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 같은 Z세대의 심리에, 해설서가 되어주다

Z세대 트렌드 예측

2024.07.08

‘혼자 있기는 싫은데 혼자 있고 싶어.’


Z세대가 쓰는 말이에요. 문장만 보면 혼자 있고 싶다는 건지, 아닌 건지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기 어렵죠. 하지만 이 말을 사용하는 젊은 세대는 실제로 두 가지 상태를 전부 추구하고 있어요. 서로 반대되는 것처럼 보이는 두 가지 니즈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거죠. 


누군가는 이런 모습을 보며 수수께끼 같은 세대라며 이해하기 어려워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누군가는 이런 모습 속에서 잠재된 기회를 찾아 비즈니스로 확장시키죠. 혼자 있기는 싫지만 혼자 있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소셜 아파트먼트’가 등장한 것처럼요. 


만약 젊은 세대, 특히 1995년에서 2010년 사이에 태어난 Z세대의 심리가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걱정할 필요 없어요. 닛케이 크로스 트렌드에서 ‘Z세대 트렌드 예측’이라는 시리즈를 통해 이들의 심리가 불러일으킨 히트 상품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거든요. 미지의 세대에게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싶다면 함께 그 트렌드를 알아볼까요?


Z세대 트렌드 예측 미리보기

 #1. 혼자 있긴 싫은데 혼자 있고 싶어 - 소셜 아파트먼트

 #2. 에너지를 가불하는 것은 계산에 맞지 않아 - 카페인 프리 음료

 #3. 오키나와에서는 이 코디가 국룰 - 맥주 기업 티셔츠

 미지의 세대에게 미지의 기회가 있다



평생 단 하나의 향수만 사용하는 사람은 드물어요.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즐기고 싶은 향기도 다를뿐더러, 날씨나 계절이 바뀌면 어울리는 향기에도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에요. 자연히 선택의 폭이 넓어지려면 향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데요. 단점이 하나 있어요. 비용이 든다는 거죠. 게다가 향수에는 유통기한이 있어서 한 사람이 기한 내에 많은 향수들을 전부 쓸 수도 없는 노릇이에요. 


일본에는 이런 사람들을 위한 향수 구독 서비스가 있어요. 이름은 ‘칼라리아 향기 정기편’(이하 칼라리아). 이 구독 서비스를 신청하면 누구나 매월 환승하듯 향수를 갈아탈 수 있죠. 요금 플랜 중 한 달에 1개의 향수를 받아볼 수 있는 플랜은 1980엔(약 19,800원)이에요. 약 1,000가지의 향수 중 하나를 선택하면 4ml 크기의 작은 용기에 담겨져 무료 배송되죠.


그뿐 아니에요. 눈에 보이지 않는 향기를 온라인에서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취향 진단 기능을 더했어요. 홈페이지에서 ‘향수 진단’을 받아보면 질문을 통해 1분 만에 자신에게 맞는 타입의 향을 찾을 수 있죠. 진단 건수도 벌써 누적 100만 회를 돌파했어요. 이 밖에도 향수 평을 남길 수 있는 ‘향수 프로필’ 기능도 있는데, 칼라리아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좋아할 만한 향기’를 추천해 주죠.


칼라리아의 구독 서비스는 2019년 1월 출시된 이후 이용자 수가 계속 늘어나 약 50만 명(2023년 3월 기준)을 넘어섰어요. 게다가 이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98%나 되고요. 이용자의 95%는 여성 고객인데, 그중 60%가 20대예요. Z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거죠.


칼라리아를 운영하는 기업 ‘하이링크’의 최고 운영 책임자 오카모토 다이키는 이 서비스가 Z세대 사이에서 호응을 얻은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했어요. 칼라리아는 어디까지나 향수라는 상품을 전달하는 서비스이지만 Z세대에게 중요한 것은 다음에 어떤 향수를 받아볼 것인가 하는 두근거림과 자신에게 맞는 향수를 찾고자 하는 탐구심이라고요. 즉, 이 서비스가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소유욕’이 대신 ‘경험욕’을 자극한 데 있었던 거예요. 


이처럼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Z세대가 움직이는 계기는 남들과 달라요. 그렇다 보니 Z세대의 심리와 감정을 겨냥한 독특한 히트 상품이나 서비스가 생겨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죠. 만약 이들의 작동 기제가 수수께끼처럼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걱정할 필요 없어요. ‘닛케이 크로스 트렌드(Nikkei X Trend)’는 Z세대가 선택한 물건과 서비스를 선별해 인기의 원인부터 심리까지 분석하는 칼럼을 제공하고 있거든요. 오늘은 ‘Z세대 트렌드 예측’ 시리즈에 등장한 새로운 비즈니스들을 만나볼게요. 



#1. 혼자 있긴 싫은데 혼자 있고 싶어 - 소셜 아파트먼트


셰어하우스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어요. 이전에는 10명 내외의 인원과 생활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면, 이제는 80명 내외가 함께 생활하고 교류하는 식으로 덩치를 키운 거죠. 이처럼 건물 한 동을 통째로 거주 시설로 바꾼 거주 형태를 ‘소셜 아파트먼트’라고 하는데요. 요즘 일본의 소셜 아파트먼트에서는 빈 방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인기가 많아요. 가동률이 99%에 이르죠. 


셰어 하우스나 소셜 아파트먼트나 ‘집이라는 사적인 공간을 타인과 공유한다’는 개념은 동일해요. 그런데 왜 유독 소셜 아파트먼트가 화제의 중심이 되었을까요? 닛케이 크로스 트렌드는 그 이유를 Z세대의 심리에서 찾았는데요. 이들의 심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어요.


핵심은 두 마리 토끼를 전부 잡고 싶은 마음에 있었어요. 소셜 아파트먼트는 누군가와 연결도 되고 싶고, 동시에 혼자 있고도 싶은 Z세대의 상반된 니즈를 모두 충족하거든요. 예를 들어 볼게요. 글로벌 에이전트에서 운영하는 교류형 맨션인 ‘소셜 아파트먼트’는 일본 수도권에서 약 50동의 건물을 운영하며 3,100실을 임대하고 있어요. 99%의 가동률을 자랑하는 이곳의 거주자는 20대와 30대 초반이 70%를 차지하죠. 건물 중 사이타마현에 위치한 '필름 와코(FILMS Wako)’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어요.


©Global Agents


외관만 보면 일반적인 맨션과 다를 바가 없는 이 5층짜리 건물에는 총 123개의 개인실이 있어요. 그리고 공용 시설로는 누구나 편히 쉴 수 있는 라운지, 여러 사람이 동시에 요리를 할 수 있는 부엌, 원격 근무도 문제 없는 코워킹 스페이스가 있죠. 이 공용 시설은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발뮤다 토스트기처럼 고품질의 가전제품들로 채워져 있어요. 사회 초년생인 자취생들이 하나하나 구매하기에는 부담이 되는 제품들도 마음 편히 사용할 수 있죠. 


©Global Agents


©Global Agents


여기에다가 필름 와코만의 이색적인 시설이 있는데요. 바로 영화관이에요. 고급 프로젝터와 6대의 스피커, 영화관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좌석 등으로 꾸며진 영화관에서 누구나 넷플릭스 시리즈나 영화 DVD를 볼 수 있죠. 한 사람이 예약을 했어도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함께 참여하고 관람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에요. 보통의 셰어하우스에서 지낼 때와는 달리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죠. 필름 와코는 영화를 중심으로 하는 건물이지만, 다른 건물에는 자전거를 테마로 하는 등 각기 다른 차별화 포인트를 심었어요. 


©Global Agents


하지만 Z세대에게는 함께 있는 시간만큼 혼자 있는 시간도 필요한 법. 소셜 아파트먼트는 한 가지 비책으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어요. ‘동선’을 조정했거든요. 소셜 아파트먼트의 모든 건물에서 지키고 있는 한 가지 규칙은, ‘어느 입주민도 라운지 등의 공용 시설을 거치지 않고 개인실을 오갈 수 있도록 할 것’이에요. 주로 아파트 등의 대형 건물을 리노베이션 한 덕분에 규칙을 지킬 수 있었죠. 거실을 지나쳐야만 개인실로 들어갈 수 있는 셰어하우스와는 작지만 큰 차이예요. 


“셰어하우스에 사는 사람은 ‘언제나 사람과 연결되고 싶다,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좋아한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지금은 ‘친구와 가끔은 교류하고 싶지만 번화가에 나가면서까지 모이는 것은 귀찮다, 사람과의 교류에는 적극적이지 않지만 근처에 지인이 산다는 안정감은 갖고 싶다’는 이유로 소셜 아파트먼트에 모이는 젊은이가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어요. 오히려 거주자 중에는 사람과 교류하는 것을 싫어하는 타입의 사람도 많고요. 그런 점에서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고 자기 방으로 돌아갈 수 있는 동선을 확보하는 것은 필수죠.”

-이치카와 유우키 글로벌 에이전트 영업부 PR&마케팅, 닛케이 크로트 트렌드 인터뷰에서


Z세대에게 소셜 아파트먼트는 셰어하우스와 자취 생활의 장점만 쏙쏙 골라 탄생한 거주 형태예요. 외로워진다 싶을 때는 자발적인 선택에 따라 타인과의 교류 활동에 참여할 수 있고, 혼자 있고 싶은 날에는 프라이버시를 즐기며 관계의 거리 조절을 할 수 있죠. 대신 그만큼 월세가 비싼 것 아니냐고요? 소셜 아파트먼트의 월세는 기본적으로 지역에서 건축 연수 등이 유사한 조건의 매물과 비슷한 수준으로 설정하고 있어요. 이 정도 가성비라면  Z세대에게 밑지지 않는 선택이죠. 가동률 99%의 비결은 이 합리성에서 나와요. 



#2. 에너지를 가불하는 것은 계산에 맞지 않아 - 카페인 프리 음료


체력은 점점 떨어져가는데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을 때 에너지 드링크에 손을 뻗게 돼요. 시험 전이나 스포츠 경기 전, 혹은 밤샘 작업을 앞두고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면, 순간적으로 에너지를 끌어다 쓸 수 있죠. 그런데 요즘,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에너지 드링크의 활용 장면이 변화하고 있어요. 꼭 공부나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데이트에 나가기 전에나 에스테틱에 방문하기 전처럼 캐주얼한 상황에서 마시는 사람들이 증가한 거예요. 기분만 살짝 좋아지게 하거나 마음을 충전하기 위해서죠. 


이러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유형의 에너지 드링크가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대표적인 제품이 ‘투에너지(2Energy)’예요. TWO와 가고메라는 두 기업이 공동 개발한 이 제품은 2023년 9월에 첫 선을 보였는데요. 가격은 248엔(약 2,480원)으로 각종 홈페이지나 편의점, 직영 매장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어요.


©2foods


투에너지도 결국 에너지 드링크인데 뭐가 특별한 걸까요? 투에너지는 일반적인 에너지 드링크에서 3가지를 제거했어요. 카페인, 칼로리, 그리고 설탕이죠. Z세대가 에너지 드링크를 찾는 이유가 졸음과 피로 해결에서 기분 관리로 변하면서, 음료 기획 단계에서 초점을 바꿨기 때문이에요. 


‘기분과 마음 상태를 바꾸고 싶다’는 Z세대의 생각에 집중한 결과, 카페인이나 칼로리, 설탕 섭취로 인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플랜트 베이스 에너지 드링크가 탄생했어요. 투에너지는 사람들이 음료를 통해 죄책감을 관리할 수 있게 ‘길트 컨트롤(Guilt Control)’이라는 새로운 습관도 제안하고 있죠. 


“칼로리·당류·카페인이 필요한 타이밍이 있지만, 너무 많이 섭취하면 죄책감이 생기죠. 에너지를 빨리 충전할 수 있는 고칼로리 식품, 졸음 깨우기에 좋은 고카페인 음료는 간편해요. 하지만, 바쁜 일상을 보내는 우리는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이것들을 너무 많이 섭취하고 있을지 몰라요.”


“매일의 사소한 의식을 바꾸는 것. 마음에도 몸에도 긍정적인 선택을 하는 것. 자신의 기분과 컨디션을 고려해 카페인, 칼로리, 당류 섭취를 조절하면서 나다운 균형을 찾아봐요.”

-투에너지 공식 홈페이지에서


©2foods


투에너지가 제품 개발 과정에서 신경 쓴 것은 기존 에너지 드링크에 대해 Z세대가 느끼는 ‘저항감’이었어요. TWO 대표이사인 아즈마 요시카즈는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고 노력하는 행위는 한 마디로 ‘에너지를 가불하는 것’이라고 밝혔죠. ‘없는 에너지’를 새롭게 생성해 주는 게 아니라, 앞으로 사용할 에너지를 당겨서 미리 사용하는 것에 불과하니까요. 이는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중요시하는 Z세대가 수용하기 어려워하는 부분이에요. 하지만 카페인을 없앤 투에너지라면 조삼모사식의 에너지 가불을 우려할 필요 없어요. 


©2foods


투에너지는 제품 홍보에 있어서도 Z세대를 위해 독특한 프로모션 방식을 선택했어요. 투에너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상품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가수, 래퍼와 협업해서 오리지널 컨셉곡 ‘2Energy’를 발표했죠. 이 곡은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 및 유튜브를 통해서 공개했는데요. 틱톡에서는 이 노래를 배경으로 춤을 추는 영상들도 볼 수 있어요. 


©2foods


이는 단순히 인지도 확대를 위해서가 아니에요. TWO 대표이사 아즈마 요시카즈는 Z세대에게 제품을 구입하게 하려면 우선 상품의 세계관이나 브랜드 메시지에 공감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려면 광고보다 노래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전략이었죠. 


“Z세대에게는 ‘무리하고 있다,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걸 부끄러워한다는 잠재적인 의식이 느껴져요. 그래서 투에너지는 노래 등을 통해 ‘캐주얼하게 마시기 쉽다’는 이미지를 전하려고 했죠.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면 기분도 좋아지고,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받아들여진 것 같아요.”

-아즈마 요시카즈 TWO 대표이사, 닛케이 크로스 트렌드 인터뷰에서


확대되는 에너지 드링크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고객군은 젊은 층, 그중에서도 Z세대예요. 소비 핵심층을 사로잡고 싶다면 이들의 심리 변화를 발 빠르게 제품에 반영할 필요가 있죠. 제품 속성부터 프로모션 방식, 커뮤니케이션 방법까지 바꾼 투에너지처럼요.



#3. 오키나와에서는 이 코디가 국룰 - 맥주 기업 티셔츠


오키나와 거리를 걷다 보면 흥미로운 광경을 볼 수 있어요. 여행 중인 관광객들이 유사한 티셔츠를 입고 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거든요. 다 같은 관광객 그룹인가 싶지만 이들은 서로 모르는 사이에요. 그런데 왜 한날한시에 비슷한 티셔츠를 입고 오키나와를 걷고 있느냐고요? 


사람들이 입고 있는 티셔츠는 주류 기업 ‘오리온 맥주’가 만든 티셔츠예요. 트렌디한 패션 브랜드도 아니고, 맥주 회사가 만든 티셔츠가 유행하고 있는 거죠. 오리온 티셔츠의 인기는 해가 지날수록 고공행진 중인데요. 오키나와 기념품 전문점인 ‘오키나와야’에서는 2023년 1월부터 4월까지 판매된 오리온 맥주의 티셔츠 매출이 2019년 동기간 대비 66%나 증가했어요. 한정품을 판매하는 오리온 맥주 티셔츠 전문점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요. 


©ORION BREWERIES


그런데 오리온 맥주 티셔츠가 오키나와의 비공식 여행 유니폼이 된 건 누군가 미리 계획한 일이 아니었어요. 자연스럽게 인기를 얻으며 나타난 현상이었죠. 특히 이 인기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젊은 세대인데요. 기업 로고가 떡하니 프린트되어 있는 오리온 맥주의 티셔츠는 왜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 


인기 배경에는 ‘젊은 세대의 여행법’이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한복을 입고 경복궁에 방문해 사진 촬영을 하는 관광객이 많은 것처럼, 일본도 마찬가지거든요. 교복을 입고 디즈니랜드에 가서 촬영을 하는 등 여행 장소와 어울리는 맞춤형 코디 문화가 확산됐죠. 


그렇다면 오키나와에 어울리는 코디는 뭐였냐고요? 사람들 사이에는 ‘오키나와 술이라면 오리온 맥주’라는 인식이 있었어요. 게다가 오리온 맥주는 기업 호감도 1위까지 차지하고 있었죠. 젊은 층이 오키나와의 여행용 교복으로 오리온 맥주 티셔츠를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어요. 


이에 더해 SNS 문화도 한몫했어요. 오리온 맥주 마케팅 본부 라이선스 부서 과장은 맞춤형 코디 문화의 확산은 틱톡(TikTok)의 확산 타이밍과 궤를 같이 했다고 밝혔죠. 특히 오리온 맥주가 만든 티셔츠에는 맥주캔에 프린팅되어 있는 것과 동일한 로고가 큼지막 그려져 있어서 촬영 시 눈에 잘 띈다는 장점도 있었어요.


©ORION BREWERIES


그렇다고 클래식한 디자인에만 의존한 것도 아니에요. 오리온 맥주 티셔츠는 웬만한 패션 브랜드 못지않게 디자인이 다양해요. 훌라 댄스나 네온 사인 일러스트가 들어간 티셔츠는 물론, 오키나와 브랜드인 ‘OLDENTIMES OKINAWA’, 아웃도어 브랜드 ‘CHUMS’ 등과 컬래버레이션 한 티셔츠도 있죠. 자신의 취향에 따라 클래식한 버전, 개성 넘치는 버전을 선택할 수 있으니 젊은 층이 코디하기도 편해요. 게다가 오키나와는 일년 내내 기후가 온화해서 한 두벌만 사두면 일년 내내 착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요.


©ORION BREWERIES


그렇다면 이 옷을 입은 젊은 세대들은 오키나와를 어떻게 여행하고 있을까요? 이들은 해변가나 국제 거리 등 오키나와의 대표적인 관광지에서 점차 반경을 넓혀나가고 있어요.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찻집이나 음식점 등까지로 말이죠. 뻔한 장소가 아니라 직접 찾아낸 나만 아는 장소에서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을 하기 위해서예요. 


오리온 맥주는 이런 모습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닛케이 크로스 트렌드와의 인터뷰에서 마케팅 본부 라이선스 부장은 다음과 같이 밝혔어요. 오리온 티셔츠를 입고 오키나와 곳곳을 여행하는 걸 보면 마치 성지 순례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요.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나온 배경 장소를 성지 순례하는 것처럼, 오키나와의 교복인 오리온 맥주 티셔츠를 입고 오키나와 도장 깨기를 해나가는 거죠. 이런 문화에 보답이라도 하듯, 오키나와 태생의 오리온 맥주는더욱더 지역 친화적인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에요.



미지의 세대에게 미지의 기회가 있다


이 밖에도 닛케이 크로스 트렌드에는 Z세대의 선택을 받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소개되어 있어요. 랜덤 술이 배송되는 술 가챠 서비스도 있고, 휴대폰에 갖다 대는 순간 연락처를 공유할 수 있는 반지도 있었죠. 소개된 트렌드를 읽다 보면 Z세대는 심리나 사고방식에 따라 같은 대상도 다른 방식으로 변형해서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Z세대가 새로운 트렌드를 발신하는 사회 중심축이 된 이상, 비즈니스를 하는 본연의 자세도 바뀌어야 할 거예요. 이해할 수 없다고 해서 미지의 영역으로만 남겨두는 순간,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죠. 반면 이런 변화에 맞춰 기업이 상품 기획, 홍보 마케팅, 사내 제도까지 발 빠르게 바꿔나간다면 오히려 지금보다 더 큰 비즈니스의 기회를 발굴할 수도 있을 테고요. 그러니 미지의 세대에 대해 알아가고자 하는 호기심과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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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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