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자의 경영 철학은 업을 재정의하고, 비즈니스의 틀을 바꿔요. 어떤 철학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전개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죠. 시티호퍼스의 신간, <퇴사준비생의 홍콩>에서도 경영 철학으로 비즈니스의 성장, 업계의 진화를 낳은 사례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오늘은 <퇴사준비생의 홍콩>에 실린 콘텐츠 중 경영 철학의 관점에서 배울 만한 곳들을 소개할게요.
오늘의 큐레이션 콘텐츠를 읽고 <퇴사준비생의 홍콩>을 책으로 만나보고 싶다면, 지금 바로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에서 <퇴사준비생의 홍콩>을 검색하세요!
1️⃣ 슬립
간밤에 푹 주무셨나요? 지난밤, 안 그래도 잠을 설쳤는데 출근길마저 왕복 두 시간을 넘는다면 집 나서기 전부터 몸이 천근만근일 거예요. 겨우 출근을 하고 나면 한숨을 돌리기는커녕 그때부터 경쟁 시작이죠. 바쁜 현대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곯아떨어지는 대신 빠르게 업무를 처리해야 하니까요.
흔히 보는 한국의 현실이라 생각하시겠지만, 홍콩도 상황은 마찬가지예요. 평균 수면 시간이 한국과 유사한 수준으로 턱없이 부족한 홍콩인들은 차라리 집 대신 대중교통에서 쪽잠 자는 것을 편히 여길 정도죠. 하지만 잠을 대충 때우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어떻게 이런 라이프 스타일을 지속할 수 있을까요?
‘슬립(SLEEEP)’은 지나치게 과소평가된 ‘수면’에 대한 시선을 바꾸기 위해 등장한 홍콩 최초로 허가를 받은 캡슐 호텔이에요. 이 캡슐 호텔의 타깃 그룹은 ‘여행자’와 ‘과로하는 홍콩인’이죠. 슬립은 지금껏 미개척 시장으로 남아있던 ‘낮잠 시장’에 도전해 전형적인 캡슐 호텔과는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어요. 그렇다면 이 캡슐 호텔, 과로하는 홍콩인들의 피로를 어떻게 풀어주고 있는 걸까요?
2️⃣ 이튼 워크숍
호텔의 공용 공간이 점점 넓어지고 있는 가운데 홍콩에 끝판왕이 있어요. ‘이튼 워크숍(Eaton workshop)’이라는 호텔의 공용 공간은 대형 푸드 코트, 코워킹 스페이스, 갤러리, 공연장, 라디오 방송국, 영화관 등으로 호텔이라는 걸 깜빡할 정도예요. 덕분에 투숙객은 물론 투숙하지 않는 여행자와 현지인이 한 데 어우러져요.
그런데 여기서 벌어지는 이벤트들이 심상치 않아요. 아트 위크를 열어 로비에서 행위 예술을 하기도 하고, 공중파에서 잘 다루지 않는 주제로 라디오를 녹음하기도 하고, 컨퍼런스룸에서는 난민이 큐레이션한 옷으로 패션쇼를 여는 식이에요.
사실 이튼 워크숍은 사회운동가가 만든 호텔이에요. ‘호텔’이라는 탈을 쓰고 사실은 사회적 변화를 만드는 게 목표인 공간이죠. 호텔계의 파타고니아를 꿈꾸는 이튼 워크숍의 현장으로 함께 떠나 볼까요?
3️⃣ 즈토리텔러
‘다음 보기 중에서 화자가 의도한 바를 고르시오.’
학창 시절 문학 지문을 읽고 ‘출제자의 의도’를 고르던 경험, 누구에게나 있을 거예요. 학창 시절 내내 빠르고 정확하게 의도를 파악하는 훈련을 해왔잖아요. 학교를 졸업했다고 상황이 달라졌나요? 여전히 미술관이나 전시회에 갈 때마다 도슨트의 설명을 듣거나 도록을 보면서 작품의 의도를 찾아보곤 해요.
하지만 출제자의 의도에 지나치게 집중하다 보면, 문제집을 풀 때 해답지부터 먼저 볼 때와 같은 일이 생겨요. 사유의 과정 없이 일단 문제 풀이만 보고 외우는 거죠. 이렇게 되면 감상의 주도권을 잃고 타인의 관점만을 주입식으로 받아들이게 돼요. 예술에는 정답이 없는데도 말이죠.
홍콩에는 출제자의 의도가 아니라 ‘보는 사람의 의도’를 더 중요시하는 브랜드가 있어요. 스토리텔링 아트 플랫폼 ‘즈토리텔러(ZtoryTeller)’죠. 즈토리텔러는 아티스트의 그림을 소개할 때 구체적인 설명 정보를 주지 않아요. 대중을 이해시키는 대신, 작품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도와주죠. 어떻게냐고요? 그림에 어울리는 ‘오리지널 스토리’를 지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