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의 창의력을 빌려 요리를 완성하는 식당

아우무

2023.04.20

테마키스시는 ‘손으로 말어먹는 스시’예요. 김에 밥, 간단한 고명을 올려 먹는 요리죠. 한국에서는 일식집에서 코스의 끝에 나오는 ‘김마키’라는 메뉴로 알려져 있고요. 그런데 교토에는 테마키스시를 살짝 비튼 ‘테오리스시’를 파는 곳이 있어요. 바로 ‘아우무(AWOMB)’예요.


테오리스시는 ‘말다’라는 뜻의 ‘마키’ 대신 ‘엮기, 직조(weaving)’의 의미를 가진 일본어 ‘오리’가 들어간 단어예요. 그래서 ‘손으로 엮는 스시’라는 뜻을 갖고 있죠. 일본에서 직조는 말 그대로 옷감을 엮는 것을 말하기도 하지만, 하나의 것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를 결합하는 것을 일컫기도 해요. 이처럼 아우무는 테오리스시에 다채로운 식재료를 조합해 최고의 스시를 만든다는 바람을 담았어요. 


그런데 테오리스시를 시키면 요리가 아니라 요리의 재료가 나와요. 3x5의 표 형태로 정갈하게 말이죠. 셰프 대신 손님이 요리를 직접 만들어 먹으라는 거예요. 단순히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해서일까요? 그렇지 않아요. 아우무가 손님이 직접 ‘엮어’먹는 스시를 만든 이유는 보기보다 심오해요. 어쩌다 혹은 어째서 아우무는 이런 메뉴를 선보인 걸까요?


아우무 미리보기

 손님이 ‘엮어’먹는 스시의 탄생

 교토의 오모테나시, 메뉴판으로도 접객을 한다

 교토의 의식주로 시대를 감싸안는 식당

 시행착오가 쌓이면 혁신을 만드는 내공이 된다




‘오마카세’의 인기가 심상치 않아요. 오마카세는 고급 일식집에서 셰프가 알아서 메뉴를 내주는 것을 의미해요. 이미 정해진 메뉴가 나오는 게 아니라 그날그날의 재료의 상황에 따라 셰프의 재량으로 음식을 내어주는 거예요. 어떤 음식을 경험할 수 있을지 모르는 기대감이 있지만, 그렇다고 오마카세의 핵심이 ‘아무거나’에 있는 건 아니에요. 


사람들이 오마카세를 찾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셰프의 ‘전문성’에 있어요. 전문가에게 믿고 맡기는 거예요. 그래서 보통의 경우 음식이 나올 때 셰프가 설명을 곁들여요. 설명을 통해 아무거나 내놓는 게 아니라 전문가의 관점에서 이유가 있어서 선보이는 것을 알려주죠.


고급 스시집에서 주로 사용되는 말이었지만, 이제는 대중화가 됐어요. 중저가 스시집에서도 오마카세를 내놓는 건 기본이고, 다른 영역에서도 오마카세의 개념을 적용하거든요. 커피, 차, 디저트, 고기 등 영역도 다양해요. 가격대와 영역은 달라도 공통점은 셰프 등의 전문가가 중심에 선다는 거예요. 고객은 수동적으로 따를 뿐이죠.  


그런데 교토에는 반대로 고객에게 믿고 맡기는 스시집이 있어요. 바로 고객이 만들어 먹는 스시가 시그니처 메뉴가 된 레스토랑 ‘아우무(AWOMB)’예요. 이곳에서는 음식을 재료 중심으로 내줘요. 요리로 완성하는 건 고객의 몫이에요. 식당에서 셰프에게 요리를 맡기는 건 당연한데, 이 방식에 의문을 던진 셈이죠. 물론 날생선을 다루는 건 전문가의 영역이기 때문에, 흔히 떠올리는 형태의 스시는 아니에요. 그렇다면 아우무는 어떻게 요리의 주인공을 셰프에서 고객으로 바꿨을까요? 



손님이 ‘엮어’먹는 스시의 탄생

아우무에서 파는 스시는 테마키스시를 살짝 비튼 ‘테오리스시’예요. 참고로 테마키스시는 ‘손으로 말아먹는 스시’라는 뜻으로, 흔히 김에 밥, 간단한 고명을 올려 먹는 요리예요. 한국에서는 일식집에서 코스의 끝에 나오는 ‘김마키’라는 메뉴로 알려져 있어요. 테마키스시는 알겠는데 테오리스시는 또 무엇이고, 이 테오리스시가 어쩌다 아우무의 시그니처가 되었을까요?


테오리스시는 ‘말다’라는 뜻의 ‘마키’ 대신 ‘엮기, 직조(weaving)’의 의미를 가진 일본어 ‘오리’가 들어간 단어예요. 그래서 ‘손으로 엮는 스시’라는 뜻을 갖고 있죠. 일본에서 직조는 말 그대로 옷감을 엮는 것을 말하기도 하지만, 하나의 것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를 결합하는 것을 일컫기도 해요. 이처럼 아우무는 테오리스시에 다채로운 식재료를 조합해 최고의 스시를 만든다는 바람을 담았어요. 


최고의 스시를 꿈꾸는 아우무에는 메뉴가 테오리스시, 딱 한 가지뿐이에요. 물론 오리고기, 사시미 등 포함되는 메뉴에 따라 기본 테오리스시, 상(上) 테오리스시, 특상(特上) 테오리스시 3가지로 구분되긴 하지만, 기본 상차림은 같아요. 15가지 메인 토핑에 3가지 추가 토핑, 8가지 조미료, 그리고 간장이 한 판에 서빙되어요. 여기에 밥, 단촛물, 김, 국물이 함께 제공되죠.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


아우무의 테오리스시는 시각으로 먼저 즐겨요. 알록달록한 자연의 색을 그대로 살린 온갖 토핑들이 눈을 즐겁게 하거든요. 그 다음 단촛물을 밥에 뿌려, 함께 제공된 나무 주걱으로 비벼요. 밥에 간을 하고 나서 김 위에 밥을 적당히 올리고 원하는 토핑과 조미료를 조합해 싸 먹으면 돼요. 단순히 스시에 고명을 올려 말아 먹기만 하는 테마키스시와 달리, 테오리스시는 ‘엮는다’는 감각을 살려 토핑과 소스를 고객이 직접 조합할 수 있어요. 그 과정에서 더 어울리는 조합이나 신선한 맛을 만들어낼 수도 있고요.


그런데 아우무는 왜 이런 테오리스시를 개발한 것일까요? 테오리스시의 컨셉은 아우무의 목표와 맞닿아 있어요. 아우무는 자연 지향적이고, 안전하며, ‘즐거운’ 일본 음식 문화를 ‘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해요. 테오리스시에 올라가는 토핑을 창의적인 식재료의 조합으로 구성하면서 새로운 일본의 맛을 창조하는 거예요. 여기에다가 고객이 직접 토핑과 소스를 조합해 가며 먹는 과정에서 즐거움도 더해지죠.


그뿐 아니에요. 아우무는 2호점을 통해 자연 지향적인 레스토랑의 컨셉을 더 강화해요. 본점인 가라스마 혼텐은 야채뿐만 아니라 유제품, 해산물, 고기 등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하지만, 2호점인 니시키야마치 점은 채식 식당으로 운영하거든요. 제철 야채, 과일, 허브 등을 사용한 약 50가지 종류의 채식 식재료를 사용해요. 자연의 에너지를 품고 있는 채식 식사를 통해 얻은 영양분으로 몸을 자연과 가장 가까운 상태로 보살피라는 의미예요.



아우무 2호점의 채식 테오리스시 ⓒAWOMB Instagram



교토의 오모테나시, 메뉴판으로도 접객을 한다

일본에는 ‘오모테나시’라는 말이 있어요. 일본어로 ‘겉’을 의미하는 ‘오모테’와 ‘없음’을 뜻하는 ‘나시’가 합쳐진 말로, 남에게 보이고자 하는 가식없이 진심을 담아 손님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환대 문화를 말해요. 일본의 오모테나시는 손님을 맞이하는 직원의 서비스뿐만 아니라 제품이나 매장 디자인에도 반영되어 있어요. 손님이 원하는 바나 필요한 것을 미리 예측하고 준비해두는 식으로요.


오모테나시 정신을 일본 특유의 문화로 정의하고 양성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보여요. 2015년부터 시작된 ‘오모테나시 셀렉션’이 대표적이에요. 오모테나시 셀렉션은 세계에 선보일 만한 수준의 오모테나시를 실천한 제품과 서비스에 수여하는 상이에요. 생활잡화, IT 및 전자 기기, 인테리어 및 패션, 식료품, 호텔, 레스토랑, 경험 등 7개 분야에서 선정하죠. 2017년, 아우무도 오모테나시 셀렉션의 경험 카테고리에서 금메달을 수상했어요. 그렇다면 아우무에는 어떤 오모테나시가 있는 것일까요?


아우무의 직접 엮어 먹는 테오리스시는 메뉴 자체만으로도 재밌는 경험이에요. 하지만 이 고객 경험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건, 아우무의 메뉴판이죠. 테오리스시에 포함된 토핑과 소스는 참신한 만큼, 다소 낯설기도 해요. 특히 외국인 손님이라면요. 그래서 아우무는 누구나 쉽게 테오리스시에 나오는 식재료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메뉴판을 디자인했어요. 메뉴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가면 경험의 만족도도 함께 올라가니까요.



테오리스시 메뉴판이에요. 이 격자 모양의 메뉴판은 격자 형태로 길이 난 교토의 도시 풍경이 모티브가 되었어요. ⓒ시티호퍼스


메뉴판을 볼까요? 테오리스시는 메뉴판을 3x5의 격자로 디자인했어요. 각 직사각형 안에는 테오리스시에서 해당 위치에 있는 토핑에 들어간 식재료가 적혀 있죠. 그리고 그 아래에는 3가지 추가 토핑, 8가지 소스, 간장, 옆에는 김, 국, 밥의 이름이 있고요. 메뉴의 위치를 메뉴판에 그대로 시각화하고 설명을 더한 거예요. 식재료, 조합, 먹는 방법 등 모든 것이 낯설 수 있는 테오리스시를 먹는 고객을 배려한 아우무의 오모테나시예요.


한편 함께 곁들일 수 있는 니혼슈(日本酒, 일본술) 메뉴에서도 아우무의 오모테나시를 느낄 수 있어요. 아우무는 테오리스시와 어울리는 교토의 로컬 사케들을 큐레이션해 판매하는데요. 단품으로도 주문이 가능하지만 3가지 사케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샘플러 메뉴도 있어요. 준비된 7가지 사케 중 맛 보고 싶은 3가지 사케를 고르면 조금씩 맛볼 수 있도록 60ml씩 서빙돼요.


아우무는 고객이 사케의 맛을 이해하고 고를 수 있도록 간단한 설명과 함께 바디감과 맛을 기준으로 사케를 7가지로 구분해 두었어요. 바디감은 가벼운 것과 무거운 것으로 나누고, 그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덜 단 사케부터 더 달콤한 사케 순서로 나열해 대략적인 사케의 맛을 가늠할 수 있도록 돕는 거예요.



ⓒ시티호퍼스


여기에 하나 더. 고객이 국적에 따라 더 익숙한 방식으로 메뉴판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했어요. 일본에서는 아직까지도 교과서와 많은 책에서 세로 쓰기 방식을 택해요. 그래서 일본인들은 세로 쓰기에 익숙하죠. 반면 영어는 세로로 쓰는 경우가 드문 언어예요. 그래서 하나의 메뉴판에서 일본어는 세로 쓰기로 읽을 수 있도록, 영어로는 가로 쓰기로 읽을 수 있도록 디자인했어요. 남다른 세심함이 돋보이는 디테일이에요.


이 밖에도 아우무의 세심한 오모테나시를 엿볼 수 있는 요소들은 더 있어요. 손님이 식당에 들어왔는데 맞이하는 직원이 없을 때 직원을 부르는 벨, 작고 얇은 테오리스시를 쉽게 집을 수 있도록 디자인된 젓가락 등이 그 예죠. 젓가락의 사용감이 마음에 들었다면, 식사를 마친 후 나가는 길에 젓가락을 구매할 수 있도록 신발장 위에 간단한 설명과 함께 비치해 두었어요. 아우무의 오모테나시는 테오리스시를 먹는 재미가 감동으로 이어지게 만들어요.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



교토의 의식주로 시대를 감싸안는 식당

아우무에서의 경험은 음식에서 시작되지만, 음식만으로 끝나지 않아요. 아우무는 손님이 교토의 음식을 넘어 교토의 ‘의식주(衣食住)‘를 모두 체험하도록 기획했거든요. 이런 기획 의도는 아우무의 로고에서부터 발견할 수 있어요.



ⓒAWOMB


왼쪽은 아우무의 로고예요. 삼각형과 세 개의 원으로 구성되어 있죠. 각 원은 음식, 의복, 주거지를 상징하고 아우무의 로고는 이 세 가지 요소를 연결하고 있어요. 또한 아우무(AWOMB)는 ‘자궁(Womb)’이라는 단어를 내포하고 있는데요. 엄마의 자궁이 아기를 지켜주듯 아우무는 인간의 일상에 꼭 필요한 3가지를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여 시대를 감싸안겠다는 의미를 갖고 있어요. 심오하면서도 따뜻한 생각이에요. 그렇다면 아우무가 재해석한 의식주는 어떤 모습일까요?


먼저 아우무 테오리스시에 사용되는 야채와 조미료는 모두 교토산이에요. 무, 순무, 가지 등과 같은 교야사이(교토의 전통 채소를 부르는 말)를 일본식 조미료인 쿠로시치미, 산쇼 등으로 맛을 내요. 토핑 외에도 쌀밥은 교토 탄바에서 난 코시히카리로, 단촛물은 교토의 유서 깊은 쌀식초 메이커 ‘무라야마 주수’의 쌀식초로, 된장국은 교토의 ‘이시노 미소’의 된장으로 만들죠.


음식뿐만이 아니예요. 물 대신 제공하는 차도 교토산이에요. 교토의 300년 된 차 브랜드인 ‘잇포도’의 ‘이리반차’를 내어 주거든요. 그 밖에 판매하는 술도 모두 교토산이에요. 크래프트 맥주, 매실주, 위스키, 사케 등 모두 다 교토에서 만든 것들이죠. 교토에 뿌리를 둔 식생활을 모던한 맛과 감각으로 선보이고 있는 거예요.


이번엔 의식주 중에 ‘주’에 해당하는 매장 건물을 한 번 살펴볼게요. 아우무의 매장은 ‘마치야’라고 불리는 교토의 전통적인 목조 주택을 리모델링한 건물이에요. 마치야는 교토의 고즈넉한 정취를 자아내는 일등공신으로, 일본 정부에서도 마치야의 역사, 문화적 가치를 인정하고 보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힘쓰고 있죠.



ⓒ시티호퍼스


아우무는 쇼와 초기에 지어진 80년 된 마치야에 있어요. 그뿐 아니라, 손님들이 마치야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마치야의 요소들을 최대한 드러내죠. 덕분에 고풍스러운 외관은 물론이고, 내부에서도 마치야의 기둥, 대들보, 흙벽 등을 관찰할 수 있어요. 여기에 마치야의 목재와 잘 어울리면서도 모던한 가구를 들여 놓아 편안한 감각을 살렸어요. 과거의 교토와 현재의 교토가 어우러진 듯한 공간 구성으로 시대의 조화를 느낄 수 있죠.



매장을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공간이에요. 앞의 작은 나무 문을 열면 좌석이 있는 공간이 나와요.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


기본적으로 식당이니 음식과 공간까지는 쉽게 이해가 되는데, ‘의(衣)’ 문화는 어떤 식으로 해석하고 있을까요? 직원들의 흰색 작업복에 주목해 보세요. 아우무의 직원 유니폼은 일본 전통 의상 패턴을 바탕으로 현대 생활에 적합하게 만든 옷이에요. 우리 나라로 치면 개량 한복 같은 개념이죠. 소재와 직조 기술 또한 일본의 전통적인 것을 사용했고요.


아우무는 이 직원 유니폼으로 ‘기루모노(Kirumono)’라 불리는 의류 브랜드를 런칭했어요. 그러고는 기루모노의 실용성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해 다양한 색을 제작해 온라인에서 판매하거나 팝업 매장을 열기도 하죠. 참고로 기루모노는 과거에 신분의 상하나 성별의 구분없이 입었던 옷을 부르던 말이에요. 과거에 누구나 두루 입던 옷을 현대인의 체형과 생활에 맞게 개량해 실용성을 살렸다는 의미에서 이 옷에 기루모노라는 이름을 붙인 거예요.



ⓒKirumono_awombstudio Instagram



ⓒKirumono_awombstudio Instagram



시행착오가 쌓이면 혁신을 만드는 내공이 된다

교토는 새로운 브랜드나 사업이 자리 잡기 어려운 도시예요. 백년의 역사는 우스울 정도로 긴 헤리티지를 가진 가게들도 많고, 일본의 정신적 지주인 도시로서 전통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도시거든요. 그런데 아우무는 교토에서 시작했다고 보기에는 창의적이고 트렌디해요. 게다가 2014년에 시작해 아직 10년도 채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교토에서 꽤 유명한 레스토랑 중 한 곳이 되었고요. 비결이 뭘까요? 아우무 창업자, ‘우지타 히로시’의 이야기에서 아우무의 미스테리한 인기가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우지타 히로시는 29살에 아우무를 창업했어요. 이 젊은 사장의 친가는 원래 교토의 나카교구에 위치한 유명 스시 레스토랑, ‘히사고 스시’를 운영하던 집안이었어요. 현재는 우지타의 형이 가게를 이어 받았고요. 우지타는 창업을 하기 전 교토의 여러 일식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으며 자기만의 스시 레스토랑을 구상했죠.


우지타는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아우무를 열었는데, 처음의 아우무는 지금과는 차이가 있었어요. 위치도 지금의 아우무와 다른 곳에 있었고, 일반적인 니기리 스시와 롤 스시를 즐길 수 있는 ‘카페’ 같은 곳이었죠. 스시 레스토랑이기 보다는 캐주얼한 스시 카페를 지향했어요. 그렇게 10년을 운영하다 지금의 아우무 가라스마 혼텐 자리로 이사를 오면서 본격적으로 아우무를 혁신해 나갔죠.


새로운 아우무를 준비할 때만 해도 뚜렷한 컨셉을 정하지 못했어요. 다만 무언가 ‘할 수 없었던 일’에 도전하고 싶었죠.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일이요. 하지만 동시에 전통의 맛을 지키고, 옛것과 새것이 어우러지는 매장을 열고자 했어요. 그래야 교토라는 장소적 특성을 반영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그렇게 매장을 이전하고, 마치야를 리모델링하면서 어떤 레스토랑을 운영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던 중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우지타는 아우무의 새로운 터인 ‘무로마치 거리’의 지역성에 착안했죠. 무로마치 거리는 전통과 현대, 보존과 발전 등 양립할 수 없어 보이는 가치들이 공존하며 새로운 문화가 생성되는 곳이에요. 그렇게 ‘엮다’는 개념을 떠올리고, 고객이 직접 손으로 재료를 엮는 테오리스시를 구상하게 된 거예요.


물론 아이디어였던 테오리스시를 구체화하고, 지금의 모습을 갖추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렸어요. 처음에는 지금보다 토핑이 더 크고 종류도 많지 않았죠. 하지만 더 많은 가짓 수의 토핑을 준비해 고객이 만들 수 있는 조합의 경우의 수를 늘렸어요. 먹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죠. 여전히 우지타와 아우무의 직원들은 매월 테오리스시의 구성을 바꾸기 위해 연구를 멈추지 않아요.


이와 같은 시도를 보면 아우무가 하루 아침에 우연히 유행을 탄 매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창업자의 경험과 멈추지 않는 연구는 보이지 않는 내공으로 쌓였죠. 덕분에 공감을 이끌어내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혁신을 기획할 수 있었던 거고요. 아우무가 앞으로 엮어 나갈 비즈니스도 기대해 볼 만하겠죠?  




Reference

 아우무 공식 웹사이트

 오모테나시 셀렉션 공식 웹사이트

 일본여행 토막상식「마치야(町屋)」, Mat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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