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미친 거요? 장차 이룩할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하는 내가 미친 거요? 아니면 세상을 있는 그대로만 보는 사람이 미친 거요?”
<돈키호테> 소설 속에서 돈키호테가 한 말이에요. 돈키호테는 이상적인 세상을 꿈꾸는데, 그를 비웃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일침이죠. 돈키호테 소설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이기도 하고요. 이 돈키호테의 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은 할인잡화점이 있어요. 바로 돈키호테와 동명의 ‘돈키호테’예요.
돈키호테는 유통업계의 정석이라 불리는 모든 것들을 뒤집어요. 기존의 관점에서 보면 매장 구성, 제품 진열, 제품 설명, 운영 시간 등 무엇하나 이상하지 않은 것이 없어요. 하지만 실적은 이상적이죠. 지난 10년간 3배 이상 성장했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업태를 진화시키며 견고한 매출을 이어갔어요.
유통업계의 이단아로 시작했지만, 돈키호테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이상적이에요. 마치 돈키호테가 이상적인 세상을 꿈꿨던 것처럼 말이죠. 그렇다면 돈키호테는 어떻게 유통업의 미래를 바꾸고 있는 걸까요?
돈키호테 미리보기
• #1. 특화된 매장으로 잡화점의 한계를 극복한다
• #2. 돈키호테에는 X,Y,Z세대 모두가 모인다
• #3. 일본의 잡화점, 일본 문화 사절단이 되다
• 업계의 룰을 깨며 새로운 롤을 제안한다
일본의 ‘돈키호테’는 일본을 대표하는 할인잡화점이에요. 웬만한 일본 지역에서 돈키호테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아요. 돈키호테, 돈키호테 유니, 메가 돈키호테 등 돈키호테 계열 매장이 일본 전역에 610개(2023년 2월 기준)나 있거든요. 여기에 미국,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 100개 이상의 해외 지점까지 합하면 매장 수가 700개가 넘어요.
시작은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돈키호테는 1989년, 도쿄도 후추 시에 첫 매장을 열었어요. 일반 소매점에서 판매되지 못한 재고나 약간의 하자나 모종의 이유로 제조사의 장부에 잡히지 않은 재고들을 모아 높은 할인율에 판매하는 작은 창고형 매장이었어요. 1990년대 들어 시작된 일본의 장기 불황과 겹쳐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파는 돈키호테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죠.
그렇다고 높은 할인율만으로 돈키호테의 인기를 설명할 수는 없어요. 아울렛형 할인 마켓은 돈키호테뿐만이 아니거든요. ‘돈키호테스럽다’ 혹은 ‘돈키호테답다’고 느끼는 몇 가지 특징들이 더 있죠. 지금이야 흔한 방식이 되었을지는 몰라도, 돈키호테가 최초였거나 모방의 기준이 된 돈키호테의 특징 몇 가지를 짚어 볼게요.
먼저 ‘압축형 디스플레이’. 돈키호테 매장에 가면 정신없다고 느끼면서도 동시에 쇼핑의 재미와 흥분을 유도하는 요소예요. 빈틈없이 수많은 제품들이 늘어서있고, 곡선과 직선을 섞어 디자인한 매장 내 좁은 길은 매장을 미로처럼 만들어요. 돈키호테에서 쇼핑을 하는 일은 혼돈의 정글 속에서 보물을 찾아 떠나는 여정과 유사하죠.
압도적인 비주얼의 압축형 디스플레이와 함께 ‘POP 광고‘도 발견형 쇼핑을 돕는 요소예요. 돈키호테 특유의 폰트로 가격과 제품에 대한 위트 있는 설명을 곁들여요. 고객이 미로 같은 매장 속에서 눈길을 끄는 제품을 발견했을 때, 구매로 이어지게 만드는 장치이기도 하죠. 지점마다 차이는 있지만 최소 4만 개 이상의 제품을 취급하는 돈키호테에는 그야말로 POP 광고가 범람해요.
영업시간은 또 어떻고요. 8~9시면 문을 닫는 보통의 소매점과는 달리 밤 늦게까지 영업하는 것은 기본이고, 지점에 따라 24시간 운영하는 곳도 있어요. 덕분에 퇴근시간이 늦는 직장인들이나 밤이 긴 여행객들에게 돈키호테만큼 유용한 쇼핑 스팟이 없죠. 특히 일본에서만 구할 수 있는 상품이나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것들이 많아 일본 여행객들이 꼭 들르는 곳 중 하나예요.
‘카오스’가 정체성이 된 돈키호테는 기존 유통업의 표준을 모두 파괴하는 것들이에요. 압축 디스플레이는 원하는 제품을 보기 좋게, 찾기 좋게 진열하는 디스플레이의 놈(Norm)을 부정했어요. 깔끔하게 프린트되어 가독성 좋은 설명 대신 점원들이 직접 손글씨로 쓴 POP 광고도 그렇고요. 낮에 하는 쇼핑을 밤에도 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꾼 것도 신선한 시도였죠.
유통업계의 이단아, 돈키호테의 실적은 어땠을까요? 1989년에 첫 매장을 창업한 이래 매년 매출도, 점포 수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어요. 2022년 6월 기준 연 매출액은 약 1조8313억엔(약 18조원)으로, 10년 전인 2013년 6월 연 매출액 대비 약 3.2배의 성장을 이뤄냈어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지나며, 오프라인 유통 매장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는 시대에 이뤄낸 성과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어요.
Source: PPIH
창업한 지 3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 돈키호테는 또다른 30년을 준비하고 있어요.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을 추구하면서요. 없는 것 없이 다 파는 할인형 잡화점은 어떻게 진화하고 있을까요?
#1. 특화된 매장으로 잡화점의 한계를 극복한다
보통의 경우, 돈키호테처럼 전국적으로 지점을 보유한 리테일 회사는 본사에서 제품의 가격을 정해요. 고객이 어떤 매장에 가더라도 동일한 제품을, 동일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말이죠. 프랜차이즈라면 제품과 가격의 ‘표준화’가 기본 프로토콜이에요. 그런데 이런 표준화 정책은 돈키호테 같은 잡화점에게 양날의 검이에요. 왜냐고요?
잡화점은 ‘여러 가지 자질구레한 일상 용품을 파는 곳’이에요. 그런데 지역에 따라, 고객군에 따라 제품에 대한 수요가 달라요. 여기에서 잡화점은 문제에 부딪혀요. 넓은 영역의 제품을 취급하는 것이 잡화점의 정체성인데 매장마다 고객 특성이 모두 달라 팔리는 제품이 있고 안 팔리는 제품이 있어요. 그런데 제품과 가격을 표준화한다면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되죠.
돈키호테는 시스템을 통해 잡화점의 한계를 극복해요. 먼저 ‘개인 상점주’ 시스템을 도입해 직원들마다 담당 매장을 배정하고, 맡은 매장에 대해 최대한 많은 권한을 위임했어요. 상품 종류, 진열, 가격 정책, 판매, 재고 관리 등 담당 매장 전반에 걸쳐 각 매장의 사정에 맞게 구성할 수 있도록 했어요. 그 결과 돈키호테는 매장마다 취급하는 제품의 종류도 다르고, 심지어 같은 제품이라도 가격이 다르기도 해요.
지역적 특성이 뚜렷한 지점이라면 그 차이가 더 도드라져요. 예를 들어 서브 컬쳐의 발상지인 아키하바라에 있는 매장의 경우 온갖 코스튬과 코스프레용 아이템이 그 어떤 매장보다 많아요. 매장 5층에는 ‘앳 홈 카페(At home cafe)’라는 메이드 카페가 입점해 있기도 하고요. 도쿄 최대 한인타운인 신오쿠보에 위치한 매장은 한인 마트 역할을 겸해요. 간판부터 한글로 ‘돈키호테’라고 쓰여 있고, 온갖 한국 식품, 화장품 등을 취급하고 있어요.
2021년, 돈키호테는 매장 일부를 특화하는 것을 넘어 최초로 버티컬 매장을 열기도 했어요. 도쿄역 아예스 지하상가에 1,200종 이상의 술을 판매하는 ‘오사케 돈키’를 오픈한 거예요. 오사케 돈키에는 희귀한 위스키와 샴페인, 세계 각지에서 공수한 맥주 등 온갖 술을 판매해요. ‘위스키 가챠’, ‘미스테리 스파클링 와인 박스’ 등 지불한 금액보다 더 비싼 술을 뽑을 수 있는 재미 요소도 마련되어 있고요.
ⓒPPI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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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케 돈키 맞은 편에는 제과류 전문 매장인 ‘오카시 돈키’가 있어요. 오카시 돈키는 1,000가지가 넘는 전 세계의 과자를 판매해요. 일본 한정판인 과자부터 각 나라를 대표하는 간식들까지 과자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별천지인 매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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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와 술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아이템이면서, 팬데믹 기간 동안 수요가 증가한 아이템이었어요. 이런 흐름을 읽고 접근성 좋은 도쿄역에 술 전문 매장과 과자 전문 매장을 연 거예요. 기존 돈키호테 매장 대비 규모는 훨씬 작지만, 좁고 깊은 상품 라인업으로 승부수를 던졌어요. 근처 슈퍼나 주류 판매점에서 구할 수 없는 상품과 돈키호테만의 재미 요소를 살려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웠고요.
#2. 돈키호테에는 X,Y,Z세대 모두가 모인다
1990~2000년대까지만 해도 돈키호테는 젊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저렴한 할인잡화점이었어요. 그런데 2008년부터 주부, 심지어는 가족단위의 고객들이 돈키호테를 방문하기 시작했어요. 바로 돈키호테의 확장판 ‘메가 돈키호테(이하 메가 돈키)’가 등장하면서부터죠.
메가 돈키는 기존 돈키호테 매장에 없던 신선 식품과 생활 필수품을 강화한 대형 매장이에요. 기존의 돈키호테 매장이 1,000~3,000㎡ 크기의 매장에서 4~6만 가지 제품을 판매하는 반면, 메가 돈키는 8,000~10,000㎡의 매장에서 6~10만 가지 제품을 취급해요. 한국과 비교했을 때 메가 돈키는 웬만한 이마트 매장에 맞먹는 사이즈예요. 메가 돈키를 통해 어엿한 대형 유통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고객층을 확장한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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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돈키호테는 또 한 번 세대적 확장을 노렸어요. 이번에는 연령대를 낮췄어요. 바로 Z세대를 타깃했죠. 2022년 5월, 도쿄 오다이바에 Z세대를 타깃한 매장, ‘키라키라 돈키’를 오픈한 거예요. 키라키라 돈키는 기존 돈키호테와 비슷하면서도 달라요. 시각적으로도, 제품 구성 측면에서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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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돈키호테의 시그니처인 POP광고나 압축 디스플레이는 유지하되, 더 컬러풀하고 생기 넘치는 매장으로 꾸몄어요. 실제로 매장 직원의 약 60%가 Z세대로, 그들이 직접 POP광고나 매장 장식을 디자인해 Z세대 감성을 제대로 저격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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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깃 고객을 Z세대로 좁힌 만큼, 제품군도 좁혔어요. 기존 돈키호테 매장이 온갖 잡화를 다 판매한다면, 키라키라 돈키는 뷰티용품과 간식에 집중하고 있어요. 4천여 가지의 코스메틱과 2천여 가지의 과자 및 캔디류를 판매하죠. 더 세분화해보면 크게 5가지 제품군으로 나눌 수 있어요. 화장품, 콘택트 렌즈, 향수, SNS에서 화제인 과자류, 포토제닉한 오리지널 상품이 주력 제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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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큐레이션할 때에도 Z세대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 트렌드를 놓치지 않아요. Z세대들에게 인기가 좋은 한국 과자나 매운 음식 챌린지를 위한 제품도 눈에 띄죠. 틱톡과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었던 ‘지구 젤리’, ‘눈알 젤리’, ‘코효 젤리’, 직접 만들어 먹는 재미가 있는 DIY 젤리, 미니어처 사이즈의 저렴한 외국 술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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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 용품도 Z세대를 타깃한 만큼 저렴한 가격대의 기초 화장품, 색조 화장품, 헤어 용품, 속눈썹, 네일, 피어싱 등 다양한 제품들을 찾아볼 수 있어요. 앞머리를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뱅 스타일링 스틱, 직접 피어싱을 할 수 있는 피어싱 기계 등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들도 곳곳에서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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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밖에서도 Z세대를 포섭하기 위한 돈키호테의 시도는 계속 돼요. 키라키라 돈키와 비슷한 시기에 아이치현 이치노미야시에 오픈한 ‘돈키호테 아피타 기소가와점’에서도 Z세대를 타깃한 현장을 찾을 수 있어요. 이 매장에서는 매장 직원들이 동영상 크리에이터가 되어 제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찍어요. 숏폼에 익숙한 Z세대를 겨냥해 약 15초 길이로 제작된 영상은 제품 위 모니터로 송출되죠.
제품 판매 방식뿐만 아니라 매장 구성도 Z세대를 겨냥해요. 돈키호테 아피타 기소가와점 안에는 돈키호테의 화장품 전문 매장 브랜드 ‘코스메 돈키’가 샵인샵 형태로 입점해 있어요. 코스메 돈키는 전체 매장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요. 또한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화장품, 패션 아이템, 미용 가전 등을 틱톡 풍의 숏폼 동영상으로 소개하고요. SNS에 익숙한 Z세대의 눈높이에 맞춰 오프라인을 구현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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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본의 잡화점, 일본 문화 사절단이 되다
일본에서 지역적, 세대적 확장을 거듭하던 돈키호테는 점차 해외로 눈을 돌려요. 2017년 12월, 싱가포르에 첫 번째 돈키호테 해외 매장을 열었어요. 그런데 당시 싱가포르에서는 한 로컬 레스토랑이 ‘돈키호테’라는 상호를 사용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돈돈돈키(Don Don Donki)’라는 이름으로 싱가포르에 진출했고, 뒤이어 매장을 연 홍콩, 태국, 대만 등에서도 돈돈돈키라는 이름을 쓰고 있어요.
첫 번째 해외 매장을 오픈한 이후 5년 남짓한 기간 동안 돈키호테는 벌써 7개 국가에 100개가 넘는 해외 매장을 열었어요. 어마어마한 속도예요. 일본에서 자기만의 성공 방정식을 세웠던 돈키호테, 해외 진출에서도 그 공식을 그대로 적용했던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에요. 해외에서의 돈키호테는 일본에서의 돈키호테와 달라요. 일본의 돈키호테가 저렴한 생활잡화를 판매하는 곳이라면, 해외에서는 합리적 가격의 ‘일본 스페셜티 스토어’로 포지셔닝했어요. 특히 일본 식료품에 집중해 일본의 문화를 전하는 매장이 되었죠. 일본 브랜드의 가공 식품뿐만 아니라 일본 쌀, 일본 와규, 일본 과일과 야채, 스시 등 일본의 식재료도 함께 판매하거든요.
ⓒDon Don Donki
제품 구색뿐만 아니라 매장 형태에도 변주를 줘요.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는 리테일 매장에 식당을 결합한 형태로 진출해요. 이 식당에서는 일본을 대표하는 음식들을 판매하고요. 종류도 여러 가지예요.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스시, 일본에서 직수입한 쌀로 만든 오니기리, 쌀밥과 일본식 반찬을 조합한 벤또 등이 있어요.
ⓒDon Don Donki
리테일과 레스토랑을 결합한 매장은 영리한 전략이에요. 돈돈돈키 매장에서 판매하는 생선, 고기, 야채, 쌀 등 일본에서 직수입한 신선식품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거든요. 그뿐 아니라 매장에 온 김에 식사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추가 매출도 올릴 수 있고요.
돈돈돈키가 기획한 레스토랑들은 돈돈돈키 샵인샵이 대부분이에요. 그런데 그 중 브랜드화에 성공한 스시 레스토랑 ‘센센스시(Sen Sen Sushi)’는 독자적인 매장을 내기도 해요. 센센스시는 태국, 말레이시아, 홍콩 등 웬만한 동남아시아 국가에는 모두 진출해 있고, 성장 속도도 빨라요. 일례로 홍콩에서는 2021년에 첫 번째 매장을 낸 이래로 2023년 2월 기준 총 5개 매장을 운영 중이에요.
ⓒSen Sen Sushi
업계의 룰을 깨며 새로운 롤을 제안한다
“단순히 일본 제품을 해외로 가져간다고 해서 인기를 끌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고객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독창적인 제안과 혁신이 있어야 제품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음을 알고 있죠. 새로운 사업 포맷을 창출하는 데 있어 ‘창의적 도약’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돈키호테의 창립자인 ‘야스다 타카오’의 말이에요. 그래서 그는 해외 시장에서도 국가에 따라, 시기에 따라 새로운 돈키호테를 선보여요.
예를 들어 태국 방콕에서는 단순히 일본 식료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매장에서 맞춤 요리를 해주기도 해요. 고온다습한 기후 때문에 방콕 사람들은 에어컨이 시원한 매장에서 오랜 시간 여유롭게 쇼핑하는 특징을 갖고 있어요. 이런 고객 특성을 반영해 돈돈돈키에서 구매한 고기, 생선 등을 일본식으로 조리해 주는 거예요. 조리된 음식은 매장 안에서 먹고 갈 수 있고요.
한편 싱가포르와 홍콩에서는 일본 도정미를 판매하는데, 도정미의 맛을 고객이 경험할 수 있도록 오니기리를 함께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애초에 판매하고자 했던 것은 쌀이었지만, ‘야스다 세이마이’라는 이름을 단 오니기리 가게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어요. 체험형 판매로 쌀도, 오니기리도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낸 거예요.
ⓒDon Don Donki
야스다 타카오는 일본 오니기리를 판매하는 곳은 많지만 도정한 쌀과 오니기리를 함께 판매하는 것은 야스다 세이마이가 세계 최초일 거라며 자부심을 드러내요. 일본 쌀을 판매하는 소매업과 오니기리를 파는 외식업이 결합된 매장인 거죠. 구매한 식재료를 조리해주는 태국의 돈돈돈키도 마찬가지고요. 이처럼 경계를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비즈니스로 돈키호테의 영역을 점점 넓혀가고 있어요.
돈키호테는 처음에 등장할 때부터 유통업계의 룰을 깨는 것으로 시작했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변화를 거듭해 진화할 것이고요. 돈키호테에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혁신의 DNA가 아닐까요?
Reference
• <돈키호테 CEO>, 야스다 다카오 저 / 김진연 역, 센시오
• 酒井 大輔,ドンキが東京駅の地下街進出、菓子と酒に「全振り」の大胆戦略, Nikkei Business
• 吉原 舞子ドンキが目指す「地域に根差す店舗」 デザイン統括が変えた集客術, Nikkei X Tr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