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건물이 만든 새로운 서사, 료칸의 진짜 자원은 ‘로컬’이다

와타야 벳소

2024.07.05

10억엔(약 100억원)의 빚더미가 있던 료칸이 있었어요. ‘와타야 벳소’ 료칸이에요. 와타야 벳소는 1950년에 개업한 료칸으로, 무려 2만평 부지에 120개가 넘는 객실을 보유하고 있어요. 역사와 규모가 있는 료칸이었지만, 세월을 정통으로 맞아 위기에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었죠.  


이 료칸을 이어받은 3대손인 오하라 카모토 대표는 와타야 벳소를 탈바꿈하면서 V자 반등에 성공했어요. 시설 리노베이션과 함께 전문적이고 고급스러운 티 투어리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로컬 문화 체험, 비수기와 성수기의 구분을 없애는 온센 워케이션 등으로 공간 경험을 강화한 덕분이죠. 이 변화에 대해서는 본문에서 자세히 설명할게요. 


그런데 이 대표가 와타야 벳소의 ‘중추’라고 여기는 건 위의 새로운 시도가 아니에요. 그가 말하는 와타야 벳소의 주요 기둥은 ‘목수’들이에요. 실제로 와타야 벳소의 객실 소개 페이지에서는 어떤 목수들이 해당 객실을 리노베이션했는지, 이름을 확인할 수 있죠. 그렇다면 목수를 료칸의 중심에 놓는 이유가 뭘까요? 


와타야 벳소 미리보기

 티 투어리즘 : 객실 밖의 경험까지 디자인한다

 우레시노 웰빙 : 로컬 문화 체험의 본질에 다가간다

 온센 워케이션 : 여행을 넘어 일상이 된다

 오래된 료칸에 ‘목수의 오두막’이 있는 이유




상황은 절망적이었어요. 빚만 100억엔(약 100억원). 그 중 지불 기한이 다가오는 각종 세금이나 미지급금이 무려 3억 5천만엔(약 35억원)에 달했죠. 시설 또한 낙후됐어요. 수십년의 시간 동안 증축과 개축을 반복하다 보니, 이음새에서 비가 새로 수리가 필요한 곳들이 많았고요. 언제 망한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어요. 


일본 사가현 우레시노시에 위치한 ‘와타야 벳소’ 료칸 이야기예요. 와타야 벳소는 1950년에 개업한 료칸으로, 무려 2만평 부지에 120개가 넘는 객실을 보유하고 있어요. 참고로 2만평이면 도쿄돔 1.4배에 달하는 면적이에요. 역사와 규모가 있는 료칸이었지만, 세월을 정통으로 맞아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었죠.


이런 재무 상황과 건물 상태를 알고도 료칸을 어어받을 수 있을까요? 이 료칸의 3대손인 오하라 카모토는 깊이 고민민했어요. 료칸 사업을 이어받아야 할지 아니면 말아야 할지를요. 하지만 할아버지 때부터 운영해 온 료칸을 포기할 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2014년에 와타야 벳소 대표를 맡았죠. 그리고 대표로 취임한 후 첫 30개월 동안은 미지급금을 돌려 막느라 벅찼어요. 


그런데 오래된 료칸을 보수하고 운영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그는 와타야 벳소의 가치를 발견했어요. 와타야 벳소는 건물은 낡았지만 풍부한 자연 속에 120개 이상의 방, 10만 장 이상의 고급 식기를 갖고 있었어요. 무엇보다 일본에서 손꼽히는 온천, 우레시노의 차(茶), 히젠 요시다 야키라 불리는 도자기 문화 등 천년에 걸쳐 계승되어 온 ‘지역 자원’이 와타야 벳소를 둘러싸고 있었죠. 어디에서도 찾아 보기 힘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갖춘 료칸이었어요.


취임 직후 급한 불을 끈 오하라 카모토 대표는 이후 외관 및 객실 리노베이션을 시작해요. 덕분에 마치 미술관을 연상시키는 듯한 현재의 외관을 갖추었죠. 12가지 타입의 객실도 리노베이션을 거쳐 전통적이면서도 동시에 모던한 매력을 품게 됐고요. 


하지만 리모델링은 거들 뿐, 진짜 경쟁력은 와타야 벳소에서만 가능한 ‘경험’에 있어요. 오하라 카모토 대표는 외관 정비와 더불어 와타야 벳소가 가진 자원으로 부활을 계획했거든요. 그렇다면 와타야 벳소는 어떻게 오래된 위기를 극복하고 V자 커브를 이뤄냈을까요?


ⓒWataya Besso


ⓒWataya Besso



티 투어리즘 : 객실 밖의 경험까지 디자인한다


와타야 벳소는 ‘숙박’을 팔지 않아요. 대신 ‘경험’을 팔죠. 대표적인 예가 2019년 런칭한 ‘티 투어리즘(Tea tourism)’이에요. 티 투어리즘은 숙박은 와타야 벳소에서 하되, 우레시노 지역의 차 문화를 경험하는 프로그램인데, 그 수준이 남달라요. 전문적이고, 고급스럽죠.


‘한 잔의 차를 찾아 여행이 계획되는, 그 여행지는 우레시노.’


티 투어리즘의 슬로건이에요. 우레시노시에서 마시는 한 잔이 여행의 목적이 된다는 의미죠. 도대체 어떤 차이길래 그 자체만으로도 여행의 목적이 된다는 걸까요? 단순히 뛰어난 차의 품질이나 맛만으로는 어려운 일일 거예요. 와타야 벳소는 차를 소재로 여행의 목적이 될만한 가치가 있는 경험을 디자인해요.


티 투어리즘을 신청하면 게스트 그룹당 1명의 전담 ‘티 버틀러(Tea butler)’가 배정돼요. 티 버틀러는 전담하는 고객이 와타야 벳소에 머무는 동안 차 시중, 주변 차밭 안내, 차 공간에서의 다도, 음식과의 차 페어링 등 차와 관련한 모든 경험을 관리하는 컨시어지예요. 티 버틀러들은 녹차와 우레시노시에 대한 교육을 2개월간 받은 후 우레시노 차도키 협회의 인증을 받은 전문가들이에요. 


ⓒOnsen Workation


ⓒTea Tourism


ⓒTea Tourism


티 투어리즘에는 차를 중심으로 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요. 그 중 우레시노 지역의 차 농부와 함께 하는 ‘티 익스피리언스(Tea experience)’가 시그니처예요. 차 밭 한 가운데 혹은 탁 트인 차 밭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에 다실을 만들어 차와 함께 차 생산지의 매력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죠. 장소도 4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요. 각각 공간을 즐기는 포인트가 달라 우레시노 차 밭에서만 가능한, 우레시노 차 밭만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어요.


하나씩 살펴보면요. ‘덴차다이(天茶台)’는 우레시노 시가지와 아름다운 산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차 공간이에요. ‘모리의 차실(杜の茶室)’은 360도 삼나무에 쌓여 있어 탁 마치 비밀의 정원 같은 곳에서 프라이빗하게 차를 마실 수 있어요. ‘차토(茶塔)’라 불리는 세 번째 차 공간은 차 밭 한 가운데에 위치한 평상 같은 다실로, 탁 트인 차 밭을 감상할 수 있고요.


덴차다이 ⓒTea Tourism


모리의 다실 ⓒTea Tourism


자토 ⓒTea Tourism


마지막으로 ’요시다 차실(吉田茶室)’은 유일한 실내 차 공간으로, 히젠 요시다 야키를 만드는 도자기 공장의 갤러리 겸 다실이에요. 히젠 요시다 야키의 아름다움과 차 한 잔의 여유를 제대로 즐길 수 있죠. 이렇게 낮 동안에는 차 밭에서 차를 즐기고, 저녁에는 수석 셰프와 티 버틀러가 준비한 ‘티 페어링 디너’를 즐길 수도 있어요. 


요시다 차실 ⓒTea Tourism


만약 티 익스피리언스가 너무 본격적이라면, 자전거를 타고 우레시노 지역 차 밭을 돌아 보며 차를 마시는 ‘티 사이클링(Tea Cycling)’이나 차를 테이크아웃해 우레시노 온천을 걷는 ‘티 워킹(Tea Walking)’도 있어요. 티 사이클링의 경우 자전거 대여는 물론 자전거로 도는 코스 중간에 차를 리필할 수 있는 찻집도 제휴되어 있어요. 이처럼 와타야 벳소는 숙박객들의 경험을 료칸 밖으로 확장해요. 숙박 뿐만 아니라 와타야 벳소를 둘러싼 지역 자원을 레버리지해 숙박 경험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거죠.



우레시노 웰빙 : 로컬 문화 체험의 본질에 다가간다


와타야 벳소는 료칸 밖으로 숙박객들의 반경을 넓힐 뿐만 아니라, 료칸 안에서의 경험에도 밀도를 더해요. 그 방식으로 와타야 벳소는 ‘우레시노 웰빙’을 제안하는데요. 이름처럼 와타야 벳소가 위치한 우레시노의 땅, 사람, 물건, 이벤트를 결합한 프로그램으로, 모두 로컬 문화 체험이 구심점이 돼요.


테마는 ‘정돈’, ‘음식’, ‘지식’의 3가지로, 우레시노와 와타야 벳소에서만 가능한 프로그램들이죠. 하지만 사람들을 끌어 들이기 위해서는 와타야 벳소에서만 가능하다는 ‘희소성’만으로는 부족해요. 경험적 요소가 디자인되어야 하죠. 그렇다면 와타야 벳소는 어떻게 우레시노 웰빙의 깊이를 내리고 매력을 더하고 있을까요?


먼저 ‘정돈’ 테마는 우레시노 온천과 자연을 활용한 프로그램이에요. 와타야 벳소 안의 대욕장, 노천탕, 전세탕 등에서 온천수 목욕을 즐길 수도 있고, 우레시노 강변에 누워 대자연 속에 파묻혀 ‘강변 사우나’를 즐길 수도 있고요. 와타야 벳소의 인프라와 주변 자연을 활용해 우레시노 자연의 정수를 느낄 수 있죠.


ⓒWataya Besso


ⓒWataya Besso


ⓒWataya Besso


‘음식’ 테마는 주변 차 농가나 로컬 식문화 전문가와 함께 해요. 이 때 우레시노의 식재료를 조명하기 위해 화려한 미식을 선보이기 보다는 오히려 비우고, 덜어내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요. 예를 들어 와타야 벳소 내 ‘오니기리 카미야(おにぎり神谷)’에서는 우레시노 산 쌀로 만든 주먹밥과 차 페어링을 즐길 수 있는데요. 고급 료칸에서 오니기리 식당이라니, 소박하기 그지 없어요.


소재만 소박한 게 아니라, 구성도 소박하다 못해 단출할 정도예요. 오니기리 카미야에는 젓가락도, 메인 요리도, 반찬도 없어요. 그저 쌀로 만든 오니기리와 차 밖에 없죠. 대신 그 수준을 높이고, 같은 땅과 물이 키워낸 쌀과 차의 조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어요. 


이 곳에서 판매하는 오니기리는 ‘쌀은 응원이다’라는 메시지를 퍼뜨리는 ‘주식회사 생활공방 토가라시’의 대표, ‘카미야 요시에’가 개발했어요. 그녀는 우레시노에서 지역의 관점에서 일본의 식문화를 알리는 ‘쌀 투어리즘(Rice Tourism)’을 시작한 장본인이기도 해요. 주먹밥과 페어링하는 차 또한 우레시노에서 5대째 운영되는 차 농장, ‘나가오 토요유엔’의 차를 사용하죠. 화려하지 않아서 오히려 우레시노의 맛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곳이에요.


ⓒWataya Besso


또한 ‘차’ 그 자체에 집중한 매장도 있는데요. 차와 함께 곁들일 음식이나 디저트 없어 차에만 집중한 ‘소에지마엔 사르요(副島園茶寮)’예요. 이 곳에서는 순수하게 차만 5종을 맛보는 차 미식(Tea gastronomy), ‘차코(茶考)’를 경험할 수 있어요. 


소에지마엔은 우레시노에서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차 농장으로, 와타야 벳소 내 차 경험 공간들을 책임지고 있는데요. 고급 차의 정수를 선보이는 소에지마엔 사르요뿐만 아니라 차와 독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서점 ‘북 앤 티 산푸쿠(BOOKS &TEA 三服)’, 차를 활용한 술을 선보이는 현대적 감각의 ‘소에지마엔 더 바(副島園 the BAR)’ 등에 관여하고 있죠.


소에지마엔 사르요 ⓒWataya Besso


북 앤 티 산푸쿠 ⓒWataya Besso


소에지마엔 더 바 ⓒWataya Besso


마지막으로 ‘지식’ 테마는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 중 문학 작품을 읽으면 생기는 감정을 색으로 표현해보는 ‘이로샤쿄오시츠(色写経室)’는 문학을 즐기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해요. 책을 읽으면서 상상한 장면, 자신의 경험, 감정 등을 색상으로 표현한 ‘문학 잉크’를 만들어 소장할 수 있어요. 갓 만든 문학 잉크를 쓸 때 사용하는 미니 팔레트와 유리 펜은 우레시노 지역의 히젠 요시다 도자기예요. 이로샤쿄오시츠는 고객이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면서, 동시에 문학 작품을 더 깊은 차원에서 즐기는 고유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어요.


ⓒWataya Besso


그 밖에도 전통적인 방식으로 계절별 화과자를 직접 만드는 클래스, 일본 조미료의 기본 ‘사시스세소’를 배우는 조미료 클래스, 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나만의 향 주머니를 만드는 창향 클래스 등 다양한 활동들을 준비해 두었어요. 순간의 즐거움으로 흩어지는 시간이 아니라 문화에 대한 지식이 축적되는 시간으로 경험의 가치를 높이려는 장치죠.


ⓒWataya Besso


ⓒWataya Besso


ⓒWataya Besso



온센 워케이션 : 여행을 넘어 일상이 된다


와타야 벳소에서 즐길 수 있는 료칸 안팎의 경험은 숙박객들이 와타야 벳소를 선택할 이유가 돼요. 그런데 애초에 ‘여행’의 목적이 되다 보니, 휴가 시즌이나 성수기에 수요가 몰리기 마련이에요. 그렇다면 와타야 벳소에서의 경험이 ‘여행’이 아니라 ‘일상’이 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와타야 벳소는 ‘온센 워케이션’을 통해서 손님들의 일상에 스며들어요.


요즘엔 재택 근무, 리모트 워크가 뉴노멀이 되어 어디서든 일할 수 있어요. ‘일’과 ‘휴가’를 합친 ‘워케이션’도 보편화 되었죠. 이에 와타야 벳소는 워케이션 전용 객실과 회원제 코워킹 스페이스를 갖추고, 미식과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인프라와 컨시어지 서비스를 활용해 온센 워케이션 플랜을 운영하고 있어요. 기간은 3박 4일부터 장기 숙박도 가능해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고, 온천 이용이 포함되어 있어 일하듯 휴식하고 휴식하듯 일을 할 수 있죠.


ⓒOnsen Workation


ⓒOnsen Workation


ⓒOnsen Workation


와타야 벳소는 워케이션에서 더 나아가 료칸을 아예 사무실로 만들어 버리기도 해요. ‘이노베이션 파트너스(Innovation Partners)’와 함께 일본 최초로 온천 여관 내 위성 오피스를 개설, 기업을 유치한 건데요. 객실이나 와타야 벳소 내 사용되지 않는 공간 일부를 사무실로 탈바꿈해 회사에 임대를 주었어요. 현재 11개 기업이 와타야 벳소에 위성 오피스를 두고 있죠.


ⓒOnsen Workation


우레시노 지역에 진출하고 싶거나 지역 거점을 확충하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솔깃할 만한 플랜이에요. 게다가 이노베이션 파트너스가 입주사들이 지자체 또는 우레시노의 지역 회사와 원활히 제휴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기도 하거든요. 직원 복지 차원에서, 혹은 기업의 서비스 개발 차원에서 와타야 벳소의 수준급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요.


와타야 벳소 입장에서도 이런 위성 오피스는 비즈니스적으로 도움이 돼요. 입주사들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이벤트를 기획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공실률을 안정적으로 낮출 수 있어요. 숙박업의 특성상 성수기와 비성수기의 격차가 크기 마련이에요. 성수기에는 방이 없어서 못 팔지만, 비성수기에는 할인을 해도 모객이 쉽지가 않죠.


하지만 료칸을 이용하는 목적이 여행이 아니라 일이 되는 순간 비수기와 성수기의 구분이 사라져요. 게다가 사무실은 장기로 임대하기 때문에 계약 기간 동안에는 공실이 날 확률이 0에 수렴하죠. 숙박업에서 비수기의 공실률이 0%를 달성하는 것만큼 획기적이고 달콤한 기회는 없을 거예요.



오래된 료칸에 ‘목수의 오두막’이 있는 이유


와타야 벳소는 시설 리노베이션과 함께 전문적이고 고급스러운 티 투어리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로컬 문화 체험, 비수기와 성수기의 구분을 없애는 온센 워케이션 등으로 고객 경험을 강화했어요. 하드웨어와 함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고, 와타야 벳소만의 경쟁력을 키워 위기를 극복했죠. 오래된 료칸에 다양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심은 덕분이에요.


하지만 오하라 카모토 대표가 와타야 벳소의 ‘중추’라고 말하는 건 본인 혹은 젊은 직원들이 내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에요. 그가 말하는 와타야 벳소의 주요 기둥은 객실을 리모델링하고, 객실을 사무실로 바꿀 뿐만 아니라 와타야 벳소에서 사용하는 여러 비품을 만드는 ‘목수’들이에요. 실제로 와타야 벳소의 객실 소개 페이지에서는 어떤 목수들이 해당 객실을 리노베이션했는지, 이름을 확인할 수 있어요. 그만큼 목수들의 작업을 존중하고, 가치 있게 여긴다는 뜻이에요.


와타야 벳소 내 목수들의 작업물 ⓒWataya Besso


그는 이런 중요 인재들을 위해 와타야 벳소 내에 작업 공간도 따로 만들었어요. ‘목수의 오두막’이라고 불리는 이 목수실에서는 여러 명의 목수들이 상주하며 와타야 벳소를 가꾸는 작업을 하죠. 오하라 카모토 대표가 리모델링 설계와 비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그려서 목수들에게 전달하면 그들이 작업을 해요.


ⓒWataya Besso


“여관에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로 가득 차 있던 이전 리넨 공장을 청소하여 목수의 오두막으로 만들었습니다. 원래는 한 사람뿐이었는데 요청이 너무 많아서 우리는 더 많은 사람을 고용했어요. 제가 사장이 된 후로 5년 동안 현장에 건축가나 디자이너가 없어서 고생했죠. 지금은 모든 일을 외부인에게 부탁하는 것보다 더 빠르고 유연해요.”

- 오하라 카모토 대표, 中川政七商店에서


오하라 카모토 대표의 아이디어들은 기획부터 구현까지 많은 수정을 거쳐요. 처음부터 상세한 청사진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함께 완성본을 만들어 가요. 와타야 벳소에 상주하고 있는 목수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이처럼 번쩍이는 아이디어가 현실로 구현이 되고, 그 가치가 고객들에게 닿을 수 있었던 건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는 마음 덕분이에요.


또한 와타야 벳소에는 ‘죽은 공간’이라 불리는 유휴 공간들이 있어요. 과거에는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활발하게 운영하던 공간이었지만, 현재는 휴면 상태인 시설들이죠. 보통은 이런 공간들을 흉측하다고 숨겨 두거나 굳이 고객들에게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와타야 벳소는 호텔 시설을 설명하는 페이지에서 이 공간들의 사진을 내걸고 이렇게 말해요.


“과거 호시절의 역사적 건물들을 현대적인 용도로 되살려 손님들이 즐길 수 있도록, 호스트(료칸 주인)와 헌신적인 목수가 이 공간을 되살릴 겁니다.”

- 와타야 벳소 공식 웹사이트에서


그냥 보면 시간에 치여 그저 버려지고, 방치된 공간들이에요. 하지만 와타야 벳소에는 의지를 가진 대표와 기꺼이 료칸을 가꾸는 목수들이 있기에 죽은 공간마저 기대감을 갖게 해요.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 말처럼, 계속해서 변화하는 와타야 벳소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이 곳의 매력을 느끼러 온 사람들로 북적일 거예요.





시티호퍼스 놓치지 않고 받아보기(클릭)



Reference

와타야 벳소 공식 웹사이트

티 투어리즘 공식 웹사이트

온센 워케이션 공식 웹사이트

이노베이션 파트너스 공식 웹사이트

和多屋別荘, ウィキペディア

ドラ息子が再生した佐賀 嬉野の老舗旅館 ~転がる宿には苔が生えない~, 中川政七商店

唐松奈津子(スパルタデザイン), 老舗旅館がなぜサテライトオフィス、ワーケーションに取り組むのか 佐賀県嬉野市・和多屋別荘の挑戦, ひとまち結び

温泉旅館で過ごす非日常を日常に。会員制サービス【温泉ワーケー ション】に新たなプラン誕生!, @Press

<산속 작은 료칸이 매일 외국인으로 가득 차는 이유는?>, 니노미야 겐지, 21세기 북스

나머지 스토리가 궁금하신가요?

시티호퍼스 멤버십을 시작하고
모든 콘텐츠를 자유롭게 읽어보세요!

이 콘텐츠도 마음에 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