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 산업에서도 사랑받는 기업엔, ‘숨은 가치’를 읽는 힘이 있다

바나나 투 옐로우 / 호소오 / 하쿠호도

2023.04.18

시대에 따라 쓸모가 달라져요. 과거의 일상에선 꼭 필요한 물건이었지만, 요즘의 라이프스타일 관점에선 쓰임을 잃은 것들이 많죠. 예를 들어, 여름에 바람을 내기 위해 사용하던 부채, 기모노에서 허리 부분을 조이고 장식하는 오비, 서예용 붓 등이 대표적이에요. 선풍기와 에어컨이 부채를 대신하고, 더 이상 평상복으로 기모노를 입지 않으며, 소수만이 서예를 하는 시대니까요.


하지만 교토에는 이런 제품들을 수백년 동안 만들어 온 기업들이 있어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제품과 함께 이 기업들도 사라지고 있을까요? 물론 그런 곳들도 있지만, 여전히 건재한 곳들도 있어요. 오히려 과거보다 더 큰 영광을 누리는 곳도 있고요. 이처럼 쓸모를 잃은 상황에서 스스로의 숨은 가치를 발견해 미래를 개척한 교토의 브랜드 3곳을 소개할게요.


이들의 반짝이는 시도를 보면, 사양 산업에서도 사랑받는 기업이 된 이유를 알 수 있을 거예요. 


바나나 투 옐로우 / 호소오 / 하쿠호도 미리보기

• 부채는 이제 냉방기 아니라 패션 아이템과 경쟁한다 - 바나나 투 옐로우

 오래된 기모노 원단 회사가 럭셔리 브랜드로 남는 법 - 호소오

 붓글씨를 쓰지 않는 시대, 붓의 새로운 쓰임을 찾다 - 하쿠호도

 교토를 교토답게 만드는 힘




교토에는 360년 된 문구점이 있어요. 창립년도는 무려 1663년. 1891년부터 1945년까지는 일본 황실의 공식 문방구로 지정되기도 했어요. 교토 데라마치의 혼노지 절 앞에서 약재상으로 시작한 ‘큐쿄도(鳩居堂)’예요. 당나라에서 약재를 수입하다 자연스럽게 종이, 붓 등의 문구류까지 수입하게 되었고 문구점으로 자리를 잡았어요.


“일본의 전통 문화를 보존하고 육성한다.”


큐쿄도의 기본 이념이에요. 오랜 역사 속에서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커 온 상점이기에 일본의 전통 문화에 대한 책임감이 남달라요. 하지만 이 전통 문화를 보존하고 육성한다는 것이, 전통을 있는 그대로 고수한다는 의미가 아니에요. 전통이나 관습을 지키면서 현대 일본인의 생활에 맞는 제품들을 만들어 오히려 전통의 생명력을 연장한다는 뜻이죠.


큐쿄도의 생각은 매장에서 더욱 잘 느낄 수 있어요. 교토에 있는 큐쿄도 본점은 2021년, 106년만에 매장을 리모델링했어요. 전통 가옥의 외관을 그대로 살리되, 내부 인테리어나 디스플레이, 공간 구획 등은 깔끔하게 정돈했죠.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


판매하는 아이템도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져 있어요. 향, 먹, 벼루, 전통 종이 등 전통적인 디자인과 기능을 그대로 유지한 채 고풍스러운 매력을 풍기는 아이템도 있지만, 동시에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디자인한 편지지, 봉투, 카드 등도 찾아볼 수 있어요. 기존에 큐쿄도가 갖고 있는 제품력을 기반으로 현대적인 제품들을 만드는 거예요.


문구류는 디자인의 변화만 좀 있을 뿐, 시대를 막론하고 니즈가 존재해요. 읽고 쓰고 표현하는 도구는 어떤 세대에나 필요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큐쿄도가 수백년을 이어 전통과 현대를 오가며 문구점으로서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고요. 심지어 교토 본점뿐만 아니라 도쿄의 긴자, 신주쿠, 시부야 등 주요 상권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런데 문구류와 달리 수요가 급격하게 사라지는 것들이 있어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 관점에서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요. 여름에 바람을 내기 위해 사용하던 부채, 기모노에서 허리 부분을 조이고 장식하는 오비, 서예용 붓 같은 것들이요. 선풍기와 에어컨이 부채를 대신하고, 더 이상 평상복으로 기모노를 입지 않으며, 소수만이 서예를 하는 시대니까요.


하지만 교토에는 이런 것들을 수백년 동안 만들어 온 기업들이 있어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제품의 쓸모와 함께 이 기업들도 사라지고 있을까요? 물론 그런 곳들도 있지만, 여전히 건재한 곳들도 있어요. 오히려 과거보다 더 큰 영광을 누리는 곳도 있고요. 제품의 새로운 쓸모를 찾아 미래를 개척한 교토의 브랜드 3곳을 소개할게요.



부채는 이제 냉방기 아니라 패션 아이템과 경쟁한다 - 바나나 투 옐로우

교토의 ‘미야와키 바이셍안’은 1823년부터 부채를 만들어 온 가게예요. 지금도 200년 전 매장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어 교토의 부채 제조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어요. 미야와키 바이셍안은 예로부터 당대 유명 화가들과 함께 품질 좋은 부채를 만들었고, 덕분에 일본 황실에 부채를 납품하던 곳이었죠.



ⓒ시티호퍼스


이 매장 2층 천장에는 1902년 교토 미술계의 거장 48명이 그린 부채 천장화가 있어요. 천장화만으로도 미야와키 바이셍안의 역사적, 문화적 아우라가 느껴지죠. 그뿐 아니라 매장 안에 전시되어 있는 부채들도 예술 작품 그 자체예요. 어떤 것들은 그림처럼 액자에 보관되어 있어요. 예술성만 담은 게 아니에요. 실제로 부채의 기능도 하면서 실용성도 겸비했죠. 20가지 이상의 단계에 따라 각 단계의 장인들이 부채를 공들여 만든 덕분이에요.



ⓒ시티호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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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늘날에 이르러 부채를 만드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갖춘 장인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고급 부채에 대한 수요도 마찬가지고요. 선풍기와 에어컨 덕분에 부채는 실용적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예요. 물론 미야와키 바이셍안의 부채가 예술품으로 인정받고 있기는 하지만, 사업적 관점에서 시장의 수요와 인력이 줄어든다는 사실은 분명 안타까운 시그널이에요. 


그래서 미야와키 바이셍안은 2021년, 전통 아이템인 부채를 현대적 라이프스타일에 적용한 브랜드 ‘바나나 투 옐로우(Banana to Yellow)’를 런칭했어요. 매장도 미야와키 바이셍안 바로 옆에 문을 열었죠. 고풍스러운 디자인 대신 현대적인 그래픽과 패턴이 그려진 부채를 중심으로 부채의 패턴이 그려진 가방, 의류 등을 판매해요.



ⓒ시티호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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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투 옐로우 부채에는 단순한 부채가 아니라 일상에서 사용하는 예술 작품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어요. 캐주얼하게 고급스러우면서도 장난기 넘치는 모습으로 입는 사람의 개성도 돋보이게 하면서요. 예를 들어 티셔츠에는 부채를 꽂고 다닐 수 있는 작은 주머니를 디자인해 위트를 더하는 식이에요. 실용적 기능을 상실한 부채를 패션 아이템으로 재해석한 거예요.



ⓒ시티호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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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의 디자인은 외부 아티스트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완성돼요. 그런데 그 파트너의 범위가 폭이 넓어요. 그래픽 디자이너, 화가는 물론 밴드 보컬리스트, 교겐 배우, 설치 예술가 등과도 협업해요. 틀을 넘나 드는 협업으로 창의적인 패턴의 패션 잡화들을 선보이고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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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부수는 건 콜라보레이션 파트너뿐만이 아니에요. 바나나 투 옐로우는 부채의 향기를 표현한 향수 ‘BY 오 드 뚜왈렛(BY eau de toilette)’을 런칭하기도 했어요. 가짓 수도 4가지로, 향수병에 각각 1~4번까지 숫자가 적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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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은 오리지널 미야와키 바이셍안의 부채 표면에서 나는 향을 모던하게 재해석한 향, 2번은 향신료, 앰버 등과 어우러진 노송나무, 히바 나무 등의 일본 숲의 향, 3번은 허브, 육두구, 바닐라 등 이국적 향기가 배어든 나무 향, 4번은 벚꽃이 흩날리는 듯한 장면을 연상케하는 꽃향을 담고 있어요. 향수의 향기 조차도 일본 전통의 향기와 현대적 요소를 가미해 마치 바나나 투 옐로우의 부채를 닮아 있어요.



오래된 기모노 원단 회사가 럭셔리 브랜드로 남는 법 - 호소오

이번에는 회사의 헤리티지를 살려 럭셔리 브랜드가 된 ‘호소오(Hosoo)’를 소개할게요. 호소오는 1688년부터 교토에서 기모노의 오비를 제작해 왔어요. 호소오는 ‘니시진오리’라는 직물로 기모노의 오비를 만들었는데, 니시진오리란 교토의 니시에서 생산되는 최고급 전통 직물이에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산업 중 하나로 손꼽힐 정도로 역사가 깊어요.


니시진오리는 교토에서 약 1200년 동안 귀족, 사무라이, 부유층 등이 주로 소비하는 사치품 중 하나였어요. 니시진오리로 만든 기모노나 병풍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니시진오리를 완성하기까지 수많은 장인들의 손을 거쳐야 하거든요. 니시진오리를 만드는 과정은 수십 가지로 세분화되어 있고, 각 과정마다 장인들이 따로 있을 정도예요.


고급 니시진오리를 만들던 호소오는 현재 12대째 가족 경영을 이어오고 있어요. 9대째부터 오비와 기모노 도매업을 시작했고요.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 니시진오리도, 기모노도 설 자리를 점점 잃고 있어요. 그럼에도 호소오의 존재감은 더 견고해졌어요. 고급스러운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럭셔리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지는 데에 성공했기 때문이에요. 덕분에 교토는 물론, 도쿄와 밀라노에도 각각 플래그십 매장을 운영할 정도죠. 어떻게 가능한 일이었을까요?



호소오 교토 플래그십 매장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


먼저 제품군의 다변화. 원래 기모노 오비에 쓰이던 고급 니시진오리를 활용해 현대적인 라이프스타일 제품들을 만들었어요. 니시진오리 특유의 질감과 멋을 살려 소파, 쿠션, 가방, 지갑, 테이블웨어 등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을 디자인 한 거예요. 작은 손가방은 수십 만원, 가방은 수백 만원을 호가해요. 웬만한 명품 브랜드와 견줄 만한 가격대죠.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


이렇게 진화하던 호소오를 본격적인 럭셔리 브랜드로 거듭나게 만든 건 럭셔리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이에요. 호소오만의 기술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샤넬, 디올, 구찌 등 내로라하는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하니 기모노가 아니라 럭셔리 패션의 일부가 돼요.



ⓒHosoo


뿐만 아니라 그라프, 미키모토와 같은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 매장이나 리츠 칼튼, 포시즌스, 세인트 레지스 등 5성급 호텔의 내부 인테리어에 쓰이는 원단을 제작하기도 해요. 토요타 자동차의 고급 승용차 브랜드인 렉서스와는 플래그십 세단인 LS의 내부 원단을 디자인하기도 했어요. 소파, 월데코, 자동차 등 고급스러운 원단이 필요한 브랜드라면 산업을 가리지 않고 호소오의 콜라보레이션 파트너가 되어요.



미키모토 매장 ⓒHosoo



포시즌스 호텔 도쿄 앳 오테마치 ⓒHosoo



렉서스 세단 L5 ⓒHosoo


호소오는 원단에 최신 기술을 적용하는 데에도 적극적이에요. 전통을 탐구하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직조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에도 힘쓰거든요. 이 과정에서 수학가,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 직물과는 전혀 다른 분야의 전문과들과 협업하기도 하고, 기존에 직조물에 쓰이지 않던 바이오테크 기술을 적용하기도 해요. 그야말로 경계를 넘나드는 혁신적인 발상으로 가장 전통적인 직조물을 가장 현대적으로 진화시키죠.


이처럼 호소오는 니시진오리에 담긴 높은 수준의 기술과 예술성을 알리고, 그 잠재력을 확장하는 브랜드예요. 그래서 오히려 전통을 고수하는 대신 창의적인 융합으로 미래를 위한 공예를 제안하는 거예요. 덕분에 니시진오리의 가치를 지키고, 호소오의 사업적 생명력도 연장되었고요.



붓글씨를 쓰지 않는 시대, 붓의 새로운 쓰임을 찾다 - 하쿠호도

히로시마현 구마노초는 ‘붓의 도시’예요. 에도시대부터 붓 제조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거든요. 일본 국내 붓 생산량의 약 80%가 구마노초에서 만들어 질 정도예요. 과거에는 서예, 그림 등에 쓰이는 붓을 주로 생산했어요. 하지만 인쇄술의 발달로 더 이상 과거만큼 서예나 그림을 그리지 않으니 자연스레 서예용, 그림용 붓 산업도 사양 산업이 됐어요.


구모노초의 많은 붓 장인들이 사라졌지만, 히로시마현을 넘어 교토로, 교토를 넘어 세계로 진출한 붓 브랜드가 있어요. 심지어 붓 하나에 10만원이 훌쩍 넘는 데도 생산량의 80% 이상을 해외로 수출하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요. 2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하쿠호도’의 이야기예요. 엄밀히 말하면 하쿠호도라는 회사는 1974년에 창립됐지만, 하쿠호도를 세운 타카모토 카즈오의 가족들이 훨씬 전부터 구마노초에서 붓을 생산해 왔어요.


타카모토 카즈오의 가족도 다른 붓 장인들과 마찬가지로 붓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시장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었어요. 하지만 타카모토 카즈오는 이내 돌파구를 찾아냈어요. ‘좋은 붓’의 본질을 꿰뚫고, 좋은 붓을 필요로 하는 다른 영역을 개척했기 때문이에요.


하쿠호도가 돌파구를 찾은 영역은 바로 코스메틱 브러쉬예요. 서예나 그림을 그리기에 좋은 붓은 부드럽고 끝이 일정해야 해요. 화장도 곧 피부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다름 없기에, 코스메틱 업계에서도 발림성 좋은 붓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거죠. 게다가 뷰티 산업은 성장하는 산업 중 하나였고요.



ⓒHakuhodo



ⓒ시티호퍼스


수백 년동안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장인들이 손으로 만드는 붓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한 붓과 차원이 달랐어요. 훌륭한 사용감은 기본, 수명도 길었죠. 하지만 모든 공정을 장인들의 수작업으로 만들기 때문에 그만큼 가격 경쟁에서는 뒤처질 수밖에 없었어요. 소비자 가격 기준으로 10배가 넘게 차이가 나기도 했죠. 하지만 하쿠호도는 사람들이 하쿠호도의 붓을 경험해 보기만 하면, 기꺼이 그 가격을 지불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이 때 하쿠호도가 생각해 낸 것이 바로 화장품 브랜드를 대상으로 메이크업 브러쉬를 판매하는 것이었어요. 맥, 디올, 랑콤 등 비싼 화장품 브랜드들은 화장품 판매를 위해 매장에 상주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직접 고객에게 화장을 해주는데, 이 점을 이용해 보자는 생각이었어요. 화장품 브랜드 입장에서는 하쿠호도의 브러쉬를 사용했을 때 훨씬 화장이 잘 되기 때문에 자사 제품 판매에도 더 유리해졌어요. 하쿠호도 브러쉬가 기존 브러쉬보다 더 비싸더라도 하쿠호도 브러쉬를 사용하는 게 더 이득인 셈이에요.


하쿠호도는 강력한 품질을 바탕으로 어렵지 않게 B2B 영업에 성공할 수 있었어요. 하쿠호도 제품을 사용하는 매장에서 화장을 받은 개인 고객들 사이에서도 하쿠호도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요. 그 결과 하쿠호도는 고급 메이크업 브러쉬 브랜드로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죠. 현재 생산하는 제품의 95%가 메이크업 브러쉬일 정도예요. 나머지 5%는 뭐냐고요? 메이크업 브러쉬 외에도 카메라 렌즈 닦는 붓, 먼지털이 붓, 수채화 붓 등 다양한 용도의 붓을 개발해 선보이기도 해요.



메이크업 브러쉬 외에도 카메라 렌즈 닦는 붓, 먼지털이 붓, 수채화 붓 등 다양한 용도의 붓을 개발해 선보이기도 해요. ⓒ시티호퍼스


하쿠호도는 일본 전역의 백화점에서 적극적으로 팝업 매장을 열어 하쿠호도 붓의 우수성을 전파해요. 하지만 하쿠호도의 현 주소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매장은 2014년에 오픈한 교토 플래그십 매장이에요. 제조는 히로시마현에서 이루어지지만, 본점 매장은 교토에 있어요. 쓸모를 잃어가던 붓의 새로운 쓸모를 찾아준 지혜 덕분일까요? 일본 전통 문화의 중심인 교토에 펼친 존재감이 남다르게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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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를 교토답게 만드는 힘

일본의 도시 중 인구 수를 기준으로 하면 교토는 9번째예요. 도쿄, 요코하마, 오사카, 나고야, 삿포로 등에 이어 한참 뒤에야 이름을 드러내요. 그럼에도 교토는 가히 일본을 대표하는 도시라고 할 수 있어요. 도시를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 수를 기준으로 하면 도쿄, 오사카에 이어 3번째로 많은 해외 여행객이 방문하는 도시거든요.


그만큼 교토는 이방인의 관점에서 가장 일본다운 매력을 품고 있는 도시라는 의미예요. 메이지유신 전까지 일본의 수도로서 천년 동안 축적된 시간들 덕분이기도 해요. 하지만 요즘 사람들의 발걸음이 교토로 향하는 건 과거 때문만은 아니에요. 오히려 과거에 기대지 않고 과거를 현재에 접목시키고, 미래를 준비하는 생동감이 교토의 진정한 매력이죠.


교토가 아니었다면, 어느 누가 부채의, 전통 직물의, 붓의 화려한 부활을 상상이나 했을까요? 방법은 다르지만 바나나 투 옐로우, 호소오, 하쿠호도 모두 전통의 가치에 창의적 발상을 불어 넣었어요. 저마다의 단단한 정체성으로 새로운 생명력을 갖추고자 하는 시도들 덕분에 오늘도 교토에는 새로운 세대가 모여 들어요.




Reference

큐쿄도 공식 웹사이트

 미야와키 바이셍안 공식 웹사이트

 바나나 투 옐로우 공식 웹사이트

 호소오 공식 웹사이트

 하쿠호도 공식 웹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