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먹는 사과는 금이지만, 밤에 먹는 사과는 독이라는 말이 있어요. 이건 낭설이 아니라 과학이에요. 실제로 사과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 건강에 좋고, 사과의 유기산은 위 활동을 활성화해 소화를 도와요. 하지만 밤에 사과를 먹으면 오히려 활발한 장 운동이 숙면을 방해하고, 누워 있는 동안 유기산이 속쓰림을 유발할 수 있죠. 같은 사과여도 ‘언제’ 먹느냐에 따라 건강에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는 거예요.
이처럼 무엇을, 얼마나 먹는지 뿐만 아니라 ‘언제’ 먹느냐도 중요해요. 이런 관점을 도입한 영양학을 ‘시간 영양학’이라고 부르죠. 도쿄에는 이 시간 영양학을 컨셉으로 한 간편식 브랜드, ‘사이클 미(Cycle.me)’가 있어요. 시간대에 따라 몸이 필요로 하는 성분을, 맥락에 적합한 형태로 개발해 판매해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식사 전략이기에 설득력을 갖죠.
효과도 있거니와, 바쁜 현대인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춘 덕에 시작부터 큰 주목을 받았어요. 그런데 그 이후의 저력이 엄청나요. 론칭 1년 반만에 일본 전역으로 진출, 2만 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어요. 아무리 과학적이고 컨셉이 좋더라도 성장 속도가 빨라요. 여기에는 설득력 있는 컨셉 외에도 비결이 하나 더 숨어 있는데요. 그건 무엇일까요?
사이클 미 미리보기
• 과학에 기반한 컨셉, 설득력을 가진다
• 컨셉의 본질에서 찾은 협업의 힌트
• 4개 회사의 합작, 가능성을 증명해내다
• Z세대를 겨냥해 죽 브랜드를 만든 이유
“우리는 당신의 여가 시간을 디자인합니다.(We design your ‘Time off’.)”
도쿄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시티캠프(CityCamp)’의 슬로건입니다. 시티캠프는 이름처럼 도시와 캠프 문화를 결합해 공간, 음악, 패션, 음료를 만들어요. 도쿄 에비스에는 도심에서 캠핑의 매력을 즐길 수 있는 회원제 바를 운영하고 있고요. 이 바는 ‘도시의 캠핑장’을 모티브로, 바이오 에탄올로 피우는 모닥불과 모래 커피, 마시멜로우 등 캠핑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메뉴를 판매해요.
ⓒCityCamp
ⓒCityCamp
이 바에서 판매하는 음료에도 컨셉이 있어요. ‘오프 콜라(OFF COLA)’라는 이름의 크래프트 콜라가 대표적이에요. 오프 콜라도 시티캠프에서 운영하는 브랜드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오프(Off) 시간에 마시는 콜라라는 컨셉을 갖고 있어요. 카페인도 없고, 설탕도 없어 밤 늦은 시간에도 마시기에 부담이 없죠. 시럽 형태로 개발해 탄산수나 아이스크림 등에 섞어 마실 수 있는 제품이에요.
ⓒCityCamp
오프 시간에 마시는 콜라라는 컨셉을 고객들에게 확실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오프 콜라는 상품의 기능적 특징 대신 ‘시간’을 네이밍에 활용했어요. 오프 콜라에는 2가지 맛이 있는데, 각각 ‘오프 콜라 pm6:00’, ‘오프 콜라 am2:00’와 같이 콜라 이름에 이 콜라를 마시면 좋은 시간대를 활용했죠.
“오프 콜라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오프 타임’에 마시기 위해서 개발되었습니다. 오프 타임을 상징하고 있는 시간과 때를 상상하면, 저녁과 심야가 떠올랐어요. 그런 의도로 시간을 나눈 컨셉이 태어났습니다.”
- 마츠이케 쿄우유 대표, 닛케이 크로스 트렌드
오후 6시는 하루의 일과가 끝나는 시간이에요. 직장인들의 퇴근 시간이기도 하죠. 오후 일정이 끝나고, 본격적인 저녁 일정으로 넘어가기 전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콜라를 한 잔 마실 수 있는 시간이고요. 오프 콜라 pm6:00는 저녁 6시에 마시는 콜라로, 타격감과 무게감이 좋은 맛이죠. 캐러웨이, 아니스, 산초, 정향, 육두구 등 묵직하고 존재감 있는 향신료에 상큼한 레몬이 어우러져 저녁 6시의 무드에 어울려요.
ⓒCityCamp
한편 새벽 2시는 모두가 잠든 고요한 시각이죠. 깨어 있다면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요. 오프 콜라 am2:00도 마찬가지로, 새벽 2시에 마시는 콜라예요. 새벽 2시의 이미지를 맛으로 표현해 부드러운 향신료와 우아한 질감이 특징이에요. 오렌지의 풍미와 카다멈, 생강 등이 느껴져 몸을 차분하고 따뜻하게 만들어 줘요. 새벽 감성에 어울리는 맛이죠.
ⓒCityCamp
오프 콜라는 출시 당시, 상품 이름에 맞춰 각각 새벽 2~3시, 저녁 6~7시 사이에만 구매할 수 있도록 했어요. 제품의 컨셉과 의도를 반영한 경험 설계 덕분에 판매 방식 자체가 화제가 되었죠. 이처럼 제품의 사용 시간을 구분한 컨셉은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해요. ‘오프 시간에 마시는 콜라’보다 ‘저녁 6시에 마시는 콜라’, ‘새벽 2시에 마시는 콜라’가 더 구체적이고 직관적이니까요.
과학에 기반한 컨셉, 설득력을 가진다
오프 콜라처럼 시간을 컨셉으로 한 제품 대부분은 정해진 시간이 ‘컨셉’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 오프 콜라는 꼭 저녁 6시나 새벽 2시가 아니어도, 언제 마셔도 기능적인 차이가 없다는 의미죠. 물론 기분은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요.
그런데 2021년, 시간이 컨셉일 뿐만 아니라 영양적인 측면에서도 시간에 따라 기능이 다른 제품이 등장했어요. 하루의 사이클에 맞춰 아침, 오후, 밤에 먹을 것을 제안하는 ‘사이클 미(Cycle.me)’예요. 사이클 미는 시간을 축으로 각 시간대에 따라 직관적으로 선택해 먹거나 마시는 심플한 식생활을 제안해요. 영양과 형태 모두 각 시간대에 가장 적합하게 디자인되어 있어 고르기만 하면 되죠.
시간대를 나누는 것이 단순히 컨셉이 아닌 이유는 사이클 미의 제품이 ‘시간 영양학’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에요. 시간 영양학이란, 생체리듬을 기준으로 식사 전략을 짜는 것을 뜻해요. ‘무엇’을 ‘얼마나’ 먹어야 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지금까지의 영양학에 ‘언제’라고 하는 새로운 관점을 도입한 개념이에요.
시간 영양학은 ‘생체시계’ 연구에 근거하고 있는데, 생체시계의 작동 원리를 밝혀낸 3명의 과학자들은 2017년에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어요. 그 밖에 다수의 연구 결과에서도 같은 음식, 같은 양이라도 먹는 시간대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마케팅을 위한 그럴 듯한 컨셉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두고 있기에 사이클 미의 컨셉은 더욱 설득력 있어요.
그렇다고 간편함과 영양만 생각한 건 아니에요. 맛있기 때문에, 좋아하기 때문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죠. 음식에는 기능적인 역할뿐만 아니라 ‘먹는 행복’이 있거든요. 사이클 미는 음식의 기능과 행복 모두를 추구해 일상에 위화감이 없으면서도 동시에 맛있어서 계속 먹고 싶은, 현대인의 라이프 사이클에 꼭 맞는 식생활을 지향하고 있어요.
사이클 미의 상품 라인업을 하나씩 살펴 볼까요? 사이클 미가 제안하는 아침식사는 ‘과일 단백질(Fruity protein)’이에요. 바쁜 아침 빠르고 쉽게 마실 수 있는 음료 형태로, 15~20g의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어요. 그리고 즉각적으로 에너지를 낼 수 있는 포도당과 지속적인 에너지원인 파라티노스를 배합해 아침에 활력을 더해 주죠. 동시에 오렌지, 파인애플 & 키위, 레몬 3가지 맛 중에 고를 수 있어 상큼하게 아침을 시작할 수 있고요.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는 단백질 음료 특유의 맛을 과일을 통째로 짜낸 착즙으로 상쇄해 ‘맛있는’ 단백질 음료를 구현했어요.
ⓒCycle.me
일하는 오후 3시의 간식으로는 손으로 집어 먹을 수 있는 핑거 푸드인 ‘작업 중 쿠키(Working cookie)’를 제안해요. 흥분된 신경을 이완, 안정시켜주는 성분인 가바(GABA)가 함유 되어 있어 업무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어요. 맛은 피스타치오 맛과 얼 그레이 맛 2가지로, 바삭한 식감과 고소한 버터 풍미에 더해 맛있는 쿠키의 맛을 재현하는 것도 잊지 않았어요.
ⓒCycle.me
자기 전 밤 10시에 먹는 간식은 ‘달 우유(Moon milk)’예요. 계피&카모마일, 생강&루이보스 2가지 맛으로, 숙면에 도움이 되는 향신료 가루 믹스예요. 우유, 두유, 아몬드 밀크 등 좋아하는 우유에 섞어 마시면 되죠. 몸을 따뜻하게 하고 근육과 신경을 이완해 숙면을 돕는 효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위에도 부담을 주지 않아 자기 전에 한 잔 마시고 자기 좋아요.
ⓒCycle.me
컨셉의 본질에서 찾은 협업의 힌트
사이클 미는 제품 컨셉과 기획뿐만 아니라 잠재 고객이 모여 있는 곳을 찾는 데에도 귀재예요. 첫 번째 제품이었던 아침 대용 과일 단백질은 일본 최대의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마쿠아케(Makuake)’에서 첫 선을 보였어요. 새로운 컨셉, 혁신적인 제품에 대한 니즈가 많고 기꺼이 시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었죠. 결과는 총 431명의 서포터로부터 4,260,970엔(약 3,838만원)의 후원을 받아 성공적으로 시장에 데뷔할 수 있었어요.
물론 진짜 승부처는 론칭 이후예요. 사이클 미는 브랜드 컨셉의 본질적인 특성에서 빠르게 살 길을 찾았어요. 간편하고, 맛있고, 영양가 높은 식단. 사이클 미 말고도 또 하나 떠오르는, 익숙한 장소가 있지 않나요? 바로 ‘편의점’이에요. 사이클 미는 본질적으로 편의점과 일맥상통해요. 편의점도 간편하지만 맛있고, 이왕이면 영양가 높은 식료품들을 판매하는 곳이니까요. 자연스럽게 이런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고요. 편의점은 여러 관점에서 사이클 미를 유통하기에 최적이에요.
사이클 미도, 편의점도 그런 서로를 알아 봤어요. 2022년 2월, 일본의 대표 편의점 프랜차이즈 ‘세븐일레븐’과 사이클 미가 손잡은 거예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식사의 형태가 변하고 예방 의식이 높아지면서 식생활이나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 갔어요. 세븐 일레븐도 소비자의 변화에 따라 별다를 것 없던 간편식 라인업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죠.
처음에는 12개 점포에서 판매를 시작했어요. 이후 52개, 300개, 1천개 등으로 판매처를 점차 늘려가다, 2023년 초부터는 전국의 세븐일레븐에서 사이클 미를 유통했죠. 그리고 전국적인 론칭과 동시에 세븐 일레븐에서만 독점 판매되는 12종을 함께 개발하기도 했고요.
ⓒ시티호퍼스
2024년 4월 기준 현재, 세븐 일레븐 전용 상품은 아침식사용 5가지, 오후 간식용 7가지, 야식용 6가지, 총 18종으로 확장됐어요. 형태도, 목적도 기존 오리지널 시리즈보다 다양화했죠. 과일맛 단백질 음료를 제안하던 아침에는 식이섬유가 들어간 음료나 따뜻하고 든든한 죽, 간편한 단백질 바로 선택지를 넓혔어요. 오후에는 간단한 차나 스무디 형태의 젤리로, 밤 시간에는 간식 뿐만 아니라 술과 함께 곁들일 수 있는 간단한 안주 메뉴까지 확장했고요. 물론 아몬드, 치즈, 콩, 고구마 등으로 만들어 건강까지 챙겼죠.
ⓒCycle.me
ⓒCycle.me
ⓒCycle.me
사이클 미는 세븐 일레븐과의 협업으로 전국적인 대중화에 속도를 붙일 수 있었어요. 물론 세븐 일레븐도 사이클 미의 덕을 봤고요. 세븐 일레븐의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사이클 미를 구입하는 고객층에는 여성이 많으며, 나이로는 30대의 젊은 층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해요. 사이클 미 덕분에 기존 편의점 주요 고객과는 또 다른 층의 고객과 접점이 생긴 거예요.
게다가 사이클 미 구매자와 비구매자를 비교해 보면, 구매자가 객단가도 1.8배 이상, 구매 상품 수도 1.5배 이상이에요. 아무래도 시간대마다 다른 상품을 구매하고, 제품에 따라서는 우유 등의 보완재가 필요하다 보니, 상품 가짓 수도 객단가도 올라가는 효과를 누릴 수 있었죠.
사이클 미가 편의점에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데에는 제품 기획에 맞는 패키지 디자인도 큰 역할을 했어요. 일반적인 건강기능 식품의 패키지에는 ‘체지방 감소’, ‘스트레스 완화’, ‘수면 향상’ 등 기능적인 효과나 성분을 크게 내세우는 경우가 많아요. 목적과 기능이 지나치게 부각되는 패키지 디자인에 일부 소비자들은 부담을 느끼기도 하죠.
반면 사이클 미는 문구를 최소한으로 사용해, 사무실이나 외출 시에도 부담 없이 집어들 수 있는 디자인을 목표로 했어요. 타인에게 ‘건강 관리를 하고 있다’는 것을 너무 드러내지 않는 디자인이에요. 대신 언제 먹으면 좋을지를 시계로 표현해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있죠. 패키지에서 기능과 목적을 숨겨 오히려 일상에 침투하기 더 유리해진 거예요.
4개 회사의 합작, 가능성을 증명해내다
사이클 미는 첫 출시 후 1년 반만에 일본 전국구로 진출했어요. 어마어마한 확장세죠. 제품 기획, 제조, 유통, 브랜딩 등 뭐 하나 빈틈이 없어요. 신생 회사가 갑자기 만들었다고 하기에는 완성도가 높고, 내공도 보통이 아니에요. 그렇다면 이 스마트한 브랜드는 누가 기획한 것일까요?
사이클 미를 운영하는 회사는 ‘도트 미(.me)’라는 이름의 회사예요. 도트 미는 모든 사람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이름이에요. 시대, 환경, 생애 단계에 따라 사람마다 사고 방식과 생활 방식이 다른데, 이 과정에서 사람들이 자신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고 싶어하죠. 도트 미는 그 수단으로 ‘브랜드’를 만들어요. 사이클 미가 그 첫 걸음이었죠.
도트 미는 일본의 무역 대기업 ‘미쓰이 물산’, 광고 대기업 ‘하쿠호도’, 향료 회사 ‘소다 코료’, SaaS 기업 ‘플레이드(Plaid)’가 합작해 만든 회사예요. 각 회사의 전문 역량이 만나서 서로를 보완하며 빠른 속도의 성장과 성공을 만들어 냈어요.
그런데 처음부터 법인을 설립하고 제품을 기획한 것이 아니라, 함께 하던 프로젝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사이클 미를 먼저 론칭했어요. 2018년, 미쓰이 물산과 하쿠호도는 원래 미쓰이 물산이 출자한 영국의 ‘블랙 스완 데이터(Black Swan Data)’사의 AI 예측 분석 툴 ‘트렌드스콥(Trendscope)’을 일본에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분석 툴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쓰이 그룹과 하쿠호도 그룹의 자산을 활용하면 제품 기획부터 테스트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통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아이디어는 제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회사들을 위한 종합 솔루션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이어졌죠. 특히 많은 제조회사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하쿠호도는 누구보다 그들의 고민을 잘 알고 있었거든요. 실제로 제조사들 중 상당 수가 새로운 카테고리에 진출하고 싶거나 아이디어와 기술은 있어도 어떻게 제품이나 브랜드를 만들어야 할지 막막해 했어요.
“미쓰이 물산과 하쿠호도가 0→1, 1→10을 만드는 인큐베이션을 도와주고, 10→100에서 고객에게 돌려주는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면 제품 개발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예요. 저는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아이디어가 재밌는 것 같으니 실제로 우리 브랜드를 만들어 보자’고 판단하고 가장 먼저 만든 게 사이클 미예요. 사이클 미가 성공했기 때문에 미쓰이, 플레이드, 소다 코료가 함께 투자해 도트 미를 설립했어요.”
- 도트 미 CMO 와타나베 야마토, 하쿠호도 공식 웹사이트 중
도트 미는 트렌드스코프를 이용해 사람들의 니즈를 분석하는 것에서 시작했어요.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라이프스타일이 변했고, 기분을 전환하서나 생활의 사이클, 리듬을 정돈하기 위해 식품을 소비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또한 시장에서도 수면의 질 향상, 스트레스 완화 등 사람들이 겪고 있는 일상적인 고민을 해결해주는 제품들이 늘어나는 트렌드도 포착했어요.
이처럼 데이터에 기반해 시장과 고객을 분석하고,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 시간대에 맞는 상품을 종합적으로 제안하는 브랜드, 사이클 미를 기획하게 된 거예요. 시작은 식품으로 했지만, 추후 화장품, 패션 등의 영역에서도 도트 미의 지향점을 반영한 브랜드들을 발굴할 계획이죠.
Z세대를 겨냥해 죽 브랜드를 만든 이유
도트 미의 다음 행보는 이미 시작되었어요. 사이클 미의 성공적인 론칭 후, 이번에는 일본의 식품 기업 ‘아지노모토(Ajinomoto)’와 함께 Z세대를 겨냥한 죽 브랜드 ‘카유카유코우지츠’를 만든 거예요. 2021년 4월, 아지노모토 내에 생긴 ‘Z세대 창업사업부’의 첫 번째 제품이기도 해요.
식사에 대한 Z세대의 인식은 과거 세대와 달라요. 식사에 일정 시간을 정식으로 할애하고 싶지 않다거나, 시간에 관계 없이 먹고 싶을 때 먹는 등 보다 자유로운 인식을 갖고 있죠. 식사보다는 일, 공부, 취미 등에 시간을 더 할애하고 싶어하고요. 그래서 먹기 쉬운 음식으로 간단히 배를 채우는 경향이 있어 고칼로리 패스트푸드에 익숙하기도 해요.
그러면서 죄책감을 느끼는 것도 특징이에요. 건강에 나쁘다는 인식이 있으면서도 시간이 없어서 간편식에 의존하게 되는 거죠. 아지노모토와 도트 미는 이런 현상을 반영해 죄책감 없이 쉽게 먹을 수 있는 식사를 만들고자 했어요. 이런 방향성으로 연구하다 보니 ‘죽’이라는 아이템에 도달했죠. 죽은 빠르게 먹을 수 있지만 위에 부담을 주지 않고,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낼 수 있거든요. 바쁜 일상이 익숙한 Z세대가 건강하고 만족스럽게 즐길 만한 메뉴예요.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어요. 소화가 잘 되고 가볍게 먹기 좋은 죽의 특성은 바쁜 현대사회에 잘 맞지만, 맛이나 인식의 관점에서는 긍정적이지 않기도 해요. 주로 소화력이 떨어지는 환자나 노인들이 많이 먹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데다가, 식재료도 팥, 나물 등 다소 나이 든 세대가 좋아하는 것들을 많이 사용하죠.
이에 카유카유코우지츠는 Z세대들에게 익숙하고 좋아하는 아시아권 요리를 죽으로 재해석했어요. 콩으로 만든 짭짤한 맛의 또우장, 뽀얀 닭 육수가 베이스가 되는 도리파이탄, 빨갛고 매운 마라훠궈 등을 죽으로 만든 거예요. 레트로한 중화풍의 폰트 디자인과 톡톡 튀는 컬러감으로 젊은 세대의 시선을 사로 잡았고요. 소화가 잘 되는 죽의 장점만 차용했을 뿐, 맛도, 디자인도 기존의 죽과는 완전히 달라요.
ⓒ粥粥好日
ⓒ粥粥好日
이처럼 사이클 미라는 자체 브랜드로 성공 사례를 만든 도트 미의 다음 행보는 고객사의 성장을 돕는 것이었어요. 애초에 제조사들의 고민에 공감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증명하기 위해 생긴 회사니까요. 도트 미는 자신만의 성공 공식을 식품 업계에 그리고 다른 업계에 계속 이식해 나갈 거예요. 덕분에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사는 삶이 자연스럽고, 또 그런 삶을 자랑스럽게 느낄 거고요. 도트 미가 만들어 나갈 세상에 기꺼이 응원을 더하고 싶은 이유예요.
Reference
CityCampが時間に合わせて飲むクラフトコーラ「OFF COLA」を7月21日にリリース。am2:00とpm6:00のみ販売。. PR Times
セブン流「将来の中心顧客層」のつくり方 D2Cブランド本格展開へ, XTrend Nikkei
セブン-イレブンオリジナルの『Cycle.me』を発売, Mitsui
セブンイレブン、オリジナル新健康ブランド「サイクルミー」はコンビニの景色を変えるか?, Business Insi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