어요. 당시 전세계 통조림 시장에서 포르투갈은 두 번째로 큰 시장을 이루고 있었죠. 이러한 역사는 코무르가 설립되기 전부터 이어져 온 포르투갈의 자랑스러운 전통이에요.
코무르 공장이 위치한 아베이로 지역의 무르토사는 아베이로 라군(Aveiro Lagoon)의 풍부한 자원을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옛날부터 어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어요. 아베이루 라군은 포르투갈 중부 해안에 위치한 광대한 석호로,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서식하는 중요한 생태 지역이에요. 전통적으로 어업이 발달한 지역으로, 풍부한 수산 자원이 지역 경제와 문화에 큰 역할을 해온 장소죠. 특히 '에스카베체 소스에 절인 튀긴 장어'는 이 지역의 별미로 큰 인기를 끌었어요.
이러한 전통을 보존하고자 하는 바람에서 1942년에 무르토사에 통조림 공장, 즉 코무르가 설립된 거예요. 코무르는 설립 초기부터 전통적인 수작업 방식을 고수하며, 30종 이상의 다양한 생선 통조림을 생산하고 있어요. 이러한 전통적인 제조 방식은 제품의 품질을 높이고, 포르투갈의 풍부한 해산물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어요. 하지만 20세기 동안 포르투갈의 수많은 다른 통조림 공장들과 마찬가지로 코무르도 시장의 무관심과 저가 정책의 희생양이 되어 쇠퇴를 겪었어요.
ⓒO MUNDO FANTÁSTICO DASARDINHA PORTUGUESA
ⓒComur
그러다 2015년, 코무르가 '오 발로르 두 템포(O Valor do Tempo)' 그룹에 합류하면서 새로운 활력을 얻게 되었어요. 이 그룹은 포르투갈의 문화와 역사를 보존하고 홍보하는 데 중점을 두는 기업으로, 코무르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브랜드를 다시 활성화했죠. 이 때 코무르에서 만든 통조림 전문 가게, 포르투기즈 사르딘이 등장하게 된 거예요.
오 발로르 두 템포 그룹의 전략은 단순히 통조림 식품을 생산하는 것 이상으로, 포르투갈 역사의 중요한 일부로서 통조림의 가치를 중시하는 것이었어요. 이를 통해 코무르는 새로운 활력을 얻고, 전 세계적으로 포르투갈 통조림 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어요.
오 발로를 두 템포는 포르투기즈 사르딘 외에도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어요. 모두 포르투갈의 전통을 간직한 브랜드들이죠. 예를 들어, '카사 포르투게사 두 파스텔 드 바칼라우(Casa Portuguesa do Pastel de Bacalhau)'는 전통적인 포르투갈의 대구 튀김을 전문으로 하는 브랜드로, 특히 세라 다 에스트렐라(Serra da Estrela) 지역의 DOP 치즈를 활용한 제품으로 유명해요. 이 브랜드는 전통적인 맛과 현대적인 감각을 결합해 포르투갈의 풍부한 미식 문화를 전 세계에 소개하고 있어요.
ⓒCASA PORTUGUESA DOPASTEL DE BACALHAU
오 발로르 두 템포 그룹은 이러한 브랜드들을 통해 포르투갈의 문화와 역사를 보존하고 홍보하며, 이를 비즈니스화하고 있어요. 2002년에는 포르투갈의 전통을 간직한 빵 박물관을, 2012년에는 맥주 박물관을 만들기도 했죠. 그들은 전통적인 제품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국내외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어요.
‘포르투갈 어부의 대사관’이 되기를 자처하다
그런데 포르투갈의 주요 도시들을 기점으로 매장을 오픈하던 포르투기즈 사르딘이 왜 뉴욕 타임스퀘어에 매장을 오픈한 걸까요? 포르투기즈 사르딘은 이미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기념품 판매점이자, 포르투갈의 대표적인 상점 중 하나로 자리 잡았는데 말이에요.
포르투기즈 사르딘에게는 글로벌 진출의 꿈이 있었어요. 특히 미국은 20세기 초반부터 정어리 통조림을 애용하고 있었죠. 대도시를 중심으로 일상이 바쁜 도시인들에게 통조림은 필수품이나 다름 없어요. 포르투갈의 제품은 뼈와 비늘 등이 제거되어 있어 특히 미국인들이 선호했고요. 미국의 이런 선호도와, 다른 국가에 비해 많은 통조림 소비량을 고려해 타임스퀘어에 자리를 잡은 거예요.
매장 오픈 이후 포르투기즈 사르딘은 미국 전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숍을 오픈하고, 미국 소비자를 타깃하기 위해 전력을 다 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이들은 뉴욕의 한복판에서 포르투갈의 문화와 정어리 통조림의 전통을 알리기 위한 홍보 대사 노릇을 톡톡이 하고 있죠. 더 나아가, 포르투기즈 사르딘은 전세계에 정어리 통조림의 장인 정신과 어부의 노고를 알려, 이들에게 ‘전통의 유산’에 대한 보상을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해요.
ⓒO MUNDO FANTÁSTICO DASARDINHA PORTUGUESA
“포르투기즈 사르딘의 꿈은 사회적 경제 프로젝트입니다. 어부들의 정어리 통조림을 절묘한 진미로 만드는 예술과 장인 정신에 주목하죠. 오늘날에도 정어리 통조림이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이유는 이 지식의 유산을 남기기 위해서입니다. 기계로는 결코 남길 수 없어요.
이 전통과 유산을 유지하고, 어부와 장인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큰 야망입니다. (…) 이곳은 단순한 매장이 아니라 세계의 정점인 타임스퀘어에 있는 포르투갈 어부의 대사관입니다.”
-소니아 펠게이라스, 밀리센트 보르제스 아카르디, 포르투갈 미국 저널 인터뷰
Reference
더 판타스틱 월드 오브 더 포르투기즈 사르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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