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떻게 지냈나요? 속상한 일이 있었을지도, 하루 종일 화를 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건 모두 오늘의 일이잖아요. 내일은 또 새로운 날이 될 거예요. 잘 자요. 내일 또 만나요.”
매일 밤, 이런 따뜻한 문자를 누군가 보내준다면 어떨까요? 긴 하루의 끝, 포근한 마무리가 될 거예요. 그리고 이 문자를 보내준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을 느끼며, 기꺼이 마음 한 켠을 내어 주고 싶죠.
실제로 중국의 2030 중에 이런 문자 메시지를 받아 본 사람들이 꽤 있어요.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베개 카테고리 판매량 1위를 기록했던, 수면환경 브랜드 ‘탕다오’가 고객들에게 이런 문자 메시지를 보냈거든요.
기능을 강조하는 수면 용품 시장에서 탕다오는 자신들의 차별화 포인트는 ‘감성’이라고 말해요. 매일 덮고 자는 이불처럼 소비자들의 일상에 스며들어, 탕다오와 함께 소비자들이 ‘자기만의 섬’을 만들 수 있기를 바라거든요. 탕다오는 어떻게 ‘감성’을 전해 기능 위주의 시장에서 1등 브랜드가 되었을까요?
탕다오 미리보기
• #1. 매일 밤 ‘잘자요’라고 문자를 보내주는 잠 친구
• #2. 탈락하려고 애쓰는 오디션 참가자를 모델로 쓴 이유
• #3. 기능은 기본, 공감 가는 위트로 와우 포인트를 더한다
• 베개가 아니라, ‘자기만의 섬’을 판다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쉽게 잠이 오지 않는 밤, 한참을 뒤척이다 보면 괜히 베개 탓을 하게 되죠. 그럴 때면 다음 날 아침 출근길에 ‘목 편한 베개’, ‘잠이 잘 오는 베개’를 검색해 보곤 합니다. 비슷비슷하게 보이는 수많은 경추 베개 사이에, 눈에 띄는 베개가 있어요. 명랑한 노란색 베개의 이름은 ‘고양이 뱃살 베개(猫肚皮枕)’예요.
ⓒ躺岛
ⓒ躺岛
발랄하고 귀여운 느낌의 제품 화보를 보면 자연스레 미소를 짓게 되어요. 상세 페이지에도 마음을 녹여버리는 귀여운 포인트가 가득하죠. 경추를 지지하는 고밀도 탄성 소재는 ‘탱글탱글한 고양이 뱃살 피부’를 재현했다고 표현하고, 어떤 자세에도 편안하다는 말은 ‘고양이처럼 데굴데굴 자유롭게 굴러도 괜찮아요.’라고 이야기해요.
제품 소개를 다 읽고 나면 노란색 베개가 마치 귀여운 고양이처럼 느껴져요. 고양이를 안아주듯 베개를 꼭 끌어안고 놀고 싶어지죠. 예민한 고양이의 배를 만지는 건 조심스럽지만, 베개는 내 맘대로 만질 수 있으니 더욱 좋을 것 같고요.
그런데 베개의 매출 성과는 귀엽지만은 않습니다. 2020년부터 2년 연속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불리는 ‘솽스이(双十一)’ 기간 동안, 온라인 쇼핑 플랫폼 타오바오(淘宝)에서 베개 카테고리 판매량 1위를 기록할 정도예요. 이 베개를 만든 브랜드 이름은 ‘탕다오(躺岛)’. 창립한 첫 해부터 솽스이 기간 동안 무서운 저력을 보여준 탕다오는 어떻게 밤마다 잠 못 이루는 2030의 지갑과 마음을 열었을까요?
#1. 매일 밤 ‘잘자요’라고 문자를 보내주는 잠 친구
탕다오는 스스로를 ‘수면환경’ 브랜드라고 정의해요. 좋은 이불과 베개만 제공해서는 스트레스를 받으며 하루를 버틴 젊은 청년들을 푹 재울 수 없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수면 환경’이라고 카테고리를 정의하는 순간, 탕다오가 제공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의 영역은 확장되어요. 침실의 온도, 습도, 조명을 결정하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가 숙면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요.
탕다오는 침구 제품만 만드는 브랜드가 아니에요. 고양이 뱃살 베개와 함께 신생 브랜드인 탕다오를 유명하게 해준 건 다름 아닌 콘텐츠 서비스죠. 고양이 뱃살 베개를 구매한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이 서비스의 이름은 ‘잘 자요 문자(晚安短信)’예요. 매일 밤 10시, 하루의 안부를 묻고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메시지가 적힌 문자를 발송되죠. 고객들에게 어떤 문자를 보냈냐고요?
“어떤 순간이든 새로 시작하는 걸 무서워하지 마세요. 왜냐하면 당신은 0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쌓아온 경험에서부터 시작하는 거니까요. 잘 자요. 내일 또 만나요.”
“오늘 어떻게 지냈나요? 속상한 일이 있었을 지도, 하루 종일 화를 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건 모두 오늘의 일이잖아요. 내일은 또 새로운 날이 될 거예요. 잘 자요. 내일 또 만나요.”
ⓒ躺岛
ⓒ躺岛
탕다오의 ‘잘자요 문자’에는 할인 이벤트나 제품 소개는 들어가지 않아요. 오늘의 안부를 묻고 내일의 안녕을 바라는 따뜻한 문장이 전부죠. 탕다오는 중국 청년 세대가 사랑하는 콘텐츠 기업 신스샹(新世相)과 시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는 핑싱스거제(平行诗歌节) 등 다양한 팀과 함께 협업하여 콘텐츠를 만들었어요.
탕다오의 ‘잘 자요 문자’에 위로받은 사람들은 문자를 캡처해서 웨이보(微博), 샤오홍슈(小红书) 등 SNS에 공유했어요. 탕다오의 ‘잘 자요 문자’는 나만 보기에는 아쉬운,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메시지였으니까요. 이렇게 자발적인 공유로 잘 자요 문자를 알게 된 사람들이 새로운 고객으로 유입되었죠.
2020년 6월, 30일 동안 고객들에게 보낸 ‘잘 자요 문자’는 지금까지 여섯 차례나 이루어진 탕다오의 대표적인 마케팅 활동이 되었어요.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홍슈에서 탕다오를 검색하면 연관검색어로 ‘탕다오 잘 자요 문자’가 뜰 정도죠.
탕다오에서는 ‘잘 자요 문자’를 활용하여 브랜드를 더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브랜드 굿즈 ‘잘 자요 그립톡’까지 만들었어요. 핸드폰을 사용할 때마다 탕다오를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잠과 휴식의 중요성을 떠오르게 하고 싶었거든요. 그립톡은 다른 사람들 눈에도 쉽게 띄는 아이템이니 은은한 홍보 효과까지 있기도 하고요.
ⓒ躺岛
‘잘 자요 문자’ 외에도 탕다오는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의 숙면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활동에 진심이에요. 2020년 10월에는 팟캐스트 앱 샤오위저우(小宇宙, 소우주)와 팟캐스트 크리에이터 6팀과 함께 ‘누워서 귀로 세상을 탐색하기(躺倒,用耳朵探索世界)’라는 주제로 자기 전 들을 수 있는 팟캐스트 콘텐츠를 만들기도 했어요.
음악 추천 팟캐스트 채널 바이브레이션(Vibration)에서는 ‘가을밤의 자장가, 보들보들한 황금빛 꿀잠 자요.’라는 콘텐츠를 만들었고요. 나다운 삶을 사는 청년들의 삶을 탐색하는 팟캐스트 채널 ‘The Unemployable’에서는 귀촌해서 농사지으며 사는 젊은 여성의 인터뷰로 프로젝트에 함께 했어요. 팟캐스트 초반, 크리에이터들은 각자의 개성을 담아 탕다오를 소개해죠. 브랜드를 소개할 때 ‘걱정이 많아 잠 못 드는 밤’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죠.
ⓒ躺倒
호흡 빠른 영상 숏폼 콘텐츠가 세상을 뜨겁게 달구는 요즘, 탕다오는 왜 팟캐스트 콘텐츠를 만들었을까요? 알고리즘을 타면 조회수가 치솟긴 하지만 소비되는 기간이 짧은 숏폼과 달리, 팟캐스트는 한 번 업로드하면 지속해서 청취자가 유입되는 롱테일 효과가 있기 때문이에요. 다시 듣고 싶은 청취자는 콘텐츠를 반복해서 이용할 수도 있고요.
”팟캐스트는 롱테일 효과와 깊은 연결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습니다. 팟캐스트는 콘텐츠 자산에 가깝습니다. 오늘날 깊이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장소이기도 하고요.”
- 양위안청, 탕다오 CEO, 疯投圈과의 인터뷰 중
탕다오의 CEO 양위안청(杨远骋)은 팟캐스트의 헤비유저이기도 해요. 한 번 제품을 사고 말 뻔했던 고객과 끈끈한 유대감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팟캐스트 콘텐츠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딩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것이죠.
탕다오의 ‘잘 자요 문자’와 팟캐스트 프로젝트는 매일 밤 사용하는 이불과 베개처럼 매일 그리고 오랫동안 소비자들과 차근차근 은은한 유대감을 쌓아간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단순히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제품에 대한 애착을 서서히 만들어주죠.
#2. 탈락하려고 애쓰는 오디션 참가자를 모델로 쓴 이유
아는 사람만 아는 브랜드에서 모두가 아는 브랜드로 거듭나려면 화제성이 필요해요. 탕다오는 창립한 지 1년이 지난 2021년 여름, 새로운 광고 모델로 ‘리루슈(利路修)’를 선정합니다. 리루슈는 중국판 프로듀스 101 아이돌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창조영 2021(创造营2021)>에서 최종 17위를 기록한 참가자예요.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데뷔하게 된 것도 아닌데 왜 하필 17위를 한 참가자를 모델로 뽑았을까요?
리루슈는 <창조영 2021>이 방영되던 기간, 한 달에 19번이나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이름을 올린 화제의 인물이에요. 그런데 검색어가 좀 이상해요.
#리루슈, 제발 저를 위해 다시는 투표하지 마세요
#리루슈가 제일 많이 하는 말은 집에 가고 싶어요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와는 어울리지 않는 이 해시태그 키워드는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에서 각각 2.3억 회, 1.1억 회 조회수를 기록했어요.
ⓒ躺岛
러시아 국적의 리루슈는 독특한 참가자예요. 복단대학(复旦大学)과 랴오닝대학(辽宁大学)에서 중국어를 공부한 프리랜서 모델 겸 번역가였죠. 리루슈는 원래 <창조영 2021>에 외국인 참가자들의 중국어 선생님으로 합류했어요. 그런데 외국인 참가자가 부족했던 제작진이 ‘너는 얼굴도 괜찮게 생겼으니 출연 좀 해달라’고 부탁해서 얼떨결에 머릿수를 채우기 위해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죠.
그냥 경험이나 해보자는 마음으로 출연한 리루슈의 유일한 바람은 빨리 탈락해서 집에 가는 것이었어요. 핸드폰도 못하고, 잠도 못 자고, 온종일 춤추고 노래해야 하는 환경이 너무나 힘들었거든요. 실력도, 의지도 부족했던 리루슈는 1라운드에서 개인 평가 꼴찌를 하고 말아요.
탈락자 인터뷰 때 리루슈는 이제 집에 갈 수 있다며 웃음이 새어 나오는 걸 참지 못했어요. 하지만 함께했던 팀이 1위를 하는 바람에 생존하게 되죠. 모두가 환호하는 순간 절망하는 표정이 그대로 카메라에 잡혔고 리루슈의 이런 모습들은 하나의 밈이 되었어요.
ⓒ腾讯视频 《创造营2021》
이후에도 탈락하고 싶은 리루슈는 자꾸만 생존하게 되어요. 갖가지 애교와 끼로 눈을 사로잡으려는 참가자들 사이에서 어쩔 수 없이 일을 하기는 하는 리루슈의 모습에 사람들은 열광하기 시작했죠. 떨어지기 위해 평가에서 일부러 못하는 모습을 보여 최하위 조에 들어간 기분을 물었을 때 ‘자유의 맛이다. 이제 집에 갈 수 있겠다.’는 솔직한 인터뷰는 한 번 더 화제가 되었어요.
압도적인 시청자 투표수로 자꾸만 살아남아 높은 순위까지 올라가게 된 리루슈는 자신의 부족한 실력 때문에 다른 참가자들에게 피해를 줄 까봐 하는 수 없이 노력하고 연습해요. 그러다 보니 뜻밖에 실력이 늘어 결국 17위까지 가게 된 것이죠.
그런데 뜻밖에, 이런 리루슈의 모습에 반응한 건 2030 직장인들이었어요. 중국의 젊은 직장인들이 집에 가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노력은 해보는 리루슈의 모습에서 스스로를 발견한 거예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는 관심도 없었던 사람들도 ‘나도 퇴근 못 하고 야근하는데, 리루슈만 퇴근할 수 없다’며 리루슈에게 투표를 했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는 주기 싫어서 하는 수 없이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열심히는 일하는, 퇴근만이 꿈인 자신들을 리루슈가 대변해 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躺岛
탕다오는 ‘일을 빨리 끝내고 집에 가고 싶은’ 캐릭터를 가진 리루슈를 적극 활용해요. 리루슈에게 편안한 휴식을 선사한다면 리루슈의 모습에 감정 이입한 젊은 직장인들이 브랜드 메시지에 공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탕다오의 광고 필름에서 리루슈는 쏟아지는 인터뷰와 정신없이 바쁜 아이돌 활동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공간에서 탕다오의 수면안대를 끼고, 베개를 베고 이렇게 말해요.
“나 자신한테 충실한 것이 제일 중요해.”
ⓒ躺岛
ⓒ躺岛
탕다오는 리루슈와 함께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는데, 이게 또 화제가 되었어요. 리루슈는 ‘자유는 바로 빨리 집에 가는 것’이라는 문구 앞에서 호스트와 함께 탕다오의 베개를 소개했어요. 리루슈에게 호스트가 ‘피곤하거나 쉬고 싶다면 언제든지 ‘영업 중지’라는 팻말을 앞에 두고 누워서 쉬라’고 이야기한 짧은 영상이 웨이보에서 퍼져나갔죠. 이날 라이브 커머스 방송은 1,280만 개의 ‘좋아요’를 받았어요. 탕다오는 이 라이브커머스에서 100만 위안(한화 약 1억 9,300만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요.
탕다오의 타깃 고객은 대도시에서 생활하는 20대와 30대 청년들이에요. 너무나 당연해진 야근에 지쳐버린 사람들이죠. 채용 플랫폼 BOSS즈핀(BOSS直聘)의 <직장인 야근현황 조사보고>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5.5%가 매주 2-3일 야근, 24.7%가 매일 야근한다고 응답했어요. 매일 야근한다는 직장인 중 가장 높은 비중(31.3%)을 차지한 건 95년 이후 출생자였고요.
탕다오는 스트레스와 야근이라는 생활 패턴이 너무나 싫은 타깃 고객의 마음을 솔직하게 대변한 화제의 인물을 통해 더 많은 타깃 소비자의 공감을 이끌어냈어요. 화제성은 물론 직접적인 매출을 올리는 데 성공했고요. 여기에 더해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Z세대 청년들의 마음을 정확히 이해하는 브랜드임을 각인시켰죠.
#3. 기능은 기본, 공감 가는 위트로 와우 포인트를 더한다
사실 매일 사용하는 침구용품을 구매할 때는 기능이 중요해요. 자주 사용하는 만큼 기능을 더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탕다오는 왜 자꾸 기능이 아닌 감성에 집중하는 걸까요?
탕다오의 대표 양위안청은 침구용품을 구매할 때 기능이 중요하긴 하지만 충성 고객을 지속적인 사랑과 선택을 받기에 기능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사용감에 더해 타깃 소비자를 놀라게 하는 와우 포인트가 필요했죠. 그래야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물론 SNS에서 입소문이 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양위안청은 젊은 사람들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진짜 이유에 대해서 다시 생각했어요. 자신의 경험에 비추었을 때 단순히 불면증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했죠.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에는 대부분 걱정되는 일이 너무 많거나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는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는 걸 기억해 냈죠.
양위안청은 잠이 안 올 정도로 걱정과 근심이 많은 젊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안(내면)과 밖(환경)의 균형감이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요즘 인기가 많은 MBTI나 심리학 역시 나의 마음과 나를 둘러싼 환경을 이해하고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한 젊은 세대의 노력과 관심이 반영된 트렌드라고 해석했고요.
그렇게 양위안청은 젊은 사람들이 걱정은 내려 두고, 편안한 마음으로 침대에서 마음의 평화를 만들어주는 제품과 브랜드를 기획했어요. 기능만이 우선시되는 침구 시장에서 감성적인 표현과 디자인이 제품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와우 포인트가 될 거라 생각했어요.
탕다오의 대표적인 히트 상품들을 살펴보면 네이밍부터 디자인까지 감성이 단연 돋보여요. 냉감 이불도단순히 ‘차갑다’고 표현하지 않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기분 좋은 추억을 떠올리도록 네이밍하고 디자인했죠.
탕다오에서 판매하는 냉감 이불의 이름은 ‘차가운 수박 이불’이에요. 이불을 덮자마자 느껴지는 냉감을 여름에 이가 시리도록 차가운 수박을 먹었을 때 느껴지는 시원함과 상쾌함으로 표현한 거죠. 이불의 색도 수박의 껍질이 연상되는 쨍쨍한 청록빛으로 만들었어요. 제품의 화보도 이러한 여름 감성을 직관적으로 떠올릴 수 있도록 촬영했고요.
ⓒ躺岛
탕다오는 소비자들이 더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스트레스와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자기 전 기분 좋은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을 한 번 더 들여다보는 시간을 위트 있고 재미있게 가질 수 있는 브랜드 굿즈 상품도 만들었죠.
대표적인 굿즈 상품은 ‘초록 바나나 향초’예요. 걱정을 뜻하는 자오뤼(焦虑)라는 단어와 발음이 비슷한 초록색 바나나(蕉绿)로 잠을 방해하는 걱정을 형상화한 것이죠. ‘나의 임무는 없어지는 것’이라는 이 초록색 바나나를 반으로 쪼개고 태워버리면서 ‘걱정을 없애고 잠을 푹 자라’는 메시지를 위트 있게 전달한 제품이죠.
ⓒ躺岛
베개가 아니라, ‘자기만의 섬’을 판다
한 번 사면 오래 두고 쓰는 이불이나 베개는 구매 주기가 긴 대표적인 상품이에요. 하지만 탕다오의 제품들은 구매 주기가 짧고, 재구매율이 매우 높아요. 열 번 넘게 고양이 뱃살 베개를 산 사람도 있고, 한 번에 100개 넘는 제품을 구매한 사람도 있다고 해요.
또한, 여성 소비자뿐만 아니라 의외로 20대 남성들의 구매율이 높은 것도 특징이에요. 자신이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자 친구에게 탕다오의 제품을 선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아마 선물하기 위해 제품을 사는 사람들은 ‘당신이 걱정 없이 푹 잤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을 거예요.
탕다오는 기능이 중요한 베개에 감성을 더해 ‘목 편한 베개’ 이상의 가치를 만들었어요. 모두가 꿈꾸지만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쉽지 않은 ‘잘 자는 것’ 그 자체에 대한 소망과 메시지를 담은 베개 그 이상이 되었죠. 탕다오의 대표 양위안청은 탕다오라는 브랜드 이름을 짓게 된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해요.
“사람들에게 언제든 눕는 순간 방해 받지 않는 특수한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받는 평판과 비판, 스트레스로부터 막아주는 가상의 섬이 되기 바랬죠. 이 특별한 섬 안에서는 자유롭고, 편안하며, 기뻤으면 좋겠습니다. 진정한 자기만의 공간에서 아름답고 충만한 잠을 잘 수 있길 바랍니다.”
- 양위안청, 탕다오 CEO, Brandstar와의 인터뷰에서
ⓒ躺岛
양위안청은 ‘하나의 제품이 한 세대의 고민을 함께하고 위로할 수 있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는 탕다오의 히트 제품 고양이 뱃살 베개와 차가운 수박 이불이 그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했다고 말하죠.
탕다오와 함께라면, 누구나 원하는 ‘자기만의 섬’을 만들 수 있어요. 외롭고 괴로운 밤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이만한 따뜻한 공감이 있을까요? 덕분에 탕다오의 위로는 꽤 오랫 동안 힘을 발휘할 것 같아요. 고객들의 밤을 다정하게 안아 주면서요.
Reference
躺岛:创办半年拿下淘宝双11单品冠军, 「躺岛」如何用情感化设计致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