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닝 라이프를 제안한다는 것

울릭스달 트래고드

2022.05.13

집은 사는(buy) 대상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사는(live) 공간입니다. 사는 공간으로서의 가치가 중요해지면서 집에서 보내는 일상의 질을 높이기 위한 요소들에 대한 관심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가드닝입니다. 버젓한 정원이나 테라스가 아니더라도 거실 한 켠을 식물로 꾸며 실내 공기를 정화하고 도심에서 즐기기 힘든 초록빛 휴식 공간을 마련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막상 실내 가드닝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식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구성하기도 어렵고, 식물을 잘 키우는 일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톡홀름 사람들은 가드닝에 대한 고민을 혼자하지 않아도 됩니다. 스톡홀름 외곽에 위치한 꽃가게 '울릭스달 트래고드(Ulriksdal Trädgård)' 덕분입니다. 방문만 해도 가드닝에 대한 영감이 샘솟는 듯 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울릭스달 트래고드 미리보기

• #1. 전문성으로 일상을 업그레이드한다

 #2. 아이디어로 일상을 풍요롭게 만든다

 #3. 경험으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든다

 자연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






영국에서는 <빅 드림: 꿈의 정원 프로젝트(Big Dreams Small Spaces)>가 인기입니다. BBC에서 정원 가꾸기를 주제로 제작한 TV 시리즈입니다. 현재 넷플릭스에서 시즌3 까지 찾아볼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몬티 돈(Monty Don)이라는 유명 가드너가 자신만의 정원을 꾸미고 싶은 사람들 찾아다니며 전문적인 컨설팅을 제공하는 내용입니다. 이들이 꿈꾸는 정원을 만드는데 필요한 예산과 기간은 물론, 날씨, 토질, 공간 배치 등도 고려하여 어울리는 꽃과 나무를 추천해주기도 합니다. 삭막했던 공간이 각 가족의 목적과 사연에 따라 마법처럼 아름다운 정원으로 변화하는 것을 지켜보면, 한 번쯤 나만의 정원을 가꾸어 보고 싶다는 기분이 듭니다.



ⓒBig Dreams Small Spaces


도시 내 녹지 공간이 많고 주택 거주 비중이 높은 스톡홀름에서는 정원을 가꾸는 일이 일상의 일부입니다. 집 앞에 별도의 여유 공간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시내 곳곳에 일정 면적을 분양 받아 텃밭이나 정원으로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시설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공간에서 부모와 함께 꽃과 채소를 기르며 자란 아이들은 다시 그들의 자녀에게 자연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대물림해주곤 합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일상은 스웨덴 특유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처럼 자연을 사랑하는 스웨덴 사람들에게 꽃가게가 가지는 의미와 역할 또한 남다른 듯합니다. 스톡홀름 외곽에 위치한 울릭스달 트래고드는 스톡홀름 시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꽃집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울릭스달 트래고드는 식물원이나 대형 가든이라고 해도 무색할 만큼의 면적을 자랑하는데, 주제에 따라 구획이 나누어져 있어 번잡한 꽃시장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스톡홀름 사람들이 울릭스달 트래고드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 곳이 단순한 꽃가게 이상이기 때문입니다. 이 곳에서는 꽃을 잘 모르는 초보자부터 원예 전문가까지 각자의 목적과 필요에 따라 자연과 함께하는 그들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Ulriksdal Trädgård



#1. 전문성으로 일상을 업그레이드한다



ⓒUlriksdal Trädgård


도시 외곽에 위치한 대형 꽃가게라면 낮은 임대료와 규모의 경제로 저렴한 가격에 꽃을 팔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울릭스달 트래고드에서는 오히려 같은 종류의 꽃을 시내에 위치한 꽃가게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팔기도 합니다. 저렴한 가격이 아니라면 스톡홀름 사람들이 도시 외곽에 있는 꽃가게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울릭스달 트래고드에는 다른 곳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전문적인 서비스가 준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이 정원을 가꾸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많은 시간과 지속적인 정성이 필요하지만, 인고의 시간에 대한 보상이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날씨와 주변 여건에 따라 생각만큼 정원이 잘 자리잡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식물의 종류에 따라 파종 시기나 알맞은 흙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키우고자 하는 식물에 대한 적정한 수준의 지식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장미꽃에도 수백 가지의 종류가 있고, 그에 따라 관리 방법도 다 다릅니다. 심지어 식물에도 궁합이 있습니다. 어떤 식물들은 같이 심으면 서로의 병충해를 예방하기도 하지만, 어떤 식물들은 기생과 기주의 관계이기도 합니다. 전문적인 정원사가 아닌 이상 이런 세세한 정보를 다 알고 있기는 힘듭니다. 꿈꾸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전문가의 컨설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울릭스달 트래고드에는 이런 고충을 해결해 줄 전문 인력들이 있습니다. 매장 직원에게 즉석으로 이것 저것 질문할 수도 있지만, 보다 본격적으로 정원을 조성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정식 컨설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전에 컨설팅 서비스를 신청하면 원예 전문가들이 잡지 사진, 그림 등을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정원의 모습을 함께 디자인하고 필요한 장비들과 시간, 예산 등에 대한 조언을 제공합니다. 필요 시 원예 전문가들을 집으로 초청해 현장에서 컨설팅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컨설팅 비용은 2시간 기준 매장에서 약 2350크로나(약 29만 원), 출장 시 3350크로나(약 41만 원)입니다. 적은 비용은 아니지만 체계적으로 정원을 가꾸고 싶은 고객에게는 기꺼이 지불할 용의가 생기는 수준입니다. 이런 전문적인 컨설팅이 없다면 겪었을 시행착오에 비해서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더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울릭스달 트래고드의 가드닝 컨설턴트들입니다. ⓒUlriksdal Trädgård



기업이나 대형 저택을 위한 대규모 정원 컨설팅도 진행합니다. ⓒUlriksdal Trädgård



#2. 아이디어로 일상을 풍요롭게 만든다




하지만 모두가 전문적인 컨설팅이 필요할 만큼의 넓은 면적의 정원을 가꾸는 것은 아닙니다. 아파트의 발코니나 창가도 꽃과 나무를 키우는 작은 정원이 될 수 있습니다. 비교적 라이트한 버전의 정원을 가꾸는 원예 초보자들에게도 고민이 있습니다. 작은 면적 안에 어떤 식물을 어떻게 배치해야 할 지 선택해야 합니다. 그러다 결국 포기하거나 작은 화분 한두 개에 만족하곤 합니다. 이에 울릭스달 트래고드는 초보자들을 위해 집에서 식물을 아름답게 가꾸는 데에 필요한 영감을 다양한 형태로 제공합니다.






우선 꽃들을 종류별로 배열해 놓기보다는 각종 테마에 따라 조화롭게 구성합니다. 서로 어울리는 꽃들과 인테리어 소품들을 함께 배치하여 이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식물 배치에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작위적이거나 사치스러운 장식을 더하기보다는 색상과 재질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구성합니다. 계절에 따라 수시로 테마가 바뀌기 때문에 꽃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디스플레이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이 됩니다.






식물 뿐만 아니라 함께 비치된 화병, 촛대 등의 소품들도 가드닝의 영감이 됩니다. 특히 일출이 늦고 일몰이 빠른 겨울에 집에 있는 시간이 긴 스웨덴 사람들에게 인테리어는 라이프스타일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의 정원에 어울리는 각종 소품도 고객들에게는 주요 관심사입니다. 형태, 질감, 기능 등에 따라 큐레이션된 다양한 소품들은 식물과 함께 하는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줍니다.



#3. 경험으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든다




울릭스달 트래고드는 정원을 가꾸는 데에 필요한 요소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정원과 함께 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특히 주변 지역에서 기른 채소를 활용한 채식 중심의 메뉴를 파는 카페 겸 레스토랑은 늘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다양한 꽃과 나무들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식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마치 숲 속에 앉아 힐링을 받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건강하고 신선한 재료를 활용한 창의적 레시피들은 책으로도 발간되었습니다.







ⓒUlriksdal trädgård


더불어 울릭스달 트래고드는 넓은 공간과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를 활용해 컨퍼런스, 웨딩 등을 위한 대관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각종 제철 식물과 세련된 인테리어가 어우러져 동화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울릭스달 트래고드의 공간은 대체하기 어려운 무드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행사를 치러야 하는 기업이나 기억에 남는 파티, 예식 등을 진행하고 싶은 개인들에게 인기입니다. 특히 가까운 지인들을 초대해 작은 레스토랑이나 교회에서 하는 스몰 웨딩을 선호하는 스웨덴 사람들에게 울릭스달 트래고드는 훌륭한 선택지입니다.





ⓒUlriksdal Trädgård


울릭스달 트래고드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자리가 군데 군데 마련되어 있습니다. 꼭 꽃을 구매하거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지 않아도 잘 가꿔진 정원에서 누릴 수 있는 여유를 방문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방문객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정원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정원을 가꾸고 싶은 욕망을 자극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울릭스달 트래고드의 고객이 될 확률을 높이는 셈입니다.





ⓒUlriksdal Trädgård



자연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

디즈니를 대표하는 장편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시리즈는 북유럽의 자연 환경과 역사를 모티브로 제작되었습니다. 특히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핵심 주제로 내세운 속편에는 스칸디나비아 반도 특유의 장엄한 자연이 잘 담겨 있습니다. 북유럽의 자연 환경과 기후는 때로는 풍요로움을, 때로는 두려움을 주는 마법같은 자연의 변화에 대한 경외심을 표현하기에 최적입니다. 유독 겨울이 길고 척박한 기후를 가진 북유럽 지역에서 살아온 바이킹의 후손들은 계절과 날씨의 변화에 매우 민감합니다. 특히 일년 중 해가 가장 긴 하지일이 국가의 가장 큰 축제일일만큼, 따사로운 햇빛을 신의 축복으로 여깁니다. 그래서 어둡고 긴 겨울이 지났음을 알려주는 다채로운 봄꽃들이 스웨덴인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듯합니다.


“자연은 찾아가는 곳이 아니다. 그 자체로 집이다. (Nature is not a place to visit. it is home)”


미국의 유명한 저술가 게리 스나이더(Gary Snyder)의 말처럼 스웨덴 사람들에게 자연이란 찾아가는 장소가 아닙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은 그 자체로 우리의 집이어야 한다는 믿음이 강합니다. 그리고 자연이 우리의 생활에 깊이 연결되어 있을 수록 더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이들이 도시에 살면서도 정원을 가꾸고 식물을 키우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울릭스달 트래고드는 이러한 스웨덴인들의 정서를 바탕으로 식물과 함께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집중합니다. 식물을 파는 것을 넘어 식물을 즐기는 맥락과 방법을 제안해 제품이 아닌 일상의 한 부분으로서 다가가는 것입니다. 자연과 일상을 연결하는 울릭스달 트래고드 덕분에 오늘도 도시의 일상에 생기가 돕니다.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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