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를 고용하지 않아, 더 고집스런 디자인을 완성하다

뱅앤올룹슨

시티호퍼스

2023.09.27

뱅앤올룹슨은 디자인 명가예요. 유려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잡죠. 그런데 뱅앤올룹슨 제품은 디자인적으로만 아름다운 게 아니라 기능적으로 남달라요. 제품을 선보이기 전, ‘고문실’이라는 실험실을 거치는데요. 고객이 제품을 사용할 때를 고려해 품질을 한계까지 테스트해보는 거예요.

예를 들어볼게요. 제품을 영하 25도의 냉동고에서 6시간 보관했다가 바로 오븐에 넣어 40도로 굽고, 습도 93%의 열대실에서 42일 동안 제품의 부식 여부를 테스트하는 식이에요. 그뿐 아니라 5,000번의 충돌 테스트, 박스 포장된 제품을 3시간 동안 차에 실어 배달하는 모의 운송 테스트, 20분씩 3회에 걸친 진동 테스트로 고객이 제품을 받기 전까지의 상황까지 고려하죠. 튼튼한 제품을 만드는 차원을 넘어 일상에서 고객이 안전하게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에요.

뱅앤올룹슨의 유려한 디자인 뒤에 이러한 혹독함이 숨어 있었어요. 그런데 뱅앤올룹슨의 디자인에는 또 다른 반전도 있어요. 바로 내부에 디자이너가 없다는 점이에요. 1958년부터 지금까지, 외부 디자이너와 협업해서 제품을 개발해 왔죠. 그렇다면 이 독특한 기업 문화는, 뱅앤올룹슨이 오디오계의 아이콘이 된 사연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걸까요?

뱅앤올룹슨 미리보기

• 사용자의 생활을 이해하는 디자인

• 사운드 기술력의 타협 없음

• 소리 없이 뱅앤올룹슨의 소리를 퍼뜨리는 방법

• 불가능의 예술을 가능케하는 ‘관심’의 힘

애플보다 먼저 ‘Think Different’를 모토로 채택한 기업이 있어요. 정확히는 ‘We think differently’인데요. 9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덴마크의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이에요. 외계인의 거울처럼 생겼지만 모던의 끝을 달리는 고급스러운 디자인, 모양도 크기도 상상을 초월하는 홈오디오, 고막을 부드럽게 감싸며 청량감과 무게감을 동시에 선사하는 사운드, 그 자체로 작품이 되는 TV. ‘이게 뭐지?’ 싶다가도 한순간 훅 빠져들게 만드는 고급 음향 브랜드의 대명사예요.

또한 뱅앤올룹슨은 덴마크 왕실과 정부가 해외 국빈에게 선물하는 명품으로도 유명해요. 페라리, 아우디, BMW, 제네시스 등 고급 차량에 탑재된 역사도 있죠. 휠을 돌려 스크롤을 움직이는 아이팟의 ‘클릭 휠’은 맨 처음 뱅앤올룹슨의 무선 전화기에서 영감을 얻었고요. 이처럼 명성만큼이나 여러 영역에서 절대적인 존재감을 발휘하는 클래식으로 통해요.

아이팟 ‘클릭 휠’ ⓒFast Company

그러나 시작은 여느 기업과 다르지 않았어요. 1925년, 덴마크 시골 스투르에르의 작은 다락방. 엔지니어인 페테르 뱅과 스벤 올룹슨이 기계와 투닥거린 끝에 배터리를 넣지 않고 플러그를 꽂아 쓰는 라디오 ‘일리미네이터’를 세계 최초로 발명했죠. 두 사람의 성을 딴 뱅앤올룹슨은 그렇게 탄생했어요.

이를 계기로 공장을 세웠지만, 길은 험난했어요.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와 협력하지 않은 대가로 공장이 불타버렸고, 회사를 일으키기 위해 오디오와 관련없는 전기 면도기를 생산해야 했죠. 1957년부터 라디오와 TV를 개발하며 재기에 성공한 뱅앤올룹슨은 90년대부터는 대량 생신 방식에서 주문 제작과 직영 판매 방식으로 바꾸며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해요.

B&O 플레이 ⓒBang & Olufsen

두 번째 위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였어요. 매출이 반토막 나고 52달러를 상회하던 주가는 8.5달러로 곤두박질쳤어요. 스마트폰이 부상하면서 뱅앤올룹슨이 주력으로 팔던 DVD 레코더, 거치형 오디오는 치명타를 입었죠. 뱅앤올룹슨은 휴대폰과 MP3 등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과감히 철수하고 프리미엄급 올인원 오디오 시장에 집중했어요. 동시에 젊은 세대를 위한 합리적 가격의 서브 브랜드 B&O 플레이를 런칭하며 다시 한 번 재기에 성공했죠.

전기 면도기, 라디오, TV, 홈오디오, 포터블 스피커, 이어폰 등까지. 다양한 상품을 거쳐 왔지만 뱅앤올룹슨에는 한결같이 세련되고 진중한 이미지가 있어요. 높은 가격대 때문에 선뜻 지갑을 열 순 없어도 오디오 애호가들 사이에선 꿈의 오디오로 불리죠. 바로, ‘다르지만 낯설지 않게(We think differently)’라는 모토를 98년째 지키고 있기 때문이에요.

ⓒBang & Olufsen

그런데 이 슬로건을 처음 회사에 도입한 사람은 함께 협업한 프리랜서 디자이너였어요. 뱅앤올룹슨에서만 200개가 넘는 제품을 개발하고, 회사 밖에서는 더 많은 제품을 디자인한 전설적인 디자이너, 야콥 옌센이죠. 그의 몸값이 비싸서 스카우트하지 못하고 외부에 두는 게 아니에요. 뱅앤올룹슨은 1958년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내부에 디자이너를 두지 않고 외부 디자이너와만 협력한다는 철칙을 금쪽같이 지키고 있어요. 그렇다면 이 독특한 기업 문화는, 뱅앤올룹슨이 오디오계의 아이콘이 된 사연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걸까요?

사용자의 생활을 이해하는 디자인

뱅앤올룹슨은 도대체 왜 디자이너를 내부에 두지 않는 걸까요? 디자이너의 독립적 자유를 보장하기 위함이에요. 외부 디자이너가 제품 기획에서부터 개발까지 주도를 하는데요. 이렇게 디자이너의 독립적 자유를 보장하면 관성에 사로잡히지 않는, 독특한 디자인이 탄생하게 돼요. 하지만 그것만이 이 철칙을 고수하는 이유는 아니에요. 디자이너의 자존심과 고집이 더해지면, 뱅앤올룹슨의 디자인 철학을 더 뚝심있게 지킬 수 있게 되거든요.

우리는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는 디자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집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이해하고, 이러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카프리 TV ⓒBeoWorld

사람의 생활을 이해하는 디자인이란 어떤 것일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볼게요. 1950년대 덴마크 가구 산업에는 새바람이 불고 있었어요. 티크나무가 큰 인기를 얻고 가구에 컬러풀한 색상이 많이 사용되면서, 사람들은 집을 더 밝고 행복한 분위기로 바꾸어 나갔죠. 이즈음 가족과 함께 유로비전 가요 콘테스트 같은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이 일반적인 거실의 풍경이 되어가고 있었어요.

가구 트렌드와 가정 내 변화를 목격한 뱅앤올룹슨은 1959년 우아한 티크 목재의 카프리 TV를 출시했어요. 디자인과 트렌드를 모두 반영한 카프리 TV는 사람들을 사로잡았고, 덴마크 사람들의 기억 속에 가족과 보낸 행복한 시간이라는 추억 속 한 페이지를 선물했죠.

ⓒBang & Olufsen

야콥 옌센과 베오그램 4000 턴테이블 ⓒBang & Olufsen

이렇게 사람의 생활과 함께하는 디자인을 위해 수많은 외부 디자이너가 뱅앤올룹슨을 거쳐갔는데요, 이중 눈에 띄는 두 명이 있었어요. 그 주인공은 야콥 옌센과 데이비드 루이스. 야콥 옌센(1926-2015)은 19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뱅앤올룹슨의 오디오 제품을 개발한 디자이너예요. 미니멀하고 엄격한 디자인, 미래 지향적인 느낌, 흰색과 검정의 조화, 단순한 모양으로 뱅앤올룹슨의 스타일을 창시한 장본인이었죠.

‘다르지만 낯설지 않게(We think differently)’라는 슬로건을 제안한 것도 그였어요. 전화기 다이얼을 혁신적인 오디오 제품으로 재탄생시키거나, 턴테이블과 시계 문자판의 만남을 구현했죠. 익숙한 일상 소재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들로 자신이 제안한 슬로건을 직접 증명해낸 거예요.

데이비드 루이스 ⓒBang & Olufsen

영국인인 데이비드 루이스(1939-2011)는 뱅앤올룹슨과 가장 오래 함께했던 디자이너인데요. 그가 끊임없이 연구했던 문제 중 하나는 TV의 사용성이었어요. 과거의 TV는 화면이 사라지면 가치가 사라졌죠. 하지만 루이스는 꺼져도 생명을 유지하는 TV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에게 TV 제품이란 단순히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었거든요.

(좌) 베오비전 MX 2000 / (우) 베오비전 아방트 ⓒBeoWorld

그래서 루이스는 인테리어용으로도 훌륭한 TV를 개발했어요. ‘베오비전 MX 2000’은 어느 각도에서 봐도 멋이 있고, 피라미드 모양이라 모서리에 배치해도 어색함이 없는 TV였어요. 벽에 걸린 액자 같은 TV로, 전동식 베이스를 사용해 TV가 시청자를 향해 회전하는 ‘베오비전 아방트’도 개발했죠. 또한 영국 축구를 보는 동안 화면에 반사되는 태양광 때문에 불편함을 겪자, 그는 오늘날 뱅앤올룹슨 TV의 중요한 특징이 된 눈부심 방지 스크린을 개발하기도 했어요.

제품의 사용성에 대한 루이스의 고민은 오디오에도 그대로 적용되었어요. 그동안의 오디오 디자인은 어두운 블랙박스 속에 숨어 있었지만, 오히려 라우드 스피커가 더 좋은 소리를 내려면 CD가 겉으로 드러나야 했어요. 그래서 루이스는 ‘베오사운드 9000’을 통해 오디오의 내장을 모두 겉으로 꺼냈어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주변 가구와 잘 어울리도록 책장처럼 오디오를 디자인했어요.

베오사운드 9000 ⓒSimon Cross

이는 사람의 생활을 이해하는 디자인이기도 했어요. 6개의 CD를 넣을 수 있는 베오사운드 9000은 CD를 자주 교체할 필요가 없었고,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7개 이상의 CD를 듣지 않는다는 것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했죠. 동시에 가족 구성원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CD를 사이좋게 들을 수 있는 ‘가족용 홈오디오’가 되기도 했고요.

은색 알루미늄으로 된 공상과학적인 오디오들. 무뚝뚝하고 차가워 보이지만, 디자인의 의미를 이해하고 기능을 손에 익히는 순간, 뱅앤올룹슨의 제품은 마법처럼 따뜻한 온기로 덥혀졌어요. 디자인을 감싸고 있는 것은 뛰어난 기술, 그리고 사람으로 완성되는 정서적 매력이었죠. 이런 디자인 철학은 9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대로 이어져오고 있어요.

루이스의 말처럼, 뱅앤올룹슨이 특별한 이유는 최소한 10년 동안 지속될 수 있는 컨셉을 지녔기 때문이에요. 뱅앤올룹슨에게 있어 기술력은 하나의 구성 요소에 불과해요. 첨단 기술보다 소비자의 신뢰를 높여주는 건 지속가능한, 사람의 습관과 함께 가는, 의미를 이해하는 순간 가치가 증폭되는 디자인의 힘이죠.

사운드 기술력의 타협 없음

지금까지 뱅앤올룹슨의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해봤어요. 하지만 본질 역시도 빼놓을 순 없죠. 뱅앤올룹슨 사운드의 특징은 리스너(Listener)에게 아티스트가 의도한 음악이 그대로 전해진다는 점이에요. 다시 말해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이 기술적 한계에 의해 영향을 받아선 안 되죠. 아티스트가 노래할 때 숨쉬는 소리, 기타를 칠 때 손가락이 튕기는 미세한 소리까지 또렷하고 깊이, 투명하게 원음에 가깝게 구현되어야 해요.

이를 위해 뱅앤올룹슨은 인지음향적으로 다가가고 있어요. 인간의 귀로 인지되는 소리를 더 듣기 좋게 ‘인코딩’하는 거예요. 예컨대 ‘베오랩 90’ 같은 하이엔드 스피커에는 사용자가 원하는 곳으로 사운드를 전달하는 빔 위드 컨트롤 기능이 적용되어 있어요. 여럿이 함께 음악을 감상할 때, 360도 전 방향에서 모두가 동일한 사운드를 공유할 수 있는 빔 디렉션 컨트롤 기능도 뱅앤올룹슨의 자랑이죠. 액티브 룸 컴펜세이션은 스피커가 놓인 방의 환경을 분석해 최상의 사운드를 찾아주는 기능이에요.

ⓒBang & Olufsen

홈오디오 ‘베오사운드 엣지’의 경우, 뱅앤올룹슨이 최초로 개발한 액티브 베이스 포트라는 음향 기술이 적용되어 있어요. 볼륨이 낮을 땐 베이스 포트를 닫고, 높을 땐 열어 더욱 파워풀한 소리를 출력하는 거예요. 음량뿐 아니라 저음을 더욱 풍부하게 들려주는 기능까지, 듣는 즐거움을 최대한 높여주죠.

뱅앤올룹슨은 사운드 기술 외에도 최상의 퀄리티를 갖춘 제품만 고객에게 선보인다는 엄격한 제품 철학이 있는데요. 이는 출시 전 ‘고문실’이라는 실험실에서 행해지고 있어요. 고객의 집에 있을 법한 물건 혹은 집에서 벌어질 법한 상황에 맞게 품질을 한계까지 테스트해보는 거예요. 예를 들어볼게요. 제품을 영하 25도의 냉동고에서 6시간 보관했다가 바로 오븐에 넣어 40도로 굽고, 습도 93%의 열대실에서 42일 동안 제품의 부식 여부를 테스트하는 식이에요. 암모니아 화학 제품과 땀이 담긴 디스펜서로 스피커의 표면을 테스트하고 작은 납으로 제품 덮개를 마구 긁어보기도 하죠.

고문실 HALT ⓒBang & Olufsen

TV 화면을 45kg 납덩어리로 두드려 깨지는지, 만약 깨진다면 파편이 사람에게 해를 끼치진 않는지, 리모컨은 10년 동안 사용되는 걸 감안해 프린트가 벗겨지지 않는지, 버튼은 잘 작동하는지 테스트해요. 콜라와 물을 부어 고장이 나는지, 1~2m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괜찮은지 보기도 하고요. 5,000번의 충돌 테스트, 박스 포장된 제품을 3시간 동안 차에 실어 배달하는 모의 운송 테스트, 20분씩 3회에 걸친 진동 테스트로 고객이 제품을 받기 전까지의 상황까지 고려하죠.

괴짜같다고 볼 수도 있지만, 고문실 테스트는 튼튼한 제품을 만드는 차원을 넘어 일상에서 고객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에요. 그런데 뱅앤올룹슨은 실수를 발견할 때 기쁨이 더 커진다고 해요. 그 실수가 고객에게 전달되지 않아서죠. 오히려 고문실 테스트를 통해 차후에 발생할 문제를 미리 발견할 수 있고, 더 많은 돈을 절약할 수도 있어요.

소리 없이 뱅앤올룹슨의 소리를 퍼뜨리는 방법

최고의 디자인과 성능을 추구하며 지금의 자리에 올랐지만, 그렇다고 고고하게 목울대를 세우지는 않아요. 다양한 기업과 협업하면서 고객군을 넓히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거든요. 뱅앤올룹슨의 오랜 파트너는 자동차예요. 뱅앤올룹슨이 카오디오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은 2005년부터였어요. 벤츠, BMW, 아우디, 에스턴 마틴 등 럭셔리 차에 오디오를 탑재해오다가, 2015년 하만에 카오디오 사업부를 완전히 넘기면서 한층 고차원적인 자동차 인포테인먼트를 완성시켰어요.

ⓒBang & Olufsen

최근 뱅앤올룹슨이 손잡은 기업은 페라리예요. 페라리의 시그니처 색상인 빨간색으로 디자인했죠. 이탈리아 모터스포츠의 열정과 덴마크 장인정신, 아드레날린과 고막의 만남이라는 강렬한 컨셉을 부여했어요. 이 페라리 에디션에는 부착 오디오뿐 아니라 무선 이어버드, 방수 실외 스피커, 홈 스피커, 헤드셋 등 차 안팎에서 즐길 수 있는 제품도 선보였어요. 페라리 유저뿐 아니라 젊은 세대를 공략한 라인업이죠.

ⓒBang & Olufsen

컬래버레이션의 명가 슈프림과는 공동으로 스피커를 디자인했어요. 슈프림의 특징적인 색과 로고를 디자인의 뿌리로 삼았죠. 활동적인 슈프림 타깃층을 겨냥해 밖에서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견고한 내구성을 포인트로 잡았고요.

기업만 콜라보 대상이 되라는 법은 없어요. 사용자가 곧 콜라보 대상이 되는, DIY 오디오도 있거든요. 소재부터 색상, 디자인 등 오디오 제작의 전 과정을 소비자의 개성과 스타일에 맡기는 것인데, 희미했던 영감이 5단계를 거치면서 점점 구체화되는 걸 직접 경험할 수 있어요. 모든 공정은 덴마크의 스투르에르 공장에서 전문가의 감독 하에 이뤄지니, 제품의 퀄리티 또한 걱정할 필요 없죠. 이처럼 경계 없는 콜라보를 통해 뱅앤올룹슨은 더 많은 세대에게 어필되고 있어요.

ⓒBang & Olufsen

불가능의 예술을 가능케하는 ‘관심’의 힘

야콥 옌센이 외부 디자이너로 열렬히 참여했던 1960년대 초. 당시 그는 높이가 7cm를 넘지 않는 스피커를 원했는데요. 엔지니어들은 변압기의 높이가 8cm이기 때문에 실현불가능하다며 고개를 저었어요. 하지만 야콥 옌센은 “I want it!”을 외치며 고집을 꺾지 않았어요. 이에 자극을 받은 엔지니어들은 다시 한 번 의지를 불태워 1967년, 높이가 7cm를 넘지 않는 ‘베오랩 5000’이라는 오디오 제품을 만들어냈죠. 오늘날 스피커의 가장 기본적인 디자인이 된 모델이에요.

이건 일부에 불과해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건 늘 뱅앤올룹슨이 해왔던 일이었어요. 뱅앤올룹슨의 이러한 철학과 정신에 대해 작가인 앨러스테어 필립 와이퍼는 책 ⟪불가능의 예술⟫을 집필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2년 동안 스투르에르 공장을 견학하고 디자이너 및 엔지니어들과 직접 살을 부대끼며 뱅앤올룹슨에 대한 이런 결론을 얻었죠.

“뱅앤올룹슨 사람들은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데 관심을 갖고,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그 제품과 함께 살아갈 고객에 대해 관심을 갖습니다.”

결국 뱅앤올룹슨이 100년이 다 되가는 지금까지도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건, ‘제품과 함께 살아갈 고객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진지한 열정’ 덕분이었어요. 이것이 뱅앤올룹슨을 여전히 새롭고 혁신적이도록 만들어주는 유일한 이유죠. 혹자는 뱅앤올룹슨을 덴마크 기술과 디자인을 대표하는 명품이라고 말하지만요. 뱅앤올룹슨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애호가들은 여기에 한 줄을 더 추가할지 몰라요. 뱅앤올룹슨은 가히, 일상을 빛내는 보석이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