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도, 주인도 예뻐지는 펫 미용샵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

2022.05.23


머리하러 가는데 펫을 데려갑니다. 반려동물 친화 매장인가 싶지만, 무려 한 방에 나란히 앉아 펫과 주인 둘 다 뷰티 케어를 받습니다. 이 밖에도 펫 수영장에서 단체 수영을 하고, 펫과 주인이 함께 요가를 하거나, 펫 결혼식을 올리는 등 홍콩의 럭셔리 펫 미용샵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에서는 갖가지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사실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는 고급 뷰티 살롱에서 낸 서브 브랜드입니다. 고급 뷰티 살롱이 펫 미용샵을 열면 무엇이 다를까요? 꼭 펫 비즈니스가 아니더라도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럭셔리 비즈니스를 고민하고 있다면 힌트를 얻어 가실 수 있습니다.




개인용 전세기 공유 서비스 비스타 젯(Vista Jet)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할 수 있는 비스타 펫(Vista Pet)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매년 140%씩 성장하는 펫 시장을 보며 기내 펫 서비스가 비스타 젯을 대체 불가로 만들 킬러 서비스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사실 펫과의 여행은 펫에게나 주인에게나 두려운 일입니다. 펫은 낯선 기내 환경에 겁먹을 수 있고, 주인은 주인대로 긴 외출에 무엇을 얼마나 준비해가야 할 지 골치 아픕니다. 비스타 펫 프로그램은 펫과 주인의 여행이 편안하게 연착륙하도록 돕습니다.



VistaPet - A World For All 유튜브 영상 보러가기



ⓒ비스타 젯


물론 비스타 젯의 고객층이 슈퍼 리치인만큼 비스타 펫 서비스도 비즈니스 클래스입니다. 먼저 첫 비행이 무서울 반려동물들을 위해 탑승 4주 전부터 연료 냄새, 제트기 엔진 소리, 기내 기압, 난류 등에 적응하는 훈련을 합니다. 기내에도 숙련된 수의사와 훈련사를 두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합니다. 펫 전용 기내식도 최상급입니다. 미슐랭 셰프가 만든 간식, 건조한 기내에서 충분한 수분과 적절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영양사의 조언 하에 특별 제조한 식사, 그리고 심리적 안정을 위해 꽃에서 추출한 천연 에센스를 첨가한 물 등 하늘 위에서도 호사가 이어집니다. 수제 수면 매트, 장난감, 물 없이 씻을 수 있는 샴푸, 이착륙이나 난류 시 들어가 있을 넉넉한 우리 등 비행 중 필요한 물품들도 살뜰히 구비해 주인과 펫은 그야말로 몸만 오면 됩니다. 매직 카펫 라이드가 따로 없습니다.


여행지에 도착해서도 서비스가 빈틈없이 이어집니다. 비스타 젯은 이를 위해 모든 나라에 반려동물 전문 시설을 지정해 두었습니다. 호텔, 미용실, 산책 도우미, 훈련사 등 일상적인 필요를 지원할 뿐 아니라 요가, 래프팅, 서핑 등 펫 또한 여행지에서 잊지 못할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홍콩에서는 미용 파트너사로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Private i Concept Store)'를 선정했습니다. 2018년부터 시작한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는 운영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홍콩 최고의 펫 미용샵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코즈웨이 베이의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 주변에 가면 큰 개를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홍콩은 집이 좁기 때문에 크기가 큰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것만으로도 재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초부유층은 각 개를 돌보는 도우미를 따로 둘 정도입니다. 즉, 홍콩에서 좀 산다하는 사람들이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를 이용한다는 뜻입니다. 비스타 젯도, 홍콩 부유층도 모두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펫과 주인이 같이 받는 뷰티 케어

원래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는 펫샵으로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프라이빗 아이 살롱(Private i Salon)이라는 고급 뷰티 살롱이 그들의 출발점이었습니다. 1996년, '당신의 프로페셔널 이미지 파트너(Your Professional Image Partner)'라는 비전으로 시작해 헤어, 메이크업, 네일, 스킨 케어, 뷰티 식품 등 뷰티 관련 사업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며 뷰티 업계 대표 주자로 자리잡았습니다. 고급스럽지만 트렌디한 감각으로 젊은 부유층들에게 각광받던 이 고급 살롱이 서브 브랜드로 펫 미용샵을 낸 것입니다.



IFC에 있는 프라이빗 아이 살롱입니다.


출발이 이러하니 펫샵 역시 '뷰티 케어'로 어필합니다. 다른 펫 미용샵과 가장 큰 차이는 펫과 주인이 함께 뷰티 케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주인이 헤어 드라이를 하러 올 때 펫을 데려와 그루밍을 받게 할 수 있고, 반대로 펫 그루밍을 하러 오는 김에 주인이 겸사겸사 네일 케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어차피 네일, 헤어, 마사지 등 뷰티 케어를 정기적으로 하니 주인이 본인 케어를 받으러 오는 김에 시간도 절약할 겸 펫을 데리고 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없었을 수요를 더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이 1+1 구성은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에 특히 유리합니다. 기존에 프라이빗 아이 살롱 고객이었다면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를 이용할 의사가 높기 때문입니다. 다니던 미용실을 바꾸는 건 위험 부담이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현재 이용하는 서비스를 지속하게 하는 '락인(Lock-in)' 효과가 발생합니다. 프라이빗 아이 살롱은 이미 뷰티 업계 선두 주자이기에 락인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단독 펫샵보다 경쟁력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뷰티 살롱이 비슷한 서비스를 출시하더라도 여전히 고지를 점합니다.



칸막이 양쪽으로 왼쪽에는 펫이, 오른쪽에서는 주인이 뷰티 케어를 받을 수 있는 VIP룸입니다.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는 '펫과 주인이 함께한다'는 컨셉을 좀 더 밀고 나가 봅니다. 펫과 주인이 같은 매장 안에 있는 것을 넘어 아예 같은 방을 쓸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VIP룸에서는 마치 친구와 함께 네일샵에 온 것처럼 펫과 주인이 한 방에 나란히 앉아 뷰티 케어를 받습니다. 미용을 불편해하거나 분리 불안이 있는 펫들에게 주인과 한 공간에 있다는 사실이 안정감을 줍니다. 주인도 펫이 미용을 잘 받고 있는지 옆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안전상의 이유로 불투명한 칸막이를 두었습니다. 주인 쪽에서는 펫을 볼 수 있지만 펫은 주인을 볼 수 없습니다. 가위 등을 이용하고 있는데 펫의 시야에 주인이 보여 주인에게 달려들거나 하면 자칫 안전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에 최소한의 장치를 해두는 것입니다. 펫은 한 공간에 있으면 냄새만으로도 주인의 존재를 느껴 심리적인 안정을 찾기에 충분합니다. 한시도 떨어져 있고 싶지 않은 펫과 주인의 마음을 헤아린 결과입니다.



이왕이면 티나게 하이엔드로

구매자와 이용자가 다를 때가 있습니다. 기저귀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내 아이에게만큼은 최고의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 정작 이용자인 아이는 만족도를 표현할 수 없는 상황, 풍족한 경제력. 이 3가지가 더해지면 초고스펙의 기저귀도 불티나게 팔립니다. 내가 실제 이용자라면 써 보며 가성비를 따져보겠지만, 이런 경우 누가 봐도 알 수 있도록 '티나게' 최상급으로 퀄리티를 높이는 것이 주효합니다. 구매자의 안심을 사는 것입니다.



224평에 12개 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방대함에 지도가 필요할 정도입니다.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비스 이용자는 펫이지만 결국 실구매자인 주인의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앞서 펫과 주인이 한 공간에서 뷰티 케어를 받게 한 것도 실구매자의 니즈를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펫과 떨어져 있지 않으면서 본인도 흡족한 수준의 케어를 받는 것이 그들의 니즈입니다. 다음으로는 펫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야 '주인'을 만족시킬 것인지를 고민하는 단계가 남았습니다. 타깃층이 비교적 상류층이고 이들은 자식같은 펫에게 아낌없이 퍼줄 준비가 되어 있기에 자타가 공인할 만한 프리미엄 서비스인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는 224평 매장에 12개 존을 두었습니다. 사람과 펫 뷰티 케어를 원스탑으로 해결하는 것을 넘어, 펫 서비스 자체에서도 테마파크 수준의 원스탑 서비스를 구현한 것입니다. 사람이 받는 서비스라고 해도 무리 없을 정도입니다. 여기에 최상급 시설임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시그니쳐를 곳곳에 심어둡니다.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 - 수영장 유튜브 영상 보러가기




시그니쳐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펫 수영장입니다. 아무리 잘 산다고 해도 땅값 비싼 홍콩에서 수영장을 따로 두기란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자신의 펫이 헤엄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펫 수영장은 존재 자체로 대체 불가한 임팩트를 줍니다.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 오픈 당시 펫 수영장은 단연 화제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전시 목적으로만 수영장을 둔 건 아닙니다. 수영을 하며 놀기도 하지만 관절이 약해져 걷고 뛰기 어렵거나 정신적으로 불안한 펫을 치료하기 위해 수영장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매장 내 클리닉에서 수의사의 처방에 따라 수영 치료를 전문적으로 가이드합니다. 헤엄이 동물의 본능이라고 하지만 막상 애완동물들은 수영을 해 본 경험이 거의 없기에 그냥 입수하면 당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에서는 코치가 수영장에 같이 들어가 펫의 상태에 맞춰 안전하게 안내합니다. 구명 조끼를 입히기도 하고, 원한다면 주인도 함께 들어갈 수 있습니다. 펫 미용샵에 와서 이렇게 또 추억을 건져갑니다.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 - 허브 머드팩 유튜브 영상 보러가기



널찍한 펫 전용 스파 기기를 두어 주변이 지저분해지지 않고 펫이 스파 중에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먹어도 이상이 없는 머드입니다.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


선택지가 세분화되어 있는 것도 고급 펫 미용샵의 특권입니다. 일례로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에서는 미용사의 숙련도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원장님이 시술하면 가격이 높아지는 일반 미용실의 가격 체계를 펫 미용샵에도 그대로 적용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단계를 나눠두면 보통 고객 만족도의 총합이 높아집니다. 시니어 미용사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웃돈을 주더라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게 하고자 하는 니즈를 충족할 수 있고 펫이 최상의 서비스를 받는다고 안심할 수 있습니다. 주니어 미용사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재밌는 것은 한국, 일본 등 미용사의 국적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 일본 미용사가 꼼꼼하기도 하고 특유의 그루밍 스타일이 있어 이 역시 선호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피부가 약한 펫들을 위한 머드팩 서비스가 있는데, 여기에서도 피부 상태에 따라 3가지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펫을 위한 수제 베이커리 페티셰리(Petisserie), 각종 검진과 치료가 가능한 클리닉, 잠시 맡아주는 데이 케어 서비스, 옷, 악세서리, 간식 등을 파는 펫 스토어, 그루밍 할 때 위로 뛰어오르는 고양이들을 위해 천장에 안전 장치를 해둔 고양이 전용 그루밍실 등 다양한 오퍼링을 제공합니다. 선택은 권리입니다. 선택할 권리를 누릴 수 있게 함으로써 최상급 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킵니다.






펫으로 대동단결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에는 꽤 규모 있는 공간이 비어 있습니다. 각종 이벤트 때 쓰는 공간입니다. 훈련, 그루밍, 응급조치, 요리 등을 주인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워크샵을 열기도 하고, 펫 아트나 펫 요가 등 펫과 함께하는 액티비티도 있으며, 입양 이벤트나 동물을 소재로 한 그림 작가의 전시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가 직접 주최하는 이벤트 외에도 고객들을 위해 공간을 빌려주기도 합니다. 고객들은 파티룸에서 펫의 생일 파티, 서로의 펫 물품을 사고 팔 수 있는 자선 바자회, 크리스마스 파티, 심지어 펫 결혼식까지 엽니다. 물론 이 때도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가 손 놓고 있지만은 않습니다. 펫 전문 포토그래퍼, 케이터링, 이벤트 플래너 등을 연결해주어 성공적인 이벤트를 만들 수 있도록 돕습니다. 추가 비용이 있지만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의 안목이라면 믿고 맡길 수 있습니다.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가 이렇게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미는 데는 2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로, 쉽게 예상할 수 있듯, 이벤트가 추가 수익을 가져다 주기 때문입니다. 이벤트 자체의 수익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뷰티 케어는 주기가 있는데 이벤트를 열면 주기 사이 사이에 매장에 방문해야 할 이유가 생깁니다. 일단 방문하면 펫 스토어에서 옷을 산다든지 스파를 잠깐 받게 한다든지 등 계획에 없던 추가 지출로 객단가가 높아질 여지가 있습니다.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의 오퍼링이 다양하기에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물론 수익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두번째 이유가 더욱 야심찹니다. 이벤트의 특성상 여러 사람과 펫이 함께 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커뮤니티가 만들어집니다. 공간에 모여 활동을 하고 정보를 교환하면서 관계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이 커뮤니티가 더욱 의미 있는 건 주로 홍콩의 상류층이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를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자식들을 어떤 영어 유치원이나 사립 초등학교에 보내는가에 따라 사회적인 '라인'이 형성되는 것처럼,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의 이용 여부도 사람들을 그룹 짓는 기준이 됩니다.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를 이용할 정도라면 어느 정도 경제력이 있는 것이기에, 경제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펫을 매개로 어울릴 수 있는 것입니다. 익명의 온라인 카페에서 만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합니다.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가 고가인 이유는 이러한 관계망 속에 편입되는 비용까지 포함하기 때문 아닐까요?



로고 앞이 포토존이 된 이유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에서는 펫 케어를 하는 중간중간 펫의 사진과 영상을 촬영해 주인에게 공유해줍니다. 특히 막 그루밍을 받은 모습이 가장 귀엽기에 이를 위한 포토존을 따로 마련해 두기도 했습니다. 인형같은 펫의 자태에 펫맘들의 마음이 녹습니다. 고객들의 SNS에 곧잘 올라오는 사진들입니다.



그루밍 후 포토존에서 찍은 사진은 인화해 고객들에게 선물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는 고객들이 또 다른 스팟에서 자주 사진을 찍어 간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의 로고가 보이는 자리입니다. 누구도 시키지 않았고 의도한 것도 아니지만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로고가 사진에 나오도록 인증샷을 찍고 있었습니다.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자랑거리가 된 것입니다. 이후 매장은 로고 앞 자리에 스툴을 갖다 두어 공식 포토존을 만들기에 이르렀습니다.




순수혈통만을 선호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혼종이 순종보다 유전적으로 훨씬 건강하다는 것이 현대 생물학의 정설입니다. 견종은 생물학적 종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설정한 것이기에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한때 라사압소와 페키니즈의 혼종으로 불리던 시추도 이제는 어엿한 독립 품종으로 인정받고 있듯 말입니다.


펫샵과 뷰티 살롱의 혼종인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사람을 위한 프리미엄 살롱이거나 펫만을 위한 하이엔드 펫 미용샵이었다면 아무리 고급화한들 차별화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 둘을 합쳤을 때도 자칫 각각의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평가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둘의 화학적 결합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데는 누구의 마음을 훔쳐야 할 지 간파한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의 영민함이 있었습니다. 어엿한 개량종이 될 지 시골 동네 잡종으로 남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혼종을 자랑스러워하는 이가 벌써 이렇게 많은 걸 보면 이 하이브리드 업태가 자리잡을 날도 멀지 않은 듯 합니다.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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