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연말, <아바타 2>가 전 세계 극장가를 휩쓸었어요. 하지만 유일하게 1위를 못한 국가가 있어요. 바로 일본이에요. 일본에서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아바타 2>를 앞섰어요. 반짝 흥행이 아니라 개봉후 몇 주간 1위를 지켰죠. 아무리 자국 애니메이션의 시리즈라도 그렇지, 옛날 애니메이션이 어떻게 최첨단 기술력과 대규모 자본력이 동원된 영화보다 인기가 있을까요?
<슬램덩크>의 철학적 메시지가 인기의 중심에 있어요. <슬램덩크>는 단순히 농구 시합 이야기가 아니에요. 농구는 거들 뿐이죠. 중심이 되는 메시지는 자신이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농구라는 일을 통해, 그리고 농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 간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저마다의 성장을 해나간다는 거예요. 에피소드의 마디마디에서 명대사를 쏟아내며 성장을 꿈꾸는 청년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죠.
이 메시지에 기승전결을 만드는 게 전국 대회예요. <슬램덩크>의 주인공은 북산고 소속의 강백호인데, 북산고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때는 이 팀이 최고처럼 보여요. 주장 채치수도, 루키 서태웅, 날쌘돌이 송태섭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역 예선에 나가고, 전국 대회로 가면서 새로운 강호들을 맞닥뜨리게 되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북산고도 강팀이 되고, 선수 개개인도 농구 선수로서 성장을 하는 거예요.
<슬램덩크>뿐만이 아니에요. <드래곤볼>, <원피스>, <귀멸의 칼날>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여러 애니메이션의 공통분모가 있어요.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면서 더 많은 고수들을 만나고, 그 과정에서 주인공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는 거죠. 그리고 이 과정은 ‘시티호퍼스’가 추구하는 철학, 그리고 여행하는 이유와 맞닿아 있어요.
시티호퍼스는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생각을 깨워줄 ‘발견의 여행’을 해요.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공간, 제품, 서비스, 브랜드 등을 보면서 영감과 자극을 받고, 그것을 어떻게 우리의 일에 그리고 일을 통한 성장에 적용할 것인지를 고민하죠. 애니메이션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들과 경쟁하자는 게 아니라 공명하자는 거예요. 성장의 방식에 꼭 경쟁만이 있는 건 아니니까요.
이러한 이유로 여행을 하는 <시티호퍼스>가 하반기에 작은 개편을 해요. 방향은 이래요.
1. 하루에 한 번, ‘마·브·디·전·공’ 콘텐츠를 발행해요.
그동안은 한 주에 한 도시를 정해서 해당 도시에서 발견할 수 있는 트렌드, 브랜드, 제품, 공간 등을 소개했어요. 앞으로는 요일별로 ‘마·브·디·전·공’ 주제에 따라 콘텐츠를 발행할 예정이에요. 마·브·디·전·공은 마켓, 브랜딩&마케팅, 디자인, 전략, 공간 이렇게 5가지 주제의 앞글자를 딴 말이에요. 각 주제를 간단하게 설명할게요.
(월) 마켓: 트렌드 리포트, 산업 리포트, 소비자 조사 등 큰 흐름에 대한 리포트를 정리하고 분석해요.
(화) 브랜딩&마케팅: 스몰 브랜드부터 대표 브랜드까지 자기다움을 또렷하게 만들어가는 브랜드를 소개해요.
(수) 디자인: 제품 디자인, 서비스 디자인, 고객 경험 디자인, 건축 디자인 등 디자인에 관한 내용을 다뤄요.
(목) 전략: 글로벌 진출 전략, 턴어라운드 전략, 현지화 전략 등 큰 기업의 경영 전략을 스터디해요.
(금) 공간: 플래그십 스토어, 컨셉 스토어, 팝업 스토어 등 공간감이 있는 곳들을 비즈니스 관점으로 둘러봐요.
2. 한 달에 한 주, ‘온사이트(Onsite)’ 위크를 떠나요.
시티호퍼스가 하고 싶던 일이 있었어요. 트렌드의 최전선에 있는 전 세계 주요 박람회, 컨퍼런스, 컨벤션, 페어, 엑스포 등을 찾아다니며 세상의 변화를 소개하고 싶었죠. 그래서 이번에 작은 개편을 하면서 ‘온사이트’ 위크를 만들어 실행해 보려고요. 온사이트 위크는 전 세계 주요 이벤트 현장에서 라이브한 인사이트를 전하는 거예요. 한 달에 한 번은 변화의 현장에서 생생한 소식을 공유할게요.
3. 일년에 한 달, ‘퇴사준비생’ 먼스를 기획해요.
시티호퍼스는 <퇴사준비생의 도쿄2>, <퇴사준비생의 교토> 등 퇴사준비생 시리즈를 썼어요. 앞으로도 기획자, 마케터, 디자이너 등 생각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도시를 여행하면서 영감과 자극을 받을 수 있도록 퇴사준비생 시리즈의 도시를 늘려갈 계획인데요. 그래서 일년에 한 달은 책으로 출간할 도시를 정해, 해당 도시의 콘텐츠를 공유하려고 해요. 한 달 동안 하나의 도시를 집중적으로 깊이 있게 파는 거예요.
작은 개편을 하지만 주요 도시에서 ‘생각을 깨워줄 발견의 여행’을 하는 건 변함없어요. 그 발견을 공유하는 방식에 살짝 변화를 준 거죠. 또한 이미 런칭한 시티호퍼스 커뮤니티인 ‘비사이드(B-SIDE)’를 시작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런칭할 예정이에요. 아직 개선해 나갈 부분이 많지만, 생각하는 일을 하는 분들에게 신선한 ‘생각의 재료’를 소개해 드리면서 하나씩 업그레이드해 나갈게요. 시티호퍼스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성장해 나갈테니,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