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모든 순간은 한정판이다, ‘이것’으로 향을 만들어 태우는 이유

어슬리 레코즈

2024.12.06



‘향멍’을 아시나요? ‘불멍’, ‘물멍’ 등에 이어 타오르는 인센스 스틱을 보며 휴식을 취하는 건데요. 향긋한 향기를 맡으며 작은 불빛이 가느다란 스틱을 타고 타들어가는 모습에 집중하다 보면 정서적 안정감이 찾아와요. 향멍은 바쁜 일상 속 짧은 시간을 투자해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리추얼이죠.


이에 많은 아로마 브랜드들이 향 제품을 출시하는데요. 홍콩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어슬리 레코즈(Earthly Records)’도 그 중 하나예요. 그런데 어슬리 레코즈가 만드는 인센스는 향의 소재도, 향을 즐기는 방식도, 심지어 향을 즐기는 공간도 달라요.


“우리 삶의 모든 순간은 한정판입니다. 당신만의 세계에 대한 지상의 기록을 만드세요.”


어슬리 레코즈가 만드는 인센스의 컨셉이에요. 향과 ‘기록’을 연결한 게 특징이죠. 그렇다면 어슬리 레코즈는 어떻게, 그리고 왜 향을 즐기며 기록을 하라고 말하는 걸까요?


어슬리 레코즈 미리보기

 #1. ‘종이’로 향을 디자인하자 생기는 일

 #2. 후각을 넘어 ‘다중 감각’을 자극한다

 #3. ‘여행의 감각’으로 향기의 ‘휴대성’을 강화한다

 기술의 진화에도 인간의 감각에 집중하는 이유




‘10분 동안의 아로마(10 minutes aroma)’.


일본의 아로마 인센스 브랜드, ‘히비(Hibi)’의 컨셉이에요. 오래 지속되어도 아쉬운데, 고작 ‘10분’ 아로마라니, 어떤 의미일까요?




히비는 ‘성냥’에 아로마향을 입혀 성냥이 타는 짧은 시간 동안만 아로마향을 맡으며 휴식을 즐길 수 있게 만든 제품이에요. 히비는 인센스 스틱이지만 성냥처럼 디자인되어 라이터와 같은 별도의 인화장치 없이, 점화면에 마찰만으로 아로마를 피울 수 있죠. 이 아로마 성냥이 다 타기까지 시간이 딱 10분이에요. 가벼운 휴식의 대명사인 10분 동안 향이 나는 아로마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거예요.


이처럼 성냥을 그어 불을 켜는 고전적인 행위가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자극해요. 성냥을 켜고, 불이 인화되는 소리를 듣고, 향이 오르는 것을 보고, 향을 맡는 과정에서 즐기는 촉각적, 청각적, 시각적, 후각적 자극을 느낄 수 있죠. 성냥을 경험했던 세대는 노스탤지어를, 경험해 보지 못했던 세대는 아네모이아를 느끼며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 휴식을 찾고요.


ⓒHibi


ⓒHibi


2015년 4월 출시된 히비는 이듬해 10만개의 판매량을 기록했어요. 독립 매장 없이 편집숍, 서점 등을 통해 출시 1년여만에 달성한 성적이죠. 그냥 평범한 성냥이었다면, 혹은 향이었다면 달성하기 쉽지 않았을 성과예요. 물론 폭발적 반응의 핵심은 성냥과 향을 결합해 새로운 컨셉의 제품을 만들어낸 덕분이었어요.


성냥 아로마와 함께 하는 아날로그적인 짧은 휴식도 좋지만, 그 이상으로 생각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홍콩에는 여유는 기본, 치료의 개념인 ‘테라피’의 효과까지 내는 인센스가 있어요. 게다가 향 하나로 여러 가지 감각을 자극하는 것을 넘어 ‘다중 감각적(Multi-sensorial)’ 경험을 구현해 향을 보다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죠.


힌트는 성냥 대신, 불에 타오르는 또 다른 ‘이것’을 소재로 향을 디자인했다는 점이에요. ‘지상의 기록’이라는 의미를 가진 ‘어슬리 레코즈(Earthly Records)’의 ‘데이 패스 인센스 페이퍼(Day Pass Incense Paper)’를 소개할게요.


ⓒEarthly Records



#1. ‘종이’로 향을 디자인하자 생기는 일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데이 패스 인센스 페이퍼는 ‘종이’로 만든 방향제예요. 홍콩 최초의 시도죠. 보통 향은 캔들이나 스틱 등의 형태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어슬리 레코즈는 도대체 왜 ‘종이’로 방향제를 만든 것일까요?


ⓒEarthly Records


어슬리 레코즈는 종이의 ‘속성’에 주목했어요. 아로마를 발향시키기 위해 필요한 과정 중 하나는 ‘태우는’ 과정이에요. 종이도 마찬가지로 불에 잘 타는 소재 중 하나예요. 향으로 개발하기에 태생적으로 유리한 속성을 가지고 있는 거죠.


그런데 무엇인가를 태운다는 것, 어떤 의미를 갖나요? 어떤 물건을 불에 태우면 사라지기 마련이에요. 한 줌의 재로 남죠. 그래서 보통 무엇인가를 기리거나, 잊고 싶을 때 물건을 태우고는 하는데요. 어슬리 레코즈는 이에 착안해, 종이 인센스를 태우는 것에 삶의 모든 순간을 기록하고, 기념한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우리 삶의 모든 순간은 한정판입니다. 당신만의 세계에 대한 지상의 기록을 만드세요.(Every moment in our lives is limited edition. Create earthly records of your own world.)”


데이 패스 인센스 페이퍼의 컨셉이에요. 종이 인센스를 태우는 행위를 단순하게 향을 맡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순간을 기념한다는 컨셉을 입히니 향을 피우는 순간이 더 특별해져요. 게다가 종이 인센스 외형 또한 티켓 모양으로 디자인해 하루를 기념한다는 기분을 시각적으로도 전달해요. 데이 패스 인센스 페이퍼의 연소 시간은 약 5분이에요. 그리고 5~6시간 정도 향기가 지속되죠. 종이가 타오르고, 향이 지속되는 동안 인생의 한정판인 순간들이 마음 속에 새겨지는 거예요.


ⓒEarthly Records


어슬리 레코즈가 주목한 종이의 속성은 한 가지가 더 있어요. 바로 무엇인가를 ‘쓰는’ 캔버스가 된다는 사실이에요. 데이 패스 인센스 페이퍼에도 그 날의 감정이나 생각 등 기념하고 싶거나 날려버리고 싶은 것을 적을 수 있는 칸이 있어요. 그리고 그 칸 위에는 연도, 월, 일을 적을 수 있는 칸도 있죠. 종이 인센스에 기록하고 싶은 것들을 기록하고 태워 날려 보낸다면 마음과 생각이 한결 가벼워질 거예요.


ⓒEarthly Records


ⓒEarthly Records


감정이나 생각은 표현하지 않으면 무뎌지고, 말로 표현하면 흩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내면에 어렴풋이 잠겨 있는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고, 직접 글씨로 쓰는 과정에서 감정이 객관화되죠. 비로소 감정과 생각의 의미가 명확해 지고, 심리가 치료되는 효과가 있고요. 어슬리 레코즈는 이를 ‘글쓰기 테라피(Writing therapy)’라고 불러요. 즉 데이 패스 인센스 페이퍼는 후각으로 향을 느끼는 ‘아로마 테라피’ 이상의 의미를 가져요. 글쓰기 테라피를 통해 스스로를 발견하고 회복하는 기회를 매일 가질 수 있는 거예요. 



#2. 후각을 넘어 ‘다중 감각’을 자극한다


종이로 만든 인센스지만, 기본적으로 ‘아로마’이기 때문에 향이 중요해요. 좋은 향이 가지는 힘도 무시할 수 없고요. 그런데 데이 패스 인센스 페이퍼는 단순히 아로마 테라피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입체적인 테라피를 지향하기 때문에 향에도 컨셉이 있어요.


총 7가지 향이 있는데요. 전체적인 컨셉은 물론, 컨셉에 맞춰 각 이름과 향을 개발하고, 향별로 고유한 스토리를 시 형태로 표현했어요. 덕분에 향의 향기 뿐만 아니라 ‘의미’까지 생각하며 인센스를 태울 수 있어 보다 복합적인 아로마 경험이 가능해져요. 그렇다면 어슬리 레코즈는 어떤 컨셉으로 7가지 향을 개발한 것일까요?


ⓒEarthly Records


먼저 향의 종류인 ‘7’이라는 숫자부터 의미가 있는데요. 7이라는 숫자는 만물의 근원이자 드넓은 우주를 상징해요. 기독교와 유대교에는 하나님이 7일에 걸쳐 세상을 창조했다는 ‘창조의 7일(7 days of creation)’이라는 개념도 있죠. 동양에도 세상 만물의 근원을 의미하는 ‘음양오행’이 있어요. 음과 양은 각각 달과 태양을 상징하고, 그 밖에 불, 물, 나무, 쇠, 흙의 5가지 요소가 오행이에요. 즉 동양에도 7가지 요소로 우주의 만물이 생성하고 소멸한다는 원리가 뿌리 내려져 있어요.


7가지 향의 소재를 보면 더 이해가 가는데요. 데이 패스 인센스 페이퍼에는 각각 태양(日), 달(月), 불(火), 물(水), 나무(木), 금속(金), 흙(土)을 소재로 개발했어요. 예를 들어 ‘나무’를 주제로 한 향의 이름은 ‘속삭이는 비밀(Whispering secret)’이에요. 속삭이는 비밀 향은 이름처럼 신비롭고 자연스러운 분위기의 향이에요. 사이프러스, 아이비, 삼나무, 가죽, 오크 등의 향이 어우러져 비밀스럽고 오래된 나무를 연상케하죠.


ⓒEarthly Records


속삭이는 비밀 향의 분위기를 더욱 그윽하게 만들어 주는 건 같은 이름의 ‘시’ 때문이에요. 다른 향들도 고유한 향의 이름과 동일한 제목의 시를 가지고 있어요. 각 향의 시들은 후각으로만 경험하던 향을 시각화해 어울리는 ‘장면’을 묘사하거나, 그 향을 맡으며 상상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해요. <속삭이는 비밀> 시는 다음과 같아요.


“이렇게 오래된 뿌리를 가진 나무의 왕국에,


비밀을 속삭이는 소리가 숨겨졌다.


메시지는 너무나 먼 공허함에 던져져,


섬세하게 짜여지고 결코 드러나지 않는다.”


이 시를 읽고 나니 코로 향만 맡을 때보다, 향에 대한 해상도가 더 높아지는 듯 해요. ‘울창한 숲에 숨어 있는 고요한 비밀을 향으로 만든다면 이런 느낌일까’하고 상상하면서 말이죠. 시각적 장면과 메시지로 향을 경험하니 아로마를 경험하는 시간이 더 생생해지고, 가치가 높아지는 거예요.


여기에 한 가지 더. 데이 패스 인센스 페이퍼는 각 향에 ‘음악’을 페어링해요. 어슬리 레코즈는 ‘노르빅(Norvik)’이라는 뮤지션과 함께 13개 트랙이 들어 있는 음악 앨범을 제작했어요. 그 중 1~7번 트랙은 7가지 향기의 이름과 동일한 제목을 갖고 있는데요. 각 향과 어울리는 음악, 즉 청각적 자극을 통해 향을 경험하는 시간을 더 포괄적으로 디자인했어요. 이 앨범은 어슬리 레코즈 웹사이트는 물론, 스포티파이, 애플 뮤직, 사운드 클라우드 등에서 감상할 수 있어요.


ⓒEarthly Records


이처럼 데이 패스 인센스 페이퍼는 ‘향’ 제품이 아니에요. 향을 넘어 향을 중심으로 한 다중감각적(Multisensorial) ‘경험’을 디자인한 제품이죠. 종이 인센스를 만들 때에는 일본과 대만에서 공수한 와시(和紙)를 사용, 그 위에 각 향을 상징하는 아이콘을 양각으로 새겨 종이를 만질 때의 촉감을 살렸어요. 여기에 향으로는 후각을, 향에 어울리는 음악으로는 청각을 자극하죠. 시를 통해 감성을 자극하고 시각적 장면을 연상케하고요. 이렇게 향을 소재로 다중감각적 자극을 통해 데이 패스 인센스 페이퍼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어요.



#3. ‘여행의 감각’으로 향기의 ‘휴대성’을 강화한다


데이 패스 인센스 페이퍼는 향의 디자인이나 향을 경험하는 방법을 새롭게 제안했어요. 여기에서 더 나아가, 향의 휴대성을 개선해 향을 즐기는 ‘공간’까지도 넓혔어요. 보통 향은 집이나 사무실 등 고정된 공간에서 피우는 경우가 많아요. 향을 피우기 위해서는 인센스 홀더나 인화 장치 등이 필요해 휴대가 번거롭기 때문이에요.


반면 데이 패스 인센스 페이퍼는 발화하지 않고도 향기가 나요. 그리고 납작한 모양이기 때문에 옷장, 화장대, 서랍, 책 사이, 지갑, 다이어리 등 개인적인 물건에 끼워 놓을 수 있죠. 선물을 포장할 때 살짝 끼워 넣어도 좋고요. 발화할 필요가 없으니 인센스 홀더도, 인화 장치도 필요가 없어요.


물론 인센스 종이를 태우면 더 발향이 잘 될 거예요. 향으로 더 넓은 공간을 채울 수 있는 건 물론이고요. 그래서 어슬리 레코즈는 인센스 홀더를 틴 케이스처럼 제작해 라이터, 인센스 종이 등을 넣어 다닐 수 있도록 디자인했어요. 집이 아닌 곳에서도 인센스 페이퍼를 태워 마음과 생각을 정리 및 치유할 수 있게 유도한 거예요.


ⓒEarthly Records


향의 휴대성을 높이니, 데이 패스 인센스 페이퍼가 ‘리추얼(Ritual)’로서 거듭나요. 리추얼이란, 규칙적으로 반복하는 의식이나 절차를 의미하며, 일상적인 습관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말해요. 하지만 만약 향을 집에서만 피울 수 있다면, 여행, 출장 등의 이유로 집을 떠났을 때에는 향을 피울 수 없으니 반복적인 습관이 되기가 어렵죠.


어슬리 레코즈는 이런 휴대성을 ‘여행’과 연결시켜 은근하게 표현하는데요. 데이 패스 인센스 페이퍼를 구매한 고객에게 어슬리 패스 케이스 뿐만 아니라, ‘어슬리 인센스 패스포트(Earthly incense passport)’와 ‘어슬리 패스포트 홀더(Earthly passport holder)’를 함께 제공해요.


ⓒEarthly Records


이 어슬리 인센스 패스포트는 진짜 여권은 아니고, 여권을 모티브 삼아 개발한 노트예요. 표지가 여권과 비슷할 뿐만 아니라, 맨 앞 장에는 여권처럼 개인정보를 적을 수 있는 페이지도 있어요. 태우고 남은 인센스 종이를 붙이고, 향을 기록하기 위한 총 32페이지의 빈 노트예요. 향을 아카이빙하고, 종이를 태우는 리추얼 감각을 어디서든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요소 중 하나죠.


ⓒEarthly Records


어슬리 패스포트 홀더는 어슬리 인센스 패스포트와 어슬리 패스 케이스 등 데이 패스 인센스 페이퍼 구성품을 담을 수 있는 파우치 겸 커버인데요. 이 역시 여권 케이스를 모티브로 디자인했어요. 실제 여권이 들어갈 수 있는 사이즈라서 여행갈 때 유용한 건 덤이고요. 이렇게 여권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들은 ‘여행의 감각’을 연상시켜 자연스럽게 인센스 페이퍼를 휴대하도록 유도해요. 그리고 여행과 브랜드를 연결지어 자유로운 여행의 이미지를 등에 엎는 효과도 있어요.


ⓒEarthly Records



기술의 진화에도 인간의 감각에 집중하는 이유


향은 원래 종교 의식에 쓰이거나, 향기를 위한 제품이었어요. 형태도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죠. 하지만 어슬리 레코즈는 향의 소재를, 향을 즐기는 방식을, 향을 사용하는 공간을 바꾸어 전통적인 향 제품의 한계를 넘었어요. 이제는 개인이 일상 속에서 스스로와 대화하고, 자기 성찰하는 매개로 기능하게 되었어요.


어슬리 레코즈는 사실 홍콩 베이스의 ‘프로파넘 디자인 스튜디오(Profanum Design Studio)’에서 론칭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예요. 남다른 퀄리티와 디테일의 디자인이 괜히 나온 게 아니죠. ‘프로파넘’은 라틴어 단어에서 따온 이름으로, ‘평범한 것에 의해 지시된(Dictated by the ordinary)’라는 의미예요. 즉 프로파넘 디자인 스튜디오는 평범함 속에서 창의력을 찾는 스튜디오예요.


“우리는 평범한 사람의 목소리가 창의성으로 이어진다고 믿습니다. 위대함은 가장 작은 것에 담겨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의 디자인은 삶과 사회를 반영하여 가장 작은 정의의 목소리조차도 온 우주의 찬사를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 프로파넘 디자인 스튜디오 공식 웹사이트


프로파넘 디자인 스튜디오는 이런 철학적 메시지를 기반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전개해 왔어요. 그 중 일부는 iF 디자인 어워드, 골든 핀 디자인 어워드 등에서 수상하기도 했고요. 대표작 중 하나는 ‘루나리안 독서 엑스포(Lunarian Reading EXPO)’인데요. 대중들에게 독서 습관을 장려하는 프로젝트였어요.


그런데 그 문법이 어슬리 레코즈와 많이 닮아 있어요. 루나리안 독서 엑스포도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는 독서 경험을 디자인했거든요. ‘루나리안’이라는 제목은 테일러 리(Tayler Lee)의 저서, <Lunarian>에서 따 왔어요. 이 책을 읽으며 함께 들으면 좋을 음악을 틀어 주고, 독점 커버와 작가의 편지가 있는 책 <Lunarian>을 만져볼 수 있게 했어요. 전시에 어울리는 콜드 브루 차, 그리고 거울 질감의 엽서와 달 이미지가 있는 스티커를 제공해 각각 미각적, 시각적 자극을 의도했죠.


책을 단순히 읽는 대상이 아니라, 청각, 촉각, 미각, 시각 등 포괄적인 자극을 통해 경험하는 대상으로 재해석한 거예요. 단일 책을 소재로 한 보기 드문 몰입형 경험이었죠. 그런데 프로파넘 디자인 스튜디오는 왜 ‘오감’에 집중하는 것일까요?


프로파넘 디자인 스튜디오는 디지털화가 불가피해진 이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감수성과 시각, 촉각, 청각, 후각, 미각의 감각을 불러 일으키고자 해요. 언어를 넘어 경계 없이 소통하기 위함이죠. 프로파넘 디자인 스튜디오는 모두가 디지털화를, 모두가 비범함을 외치는 시대에 가장 인간적이고 가장 평범한 것에서 정체성을 찾고 있어요. 이 디자인 스튜디오의 행보에 감각을 세우게 되는 이유예요.





Reference

어슬리 레코즈 공식 웹사이트

프로파넘 디자인 스튜디오 공식 웹사이트

Profanum Design Visual identity — The Mortal Voice, iF Design Award

Lunarian Exhibition Reading Experience Package, iF Design Aw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