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대신 심리를 자극해 대박 친 핫소스 편집숍

히토니스트

2022.08.29

사람의 심리가 참 묘해요. 맵다고 난리를 치면서도, 그걸 또 즐겨요. 직접 먹으면서 고통을 즐기기도 하지만 남들이 매워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면서 큭큭거리기도 하죠. ‘핫 원스(Hot ones)’라는 유튜브 채널은 사람들의 이 심리를 잘 공략했어요. 매운 맛을 더해주는 핫소스를 가지고요.


핫 원스에서는 핫소스의 매운 맛을 10단계로 나눠요. 그리고는 유명인사를 불러 인터뷰하면서, 치킨에다가 1단계부터 발라서 먹어보게 하는 거예요. 반응은 폭발적이에요. 콘텐츠를 공개할 때마다 100만뷰는 가볍게 찍고, 최고로 인기 있는 영상은 1억 1천만뷰가 넘어요. 자극적인 컨셉과 유명인사의 조합이 만든 결과죠.


그런데 이 채널의 인기엔 숨은 공신이 하나 더 있어요. 바로 핫소스를 큐레이션 해주는 ‘히토니스트’예요. ‘히도니스트(Hedonist)’가 쾌락을 탐닉한다면 히토니스트는 매운 맛을 탐닉하죠. 이 히토니스트와 핫 원스의 관계를 들여다보면 니치한 시장에서 전문성을 쌓고 살아 남는 방법을 엿볼 수 있어요.



히토니스트 미리보기

• 매운 맛에 미친자, 히토니스트

 미디어와 커머스, 다 가질 수 없다면 맞들어라

 미디어 커머스의 매운 맛

 핫소스를 장악한 버티컬 커머스

 모두를 위한 핫소스를 개발하는 이유





미국의 유튜브 채널 ‘퍼스트 위 피스트(First We Feast)’는 1160만 명의 구독자를 가지고 있어요. ‘일단 우리는 잔치를 벌인다’ 정도로 의역되는 이름처럼 잔치를 벌일 만한 구독자 수죠. 도대체 퍼스트 위 피스트는 무슨 유튜브 채널이길래 천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구독하는 걸까요?


퍼스트 위 피스트는 음식과 관련한 여러 유튜브 시리즈를 제작해요.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의 맛있는 타코를 찾아 다니며 코미디언들을 인터뷰하는 ‘타코스 콘 토도(Tacos Con Todo)’, 에그슬럿(Eggslut) 셰프인 앨빈 케일란(Alvin Cailan)의 관점으로 햄버거 문화를 탐색하는 ‘더 버거 쇼(The Burger Show)’, 연예인들이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간식을 소개하는 ‘스낵드(Snacked)’ 등 소재도 구성도 다양해요.


그런데 퍼스트 위 피스트가 제작한 영상 중 조회 수 기준으로 상위 97개 영상이 한 시리즈에서 나왔어요. 바로 ‘핫 원스(Hot Ones)’예요. 핫 원스는 엄청 매운 음식을 먹는 것으로 유명한 유튜버 션 에반스(Sean Evans)가 스타들에게 점점 더 매운 핫소스를 바른 닭날개를 주면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용이에요. 뒤로 갈 수록 매운 핫소스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연예인들의 반응이 웃음 포인트죠. 핫소스 맛이 궁금해지는 건 덤이고요.



핫 원스의 진행자 션 에반스예요. ⓒHot Ones


스칼렛 요한슨(Scarlett Johansson), 빌리 아이리시(Billie Eilish), 포스트 말론(Post Malone), 톰 홀랜드(Tom Holland) 등 월드 클래스 스타들이 출연하는데, 제공하는 모든 핫윙을 먹지 못한 게스트는 ‘치욕의 전당(Hall of Shame)’에 이름을 올려요. 각 분야의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이름이 올라도 모자를 판인 스타들이 핫소스에서 만큼은 치욕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죠. 역시 웃음 포인트 중 하나예요.


핫 원스는 매번 바뀌는 게스트를 보는 재미도 있지만, 시즌마다 다양한 핫소스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해요. 핫 원스에서는 매 영상마다 10가지 핫소스가 등장하죠. 10번째로 갈 수록 매워지는데, 각 핫소스의 맵기를 고추에 들어있는 캡사이신의 농도를 계량화해 표기하는 ‘스코빌 단계(Scoville level)’로 보여 줘요. 1번째 핫소스는 1,800SHU(Scoville Heat Units) 수준이지만 10번째 핫소스는 정확한 측정이 불가할 정도로, 약 250만 SHU로 추정만 할 뿐이에요. 듣기만 해도 어질어질해요.


핫 원스는 예상을 뛰어넘는 섭외력과 재치 있는 기획력 덕분에 큰 인기를 끌어 에피소드 하나당 백만 뷰는 가볍게 넘어요. Hot Ones 영상 중 가장 많이 본 에피소드는 스타 셰프 고든 램지(Gordon Ramsay)가 등장한 편으로, 무려 1억1천 만 뷰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어요.



핫 원스는 2022년 8월 기준, 18개 시즌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매 시즌마다 새로운 핫소스들이 등장해요. 시즌 마다 클래식으로 매번 등장하는 핫소스가 있다는 걸 감안 해도 지금까지 100가지가 넘는 핫소스를 맵기 별로 큐레이션했다는 이야기죠. 핫소스에 대한 웬만한 전문성이 아니고서야 구현하기 힘든 라인업이에요.



매운 맛에 미친자, 히토니스트

핫소스를 주제로 한 핫 원스의 뒤에는 핫소스의 세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히토니스트(Heatonist)’가 있어요. 핫 원스에 나오는 핫소스들은 모두 히토니스트가 큐레이션하죠. 히토니스트는 뉴욕에 베이스를 둔 핫소스 편집숍으로, 핫소스의 열렬한 팬인 노아 체임버그(Noah Chaimberg)가 창업했어요.



ⓒHeatonist


노아는 2013년부터 ‘브루클린 나이트 바자(Brooklyn Night Bazzar)’와 같은 지역 행사에서 이동식 카트에 핫소스를 싣고 시음회를 여는 것으로 히토니스트를 시작했어요. 당시 시중에는 대형 브랜드의 핫소스가 주를 이뤘지만, 노아는 히토니스트를 통해 개성 있으면서 맛있는 풍미를 가진 핫소스들을 소개하고 싶었죠.


형편은 영세했지만 열정은 부족함이 없었어요. 히토니스트는 2014년에 들어서 온라인 스토어를 런칭하며 소수의 마니아들을 모았고, 이듬해 킥스타터(Kickstarter)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죠. 지금은 뉴욕 브루클린과 첼시 마켓에 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요.


‘히도니스트(Hedonist)’가 쾌락을 탐닉한다면, 히토니스트는 매운 맛을 탐닉해요. 2013년부터 지금까지 매운 맛 하나만을 연구한 외길 인생이었으니까요. 한 우울만 파는 핫소스 외길 인생, 히토니스트의 성장기를 통해 니치한 시장에서 전문성을 쌓고 살아 남는 방법을 엿볼 수 있어요.



미디어와 커머스, 다 가질 수 없다면 맞들어라

지금의 히토니스트를 있게 한 일등공신인 퍼스트 위 피스트나 핫 원스는 사실 히토니스트가 소유가 아니에요. 퍼스트 위 피스트는 뉴욕에 기반을 둔 ‘컴플렉스 미디어(Complex Media)’의 유튜브 채널로, 원래는 음식 관련 블로그로 시작했다가 인기를 끌며 2014년부터 유튜브 채널을 병행하기 시작했어요.


2015년에 핫 원스 시리즈를 런칭하면서 핫소스에 대한 전문가와의 협업이 필요했던 퍼스트 위 피스트 팀은 히토니스트를 찾아갔어요. 퍼스트 위 피스트와 히토니스트는 파트너쉽을 맺고 매 시즌마다 양질의 핫소스를 소량씩 생산하는 업체들을 찾아 유니크하면서도 맛있는 핫소스를 선별했죠.



핫 원스 시즌 18에 등장하는 핫소스 라인업이에요. ⓒHeatonist


그렇다고 히토니스트가 처음부터 엄청난 성공을 예견하고 퍼스트 위 피스트와의 협업에 응한 것은 아니에요. 다만 독특한 풍미를 가진 핫소스를 사랑하고, 고품질 소량 생산을 지향하는 핫소스 메이커들을 세상에 소개하고자 하는 비전이 같았기 때문에 결과야 어떻든 과정만으로도 서로에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핫 원스 팀이 히토니스트를 찾아 갔을 때는 그 누구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어요. 핫 원스는 시작도 하기 전이었고, 히토니스트도 그제서야 첫 번째 오프라인 매장을 준비하고 있었거든요. 두 브랜드는 서로가 크게 잘 되기 이전에 서로를 알아 보고 동반 성장을 지향해 왔어요.


핫 원스는 히토니스트에게 미디어로서 양질의 콘텐츠를, 히토니스트는 전문가로서 양질의 핫소스를 제공하며 시작부터 성장을 같이한 주요 파트너가 되었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없는 영역을 보완하면서 비전은 같은 곳을 향하니, 시너지가 날 수 있었던 것이죠.



미디어 커머스의 매운 맛

핫 원스가 히토니스트의 전문성을 빌린다면, 히토니스트는 핫 원스의 미디어를 빌려요. 핫 원스의 시청자들에게 히토니스트가 큐레이션한 핫소스를 판매하고 있거든요. 핫 원스 영상은 히토니스트에게 최고의 광고예요. 매번 다른 유명인이 나와 히토니스트가 큐레이션한 핫소스를 맛보며 반응을 보여주니, 유명인을 모델로 섭외하지 않고도 광고 효과를 내죠.


히토니스트가 이런 광고 효과를 놓칠리가 없어요. 핫 원스의 영상 설명란에는 ‘지금 핫 원스 핫소스를 사세요(BUY HOT ONES HOT SAUCE NOW)’, ‘핫 원스의 월간 핫소스 구독 박스를 신청하세요(SIGN UP FOR THE HOT ONES MONTHLY HOT SAUCE SUB BOX)’ 등의 링크가 있어요. 이 링크를 클릭하면 히토니스트의 웹사이트 내에서 핫소스를 구매할 수 있는 링크로 연결돼요.


‘지금 핫 원스 핫소스를 사세요’ 링크를 클릭해 볼게요. 그 동안 핫 원스 영상에 등장했던 핫소스들이 시즌별로 등장해요. 해당 시즌에 등장한 10가지 핫소스를 모두 구매할 수도 있고, 2~3개 세트나 단품으로도 구매할 수 있어요. 특히 3개짜리 세트는 그 시즌의 가장 순한 핫소스 3개로 구성된 ‘웜 업 팩(Warm Up Pack)’과 가장 매운 핫소스 3개로 구성된 ‘히트 팩(Heat Pack)’으로 나뉘어져 있어 원하는 매운 정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죠.



핫 원스 시즌18의 10개 팩 제품이에요. ⓒHeatonist



ⓒHeatonist


그런데 판매하는 핫소스를 자세히 보면 눈에 띄는 것들이 있어요. ‘핫 원스 더 클래식(Hot Ones The Classic)’, ‘핫 원스 로스 칼리엔테스(Hot Ones Los Calientes)’, ‘핫 원스 더 라스트 댑(Hot Ones The Last Dab)’ 등 핫소스에 붙어 있는 라벨지에 ‘핫 원스’라는 이름이 쓰인 핫소스들이에요.



ⓒHeatonist


이 핫소스들은 핫 원스를 위해 히토니스트가 개발한 핫소스들이에요. 히토니스트는 시리즈 초반에는 핫소스를 큐레이션만 하다가 핫 원스가 인기를 끌고 히토니스트의 핫소스 판매량도 급증하자 핫 원스를 위한 핫소스를 개발했어요. 미디어를 등에 업고 유통업에서 제조업으로 버티컬 확장을 시도한 거예요.


핫 원스 핫소스들은 핫 원스 영상에도 자주 등장하며 시그니처 핫소스로 자리 잡았어요. 시즌6부터 등장한 핫 원스 더 클래식은 매번 1단계 핫소스로 등장하며 게스트들의 입맛을 돋구웠어요. 핫 원스 더 라스트 댑은 시즌4부터 가장 매운 10단계 핫소스를 장식하며 이전 시즌의 10단계 핫소스보다 4배 더 매운 맛으로 핫 원스의 인기를 더 뜨겁게 달궜죠.


말하자면 핫 원스 핫소스는 히토니스트의 PB(Private Brand)상품이에요. 브랜드는 핫 원스 이름에서 따 왔지만 히토니스트가 제작하고, 히토니스트에서만 유통되니까요. 핫소스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자체 핫소스를 잘 만들고, 핫 원스에 힘입어 잘 판매할 수 있으니 히토니스트에게 PB상품 개발은 유효한 전략이었어요.


메르카토 어드바이저리 그룹(Mercator Advisory Group)의 보고서에 따르면 PB상품의 영업 이익률이 NB 상품의 영업 이익률보다 10% 이상 더 높다고 해요. 경우에 따라서는 그 차이가 최대 30%까지 나기도 하고요. 절대적인 수치를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PB상품의 영업이익률이 NB상품의 영업이익률보다 높은 건 분명하죠. 핫소스를 유통하던 히토니스트도 예외는 아니고요.



핫소스를 장악한 버티컬 커머스

핫 원스 팀이 핫소스 영상을 준비하며 히토니스트를 찾아가게 만든 힘은 ‘핫소스는 히토니스트’라는 인지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이런 인지는 히토니스트가 버티컬 커머스 브랜드로서 핫소스에 대한 전문성을 쌓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한 곳에서 다양한 제품을 살 수 있는 기존의 이커머스 플랫폼들과 달리,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은 하나의 카테고리만 전문적으로 판매해 카테고리 킬러(Category Killer) 플랫폼이라고도 불려요.


히토니스트는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맵기만한 핫소스가 아니라, 작은 소스 메이커들이 만든 다양한 맛의 핫소스들을 취급해요. 꿀, 망고, 커피 등 다양한 식재료들이 핫소스로 재탄생해 독특한 풍미를 갖고 있죠. 핫소스의 영역을 넓히고 새로운 핫소스를 발굴하며 핫소스에 대한 전문성을 착실히 쌓아 나갔어요.


게다가 히토니스트는 인공방부제, 염료, 추출물 등을 사용하지 않은 신선한 핫소스만을 판매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어요. 히토니스트의 핫소스들은 모두 천연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병마다 질감과 색상에 조금씩 차이가 있기도 해요. 덕분에 핫소스 마니아들 사이에서 ‘개성있고 건강한 핫소스는 히토니스트’라는 인지가 자연스럽게 생겨났죠.


히토니스트는 핫소스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매하는 핫소스들의 맵기를 10단계로 구분해 각 핫소스가 10단계 중 몇 단계인지 숫자로 표시하고 있어요. 그리고 순한(Mild) 핫소스, 중간(Medium) 핫소스, 매운(Hot) 핫소스, 가장 매운(Hottest) 핫소스 등 4가지 카테고리로 재분류해요. 핫소스를 잘 모르는 사람도 시도해보고 싶은 맵기 중에 핫소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상품 체계예요.



핫소스 리스트에서 해당 핫소스에 커서를 올리면 이렇게 맵기 정도가 표시되어요. ⓒHeatonist


하지만 히토니스트가 큐레이션한 핫소스들은 맵기만으로 구분하기에는 풍미가 다채로워요. 같은 맵기라도 수십 가지 종류의 핫소스가 있어 선택하기가 어렵죠. 그래서 히토니스트는 핫소스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버츄얼 핫소스 소믈리에 퀴즈’를 내요. 맵기의 정도, 단맛과 신맛, 식초, 스모키한 풍미와 BBQ 맛 등 맛에 대한 선호를 묻는 몇 가지 질문에 대답을 하면 취향에 맞는 핫소스들을 추천해 주죠.


히토니스트의 버츄얼 핫소스 소믈리에를 실물로 만날 수 있는 곳이 있어요. 바로 히토니스트의 매장이에요.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는 플래그십 매장이자 테이스팅 룸이 있고, 맨해튼 첼시 마켓 안에는 테이스팅 바 형태의 간이 매장이 있는데 두 매장 모두 핫소스 소믈리에가 상주하고 있어요.



윌리엄스버그에 위치한 히토니스트의 플래그십 스토어예요. ⓒ시티호퍼스



맨해튼 첼시 마켓 내에 위치한 히토니스트의 테이스팅 바예요. ⓒ시티호퍼스


특히 윌리엄스버그 매장의 경우 100가지 이상의 핫소스가 늘 준비되어 있고, 핫소스 소믈리에가 매주 다른 핫소스들을 큐레이션 해 테이스팅 바를 운영하고 있어요. 핫소스 소믈리에에게 맛보고 싶은 매운 정도나 맛에 대한 호불호를 얘기하면 그에 맞는 핫소스를 테이스팅 스푼에 제공하고, 각 핫소스의 맛과 재료에 대해 설명해줘요. 핫소스를 사랑하는 전문가이기에 가능한 서비스예요.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



모두를 위한 핫소스를 개발하는 이유

핫소스에 진심인 히토니스트는 규모는 작지만 맛있는 핫소스를 만드는 메이커들에 대한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요. 작은 핫소스 메이커들은 히토니스트가 핫소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든 근간이자 소비자들이 핫소스 시장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히토니스트는 ‘메이커스 컬렉션(Maker’s Collection)’을 통해 메이커들을 조명하기도 해요. 하나의 핫소스 브랜드에서 만든 3~5가지 핫소스를 세트로 구성해 판매하죠. 사실 이런 세트 메뉴는 해당 핫소스 브랜드가 대단한 팬덤이 있지 않은 이상 다른 세트 상품에 비해 판매량은 많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런 상품 구성은 히토니스트가 핫소스 메이커들에 대한 존중을 고객들에게 표현하는 방식이에요.



메이커스 콜렉션 중 하나인 Señor Lechuga Hot Sauce Trio예요. ⓒHeatonist


여기에 더해 히토니스트는 소규모 핫소스 업체들과 협력해 새로운 핫소스를 개발하기도 해요. 대표적으로는 ‘퀸 마제스티(Queen Majesty)’라는 핫소스 브랜드와 함께 개발한 ‘핫 원스 주니어’가 있어요. 핫 원스의 유튜브 연령층을 고려해 아이들도 먹을 수 있는 순한 맛의 핫소스 라인이에요. 핫 원스 주니어는 매콤한 맛을 내는 할라피뇨나 페퍼 외에도 사과, 바나나, 망고, 파인애플 등 새콤달콤한 식재료가 들어가 어린이 친화적이고 건강에도 좋아요.



핫 원스 주니어 라인에는 2가지 맛 핫소스가 있어요. 왼쪽의 그린 핫소스의 맵기는 10중에 0.5, 오른쪽의 옐로우 핫소스의 맵기는 1.5밖에 되지 않아요. ⓒHeatonist


그런데 어린이용 핫소스라니, 왜 하필이면 어린이를 위한 핫소스를 만들었을까요? 핫소스는 그동안 성인 남성들을 타깃한 매우 마초적인 음식 중 하나였어요. 그러다 보니 핫소스의 다양성보다는 그저 더 맵고 자극적인 핫소스를 개발하는 데에 치중되어 있었죠. 하지만 이런 핫소스는 히토니스트가 지향하는 핫소스가 아니예요. 그 자체만으로도 맛있고, 음식에 풍미를 더하는 핫소스들이 많아져야 핫소스 시장이 더 성장하고 음식에 맞는 핫소스를 고르는 문화가 생기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히토니스트는 성인 남자뿐만 아니라 여성 고객 비율을 높이고, 더 나아가 어렸을 때부터 맛있고 건강한 핫소스를 소비하는 문화를 만들고자 해요. 고객 기반을 넓혀야 다채로운 핫소스들이 시장에서 반응을 얻고, 반응을 얻어야 양질의 핫소스들이 더 많이 만들어 지겠죠. 그게 바로 히토니스트의 생명이 연장되는 길이기도 하고요.





Reference

히토니스트 공식 웹사이트

• 퍼스트 위 피스트 유튜브

• Hot Ones, Wikipedia

• Study: margins higher for private label than national brands, Andy Nelson, Supermarket Perimeter

• HOT STUFF FROM GREENPOINT: HEATONIST TO LAUNCH A HOT SAUCE TASTING ROOM, Rosie de Belgeonne, Greenpoin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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