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팝업 정보를 한 눈에?, 팝업 기획사가 만드는 리테일의 미래

스위트스팟

2025.05.16



‘성수동’하면 트렌디하고 힙한 동네라는 이미지가 있어요. 그도 그럴 것이 갈 때마다 동네의 풍경이 바뀌어 있거든요. 여기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브랜드들의 팝업스토어예요. 팝업스토어는 기간 한정으로 운영되는 오프라인 매장인 만큼, 상설 매장과 비교해 임팩트있는 경험들로 가득 차 있어요. 정해진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인상을 남겨야 하니까요.


그만큼 팝업스토어에서 컨셉 기획과 경험 디자인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각 상권과 공간, 그리고 브랜드에 따라 맞춤형 콘텐츠로 팝업스토어를 채우는 회사가 있어요. 리테일의 미래를 가꾸어 나가는 ‘스위트스팟’이에요. 스위트스팟은 공간, 콘텐츠, 타이밍이라는 세 가지 퍼즐에 ‘스토리’라는 마지막 조각을 맞추는 프로예요. 팝업을 ‘이벤트’가 아니라 ‘경험’으로 만드는 법을 아는 듯하죠.


그리고 이제, 그 경험은 손 안의 앱으로 이어지고 있어요. 스위트스팟이 개발한 팝업 전문 앱 ‘팝가’가 출시되었거든요. 팝가는 전국의 팝업 정보를 모아주고, 웨이팅 시간엔 성수동 카페 바우처까지 쥐여주는 똑똑한 조력자예요. 오프라인 공간을 기획하던 스위트스팟이, 어쩌다 온라인 앱의 세계로 진입한 걸까요? 성수동에 위치한 스위트스팟의 본사로 찾아가 그 이야기를 들어 봤어요.


스위트스팟 미리보기

 #1. 공간, 콘텐츠, 타이밍의 삼박자에 스토리를 더하다

 #2. 팝업스토어 여정을 함께 하는 올인원 앱, ‘팝가’

 #3. ‘글로벌’과 ‘친환경’으로 나아가는 팝업

 팝업스토어가 일시적 유행이 아닌 이유




2024년 여름, 전주 한옥마을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어요.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그 주인공이죠. 한옥마을의 한옥에 마치 짱구와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이 여행을 온 듯 꾸며져 있었어요. 한복을 입은 짱구와 짱아 입간판이 입장객들을 맞이하고, 내부에는 비빔밥을 먹는 캐릭터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었죠.


뿐만 아니라 인형, 피규어, 문규류, 생활용품 등 <짱구는 못말려>를 테마로 한 약 1천여 종의 굿즈들도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어요.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굿즈는 전주 한정판 무드등이었어요. 이 무드등은 한옥 모양으로, 그 앞에 한복을 입은 짱구와 짱구의 친구 유리 피규어가 서 있는 디자인이었어요. 무드등은 1인 1개 구매로 제한을 뒀음에도, 매장이 문을 열자마자 1~2시간 안에 품절이 될 정도였어요. 짱구와 함께 하는 각종 경험에, 귀여운 굿즈까지 합세해 주말이면 이 한옥을 방문하기 위해 수백 팀이 웨이팅을 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죠.


짱구가 등장한 건 이 한옥 뿐만 아니었어요. 한옥마을 거리를 돌아다니다보면 ‘짱구가 다녀간 집’, ‘떡잎마을 방범대가 다녀간 집’이라는 포스터가 붙어 있기도 했어요. 한옥마을 주변 상점들과 연계해 마치 짱구가 한옥마을을 다녀간 듯한 상황을 연출한 거예요.


ⓒSweetspot


그런데 왜 짱구가 전주에, 그것도 한옥에 찾아왔을까요? 사실 2024년, 짱구가 서울 잠실을 시작으로 전주 한옥마을, 대구, 부산 순으로 한국을 여행 중이었거든요. 짱구가 각 도시를 여행하는 과정을 팝업스토어로 풀어낸 거예요. 그래서 팝업스토어 이름도 ‘짱구는 여행중!’이었죠.


전국 릴레이 팝업은 성황리에 진행됐어요. 도시마다 웨이팅은 기본, 각 지역별 특색을 녹여낸 무드등이 특히 인기를 끌었죠. 대구 한정판 무드등은 짱구와 철수가 대구의 명소 강정보 디아크 앞에 서 있었고, 부산 한정판 무드등은 부산의 바다를 배경으로 한 흰둥이 드론쇼가 컨셉이었어요. 그 지역의 감성을 짱구만의 귀여운 무드로 풀어냈죠.


짱구가 한국을 잘 여행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한 곳, 바로 국내 팝업스토어 1위 기업 ‘스위트스팟(Sweetspot)’이에요. 스위트스팟은 현재까지 8천 개가 넘는 팝업을 기획하고 운영해왔어요. 팝업스토어가 아직 흔하지 않았던 2015년 발 빠르게 시장에 진출해, 연평균 250%에 달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죠.


팝업스토어 세계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어요. 이에 따라, 스위트스팟은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있는데요. ‘팝업스토어의 모든 것’을 연결하고자 하는 팝업스토어 앱 ‘팝가’가 그 중 하나예요. 스위트스팟에 직접 찾아가 물었어요. ‘팝가’가 도대체 무엇인가요? 팝업스토어 세계를 어떻게 모바일 앱으로 구현한다는 건가요? 이용운 스위트스팟 CTO와 김은미 스위트스팟 데이터 마케팅 본부 이사가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줬죠.


ⓒSweetspot


ⓒSweetspot



#1. 공간, 콘텐츠, 타이밍의 삼박자에 스토리를 더하다


스위트스팟이 지금 걸어가는 길을 알기 위해선, 스위트스팟의 역사를 잠시 훑어야 해요. 어떻게 스위트스팟은 일찍이 팝업스토어 계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었을까요?


스위트스팟을 이끌고 있는 김정수 대표는 여의도에서 부동산 투자 업무를 하던 부동산 전문 펀드매니저 출신이에요. 누구보다 부동산과 공간을 유심히 살펴보고 다녔죠. 특히 그는 건물의 로비 공간 등 유휴공간의 쓸모를 고민했어요. 유휴공간이 적절한 역할을 하게 된다면, 건물주 관점에서도, 유동 인구 관점에서도 효용이 올라갈 것 같았죠.


그러다 발견한 게 영국의 팝업스토어 중개 스타트업 ‘어피어히어(Appear Here)’였어요. 김 대표는 어피어히어의 비즈니스 모델을 한국 시장에 접목하면 분명 효과가 있을 거라고 판단했어요. 당시 팝업스토어라는 이름조차 흔하지 않았고, 팝업이라고 하면 백화점 같은 리테일 공간의 행사 매대 정도로 여겨졌지만 그 가능성을 엿본 거예요.


김 대표는 실험을 한 번 해보기로 해요. 백화점이 아닌 건물에 팝업스토어를 열어 보는 것이었어요. 첫 실험 장소는 역삼역의 강남파이낸스센터(GFC)였죠. 에스컬레이터 옆 자투리 공간에 핸드백 디자이너 브랜드의 제품을 전시하고 판매를 해봤어요.


결과는 성공적이었어요. 유휴공간을 활용하기 위해선 팝업스토어가 적합하다는 가설이 들어맞았죠. 김정수 대표는 본격적으로 회사를 세우고 GFC에서 팝업을 진행하기 시작했어요. 시장 분위기도 맞아 떨어졌어요. 그간 디지털 전환이라는 미명 하에 많은 리테일 경험이 온라인으로 옮겨갔고, 오히려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경험에 갈증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이런 흐름에 따라 2010년대 후반부터 팝업스토어 붐이 일어나기 시작한 거죠.


그렇게 스위트스팟은 10년 동안 팝업스토어를 만들어 왔고, 노하우가 점점 쌓였죠. 그런 스위트스팟이 말하는 ‘성공하는 팝업스토어의 필수요소’는 3가지예요.


“공간, 콘텐츠, 타이밍. 이 세 가지 요소가 맞아 떨어져야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어요. 단순히 좋은 상품을 소싱해서 판매한다고 다가 아니죠. 콘텐츠만 가지고 성공할 수도 없고요. 세 가지 요소 중 하나만 틀어져도 좋은 결과는 따라오지 않습니다.”

- 이용운 CTO, <시티호퍼스> 인터뷰 중


ⓒSweetspot


이 삼박자가 잘 어우러진 예시가 바로 2024년 10월 열렸던 애슬레저 브랜드 룰루레몬의 ‘Together we grow(함께, 더 큰 성장을 이뤄요)’ 팝업 이벤트예요. 강남 코엑스 앞 대광장을 빌려, 대형 구조물을 세웠어요. 그 공간에서 이루어진 건 놀랍게도 제품 판매가 아니었어요. 이틀 동안 요가 클래스, 마음챙김 등 다양한 단체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했죠. 이벤트는 세계 정신건강의 날에 맞춰 진행됐죠.


“룰루레몬의 목표는 헬스케어에 주목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 거였어요.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의 랜드마크를 선호했죠. 코엑스는 이에 적합했지만, 건물 안은 굉장히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어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건물 밖 광장을 대관했죠. 진입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주목도를 높인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단체 운동 프로그램, 세계 정신건강의 날이라는 타이밍까지. 삼박자가 잘 맞아 떨어진 케이스였어요.”

- 김은미 이사, <시티호퍼스> 인터뷰 중


ⓒSweetspot


ⓒSweetspot



#2. 팝업스토어 여정을 함께 하는 올인원 앱, ‘팝가’


스위트스팟의 팝업스토어 기획 업계에서 독보적 위치를 이어갔어요. 2025년 5월 기준 누적 8천 개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다양한 데이터와 노하우를 쌓아갔죠.


하지만 스위트스팟에는 한 가지 고민이 남았어요. 바로 ‘테크’였어요. 많은 경험이 디지털로 변환되고,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소비자가 되어가는 시대에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선 테크 사업도 필요하다고 느낀 거예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4년 4월 이용운 CTO가 진두지휘하는 테크팀이 신설됐죠. 이용운 CTO는 ‘티맥스’, ‘딜리버리히어로’, ‘화해’, ‘넷마블’ 등 다양한 기업을 거친 16년차 개발자예요. IT 업계에서 주로 커리어를 이어왔던 그가, 오프라인을 모태로 하는 스위트스팟으로 옮겨온 건 새로운 도전이었어요. 이 CTO는 그 ‘새로움’을 위해 스위트스팟을 선택했다고 하죠.


“여태 리테일 산업에서는 일을 해보지 못했다는 갈증이 있었어요. 때마침 팝업스토어 시장은 전성기인데 비해 온라인 시장에선 비대칭이 심했죠. 오프라인은 미친 듯이 성장하는 한편, 온라인은 이렇다 할 대표적인 서비스가 없었어요. 처음부터 시작하는 기분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이용운 CTO, <시티호퍼스> 인터뷰 중


그렇게 탄생한 게 팝업 정보 플랫폼 ‘팝가’예요. 2025년 2월 정식 공개된 팝가는, 두 달 만에 MAU 5만 명을 달성했죠. 도대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길래 이렇게 빠른 성장이 가능했던 것일까요?


직접 팝가를 다운로드 받아 서비스를 이용해봤어요. 현재 진행 중인 팝업스토어의 정보를 모아 추천을 해주기도 하고, 오늘 막 오픈한 팝업스토어를 소개하기도 하죠. 가장 눈에 띄는 건 ‘팝업 지도’였어요. 지도 탭에 들어가면 지역별로 전국에서 열리는 팝업과 위치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요.


ⓒSweetspot


기존 스위트스팟은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였어요. 브랜드에서 원하는 팝업스토어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게 스위트스팟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이었죠. 반면 팝가는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예요. 소비자가 더 빨리, 더 정확한 팝업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역할을 하죠.


그런 점에서 팝가 서비스는 기존 팝업 소비자들의 문제를 정확히 간파하고 있어요. 평소 성수동이나 잠실 같은 지역에 들르면 그 지역에서 진행 중인 팝업에 방문하고는 싶지만, 이에 대한 정보를 한 곳에서 얻을 수가 없었죠. 소비자들은 어쩔 수 없이 직접 돌아다니거나, SNS에서 우연히 얻은 조각 정보를 가지고 팝업스토어를 경험하는 수밖에 없었어요.


이에 팝가의 차별점은 ‘모든 팝업 정보를 한 곳에 모으는 것’에 있어요. 비단 스위트스팟에서 운영하는 팝업뿐 아니라, 전국에 흩뿌려져 있는 팝업스토어에 대한,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모으는 게 팝가의 관건이죠. 이를 위해 팝가 개발 초기에 테크팀이 직접 발로 뛰어 팝업 정보를 모았다고 해요.


“팝가가 다른 곳보다 빨리,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조직 문화에 있어요. 보통 개발자는 엉덩이가 무겁다는 이미지가 있죠. 하지만 저희 팀은 발로 뛰면서 팝가를 개발했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출근을 하면 팀원들이 동서남북의 팝업 주요 요충지로 향했죠. 동쪽의 잠실, 서쪽의 홍대, 남쪽의 여의도, 북쪽의 성수로 나가 직접 사진을 촬영하고 팝가에 사은품 등 팝업 정보를 업로드했어요. 지금은 운영 효율을 위해 없어졌지만, 초기에는 30분 단위로 팝업 혼잡도까지 업로드했죠. ”

- 이용운 CTO, <시티호퍼스> 인터뷰 중


더 나아가 스위트스팟이 건물의 유휴공간을 활용했듯, 팝가는 이번엔 소비자의 유휴시간을 활용하기로 해요. 고객이 팝업에 입장하기까지 웨이팅 시간이 길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한 거죠. 그렇게 탄생한 서비스가 바로 ‘성수패스’예요.


성수패스는 성수동에서 열리는 팝업스토어에 방문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입장 대기 시간 동안 소비자들이 주변 F&B 매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바우처예요. ‘뵈르뵈르’ 성수본점, ‘서울브루어리’ 등 성수동 일대 F&B 매장 65곳을 선정해 해당 매장에 방문하면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죠.


ⓒSweetspot


“팝가는 사용자들의 팝업스토어 여정을 함께하는 버티컬 플랫폼이 되는 게 목표예요. 팝업스토어 여정이라고 하면 어떤 팝업을 갈지 찾아보는 탐색이 있겠고, 실제로 팝업을 이용하기 위한 줄 서기, 웨이팅 과정이 그 다음이겠죠. 그리고 후기를 남기는 등의 후반부 여정, 나아가 팝업에서 구매한 굿즈를 중고로 판매하거나 교환하는 여정까지 있을 거예요. 이 모든 여정을 팝가에 녹여낼 예정입니다.”

- 이용운 CTO, <시티호퍼스> 인터뷰 중


앞으로 팝가는 소비자의 문제뿐 아니라 공급자의 문제까지 해결하는 팝업 올인원 앱이 될 예정이에요. 실제로 스위트스팟은 2024년 11월부터 줄 서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2025년 5월에는 사전 예약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죠. 이를 통해 소비자의 팝업스토어 경험 여정, 나아가 공급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플랫폼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Sweetspot



#3. ‘글로벌’과 ‘친환경’으로 나아가는 팝업


팝업스토어 시장 자체에 대한 스위트스팟의 생각도 궁금해졌어요. 애초에, 왜 갑자기 한국에 팝업스토어 붐이 불기 시작한 걸까요?


“주로 MZ로 통용되는 젊은 소비층은 지루한 걸 싫어해요. 브랜드도, 공간도 자주 바뀌어야 하죠. 실제로 스위트스팟이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유통사와 협업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예요. 백화점과 같은 유통사를 떠올려 보세요. 과거에는 한 브랜드가 입점하면 5년~10년 오랜 기간 유지됐죠.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루했던 거예요. 이런 환경을 지속적으로 환기시켜 줄 콘텐츠가 필요해요. 특히, 코로나 이후 유통사와 거리에 공실이 많아지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채워야 할 필요가 많아졌고, 그 역할을 이 시대엔 팝업이 하는 거죠.”

- 김은미 이사, <시티호퍼스> 인터뷰 중


여의도의 ‘더현대 서울’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워요. 더현대 서울은 팝업스토어 시장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죠. 늘 새로운 브랜드, 새로운 팝업이 열리고 있기 때문에 가장 트렌디한 백화점이라고 불리는 것이고요.


또 다른 주요 요충지는 성수동이에요. 성수동은 스위트스팟이 ‘팝업의 수도’라고 정의 내리는 지역이에요. 그런데 최근 성수동의 유동인구를 보면 달라진 점이 있어요. 바로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졌다는 거예요. 그만큼 팝업에 대한 외국인 수요층도 두터워지고 있어요.


“실제로 최근 브랜드 인터뷰를 할 때도, 소비자 인터뷰를 할 때도, 외국인 수요가 많다는 걸 체감하고 있어요. 팝업스토어에 들른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거 여기에서만 파는 거냐’고 많이 물어본다고 해요. 팝업스토어 상품이 일종의 관광 상품 역할도 하게 된 거죠.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서 팝업 소식을 보고 일부러 성수동을 찾는 관광객도 정말 많고요.”

-김은미 이사, <시티호퍼스> 인터뷰 중


실제로 외국인을 타깃한 팝업스토어도 성행하고 있어요. 2025년 2월 열렸던 오리온 젤리 브랜드 ‘알맹이’의 팝업, ‘알맹이네 과일가게’가 바로 그 예죠.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광장시장에 문을 연 ‘알맹이네 과일가게’는 시장 내 점포처럼 꾸며졌어요. 뽑기, 타임세일 등 전통시장 문화를 반영한 이벤트로 콘텐츠를 채웠죠. 영어, 일본어,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이 상주해 있었고, 실제로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전체 방문객의 70%에 달했죠. 누적 1만 8천여 명이 방문했다고 해요.


ⓒSweetspot


ⓒSweetspot


팝업스토어는 국내의 인기를 넘어, 하나의 관광지가 되어가고 있어요. 하지만 팝업 공간이 많아질수록 어쩔 수 없는 부작용도 생기죠. 공사 소음이나 폐기물 등이 많이 언급되는 부작용 중 하나예요.


“팝업스토어는 평균 2주, 길어도 한 달 동안 유지되는 단기 공간이에요. 때문에 인테리어 시공이 굉장히 잦아죠. 이로 인한 공사 소음이나 폐기물 문제가 지역 사회의 고충이 될 수 있어요. 특히 지속가능성에 민감한 MZ 소비자들에게 이런 문제는 굉장히 치명적이죠.”

- 이용운 CTO, <시티호퍼스> 인터뷰 중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위트스팟은 2025년 4월 업사이클링 플랫폼 ‘팝업사이클’과 MOU를 맺었어요. 팝업스토어 철거 자재를 중고 거래 방식으로 재활용하는 리커머스 시스템을 공동 구축하고 있죠. 업계의 선두주자로서 업계 전체의 미래를 고민하고, 가꾸고자 하는 거예요.



팝업스토어가 일시적 유행이 아닌 이유


팝업이 리테일 산업의 주요 전략이 되면서, 팝업스토어는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공간이 되었어요. 그만큼 소비자들은 팝업에 익숙해졌고, 일각에서는 팝업도 일종의 유행처럼 지나갈 거라고 생각하기도 해요. 하지만 스위트스팟의 김은미 이사는 팝업이 유행이 아니라 리테일의 한 형태로 자리 잡았다고 말해요.


“사실 팝업의 근본은 ‘고객과 브랜드가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것’ 이거 하나예요. 이 본질에 집중하면 무서울 건 없다고 생각해요. 사실 지금에야 ‘팝업스토어’라는 이름이 흔해졌을 뿐, 그 이전에도 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은 항상 있어 왔어요.


팝업 형식의 마케팅은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봐요. 온라인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고, 브랜드는 어떻게 해서든 특별한 방법으로 고객에게 다가가야 하죠. 팬덤을 만들어야 하니까요. 우리가 물질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 ‘브랜드와 고객이 함께 노는 공간’이라는 의미의 팝업은 없어지진 않을 거예요.”

- 김은미 이사, <시티호퍼스> 인터뷰 중


특히 이용운 CTO는 오프라인에선 가파른 성장을 이뤄온 팝업스토어 시장이지만, 온라인에선 이제 막 시작된 시장이라고 말해요.


시티호퍼스와 인터뷰를 진행 중인 이용운 CTO ⓒ시티호퍼스


“저는 16년 동안 굉장히 많은 산업에 몸을 담아 봤어요. 창업도 몇 번 해봤죠. 이렇게 많은 도전을 했던 건 폭넓은 분야를 알아야 세상을 바꿀 만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서예요. 제가 스위트스팟에 합류한 이유도 이 때문이죠. 스위트스팟은 팝업이라는 형태로 리테일 업계를 바꾸고 있으니까요.


특히 제 모태는 디지털 기반 IT 업계에 있었기 때문에, 물성이 있는 오프라인 리테일에서 정점을 찍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팝가’는 그 시작이에요. 팝가를 통해 온라인이 주인공이 아닌, 오프라인을 도와주는 지지자 역할의 서비스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용운 CTO, <시티호퍼스> 인터뷰 중


‘스위트스팟’은 원래 스포츠 용어예요. 야구 배트나 테니스 라켓으로 공을 맞출 때, 공이 가장 강한 속력으로 날아가게 만드는 지점을 말하죠. 스위트스팟의 미션도 비슷해요. 브랜드와 공간, 소비자가 가장 잘 연결되고 통하는 한 지점. 그 지점을 만들어나가는 게 바로 스위트스팟의 목표죠. 이 목표를 위해 스위트스팟은 ‘팝업’이라는 공을 가장 좋은 위치에 맞추기 위해 오늘도 노력 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