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진학과 취업을 위해 대도시에 막 도착한 청년들이 찾는 술집이 있어요. 바로 2019년 베이징에서 시작된 ‘탸오하이(跳海, DRUNK N JUMP)’예요. 지금은 베이징 뿐만 아니라, 상하이, 선전 등 16개 대도시에 진출해 있죠.
탸오하이는 주머니가 가벼운 청년들을 위해 대단히 가격이 저렴한 것도, 음식이 아주 맛있는 것도 아니에요. 여느 핫플처럼 인스타그래머블한 포토존도 없죠. 하지만 다른 술집에는 없는 요소들이 있어요. 탸오하이의 가장 큰 차벌점은 매장을 가득 채우는 다채로운 콘텐츠예요. 영화 상영회, 함께 쓰는 소설 등 다양한 이벤트들이 열리죠.
물론 이런 이벤트를 연다고 해서 술집에 무조건 사람들이 모이고, 재방문을 하지는 않아요. 탸오하이는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으로 만들었죠. 어떻게 가능한 일이었을까요? 힌트는 ‘커뮤니티’에 있어요.
탸오하이 미리보기
• #1. 술은 거들 뿐인 술집, 커뮤니티를 지향한다
• #2. 서비스는 거들 뿐인 술집, 손님이 직원이 된다
• #3. 매장은 거들 뿐인 술집, 낭만은 밖으로 이어진다
• 술집은 거들 뿐, 다음 꿈은 ’아파트’다

탸오하이는 SNS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술집이지만 SNS에서 광고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그런데도 매장이 생기기만 하면 얼마 안 가 맛집 어플의 지역 랭킹 순위권에 이름을 올려요. 2023년 상하이 매장은 오픈하자마자 빠르게 입소문이 나 지역구의 1위를 차지했죠. 항저우 매장도 오픈하자마자 지역구 5위 안에 진입했고요.
입소문의 숨은 공신은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微信, wechat)의 단체 채팅방이에요. 손님의 70%가 단체 채팅방을 통해 탸오하이 매장을 찾죠. 단체 채팅방은 탸오하이의 온라인 컨시어지팀이 운영해요. 그런데 운영자들은 탸오하이의 정직원이 아니에요. 술과 사람을 좋아하는 탸오하이의 단골 손님이 단체 채팅방의 운영자로 활동하죠.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을 넘어 탸오하이를 알리는 전속 인플루언서를 자처한 탸오하이의 열혈 팬들인 거예요.
탸오하이에서 운영하는 단체 채팅방을 합하면 100개가 넘어요. 탸오하이의 매장이 늘어나고 열혈 팬들이 많아질수록 단체 채팅방의 개수는 늘어나고 있죠. 각 채팅방은 운영자의 개성에 따라 운영되고 있어요.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면 환영해주고, 탸오하이의 이벤트나 소식을 업데이트하죠. 자신의 취미나 관심사를 공유하기도 하고요. 처음에는 운영자의 지인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고, 지인들의 소개가 꼬리에 꼬리를 물어 단체 채팅방은 몇백 명이 모이는 작은 커뮤니티로 발전하죠.
중국에서는 위챗 단체방을 통해 소식이나 정보를 주고 받는 게 한국 대비 훨씬 활성화되어 있어 이런 문화가 자연스러워요. 하지만 탸오하이처럼 브랜드 차원에서, 그것도 프랜차이즈 ‘술집’에서 위챗 단톡방을 레버리지해 확장한 사례는 드문데요. 특히 중국은 지역별로 술 문화가 달라 술집을 프랜차이즈화한다는 것 자체가 난이도가 높은 일이에요.
이런 상황 속에서 ‘도시 청년들의 피난소’라고 불리는 탸오하이는 ‘커뮤니티 주점’을 지향해요. 탸오하이 매장이 도시에 사는 청년들의 사랑방 같은 공간이 되길 원하죠. 팍팍한 일상에 지친 MZ세대 청년들이 사람의 온기를 느끼고 싶을 때마다 찾아간다는 탸오하이는 어떻게 단단한 커뮤니티를 만든 것일까요?

ⓒDRUNK N JUMP
#1. 술은 거들 뿐인 술집, 커뮤니티를 지향한다
‘핫플’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멋스러운 인테리어와 쿨한 음악, 사진 찍고 싶은 음식, 인증샷 남기고 싶은 포토존, 이 정도는 있어야 핫플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탸오하이 매장에서는 핫플다운 모습을 찾아볼 수 없어요. 인테리어는 투박하고, 안주도 이렇다 할 요리는 없이 간단한 마른 안주 정도 뿐이에요. 그렇다고 맥주 맛으로 유명한 것도 아니고, 심지어 다른 술집보다 맥주가 5위안(약 1,000원) 정도 더 비싸기까지 해요.
여기까지만 보면 탸오하이가 인기 있는 이유를 가늠하기가 어려워요. 하지만 탸오하이에는 다른 술집에 없는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아요. 우선 매장 벽에는 추천하는 책, 영화, 노래 리스트를 적는 종이가 붙어 있어요. 테이블 위에는 ‘함께 쓰는 소설책’이 놓여있고요. 다른 사람들이 쓴 내용을 읽고 이어질 이야기를 상상해서 다음 문장을 적을 수 있죠. 좋아하는 노래 리스트를 적고, 소설의 다음 문장을 쓰다 보면 매장에 있는 손님들이 한결 친근하게 느껴지죠.

ⓒDRUNK N JUMP
매장에서는 재미있는 이벤트도 많이 열려요. 다 같이 모여 함께 영화를 보기도 하고, 인디 밴드의 공연을 감상하기도 하죠. 하지만 탸오하이를 더 특별하게 하는 건 손님들이 직접 기획하는 이벤트예요. 누구나 매장 매니저에게 제안하면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어요.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포토그래퍼를 꿈꾼 적 있는 손님은 매장에서 사진 전시회를 열었어요. 대학원을 마친 손님은 논문 발표회를 진행했고요.
이런 이벤트나 콘텐츠도 지점마다 성격이 다른데, 탸오하이 선전(深圳) 매장에는 마이크가 있는 녹음실이 있어요. 세상에 하소연하고 싶은 사람들은 녹음실로 들어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녹음할 수 있어요. 탸오하이는 녹음된 이야기를 편집해서 팟캐스트 방송으로 만들죠. 술을 마시면 평소 안 하던 이야기도 자꾸만 하고 싶잖아요. 탸오하이는 손님들이 감정과 생각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한 거예요.

ⓒDRUNK N JUMP
“사람들이 탸오하이에 오는 게 정말 술 때문일까요? 술은 집에서 마시는 게 가장 효율적이고, 편하고, 저렴한 방법이죠. 그런데 사람들은 왜 나가서 술을 마실까요? 제가 봤을 땐 80%는 술 자체와는 관련이 없어요. 외로움은 현대인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대도시에 사는 사람은 누구나 외로움을 겪죠.”
- 량유(梁优), 탸오하이 창립자, 36氪未来消费와의 인터뷰
탸오하이의 이벤트와 활동은 모두 함께해야 하는 것이에요. 사람들과 함께 이벤트에 참여하다 보면 소속감을 느낄 수 있어요. 고향을 떠나 새로운 도시에서 적응하면서 심심찮게 느껴지는 외로움을 달랠 친구를 만날 수도 있고요. 그러니까 손님들은 술이 아니라 콘텐츠 때문에 탸오하이를 찾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술집, 여러 개의 매장으로 확장할 수 있을까요? 결론적으로는 가능해요. 탸오하이는 16개 도시에서 성공적으로 매장을 운영 중이거든요. 다른 도시로 매장을 확장할 때는 그 지역 문화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현지 청년을 고용해 운영을 맡겨요. 술집에서 손님들을 대하려면 표준어 말고도 그 지역의 사투리를 구사하는 것이 필수거든요.
각 지역의 매장에서도 다양한 활동이 진행돼요. 탸오하이는 이벤트의 커다란 키워드를 제공하되 각 지역 매장의 매니저들에게 기획의 자율권을 줘요. 예를 들어, ‘술꾼 운동회(酒鬼运动会)’는 전국 매장에서 진행되었지만 지역마다 종목은 모두 달랐어요. 알리바바(阿里巴巴), 왕이(网易) 등 IT 기업이 많은 항저우에서는 타자 금메달 대회를 열었고요. 사계절 내내 따뜻해 슬리퍼를 많이 신는 광저우에서는 슬리퍼 던지기 대회를 했죠.

ⓒDRUNK N JUMP
각 지역의 매니저들은 탸오하이의 활동을 지역에 맞게 해석하여 전달하는 역할을 해요. 같은 이벤트 공지도 각 지역의 매니저를 통해 모두 다르게 표현되죠. 통일된 글과 이벤트는 왠지 딱딱하고 사람 냄새가 안 나잖아요. 매니저의 개성이 담긴 탸오하이의 소식과 이벤트에 각 지역의 손님들은 더 큰 매력을 느껴요. 사람의 온도가 느껴지는 콘텐츠와 매장은 탸오하이를 또 찾게 만드는 핵심 요소가 되죠.
#2. 서비스는 거들 뿐인 술집, 손님이 직원이 된다
책 좋아하는 사람은 서점 주인, 술 좋아하는 사람은 술집 주인을 한 번쯤 꿈꿔요. 탸오하이에서는 나만의 술집을 운영하는 꿈을 이룰 수 있어요. 누구든지 신청하면 파트타임 바텐더가 될 수 있거든요. 탸오하이에 등록된 파트타임 바텐더 수는 자그마치 1만 명이 넘어요.
탸오하이의 파트타임 바텐더는 그냥 술집 알바생과는 좀 달라요. 자기가 원하는 노래를 선곡해서 매장에 틀 수 있어요. 원하는 이벤트를 기획해서 진행할 수도 있죠. 친구들이 오면 할인된 가격으로 술을 시켜줄 수도 있고, 새로운 사람들과 대화할 기회도 많아요. 이 정도면 파트타이머라기보다는 일일 술집 사장이라고 할 수 있죠.

ⓒDRUNK N JUMP
그런데 매번 바뀌는 파트타임 바텐더로 어떻게 매장 운영이 가능한 걸까요? 탸오하이는 숙련된 직원이 없어도 매장 운영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놓았어요.
우선 탸오하이는 기술이 필요한 칵테일을 판매하지 않아요. 누구나 바로 컵에 따를 수 있는 탭 맥주를 판매하죠. 조리가 필요한 음식도 없고요. 그리고 손님들은 주문할 때 테이블에 앉아 종업원을 부를 수 없어요. 직접 바에 가서 계산하고 음료를 픽업해야 하죠. 파트타임 바텐더는 손님들에게 맥주를 소개하고, 따라주고, 테이블을 치우는 일만 하면 되어요.
매일 밤 한 매장에서는 정규직 직원 1-2명과 파트타임 바텐더 4-5명이 함께 일해요. 숙련된 정규직 직원을 몇 명 늘리면 될 텐데, 굳이 파트타임 바텐더 제도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탸오하이는 파트타임 바텐더를 ‘노동 인력’이라기보다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로 접근하기 때문이에요.
파트타임 바텐더에 지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탸오하이의 단골 손님이에요. 탸오하이의 분위기와 문화에 대한 이해도 높고, 새로 온 손님들과 스몰 토크를 하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죠. 그러니 체인점 술집보다는 친한 사장님이 하는 술집 분위기를 만들 수 있어요. 게다가 파트타임 바텐더들은 일하는 날에 술친구들을 부르는 경우가 많으니 새로운 손님들을 끌어오는 역할을 하죠.
파트타임 바텐더 제도는 비용적으로 보아도 효율적인 결정이에요. 파트타임 바텐더에게 제공되는 건 일당 200-300위안(약 4-6만 원), 본인 음료 무료 제공, 지인 반값 할인, 인센티브(당일 매출의 0.5%)예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일당이 높지는 않아요. 하지만 새로운 만남, 술집 사장의 로망을 이루고 싶은 목적으로 신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신청자가 많죠. 덕분에 탸오하이의 전체 비용 중 인건비 비중은 15% 내외로 낮은 편이에요. 보통 술집의 인건비 비중보다도 10% 이상 낮죠.

ⓒDRUNK N JUMP
정직원들로 운영하는 다른 술집에 비해 탸오하이 서비스는 확실히 부족할 수밖에 없어요. 지속적으로 교육받고 성과 중심으로 일하는 정직원들과 파트타임 바텐더는 마음가짐부터 다를 테니까요. 비정기적으로 일하는 파트타임 바텐더를 일일이 평가하기도, 페널티를 주기도 어렵고요.
실제로 맛집 어플에서 탸오하이는 서비스와 관련된 부정적인 리뷰를 많이 받기도 했어요. 하지만 탸오하이는 이런 평가를 감수하기로 했어요.
“개성 있는 접객과 환대 때문에 탸오하이에 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좋은 서비스를 기대하지는 않죠. 내부적으로는 만약 맛집 어플에서 낮은 별점을 받아도 신경 쓰지 말라고 합니다. 그것은 시스템이 결정한 것이지, 저희 동료는 어떤 잘못도 하지 않았으니까요. 이것은 우리가 처음부터 감수하기로 한 위험입니다. 이 시스템은 지속될 것입니다. 파트타임 바텐더는 탸오하이의 근간이니까요.”
- 량유(梁优), 탸오하이 창립자, 立冬Harvest Land와의 인터뷰
탸오하이의 이런 결정은 서비스에 대한 남다른 관점에서 비롯되었어요. 탸오하이는 가장 좋은 서비스란 ‘사람을 손님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손님을 친구로 여기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탸오하이의 관점에서 완벽한 서비스보다, 친구를 대하는 듯한 파트타임 바텐더의 인간적인 환대가 더 중요한 서비스인 거예요.
#3. 매장은 거들 뿐인 술집, 낭만은 밖으로 이어진다
탸오하이는 2024년 기준, 전국에 4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요. 베이징, 상하이, 선전에는 여러 개의 매장이 있죠. 이에 탸오하이는 각 지역의 매장을 연결해 특별한 활동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핸드폰 화면 속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낭만 넘치는 활동들을 기획했죠.
2024년, 베이징에서는 ‘봄맞이 자전거 여행’을 진행했어요. 계절이 바뀌는 줄도 모를 정도로 바쁜 일상에서 가장 쉽게 탈출할 방법으로 자전거 타기를 제안한 거죠. 이틀 동안 벌어진 이 행사는 오후 3시부터 8시 사이에 어느 때나 참여할 수 있었어요. 중요한 건 기록이 아니라 봄의 풍경을 만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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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의 여정은 베이징의 탸오하이 매장 7개를 방문하는 것이었어요. 미리 티켓을 구매하면 여권과 자전거 번호판을 주는데요. 여권에 각 매장의 스탬프를 받는 식으로 참여할 수 있었죠. 4개 매장을 방문하면 경품 추첨권을, 7개 매장을 방문하면 경품 추첨권과 맥주 1캔을 선물로 주었어요.
자전거 여행은 탸오하이 기존 고객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했어요. 뜻밖에 가족 단위로 참가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탸오하이를 좋아하는 딸이 태어난 연도와 같은 숫자의 번호판을 받고 싶어 참가한 어머니도 있었죠. 탸오하이의 자전거 여행은 선전과 상하이에서도 진행되었어요. 베이징과 마찬가지로 선전의 5개 매장, 상하이의 3개 매장을 자전거를 타고 한 바퀴 도는 식이었죠.
자전거 여행처럼 매장 밖에서 진행되는 활동들은 탸오하이를 술집 이상의 커뮤니티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줘요. 탸오하이의 손님들은 밤에 술집에서 만나던 사이에서 낮에도 만나 취미 활동을 함께 하는 사이로 발전할 수 있게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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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과 매장을 연결한 이벤트는 도시의 경계마저 넘었어요. 2024년 5월부터 시작한 ‘탸오하이 우체국’이 좋은 사례죠. 탸오하이는 각 지역의 매장을 우체국의 지부처럼 편지의 발송처와 수신처로 만들었어요. 탸오하이 우체국은 단돈 1위안(약 190원)이면 사용할 수 있어요. 1위안을 내면 우표 1장과 편지지와 편지봉투가 제공되죠.
편지는 누구에게나 보낼 수 있어요. 다른 도시에 있는 친구에게, 3개월 후의 자신에게, 심지어 탸오하이에 방문하는 낯선 누군가에게 쓸 수도 있죠. 편지를 보내는 방식도 다양해요. 매주 1회 편지를 각 매장으로 보내 수신자가 직접 매장에 와서 픽업하게 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일부러 ‘느린 배송’을 선택할 수도 있죠.
느린 배송은 다른 지역으로 출장을 가는 파트타임 바텐더가 직접 그 지역에 가서 수신자에게 편지를 전해주는 서비스예요. 편지를 전해주는 과정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만남이 생길 수 있죠. 매번 올 때마다 전달할 편지가 있냐고 물어보는 파트타임 바텐더도 있다고 해요.
2024년 한 해 동안 탸오하이 우체국을 통해 무려 9,790통의 편지가 오고 갔어요. 누군가는 먼 곳에 있는 친구에게 안부를 전하고, 누군가는 낯선 도시에 있는 또 다른 손님과 펜팔이 되기도 했죠. 매장과 매장을 연결한 탸오하이 우체국은 지역을 넘어선 특별한 관계를 만들었어요. 아날로그 방식으로만 느낄 수 있는 진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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탸오하이는 매장과 매장을 연결해서 술집 이상의 공간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술집 밖에서도 취미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주고, 다른 도시에 있는 사람과 연결되는 우연한 기쁨을 만들기도 하죠. 이러한 활동들은 탸오하이가 공간과 지역을 넘어서는 커뮤니티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줘요.
술집은 거들 뿐, 다음 꿈은 ’아파트’다
탸오하이는 2024년 1천만 위안(약 20억 원)의 엔젤 투자를 유치했어요. 투자를 받은 이유는 뜻밖에 청년들이 함께 사는 ‘아파트’ 사업을 하기 위해서예요. 술집에서 운영하는 아파트라니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요?
탸오하이에 오는 손님 중에는 대학 진학과 취업을 위해 도시로 이주한 청년들이 아주 많아요. 낯선 도시에서 친구가 없으니, 사람을 만나기 위해 탸오하이를 찾아오거든요. 탸오하이는 손님들이 거주 공간에 대해 고민하는 것에 주목했어요. 탸오하이의 커뮤니티 관리 능력을 발전시키면 청년들이 함께 사는 멋진 거주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요. 사람 냄새 나는 공동체를 만드는 건 탸오하이가 가장 잘하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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탸오하이가 꿈꾸는 아파트의 모습은 이래요. 함께 사는 사람들이 순번을 정해 공공 주방에서 요리하고 함께 밥을 먹어요. 1층에는 탸오하이 술집이 있어 아파트의 사랑방 역할을 하죠. 임대료가 걱정되는 사람들은 파트타임 바텐더로 일을 해서 임대료를 할인 받을 수도 있고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출장을 간다면 단체 채팅방에서 반려동물을 돌봐 줄 이웃을 구할 수 있죠.
한편 아파트 뿐만 아니라 여행자들을 위한 ‘유스호스텔’도 계획 중이에요. 탸오하이가 운영하는 유스호스텔은 다른 도시를 여행하는 도중에 현지 친구를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거예요. 낯선 지역에 출장 온 사람도 혼자 저녁을 외롭게 보내는 대신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을 거고요. 앞으로 아파트와 유스호스텔까지 운영하며 더 다채로워질, 그리고 더 풍성해질 탸오하이의 커뮤니티가 기대 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