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는 기본이고 사람이 섞여야, 진짜 칵테일이다

굴루 구루

2024.04.04

타이베이는 칵테일 씬(Scene)의 숨은 강자예요. 창의적이고, 임팩트 있는 곳들이 수두룩 하죠. 웬만한 내공이 아니고서는 칵테일 바가 살아 남기 힘든 환경이죠. 이런 타이베이 칵테일 씬은 크게 2가지 방향성을 갖고 있어요. 


하나는 ‘고급화’. 그 바만의 테크닉, 맛, 퍼포먼스 등으로 어디서도 보기 힘든 희소한 경험을 선사해요. 단순히 칵테일의 맛뿐만 아니라 고객의 오감을 자극하거나 고객 경험에 서사를 부여하죠. 대표적인 예가 언더 랩(unDer lab)이에요. 칵테일과 핑거 푸드가 코스로 준비되는 언더 랩의 ‘테이스팅 메뉴’는 인당 10만 원이 훌쩍 넘기도 하죠.


또 다른 하나는 ‘대중화’. 칵테일을 만드는 방식, 칵테일을 소비하는 맥락을 바꾸어 합리적 가격에 간편한 칵테일을 판매하죠. 대표적인 예가 탭 칵테일의 시초인 드래프트 랜드(Draft Land)와 칵테일계의 편의점을 꿈꾸는 RTD 칵테일의 힙스터 왓(WAT)이에요.


이 두 가지 흐름에서 ‘굴루 구루’는 어디쯤 위치해 있을까요? 방향성만 따지자면 대중화에 가깝지만, 방법적인 측면에서 시장의 허를 찔렀어요. 어떻게냐고요?



굴루 구루 미리보기

 메뉴판을 4 x 6으로 반듯하게 만든 이유

 칵테일은 재료가 아니라 사람이 어우러지는 술

 현실과 꿈 사이에서 ‘자각몽’이 펼쳐진다

 시장의 허를 찔러 행복을 주조하다




‘목테일(Mocktail)’이 진화하고 있어요. 목테일의 ‘목(Mock)’은 ‘가짜의’, ‘거짓의’ 등의 뜻으로, ‘가짜 음료’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칵테일에서 알코올을 빼면서 맛의 밸런스가 무너지거나 술이 아닌 혼합음료의 맛을 내는 정도에 그쳤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술을 마시면 안 되거나 체질적으로 술이 안 받는 사람들, 혹은 술 맛을 모르는 사람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하던 옵션이었죠.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어요. 무알코올 칵테일을 제조하는 테크닉이 발달하고, 칵테일의 기주가 되는 무알코올 증류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죠. 다양한 보태니컬(Botanical)을 넣어 증류해 진(Gin)의 향을 구현한 영국의 ‘시드립(Seedlip)’과 프랑스의 ‘세더스(Ceder’s)’가 대표적이에요. 


ⓒCeder’s                                                 ⓒSeedlip


여기에다가 의도적으로 술을 멀리하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 트렌드가 전 세계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맛있는 무알코올 칵테일에 대한 니즈도 커졌어요. 과거에는 술을 ‘못’ 마시는 사람들이 대체재로 선택했던 무알코올 칵테일을, 이제는 술을 ‘안’ 마시는 사람들이 기꺼이 선택하는 시대가 된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 칵테일 바를 운영하고 있다면 맛있는 무알코올 칵테일 메뉴를 늘리는 걸 고려해볼 수 있어요. 그런데 메뉴를 추가하는 일차원적인 대응이 아니라 더 본질적인 관점으로 접근해볼 수는 없을까요? 타이베이의 ‘굴루 구루(Gulu guru)’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어요. 


굴루 구루는 누구나 쉽게 와서, 기분에 따라 술의 도수를 고를 수 있도록 했어요. 여기서 주목할 점은 도수를 ‘고른다’예요. 굴루 구루는 알코올과 무알코올의 경계를, 카페와 바의 경계를, 심지어 낮과 밤의 경계를 물 흐르듯 오가며 칵테일 바의 미래를 제안해요. 굴루 구루가 보여주는 칵테일 바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메뉴판을 4 x 6으로 반듯하게 만든 이유


도수를 고를 수 있다니, 도수가 논알코올 또는 알코올 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어요. 굴루 구루의 칵테일 메뉴는 알코올 도수에 따라 크게 4가지로 구분되는데요. 알코올 도수가 0도인 ‘소버(Sober/清醒)’, 3~6도인 ‘팁시(Tipsy/微醺)’, 8~13도인 ‘우지(Woozy/重醺)’, 15~20도인 ‘웨이스티드(Wasted/爛醉)’ 등 4가지 알코올 농도 시리즈가 있죠. 번역하면 소버는 ‘멀쩡한’, 팁시는 ‘알딸딸한’, 우지는 ‘몽롱한’, 웨이스티드는 ‘만취한’이라는 의미예요. 점점 더 세지는 도수에 따라 술 점점 더 취한 모습을 메뉴 카테고리 이름으로 활용했어요.


굴루 구루 칵테일 메뉴를 구분하는 또 하나의 축은 ‘맛’이에요. 타이 밀크티, 산딸기 요구르트, 파인애플 루비, 계수나무 & 배 스파클링, 리치 장미 과일, 기타 맛 등 6가지로 구분되죠. 알코올 도수에 따른 4가지 분류와 맛에 따른 6가지 분류를 조합해 총 24가지 칵테일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 거예요. 


ⓒGulu guru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더. 단순히 알코올 농도만 달리한 것이 아니에요. 각 도수에 맞춰 칵테일 레시피를 조정해 각 도수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맛을 구현했어요. 같은 맛 계열의 칵테일이어도 도수마다 이름까지 달리 했죠. ‘와일드 베리 요구르트’를 예를 들어 볼까요? ‘소버’ 메뉴에서는 ‘분홍색 하늘(Cielo Rosa)’, ‘팁시’ 메뉴에서는 ‘분홍색 천국(Paradiso Rosa)’, ‘우지’ 메뉴에서는 ‘분홍색 바다(Oceano Rosa)’, ‘웨이스티드’ 메뉴에서는 ‘분홍색 꿈(Sueño rosa)’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요.


ⓒGulu guru


‘분홍색 하늘’에는 와일드 베리 요구르트가 들어가고, ‘분홍색 천국’에는 와일드 베리 스무디와 요구르트 리큐르가, ‘분홍색 바다’에는 와일드 베리 스무디, 요구르트 리큐르, 와일드 베리 진이, ‘분홍색 꿈’에는 오렌지 껍질로 만든 리큐어인 ‘쿠앵트로’가 들어가죠. 도수에 따라 리큐르, 진, 쿠앵트로 등을 넣어 점차 도수를 높이는 한편, 가장 도수가 높은 ‘분홍색 꿈’에는 톡 쏘는 신맛과 쌉싸름한 맛의 주류를 첨가해 높은 알코올 도수와의 균형을 맞추는 식이에요.


ⓒGulu guru


“같은 시리즈의 와인이라도 알코올 농도에 따라 디테일이 크게 달라져요. 가벼운 술과 고도수의 술 사이의 차이가 알코올 양에만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 이상의 것이 있어야 하죠. ‘최적의 조합’을 추구하는 독창성은 요소를 해체하고, 각기 다른 기술, 베이스, 원료 등을 통해 제거하고 다시 정제해 전체적인 맛의 균형을 완벽하게 맞춰요.“

- 굴루 구루 수석 바텐더 ‘에단 예(Ethan Yeh)’, Shopping Design 중


굴루 구루의 창업자 ‘케이시 옌(Kasey Yen)’은 술을 마시는 것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고 싶어서 골라 마실 수 있는 칵테일 메뉴를 개발했어요. 그러면서도 동시에 칵테일 레시피를 개발하는 기술은 엄격하게 연구하고, 장인 정신을 발휘해 마치 ‘실험실’처럼 변인이 통제된 환경에서 칵테일을 연구하죠. 덕분에 어떤 도수를 선택하듯 균형감 있고 조화로운 맛의 칵테일을 맛볼 수 있어요.


굴루 구루는 도수에 따라 술을 골라 마실 수 있는 ‘주티아오인(酒調飲)’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시도했어요. 베이스가 되는 술과 알코올 도수를 기준으로 칵테일을 해체하고, 쌓고, 재구성해 다양한 빛을 내는 스펙트럼처럼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도록 한 거예요. 이런 개념이 언젠가는 대만의 국민 술이 되어 세계적으로도 대중화되기를 기대하면서요.



칵테일은 재료가 아니라 사람이 어우러지는 술


주티아오인 시스템에 따라 개발된 칵테일 메뉴들은 손님들의 니즈를 촘촘히 채워요. 주량이 아니라 그날의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 칵테일을 고를 수 있죠. 무알코올 시리즈인 소버 메뉴들은 상큼하면서도 균형감이 좋아요. 수제 음료를 즐겨 마시는 사람이나 술을 못 먹는 사람, 오늘은 건강을 챙기고 싶은 사람 등 누구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메뉴예요.


팁시 시리즈는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 가장 적합해요. 숙취가 생길 확률은 낮으면서 동시에 약간의 취기로 함께 마시는 사람들과 유대감을 느낄 수 있거든요. 우지 메뉴들은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도수로, 가장 익숙한 정도의 술의 맛과 농도를 구현했어요. 가장 도수가 높은 웨이스티드는 일상의 고충과 피로감에서 해방시키기에 좋아요. 짧은 시간 안에 취기를 끌어 올려 외부 환경보다는 오직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상태로 전환할 수 있어요.


이처럼 굴루 구루에서는 개인의 의지대로 알코올 도수를 선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논알코올과 알코올 음료 간의 간격이 좁아져요. 술을 마시고 싶거나 잘 마시는 사람, 술을 안 마시는 사람이나 못 마시는 사람 모두가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죠. 이는 창업자가 의도한 바이기도 해요. 


“마스터와  초보자 모두 이 곳에서 소속감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케이시 옌’, Shopping Design 중


여기에다가 굴루 구루는 알코올 도수뿐만 아니라 가격으로도 한 번 더 문턱을 낮춰 더 많은 사람들을 칵테일 바로 이끌어요. 아무리 바의 컨셉이 좋고 알코올 도수를 고를 수 있다 해도, 가격이 부담스러우면 친근하게 다가가지는 어려우니까요. 24가지 칵테일들은 150~300대만달러(약 6,500~1만3천원) 수준이에요.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해보기 위해 타이베이 현지 물가와 비교해 볼게요. 보통 타이베이 시내에 있는 웬만한 칵테일 바에서 칵테일 한 잔의 가격은 200~500대만달러(8,500~2만2천원) 정도예요. 타이베이 주재원들을 위한 한 조사에 따르면 타이베이 시내에 위치한 바 7개의 칵테일 가격의 평균 값이 422대만달러(약 1만8천원)였다고 해요. 그러니 굴루 구루는 현지의 다른 칵테일 바에 비교해서도 가격이 합리적인 셈이에요.


이는 인건비를 줄이고, 회전율을 높였기에 가능한 일이에요. 바텐더의 개인기가 돋보이는 화려한 바텐딩 대신, 사전에 연구된 레시피에 따라 즉석으로 칵테일을 내어 주면 되기에 몸값 높은 스타 바텐더를 채용할 필요가 없어요. 게다가 매장 컨셉도 캐주얼 스탠딩 바를 지향하고 있어 회전율이 높고, 심지어는 다른 칵테일 바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테이크 아웃 고객들도 있죠.


ⓒ시티호퍼스


그런데 바 이름은 왜 글루 구루일까요? 굴루 구루에서 ‘굴루’는 액체가 목구멍을 넘어갈 때를 나타내는 형용사예요. 한국어로 ‘꿀꺽’ 정도로 번역할 수 있죠. 그리고 ‘구루’는 ‘권위자’를 뜻하는 단어예요. 그러니 굴루 구루는 이름처럼 주량과 취향에 상관 없이 모든 사람들을 굴루 구루로 끌어 들여 포용하고자 해요. 다같이 창의적인 맛의 칵테일을, 자기의 선호에 따라 경험하며 친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어요.



현실과 꿈 사이에서 ‘자각몽’이 펼쳐진다


굴루 구루는 무알콜과 고도수를 오가며 칵테일 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하고 있어요. 컨셉에 걸맞게 바 공간 또한 기존의 칵테일 바와는 확연히 구분돼요. 어둡고 은밀한 분위기의 칵테일 바 대신 개방적이고, 단순하고, 투명한 공간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어요. 매장 전면부는 바닥에서 천장까지 투명한 유리창을 사용해 내부 공간 사이의, 내부 공간과 외부 공간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디자인했죠.


ⓒ시티호퍼스


영업 시간도 밤에만 영업하는 칵테일 바와 달라요. 평일은 오전 10시부터 밤 12시 또는 새벽 1시까지, 주말에는 오후 4시 또는 6시부터 밤 12시 또는 새벽 1시까지 영업을 해요. 소버 메뉴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지만, 낮 시간 메뉴를 따로 운영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낮에는 사람들이 카페에서 마실 수 있는 음료를 찾기 때문이에요.


낮 시간 메뉴도 칵테일 메뉴와 비슷한 체계로 구성했어요. 간단한 아메리카노, 라떼, 카푸치노 등의 기본 메뉴 외에 ‘타이 그린 티 라떼’, ‘시칠리아 커피’, ‘바닐라 라떼’, ‘망고 베르가못 티 커피’ 4가지 메뉴를 ‘소버’, ‘팁시’, ‘우지’ 3가지 도수로 구성했죠. 아무래도 이른 낮이니 가장 도수가 높은 웨이스티드 시리즈는 제외했고요.


밝고 세련된 부티크 커피숍과 같은 공간은 여유롭고 편안한 음주 분위기를 유도해요. 이 공간을 디자인한 ‘미즈이로 디자인(MIZUIRO)’은 시원한 회색 톤을 메인으로 하고, 내부에 녹색 식물을 추가해 우아한 활력을 더했어요. 카페를 닮은 경쾌한 분위기 덕분에 카페처럼 테이크 아웃으로 음료를 사 마시는 사람들도 많죠. 


ⓒ시티호퍼스


사실 이 공간감은 단순히 전체적인 분위기를 카페처럼 꾸미는 데에 있지 않아요. 실험적인 브랜드 컨셉에 따라 실험실과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자각몽’이 펼쳐지는 공간을 의도했어요. 자각몽은 꿈을 꾸는 도중에 스스로 꿈이라는 사실을 알고 꾸는 꿈이라는 뜻으로, 마치 자각몽을 꾸는 듯 몽환적인 경험을 하는 공간을 지향하고 있거든요.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


“우리는 고객들을 술에 취하게 하려는 게 아니에요. 고객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지에만 관심이 있어요. 깨어 있는 상태와 꿈을 꾸는 상태 사이에서 생각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원래 고통스러웠던 것들이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죠.”

- ‘케이시 옌’, MOT Times 중


미즈이로 디자인 팀은 자각몽이라는 시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반영해 특수 소재, 조명, 여백 등을  철저히 계획했어요. 복잡해 보이지 않는, 심플한 디자인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비움’조차 계산된 거예요. 단순한 구조 안에 가상과 현실의 감각, 조명과 공기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담아내고자 했죠. 오전부터 밤 늦게까지 영업을 하기 때문에, 시간이 흘러 일조량이 바뀌어도 위화감 없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Gulu guru


FRP 수지, 유리 섬유 등은 조명 디자인과 덕분에 반짝거리면서도 절제된 분위기를 내요. 아크릴 의자가 놓인 벽에는 위에서 오는 간접 조명이 더 은은하고 매끄럽게 쏟아져 윤곽선 언덕을 그릴 수 있도록 벽을 2도 정도 기울이기도 했고요. 자연광이 투명하게 들어오는 공간이기에 실내 조명은 충분히 밝으면서도 과하지 않게 조정했어요.


이처럼 굴루 구루의 공간은 브랜드 컨셉을 반영하면서 디자인의 작은 디테일까지 고민한 결과예요. 굴루 구루가 지향하고, 의도한 고객 경험이 구현되는 것은 물론, 언제 가도 편하게 느껴지는 이유죠.


ⓒGulu guru



시장의 허를 찔러 행복을 주조하다


타이베이는 칵테일 씬(Scene)의 숨은 강자예요. 비록 ‘아시아 50대 바(Asia’s 50 Best Bars)’에 수많은 바가 상위권에 랭킹된 싱가포르, 홍콩 등에 비하면 유명한 바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컨셉과 진화의 관점에서는 주목할 만한 도시예요. 창의적이고, 임팩트 있는 곳들이 수두룩 하죠. 웬만한 내공이 아니고서는 칵테일 바가 살아 남기 힘든 환경이에요.


이러한 타이베이 칵테일 씬은 크게 2가지 방향성을 갖고 있어요. 하나는 ‘고급화’예요. 그 바만의 테크닉, 맛, 퍼포먼스 등으로 어디서도 보기 힘든 희소한 경험을 선사해요. 단순히 칵테일의 맛뿐만 아니라 고객의 오감을 자극하거나 고객 경험에 서사를 부여하죠. 대표적인 예가 ‘테이 바이 오 본드’, ‘언더 랩(unDer lab)’ 등이에요. 칵테일과 핑거 푸드가 코스로 준비되는 언더 랩의 ‘테이스팅 메뉴’는 인당 10만 원이 훌쩍 넘기도 하죠.


그 반대편에 있는 또 하나의 흐름은 ‘대중화’예요. 칵테일을 만드는 방식, 칵테일을 소비하는 맥락을 바꾸어 합리적 가격에 간편한 칵테일을 판매하죠. 대표적인 예가 탭 칵테일의 시초인 ‘드래프트 랜드(Draft Land)’와 칵테일계의 편의점을 꿈꾸는 RTD 칵테일의 힙스터 ‘왓(WAT)’이에요.


이 두 가지 흐름에서 굴루 구루는 어디쯤 위치해 있을까요? 방향성만 따지자면 대중화를 지향하는 쪽에 더 가깝지만, 방법적인 측면에서 시장의 허를 찔렀어요. 모두가 알코올이 있는 ‘술’에 무게중심을 두고 ‘술을 마시는 사람’만을 타깃할 때, 굴루 구루는 칵테일의 범주도, 잠재 고객군도, 영업 시간도 넓혔거든요. 무알코올, 저알코올 음료까지 칵테일의 범주로 들여 오고, 술을 못 마시거나 마시고 싶지 않은 사람까지도 고객으로 끌어 들였죠. 덕분에 술을 마시는 사람이 드물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던 낮 시간대까지 운영할 수 있는 바가 되었고요.


하지만 굴루 구루는 단순히 낮에도 술을 마실 수 있는 바이거나 알코올 도수를 선택할 수 있는 바 이상이에요. 칵테일을 마시는 근본적인 ‘목적’에 대해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어요. 칵테일은 맛 때문에 마시기도 하지만, 함께 하는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한 목적이 커요. ‘행복’이 목적이 되는 술이죠. 굴루 구루는 상황, 컨디션, 주량 등 칵테일을 함께 마시기 위한 모든 조건들을 없애고 마음만 있다면 누구와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바인 거예요. 그래서 굴루 구루가 말아주는 건 칵테일이 아니라 행복일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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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享受一場自由幻夢!台北時髦酒吧「GŪLŪ GURU」:水色設計以手感材質、細膩照明,形塑虛實有度的通透空間, MOT Times

一款調酒自選四種酒精濃度 GŪLŪ GURU酒調飲實驗室首創微醺新概念, Verse

「GULU GURU 酒調飲實驗室」插旗國父紀念館!4 種濃度、24 款調酒,以光譜兩端調製多變風味, Shopping Design

The price of 1 cocktail drink in downtown club in Taipei is 422 NT$, Expatis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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