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맛집이 된 편의점, 편리함의 다음을 준비한다

패밀리마트

2024.04.03

시간의 편리함, 상품의 편리함, 거점의 편리함, 지불의 편리함 등. 지금껏 편의점의 가장 큰 무기는 편리함이었어요. 24시간 문을 여는 편의점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것을 비교적 쉽게 구매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우후죽순 편의점이 생겨나자 그때부터 편리함만으로 더이상 차별적 경쟁력을 갖기 어려워졌어요. 물론 편리한 건 좋지만 어디를 가나 비슷한 물건만 팔고 있다면 굳이 특정 편의점을 찾아갈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편리함을 넘어 다음 수순을 고민하던 편의점 브랜드가 있어요. 바로 ‘패밀리마트’예요. 패밀리마트는 소비자들이 다른 편의점을 제쳐두고 찾아오게 만들어요. 매장을 하나의 테스트 베드로 활용하고,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법을 연구하면서 말이죠. 뻔한 편의점에서 벗어나 존재감을 뽐내는 패밀리마트. 이들은 편의점의 다음을 위해서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걸까요?


패밀리마트 미리보기

 #1. 스페셜리스트로 포지션을 뾰족하게

 #2. 디자인을 지렛대로 눈에 띄게

 #3. 기후 친화적 식단도 편리하게

 편의점이 만든 새로운 공유 생태계




2022년 12월, 편의점 상품 하나가 독립을 선언했어요. 패밀리마트에서 ‘렛츠 카페’라는 브랜드로 팔던 제품 중 하나인 커피를 카페로 승격시킨 거예요. 타이베이 중산에 문을 연 커피 매장 ‘렛츠 카페 플러스(Let’s Café PLUS)’ 이야기예요. 물론 패밀리마트에서도 여전히 커피를 팔죠. 그럼에도 패밀리마트는 왜 카페를 오픈한 걸까요?


ⓒ全家便利商店


그 배경에는 ‘렛츠 카페’의 급격한 성장이 있어요. 패밀리마트가 2006년에 처음 렛츠 카페를 출시한 이후, 어느덧 연간 판매량이 1억 6천만 잔까지 올라섰죠. 2023년에는 2억 잔 달성을 목표로 할 정도였고요. 이처럼 자체 커피 브랜드가 연평균 20% 정도의 성장률을 보이자 패밀리마트는 특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브랜드 체험 매장을 열기로 결정했어요. 


편의점 밖으로 외출하게 된 렛츠 카페에는 ‘플러스(PLUS)’라는 단어가 붙었어요. 단어 뜻 그대로 커피의 품질과 종류도 한결 업그레이드됐죠. 이 카페에서는 믹스커피, 스파클링 커피, 아이스 드립 커피 등 약 30가지 종류의 음료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음료 메뉴뿐만 아니라 스낵과 디저트 등 음식 종류도 25가지가 넘죠. 다채로운 메뉴와 고급스러운 매장 인테리어를 보면 편의점 커피라는 흔적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예요. 


하지만 내부를 자세히 살펴보면 상황이 달라져요. 렛츠 카페 플러스는 패밀리마트가 편의점으로서 쌓아온 강점과 역량이 고스란히 반영된 곳이죠. 매장 경영 노하우, 신선 식품 준비 기술 등이 곳곳에 녹아있어요. 무형 자산뿐만 아니라 인적 자산도 마찬가지였어요. 렛츠 카페 플러스를 오픈할 당시의 직원은 모두 패밀리마트 편의점 직원 출신으로 구성됐어요. 이들은 카페 오픈을 위해 일본 커피 기업 UCC에 입사해서 약 1년 가까이 커피 교육을 받았죠.


이처럼 렛츠 카페 플러스는 편의점 브랜드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예요. 사회 트렌드와 소비자 니즈에 따라 탄생한 자체 브랜드는 편의점에서 태생기를 보낸 뒤 이렇게 독립 브랜드로 거듭나기도 하죠. 이뿐 아니에요. 대만의 패밀리마트에는 렛츠 카페의 뒤를 이어 한창 영글어가고 있는 자체 브랜드와 독점 서비스가 가득해요. 뻔한 편의점에서 탈피한 패밀리마트가 어떻게 남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가는지 궁금하다면, 지금부터 그 행보를 쫓아가 볼게요. 



#1. 스페셜리스트로 포지션을 뾰족하게


편의점은 편리함의 상징이에요. 필요한 물건을 쉽고 편하게 구할 수 있다는 점에 기대어 성장해 왔죠.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들을 종류별로 구비해 놓는 것이 편의점의 자랑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이 장점은 편의점의 한계가 되기 시작했어요. 어느 편의점에 가도 엇비슷한 상품을 팔고 있다면 굳이 특정 편의점 브랜드를 찾아갈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패밀리마트는 일찌감치 ‘전문점’이 될 준비에 돌입했어요. 제너럴리스트에서 스페셜리스트가 되기로 한 거죠. 전형적인 편의점에서 탈피하기로 한 패밀리마트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시장에 진입하는데요. 대표적인 예가 바로 ‘파미슈퍼(FamiSuper)’예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편의점이 슈퍼마켓을 열었어요. 편의점과 슈퍼마켓, 이 둘이 대체 뭐가 다르냐고요? 


ⓒ全家便利商店


차이를 알고 싶다면 일단 파미슈퍼의 탄생 계기부터 살펴봐야 해요. 파미슈퍼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나타난 소비자의 변화에 대응한 결과예요.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신선 야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가 늘었고, 냉동 조리 식품 매출도 30%나 증가했거든요. 패밀리마트는 집에서 직접 저녁 식사를 차려 먹기 시작한 사람들에게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했어요. 이에 2022년 2월, 파미슈퍼를 오픈했죠. 지금까지 ‘개인’에 초점을 맞춰 온 편의점이 ‘소규모’ 가족 고객에게 시선을 돌리는 순간이었어요. 


그런데 파미슈퍼는 전통적인 슈퍼마켓을 대체하려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백화점의 고급 식료품 매장을 닮아 있죠. 매장 내부는 바쁜 현대인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고품질의 식재료로 채워져 있어요. 냉동 코너에는 해외에서 수입한 약 100여 종의 최고급 즉석식품과 육류 제품이, 채소 코너에는 유기농 인증을 받은 신선 식품이 올려져 있고요. 또 파미슈퍼는 프랑스 냉동식품 브랜드 ‘피카르(Picard)’를 입점시켜 사람들이 프랑스식 애피타이저, 메인 요리, 디저트를 한자리에서 사 먹을 수 있게 했어요. 


한 마디로 파미슈퍼가 사람들에게 제공하고자 한 것은 ‘가벼운 럭셔리’였어요. 사람들이 늦은 시간에도 영업 중인 파미슈퍼에 들러 고품질의 식재료를 구매하고, 집에서 간단히 식사를 차려 먹을 수 있도록 말이죠. 파미슈퍼를 기획한 Five Metal Shop의 디자이너는 파미슈퍼의 타깃 고객은 출퇴근 시간이 불규칙적인 사람들이라고 밝혔어요. 24시간 운영하는 매장이니 틈새시장을 파고들 수 있는 거죠. 여기에다가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면 파미슈퍼의 식재료를 24시간 언제든지 받아볼 수 있고요. 


패밀리마트가 스페셜리스트를 자처하는 또다른 영역도 있어요. 패밀리마트는 대만에서 아이스크림 맛집으로 통하거든요. 패밀리마트가 처음으로 대만에서 아이스크림을 판매한 것은 2013년인데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대중의 입맛을 꾸준히 저격하며 신제품 출시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어요. 전체 매장의 월평균 판매량은 300만 개(2023년 기준)에 달할 정도죠. 


그런데 편의점 아이스크림이 이렇게 높은 판매고를 올린 비결은 무엇일까요? 핵심은 아이스크림의 본질인 ‘맛’에 있어요. 사내에 아이스크림 부서가 별도로 있는 패밀리마트는 아이스크림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맛을 계속 개발하거든요. 선인장 맛, 옥수수 크림 수프 맛처럼 웬만한 아이스크림 덕후도 예측이 불가능하죠. 지금까지 출시된 맛의 종류는 100가지가 넘어요. 게다가 신제품이 출시한 후 3, 4주 차부터는 판매량이 감소한다는 점에 착안해서 매월 새로운 맛을 출시하고 있죠. 그러니 소비자는 계속해서 매장에 방문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패밀리마트는 아이스크림 맛집으로서의 입지에 안주하지 않았어요. 이미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있지만 하나의 독립 브랜드로서 대중에게 각인되기 위해 리브랜딩에 돌입했죠. 아이스크림이 ‘편의점’이라는 베일에 가려지지 않고 존재감을 뽐낼 수 있도록 이름, 로고, 그래픽 패턴까지 전부 바꿨어요. ‘Fami Ice Cream’는 ‘Fami!ce’로 더 기억하기 쉽게 바꾸었고, 로고와 패턴에는 채도가 높고 밝은 색상을 사용했어요. 그러자 아무리 상품이 많은 편의점에서도 아이스크림이 한눈에 돋보이게 됐어요. 아이스크림 전문점이라는 새로운 포지션으로 사람들에게 강렬한 느낌표를 남기기 시작한 거죠. 



#2. 디자인을 지렛대로 눈에 띄게


패밀리마트는 1988년 대만에 진출했어요. 현재는 4,200개(2023년 기준)가 넘을 정도로 성장했죠. 하지만 패밀리마트가 나 홀로 성장한 것은 아니에요. 2023년 기준 대만의 편의점 매출액은 약 17.4조 원을 기록하며 14년 연속으로 증가했고, 편의점 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포화했죠. 소매업의 격전지라 불리는 편의점 업계에서 경쟁이 불가피해지자 패밀리마트는 내부 점검을 통해 차별화 포인트를 찾아 나섰는데요. 브랜드 혁신의 방안으로 주목한 것은 바로 ‘디자인’이었어요. 


"그동안 편의점은 시간의 편리함, 상품의 편리함, 거점의 편리함, 지불의 편리함을 포함해서 '편의'를 강조해 왔어요. 하지만 모두가 편리할 때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해요. 당신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패밀리마트 상품 부문 부본부장 첸완양(陳菀揚), Shopping Design 인터뷰 중


ⓒ全家便利商店


대표적인 사례는 ‘파미컬렉션(FamiCollection)’이에요. 파미컬렉션은 패밀리마트가 2013년에 출시한 프라이빗 브랜드로, 과자부터 음료, 생활용품까지 카테고리가 다양해요. 지금까지 250가지가 넘는 제품이 개발됐죠. 특히 파미컬렉션은 제품 기획부터 생산, 판매까지 전부 패밀리마트가 전담하는 SPA 구조로 운영하고 있어요.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트렌드를 파악해서 이른바 스타 상품을 만들어내는 식이죠. 


패밀리마트는 전체 매출의 약 5%를 차지하는 파미컬렉션을 소비자에게 더 각인시킬 필요를 느꼈어요. 파미컬렉션은 제품 카테고리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단일 선반에 모여있지 않고 편의점 곳곳에 분산되어 있었거든요. 단숨에 소비자의 이목을 끌거나 통일된 느낌을 전달하기가 어려웠죠. 패밀리마트는 그 해결책으로 회사 외부 디자인팀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택했어요. 리브랜딩을 맡은 Five Metal Shop은 파미컬렉션에 새로운 디자인을 입혀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죠. 


Five Metal Shop의 디자인 목표는 명확한 식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었어요. 편의점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쇼핑 시간이 짧았기 때문에, 한눈에 띄려면 ‘제품의 해상도’가 높아져야 했거든요. 그래서 디자이너들은 파미컬렉션 패키지 디자인부터 바꿨어요. 전면에 있던 내용물 사진을 빼고, 대신 영문자 ‘F’를 그려 넣었죠. 그러자 상품 카테고리도, 크기도 제각기 다른 상품에 통일감이 부각되기 시작했어요. 


ⓒ全家便利商店


또한 체계에 맞춰 영문자와 바탕색에 변주를 더했죠. 예를 들어 상온 음료는 흰색 바탕 위에 채도 높은 영문자로 맛의 차이를 표현했어요. 전자레인지로 가열하는 식품은 아이보리 계열의 배경으로 따뜻한 느낌을 주고, 위생과 관련한 생활용품은 파란색 영문자로 깨끗한 인상을 강조했죠. 이와 같은 디자인은 사람들로 하여금 파미컬렉션에 대한 인상을 더 깊어지게 만들었어요. 결과적으로 이 디자인은 파미컬렉션으로 향하는 지름길을 마련한 것이나 다름없었죠. 


외부 디자인팀과의 협업은 패밀리마트가 새로운 삼각김밥 브랜드를 출시할 때도 이어졌어요. 패밀리마트는 2022년 5월에 자체 삼각김밥 브랜드 ‘황금주먹밥(金飯糰)’을 발표했는데요. 이 상품은 간편하게 한 끼를 때우는 것이 주 목적이었던 평범한 삼각김밥과는 달리 ‘모든 주먹밥은 훌륭한 요리’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만든 거예요. 엄격한 재료 선택은 물론 최소 700개의 테스트 제품을 거쳤을 만큼 퀄리티가 남달랐죠. 패밀리마트는 이와 같은 특성을 소비자에게 잘 전달해야 했어요. 


ⓒ全家便利商店 Facebook


황금주먹밥의 리브랜딩을 맡은 곳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9개 부문을 수상한 이력이 있는 ‘타이지 전략’이었어요. 이들은 브랜드 네임은 물론 서체, 로고, 컬러까지 사려 깊게 골랐죠. 우선 로고에 있는 ‘금(金)’이라는 문자는 패밀리마트(全家)의 ‘전(全)’에 쌀알 두 톨을 얹어 만든 거예요. 금메달, 1위를 상징하는 이 문자는 주먹밥을 만드는 황금 비율을 암시하죠.


이에 더해 패키지 디자인에서는 속 재료 사진을 일부러 배제시켰어요. 굳이 사진을 보지 않고도 패키지에 적힌 문구만으로 상상력을 자극하고자 했죠. 대신 패키지에 채도가 높은 컬러를 주로 사용해서 진열대에서 다채로움이 묻어나게 하고, 기하학적인 패턴으로 소재의 특성과 매력을 대신 표현했어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패밀리마트의 신선식품 구매 담당 관리자는 황금주먹밥 출시 이후 매출이 110%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어요.


패밀리마트는 디자인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고 생각해요. 외부 디자인팀과의 협업을 주저하지 않고 디자인을 통해 브랜드의 개성을 발굴해 내죠. 지금처럼 디자인을 지렛대로 활용한다면 차별화를 향한 추진력에 속도가 붙을 거예요.



#3. 기후 친화적 식단을 편리하게


차별화를 향한 패밀리마트의 노력이 인정이라도 받은 걸까요? 2023년에 열린 ‘식품혁신대상’에서 패밀리마트는 주인공이나 다름없었어요. 식품혁신대상은 요식업계 전문 매체인 ‘foodNEXT’가 주관하는 시상식이에요. 대만 요식업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기도 하죠. 


이 시상식에서 패밀리마트는 내로라하는 경쟁자들을 뒤로하고 무려 6개의 상을 받으며 최다 수상자의 영예를 안았어요. 산업 서비스 혁신, 식음료 혁신 등 수상 부문은 다양했지만, 무엇보다 심사위원의 호평을 받은 점은 세계적인 탄소 제로 추세에 대응하며 식생활을 진화시키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일반적으로 편의점은 환경에 기여하기 어려운 구조예요. 매장 내부에만 해도 각종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포장재가 넘치니까요. 그런데 패밀리마트는 어떻게 환경친화적인 편의점으로 상까지 받을 수 있었을까요? 비결은 바로 패밀리마트의 식단 제안에 있어요. 2023년에 기후변화 대응법이 개정되며 저탄소 식단이 하나의 해결책으로 자리 잡자, 패밀리마트가 새로운 채식 브랜드 ‘플랜트 라이프’를 출시했거든요. 


저탄소 식단은 식자재 생산부터 포장, 가공, 운송을 거쳐 음식물 쓰레기 처리까지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최소화 한 식단을 뜻해요. 탄소 배출량이 많은 육류 섭취를 지양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 위주로 식단을 꾸리는 게 특징이죠. 플랜트 라이프는 주먹밥, 스낵, 과일 등의 제품군을 출시하며 선택의 폭을 넓혔어요. 편의점이 저탄소 식단의 구매 편의성을 높이자, 저탄소 식단으로 식사를 하고 싶어도 어디서 해야할지 모르던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길이 열렸어요.  


ⓒ全家便利商店


채식 선택의 폭과 접근성만 확대한 게 아니에요. 채식에 대한 인식까지 바꿨어요. 패밀리마트는 채식이 지나치게 진지해보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어요. 그래서 누구나 채식을 쉽게 시도할 수 있게 브랜드 네임부터 메인 비주얼, 로고와 포장까지 독창적으로 디자인했죠. 우선 ‘플랜트 라이프’라는 이름은 단어 뜻 그대로 채식을 일상 식단에 접목시키는 것을 상징해요. 함께 개발한 브로콜리 모양의 귀여운 캐릭터는 웃는 얼굴로 채식을 먹는 기쁨을 표현하고요. 


그뿐 아니에요. 플랜트 라이프는 다양한 색상으로 구성된 6가지의 식품 라벨을 활용했어요. 알고 보면 채식에도 종류가 많거든요. 오직 식물성 식품만 먹는 비건 채식, 우유와 유제품까지 먹는 락토 채식, 동물의 알을 먹는 오보 채식 등 세분화되어 있죠. 플랜트 라이프는 이렇게 다양한 채식 유형을 색상으로 구분해서 소비자가 편하게 식별할 수 있게 했어요. 그 결과 플랜트 라이프는 출시 2주 만에 50만 개 판매라는 기염을 토하며 채식 식품 성장률을 두 배로 높였어요. 


하지만 이 정도 결과로 만족할 패밀리마트가 아니에요. 저탄소 식단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장소를 늘리기 위해 츠지관두지구에 대만 최대 규모의 채식 식품 편의점을 오픈했어요. 활력이 넘치는 공간으로 꾸민 이 매장에서는 약 300가지 종류의 신선 식품과 1,000개 이상의 채식 제품이 구비되어 있어요. 사람들이 몸에도, 지구에도 좋은 식단을 매일 바꿔가며 먹을 수 있을 정도죠. 이 정도면 패밀리마트를 기후변화 홍보대사로 임명해도 좋지 않을까요? 


ⓒ全家便利商店



편의점이 만든 새로운 공유 생태계


패밀리마트의 행보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어요. 편의점이지만 편의성에 안주하지 않고, 언제나 시대와 사회의 니즈를 면밀히 살펴왔다는 거죠. 패밀리마트는 단순히 관찰에서 그치지 않고 자체 브랜드와 독점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를 이루어 왔는데요. 편의점 내부에서만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 아니라 바깥에서도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기 시작했어요. 슈퍼마켓 체인점, 커피숍, 패스트푸드점, 음식점 등 6개의 주요 업종과 함께 힘을 합쳐서 말이죠. 대체 어떤 서비스이길래 이렇게 많은 업종이 참여한 걸까요?  


패밀리마트가 주도한 모임은 ‘지속 가능한 재활용 컵 연합’이었어요. 재활용 컵 사용을 권장하고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고자 일종의 공유 생태계를 만든 거예요. 이 생태계 안에서 소비자는 누구나 편하게 재활용 컵을 빌리고 반납할 수 있어요. 한 장소에서 빌린 컵을 다른 장소에서 반납하는 것도 가능해졌죠. 대만 전역에 있는 대여 및 반납 지점만 총 1,500여 곳(2023년 11월 기준)에 달해요. 그중 1,000곳은 패밀리마트 매장이고요. 


그 결과 한 달간 약 10,000개의 일회용 종이컵을 절약할 수 있게 됐어요. 편의점이라는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을 넘어, 편의점 바깥에서도 도전을 이어가는 패밀리마트 덕분에 사람들의 생활 습관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겨나는 중이에요. 그러니 틀에 박히지 않은 편의점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패밀리마트의 행보를 계속 주목해 보세요. 편의점 매장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사회의 흐름이 한눈에 편리하게 들어올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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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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