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茶) 하면 어떤 이미지가 연상되나요? 가지런히 앉아 다도의 예를 갖추는 사람들. 천천히 우려지는 녹차. 한 손에 잔을 들고 천천히 음미하는 모습 등이 전통적이고도 전형적이죠. 그런데 교토의 한 찻집에 들어서면 놀랄지 몰라요. 이런 전통적인 모습도 물론 있지만, 여기엔 '차의 테마파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차를 활용한 새로운 경험들이 가득하거든요.
'후쿠주엔'은 교토에서 시작한 230년 된 차 회사예요. 230년이나 됐다고 하면 전통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전통에 얽매여버린 고루한 찻집이 아닐까 싶을 수 있어요. 하지만 후쿠주엔이 걸어온 길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거예요. 찻잎 개별 포장을 도입해 티백의 개념을 일본에 처음 제시한 곳. 아예 잎차나 티백 형태를 벗어나, 페트병 녹차 음료로 녹차의 대중화를 불러온 곳. 이처럼 작지만 큰 혁신을 이어가는 곳이거든요.
이제 후쿠주엔은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230년 커리어에 새로운 한 줄을 추가하고 있어요. 새로운 전통을 창조하는 이 교토의 차 테마파크엔 어떤 즐거움이 있을까요?
후쿠주엔 미리보기
• 전통과 혁신을 페트병에 담다
• 전통 차에 서양식 스위트를! 차 페어링의 신세계
• '예절'은 느슨하게, '재미'는 빈틈없이 채운 다도
• 시대를 초월한 경험을, 시대를 간직한 도시에서
차는 느림의 미학이 묻어나는 음료예요. 한 잔을 마시기 위해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거기에다가 차 맛과 향을 순하게 하기 위해 찻잎을 씻어내는 세차(洗茶)부터 물의 온도와 양, 우리는 시간, 거름망의 종류, 찻주전자의 예열 여부까지. 차 맛은 디테일에 따라 미묘하게 깊어지거나 달라져요. 한시가 급한 현대인들에게는 좀처럼 익숙해지기 힘들죠.
커피 드립처럼 차를 내려 마시는 ‘마이 드립 티’ ⓒ후쿠주엔
그런데 만약 이런 차를 전통적 방법이 아니라 드립 커피처럼 내려 마실 수 있다면 어떨까요? 차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을까요? 한 찻집에서 이를 구현했어요. 필터에 찻잎을 넣고 물을 부으면, 찻잎에서 쪼르르 찻물이 떨어지는 거예요. 역시 약간의 기다림이 필요하고 여전히 뜨거워 훅훅 마실 순 없지만, 요즘 사람들에게는 확실히 친숙한 방법이에요. 친숙하면 손이 가는 법이죠. 속사정을 알 수 없는 찻주전자와 달리 찻잔에 차가 내려지는 과정이 투명하게 보이니 지루함이 덜어져요. 차의 농도가 점점 진해지는 걸 보고 있으면 기다림의 시간은 살짜쿵 설렘의 시간으로 바뀌고요.
커피를 추출하고 나면 찌꺼기가 남죠? 커피 찌꺼기는 탈취제, 방향제로 재사용될 수 있어요. 하지만 찻잎은 달라요. 쓰고 나면 버려지죠. 차에 드립 커피 방식을 적용한 이 찻집은 여기서도 작은 혁신을 감지했어요. 연구를 해보니, 찻잎에서 물에 녹는 영양분은 전체의 30% 뿐. 비타민A, 비타민E, 식이섬유 등 나머지 70%는 그대로 차껍질에 남아 버려지고 있었어요. 이게 아깝다고 생각해 다 우리고 남은 찻잎 껍질까지 먹을 수 있는 햇차 메뉴를 개발했어요. 그 맛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찻잎 향기가 입안에 맴돌고 감칠맛이 느껴진다고 해요.
ⓒ후쿠주엔
전통 차에 현대적 시도를 곁들이는 이곳은 교토에 기반을 둔 '후쿠주엔(福寿園)'이에요. 찻집이라고 소개했지만 사실 1790년 설립돼 장장 230년의 역사를 가진, 일본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차 회사 중 하나예요. 교토 우지시는 말차, 센차, 교쿠로(옥로)를 일컬어 부르는 '우지차'의 본고장인데요. 후쿠주엔은 교토를 상징하는 이 우지차를 포함해 다양한 일본 차를 생산하고 판매하고 있어요.
후쿠주엔이 출범한 에도 시대는 서서히 일본이 봉건 사회에서 벗어나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던 때예요. 에도시대가 지나고 완전한 개항기, 메이지 시대가 왔어요. 그리고 쇼와 시대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죠. 흐르는 시간 동안 후쿠주엔도 함께 변화했어요. 교토의 노포에서 차 도매상으로, 차 도매상에서 '티 라이프'를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요.
이 유서 깊은 회사는 지금, 전통이란 알맹이에 새로움이란 껍질을 씌워가고 있어요. 커피 드립처럼 내려 마시는 차도, 씹어 먹는 햇차도 일부에 불과하죠. 차를 만드는 회사가 어떻게 라이프스타일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걸까요? 아니 그보다, 풍족한 무역 도매상이던, 지금도 50개국 이상에 일본 차를 수출하는 이 튼튼한 차 제조사는 어째서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겠다는 걸까요? 그 이야기부터 해볼게요.
전통과 혁신을 페트병에 담다
1952년 후쿠주엔은 처음으로 소매에 도전했어요. 수많은 찻집이 도매상에서 사들인 찻잎에 자기 가게의 이름을 붙여 팔고 있던 때예요. 한 집 건너 한 집에서 비슷하거나 아예 같은 차 맛을 경험할 수 있었죠. 차별성이 없던 시장에서 후쿠주엔은 '해볼 만 하겠는데?'라는 생각을 했어요. 자신들은 우지시의 차밭에서 직접 차를 생산하고 가공까지 하니, 다른 집에서 갖지 못한 차 맛을 선사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든 거예요. 그래서 자신들의 찻잎에 우지차라는 브랜드를 달았어요. 우지차는 그렇게 세상에 나오게 됐어요.
후쿠주엔은 1952년 교토역에서 1호점을 시작했어요. ⓒ후쿠주엔
그 무렵 차를 즐기는 방법은 획일화돼 있었어요. 거의 찻집에서 달인 차를 마시는 방법이 주류였죠. 후쿠주엔은 계속 궁리했어요. 신선도를 해치지 않으면서 고객들에게 더 많이, 더 손쉽게 차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고민의 끝에 공장에서 개별 포장을 거친 티백 개념의 차를 팔기 시작했어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죠. 1950년대 작은 봉지에 담긴 찻잎으로 후쿠주엔은 단숨에 일본 차 제품 대량생산의 선구자가 됐어요.
(좌) 이에몬 음료를 출시하는 후쿠주엔 자회사 '우지노츠유'는 해외 시장에선 일본 차의 선두 기업으로 통해요. ⓒ우지노츠유 / (우)ⓒ산토리
한동안 후쿠주엔은 전통 차를 취급하는 회사로서 여전히 찻잎을 우려 차를 즐기길 권했어요. 그러다가 다시금 커다란 변화를 단행한 건 2004년이에요. 잎차나 티백 형태의 찻잎 없이, 녹차를 우려 페트병에 담은 '이에몬 시리즈'를 산토리와 공동 개발했어요. 이에몬 시리즈는 출시 직후 연간 5000만 건의 판매를 돌파하고 산토리 음료 제품의 톱3까지 올라가는 기염을 토했어요. 말 그대로 대박을 쳤죠. 단순히 상품만 잘된 게 아니었어요. 페트병 녹차 음료가 시장에 정착하면서, 녹차의 대중화를 불러온 거예요.
이와 함께 녹차의 가능성을 넓혀나갔어요. 무대는 세계 시장이었어요. 일본에선 찻주전자에 뜨거운 물을 끓여 차를 달이는 게 전통이지만, 후쿠주엔은 그런 고집이 강요되어선 안 된다고 여겼어요. 밀크티를 자주 마시는 영국에선 일본 차를 우유에 타 마셔도 되고, 단 음료를 좋아하는 동남아에선 설탕을 타 마셔도 된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고객 기호에 맞춰 차 분말 제품을 내놓았어요.
이런 변화의 바탕에는 '고객 기호에 맞춘다'는 유연한 철학이 있었어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고객이 원하는 차의 종류, 차를 살 수 있는 곳, 차를 즐기는 방법은 계속 바뀌었고 각각의 요구 사항도 독특해졌어요. 하지만 독특해졌다는 것이 배척해야 할 것은 아니었어요. 후쿠주엔은 고객이 전통적인 차 회사에 바라는 게 무엇인지 부단히 이해하고 뒤따랐어요. 전통과 혁신, 옛 것과 새로움은 공존할 수 있음을 계속 실험하고 증명하면서요.
후쿠주엔 교토 플래그십 스토어 ⓒ시티호퍼스
후쿠주엔은 이제 차를 상품화하는 단계를 넘어, 차와 함께하는 삶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어떻게냐고요? 후쿠주엔이 어떻게 소비자의 라이프에 다가가고 있는지 교토의 중심인 시조에 자리한 후쿠주엔 교토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살펴볼게요.
전통 차에 서양식 스위트를! 차 페어링의 신세계
후쿠주엔 교토 플래그십 스토어는 지하 1층부터 9층까지 차에 대한 모든 것으로 꽉 채워져 있는데요. 환대와 접객의 공간인 1층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카페 '후쿠차'가 기다리고 있어요. 후쿠주엔이 전통 다도의 레거시를 지키는 브랜드라면, 후쿠차는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서브 브랜드예요.
후쿠차 내부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
역사가 깊은 일본 찻집의 풍경은 보통 흘러온 시간과 비례하는 경우가 많아요. 음악은 차분하고 인테리어는 고풍스럽죠. 격조가 흐르고 사람들의 말소리는 시끄럽지 않아요. 반면 후쿠차는 '몹시' 캐주얼해요. 작은 매장에 테이블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인테리어나 조명도 컨셉보다는 실용성에 우선을 두었어요. 시끌벅적해도 충분히 용인되는 분위기랄까요?
후쿠차는 차 문화를 보다 캐주얼하게 제안하기 위해 후쿠주엔이 재해석한 공간이에요. 그래서 모두에게 익숙한 카페를 서브 브랜드로 선택한 것이기도 하고요. 매장의 분위기도 전통이란 틀에 갇히지 않지만, ‘캐주얼하게 다가간다’는 진면목은 메뉴에서 나타나요. 있는 그대로의 차를, 그냥 소개하지 않거든요. 이 사진을 볼까요?
전통 차 페어링 ⓒ시티호퍼스
'전통 차 페어링'이란 메뉴예요. 주문하면 4개의 차에 4개의 앙증맞은 디저트가 한 접시에 담겨 나와요. 각각의 전통 차에 어울리는 디저트를 제안한 것이죠. ①농후한 맛의 말차에, 부드럽고 상쾌한 초콜릿 오렌지를 ②단맛부터 떫은 맛까지 밸런스가 잘 맞춰진 볶은 우지차에, 깔끔함과 신맛이 섞인 유자 크림을 ③달콤한 일본 홍차에, 신맛의 블루베리와 쌉싸름한 가나슈를 ④쓴맛이 강한 호지차에, 담백하고 고소한 호두와 무화과 타르트를 곁들였어요. 함께 나온 디저트들은 강하거나 심심한 차 맛을 잡아주면서, 기분 좋게 미각을 돋운답니다.
허벌 티 페어링 ⓒ시티호퍼스
인기 페어링 메뉴가 하나 더 있어요. '허벌 티 페어링'예요. 똑같이 4개의 차에 4개의 디저트가 나오는데 전통 차 페어링과의 차이는 블렌딩한 차를 내놓는다는 점이에요. 진저 블렌드 현미차, 히비스커스 블렌드 호지차, 시나몬 블렌드 줄기녹차, 페퍼민트 블렌드 줄기녹차. 이렇게요.
모나카 디저트 ⓒ시티호퍼스
말차 블랑만제 ⓒ후쿠주엔
전통 화과자인 모나카 안에 녹차나 호지차 쇼콜라 크림 등을 넣은 디저트. 예술품 같은 구체 안에 말차 크림과 말차 양갱을 가득 집어넣은 '말차 블랑만제'. 쌀밥에 녹차를 부어 먹는 오차즈케 정식. 대나무 잎에 초밥을 말아 먹는 사사마키에 호지차를 곁들인 식사 메뉴도 있어요. 현대인에게 익숙한 서양식 스위트와 일본 가정식에 차를 가미해, 차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한 거죠. 이런 메뉴를 만들어놓으니 화려한 디저트를 맛보고 싶거나 배가 고파서라도 차를 마실 수밖에 없겠죠?
오차즈케 정식(왼쪽)과 사사마키 ⓒ후쿠주엔
후쿠주엔은 원래 2019년 교토역에 후쿠차 1호점을 출점했는데 차를 서양식 디저트와 즐길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플래그십 스토어에 2호점을 열게 됐어요. 매장에선 후쿠차가 직접 블렌딩한 차 상품도 구매할 수 있죠. 차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차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차와 라이프의 거리를 좁혀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요.
'예절'은 느슨하게, '재미'는 빈틈없이 채운 다도
교토 왕조 무늬가 들어간 다기 ⓒ후쿠주엔
도쿄가 일본의 수도가 된 건 17세기부터예요. 그전까지 1000년간 일본의 수도는 교토였죠. 그래서 천년 왕조의 수도인 교토에서는, 고귀한 왕조의 미의식에 부응하기 위해 예부터 전국의 장인들이 모여 기술을 겨뤘어요. 그 문화가 이어져내려 생활 도구와 섬세한 문양 등 교토 특유의 문화 양식이 발전하게 됐어요. 후쿠주엔 교토 플래그십 스토어에선 이런 전통 문화의 정수가 담긴 다기들을 바탕으로, 다도를 재밌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요. 이번엔 지하 1층으로 내려가볼게요.
ⓒ후쿠주엔
이곳은 차에 대해 배우는 공간이에요. 말차, 교쿠로, 녹차, 우롱차, 홍차.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더 맛있게 끓이는 방법은 무엇인지 배울 수 있죠.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오리지널 차를 만들기도 하고요. 찻잎은 품종과 산지에 따라 다른 맛과 향기를 가지는데, '개성 있는 차를 블렌딩하는 것만으로 일본 차의 맛은 무한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후쿠주엔이 강조하는 메시지예요.
ⓒ후쿠주엔
후쿠주엔에서 무한정인 건 차의 맛만이 아니에요. 차를 즐기는 방법도 무한대가 될 수 있죠! 바로 게임을 통해서요. 후쿠주엔은 좋아하는 차 3종을 마시고 그 이름을 맞히는 일본 전통 게임 차가부키를 진행해요. 정답을 맞히는 과정에서 각 차의 향기와 맛 차이를 체감하는 건 물론이고 재미까지 느낄 수 있어요. 차에 대해 한번 알아봤다면 이번엔 4층 다실로 이동해 전통 다도를 배워볼 차례예요.
ⓒ시티호퍼스 / ⓒ후쿠주엔
다다미가 깔린 전통 다실. 정석대로 다도를 배우는 건 기본이에요. 그런데 여기에 더해, 후쿠주엔은 오감을 활용해 차의 이름을 맞히는 키키아테 체험부터 촛불만으로 방을 밝히고 다과회를 즐기는 밤의 다과회까지, 재밌는 프로그램을 가득 준비해놨어요. 적막이 흐르는 분위기에서 딱딱하게 다도를 배우는 게 아니라, 게임과 소품을 곁들여 마치 다도의 테마파크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거예요. 다도를 배우는 외국인들도 신발을 가지런히 벗는 건 좀 어색해하지만, 금세 게임을 즐기며 일본의 전통 예절을 배워나가죠.
지하 1층의 차 강좌 및 차 만들기는 일반 고객을 상대로 하지만 기업 상대로도 제공하고 있어요. 예컨대 호텔 웨스틴 미야코 교토는 이 프로그램에서 블렌딩한 차를 객실 및 레스토랑에서 제공해요. 차 패키지 제품도 판매해 선물용으로도 호평을 받고 있고요. 4층의 다도 체험 공간 역시 시간제 렌트로 활용 중이에요. '일본 다도는 어렵다'는 인식을 벗겨버린 공간에 흥미와 특별한 기분을 채우고, 비즈니스의 기회까지 꽉꽉 눌러 담은 후쿠주엔. 이렇게 라이프스타일을 비즈니스 안으로 끌고 들어와 일거양득의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어요.
시대를 초월한 경험을, 시대를 간직한 도시에서
후쿠주엔은 주력 사업인 도소매로 연간 120억(약 1,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요. 히트 상품 이에몬 시리즈의 누계 매출은 7년 전에 이미 1조엔(약 10조원)을 넘어섰어요. 시조의 교토 플래그십 스토어에선 이런 차 상품들뿐 아니라 왕조 문화가 각인된 다기 제품, 일본 차와 디저트, 차를 곁들인 프렌치 레스토랑, 다도 체험 등을 통해 차를 알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죠.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에요. 시조를 벗어난 교토 곳곳에선 더 광활한 후쿠주엔이 펼쳐지고 있거든요.
후쿠주엔 우지차 공방 ⓒ우지 상공회의소(宇治商工会議所)
우지차의 고향 우지시에는 '후쿠주엔 우지차 공방'이 있어요. 차 만들기부터 다도 체험은 기본. 한 술 더 떠 다기를 직접 제작하고 사기에 그림도 그려넣을 수 있어요. 식당에서도 공방의 특제 국물로 만든 우지차 소바부터 우지차 메밀, 우지차 죽, 붕장어에 우지차를 뿌린 오차즈케 밥상까지 우지차 이름값에 걸맞는 다양한 메뉴를 판매해요. 만두 말차, 녹차 소금, 교쿠로를 듬뿍 사용한 카페 '옥로정'도 있죠. 코로나 전까지는 한 해 약 11만명이 방문했던, 우지시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예요.
ⓒ후쿠주엔 CHA 체험 공원
우지시에서 차를 타고 30분 이동하면 기즈가와시의 '후쿠주엔 CHA 체험 공원'이 나와요. CHA는 마시는 차를 발음 그대로 표현한 것이지만 중의적인 의미도 있어요. 'Culture(문화), Health(건강), Amenity(편안함)'이라고 해서 '티 라이프'를 위한 시설들을 구축해 둔 곳이에요. 차를 만드는 체험 교실은 물론, 차의 역사와 종류와 제조 공정을 더 전문적으로 배우는 프로모션실, 세계의 티 라이프를 5개 부스로 나누어 전시하는 세계 차 연구실, 다과회와 행사 등을 여는 다목적실 등이 있어요.
ⓒ후쿠주엔 CHA 체험 공원
정원으로 나가면 세계의 차나무 100개 품종을 갖춘 다원이 손님들을 반겨요. 직접 찻잎을 딴 뒤 그대로 교실로 들고 가면 차를 만드는 체험으로 연결되고요. 매년 1월에는 이곳에서 '일본에서 가장 빨리 차 따기' 이벤트를 실시해요. 단순히 재밌기만 한 이벤트는 아니고요, 1년 내내 차를 수확하는 실험의 일환이에요. 비공개 공간인 연구실에서는 차의 신선도와 맛을 더 배가시키는 기술을 열심히 개발하고 있죠.
옛 것 위에 새로움을 덧입히는 후쿠주엔은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안정감에 멈춰 있지 않아요. '전통은 혁신의 연속'이라는 생각을 갖고 현대로부터 멀어지는 차를 계속해서 지금의 시공간 속으로 끌어들이죠. 이 철학을 유지하는 한, 그들이 만들어갈 창조적 전통은 다음 200년이 흘러도 여전히 고루하지 않을 거예요.
Reference
• 「伊右衛門」の名は猛反対されていた。1兆円ヒットの意外な真実, テレビ東京「カンブリア宮殿」
• 산토리 웹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