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그릇’이나 ‘도자기 컵’ 하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어쩐지 조금 오래되고, 정적인 이미지가 있어요. 할머니 집에 가면 찬장에 있는 오래된 컵이 생각나기도 하고요. 홍콩에는 이런 선입견을 뒤엎은 도자기 브랜드가 있어요. ‘도자기에 대한 사랑’을 뜻하는 ‘러브라믹스(Loveramics)’가 그 주인공이죠. 도자기에 패션을 더해 지루할 틈 없는 비주얼을 선보이거든요.
게다가 커피 전문가 중에는 러브라믹스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거예요. 러브라믹스의 컵은 2015년부터 ‘월드 라떼아트 챔피언십’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되고 있거든요. 권위 있는 커피 대회에서 러브라믹스의 제품을 ‘업계 표준’으로 인정한 거예요.
전문가들은 ‘업계 표준의 기능성’을 가진 브랜드로, 대중들은 ‘도자기라는 오래된 소재에 현대적인 디자인’을 입힌 브랜드로 인정 받는 러브라믹스. 이제는 홍콩 여행 쇼핑 리스트에 꼭 들어갈 정도로 인지도 높은 도자기 브랜드가 됐죠. 도자기에 대한 애정으로 똘똘 뭉친 러브라믹스는 어떤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 걸까요?
러브라믹스 미리보기
• 도자기를 패션처럼, 현대적인 전통을 만든다
• 기능에서 출발한 디자인, 도자기의 무대를 바꾸어 놓다
• 오프라인 커뮤니티의 힘, 더 나은 내일을 가꾼다
• 애정이 만드는 가능성, 그 속에서 싹 트는 트렌드
‘호스트밀라노(HostMilano)’라는 전시회를 아시나요? 2년에 한 번씩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외식 산업 박람회예요. 특히 유럽 최대 규모의 커피 전시회로 알려져 있을 만큼, 커피 씬(Scene)에서 권위가 있어요.
2023년 10월 열렸던 호스트밀라노에는 눈에 띄는 부스가 있었어요. 빨간색, 노란색, 민트색 등 알록달록한 세라믹 커피 잔들이 벽면을 수놓고, 다양한 커피 이벤트가 열렸죠. 호스트밀라노에 방문한 바리스타들은 이 부스에서 커피를 내리고, 라떼아트를 선보였어요. 부스 곳곳에서는 커피 농부들과 바리스타들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다채로운 색상과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이목을 끄는 이 브랜드는 2009년 홍콩에서 시작된 ‘러브라믹스(Loveramics)’예요. 일반인은 몰라도 커피 전문가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브랜드죠. 세계의 권위 있는 커피 대회 중 하나인 ‘월드 라떼아트 챔피언십’에서 공식으로 사용하는 컵 역시, 러브라믹스 제품이에요.
2023년 월드 라떼아트 챔피언십은 타이베이에서 열렸어요. 행사장에는 당연하다는 듯 러브라믹스 부스를 찾아볼 수 있었죠. 이번에 러브라믹스는 대회 선물 세트를 출시하면서 더 큰 관심을 받았어요. 러브라믹스 특유의 깔끔하고 현대적인 세라믹 커피 잔 디자인에, ‘WCC(월드 커피 챔피언십)’ 로고가 새겨진 선물 세트는 업계인들의 이목을 끌었죠. 공식적으로 제품에 WCC 로고를 넣을 수 있는 커피 잔 브랜드가 세상에 얼마나 있겠어요.
이처럼 러브라믹스는 커피 씬에서 업계 표준이 되어가고 있어요. 홍콩의 세라믹 브랜드가 컵 하나로 업계 전문가들을 사로잡고, 시장의 표준이 된 비결은 무엇일까요?
ⓒLovera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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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를 패션처럼, 현대적인 전통을 만든다
다채로운 색상과, 커피에 초점을 맞춰 만들어진 세라믹 제품. 얼핏 들으면 ‘전문가용’처럼 보여서 값이 꽤 나갈 것 같아요. 그런데 러브라믹스의 가격은 합리적이에요. 월드 라떼아트 챔피언십에서 공식으로 사용하는 대표 제품 ‘에그(Egg)’ 컵 시리즈의 경우, 평균 100홍콩달러(약 1만7천원) 정도예요. 한국에도 수입되고 있어 현지 가격과 비슷하게 1만원대에 충분히 구매할 수 있어요.
러브라믹스 정도의 명성과 전문성이라면 더 높은 가격을 받을 법도 한데, 합리적 가격대를 고수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에 대한 답은 창업자 윌리엄 리(William Lee)가 러브라믹스를 만들게 된 계기에 있어요. 윌리엄이 부인과 결혼을 하면서 신혼집을 꾸릴 때, 자신에게 맞는 세라믹 제품이 시장에 없는 걸 깨달았어요. 합리적 가격의 도자기 제품을 사고 싶었거든요.
요리를 좋아하는 부부였기에 윌리엄은 이 시장의 빈틈을 자신이 직접 메우기로 해요. 그런데 어떻게 이런 자신감이 나왔을까요? 윌리엄에게 도자기는 친근한 소재였어요. 윌리엄의 가족은 1963년부터 3대에 걸쳐 도자기 생산을 해왔거든요. 윌리엄은 약 15년 전 가족 회사에 합류했죠. 하지만, 윌리엄에게 도자기는 친근한 동시에 지루한 소재이기도 했어요. 윌리엄이 가족 회사에 합류할 당시에는 젊은 세대가 좋아할 만한 현대적인 디자인의 도자기 브랜드가 많지 않았죠.
“저는 도자기와 함께 자랐습니다. 가족이 함께 외식할 때면 레스토랑의 식기 제품과 디테일을 살펴보는 것이 저희 가족의 천성이었죠. 솔직하게 말하면, 저는 항상 도자기가 지루하다고 느꼈어요. 그저 금 테두리가 있는 흰색 접시로 보였을 뿐이죠. 도자기 식기는 1년 내내 찬장에 보관하다가 특별한 날에만 꺼내곤 했어요.”
- 윌리엄 리, 페이지커먼
윌리엄은 도자기 가업을 이어갈 계획이 없었어요. 그러다 자신의 쓸모에 의해 시장의 빈틈을 발견하게 된 거죠. 때마침, 윌리엄은 다른 업계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패션 분야에서 디자이너들이 혁신적인 원단과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더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드는 모습을 보고, 패션의 공식을 도자기에 넣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죠.
도자기에 패션을 입히기로 한 윌리엄은 어떤 세라믹 제품들을 만들었을까요? 러브라믹스의 쇼룸에서 현 주소를 만날 수 있어요. 홍콩 완차이에 있는 본사에 이어, 두 번째로 지어진 쇼룸은 홍콩 타이쿤(Tai Kwun)에 자리 잡았어요. 타이쿤은 2018년 개관한 홍콩의 ‘핫플’이라 불리는 문화 예술 공간이에요. 구 중앙 경찰서, 중앙 치안판사 사무소, 빅토리아 교도소 등 16개의 문화유산 건물을 문화 예술 공간으로 리노베이션했죠. 러브라믹스가 타이쿤에 자리 잡은 건, 홍콩 DNA를 가진 대표 브랜드로 인정받은 거나 마찬가지예요.
3층에 있는 러브라믹스 매장으로 들어가면,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알록달록’하다는 거예요. 채도가 낮은 분홍색, 하늘색, 노란색 컵들이 화려하게 자기 주장을 하면서도 눈을 편안하게 만들죠. 뿐만 아니라 붓으로 색을 살짝 묻힌 것 같은 세라믹 접시, 200년 된 홍콩의 전통적인 버드나무 패턴을 사용한 컬렉션까지. 매장을 넘어 공예 전시회에 온 듯해요. 전통과 현대적인 디자인이 어우러진 제품들이 늘어서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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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라믹스의 제품들은 윌리엄의 편견 속에 있었던, 단순히 금색 테두리를 가진 흰 접시가 아니죠. 전통적인 도자기라는 소재에 패셔너블한 디자인을 넣어 현대적인 제품을 만들었어요.
“가족 사업을 받아들이고, 제가 진심으로 좋아하고 사랑하는 제품을 만들면서 디자인과 미적 측면으로 도자기로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 윌리엄 리, 페이지커먼
윌리엄은 이런 마음을 브랜드의 이름에 담았어요. 러브라믹스는 예상 가능하듯 ‘사랑(Love)’과 ‘세라믹(Ceramic)’의 합성어예요. 도자기에 대한 사랑을 뜻하죠. 도자기가 지루한 소재라고만 여겼던 윌리엄은 러브라믹스를 운영하며 도자기의 맛을 다시금 깨달았다고 해요.
기능에서 출발한 디자인, 도자기의 무대를 바꾸어 놓다
도자기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담은 러브라믹스는 현재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어요. 홍콩에 본사가 있지만 디자이너는 런던에 있죠. 제조는 중국에서 이루어지고, 물류창고인 4개의 웨어하우스는 전 세계 대륙에 걸쳐 위치해 있어요. 온라인 스토어는 55개국에 배송을 하고 있고요. 러브라믹스가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요. 세계적이고, 전문적인 무대에서 인정을 받았거든요.
러브라믹스는 2015년부터 월드 라떼아트 챔피언십의 공식 파트너예요. 월드 라떼아트 챔피언십은 유럽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E)와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가 관리하는 월드 커피 이벤트(WCE)에서 주최해요. 세계적인 커피 대회 중 하나죠. 그런 세계적인 대회에서 출전자들이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컵이 바로 러브라믹스의 제품이에요. 대회에서 사용하는 제품은 ‘에그(Egg)’ 컵 시리즈예요. 어떤 부분이 에그를 업계 표준 컵으로 만든 걸까요?
에그는 80ml 용량의 에스프레소 잔부터 300ml의 큰 용량까지 존재해요. 컵을 만들 땐 SCAE와 SCAA의 기준에 맞췄죠. 두꺼운 두께는 커피가 적정 온도를 유지하도록 하고, 입에 닿을 때의 촉감을 포근하게 해요. 컵의 둥근 윗면은 표면을 넓게 해 라떼아트에 최적화되어 있죠. 또 1300도씨의 높은 온도에 구워서, 지구상 가장 강한 도자기라고 칭할 만한 스펙을 자랑해요. 호텔이나 레스토랑의 식기세척기도 견딜 수 있는 견고함은 물론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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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뿐 아니라, ‘커피 향’만을 위해 고안된 컵도 있어요. ‘브루어스(Brewers)’ 시리즈는 커피 콩에 따른 커피 맛이 보완되게끔 만들어졌어요. 커피를 만들 때의 양조 과정에 따라 컵 종류가 나뉘죠.
너티(Nutty)는 아래로 갈수록 둥그스름한 물방울 모양 컵이에요. 이 모양이 커피의 향을 가두죠. 초콜릿, 캐러멜 향이나 흙 향이 강한 브라질, 볼리비아의 커피를 담기에 좋아요. 스위트(Sweet)는 원통형 모양으로, 입술이 닿을 때의 촉감과 혀에 닿는 풍미가 강조돼요.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산 커피처럼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커피 맛에 좋죠. 플로랄(Floral)은 컵 윗 부분이 더 넓은 오픈형 모양이에요. 꽃 향이 퍼질 수 있도록 고안돼서, 꽃 향기가 나는 에티오피아 혹은 케냐 커피와 잘 어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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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라믹스의 제품을 보고 있으면, 기능적인 측면 외에도 미니멀한 디자인이 눈에 띄어요. 러브라믹스 제품의 90% 이상은 영국의 디자이너 사이먼 스티븐(Simon Stevens)이 디자인해요. 그는 윌리엄과 15년 넘게 알고 지낸 친구 사이이자, 영국 대표 도자기 제조업체 웨지우드(Wedgewood)의 디자인 디렉터 출신이죠.
그의 디자인 철학은 ‘현대적이며 컬러풀한 미니멀리즘’이에요. 러브라믹스의 알록달록하지만 심플한 디자인을 보면 바로 알 수 있죠. 다만 러브라믹스의 제품에 ‘기능성’이 돋보이듯, 사이먼도 간과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요. 바로, ‘미학은 기능에서부터 나온다’는 가치관이에요.
그는 제품을 디자인 할 때 역사 박물관이나 도자기 박물관, 카페, 레스토랑을 방문해서 음식과 그릇이 어떻게 서빙되는지 살펴봐요. 도자기의 전통을 공부하면서도, 도자기가 실생활에서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눈여겨보는 거죠.
“저는 사람들과 일상적인 사물의 상호 작용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따라서 형태, 기능, 미학의 결합은 모든 디자인에서 필수적이죠. 결코 균형에서 벗어나서는 안 됩니다. 또, 디자인에 감성적 요소를 넣어 사용자와 연결되도록 해야 해요. 사용자가 ‘좋아하는’ 디자인이 되도록 노력하죠. 나는 내 디자인이 유용하고, 보기에도 아름답고, 사람들이 쉽게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사이먼 스티븐, 공식 홈페이지
기능과 미학이 결합된 디자인은 어떻게 탄생할까요? 주방 식기 ‘샤토(Chateau)’ 시리즈의 탄생 과정을 간략히 살펴봐요. 샤토 시리즈는 ‘원’이라는 요소를 통해 실용성과 기하학적인 미학의 균형을 맞췄죠. 완벽한 원 모양의 티 스푼, 스푼 외에도 끝이 둥그런 나이프, 타원을 그리는 포크 등이 있어요.
사이먼은 모든 디자인을 스케치북에 그리며, 스케치로 구상을 시작해요. 디자인 방향이 완성되면 CAD로 이동해 구조를 설계하죠. 그 다음에는 3D 프린팅을 진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프린팅 된 시제품과 처음의 구상이 잘 맞는지 검토하면서 제품을 다듬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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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적인 기능에 실용적인 디자인을 덧입힌 러브라믹스의 제품은 구상부터 생산까지, 총 18개월에 걸려 매대에 올라가요. 한 제품을 만드는 데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리죠. 긴 고민과 제작 시간 덕에 기능, 실용, 미감이 합쳐진 도자기 제품이 탄생하는 거예요. 그 균형을 인정 받아 러브라믹스는 2012년과 2016년 2회에 걸쳐 IF 디자인 어워드까지 수상했어요.
오프라인 커뮤니티의 힘, 더 나은 내일을 가꾼다
러브라믹스는 제품력으로 승부 보는 브랜드이기도 하지만, 러브라믹스가 업계 ‘필수품’으로 자리 잡게 된 비결은 또 다른 이유가 있어요. 바로, 커피 전문가와 소비자들이 모이는 커뮤니티가 되는 거예요.
앞서 언급했던 호스트 밀라노나 각종 커피 전시회가 열릴 때면 늘 부스를 열어요.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커핑(Cupping) 이벤트를 주최하거나, 다양한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 해서 늘 커피, 요식업 씬의 ‘중심’에 있고자 하죠.
한 예로, 2023년 8월에는 라마스터스 가문(The Lamastus Family Estates)과 커핑 이벤트를 열었어요. 라마스터스는 파나마 고지대에 세 개의 커피 농장을 가진 가문이에요. 독특한 미세기후와 미생물이 살고 있는 지역으로, 라마스터스 가문의 커피 경매는 늘 신기록을 달성하죠.
러브라믹스 홍콩 매장에서 라마스터스 소유주 윌포드(Wilford)는 커피 농장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나누고, 러브라믹스의 컵으로 커핑 세션을 진행했죠. 이때 사용된 컵 역시 러브라믹스답게 독특한 기능을 갖고 있어요. 온도별로 컵 색이 바뀌는 ‘커핑용’ 컵이죠. 95도씨의 물을 부으면 하얗게 변하기 시작해, 70도씨가 되면 연한 회색이 되고, 60도씨에 도달하면 짙은 회색으로 바뀌죠. 타이머를 사용하지 않고도 온도에 따라 커핑을 진행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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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러브라믹스는 전문가들이 모이는 커피 커뮤니티 속에서도 그 존재감을 잃지 않아요. 월드 오브 커피 2023, 호텔렉스 2023 상하이, 파리 카페 페스티벌, 스페셜티 커피 엑스포 포틀랜드 등 러브라믹스가 2023년 한 해 참여한 커피 이벤트만 해도 7개에 달해요.
타깃을 넓혀 전문가뿐 아니라 소비자까지 품을 수 있는 커뮤니티도 만들어요. 러브라믹스는 커피, 차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들과 꾸준히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죠.
2023년 3월에는 LA의 바코 티 하우스(Bako Tea House)에서 팝업을 열었어요. 바코 티 하우스는 클래식한 홍차부터 버블티까지 세계 음료는 판매하는 티 하우스예요. 특히 유기농 바리스타 우유와 귀리 우유를 곁들인 구운 우롱차 라떼처럼, 현대적이면서 지속 가능한 음료 메뉴가 특징이에요. 러브라믹스는 바코 티 하우스에 제품을 입점하며, ‘더 나은 차 업계’를 꿈꾸는 이들의 목표에 함께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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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코 티 하우스와의 협업에서 알 수 있듯, 러브라믹스의 브랜드 컬래버레이션은 소비자와의 커뮤니티 이상이에요. 식음료 업계의 뜻을 모으는 ‘의미 행보’죠. 특히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요.
2022년 11월, 러브라믹스는 스웨덴 귀리 우유 브랜드 ‘오틀리(OATLY)’의 ‘제로 웨이스트 라떼아트 스로우다운(Zero Waste Latte Art Throwdown)’ 행사에 함께 했어요. 싱가포르에서 열린 이 행사에서는, 2명으로 구성된 16개 팀이 오틀리 귀리 우유로 라떼아트를 선보였어요. 행사의 더 큰 포인트는 쓰고 남은 우유를 버리지 않고 칵테일로 만들어 먹었다는 거예요. 그야말로 ‘제로 웨이스트’ 커피 이벤트를 이뤄냈죠. 러브라믹스는 이 행사에서 사용된 라떼아트용 커피 잔을 제작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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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라믹스의 컬래버레이션은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도자기의 쓸모를 알리는 일이기도 해요. 2022년 8월, 러브라믹스는 홍콩의 치즈버거 전문점 ‘혼보(Honbo)’와 도자기 트레이 세트를 제작했어요. 버거 가게에서 낭비되는 테이크아웃 상자와 일회용품을 줄이자는 취지였죠. 트레이 세트에는 도자기 버거 상자, 감자튀김 그릇이 포함돼 있었어요. 혼보와 협업할 때 러브라믹스는 이렇게 말했어요.
“하루에 햄버거를 1,000개 정도 판다면, 우리가 1년 동안 절약할 수 있는 종이 접시와 그릇의 수는 과연 얼마가 될까요? 우리는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싸움에서 ‘도자기’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도자기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소비재이며, 현대 청정 에너지를 통해 역대 가장 깨끗한 도자기를 제조할 수 있죠.”
- 공식 홈페이지
러브라믹스의 말대로 도자기는 가장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소비재예요. 종이컵 대신 도자기 컵을, 일회용 그릇 대신 도자기 그릇을 사용하는 일은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한 선택이죠. 러브라믹스는 실제로 지구를 위한 도자기의 쓸모를 최대화하기 위해, 생산 공장에서 천연 가스를 사용하고 독성이 없는 금속만 사용하는 등 노력을 지속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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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이 만드는 가능성, 그 속에서 싹 트는 트렌드
러브라믹스의 비즈니스에서는 아이템에 대한 사랑이 느껴져요. 러브라믹스가 도자기에 패션을 입히고, 업계 표준의 기능성을 갖추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내일을 알릴 수 있었던 건 결국 윌리엄의 도자기에 대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니까요. 러브라믹스는 도자기를 지루해하던 윌리엄이, 도자기를 사랑하게 되면서 뻗어나간 브랜드죠.
윌리엄은 포르투갈에 있는 한 고객을 만나게 되며 ‘사랑’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해요. 그 고객은 도자기 꽃병을 생산하는 업체를 운영했는데, 꽃병을 단순한 제품이 아닌 ‘예술’로 바라봤죠. 그 시선이 윌리엄에게도 영향을 줬어요.
“그 고객의 이야기를 듣고 저 역시 도자기에 대해 더욱 감사함을 느꼈어요. 저 역시 도자기를 사랑하고 있단 걸 깨달았죠. 공예에 대한 진정한 존경심을, 도자기로 구현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도자기에 대한 사랑’이라는 뜻의 ‘러브라믹스’라는 이름이 탄생했어요.”
- 윌리엄 리, 페이지커먼
내가 만든 아이템을 내가 진정으로 사랑해야 다른 고객들의 사랑도 얻을 수 있어요. 그 대상은 제품이 아니라 사람이 될 수도, 아이디어가 될 수도 있죠. 한 미디어에서 최근 식기 트렌드에 대해 묻자, 윌리엄은 ‘트렌드를 믿지 않는다’고 답했어요.
“솔직히 트렌드는 다 사람이 만들어내는 거예요. 주기적으로 왔다가, 사라져버리죠. 기술에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거나 새로운 것을 발명하는 게 아닌 한, 그저 좋아하는 일을 하세요. 시대를 초월하는 제품을 만드세요. 제 생각엔, 결국 트렌드를 창조하는 건 바로 나 자신, 그리고 당신이에요.”
- 윌리엄 리, 페이지커먼
그가 덧붙인 말이에요. 트렌드를 만드는 건 결국 만드는 사람의 애정이라는 의미죠. 러브라믹스의 도자기가 앞으로 어떤 트렌드를 빚어낼지 궁금해져요.
Reference
• Urban Explorer Series:Interview with William Lee, PageCOMM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