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통제불능의 피규어, 캐릭터 비즈니스의 판을 흔들다

팝마트

2025.06.25



인기가 너무 많아 판매가 중단된 캐릭터가 있어요. 토끼처럼 긴 귀, 뾰족한 아홉개의 이빨, 얼굴의 절반을 차지하는 커다란 눈을 가진, ‘라부부’예요. 영화도 애니메이션도 없이 등장한 이 낯선 캐릭터는 2024년 한 해에만 전 세계적으로 30억 개나 팔렸어요. 한국과 영국에선 안전상의 이유로 판매를 멈출 정도로 구매 열기가 뜨거웠죠. 이 라부부 열풍을 일으킨 곳이 바로, 중국의 ‘팝마트’예요. 


디즈니가 이야기를 먼저 만들고 굿즈로 확장했다면, 팝마트는 피규어로 팬덤을 만든 뒤 세계관을 덧붙이는 방식을 택했어요. 게다가 판매 방식도 남달라요. 원하는 캐릭터를 고를 수 없게 만든 ‘블라인드 박스’에 피규어를 담아 팔죠. 1/120 확률로 만날 수 있는 시크릿 에디션까지 숨겨두었고요. 여기에다가 거리의 자판기에서 뽑는 방식까지 더해 피규어 소비를 놀이처럼 만들었어요. 갖기 어려운 만큼, 교환과 리셀을 중심으로 커뮤니티도 형성되기 시작했죠.


지금의 팝마트는 더 이상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 가게가 아니에요. 팝마트의 캐릭터들은 테마 매장과 애니메이션, 테마파크까지 영역을 넓히며 매장 밖으로 나오고 있어요. 그렇다면 작은 피규어에서 시작한 브랜드가 어떻게 다양한 세계관을 품은 멀티 유니버스로 확장될 수 있었을까요? 


팝마트 미리보기

 서사보다 팬덤을 먼저 만든 캐릭터

 뽑고 모으고 교환하는 캐릭터

 현실로 세계관을 확장한 캐릭터

 소장을 넘어 ‘착장’을 부르는 캐릭터




이 캐릭터, 특이해요. 토끼처럼 길게 뻗은 귀에, 이빨은 아홉 개나 되는데 전부 뾰족하죠. 눈은 얼굴 절반을 차지할 만큼 크고요. 귀엽다고 하기엔 이상하고, 무섭다고 하기엔 어딘가 허술한 얼굴이에요. 그런데 이 희한한 캐릭터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어요. 중국에서 시작된 인기는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까지 퍼지고 있거든요. 바로, ‘라부부(LABUBU)’예요. 


LA 매장 앞에는 라부부를 사기 위해 텐트를 치고 밤샘 대기하는 사람들이 등장했어요. 축구선수 베컴은 딸이 선물한 라부부를 자랑하기도 했죠. 태국 시리완나와리 공주는 공식 석상에 라부부를 패션 아이템처럼 들고 나왔고요. JP 모건은 ‘제2의 헬로키티’가 될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했어요. 엄청난 인기를 힘입어, 2024년 한 해 동안만 무려 30억 개가 판매됐죠. 


ⓒPOPMART


라부부의 인기는 한국에서도 심상치 않은데요. 라부부 인형이 나오는 날이면, 새벽부터 매장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섰고, 인파가 몰려 실랑이가 벌어졌어요. 일부 매장에선 혼잡한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고요. 결국 2025년 6월, 팝마트는 안전상의 이유로 라부부의 판매를 일시 중단했어요. 


그런데 이 인기, 라부부의 본진인 중국에선 더 뜨거워요. 지금 중국에서 라부부를 정가에 사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거든요. 매장에는 재고가 없고,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라부부를 구매하는 건 ‘추격전’처럼 변해가고 있어요. 청두의 한 매장에선 개점과 동시에 리셀러가 전량을 싹쓸이한 장면이 포착됐고, 상하이에선 라부부를 고가에 사겠다는 사람들이 실제 구매자를 따라다니는 풍경도 벌어졌어요. 줄 서는 순서를 놓고 싸움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있었고요. 


이러한 열기는 중고 시장에서 가격으로 그대로 드러나요. 중국 경매 플랫폼에서 130cm 크기의 피규어는 108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2억 원에 낙찰됐어요. 또, 48점의 피규어가 총 372만 위안(약 7억 원)에 거래되기도 했죠. 정가 대비 수십, 수백 배가 오른 가격이에요. 


그런데 이 라부부, 우리가 익숙한 캐릭터들과는 조금 달라요. 숲속의 세계관에서 태어난 이 캐릭터는 구체적인 설정이 없어요. 영화나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알려진 것도 아니죠. 그러다보니 처음에는 작가 중심의 소규모 팬층만 있었어요. 하지만 라부부의 가능성을 눈여겨본 ‘팝마트(Pop Mart)’와의 계약 이후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어요. 팝마트는 라부부를 전 세계적인 피규어 열풍의 중심에 세웠죠. 그렇다면 팝마트는 어떻게 서사 없는 라부부에 세계관을 입히고, 팬덤을 확장했을까요?



1. 서사보다 팬덤을 먼저 만든 캐릭터


캐릭터 디즈니나 마블 같은 브랜드는 이야기에서 시작했어요. 만화나 영화 속에 캐릭터가 등장하고, 그들이 살아가는 세계관과 서사가 스토리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장되죠. 관객은 이야기에 빠져들면서 캐릭터와 가까워져요. 자연스럽게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의 피규어나 굿즈를 소장하고 싶어지죠. 그런데 팝마트의 방식은 정반대예요. 피규어가 먼저 등장했고, 이야기는 그 뒤에 덧붙여졌거든요.


라부부의 사례를 들어볼게요. 라부부는 홍콩 출신 작가 룽카싱(Kasing Lung)의 손에서 태어났어요. 2015년, 그는 북유럽 신화에서 영감을 받아 정체불명의 생명체를 만들었는데요. 토끼처럼 긴 귀와 뾰족한 이빨, 표정을 알 수 없는 얼굴. 이 캐릭터가 라부부예요. 당시 라부부는 상품화를 염두에 둔 캐릭터는 아니었어요. 룽카싱의 아트북 시리즈 속에 등장한 몬스터 중 하나였죠. 


라부부에게도 ‘숲속의 세계’라는 느슨한 배경 설정은 있었어요. 하지만, 이야기보단 분위기나 상징성에 집중하는 예술적인 성격이 강했어요. 소수의 마니아들만 알고 있던 이 캐릭터는, 2019년 팝마트를 만나면서 전환점을 맞게 돼요. 팝마트는 라부부의 강렬한 인상에 주목했고, 단독 판권을 확보했어요. 이야기가 없어도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피규어 제품과 잘 맞았죠. 출시 직후, 라부부는 빠르게 완판되며, 팝마트를 상징하는 캐릭터로 자리잡게 돼요. 


ⓒPOPMART


그렇다면 소리소문 없던 캐릭터를 시끌벅적하게 만든 팝마트는 어떤 곳일까요? 시작은 소박했어요. 2010년, 23세의 왕닝은 베이징에 첫 매장을 열었는데요. 처음엔 피규어 유통 회사가 아니라 장난감과 생활용품 등을 함께 파는 잡화점이었죠. ‘중국의 디즈니’를 꿈꿨지만, 직원 채용조차 쉽지 않았고 투자자들의 반응도 냉담했어요. ‘인형이나 파는 가게’라는 평가를 받았죠. 그렇게 2014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어요. 


당시 팝마트에서 가장 잘 팔리던 제품은 일본의 미니 피규어 ‘소니앤젤(Sonny Angel)’ 시리즈였어요. 문제는, 팝마트가 해당 IP의 독점권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죠. 반응이 아무리 좋아도, 브랜드로서 정체성을 키우거나 장기적인 수익 구조를 설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어요. 그때 왕닝은 깨달았죠. 남의 캐릭터를 팔아선, 매장이 브랜드로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요. 그래서 그는 결심해요. IP를 직접 키우기로요. 


그때부터 왕닝은 중국 전역을 돌며 유망한 아티스트들을 직접 만나기 시작했죠. 그리고 2016년, 아티스트 케니 웡(Kenny Wong)의 ‘몰리(Molly)’ IP와 단독 계약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피규어 시장에 진입했어요. 몰리는 녹색 눈동자와 새침한 표정의 소녀 캐릭터예요. 기존 피규어들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앞세웠다면, 몰리는 도도하고 낯선 인상으로 새로운 취향을 자극했죠. 단기간에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며, 몰리는 팝마트의 존재감을 알렸어요. 


당시만 해도 중국에서 피규어는 여전히 ‘아이들 장난감’ 이라는 인식이 강했어요. 어른들을 위한 피규어 시장은 제한적이었고, 수집 문화도 대중적으로 자리 잡지 못했죠. 하지만, 몰리의 등장은 이 인식을 바꿔 놓았어요. 몰리 피규어를 모으는 성인들이 등장하면서, 수집 문화가 점차 확산되기 시작했죠. 팝마트는 이 흐름을 일시적인 유행으로 보지 않았어요.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고 판단했죠. 그래서 몰리 하나에 안주하지 않고 다음 캐릭터를 찾아 나섰어요. 


2017년 9월, 팝마트는 베이징에서 중국 최초의 대형 아트토이 전시회를 열었는데요. 다양한 독립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으며, 아트 토이 문화를 확산하는 장이 되었죠. 그런데 이 전시, 팝마트에게는 새로운 스타 IP를 발굴하는 창구가 되었어요. 지금은 팝마트의 간판 캐릭터가 된 스컬 판다(SKULLPANDA) 역시 이 전시회에서 처음 주목을 받았죠. 


스컬판다 ⓒPOPMART


몽환적이고 다크한 분위기의 스컬 판다는 전시 내내 긴 줄이 이어질 만큼 인기가 뜨거웠어요. 팝마트는 그 반응을 빠르게 포착했고, 곧바로 계약을 진행했어요. 이후 출시된 스컬판다의 첫 시리즈는 반나절 만에 완판되며, IP로서 시장성을 입증했죠. 이처럼, 팝마트는 피규어 유통을 넘어, 아티스트 발굴과 IP 인큐베이팅에 집중하는 구조를 구축하기 시작했어요. 왕닝 대표는 이렇게 말해요. 


"우리는 마치 레코드 매니지먼트 회사 같아요. 잠재력 있는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플랫폼 안에서 창작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요. 그리고 그들의 작업이 상품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상업화까지 이끌죠.”


그렇게 팝마트는 다양한 캐릭터를 연이어 선보이기 시작했어요. 하늘 위 상상의 세계에서 온 디무(DIMOO), 눈물을 통해 감정을 치유하는 크라이베이비(CRYBABY) 등. 저마다 다른 세계관과 감정선을 품고 있죠. 일부는 외부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일부는 팝마트 내부에서 기획부터 론칭까지 진행된 자체 IP예요. 이렇게 쌓인 캐릭터들은 브랜드의 얼굴이 되었죠. 


(좌) 디무 ⓒPOPMART   (우) 크라이베이비 ⓒPOPMART


ⓒPOPMART


디즈니가 이야기를 중심으로 팬을 만들었다면, 팝마트는 디자인으로 먼저 팬을 만들고 세계관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IP를 키워냈어요. 그런데 이 캐릭터를 구매하는 방식도 독특해요. 고객이 계획할 수가 없거든요. 



2. 뽑고 모으고 교환하는 캐릭터


팝마트가 만든 건, 피규어 이상이었어요. 차원이 다른 판매 방식으로 고객에게 다가가거든요. 바로 ‘랜덤’이에요. 팝마트 대부분의 피규어는 ‘블라인드 박스’ 형태로 판매돼요. 블라인드 박스란, 열어보기 전까지 어떤 캐릭터가 들어 있는지 모르는 상자예요. 무작위로 포장된 피규어는, 뽑기처럼 운에 맡겨야 만날 수 있어요. 이러한 불확실성은 팬들에게는 게임처럼 여겨져요. 원하는 캐릭터가 나올 때까지 계속 사게 되는 거죠.


만약 모든 시리즈의 캐릭터를 모으고 싶다면? 12개가 한 세트인 ‘풀 박스’를 구매하는 방법이 있어요. 풀 박스를 구매하면, 중복 없이 모든 캐릭터를 살 수 있죠. 전체 시리즈를 한 번에 수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아요. 그런데 여기에도 작은 함정이 숨어 있어요. ‘시크릿’이 포함된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지거든요. 이 ‘시크릿’은 히든 에디션으로, 극히 낮은 확률로만 등장하는 희귀 아이템이에요. 




이 시크릿이 나올 확률은 공식적으로 공개하진 않아요. 하지만 공개된 경우에도 1/120 전후의 아주 낮은 확률이에요. 그래서 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개봉 후기를 올리고, 확률을 계산하며 정보를 주고받아요. 어떤 박스에 시크릿이 들어 있었는지, 그리고 특정 매장에서 시크릿이 많이 나왔다는 ‘썰’도 함께 떠돌죠. 이렇게 어렵게 구한 시크릿은 이후 리셀 플랫폼에서 거래돼요. 




중국의 ‘셴위(閑魚)’나 한국의 ‘번개장터’ 같은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희소성에 따라 정가의 수십 배에 달하는 프리미엄이 붙기도 하죠. 팝마트는 공식적으로 리세일을 장려하진 않아요. 하지만, ‘불확실성 + 희소성’이 결합된 구조는 반복 소비를 자극하고, 수집을 일종의 놀이 문화로 정착시켰어요. 여기에다가 이 문화를 더 자주, 더 가까이에서 경험하게 만든 장치가 있어요. 무인 자판기 ‘로보샵(Robo Shop)’이에요. 


이 자판기는 쇼핑몰이나 지하철역처럼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설치되어 있어요. 언제든 지나가다 뽑을 수 있고, 줄을 설 필요도 없어, 진입장벽을 낮췄어요. 게다가 시크릿 에디션을 만날 수도 있다는 기대감까지 더했죠. 심지어 매장에 입고되지 않은 신제품이 로보샵에 먼저 등장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어떤 자판기에 신상이 먼저 풀릴지 정보를 주고 받으며 로보샵 주변을 서성이게 되죠. 


ⓒ시티호퍼스


버튼을 누르면, 자판기 아래로 피규어 상자가 떨어져요. 어떤 캐릭터가 들어 있을지 미리 알 수 없죠. 이처럼 뽑기의 설렘을 만날 수 있어요. 또한 로보샵은 신제품이나 한정판 피규어에 대한 실시간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도 활용돼요. 어떤 시리즈가 어떤 지역에서 빠르게 팔리는지 파악하기 쉽죠. 향후 매장별 재고 운영이나 드롭 타이밍을 조정할 수도 있고요. 무엇보다 무인 운영이 가능해, 인력이 상주하기 어려운 소도시나 좁은 공간에 손쉽게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이렇듯 블라인드 박스와 로보샵의 조합은 예측할 수 없는 재미로 반복 소비를 유도했어요. 팬들은 피규어 소비를 놀이처럼 즐기게 됐죠. 그리고 이런 반복 소비의 끝엔 ‘교환’이 기다리고 있어요. 원하는 캐릭터를 얻지 못한 팬들이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로 모여들거든요. 위챗 기반의 교환 그룹이 생기고, 중고 거래 플랫폼에선 리셀 문화가 형성됐어요. 블라인드 박스 덕분에 이러한 커뮤니티가 자생적으로 생겨난 거예요. 


팝마트는 이 흐름을 내부로 끌어오기로 했어요. 그래서 자체 커뮤니티 서비스인 ‘파취(葩趣)’를 만들었죠. 이곳에선 언박싱 후기부터 피규어 개조까지 다양한 리뷰가 공유되고 있어요. 더 나아가, 이 앱은 팬들끼리 피규어를 교환하거나 재판매할 수 있는 마켓 기능도 갖추고 있어요. 매장에서 판매한 후, 2차 시장까지로도 팝마트의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죠. 


그뿐 아니에요. 이 서비스는 추가 매출을 올리는 일 외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요. 팬들의 활동 데이터를 수집해, 새로운 IP 개발에 반영하는 피드백으로 활용하고 있거든요.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솔직하고 생생한 리뷰는 브랜드에게 가장 현실적인 참고 자료가 되죠. 이처럼 팝마트는 팬들을 세계관을 함께 만드는 공동 창작자로 자연스럽게 참여시키고 있어요. 



3. 현실로 세계관을 확장한 캐릭터


팝마트는 캐릭터를 수집용 피규어에 머물게 두지 않아요. 팬들이 캐릭터를 직접 만나고,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으로 확장하죠. 그리고 그 중심에는 오프라인 매장이 있어요. 중국 내 대부분의 매장은 가맹점이 아닌, 본사가 직접 운영해요. 또, 무리하게 매장 수를 늘리기 보다는 매장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기획하죠. 매장은 브랜드가 설계한 경험을 일관되게 전달하는 공간이기 때문이에요.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공간은 상하이에 있어요. 


ⓒ시티호퍼스


바로, 상하이 난징둥루에 위치한 ‘팝마트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예요. 150평 규모의 2층 짜리 대형 매장이죠. 매장에 들어서면, 대형 스크린과 움직이는 로봇 컨베이어 벨트는 기계 행성에 착륙한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죠. 우주를 모티브로 한 매장 곳곳에 컬러별로 구획된 팝마트의 다양한 IP 시리즈가 시선을 사로 잡아요.  


ⓒ시티호퍼스


이 매장은 팝마트 캐릭터의 세계에 진입하는 입구에 가까워요. 캐릭터마다 자세한 설명이 적혀 있어, 좋아하는 캐릭터와는 더 친해지고, 처음 보는 캐릭터엔 호기심이 생기죠. 거기에 상하이 한정판, 플래그십 스페셜 굿즈를 선보이고, 신제품 런칭 행사까지 열려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요. 


ⓒ시티호퍼스


팝마트는 매장 너머, 현실 공간에도 세계관을 확장 중이에요. 스케일도 크게, 놀이공원으로 만들었죠. 2023년, 베이징 차오양 공원에 테마파크 ‘팝랜드(Pop Land)’를 만든 거예요. 총 4만㎡(약 1만 2천 평) 규모의 이 공간은 놀이기구 중심의 전통적인 테마파크와는 달라요. 대신, 팝마트의 대표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꾸며진 체험형 스팟과 포토존이 있죠. 거기에, 전용 카페와 매장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 공간이에요. 팬들은 자신이 수집해온 캐릭터의 세계를 직접 걷고, 보고, 만지며 교감할 수 있어요. 


이제 팝마트는 현실을 넘어, 디지털 영역으로도 확장하려고 해요. 팝마트는 IP를 기반으로, 다양한 2차 콘텐츠를 제작 중인데요. 특히 대표 캐릭터 ‘라부부(Labubu)’는 팝마트 최초로 본격적인 미디어 진출을 앞두고 있어요. 팝마트는 자체 영화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제작 중이거든요. 2025년 여름 글로벌 공개를 목표로, 시즌 1 대본을 완성했고 저작권 등록도 마쳤죠. 심지어,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기획도 함께 진행하고 있고요. 


ⓒPOPMART


이제 팝마트의 캐릭터들은 더 깊이있는 서사를 가진 세계관으로 진화하고 있는 중이에요. 여기에다가 팝마트는 모바일 게임까지 만들었어요. 2024년, 중국에서 단독 출시된 《Dream Home (梦想家园)》 게임은 유저가 자신의 집을 꾸미고, 몰리, 디무 같은 캐릭터들을 초대해 함께 미션을 수행하는 홈 시뮬레이션 게임이에요. 캐릭터들과 함께 인테리어를 배치하고, 게임을 즐기다보면, 수집한 피규어는 어느새 함께 살아가는 존재처럼 느껴지죠. 이렇게 팝마트는 오프라인 공간, 미디어 콘텐츠, 게임까지 아우르며 캐릭터 세계관을 더 깊이 만들어가고 있어요. 



소장을 넘어 ‘착장’을 부르는 캐릭터


2025년 6월, 팝마트는 또 다른 시장을 열었어요. 바로 상하이에 문을 연 주얼리 컨셉 스토어 ‘Popop’이에요. 몰리, 라부부, 스컬판다 등 대표 캐릭터를 모티브로 한 귀걸이, 목걸이, 반지 등을 선보였죠. 가격대는 350위안(약 7만원)부터 2,699위안(약 50만원)까지. 기존 굿즈보다 고급화된 프리미엄 라인업이에요. 운영 방식도 달라요. 루이비통 출신 직원이 매장을 이끌고, 쇼핑몰 내 보안 인력을 배치할 만큼 매장 분위기를 관리하고 있죠.


ⓒPOPOP


팝마트는 캐릭터를 귀여움을 넘어서, 갖고 싶은 브랜드로 만들고 싶었어요. 캐릭터에 대한 팬심을 프리미엄 소비로 연결하며,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렸죠. 그런데 왜 굳이 주얼리 시장에 진출했을까요? 여기서 팝마트의 꿈을 엿볼 수 있어요. 팝마트는 이제 ‘소장’에서 ‘착장’으로 나아가려 해요. 집이나 사무실 안 유리장 속에 전시되던 피규어가, 이제는 주얼리로 귀에 걸고 손가락에 끼워 하루를 함께 하는 존재가 되는 거예요. 


ⓒPOPOP


팝마트는 굿즈의 고급화를 넘어, 캐릭터를 일상 속에 스며들게 하는 중이에요. 그리고 이 전략은 테마파크, 플래그십 매장, 모바일 게임까지, 팝마트가 확장하고 있는 접점과 맞닿아 있어요. 이제 팝마트는 더이상 ‘장난감 기업’이 아니에요.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에서 시작해 테마파크, 리조트, 크루즈로 고객경험을 넓혔듯, 팝마트는 랜덤박스에서 출발해 캐릭터와 함께 경험하는 세계를 만드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어요. 과연 팝마트는 캐릭터를 일상에 얼마나 더 깊숙히 침투시킬 수 있을까요? 팝마트가 펼쳐갈 세계관이 궁금해지는 이유예요.





reference

팝마트 홈페이지

글로벌 아트토이 브랜드 팝마트

‘라부부’ 대란 일으킨 팝마트, 한국서 판매 잠정 중단

说品牌|揭秘中国潮玩第一股泡泡玛特10年生长全过程

POPMART Global Flagship Store

Labubu to headline its own animated series and feature film

摸高3800亿港元市值之后——成为世界的泡泡玛特,王宁下一个LABUBU在哪里?

스컬팬더 디자이너 탐험: 미술 천재에서 트렌디 장난감 디자인 마스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