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회, 도쿄에서는 콘텐츠 제작 및 라이선싱과 관련된 무역 박람회인 ‘콘텐츠 도쿄(Content Tokyo)’가 열려요. 콘텐츠 도쿄는 5개의 박람회로 구성된 종합 전시회인데요. ‘라이선싱 재팬’, ‘크리에이터 엑스포’, ‘비디오&CG 제작전’, ‘첨단 디지털 기술 전시’, ‘광고 크리에이티브 & 마케팅 엑스포’로 이루어져 있어요.
일본 최대 규모에, 종합 전시회인 만큼 콘텐츠 제작자, 유통업체, 솔루션/기술 회사, 마케팅 에이전시 등 약 5만 여명의 업계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요. 900개가 넘는 전시 부스가 차려지는 것은 물론, 업계 최전선에 있는 전문가들의 세미나도 들을 수 있어요.
시티호퍼스 팀도 '콘텐츠 도쿄 2024’에 다녀 왔어요. 오늘은 일본의 ‘히트 메이커’로 유명한 스즈키와 다카하시 두 사람의 대담을 공유할 건데요. 콘텐츠가 쏟아지는 이 시대에 눈에 띄려면 콘텐츠를 어떻게 기획해야 할까요?
콘텐츠 도쿄 2024 미리 보기
• #1. 고정관념을 비틀다 - 돈 절약 대신 돈 낭비를 기획하면?
• #2. 인물을 비틀다 - ‘논파왕’에게 논리를 빼앗으면?
• #3. 배경을 비틀다 - 같은 템플릿을 다른 공간에 적용하면?
• ‘고자극’ 시대에도 ‘착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
무려 20년 동안 일본인의 일요일 밤을 책임진 예능 프로그램이 있어요. 바로 ‘SMAPxSMAP(스마스마)’이에요. 이 프로그램은 일본의 보이 그룹 SMAP(스맙)이 진행했어요. 스맙은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기무라 타쿠야와 2002년 한국에 공식 데뷔해 ‘초난강’으로 불렸던 쿠사나기 츠요시가 속한 그룹으로 유명하죠.
ⓒimdb
스마스마는 1996년부터 2016년까지 이어진 장수 프로그램이에요. 스타를 초청해 인터뷰를 하고 공연을 펼치는 등 다양한 콘텐츠로 시청자에게 사랑받았어요. 안정환, 장동건, 보아 등 우리나라 스타들도 출연한 덕에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편이죠. 이 프로그램을 통해 스맙은 ‘국민 아이돌’로 떠오르기도 했어요.
주목받는 아이돌이 진행을 맡은 만큼 처음부터 성공 가도를 달렸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스마스마는 큰 도전이었어요. 무려 일요일 저녁이라는 황금 시간대에, 프로 MC가 아니라 아이돌이 진행을 맡는 첫 프로그램이었고요. 스맙이 그들의 팬이 아닌 대중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알 수가 없었어요.
이런 걱정에도 불구하고 스마스마는 다양한 연령층의 시청자에게 사랑받았어요. ‘일본 예능 프로그램’을 떠올렸을 때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고요. 그리고 스마스마가 인기를 끌면서 스마스마의 작가, ‘스즈키 오사무’도 주목받기 시작했죠. 그는 스마스마 특별편에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기도 했어요.
스즈키는 스마스마를 시작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의 작가이자 감독, 출연자로 활동하며 ‘스타 콘텐츠 메이커’로 부상했어요. 2006년에는 본인의 결혼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못생긴 눈에 반하다’를 출간하기도 했는데요. 이 이야기는 만화와 드라마로도 제작돼 화제를 끌었어요. 그야말로 인생이 곧 콘텐츠인 사람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 스즈키가 콘텐츠 도쿄 2024에서 대담을 나눴어요. 경제 미디어 ‘리핵(Re:HacQ)’을 이끌며 스즈키만큼이나 널리 알려진 프로듀서 ‘다카하시 히로시’와 함께요. 주제는 바로 ‘생존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이었는데요. 두 명의 콘텐츠 히트 메이커가 히트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어떻게 얘기하는지 함께 살펴볼게요.
#1. 고정관념을 비틀다: 돈 절약 대신 돈 낭비를 기획하면?
‘돈’을 떠올리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보통 ‘돈이 많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해 돈을 얼마나 아끼고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 사람들의 관심이 많은 만큼 실제로 돈과 관련된 고민을 해결해 주는 콘텐츠가 많이 나오기도 하고요.
하지만 ‘부자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콘텐츠로는 히트를 치기 어려울 수 있어요. 이미 같은 주제의 유사한 콘텐츠가 많이 나와있어 경쟁이 치열하고, 차별화하려면 큰 노력을 들여야 할 수 있거든요. 그렇다면 새로운 소재를 찾는 것만이 히트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방법일까요?
이런 문제에 스즈키는 소재에 대한 고정관념을 비트는 방식으로 접근해요. 돈을 절약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비틀어 돈을 펑펑 쓰는 예능 프로그램을 기획한 거죠. 돈을 펑펑 쓸 출연자로는 인기 힙합 그룹 ‘배드 홉(BAD HOP)’을 섭외했어요.
배드 홉은 같은 보육원 출신 친구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8인조 힙합 그룹이에요. 2014년에 데뷔해 큰 주목을 받았고, 2024년 2월에 도쿄 돔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해체했어요.
프로그램 제목은 ‘배드 홉의 1주일 1000만엔 생활(이하 배드 홉의 일주일)’. 돈 자랑에 일가견이 있는 래퍼들에게 1000만엔(약 1억원)을 쥐어주고, 그들이 일주일 동안 이 돈을 어떻게 쓰는지 24시간 밀착 취재하는 건데요. 예고편만으로도 화제가 돼 틱톡에서 100만 조회수를 훌쩍 넘어섰어요.
프로그램 초반, 배드 홉 멤버들은 하고 싶었던 걸 마음껏 누렸어요. 도쿄 히비야에 위치한 고급 스시점 ‘스시 난바’에서 35만엔(약 350만원)짜리 고급 샴페인과 45만엔(약 450만원)에 이르는 와인을 과감히 주문하며 식사로만 150만엔(약 1500만원)을 쓰는가 하면요.
ⓒABEMA TV
도박을 하러 한국으로 원정을 떠나기도 해요. 도박으로 단번에 100만엔(약 1000만원)을 잃기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손실금이 300만엔(약 3000만원)까지 커지기도 하죠. 다행히도 한 멤버의 활약으로 원금 이상의 돈을 벌긴 하지만, 그만큼 돈을 펑펑 쓰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ABEMA TV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본인들의 기쁨을 위해서가 아니라 의미 있는 곳에 돈을 쓰려는 모습을 보여요. 먼저 배드 홉은 멤버 8명 중 4명이 함께 머물렀던 가나가와현의 보육원에 방문하며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사는 데 13만엔(약 130만원)을 쓰죠.
마지막으로는 크루즈를 빌려 팬들과 만나는 이벤트를 준비해요. 팬들 앞에서 공연하고 팬들과 소통하며 해체 전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시간을 갖죠. ‘배드 홉의 일주일’은 기획이 신선하기도 했지만, 예상치 못한 감동까지 전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어요.
ⓒABEMA TV
참고로 스즈키는 ‘배드 홉의 일주일’을 기획하기 전에도 돈에 대한 고정관념을 비튼 ‘머니의 호랑이’에 참여한 경험이 있어요. ‘머니의 호랑이’는 일반인 창업자들이 사업 계획을 발표하면 ‘호랑이’로 불리는 대기업 CEO가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프로그램이에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방영됐는데, 당시로서는 굉장히 파격적인 프로그램으로 전 세계에서 주목 받았죠. ‘머니의 호랑이’ 포맷은 세계 각국으로 수출됐고요. 이 포맷을 수입해 기획한 미국의 ‘샤크 탱크(Shark Tank)’는 2009년부터 방영돼 2024년 8월에도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어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연속으로 뛰어나게 구조화된 리얼리티 프로그램 부문 프라임타임 에미상(Primetime Emmy Award for Outstanding Structured Reality Program)을 수상하기도 했고요.
ⓒabc
스즈키는 이 프로그램의 제작자 중 한명인 ‘구리하라 진’에게 왜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요. 구리하라에게 TV에서 돈이 전혀 다른 방식으로 교환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대답을 들었죠. 이 경험으로 고정관념을 비트는 기획을 배웠던 거예요.
#2. 인물을 비틀다: ‘논파왕’에게 논리를 빼앗으면?
일본에서는 ‘논파(論破)’라는 말이 유행이에요. 이는 상대방이 펼치는 주장의 허점을 날카롭게 파고들어 대답하기 곤란하게끔 만드는 것인데요. 이 모습을 멋지다고 생각하고 높이 평가하는 일본인들이 많죠.
그리고 논파의 중심에는 ‘논파왕’으로 불리는 ‘니시무라 히로유키’가 있어요. 히로유키는 온라인 커뮤니티 니찬네루(2ch)의 창업자로 이름을 알렸으며, 이후에도 솔직한 발언과 강경한 태도로 인기를 끌고 있어요.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 인생 조언이나 시사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얘기하는 영상을 올리곤 하는데요. 2024년 7월 말 기준 유튜브 구독자 수가 159만 명을 넘길 정도로 영향력이 큰 인물이에요.
그런데 늘 단호하고 확고한 히로유키가 감정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어떨까요? 그의 인간미를 엿볼 수 있지 않을까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이 있어요. ‘세계의 끝에 히로유키를 두고 왔다’라는 재난 드라마 같은 예능 프로그램으로, 다카하시가 기획했죠.
“히로유키 씨를 보면 논리적이고 츤데레 같은 이미지가 강하잖아요. 그런 히로유키 씨가 곤경에 처한다면 어떨까요?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면 감정을 보여줄 거라고 생각해 ‘세계의 끝에 히로유키를 두고 왔다’를 기획했어요."
- 다카하시 히로시, 콘텐츠 도쿄 2024 세미나에서
제목처럼 히로유키는 아프리카의 나미브 사막에 홀로 놓여요. 그에게 주어진 건 10만엔(약 100만 원)뿐. 아프리카를 횡단해 인도양으로 돌아가야 하는 미션을 완수해야 하죠.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 부탁하는 모습을 좀처럼 보인 적 없는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생애 처음으로 히치 하이킹을 시도하고요. 차를 타고 가면서 도로에 코끼리가 있는 걸 보곤 아이처럼 감탄하기도 해요.
ⓒABEMA TV
히로유키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에피소드도 나와요. 아프리카에 놓인 지 3일차, 히로유키는 현지인 챠로를 만나는데요. 운전사인 챠로는 아내와 아이 4명을 부양해야 하지만, 다른 사람의 차를 빌려 운전하느라 대여료를 내야 하는 탓에 돈을 벌기 어렵다는 고민을 털어놔요.
이후 챠로의 집에 방문한 히로유키는 챠로의 가족이 생각보다 더 열악한 곳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의 고민에 더욱 크게 공감해요. 그리고는 챠로가 미안해 하지 않도록 챠로의 부인에게 슬그머니 돈을 건네주며, 본인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챠로의 가족에게 도움을 주죠.
이 에피소드는 다른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던 히로유키의 인간미가 드러나는 에피소드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어요. 이밖에도 히로유키의 감정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며, 유튜브, 틱톡 등에 관련 콘텐츠를 공개하면 족족 조회수 1억 뷰를 넘기곤 했죠.
이렇듯 인물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비트는 것만으로도, 전에 없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다카하시는 말했어요.
#3. 배경을 비틀다: 같은 템플릿을 다른 공간에 적용하면?
스마트폰으로 못 하는 게 없는 시대예요. 궁금한 게 생기면 앉은 자리에서 바로 검색할 수 있고, 심지어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일도 실시간으로 알 수 있죠. 이렇듯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늘 손에 쥐고 다니면서부터 정보의 격차는 많이 해소됐어요.
하지만 경험의 격차는 여전히 존재해요.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몰입해서 영화를 보는 것, 콘서트에서 가수와 다른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 좋아하는 브랜드의 팝업 스토어에 직접 가서 공간을 체험하는 것, 다른 나라의 역사적인 유물을 보고 웅장함을 느끼는 것은 스마트폰이 있다고 누릴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정보의 격차가 해소되면서 경험의 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시장조사 업체인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경험에 대한 설문을 실시했는데요. 남들이 잘 모르는 경험을 해본 게 경쟁력이 될 수 있고, 어떤 경험을 했느냐에 따라 나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데 동의하는 사람이 90% 이상으로 나타났어요.
스즈키와 다카하시는 경험의 격차를 콘텐츠 주제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봤어요. 시청자들에게 직접 경험을 시켜줄 수는 없더라도 조금 더 생생하게, 조금 더 새로운 상황과 인물을 접목하면 충분히 특별한 경험을 줄 수 있다면서요.
“경험의 격차가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경험을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가 매우 커질 것 같아요. 정보 격차가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같은 걸 경험하고 흥분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죠.”
- 스즈키 오사무, 콘텐츠 도쿄 2024 세미나에서
새로운 경험으로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으로는 ‘도쿄 걸즈 컬렉션’이 꼽혔어요. 도쿄 걸즈 컬렉션은 반년마다 열리는 대규모 패션 이벤트예요. 일본을 대표하는 인기 모델 약 100명이 출연하고, 패션쇼뿐만 아니라 공연, 팬미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죠. 주로 최신 스트리스 패션을 선보여 일본의 젊은 세대에 큰 영향을 미치곤 해요.
ⓒ도쿄 걸즈 컬렉션
도쿄 걸즈 컬렉션은 2005년부터 시작한 장수 프로그램인데요. 20년 가까운 롱런에는 비결이 있어요. 2015년부터 일본의 지방 도시와 적극적으로 컬래버레이션을 하며 지역의 독특한 분위기와 특징을 잘 녹여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했거든요.
매번 같은 포맷으로 진행했다면 새롭지 않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었을 텐데요. 이타마 슈퍼 아레나, 요요기 국립 경기장, 나고야 돔, 와카야마 등 각 지역의 랜드마크에서 이벤트를 열면서 참가자와 시청자에게 신선함을 제공했어요. 뿐만 아니라 행사의 매력도 높이며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죠.
스즈키와 다카하시는 메타버스 시대에도 실제 경험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어요. 오히려 강력한 IP(지식재산권)과 실제 경험을 결합할 때 강력한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을 거라는 데 입을 모았고요.
‘고자극’ 시대에도 ‘착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
일본에는 ‘악명이 무명을 이긴다(悪名は無名に勝る)’라는 속담이 있어요. 나쁜 계기로 세상에 알려졌다고 해도,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것보다는 훨씬 낫다는 뜻이에요. 우리나라의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는 말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죠.
이 속담을 콘텐츠 메이커에게 적용해 보면요. 아무리 자극적이고 질이 나쁜 콘텐츠여도 뜨기만 하면 된다는 뜻으로 풀어볼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어떤 메시지를 주느냐를 고민하기 보다 조회수 잘 나올 만한 콘텐츠를 만드는 게 좋은 걸까요? 스즈키와 다카하시 역시 이 문제를 두고 고민했어요. 다양한 영상들이 한 데 모이는 유튜브가 뜨다 보니, 그만큼 자극적인 콘텐츠에 조회 수가 몰리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초반에는 부와 권력, 폭력 등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을 건드릴 만한 자극적인 요소들을 ‘어떻게 스타일리쉬하게 표현할까’를 고민했다고 해요. 결국 원하는 만큼의 조회수를 얻기 위해 자극적인 요소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한 거죠.
하지만 스즈키는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달았어요.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들면 많은 사람들을 모을 수는 있지만 돈을 벌 수는 없다는 점을 말이에요. 자극적인 콘텐츠에 이끌릴 수는 있지만, 결국 사람들은 긍정적이고 가치 있는 콘텐츠에 돈을 지불하는 경향을 보였어요.
“정의가 실현되거나 격려 받는 느낌과 같이 긍정적인 메시지가 없다면, 사람들은 돈을 쓰지 않아요. 이 사실을 깨닫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자 결제율이 증가했어요. 긍정적인 요소는 사람들이 돈을 쓰도록 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 스즈키 오사무, 콘텐츠 도쿄 2024 세미나에서
두 사람은 AI 시대에 창작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얘기를 했어요.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인간의 영역이라고 여겨졌던 창작마저 AI가 대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어요. 실제로 2023년 5월부터 9월까지 미국 작가조합(WGA)이 AI에 따른 위협 등을 근거로 역사적인 파업을 이어간 바 있죠.
당시 그들은 창작물이 AI의 학습에 사용돼서는 안 되며, AI가 만든 초안을 작가들에게 수정하라고 하는 등의 지시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어요. 결국 AI 활용 규칙을 만들기로 하면서 파업은 종료됐죠. 그럼에도 여전히 긴장감은 남아있는 상태인데요.
스즈키와 다카하시는 콘텐츠 메이커들이 AI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어요. 그리고는 창작자에게 본인이 담긴 콘텐츠를 만들라고 조언하죠. 격렬한 고난의 경험, 특히 청소년기나 젊은 시절의 방황과 고통은 AI가 창조할 수 없으며, 설령 그게 가능하다고 해도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지는 못할 거라면서 말이에요.
“AI가 ‘초속 5센티미터’를 만들었다면 히트할 수 있었을까요? 아니요. 우리는 전혀 공감하지 못했을 겁니다. 이 작품에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복잡다단한 감정이 녹아 있고, 그렇기에 많은 공감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작자의 고난이 담긴 콘텐츠가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와닿을 수 있다는 사실은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을 거예요.”
- 다카하시 히로키, 콘텐츠 도쿄 2024 세미나에서
ⓒ초속 5센티미터
콘텐츠에 누구보다 진심인 스즈키와 다카하시, 두 사람의 대담을 들어봤어요. 모두가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 두 사람의 인사이트를 나만의 콘텐츠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요? 조금 비트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에 없던 콘텐츠가 ‘번쩍’하고 떠오를지도 모르니까요.
Reference
BAD HOP 1000万1週間生活, ABEMA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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