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을 넘어 세계로, 세계 정상을 꿈꾸는 미용의료앱

강남언니

2025.01.03



피부 시술이나 성형을 고민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앱이 있어요. 바로 국내 1위 미용의료앱, ‘강남언니’예요. 2024년 기준, 강남언니는 550만 사용자를 가진, 대형 의료 플랫폼이 됐어요.


그런데 강남언니를 사용하는 유저 중 약 22%인 120만 명이 일본인이에요. 강남언니는 한국에 미용을 목적으로 여행 온 일본인들을 타깃할 뿐만 아니라, 2019년에는 일본 현지에 강남언니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2023년 12월에는 강남언니의 영어 버전인 ‘언니(UNNI)’를, 2024년 11월에는 태국어 서비스를 론칭했어요. 영어판 서비스 ‘언니’는 무려 약 180개 국적의 외국인들이 이용한다고 해요.


강남언니는 과연 어떻게 일본에 진출했고, 외국인 유저를 효과적으로 유치할 수 있었을까요? 강남언니의 글로벌 전략, 그리고 K-미용 의료 관광의 현재를 알고 싶어 임현근 강남언니 사업총괄이사를 직접 만나고 인터뷰했어요.


강남언니 미리보기

 #1. 후발주자가 업계 1위로 올라선 힘

 #2. ‘정보 불균형’의 문제는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3. 성장의 모멘텀이 된 3가지 확장이란?

 강남언니가 아름다움을 정의하지 않는 이유




2023년, ‘이것’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관광객은 무려 60만 명이에요. 일본, 중국, 미국, 태국, 몽골 순으로 우리나라의 ‘이것’을 찾았죠. 바로 ‘의료 관광’이에요. 국내 의료 관광 산업은 2009년 외국인 환자 유치가 허용된 것을 계기로 성장하기 시작했고, 2023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어요. 보건복지부는 2027년까지 연간 70만 명의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죠.


이와 동시에,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유행하고 있는 게 있어요. ‘뷰티 관광’이에요. 단순히 올리브영에 들러서 화장품을 사간다는 의미가 아니에요. 약 15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국내 인바운드 관광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의 발표에 의하면, 2024년 상반기 한국에 여행 온 관광객들 중 ‘퍼스널컬러 진단’을 받은 관광객이 전년 동기 대비 130배나 증가했다고 해요.


크리에이트립의 ‘뷰티숍’ 카테고리는 2024년 상반기 거래액 2위를 기록했어요. 1위는 ‘헤어숍’으로 역시 K-뷰티의 인기를 엿볼 수 있어요.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국에 여행 온 김에 헤어숍에서 헤어 관리를 받고 가는 게 ‘국룰’이 됐다고 해요.


의료 관광과 뷰티 관광이 합쳐진 분야가 바로 ‘미용 의료 관광’이에요. 크리에이트립에 의하면, 특히 대만 관광객들은 ‘뷰티의원’ 카테고리에 가장 많은 지출을 했다고 해요. 거래액의 90% 이상이 피부과, 쁘띠시술, 안과 등에서 일어났죠. 


한국 미용 의료 관광은 계속해서 수요가 늘고 있어요. 그리고 이 분야에서 관광객과 한국 병원의 매개체가 되는 서비스가 있죠. 바로 ‘강남언니’예요. 강남언니는 국내에서 ‘성형 리뷰 앱’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외국인 의료 관광객들을 위한 가이드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어요. 심지어 한국어로 된 강남언니 캡쳐 화면을 보여주며 내원하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줄지어 생겨났죠.


강남언니는 외국인 유저의 수요를 눈치채고, 2019년 일본에 가장 먼저 진출했어요. 그리고 4년 만에 일본 유저 수 120만 명을 달성했어요. 2024년 11월에는 태국어 서비스까지 출시했고요. 강남언니는 어떻게 한국의 미용 의료를 세계화시키고 있을까요? 


ⓒ강남언니



#1. 후발주자가 업계 1위로 올라선 힘


때는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연세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한 예비 의사는 이런 생각을 했어요. ‘세상에 더 큰 영향력을 끼칠 수는 없을까?’ 이 생각을 시작으로 그는 만성 질환 케어 앱 ‘힐링페이퍼’를 출시했죠. 함께 의전 생활을 하던 동료 9명과 함께였어요. 그의 이름은 홍승일. 힐링페이퍼는 3년 뒤인 2015년, ‘강남언니’라는 이름의 서비스가 되었죠.


“진료 행위라는 것은 단위 시간당 한 명밖에 영향을 못 끼쳐요. 규모 제한성이 생기죠. 더 많은 사람들이 의료 서비스를 누리게 할 수는 없을까? 힐링페이퍼는 이 고민에서 출발했어요. 규모 제한성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수단이 IT였고, 의료 분야에 IT를 접목하기로 하죠.”

-임현근 강남언니 사업총괄이사, 시티호퍼스 인터뷰


힐링페이퍼는 원래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 병원 정보를 제공하는 앱이었어요. 결과적으로 실패했어요. 2년 동안 사용자도 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병원도 늘었지만, 급여 영역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죠. 수익화가 가능한 비급여 영역에서 새롭게 찾은 분야가 ‘성형’이었어요.


“성형 수술은 일생에 한 번 할까 말까 한 고관여 영역이에요. 그러니 주변에 ‘맛집 전문가’처럼 ‘성형 전문가’가 있을 수 없죠. 경험의 양이 적으니까요. 그러다 보니까 양질의 정보가 모여 있지 않고, 의사가 주는 정보에만 의지해야 하는 상태였습니다. 정보의 불균형이 가장 심한 의료 분야 중 하나였던 거죠.”

-임현근 강남언니 사업총괄이사, 시티호퍼스 인터뷰


홍승일 힐링페이퍼 대표 ⓒ강남언니


2015년, 힐링페이퍼는 성형 수술 정보를 위한 앱으로 피봇팅합니다. 그게 지금 우리가 이용하는 강남언니의 시작이죠. 강남언니는 이용자들에게 두 가지 정보를 주고자 했어요. 사실적 정보와, 가치적 정보. 사실적 정보는 의사의 프로필, 가격과 같은 정보입니다. 가치적 정보는 또 다른 유저의 후기죠.


강남언니는 2024년 기준, 강남언니의 유저 수는 약 550만 명이에요. 등록된 유저 후기 수가 150만 건이 넘고, 강남언니에 가입한 의사 수는 5,700명 이상이죠. 강남언니를 통해 병원에 상담 신청을 한 횟수는 330만 건이 넘어요. 이는 의료 정보 앱 중 단연 1위인 수치예요.


사실 강남언니는 론칭할 때만 해도 후발주자였어요. 이미 비슷한 서비스가 한국에 50개 넘게 있었죠. 그러나 지금은 강남언니를 필두로, 몇몇 서비스만 살아남았어요. 그 많던 의료 서비스 앱 중, 강남언니는 어떻게 살아 남았고, 생존을 넘어 업계 1위가 될 수 있었을까요?


강남언니가 달랐던 점은 ‘장기적 사고’예요. 빠르게 서비스를 키우는 것에 매달리지 않고, 더 진정성 있는 서비스를 먼저 구축하려고 했죠. ‘신뢰’를 쌓기 위해서였어요. 병원에 대한 안 좋은 리뷰가 달려서 병원에서 내려 달라는 요청이 들어와도 절대 받아들이지 않았죠. 초기 병원을 입점시킬 땐, 업계에 잘 알려져 있는 의사나 병원을 찾아다니며 영업했어요.


ⓒ강남언니


“강남언니의 서비스는 ‘양면시장’입니다. 한 쪽에는 공급자 역할을 하는 병원이, 한 쪽에는 소비자가 있어요. 이 양면이 조화로우면 시장 자체가 밝아집니다. 가령, 안 좋은 후기가 올라와도 후기를 내리지 않습니다. 병원은 그런 후기가 더 이상 올라오지 않도록 더 좋은 환경을 만들겠죠. 리뷰가 많아질수록, 그리고 병원이 리뷰를 신경 쓸수록, 성형 업계의 서비스 환경은 더 좋아지는 겁니다.”

-임현근 강남언니 사업총괄이사, 시티호퍼스 인터뷰


실제로 의료 정보 앱이 탄생한 이래, 많은 점이 바뀌었어요. 일단, 환자가 의사 결정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단축됐죠. 이제는 주변을 물어물어 병원을 찾거나, 인터넷으로 수많은 광고를 헤집어가며 좋은 병원을 찾을 필요가 없죠. 또, 시장의 투명성이 커지면서 정찰제를 시행하는 병원이 늘어났어요. 덩달아 병원에 따라 천차만별이던 시술 가격도 제자리를 찾아갔어요. 10년 전에는 20만 원이던 보톡스를, 지금은 2만 원이면 시술 받을 수 있죠. 강남언니는 ‘의료 정보 불균형 해소’라는 목표를 달성해나가고 있는 거예요.



#2. ‘정보 불균형’의 문제는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의료 정보 불균형은 비단 한국인 유저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었어요. 그래서 강남언니는 2019년, 처음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요. 강남언니가 선택한 첫 해외 시장은 일본이었어요.


일본 서비스는 2022년 약 10억 원의 매출을, 2023년에는 약 8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어요. 한 해 동안 약 8배 성장한 거죠. 2023년에는 입점 일본 병원 수 역시 2022년 대비 12배나 증가했고요. 일본 서비스는 진출 4년 만에 현지 이용자를 120만 명 모았어요. 일본 현지 병원은 1,800여곳이 입점해 있죠. 


ⓒ강남언니


“일본 시장을 처음 알게 된 건 국내 시장을 모니터링할 때였어요. 한 병원의 의사 분을 만났는데, ‘우리 병원에 요즘 일본인이 많이 오는데, 대부분 강남언니의 스크린샷을 들고 온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확인해 보니 실제로 강남언니를 캡쳐한 화면을 번역기로 돌려서 보여주는 고객들이 많았어요. 일본인 환자 10명 중 9명은 그렇게 병원을 찾은 분들이었죠.”

-임현근 강남언니 사업총괄이사, 시티호퍼스 인터뷰


그 뒤로 시장 조사를 시작했어요. 당시, 일본은 미용 의료 시장은 한국보다 더 컸지만, 의료 정보 앱은 이제 막 생겨나고 있는 추세였죠. 또, 한국에 관광을 온 김에 시술을 받고 가는 일본인 관광객의 수는 점점 커지고 있었어요. 한국이 미용 의료 강국이라는 이미지가 있는데다가, 일본보다 평균적으로 시술 가격이 2~3배 저렴하기 때문이었죠.


강남언니는 여기에서 일본 현지 진출의 기회를 발견했어요. 그렇다면 일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했을까요? 


“장기적으로는 ‘신뢰’라는 키워드가 동일하게 제일 중요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영업’이었죠. ‘일본어 서비스를 통해 일본인 유저 수와 일본어 리뷰를 늘리고, 이를 기반으로 현지 병원을 영업한다.’ 이게 기본적인 루트였습니다.”

-임현근 강남언니 사업총괄이사, 시티호퍼스 인터뷰


말로만 들으면 간단해 보이는 이 일은, 당연히 쉽지 않았습니다. 일본 현지 영업을 시작할 때 초반에는 직원 딱 한 명이, 그 뒤로는 5명의 직원이 직접 발로 뛰어야 했죠. 임현근 이사가 일본 팀을 꾸릴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이 바로 영업 능력이었습니다. 일본에서도 신뢰할 수 있을 만한 대기업 출신의, 영업 능력이 탁월한 직원들로 팀을 꾸렸죠. 아무리 그래도, 적은 인원으로 그 수많은 병원을 영업하기란 보통 일이 아니었어요.


윈윈’을 추구하면 많은 의사 분들이 공감해주셨어요. ‘강남언니를 매개로 소비자의 정보력을 높이고, 동시에 병원도 성장하고, 시장 자체를 성장시키는 관계를 만들어나간다.’는 점을 강하게 말씀드렸죠. 이 진심만 느껴도 저희를 도와주시는 의사 분들이 꽤 많았어요.”

-임현근 강남언니 사업총괄이사, 시티호퍼스 인터뷰


ⓒ강남언니


일본에서의 성공 후, 강남언니는 2023년 12월 영어판 글로벌 서비스 ‘언니(UNNI)’를 출시했어요. ‘언니’는 한국 피부과, 성형외과 정보를 찾는 외국인 미용 의료 소비자들을 위한 서비스였어요. 한국 병원 입장에서도 내수 시장이 점점 어려워지며 외국인 환자 유치에 신경을 쓰고 있던 중이었죠.


동시에, ‘언니’는 일본인 다음으로 주력할 타깃을 고민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였어요. 결과는 놀라웠죠. 한 번이라도 ‘언니’를 이용한 유저의 국적은 180개가 넘었어요. 실제로 한국 병원을 예약해, 방한한 유저의 국적은 80개 정도였죠. 한국 미용 의료에 대한 외국인의 니즈가 확실하다는 것을, 또 한 번 증명한 거예요.


그 중 비율이 가장 큰 곳은 세 국가였어요. 미국, 태국, 중국. 이 중에서도 거리가 가깝고, 모바일 시장 진출 난이도가 비교적 낮은 태국을 두 번째 진출 시장으로 정했죠. 특히, 태국은 미용에 대해 한국보다도 열려 있는 시장이었어요.


“태국에 직접 가보니 느껴졌습니다. 20대부터 40대까지 연령별로 여성 분들을 만나 인터뷰했어요. 연령대에 상관 없이 공통적으로 미용에 관심이 높았죠. 성형이나 미용 시술을 받은 분들이 대부분이었고요. 태국은 자신의 성별까지 바꿀 수 있는 나라입니다. 확실히 ‘몸을 바꾼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한국보다 적었어요.”

-임현근 강남언니 사업총괄이사, 시티호퍼스 인터뷰


강남언니는 지난 2024년 11월, ‘언니’의 태국어 버전을 출시했어요. 한국에 방문하는 태국인을 타깃한 서비스죠. 태국어 버전 서비스는 론칭 이후, 매주 성장하고 있어요. 자세한 성과나 통계는 더 지켜봐야 알 수 있겠지만, 유의미한 성장률을 보이는 중이죠.


ⓒ강남언니



#3. 성장의 모멘텀이 된 3가지 확장이란?


2025년이면 강남언니 서비스를 론칭한 지 딱 10년이 되어요. 10년 동안 중요한 성장의 모멘텀은 무엇이었냐고 물었습니다. 강남언니는 세 가지의 확장을 통해 지금의 모습을,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그리고 있죠. 첫번째 확장은 ‘수술’에서 ‘시술’로의 확장이었어요.


“2018~2019년경, 강남언니가 다루는 영역을 성형 수술에서 시술로 확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피부과에서 받을 수 있는 안티에이징 시술 등으로 영역을 넓힌 거예요. 성형 수술은 일생에 한두 번 정도 하는, 신중한 일입니다. 대부분의 고객이 20대 여성 분들이고요. 또, 수술을 할 수 있는 성형외과는 서울 강남에 모여 있죠.


반면, 시술은 간단한 제모부터 필러 주입까지 다양해요. 연령대도 60~70대까지 늘어나죠. 수술과 달리 피부 관리를 받으러 매주 병원에 방문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집 주변의 좋은 병원을 찾게 되고요. 지역도 강남권에도 전국으로 넓어지죠.”

-임현근 강남언니 사업총괄이사, 시티호퍼스 인터뷰


강남언니의 유저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병원 종류는 피부과예요. 이를 통해 강남언니는 버티컬하고 지역적인 서비스에서, 더 일상적인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로 거듭났죠. 실제로 어떤 고객은 한 달에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횟수보다 피부과에 가는 횟수가 더 많다고 해요.


ⓒ강남언니


심지어 강남언니는 미용 의료를 넘어서서, 일반적인 비급여 의료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어요. 가령, 치과나 산부인과, 한의원 같은 분야가 많지는 않지만 천천히 강남언니에 이름을 올리고 있죠. 언젠가는 피부 관리나 시술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병원을 가야 하는 모든 순간에 강남언니에 접속하게 될 수도 있어요.


강남언니의 두 번째 확장 모멘텀은 국내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간 거예요. 강남언니는 2021년 ‘서울시 의료관광 협력기관’으로 선정 됐죠. 강남언니 일본 서비스가 출시된 뒤, 팬데믹이 끝나자마자 미용 의료를 목적으로 방한하는 일본인의 수는 4배가 늘었어요. 전부 강남언니 덕분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강남언니가 중요한 매개체이자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이제 강남언니는 세 번째 확장에 힘을 쓰고 있어요. ‘병원용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죠. 2019년 성형외과용 소프트웨어를 인수하고, 2024년부터 피부과용 시스템도 상용화 중에 있어요. 강남언니가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라면, 병원용 시스템은 병원의 체계를 효율화하는 공급자용 소프트웨어 시스템이에요.


“저희의 궁극적인 미션은 더 좋은 의료 서비스를 만드는 겁니다. 의사의 진료를 시스템화시키는 건 불가능하지만, 환자 관리 시스템, 예약 시스템을 고도화시킨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병원 환경이 만들어질 거라고 봤어요. 이를테면, 여전히 대부분의 병원은 직접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해야 하죠. 이게 다소 불편한 과정이거든요. 이런 일들을 시스템으로 만들면 공급자도, 소비자도 더 편해집니다.”

-임현근 강남언니 사업총괄이사, 시티호퍼스 인터뷰


강남언니의 병원용 시스템을 이용하는 병원은, 실제로 다른 병원 대비 직원 수가 2분의 1이에요. 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강남언니의 병원용 시스템은 새로운 제안이 되고 있어요.


‘성형 리뷰 앱’으로 시작한 강남언니가 미용 의료 업계의 환경까지 바꾸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들의 목표가 새로운 병원의 모습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의료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게 저희의 목표였죠. 지금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꿈을 꿉니다. 저희는 공급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를 소비자 중심으로 바꾸고 싶어요. 생각해 보면, 미용실에 가면 고객이 앉아 있고 원장님이 고객에게 오시죠. 머리 감으러 갈 때나 잠깐 일어나고요. 


그런데 병원은 환자가 의사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이게 소비자 중심과 공급자 중심의 차이죠. 여태까지 우리의 의료 산업은 공급자 중심으로 발전해왔습니다. 미용 의료는 그 중에서도 특히 소비자 중심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임현근 강남언니 사업총괄이사, 시티호퍼스 인터뷰



시티호퍼스와 인터뷰를 진행 중인 임현근 강남언니 사업총괄이사 ⓒ시티호퍼스



강남언니가 아름다움을 정의하지 않는 이유


강남언니는 약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한국 미용 시장을 들여다봤어요. 한국은 전세계에서 봐도 미용 의료 강국이죠. 그만큼 고도화된 의료 서비스와,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치열한 경쟁으로 시장을 나날이 견고해지고 있어요. 


“예전에는 의사들이 개인 병원을 개원하는 시기가 있었죠. 그런데 성형 수술이라는 것이 무겁고 큰 수술이다 보니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시기가 왔어요. 그 시기에 중대형 성형외과들이 이름을 알렸고요.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경험이 쌓이면서 병원의 규모보다 의사 한 명의 기술력이 더 부각되기 시작했어요. 다시 의사 한 명 한 명이 브랜딩되면서 개인 병원이 많아졌죠. 심지어 ‘가슴 성형 전문’, ‘안면 윤곽 전문’과 같은 전문 병원들이 생겨났습니다. 미용 의료 분야에서도 이 정도로 전문화되어 있는 병원은 우리나라밖에 없어요. 


자연스레 미용 의료에 대한 정보가 과도하게 많아졌고, 그 정보를 압축해줄 수 있는 강남언니와 같은 플랫폼이 필요해진 겁니다.”

-임현근 강남언니 사업총괄이사, 시티호퍼스 인터뷰


이 흐름 속에 있는 강남언니가 추구하는 ‘미의 관점’은 무엇일까요? 강남언니는 2024년 12월부터 모델 장윤주와 배우 전종서를 모델로 발탁해 캠페인을 시작했어요. 캠페인의 메시지는 ‘우리가 원하는 건 하나, 아름답도록 정확한 정보’예요. 흔한 성형외과 병원처럼 ‘더 예뻐지라’는 말은 어디에도 없죠.


ⓒ강남언니


“저희는 미적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미용 의료 분야는 계속 커지고 있어요. 이건 ‘예뻐지고 싶다’는 욕구 때문이기도 하지만, ‘젊어지고 싶다’는 욕구도 있거든요. 단순히 이 시장이 커지는 이유를 ‘예뻐지기 위해서’라고 할 수 없죠.


다만, 저희가 원하는 건 개인 각자의 고민거리를 더 편하게, 더 잘 해결하는 거예요. 누군가는 코에 매력점을 찍고 싶을 수도 있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 점이 콤플렉스일 수 있죠. 아름다움이란 예뻐지는 게 아니라, 고민거리를 없애는 일이에요.”

-임현근 강남언니 사업총괄이사, 시티호퍼스 인터뷰


지속적인 확장으로 우리 삶에 일상적인 서비스가 된 강남언니. 앞으로의 목표는 태국 서비스를 더 견고히 다잡고, ‘소비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라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거예요. 10년 뒤 강남언니는 어떻게 될 것 같냐는 질문에, 임현근 이사는 ‘10년 후에는 정말 세계 1등이 되어 있을 것 같다’고 답했어요. 이 당찬 포부가 비현실적으로 들리지는 않아요. 강남언니가 걸어 온 그간의 행보 덕분에 오히려 이 꿈이 현실이 되는 그날이 기다려져요.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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