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을 드라이에이징 한다고? 생선 하나로 혁신을 요리하는 법

피쉬 부처리

2023.08.01

‘드라이에이징’은 주로 소와 돼지에 적용되는 고기 손질법이에요. 육류를 매단 상태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고 공기를 순환시켜 약 4~6주간 숙성시키는 작업이죠. 이렇게 드라이에이징을 거치면 고기의 풍미가 크게 향상돼요. 호주의 스타 셰프인 조쉬는 육류뿐만 아니라 생선에도 이 공식이 통하지 않을까 궁금했어요. 그래서 스테이크를 숙성하듯 생선을 숙성하기로 했어요.


그의 또 다른 실험도 있어요. ‘아가미에서 지느러미까지(gills to fin)’. 생선의 어느 부위 하나 버리지 않고 요리하는 레스토랑으로 단숨에 주목을 받았죠. 오픈 당시 3개월치 예약이 밀려 있을 만큼 문전성시를 이뤘어요. 그는 2022년에 ‘최고의 셰프 100인’에 이름을 올렸고, 이 접근 방식으로 혁신적인 셰프라는 영예를 안았죠.


그렇다면 그는 왜 이런 실험들을 해나가는 걸까요? 단순히 혁신적인 음식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와도 연결이 되어 있어요. 업계의 게임체인저가 된 조쉬의 매장으로 함께 가볼까요?


피쉬 부처리 미리보기

 #1. 생선을 스테이크처럼 ‘드라이에이징’하다

 #2. 생선의 ‘부산물’을 팔아 게임체인저가 되다

 #3. 이름보다 ‘가치’를 빛내는 스타 셰프

 호텔을 인수한 생선 가게의 꿈




‘줄리 & 줄리아’는 사랑스런 두 여인의 실화를 다룬 영화예요. 잘나가는 친구들에게 치이고 힘든 공무원 생활에 지쳐가던 줄리는 어느 날 TV 채널을 돌리다 한 여인에게 시선을 빼앗겨요. 바로 1950년대 활동했던 전설적인 프렌치 셰프 줄리아 차일드! 


줄리아 차일드는 외교관 남편을 따라 이 도시 저 도시를 다니며 외로워 했던 인물이에요. 그 외로움을 달래려 요리를 시작했고 남성 요리사들의 세계에서 당당히 존재감을 발휘하는 셰프가 됐죠. 시민들의 민원에 찌든 공무원 줄리는 요리로 삶의 방향을 되찾은 줄리아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봤어요.


요리를 향한 줄리아의 열정에 푹 빠진 그녀는 한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낮엔 공무원으로, 밤엔 미식가로 변신해 줄리아의 요리책 ‘프랑스 요리의 기술(Mastering the Art of French Cooking)’에 나오는 레시피를 1년 내내 따라하게 된 거죠. 그렇게 완성한 레시피를 매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1년째 되는 날 마침내 524개의 요리를 완성했어요. 줄리아에게서 영감을 받아 인생의 주도권을 찾게 됐죠.



ⓒRob Palmer


호주에도 줄리아 같은 사람이 있어요. 줄리아처럼 타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자신만의 요리법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젊은 셰프, 조쉬 닐랜드예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에서 자란 조쉬는 청소년기에 심각한 질병을 진단을 받고, 회복하는 동안 음식에서 위안을 얻으며 음식에 깊은 관심을 가졌어요. 특히 그를 사로잡은 메뉴는 물고기였죠.


그는 학창시절 틈날 때마다 요리책을 읽으며 다양한 레시피를 구상했어요. 언젠가 자신의 독창적인 요리법으로 유명해지겠단 꿈을 꾸는데요.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아이디어는 쓰레기통에 버려지거나 요리에 쓰이지 않는 생선 부위를 재활용하는 것이었어요. 성인이 된 그는 런던으로 건너가 내로라하는 유명 레스토랑에서 경험을 쌓고 세인트 존에서 자주 식사를 했죠. 참고로 세인트 존은 ‘코에서 꼬리까지(nose to tail)’라는, 가축의 모든 부위를 음식의 재료로 삼는 퍼거스 헨더슨 셰프의 요리 철학이 집대성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에요.



ⓒFish Butchery


호주로 돌아온 조쉬는 시드니에서 가장 유명한 해산물 식당, 피쉬 페이스에 자리를 잡았어요. 그리고 이곳에서 생선 자투리를 활용하는 실험을 시작했죠. 2016년, 드디어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시드니 패딩턴 지역에 ‘세인트 피터(Saint peter)’라는 레스토랑을 오픈했어요. 세인트 피터, 우리말로 성 베드로는 어부들의 수호 성인이에요. 물고기를 신성하게 다루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죠.


세인트 피터의 주무기는 ‘전체 생선 요리’예요. ‘코에서 꼬리까지’ 철학을 ‘아가미에서 지느러미까지(gills to fin)’로 변형해, 그야말로 생선의 어느 부위 하나 버리지 않고 요리하는 레스토랑으로 단숨에 주목을 받았죠. 오픈 당시 3개월치 예약이 밀려 있을 만큼 문전성시를 이뤘어요. 조쉬 닐랜드는 2022년에 ‘최고의 셰프 100인’에 이름을 올렸고, 제이미 올리버 같은 스타 셰프의 칭송을 받으며, 노즈 투 테일 접근 방식으로 혁신적인 셰프라는 영예를 안았어요.



ⓒFish Butchery


2019년에 그는 첫 요리책 ‘The Whole Fish’를 출간했는데요. 이 책이 파란을 일으켰죠. 생선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버리는 참신한 시각으로 호주인 최초로 요식업계의 아카데미 상으로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에서 2개 부문을 수상한 거예요. 뒤이어 낸 ‘Take One Fish’에선 생선 요리에 대한 규율을 부수고 15종의 생선, 60가지의 요리법을 제안했어요. 그리고 2023년 10월을 목표로 그는 세 번째 책 ‘Fish Butchery’ 출간을 앞두고 있어요. 


피쉬 부처리는 생선 도살을 뜻해요. 이름 그대로 조쉬가 터득한 생선 해체법, 더 맛있는 생선 요리를 만들기 위한 궁극의 기술을 담고 있어요. 그런데 말이죠, 조쉬는 생선을 어떻게 다루길래 이리도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걸까요? 잘 손질된 생선은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만국 공통 요리인데 말이에요. 하나같이 혁신이라는 키워드를 달고 있는 조쉬의 가게들, 생선만으로 혁신가의 반열에 오른 조쉬의 아이디어를 하나씩 해체해 볼까요?



#1. 생선을 스테이크처럼 ‘드라이에이징’하다

드라이에이징(건조와 숙성)은 주로 소와 돼지에 적용되는 고기 손질법이에요. 육류를 매단 상태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고 공기를 순환시켜 약 4~6주간 숙성시키는 작업이죠. 이렇게 드라이에이징을 거치면 고기의 풍미가 크게 향상돼요. 조쉬는 육류뿐만 아니라 생선에도 이 공식이 통하지 않을까 궁금했어요. 그래서 스테이크를 숙성하듯 생선을 숙성하기로 했어요.


실험을 시도하기 전, 먼저 해체해야 할 선입견이 있었어요. ‘생선은 물로 헹궈야 한다’, ‘갓 잡은 생선이 가장 신선하다’ 등의 오랜 격언이었죠. 실험 결과 조쉬는 이러한 말들이 사실과 어긋난다는 걸 발견했어요. 물이 근육으로 들어가거나 비늘 사이에 갇히게 되면 오히려 물고기의 변질이 가속화됐던 거예요.



ⓒFish Butchery


그래서 조쉬는 갓 잡은 생선을 그대로 커다란 냉장 공간으로 가져갔어요. 큰 물고기는 천장의 레일에 걸고 작은 물고기는 그 아래 드립 트레이에 보관해 건조시켰죠. 이렇게 건조와 숙성 과정을 거치자 처음 3일간 생선에서 맛볼 수 없던 풍미가 풍겨져 나왔어요. 냉장실의 온도는 섭씨 -2도에서 1도 사이, 생선 피부에 수분층이 생기지 않을 정도의 습도를 갖추는 것이 이상적이었어요. 온도가 1도를 넘어가면 생선이 상하고 습도가 일정하지 않으면 나중에 바삭바삭한 생선 껍질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최적의 숙성 기간은 생선마다 달랐어요. 지방이 많고 근육 조직이 조밀한 스페인산 고등어, 참치, 황새치는 장기 드라이에이징에 적합하지만 민어, 도다리, 가자미처럼 육질이 덜 단단한 생선은 4~5일이 적당했죠. 청어, 일본산 고등어처럼 아예 드라이에이징과 맞지 않는 생선도 있고요. 이렇게 최고의 식감을 맛볼 수 있도록 생선별 숙성 기간을 다르게 하면서 조쉬는 생선을 ‘골라먹는’ 취향의 메뉴로 올려놓았어요.



ⓒFish Butchery



ⓒFish Butchery


이와 함께 조쉬를 미식계의 라이징 스타로 만들어준 것이 노즈 투 테일 접근법이에요. 청년 시절 일했던 피쉬 페이스는 많은 배움을 줬지만, 얼마나 많은 물고기가 버려지는지 여실히 보여준 곳이기도 했어요. 알고 보니 전 세계에서 물고기의 절반 이상이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있었어요. 두고볼 수만은 없었어요. 물고기 한 마리를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다면, 무분별한 고기잡이가 줄어들 게 분명했어요. 그만큼 어획량도 줄겠지만 대신 생선의 쓰임은 50%에서 100%로 훨씬 다채로워질 테죠.



조쉬의 생선 요리는 2019년 월드 레스토랑 어워드 ‘윤리적 사고’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어요. ⓒSaint Peter


쓸 수 있는 부위가 많아졌으니 물고기 1마리 당 가격은 올라갈지도 몰라요. 그럼에도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수산업자와 레스토랑 오너인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었어요. 조쉬는 이런 신념으로 트롤링이 아니라 낚시줄로 어업을 하는 공급업체와 협력하고, 눈, 혈액, 내장 등 버려지는 부위를 색다른 요리로 완성시키며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참고로 물고기는 코가 숨겨져 있는데요. 만약 드러나 있다면, 조쉬는 코를 이용한 요리법까지 찾아냈을 거예요. 이처럼 드라이에이징 기술, 생선의 자투리를 맛있는 요리로 탈바꿈시킨 발상의 전환은 조쉬의 가게를 ‘가장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하며 혁신적인 생선 가게’로 만들어 줬어요. 그렇게 그는 지금 F&B 산업에서 제일 중요한 변화를 주도하는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죠.



#2. 생선의 ‘부산물’을 팔아 게임체인저가 되다

책 제목인 ‘피쉬 부처리’는 사실 2018년에 조쉬가 문을 연 또 다른 생선 가게의 이름이에요. 2016년에 해산물 레스토랑 세인트 피터를 열었지만, 생선을 드라이에이징하고 저장하는 공간이 필요했던 조쉬는 세이트 피터와 1분 거리에 새로운 매장을 오픈했어요. 그런데 이곳은 생선 공장인 동시에 생선 정육점이기도 해요. 세인트 피터에서 사용하지 않는 생선의 잔여 부위를 ‘낭비 없이’ 판매하고 있거든요. 즉, ‘부산물’이 리테일이 되는 셈이에요.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


도살된 생선이 티끌 하나 없는 유리 케이스 안에 들어있어요. 언뜻 보기에 예술 작품 같죠. 이는 크로와상계의 명품이라 불리는 멜버른 제과점 ‘룬’의 중앙 테이블에서 영감을 얻은 거예요. 사람들은 생선이 얼음 위에 올라와 있지도 않고 비린내가 나지도 않는 것을 보고 놀라곤 해요. 


바로 여기서 피쉬 부처리의 진면목, 교육적 요소가 드러나요. 이 유리 케이스 주변에선 직원과 손님이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어요. 비늘과 뼈를 제거하기 어렵고 비린내가 나는 등 갖가지 이유로 생선 요리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올바른 생선 지식을 전달하는 거예요. 이해도가 높아지면 생선의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도 올라가죠.



ⓒ시티호퍼스


물론 생선의 모든 부분을 먹는다는 생각이 새로운 건 아니에요. 하지만 서양에선 동양에 비해 생선 요리에 둔감하고, 생선을 낭비하는 경향도 더 있죠. 조쉬는 서양인들을 위해, 생선을 가지고 맛도 비주얼도 화려한 ‘피쉬 퀴진’으로 변주했어요.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동태탕과 알탕으로, 일본에서는 폰즈에 찍어먹는 시라코가 되는 물고기의 정소는 햄 같은 모르타델라로 바꿨죠. 생선의 눈은 튀겨서 바삭한 칩으로 만들었고요.


이 물고기의 눈에서 유리액을 제거하면 달걀과 유사한 점도가 나오는데요. 이를 이용해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생선의 피로 검은 푸딩을 만드는 등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하기도 했어요. 이러한 생선의 부산물과 피쉬 부처리에서 숙성된 생선은 호주 최고급 레스토랑들에도 공급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조쉬가 이루고자 하는 건 생선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서구 음식 문화의 낭비성에 경종을 울리는 거예요.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 / ⓒFish Butchery


피쉬 부처리는 간편한 Ready to Eat 상품과 함께 생선 샌드위치, 칼라마리, 치즈버거, 피시앤칩스도 즉석에서 요리해 판매해요. QR코드로 주문하고 음식을 픽업하면, 맞은편 공원이 테이블이 되죠. 이곳은 주말이면 유명 플리 마켓인 패딩턴 마켓으로 변해 볼거리가 많아져요. 피쉬 부처리는 굳이 테이블을 두고 매장 규모를 늘리지 않아도 입지만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어요. 생선뿐만 아니라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까지도 낭비를 최소화하는 셈이에요.



#3. 이름보다 ‘가치’를 빛내는 스타 셰프

세인트 피터, 피시 부처리 이후 조쉬는 매장을 늘려갔어요. 모두 생선이 테마지만 똑같은 레스토랑은 하나도 없어요. 먼저 2021년에 선보인 ‘차콜 피쉬(Charcoal Fish)’는 사람들이 망설일 만한 비린내와 핀 뼈를 제거한 후 오직 머레이 대구와 참치만으로 요리를 하는 가게예요.



차콜 피시는 머레이 대구의 92%를 활용해요. ⓒCharcoal Fish


머레이 대구의 경우 머리, 뼈, 지느러미로 그레이비 소스를 만들어 대구 필레와 함께 제공해요. 필레는 육류처럼 전체, 하프, 쿼터, 싱글로 선택할 수 있어요. 대구의 지방은 카라멜 아이스크림이 되고 남은 부위는 세인트 피터와 피시 부처리에 보내지죠. 세인트 피터에선 이를 촙, 랙, 립 등으로 만들녀서 마치 생선을 가공육 샤르퀴트리처럼 재미나게 표현해요. 참치는 머리와 꼬리까지 치즈버거의 패티로 활용되고요. 고전적인 식재료 생선과 실험적인 미식이 공존하는 거예요.


2022년에는 두 번째 피쉬 부처리가 시드니 워털루에 들어섰어요. 1호점보다 크기를 두 배로 늘려 맞춤형 드라이에이징과 직원 교육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죠. 이 교육 공간은 낭비를 최소화하는 피쉬 부처리답게 소비자에게도 문을 활짝 열었어요. 물고기 손질법을 실습하고, 이를 포장해 집으로 가져갈 수 있는 마스터 클래스를 운영하거든요. 클래스 가격은 300달러(26만원)로 꽤 비싸지만, 2022년에 진행했던 클래스는 정원을 채울 만큼 충분한 수요를 보였어요.



ⓒSaint Peter / ⓒPetermen


그리고 2023년엔 ‘피터맨(Petermen)’이 문을 열었어요. 피터맨은 1400년대 서양에서 어부들에게 붙여졌던 이름이에요. 세인트 피터가 성 베드로 한 명을 지칭하고 피터맨이 복수의 어부를 지칭하는 것처럼, 피터맨은 70석 규모의, 더 많은 식사 옵션을 제공해요. 세인트 피터와 피시 부처리를 운영하면서 호주 사람들에게 더 다양한 생선 요리에 대한 니즈가 있다는 걸 확인한 결과였죠.



ⓒJosh Niland



ⓒJosh Niland


피터맨의 하이라이트는 제로 웨이스트 바 ‘리(RE-)’와 함께 만든 칵테일이에요. 머레이 대구 지방을 소금에 절인 캐러멜로 바꾸고, 이를 패션프루트와 무화과 잎 진을 곁들인 마티니에 넣어 완성했죠. 참고로 리는 빵, 유제품, 쌀, 닭고기, 계란, 잎채소, 뿌리 채소, 사과, 토마토, 해산물 껍질 등 가장 많이 낭비되는 10가지 식품으로 새로운 칵테일을 선보이는 호주 최초의 제로 웨이스트 바예요.


조쉬가 순차적으로 런칭한 레스토랑들은 각자의 장기를 바탕으로 인기를 쌓아가고 있어요. 세인트 피터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11만명, 피쉬 부처리는 14만명, 차콜 피쉬는 5만명이에요. 일반적인 레스토랑이 가지기 어려운 브랜드 파워를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조쉬의 개인 계정 팔로워는 무려 31만명에 달해요. 그만큼 유명하고 대중적인 스타지만, 그는 자신의 이름보다 자신의 가치관을 알리는 일에 더 주력하고 있어요. 



ⓒ시티호퍼스


이처럼 그가 온오프라인에서 끊임없이 영향력을 발신하는 이유는 세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어요. 1. 육류처럼 생산을 친숙하게 만들고 2. ‘그만한 값을 지불할 가치가 있다’는 생선의 기준을 높이면서 3. 지속가능한 소비로 소비자를 이끄는 것. 이러한 의지를 꺾지 않는 한,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조쉬의 팔로워는 계속 늘어갈 거예요.



호텔을 인수한 생선 가게의 꿈

2022년, 조쉬는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을 전했어요. 1890년대 지어진 그랜드 내셔널 호텔을 인수한다는 거였죠. 그랜드 내셔널 호텔은 건물의 역사성과 입지 모두 잠재력이 큰 호텔이에요. 130년이라는 유서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고, 고급 쇼핑 거리인 옥스퍼드 스트릿 바로 뒤편에 위치해 시내로부터 접근성도 뛰어나거든요. 2020년 운영이 중단되면서 멈췄던 호텔의 시계를 조쉬가 다시 돌리겠다고 선언한 셈이에요.


그는 호텔을 세인트 피터의 새로운 본거지로 점찍고 있어요. 18석에 불과한 현재 세인트 피터의 규모를 45개 좌석, 35석의 바, 16석의 프라이빗 다이닝룸으로 확장할 계획이에요. 기존에 있던 세인트 피터의 목적이 ‘셰프와 밀접한 소통을 통해 손님에게 훌륭한 생선 요리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보다 더 큰 환경에서 캐주얼하게 세인트 피터 2.0을 선보이겠다는 의미예요. 물론 조쉬의 창의적인 해산물 요리는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될 거고요.


그런데 그냥 레스토랑이 아니라 무려 호텔이에요. 왜 하필 호텔이었을까요? 2015년에 개인 투자자에게 매각된 그랜드 내셔널 호텔의 인수 가격은 이미 725만달러, 우리돈으로 62억원에 달했어요. 지금은 가치가 더 높아졌을 가능성이 높죠. 이 지점에서 조쉬의 열망을 엿볼 수 있어요. 이제 세인트 피터는, 다시 말해 조쉬의 거대한 생선 대국은 단순한 레스토랑이 아닌 14개 객실을 갖춘 호텔로 진화할 것이라는 뜻이에요. 생선 요리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식문화 개선을 통한 환경 보호를 넘어 지속가능성에 대한 화두를 일상 깊은 곳까지 침투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기도 하죠.


조쉬 닐랜드는 호주 사람들이 생선을 잡고, 숙성하고, 저장하고, 요리하는 모든 방식을 변화시켰어요. 어릴적 자신을 위로해준 작은 생선 하나에서 시작된 일이에요. 프랑스 요리에 푹 빠져 새로운 프렌치 퀴진의 포문을 연 줄리아 차일드처럼, 생선에 푹 빠진 조쉬는 생선을 더 맛있게 먹고 더 현명하게 소비하는 법을 매일 새롭게 갱신하고 있어요.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누군가는 조쉬의 행보를 보며 꿈을 키워나가고 있을지 몰라요.




Reference

 피시 부처리 공식 웹사이트

 조쉬 닐랜드 공식 웹사이트

 The Best Chef Innovation Award ‘Josh Niland’

 An old school favorite with a twist: Dry aging, but with fish, KTCHNrebel

 Josh Niland, chef & restaurateur, 34: Q&A, The Australian

 Meet the Sydney Bar Turning Restaurant Waste Into Innovative and Delicious Cocktails, The Latch

 Josh Niland is opening a hotel in Paddington with a Saint Peter restaurant inside, Max Brearley, delicious

 Paddington's Grand National Hotel sold for $7.25m, Sydney Morning Her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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