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함에서 ‘건강한 연결’로, 업의 본질을 바꾸는 헬스장

버핏서울

2024.06.27

“남녀 성비 맞춰드립니다.” 


어느 피트니스 회사의 그룹 트레이닝 모집 광고였어요. 남녀 성비를 맞춰준다는 파격적인 포인트에 반응이 폭발했죠. 하룻밤 사이에 100명 넘는 신청자가 모였으니까요. 이렇게 커뮤니티에 중점을 둔 피트니스 비즈니스인 ‘버핏서울’이 시작됐어요.  


그룹 트레이닝 모델로 주목을 받아 2019년에 카카오벤처스 등 유수의 VC로부터 25억원 규모의 첫 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어요. 2020년 초까지 수업 공간이 30개까지 늘어났고, 한 기수 유료 회원 수는 1,000명을 넘어섰죠. 거침 없이 성장하다 암초를 만났어요. 바로 코로나19 팬데믹이에요. 


사업에 타격을 받았지만, 버핏서울은 이때 반전의 기회를 만들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어요. 현재는 2021년 이후 연평균 250%씩 성장하고 있죠. 코로나19 팬데믹을 전후로 확 바뀐 버핏서울.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버핏서울의 장민우 대표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버핏서울 미리보기

 #1. 헬스장 속 비어있는 공간을 찾아다니다

 #2. 버핏서울 시즌 2, 팬데믹을 역이용해 규모를 키우다

 #3. 피트니스 사업의 사라진 신뢰를 되찾는 일

 버핏서울의 근간, 정서적이고 물리적인 커뮤니티




‘헬스장’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아… 오늘은 진짜 가야 하는데…’ 보통은 이런 죄책감이 들 거예요. 그런데 만약 헬스장에서 게임도 하고 일도 할 수 있다면, 공짜 음료와 프로틴 쉐이크까지 받을 수 있다면, 오늘도 운동을 미루게 될까요?


버핏서울이 운영하는 대형 헬스장, ‘버핏그라운드’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버핏그라운드는 지난 3월, 국내 최초 자체 개발 O2O(온오프라인 연계) 게이미피케이션 시스템 ‘플레이트 세계관’을 도입했어요. 함께, 혹은 혼자 운동하는 회원들이 게임을 하면서 운동하도록 만든 거예요.


가령, 런닝 머신 위에 달려 있는 모니터에는 지금 내 운동 속도와 순위, 헬스장 내 다른 회원들의 기록 등이 뜹니다. 가속을 하고 있는 회원의 아이콘은 불에 타고 있죠. 회원들이 함께 목표를 달성하면 모니터에서 바나나가 와르르 쏟아져요. 런닝 머신을 달리는 행위로, 실제 게임을 하는 기분이에요.


그렇게 모인 ‘플레이트(포인트)’로는 무료 보상을 받을 수 있어요. 스포츠 드링크 게토레이, 에너지 드링크 레드불, 프린트보충제 옵티멈 같은 음료를 헬스장 내 바에서 무료로 받아가죠. 이들은 모두 스폰서드 제품이고요. ‘플레이트 세계관’을 도입한 후, 회원들의 운동량은 무려 60% 증가했어요.


그런데, 보상 제품이 구비되어 있는 바의 모습 역시 독특해요. 보통의 헬스장에서 이런 공간을 봤던가요? 냉장고를 뒤로 하고 앞에는 큰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어요. 마치 사무실의 캔틴 같은 모습이에요. 실제로 회원들은 여기서 일을 하기도 하고, 도시락을 먹기도 해요.


이런 헬스장은 누가 만들었을까 궁금했어요. 주인공은 장민우 버핏서울 대표였죠. 장 대표는 체대 입시 학원, 광고 회사를 거쳐 버핏서울을 창업했어요. 그의 이야기가 궁금해 직접 찾아가봤어요.


ⓒ버핏서울


ⓒ버핏서울



#1. 헬스장 속 비어있는 공간을 찾아다니다


장민우 대표의 오랜 꿈은 ‘스포츠 마케터’였어요. 대구에서 지냈던 어린 시절, 장 대표의 옆집에는 현재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감독인 류중일 감독이 살았어요. 류 감독은 7~8살짜리 꼬마였던 장 대표와 야구 경기가 없던 월요일마다 야구를 해줬죠. 운명처럼 일어난 일에, 운동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장 대표는 혼자 하는 운동보다 함께 즐기는 운동이 좋았어요. 어느 정도였냐 하면, 학창 시절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학교 대항전, 올스타전 등을 기획해 일을 벌였죠. 아버지는 이런 장 대표를 보고 “스포츠 마케터를 해보라”고 말씀하셨어요. 장 대표는 그때부터 일관되게 스포츠 마케터가 되기 위한 길을 걸어왔죠.


체육학과에 입학하고, 경영학을 복수 전공하고, 10년 동안 체대 입시 학원을 운영하고, 실무를 경험할 수 있는 광고회사에서도 일을 해봤죠. 스포츠 마케터란 직업에 가까워질수록 장 대표의 내면 속 미션은 더 커졌습니다. ‘스포츠로 돈 버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이유를 광고회사에 재직하며 알게 됐습니다. ‘기업화된 피트니스 브랜드가 없다’는 게 문제였어요. 장 대표는 결심합니다. 그렇다면 내가 이 업계를 크게 만들어서, 스포츠로 돈 벌 수 있는 세상을 열어야겠다. 


30대 초반, 장 대표가 주목한 업계의 패인 포인트(Pain point)는 세 가지였어요.


“첫째, 헬스장에 꾸준히 가기에는 사람들이 너무 바빠요. 밤 늦게까지 일하고 퇴근하는데 운동할 시간이 언제 또 있겠어요. 


둘째, 주말에 헬스장 안의 GX룸(그룹 트레이닝룸)은 항상 비어있어요. 사람들이 평일에 바쁘면 주말에 운동하러 나올 텐데, 왜 GX룸을 늘 비어있을까 궁금했어요. 그렇다면 우리가 저 빈자리에 들어가, 주말에는 그룹 트레이닝을 하면서 공간 이용료를 지불하고, 평일에는 집에서 홈트를 꾸준히 하도록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죠.”


마지막으로, 한 달에 3~4만 원 정도의 저렴한 헬스장 회원권과 100만원을 한꺼번에 결제해야 하는 고가의 PT 상품 사이의, 중간 역할을 하는 피트니스 제품이 없다고 봤죠. 그래서 30만원대 가격의 그룹 트레이닝+홈 트레이닝 제품을 만들기로 합니다.


ⓒ버핏서울


그게 버핏서울의 초기 구상이었어요. 창업 센터에서 피칭을 하자 이런 미션이 주어졌어요. 그렇다면 10명을 결제시켜 오라는 거였죠. 장 대표는 서울 내 헬스장을 30군데 넘게 돌아다니며 공간을 구하고, 트레이너를 구직하고, 마지막으로 회원을 모집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약 20만원 규모로 집행했던 광고가, 대박이 났습니다. 하룻밤 사이에 100명 넘는 신청자가 모였어요. ‘남녀 성비를 맞춰주겠다’는 자극적인 어필 덕분이었죠. 그때부터 버핏서울은 ‘커뮤니티에 중점을 둔 피트니스 비즈니스’가 되었습니다. 


평일에는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지점별로 매일 운동 영상이 올라가고, 회원들이 따라하는 영상을 찍어올립니다. 주말에는 헬스장의 빈 GX룸에 모여 그룹 트레이닝을 받았고요.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트레이닝 커리큘럼을 5,000개 이상 만들기도 했습니다. 체대 입시 학원을 운영했던 경험이 큰 보탬이 됐죠.


해당 모델로 주목을 받아 2019년에 카카오벤처스 등 유수의 VC로부터 25억원 규모의 첫 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어요. 2020년 초까지 수업 공간이 30개까지 늘어났고, 한 기수 유료 회원 수는 1,000명을 넘어섰죠. 초기의 모델인 이 그룹 트레이닝은 현재의 ‘팀버핏’으로 이어지고 있어요.


ⓒ버핏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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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20년 2월 셋째 주부터, 하룻밤 사이에 버핏서울은 큰 위기를 맞습니다. 서울에서 코로나 첫 번째 확진자가 나온 것이죠. 


“수업 연기가 총 16차례 있었어요. 1년 동안 제대로 된 영업을 할 수 없었죠. 투자를 받고 난 뒤, 5명이서 운영하던 회사 팀원이 20명이 넘어가고, 고정비만 1억이 넘게 올라갔을 때였어요. 그런데 환불만 10억원이 넘게 나왔죠. 25억원이 있던 통장 잔고가 세 달도 버티지 못할 정도였어요.”


모두가 오프라인 비즈니스는 이제 끝이라고, 온라인이 답이라고 말했습니다. 버핏서울 역시 급하게 홈 트레이닝 서비스를 론칭하기도 했지만 잘 되지 않았죠. 그러나 장 대표는 낙담하지 않았습니다. 두 가지 믿음이 있었거든요.


“정말 오프라인이 막을 내릴까? 아니라고 봤어요. 아무리 길어도 이 현상은 2~3년 뒤에 끝날 텐데, 그 뒤에는 모두가 다시 집 밖으로 운동하러 나올 거라는 직감적인 믿음이 있었어요. 그리고, 데이터를 봤죠. 코로나 확진자 수와 홈 트레이닝 트래픽이 정비례를 하더군요. 확진자가 떨어지면 함께 떨어졌어요. 그걸 보고 확신했어요. 코로나 이후에 오프라인은 반드시 돌아온다는 데이터적인 믿음도 있었죠.”



#2. 버핏서울 시즌 2, 팬데믹을 역이용해 규모를 키우다


그래서였습니다. 장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기를 겪는 상황 속에서, 오히려 망해가는 대형 헬스장 세 군데를 인수했어요. 통장 잔고도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모두가 놀랄 만한 선택이었죠.


“때는 지금이라고 생각했어요. 보통 자리가 좋은 헬스장은 매물이 잘 안 나와요. 그런데 피트니스 센터들이 다 망해가고 있으니, 이 틈에 인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우리가 3년 동안 피트니스 센터 사장님들과 일을 해보니 경영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우리 식대로 헬스장의 문법을 바꾸면, 적자 나지 않을 사업구조를 짜는 게 가능해 보였죠.”


2021년 1월 1일. 장 대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우선, 새해가 되자마자 대구의 고향 친구들을 불러 모아 그들을 상대로 피칭을 했어요. 다행히 친구들이 십시일반 투자금을 확보해주었죠. 장 대표는 이때의 일을 ‘소셜 캐피탈을 팔았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확보한 자금으로 ‘버핏그라운드’ 역삼, 도곡, 양재점을 오픈했습니다. 인수한 지 두 달 만이었죠. 초기 컨셉은 ‘대형 규모의 헬스장+피트니스 업계의 오프라인 플랫폼’이었어요.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초기부터 회원을 유입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플랫폼’의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버핏서울이 헬스장 내의 빈 공간을 대여하면서 시작한 사업인 것처럼, 버핏그라운드 내에 필라테스 스튜디오, 스크린 골프장 등을 두어서 다른 피트니스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은 겁니다. 


“저희처럼 콘텐츠는 잘 만들어도 공간이 없어서 운영이 힘든 브랜드가 반드시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어떻게 보면 그들과 공간과 마케팅 등을 셰어하는 구조죠. 그래서 헬스장을 찾는 사람과,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찾는 사람 둘 모두가 버핏그라운드로 유입될 수 있는 투 트랙 구조를 만든 거예요.”


ⓒ버핏서울


ⓒ버핏서울


ⓒ버핏서울


버핏그라운드는 현재 9개 지점까지 확장했어요. 오픈 준비 중인 삼성점까지 10개 지점이 되죠. 지점당 최소 300평에서 1,000평 규모에 이릅니다. 


버핏그라운드를 오픈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세 가지로 다각화했습니다. 버핏그라운드, 기존의 그룹 트레이닝 모델을 고도화한 팀버핏, 로잉 머신에 레이싱 게임을 결합한 운동 기구 버핏플레이가 주요 모델이죠. 셋 모두 회원들이 유동적으로 움직입니다. 버핏그라운드만 이용하는 회원들이, 팀버핏이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전환될 수도 있고, 학교에서 단체로 버핏플레이를 사용해 본 회원이, 재미를 느껴 버핏그라운드에 등록할 수도 있죠. 


버핏플레이 실제 모습. ⓒ버핏서울


버핏플레이 화면. ⓒ버핏서울


그 중 리텐션이 가장 높은 비즈니스는 단연 ‘팀버핏’입니다. 팀버핏은 부티크 스튜디오로, 소형의 공간에서 뾰족한 콘텐츠로 그룹 트레이닝을 하는 스튜디오를 말합니다. 팀버핏의 회원 중 70% 이상이 재등록을 하는데요. 그 비결은 커뮤니티와 게이미피케이션에 있습니다. 앱 내에서 누구나 커뮤니티를 만들고, 참여할 수 있죠. 때로는 회원들이 러닝 크루 같은 커뮤니티를 직접 만들고, 때로는 코치가 회원들과 즐기고 싶은 운동 커뮤니티를 만들어요. 외부 강사를 초청해 이색 스포츠를 즐기는 커뮤니티도 있고요.


또, 프로그램 내에 회원들끼리 경쟁할 수 있는 트레이닝 등을 기획해 콘텐츠화합니다. 분기별로 ‘챌린지’를 열어서, 팀 단위로 경쟁을 하기도 하죠. 경쟁에서 1위를 한 팀, 혹은 회원에게 보상이 돌아가는 프로그램입니다.


ⓒ버핏서울


ⓒ버핏서울


ⓒ버핏서울


최근, 버핏그라운드에도 게이미피케이션을 고도화했습니다. 2024년 3월, ‘플레이트 세계관’이라는 게임 시스템을 도입했죠. 버핏그라운드 앱과 유산소 기기를 연결해, 운동 기록을 통해 같은 헬스장 내에서 운동하고 있는 다른 회원, 혹은 다른 지점과도 경쟁할 수 있습니다. 게임으로 쌓인 포인트는 각종 음료 및 굿즈로 교환할 수 있죠.


버핏서울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는 데에는 약 1년 반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리브랜딩으로 버핏서울은 2021년 이후 매년 250%씩 성장하고 있죠. 본질적인 비결은 ‘운동을 어떻게 하면 꾸준히 할 수 있는가’ 끊임없이 고민한 것입니다.


“팀원 대부분이 게임 전문가, 운동 전문가라기보다는 ‘운동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모든 일을 기획하려고 노력했어요. 상상을 통해 뭐가 있으면 운동을 더 꾸준히 할 수 있을 것 같아, 어떤 콘텐츠가 운동을 더 즐겁게 만들 것 같아, 생각했죠. 그래야 결국 우리의 일상 속에 녹아드는 운동 경험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3. 피트니스 사업의 사라진 신뢰를 되찾는 일


게임 시스템, 보상, 출석, 결제 등. 버핏서울 대부분의 시스템은 ‘디지털’로 이루어집니다. 장 대표는 버핏서울의 중요한 두 축은 “디지털과 사람”이라고 하죠.


“저희는 시스템이 해야 할 일과 사람이 해야 할 일을 명확히 구분해요. 디지털이 비즈니스의 효율화를 높인다면, 사람은 거기에 ‘감성’을 넣는 일이에요. 즉, 개인 대 개인 간의 신뢰를 쌓는 건 사람만 할 수 있죠.”


그래서 버핏서울에게 있어 인적 자원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1년에 두 번, 패스트트랙 지점 CEO 양성 과정을 오픈해요. 이전 경력에 관계 없이, 피트니스 업계로 커리어를 옮기고 싶은 사람, 색다른 피트니스에서 일해보고 싶은 경력자 등이 이 과정을 수강하죠. 채용 이후에도 3개월 동안에는 실무 없이 교육과 실습을 받습니다. 코치의 경우 교육에만 6개월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동안 디지털은, 사람이 더 디테일하게 감성을 응용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예를 들어, 팀버핏 트레이닝 중에는 코치가 회원들에게 신경 쓰는 동안 모니터에서 동작 시간이 표기됩니다. 그 시간이 지나면 바로 다음 동작이 화면에 뜨죠. 퀄리티 컨트롤에도 용이합니다. 트레이닝뿐 아니라, 회원 관리 측면에서도 디지털과 사람이 함께 움직여요. 


“저희는 모든 지점이 2시에 하는 일, 2시 30분에 하는 일이 다 똑같아요. 회원이 감동을 하는 시스템을, 나름대로의 약속으로 규칙화시켜 놓은 거죠. 예를 들어 오후 2시에는 오늘 처음 오신 분들을 관리하도록 되어 있어요. 이 분들이 못 찾아올 수도 있고, 긴장될테니까 그 시간엔 코치가 그 분들만 케어하도록 하죠. 


어쩔 수 없이 사람이 하게 되면, 개인의 진심이 더 잘 드러나요. 사람이란 결국 내가 마음을 더 쓰고 싶은 사람에게 눈길을 한 번이라도 더 주거든요. 기본적으로 오래 본 사람에게 더 마음이 쓰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처음 온 사람도, 그 외 회원들도 소외되지 않을 만한 규칙을 정해 놓은 거죠.”


피트니스 업계에서 신뢰가 가장 취약했던 분야는 PT입니다. 기존의 문제는 회원들이 PT를 등록할 때 어떤 트레이너를 만나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태로 결제를 해요. 버핏서울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이 퍼스널 트레이너를 선택하는 구조로 바꿨어요. 홈페이지에 소속 트레이너들을 모두 공개하고, 회원의 성향에 맞게 큐레이션해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요.


“PT의 가장 큰 문제는 고가를 지불하는데도 누가 나한테 맞는 트레이너인지 알 수 없다는 거예요. 이 문제를 해결하면 시장 자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거라고 생각했죠. 저희 웹에는 트레이너마다 상세 페이지가 있어요. 어떤 트레이너고, 어떤 수업을 진행할 거고, 이러이러한 리뷰들이 있다. 이 페이지를 보고 ‘무료 PT 제안서 받기’를 누르면 내가 입력한 데이터에 따라 내게 맞는 트레이너 2명을 추천받을 수 있죠. 회원은 그 중에서 트레이너를 선택할 수 있고요. 세일즈 중심이 아니라, 고객이 선택하는 구조로 바꾼 거예요.”


ⓒ버핏서울


버핏서울은 신뢰를 얻은 피트니스 센터로서, 대형 테넌트로의 역할도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2023년 1월, 신도림 디큐브 시티 내에 약 800평 면적으로 입점하면서, 대형 빌딩 내 테넌트로서의 입지도 다지기 시작했죠.


“사실 피트니스 센터는 대형 면적을 쓸 수 있는 조건이 다 갖춰진 리테일이에요. 저희는 콘텐츠를 모듈화시켜 놓았으니 조립을 하면 1,000평까지 쭉 이어질 수 있어요. 그리고, 피트니스 센터를 통해 방문객 수와 방문 빈도를 높일 수 있죠. 게다가 지하도 활용할 수 있고요. 건물주 입장에서는 내 건물에 피트니스 센터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중요한 어메니티를 갖춘 느낌이거든요.


다만, 여태까지는 피트니스 업계에 신뢰가 없다는 게 문제였어요. 회원들에게 연간 결제를 받은 뒤에 문을 닫아버리는, ‘먹튀’ 사건이 종종 일어나는 업계죠. 그러니 건물주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컸는데, 기업화되어 있는 피트니스 센터라고 하면 신뢰도가 높아지죠.”


버핏서울은 대형 테넌트에서 더 나아가, 직접 부동산 밸류 애드(value-add) 프로젝트에 뛰어들었습니다. 2025년 6월, 마포구에 8층 규모 단독 건물을 세워 모든 층을 피트니스 콘텐츠로 꽉 채울 예정이에요. F&B, 메디컬 등 다양한 피트니스 콘텐츠를 엮어 새로운 부동산의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게 목표예요.


“저희가 갖고 있는 특장점은 부티크 콘텐츠들을 직접 가지고 있거나, 인큐베이팅 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대형 면적을 소화해낼 수 있고요. 여기에 운동과 관련된 F&B, 리커버리, 메디컬 등을 보강한다면 건물 하나를 아예 피트니스 복합 공간으로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운동이라는 테마만으로도 건물을 만들 수 있다, 이걸 증명해내는 게 저희의 이 다음 목표죠.”



버핏서울의 근간, 정서적이고 물리적인 커뮤니티


버핏서울은 앞으로 더 다양한 일을 벌일 생각입니다. 복합 피트니스 공간을 만드는 부동산 비즈니스, 운동 데이터를 통한 데이터 비즈니스니까지. 그럼에도 버핏서울이 추구하는 불변의 가치관이 있다면 ‘연결’입니다.


“연결은 저희에게 굉장히 중요한 키워드예요. 팀버핏의 리텐션률이 가장 높은 이유는, 그만큼 라포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죠. 저는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정도는 결국 라포가 얼마나 형성되었는가에서 시작된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리텐션률로 보았을 때 팀버핏, PT 순서로 높죠.


저는 팀버핏을 ‘마을회관’이라고 불러요. 내가 여기서 운동도 하고, 사람들이랑 같이 주말에 등산도 가고, 퇴근 후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러 오는 느낌이니까요.”


연결에 대한 철학은 공간으로 이어집니다. 최근 오픈한 버핏그라운드 가산점의 실내를 살펴보면, 가운데 공간은 텅 비어져 있죠. 그 공간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필라테스, 바레, 패시브스트레칭 같은 파트너 브랜드의 콘텐츠가 들어가는 공간, 오른쪽은 기구가 있는 공간입니다.


가운데 공터에는 바가 하나 있어요. 사람들이 보상으로 받을 음료는 꺼내먹을 수 있고, 제품들이 진열된 곳이죠. 그 앞에는 큰 테이블이 쭉 깔려 있습니다. 이 곳에서 사람들이 일을 하거나, 음식을 먹거나, 쉴 수 있게 만든 거예요.


ⓒ버핏서울


ⓒ버핏서울


ⓒ버핏서울


“이게 물리적인 공간의 연결이에요. 팀버핏의 공간에도 반드시 ‘커뮤니티 공간’이라는 게 따로 있어요. 운동이 끝나면 10명 정도의 사람이 모여서 앉아 있을 수 있는 공간이죠. 기본적으로 이 커뮤니티 공간에서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기를 바라는 거거든요.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이유는 단 두 가지라고 생각해요. ‘함께’랑 ‘성취’. 그렇기 때문에 ‘연결’이 이토록 중요한 거죠.”


결국, 버핏서울은 헬스장의 GX룸을 빌려 쓰던 그 시절부터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지금까지, ‘연결’이란 키워드가 중심이 되고 있어요. 신뢰를 잃었던 한국 피트니스 사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비결은, 다름 아닌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연결’이었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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