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감각을 느리게, 여기선 누구나 슬로우 모션이 된다

테이 바이 오 본드

2024.04.01

영화 속 대사 한 마디가 칵테일 바의 컨셉과 방향을 바꿔놓았어요. 영화 ‘아마겟돈’에서 러시아 우주 비행사들이 고장 난 우주선을 수리하면서 ‘대만산’이라 쉽게 망가진다는 불평을 털어 놓는데요. 세계가 대만을 바라보는 시선에 충격을 받았던 대만의 한 청년은 대만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었어요. 


‘테이 바이 오본드’. 그렇게 탄생한 칵테일 바예요. 대만스러움을 세련되게 표현해 대만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고 싶었죠. 그런데 사실 타이베이에는 이미 대만의 문화적 요소를 창의적인 방식으로 칵테일에 담아내는 칵테일 바가 많았어요. 그렇다면 테이 바이 오본드는 어떻게 그들과 차별화하면서 ‘대만스러움’을 담아낸 걸까요? 


테이 바이 오본드는 우선 ‘시간의 감각’을 달리했어요. 그 방향성을 이름에다가 함축해 두었죠. 테이 바이 오본드의 중국식 이름에는 다다자이(沓沓仔)라는 단어가 들어가는데, 이 단어는 ‘느리게 진행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시간을 경험하는 속도를 더 느리게 만들겠다는 거예요. 어떻게냐고요?



테이 바이 오본드 미리보기

 영화 속 대사 한 마디가 바꿔놓은 바의 컨셉

 #1. 고객의 속도를 늦춘다

 #2. 추억의 장면을 공간에 담아낸다

 #3. 향수와 같은 칵테일을 만든다

 개인적 열망을 내려놓아 개인적 열망에 다다르다



타이베이 여행에서 인기 있는 여행 코스가 있어요. 바로 ‘야시장’이에요. 여행 예약 플랫폼 익스피디아의 조사에 따르면, 1,000명 중 33%가 대만 하면 떠오르는 것이 야시장이라고 대답했고, 28%가 타이베이에서 가장 가고 싶은 곳으로 야시장을 꼽았죠. 


야시장은 대만을 대표하는 문화 중 하나예요. 전 세계 관광객들이 몰리는 ‘스린 야시장(Shilin Night Market)’은 그 역사만 해도 100년이 넘었어요. 500개가 넘는 점포에서 풍겨 나오는 현지 음식 냄새, 형형색색의 조명은 활기찬 대만의 밤 풍경을 즐길 수 있게 하죠. ‘야시장을 안 갔다 왔다면 대만을 다녀온 게 아니다’는 말이 있을 정도예요.


이런 야시장의 풍경이 한 잔의 칵테일로 재해석한다면 어떨까요? 칵테일 바 ‘바 파인(BAR PINE)’은 대만에 있는 여러 야시장의 대표 먹거리를 칵테일로 구현했어요. 닝샤 야시장(遊逛寧夏夜市)의 명물인 대만식 팥빙수를 재현한 칵테일부터, 통화 야시장(通化夜市)의 소고기 양고기 볶음을 재현한 칵테일, 대만 야시장의 대표 간식인 취두부에 영감을 받은 메뉴까지, 덕분에 고객들은 칵테일로 ‘대만 야시장 투어’를 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거죠.  


ⓒBar Pine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바 파인은 칵테일에 야시장을 끌어들였을까요? 이곳의 바텐더 아리엘 허우(Ariel Hou)의 철학때문이에요. 그는 ‘맛은 추억과 삶에서 나온다’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의 일상에서 떼놓을 수 없었던 시장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칵테일을 선보이죠. 이번 야시장 시리즈 이전에도 이미 어 시장, 꽃 시장 등 대만 ‘시장의 풍경’을 담은 창의적인 칵테일 메뉴 시리즈를 내놓아 주목을 받은 바 있어요.  


아리엘 허우가 한 잔의 칵테일에 개인의 추억과 대만의 풍경을 동시에 담아내고 있다면, 칵테일뿐만 아니라 브랜드 철학, 공간, 고객 경험 곳곳에 대만의 문화를 담아내는 칵테일 바가 있어요. 흥미로운 점은,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대만은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다’고 말하죠. 그렇다면 어떻게 정의할 수 없는 대상을 공간에, 제품에, 고객 경험에 녹여낼 수 있는 걸까요? 



영화 속 대사 한 마디가 바꿔놓은 바의 컨셉


 2019년, 국제 칵테일 대회인 라 메종 코인트로 칵테일 컴피티션(La Maison Cointreau Cocktail Competition)의 수상자 중 한 명이 대만에서 배출돼요. 수상자는 20대의 젊은 야망가였죠. 테이 바이 오본드(tei by O’bond)의 창업자 톰 류 밍지에(Tom Liu Mingjie)가 그 주인공이에요.  


톰은 일찍부터 사업가적인 기질이 있었어요. 10대에 칵테일 씬(Scene)에 입문한 그는, 대만 칵테일 씬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는 걸 감지하죠. ‘칵테일 계의 오스카 상’이라고 불리는 아시아 베스트 바 50( Asia’s 50 Best Bar) 목록에 대만의 여러 칵테일 바가 오르는가 하면, 국제적인 바텐더들이 자국에서 배출되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대만의 바 시장의 가능성을 알아본 그는, 25세의 어린 나이에 케이터링 컨설팅 회사 ‘오본드 케이터링 컨설팅 컴퍼니(O'Bond Catering Consulting Company)’를 설립해요. 하지만,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제한적인 부분이 많았어요. 고객의 예산과 요구 사항에 맞춰 일을 해야 하는 업계의 특성상, 그의 생각을 100% 담아내기란 불가능했죠. 점점 ‘내 공간, 내 브랜드’를 운영하고 싶다는 갈망이 피어올랐어요. 그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그는 ‘테이 바이 오본드’를 런칭했어요.


ⓒO'Bond Catering Consulting Company


컨설턴트로서가 아니라 기획자로서 그는 자신만의 브랜드에 어떤 걸 담아내고 싶었을까요? 사실 그의 목표는 단순히 개인적인 성취에만 있었다고 고백해요. 월드 베스트 바 50(World Best Bar 50)에 이름을 올리는 거였죠. 하지만 브랜드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문득, 타국에서 겪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돼요. 


“캐나다에서 2년 정도 학창 시절을 보낸 경험이 있어요. 당시 학급 친구들 중에 대만 이란 나라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죠. 반 친구들은 당연히 제가 태국 사람인 줄 알았다고 했어요. 그때 대만의 국제적 인지도가 이렇게 낮은지 처음 알았어요.


더 충격적으로 다가온 일은 따로 있었는데, ‘아마겟돈’이란 영화의 대사 때문이었죠. 영화에 등장하는 러시아 우주 비행사들이 고장 난 우주선을 수리하면서 ‘대만산’이 쉽게 망가진다는 불평을 털어놔요. 세계가 대만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렇구나, 충격적이었죠.”

-톰 류 밍지에, 보그 타이완 중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때 톰이 느낀 대만의 국제적인 인지도와 인상은 여전히 충격적이었어요. 그래서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기 전에는 단순히 월드 베스트 바 50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싶었다면, 이제는 ‘대만의 풍경’을 담아낸 칵테일 바로, 대만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고 싶다는 비전이 생긴 거예요. 


그런데 사실 타이베이에는 이미 대만의 문화적 요소를 창의적인 방식으로 칵테일에 담아내는 칵테일 바가 많았어요.  2022년 아시아 베스트 바 50에 6위를 기록한 인덜지 익스페리멘털 비스트로(Indulge Experimental bistro)도, 앞서 소개한 바 파인(Bar Pine)도 여기에 속하죠. 그렇다면 테이 바이 오본드는 어떻게 그들과 차별화하면서 ‘대만스러움’을 담아낸 걸까요? 



#1. 고객의 속도를 늦춘다


테이 바이 오본드는 우선 ‘시간의 감각’을 달리했어요. 그 방향성을 이름에다가 함축해 두었죠. 테이 바이 오본드의 중국식 이름에는 다다자이(沓沓仔)라는 단어가 들어가는데, 이 단어는 ‘느리게 진행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시간을 경험하는 속도를 더 느리게 만들겠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테이 바이 오본드는 왜 시간을 느리게 흐르는 것에 초점을 맞췄을까요?  



ⓒTei by O'Bond


톰은 칵테일의 원재료가 되는 차와 술의 공통점에 주목해요. 그리고 거기에서 ‘느림’이라는 본질을 발견하게 되죠. 차와 술은 공통적으로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한 음료예요. 한 잔의 차와 술이 되기까지 천천히, 오랜 시간을 거쳐야 비로소 고객들을 만날 수 있죠. 그는 여기에 브랜드 지향점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공간 곳곳에 고객들이 ‘느림의 미학’을 경험할 수 있게끔 설계하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공간에서 천천히 시간을 감각하게 한다는 건지, 직접 테이 바이 오본드로 가볼게요. 


소란스럽고 바쁜 도심 속, 저녁 8시가 되면 비밀스러운 칵테일 바에 작은 조명이 켜져요. 입구에는 간판이 없어서, 자칫 잘못하면 지나치기 쉽죠. 가까스로 입구를 찾았다면, 어둡고 좁은 통로가 펼쳐져요. 안으로 들어가려면, 이 수상한 통로를 통과해야만 하죠. 왜 굳이 이런 통로를 만든 걸까요? 불친절해 보이는 이 공간에는 숨겨진 의도가 있어요. 


ⓒ시티호퍼스


이 공간은 고객의 ‘시간을 늦추기 위해서’ 의도된 공간이에요. 고객들은 좁고 어두운 통로 지나가면서, 자신의 발소리와 작은 불빛에만 의지하게 돼요. 그렇게 저절로 속도를 늦추죠. 공간을 지나다 보면 낯선 사운드가 들리는데, 이것도 경험의 일부분이에요. 사운드 아티스트 쉬얀팅(Xu Yanting)의 작품인 이 사운드는 스테인글라스를 만들 때 나는 소리인데, 차와 와인이 발효될 때 나는 소리와 비슷해요. 고객은 차와 와인이 익어가는 속도에 맞게, 천천히 공간을 즐길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되는 거예요. 


ⓒ시티호퍼스


통로를 지나면, 차 향으로 가득한 다실 공간이 펼쳐져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칵테일 바의 모습은 보이질 않죠. 그 대신 수상한 문이 보이는데, 그 옆에는 주전자가 덩그러니 놓여있어요. 그리고 바 공간으로 들어가려면 이 문을 열어야 하는데, 손잡이도 버튼도 보이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이 문을 열 수 있을까요? 

 

ⓒ시티호퍼스


ⓒRadiusdesignstudio


문을 열기 위해서,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의식이 있어요. 일명 ‘환영 차 의식’이죠. 이 의식은 과거 대만에서 먼 곳에서 온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마을 입구에 주전자를 두었던 것에서부터 영감을 받았어요. 테이 바이 오본드 직원이 찻잔에 차를 따르면 그제서야 바의 문이 열리죠. 고객은 이곳에서 또 한 번 속도를 늦추게 되고, 동시에 ‘대만식 환대’를 경험하게 되는 거예요. 



#2. 추억의 장면을 공간에 담아낸다


톰은 테이 바이 오본드의 공간을 설계할 때, 여러 분야의 디자이너들과 함께 했어요. 화두는 어떻게 ‘대만스러움’을 담아낼 것인가였죠. 하지만 결론은 의외의 방향으로 흘러갔어요. 그들이 생각하는 대만스러움은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이었어요. 


그럼 어떻게 공간에 대만스러움을 풀어낸 걸까요? 여기에도 ‘시간’을 접목시켜요. 톰과 디자이너들이 생각하기에 가장 대만스러운 공간이란, 그들의 ‘추억’ 속 장면이나 ‘과거’의 일상적인 장면을 재현해 내는 것이었어요. 그렇게 ‘대만에서의 기억에 뿌리를 둔다’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독특한 컨셉의 공간이 탄생해요. 고객들은 이곳에서 누군가의 추억 속 대만, 여러 시대 속 대만의 모습을 경험할 수 있죠. 


공간은 크게 다실 공간과 바 공간으로 나뉘어요. 이 두 개의 공간은 메뉴도 분위기도 전혀 다르죠. 다실 공간은 테이 바이 오본드에서 가장 밝은 공간이에요. 이곳에서는 무알콜의 다양한 전통차를 마실 수 있는데요. 독특한 건 추출 방식이에요. 콜드브루(Coldbrew), 푸어 오버(Pourover) 등 카페에서 볼법한 서양식 추출 방식의 차를 맛볼 수 있죠. 


중앙에 보이는 큰 나무와 그 옆에 보이는 독립적인 좌식 공간이 눈길을 끄는데, 여기에 톰의 추억 속 장면이 숨겨져 있어요. 어린 시절 톰의 할아버지는 큰 나무가 있는 정자에서 마을 사람들과 같이 차를 마시며 도란도란 대화를 나눴죠. 나무가 만들어 주던 시원한 그늘, 평온했던 그날의 장면을 공간 안에 재현해 낸 거예요. 


ⓒRadiusdesignstudio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


그런데 전반적인 분위기와, 디자인 양식에서 일본스럽다고 느낄 수도 있어요. 하지만 톰은 모두 대만식 건축 자제를 사용한, 대만의 기억에 뿌리를 둔 공간이라고 강조해요. 


“많은 분들이 이 공간의 첫인상이  일본스러운 분위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아요.

여러 시대의 대만 이미지를 결합한 것으로, 대만의 기억에 뿌리를 둔 공간입니다.“

-톰 류 밍지에, 보그 타이완 중


바 공간을 살펴볼까요? 다실 공간과는 다르게 훨씬 어둡고, 세련된 분위기가 감돌죠. 바닥 부분의 구불구불한 패턴의 타일은 1950년대에서 60년대에 대만에서 인기가 많았던 건축 자재를 활용했어요. 거친 질감의 기다란 바 테이블도 대만 남동부에 위치한 타이둥 지역의 녹색 사문암을 이용해서 만들었고요. 지금은 흔히 볼 수 없지만, 과거에 대만의 가정집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다고 해요. 이렇게 그때 그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건축 자재를 의도적으로 활용해서, 여러 시대 속 대만의 모습을 경험하게 했죠. 


ⓒRadiusdesignstudio


ⓒ시티호퍼스


여기에다가 전체적인 공간의 분위기와 사뭇 다르게, 바 중앙에 나무 소재의 찬장을 만들어 놓았어요. 여기에도 톰의 어릴 적 추억이 깃들어 있어요. 할머니 집에 있던 찬장의 이미지를 떠올렸죠. 그렇게 추억으로부터 힌트를 얻어, 타이난 지역의 가구 장인에게 의뢰해 직접 제작했어요. 덕분에 칵테일 바에 아날로그적인 온기가 더해졌죠. 



#3. 향수와 같은 칵테일을 만든다


테이 바이 오본드는 ‘팜 투 테이블(Farm to table) 칵테일’을 지향하고 있어요. ‘농장에서 밥상까지’라는 뜻의 이 말은 셰프가 농부로부터 직접 제철 식재료를 구입하고, 신선한 식재료를 활용해 요리를 내놓는 것을 의미해요. 원래 미국이나 유럽에서 주로 사용하던 개념이지만, 몇 년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이 가치가 전파되고 있죠.


그런데, 보통 레스토랑에 쓰이는 개념을 왜 칵테일 바에서 사용하게 된 걸까요? 그 계기는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톰은 ‘차의 고장’이라고 불리는 핑린이란 지역에서 우연히 한 농부를 만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대만의 차에 푹 빠지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칵테일 세계가 확장되었기 때문이에요. 


그와 차를 마시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차에도 사케나 와인처럼 테루아(Terrior)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찻잎 생산지의 풍토, 수확 시기, 발효 시간, 로스팅 시간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같은 품종의 차라도 완전히 다른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배웠죠.


ⓒTei by O'Bond


그렇게 차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그는, 본격적으로 차의 세계에 몰입해요. 10개월 동안 다양한 서적들을 읽으며 차의 역사부터 이론적인 내용을  꼼꼼히 공부하고, 대만에 있는 다양한 차 농가를 방문해서 직접 보고, 듣고, 경험했죠.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그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인 칵테일에 접목시키기로 했어요. 단순히 차의 맛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은 아니었어요. 완벽한 풍미를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연구했죠. 그렇게 발효 시간, 식재료의 조합, 추출 방식 등 실험에 실험을 거듭해 19종의 메뉴를 개발해 내요. 


테이 바이 오본드의 칵테일 메뉴는 크게 2가지로 나뉘어요. 19종의 메뉴 중 1번부터 6번은 입안을 상쾌하게 해주고,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리프레쉬(Refresh)’이고, 7번부터 19번까지는 묵직하고, 복합적인 풍미를 즐길 수 있는 ‘컴플렉스(Complex)’예요.


모든 칵테일은 대만의 차를 베이스로 하고, 현지의 식재료를 활용해요. 그런데 맛의 조합도, 먹는 방식도 새로워요. 리프레쉬 메뉴 중 2번 동산(Dongsan)이 대표적인데요. 이 칵테일은 금원 녹차를 베이스로 그 위에 생 토마토와 복숭아를 첨가해 마치 샤블리(Chablis)라는 품종의 와인의 풍미를 느낄 수 있어요. 여기에 독특한 킥(Kick)이 더해지는데, 샌달우드 향과 고수가 더해진 ‘녹지 않는 얼음 젤리’를 얹어주죠. 고객들은 천천히 음료를 즐기고, 음료를 다 마신 후에는 독특한 식감의 얼음 젤리로 입가심을 할 수 있어요.


ⓒ시티호퍼스


톰과 바텐더들은 테이 바이 오본드의 칵테일을 설명할 때, ’향수’와 비슷하다고 말해요. 향수에 톱 노트(Top Note), 미들 노트(Middle Note), 베이스 노트(Base Note) 등 3개의 층(Layer)이 있듯이, 칵테일에도 맛, 향, 촉각 등 3개의 층이 존재한다고 말하죠. 그래서 칵테일을 마시는 처음-중간-끝에서 모두 다 다른 맛, 향, 촉각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어요. 덕분에 고객들은 한 잔의 칵테일에서 대만의 뉘앙스를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입체적인 경험을 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개인적 열망을 내려놓아 개인적 열망에 다다르다


테이 바이 오본드는 그들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대만’을 표현해 냈어요. 이 독특한 개성을 가진 칵테일 바는 2020년, 공간을 열자마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죠. 하지만,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졌어요.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한 거죠. 이 바이러스에 의해, 테이 바이 오본드도 큰 타격을 입게 돼요. 3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공간을 폐쇄해야 했죠.


매장을 닫아야하는 상황 속에서 생존을 위해서 무엇이라도 해야 했어요. 톰은 발이 묶여 일상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을 주목했어요. 집 밖으로 못 나가는 상황이 지속되자, 홈 바, 홈 카페가 유행하기 시작했죠. 그는 이런 트렌드를 읽어 ‘홈 바 선물 세트’를 한정으로 제작해요. 고객들이 집에서도 테이 바이 오본드의 다양한 음료 메뉴를 즐길 수 있도록, 스파클링 티, 와인, 미니 칵테일 등으로 구성했죠. 그뿐 아니라 이 경험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될 수 있게, 전용 컵과 계량 도구도 상품에 포함 시켰어요. 반응은 어땠을까요? 100개 한정으로 제작된 이 상품은 4일 만에 완판 되었죠. 예약 주문 문의도 빗발쳤고요.


ⓒTei by O'Bond


이 경험을 바탕으로, 테이 바이 오본드는 한 번 더 ‘공간 밖’으로 나오는 시도를 이어가요. 뷰티 브랜드 부두모이( voodoomoi)와 협업해서 대만의 테루아를 담은 향수, 화장품 세트를 만들었거든요. 매장 밖으로 나왔을 뿐만 아니라 F&B영역에서 뷰티 영역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거예요.  


ⓒTei by O'Bond


이렇게 테이 바이 오본드만의 색깔로 찍은 점들은 마침내 선으로 이어져요. 그가 바라던 대로, 2024 월드 베스트 50 디스커버리(World Best 50 Discovery)에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안게 되죠. 


“2024년 월드 베스트 50 디스커버리로부터 인정받게 되어 영광입니다. 앞으로도 대만의 문화를 탐방하고, 대만의 차 농장을 방문하며, 사람과 땅의 만남을 통해 대만의 모습을 재해석해 나가겠습니다.”

-톰 류 밍지에,  테이 바이 오본드 


그가 말한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대만’의 가능성은 어디까지 일까요? 늘 예상치 못한 방식을 보여줬던 것처럼, 상상 그 이상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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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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