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쿠키 모양의 의자, 초콜릿이 흘러 내리는 듯한 꽃병, 파스타 면을 닮은 튜브.
단번에 어떤 모습일지 바로 상상되지는 않아도, 컨셉만으로도 웃음지어지지 않나요? 이 유머러스한 제품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제품들이에요. 실물을 보면 특유의 세련된 유쾌함에 마음을 뺏기고 말죠. 음식을 모티브로 한 위트 있는 이 제품들, 누가 만든 걸까요?
그 주인공은 뉴욕의 디자인 스튜디오 ‘점보(Jumbo NYC)’예요. 점보는 진지하거나, 우아한 가구보다는 유쾌한 가구를 만들어요. 사람의 ‘감정’이나 ‘추억’과 연결되어 있는 음식을 소재로, 둥글둥글하고 통통한 디자인의 가구를 만드는 게 특징이죠. 이런 스타일을 일컬어 ‘네오테닉’이라고 부르는데요.
그런데 점보가 이렇게 귀여우면서도 직관적인 가구들을 디자인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요. 단순히 귀엽기 때문에 만든 건 아니라는 의미죠. 점보만의 전략적 근거와 사회적 메시지가 있거든요. 그 이유를 함께 알아 볼까요?
점보 미리보기
• #1. 음식은 추억이다, 감정을 자극하는 가구의 탄생
• #2. 안아주고 싶은 가구? 뚱뚱한 디자인 속 숨은 심리학
• #3. 유쾌하지만 우습지 않은 가구,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다
• 가구를 넘어 ‘밈’을 디자인하다
바깥 쪽이 반으로 접혀 있는 둥그런 의자. 자세히 들여다 보니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음식과 모습이 닮은 것 같아요. 포춘쿠키 말이에요! 뉴욕의 가구 디자인 스튜디오 ‘점보(Jumbo)’는 2020년 디지털로 포춘쿠키 의자를 처음 공개됐어요. 이 의자는 점보의 창립자 저스틴 도넬리(Justin Donnelly)와 몬링 리(Monling Lee)가 디자인했죠.
“저희 스튜디오는 이전보다 더 환원적인(Reductive) 물건을 만드는 방법을 찾습니다. 그 중 한 방법이 대칭, 특히 양측 대칭을 강조하는 것이죠. 인간의 몸은 양쪽이 대칭적이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대칭을 보완하기 위해 몇 가지 기술을 터득했습니다. 예를 들어 포춘쿠키 의자는 형태를 부풀려서 더 편안하게 만들었죠.”
-저스틴 도넬리, Dezeen 인터뷰에서
포춘쿠키 의자는 2024년 판매를 시작했어요. 25%가 넘는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제작됐고, 100% 재활용이 가능하죠. 포춘 의자는 오트밀, 쿠키, 올리브 등 6가지 색상이 있어요. 그런데, 의자의 디자인도, 색상도, 모두 ‘음식’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걸 눈치채셨나요? 점보 스튜디오의 핵심적인 가치관이 바로 ‘음식을 통해 소비자와 감정적으로 소통하는 것’이거든요.
이들의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디자인은 ‘네오테닉’ 스타일이라고도 불려요. 네오테닉은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이의 특성을 갖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동물학자 콘라트 로렌츠의(Konrad Lorenz) 이론에서 처음 등장한 용어죠. 이 이론을 가구 인테리어에 접목해, 보살핌에 대한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귀여운 스타일의 ‘네오테닉’이 탄생했어요.
점보는 이렇듯, 네오테닉 스타일에 일상의 소재를 더한 디자인을 선호해요. 더 단순하고, 더 멍청하고, 더 귀여운 게 가장 아름다운 디자인이라고 이들은 말하죠. 그게 무슨 뜻일까요? 점보는 왜 음식에서 모티브를 얻은 가구를 만드는 걸까요?
ⓒHe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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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음식은 추억이다, 감정을 자극하는 가구의 탄생
점보는 2016년, 오랜 친구였던 저스틴 도넬리(Justin Donnelly)와 몬링 리(Monling Lee)가 설립한 디자인 스튜디오예요. 두 사람은 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하면서 처음 만났죠. 어느 날 저스틴은, ‘가구를 단순한 기능적 물건으로 보지 않고, 그 안에서 새로움을 만들어내고 싶다’는 꿈을 키우기 시작해요. 몬링 역시 이 미션에 공감했죠. 그는 ‘삶 속의 작은 행복을 디자인으로 구체화’하고자 했어요. 일상 속에서 더 많은 색채와 유쾌함을 경험하도록요.
점보의 미션은 ‘사람들이 미소 짓고, 예상치 못 한 유쾌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에요. 특히 이들은 음식을 닮은 디자인으로 유쾌함을 선사해요. 앞서 설명한 포춘쿠키 의자 외에도 파스타 형태의 수영장 튜브 등이 그 예죠.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음식’이라는 소재를 재해석해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거예요.
ⓒThe Standard Hotel
그런데 왜 음식일까요? 모든 사람에게 가장 친숙한 소재이기 때문이에요. 음식은 사람들 사이의 벽을 허물고 연결을 만들어내는 가장 기본적인 매개체예요. 이 친숙함을 디자인에 담아 사람들이 보고 웃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음식에 대한 작품 중 하나는 2022 12월, 마이애미에 위치한 ‘스탠다드 호텔’과의 협업이에요. 점보는 호텔 내 수영장 튜브의 디자인을 맡았죠. 토르텔리니, 리가토니, 마카로니, 쉘 등 다양한 파스타 형태의 튜브들이 호텔의 아이코닉한 수영장을 장식했어요.
‘풀 누들(Pool Noodles)’라는 이름의 이 시리즈는 수영장 물 위에 둥둥 뜬 파스타를 연상케 해요. 태양 아래에서 파스타가 맛있게 익고 있는 듯한 모습이죠.
ⓒThe Standard Hotel
또 다른 제품을 살펴볼까요? 2019년에는 이탈리아 베니스의 예술 박람회 노마드 서클을 위한 유리 작품을 개발했어요. 유리로 된 꽃병은 초콜릿, 사과, 체리, 세 종류의 색상이 있어요. 동그란 윗부분이 흘러내리는 듯한 모습은 이름 그대로 초콜릿이나 체리가 녹아내리는 듯한 인상을 줘요.
점보가 이렇게 ‘먹음직한’ 디자인을 하는 이유는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사용자와 감정적으로 연결되기 위해서예요.
“저희 스튜디오는 색상과 형태, 이 조합이 어떻게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관심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희는 대부분의 프로젝트에 음식을 주제로 하죠. 우리는 음식의 색깔, 모양, 질감이 깊은 개인적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감정적으로 연결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저스틴 도넬리, 몬링 리, Dezeen 인터뷰에서
ⓒJumbo
ⓒJumbo
위에서 소개했던 포춘쿠키 의자에서 그 ‘감정적 연결’을 가장 잘 보여줘요. 몬링은 13살 때 대만에서 미국으로 이주해왔어요. 그런 몬링에게 가족들과 중국 식당에서 처음 포춘쿠키를 먹어봤던 추억은 아주 소중한 기억이었죠. 그 13살 때의 추억을 되살려, 몬링과 저스틴은 포춘쿠키 의자를 만든 거예요.
“우리는 둘 다 음식에 집착해요.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디자인을 만드는 거죠. 행복과 향수를 유발하는 거죠. 특정 음식의 색상이나 질감조차도 무언가를 떠올리게 해요. 가능한 한 단순화해서 이를 구현하면, 감정적인 가구가 탄생해요.”
-저스틴 도넬리, 파이낸셜 타임스에서
우리에겐 모두 몬링과 같은 음식에 대한 추억이 있어요. 점보가 음식을 닮은 디자인을 연구하는 이유는, 이렇듯 음식을 통해 가구와 사람의 감정을 이어주고 싶은 거예요.
#2. 안아주고 싶은 가구? 뚱뚱한 디자인 속 숨은 심리학
점보의 또 다른 디자인 특징은 ‘뚱뚱하다’는 거예요. 포춘쿠키 의자, 파스타 튜브, 초콜렛 꽃병에도 이들의 뚱뚱하고 곡선적인 디자인 특징은 잘 드러나 있죠. 유난히 부드럽고 둥글며, 마치 아이들의 장난감 혹은 어린 아이를 연상시키는 이 형태들의 이유는 뭘까요?
‘보살피고 싶다’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거예요.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동글동글하고 포동포동한 디자인을 보면 ‘안아주고 싶다’고 생각하죠. 아기를 닮은 통통함은 ‘귀여움’이라는 감정과 ‘보호 본능’을 촉발하는데요. 이는 진화심리학의 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혀지기도 했어요. 점보는 인간의 이런 본능을 전략적으로 이용해, ‘이 가구를 집으로 데려오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하는 거죠.
‘네오테닉 컬렉션’이 돌봄의 철학을 가장 잘 나타내는 작품이에요. 의자, 전등, 조명 등 4개 작품으로 구성된 이 컬렉션은 ‘양육’에 대한 키워드를 강조한 컬렉션이에요. 단순하고 둥그런 모양과 짧고 통통한 다리, 부드러운 모서리, 서툰 외관 등은 마치 어린 시절 갖고 놀던 장난감이나, 어린 아이 그 자체를 연상하게 해요. 의자의 경우, 앉는 부분이 벨벳 소재로 마감되어 있어 포근함을 주기도 하죠. 점보는 이 컬렉션을 통해 사람들이 마치 아늑한 공간에 안겨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를 원했대요.
ⓒJum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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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한 디자인’은 비단 점보뿐 아니라 많은 스튜디오가 시도하고 있어요. 가구 디자인에서 떠오르는 트렌드 중 하나죠. 현대 사회에서 뚱뚱한 디자인이 사랑 받는 이유는 정신적인 웰빙과 관련이 있어요.
가구들이 점점 귀엽고 둥근 형태를 추구하는 트렌드는 2008년 경부터 두드러졌어요. 도넬리와 리는 여러 디자이너들과 만나며, 현대 네오테닉 스타일의 가구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미니멀리즘을 부드럽게’ 해야 한다는 걸 배웠어요. 그리고 네오테닉 스타일이 유행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현대 사회의 부정적 요소가 더 몸집을 키우기 때문이라고 해석했죠.
“최근 몇 년 네오테닉이 계속 확산되는 이유는 기후 변화, 인권, 이민, 소득 불평등, 디지털 미디어에 관련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 같아요. 연구 결과, 애정 어린 대상이나 물건 앞에서는 불안을 줄일 수 있다고 하죠.”
-저스틴 도넬리, 서페이스 인터뷰에서
점보는 가구를 더 귀엽고, 아이처럼 만들기 위해 이모티콘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는다고 해요. 그래픽 심볼이야말로 가장 대중적이고, 단순하고, 상징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우리는 모든 제품이 캐릭터로 보였으면 좋겠어요. 다른 무언가의 대역처럼요. 핵심은 감정적 효과를 얻는 것이고, 이런 친숙함이 도움이 되죠. 예를 들어, 동료는 우리 제품을 보고 ‘맙소사, 그냥 만져보고 싶어요.’ 말했어요.”
-저스틴 도넬리, 사이트 언신 인터뷰에서
뚱뚱하거나 부피가 큰 가구가 새로운 스타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점보가 원하는 건 가구를 마치 캐릭터처럼 느껴지게 하는 거예요.
“우리가 하려는 것 중 하나는 사물을 좀 더 멍청하게 만드는 겁니다. 켄이나 바비처럼요. 그들은 세밀하게 만들어지기보다, 이상한 플라스틱 추상화처럼 보이죠. 손가락 관절이나 손톱, 주름이 눈에 띄는 사실적인 손보다 고무로 된 레몬색 장갑 같은 손을 선호해요. 이건 우리가 이모티콘을 좋아하는 이유와 비슷할 겁니다. 그래픽이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즉시 이해할 수 있고, 사람을 기쁘게 하는 놀라운 방식이죠.”
-저스틴 도넬리, 서페이스 인터뷰에서
ⓒJum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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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유쾌하지만 우습지 않은 가구,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다
그렇다고 점보는 마냥 귀엽고 재미있는 가구만 만드는 건 아니에요. 때로는 디자인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는데요. 그 대표적인 예가 ‘바리케이드 체어(BARRICADE CHAIR)’예요. 이름 그대로 바리케이드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죠. 바리케이드는 사회적으로 시위와 저항을 상징해요. 이를 가구로 재해석해 바리케이드 속 저항 정신을 위트있게 표현한 거죠.
2022년, 점보가 바리케이드 체어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어요. 2022년 5월 뉴욕 가구 단지에 있는 엠마 스컬리 갤러리(Emma Scully Gallery)에 전시된 이 의자는, BLM(Black Lives Matter)과 Dobbs의 낙태권 철회와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응해 제작됐어요. 의자 형태로 구부러진 시위 바리케이드의 형태는, 처음에는 분열되지만 의자라는 형태로 다시 통합이 되는 사회를 시사해요.
ⓒJum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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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케이드를 닮은 이 의자는 단순한 가구가 아니에요. 디자인의 표준에 대항해, 이 사회에 외침을 낳는 도전이죠. 점보가 이렇게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는 이유를 뉴욕이라는 도시를 점보의 DNA로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뉴욕은 쓰레기로 가득 차 있어요. 문화의 일부죠. 사람을 오염시키고 정신에 스며들어요. 우리는 거기서 아름다움을 보기 시작했어요. 알렉산더 왕 매장을 위해 처음 만든 덤 체어(Dumb Chair)와 덤버 벤치(Dumber Bench)는 모두 아파트 건물 밖에 버려진 매트리스 토퍼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저스틴 도넬리, 파이낸셜 타임스
2020년 1월, 뉴욕의 알렉산더 왕 플래그십 매장을 위해 점보는 새로운 의자를 디자인했어요. 저스틴의 말대로, 의자는 검은색 때를 탄 매트리스가 접혀 있는 모습이죠. 광택이 나는 검은색 고무를 사용해 점보만의 ‘뉴욕을 닮은 쓰레기 의자’가 탄생한 거예요.
ⓒJumbo
2023년 공개한 ‘스노우 펜스 체어(Snow Fence Chair)’는 또 어떨까요? 팬데믹 기간 동안, 스노우 펜스나 저지 방벽(jersey barriers)과 같은 저렴한 건축 자재들이 도로를 꽉 메웠어요. 거리를 봉쇄하기 위해서였죠. 이에 영감 받아 점보는 유연한 폴리프로필렌 멤브레인을 사용해, 러브시트(2인용 소파)로 재탄생시켰어요.
특히 스노우 펜스 체어는 실제로 스노우 펜스와 폴리프로필렌 같은 재료를 재활용해 제품을 만들었어요. 특히 이를 러브체어로 만들었다는 것은, 팬데믹 동안 멀어진 사람들 사이의 거리를 다시 줄이겠다는 발칙한 외침이기도 하죠.
ⓒJum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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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보가 바리케이드, 스노우 펜스 등에 착안한 의자를 만들고, 뉴욕의 버려진 매트리스에서 영감을 받는 이유는, 그들이 뉴욕의 저항 정신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에요. 점보가 생각하기에 디자인은 시각적인 즐거움에서 나아가, 사회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강력한 도구임에 틀림 없죠. 이들은 디자인으로 사람들에게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더 좋은 사회로 나아가기를 꿈꾸고 있어요.
가구를 넘어 ‘밈’을 디자인하다
지나치게 가볍지도, 지나치게 무겁지도 않은 가구를 만드는 점보의 디자인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는 바로 ‘유쾌함’이에요. 그 유쾌함을 가장 잘 보여주는 제품중 하나가 바로 ‘폴돈트 체어(FOLDONT CHAIR)’예요. 폴돈트 체어는 전통적인 접이식 의자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기존의 실용주의 의자를 거부하죠.
ⓒJumbo
언뜻 보면 일반적인 접이식 의자의 형태를 따르고 있어요. 하지만 두꺼운 부재와 고급스러운 새눈단풍 무늬 베니어를 사용해 무게가 약 50파운드(약 22.7kg)가 넘고, 심지어는 접히지도 않아요.
ⓒJumbo
이 디자인의 재미있는 점은 AI 생성 이미지를 이용해 만들었다는 거예요. 기존 점보의 이모티콘을 연상시키는 제품들은 AI가 렌더링한 것처럼 보이지만, AI를 전혀 사용하지 않죠. 하지만 2023년, 폴돈트 체어를 만들면서 AI 기술에 대한 감정을 직접적으로 다뤘어요.
그들의 해답은 ‘유쾌한 밈으로 AI를 풀어내자’는 것이었죠. 그래서 AI 생성 이미지를 통해 의자의 디자인을 만들고, ‘접히지 않는 접이식 의자’처럼 자신들의 작품을 ‘밈(Meme)’으로 만든 거예요.
“우리는 진짜 밈 의자를 만들고 싶었어요. 이 의자는 어떻게 보이고, 무엇이라고 불릴지, 이해하기 매우 쉽죠.”
-몬링 리, 파이낸셜 타임스에서
그런데 점보는 왜 이런 밈 의자를 만든 걸까요? 유행하는 문화 요소인 밈은 본질적으로 ‘유머’를 내포하고 있어요. 모방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파되는 것이 밈이기 때문에 일단 재밌어야 하죠. 점보도 이런 밈스러운 가구를 만들고 싶었던 거예요.
“우리는 우리 자신을 너무 진지하게 생각해요. 그게 우스꽝스러워요. 우리는 항상 ‘멍청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게 우리의 철학이에요. 멍청한 건 아름다워요. 단순하고 멍청한 모양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바비 인형 같은 물건들에 대한, 본질적인 욕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스틴 도넬리, 파이낸스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멍청함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말하지만, 점보의 디자인은 결코 멍청하지 않죠. 오히려 요즘 시대의 문법에 맞게 스마트하고, 직관적이에요. 덕분에 사람들은 덤보의 가구들이 자아내는 유쾌함에 기꺼이 웃음을 지어요. 앞으로 덤보는 또 어떤 가구들로 어떤 종류의 유머를 선보일까요?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은 덤보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져요.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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