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가능성을 확장한다, 아트페어의 미래지향적 실험

키아프 서울 2024

2024.09.04




미술 시장은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크고 있는 시장 중 하나예요. 전문가들은 서울의 미술 시장이 아시아 1위였던 홍콩을 넘볼 만하다고 평가할 정도예요. 이를 증명하듯, 2023 키아프·프리즈 아트페어에는 무려 8만여 명의 사람들이 방문했어요.


특히 아트 콜렉팅은 투자 중심의 컬렉터 시장을 넘어, MZ 세대의 개성 표현 수단이 되어가고 있어요. 콜렉터 시장의 20% 이상을 MZ 세대가 차지한다고 할 정도로, 미술 업계가 젊어지고 있죠. 이에 따라 바로 오늘(2024년 9월 4일)부터 열리는 키아프·프리즈 아트페어는 좀 더 새롭고, 미래지향적인 기획을 선보였어요.


시티호퍼스팀은 키아프 서울 2024를 총 디렉팅한 정현경 사무국장과 하이라이트 작가들을 인터뷰했어요. 그리고 공식 F&B 파트너인 흑유재에 직접 찾아갔죠. 오늘부터 3일간, 키아프 서울 2024를 중심으로 젊어진 미술 업계의 모습을 들여다 볼게요.


키아프 서울 2024 미리보기

 #1. ‘예술 도시를 거니는 기분’을 기획하다

 #2. 키아프와 프리즈의 만남, 공동 아트 페어의 이유

 #3. 기술과의 융합은 예술의 가능성을 확장한다

 한국 미술 시장, 지금은 어디쯤인가?




2024년 9월 4일, 한국 미술 시장을 대표하는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Kiaf, 한국국제아트페어)’과 글로벌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Frieze)’이 개장했어요. 팬데믹 이후 한국의 미술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면서, 올해 아트페어 또한 많은 관심 속에 시작됐죠. 키아프는 9월 4일부터 9일까지, 프리즈는 4일부터 8일까지 코엑스에서 만나볼 수 있어요. 이 둘은 2022년부터 공동으로 아트페어를 개최하고 있죠.


‘아트페어’라고 하면 일반 대중들은 ‘우리와 먼 시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어떤 이들은 ‘그들만의 리그 아닌가?’ 생각하기도 하죠. 이건 우리의 머릿속에 미술 작품을 재테크의 일종으로만 바라보는 선입견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에요. 상류층 사람들이 고가의 미술 작품을 사들이는 축제로 아트페어를 바라본 거죠.


하지만 실상은 달라요. 아트페어를 넘어 미술 시장 그 자체가 무시해서는 안 될 정도로 트렌디한 문화가 되고 있거든요. 2023년 키아프·프리즈 아트페어에는 무려 8만여 명이 방문했어요. 2024년 키아프에는 전 세계 22개국의 206여 개 갤러리가 참가했죠. 글로벌 미술 업계에서도 한국의 미술 시장의 위력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어요. 전문가들은 서울의 미술 시장이 아시아 1위였던 홍콩의 뒤를 이을 거라고 전망하기도 해요.


더 이상 아트페어는 부자들이 미술품을 재테크 명목으로 사고파는 시장이 아니에요. 미술에 관심 많은 MZ 세대들이 갤러리의 작품들을 한 눈에 보러 오는 하나의 전시회장이자, 젊은 예술인들의 축제이기도 해요.


시장의 변화와 지대한 관심 속에서 시작된 키아프·프리즈 2024. 올해는 어떤 점이 달라졌고, 이번 아트페어를 통해 예측할 수 있는 한국의 미술 시장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번 키아프를 디렉팅한 정현경 한국화랑협회 사무국장과 서면으로 대화를 내눴어요. 키아프를 중심으로, 이번 아트페어에서 주목해야 할 점을 알아봐요.


ⓒKiaf



#1. ‘예술 도시를 거니는 기분’을 기획하다


키아프가 ‘핫하다’고들 하지만, 누가 왜 개최하는 건지는 관심 없었나요? 혹시 키아프가 비영리적인 목적으로 열린다는 사실도 모르셨다면, 이번 기회에 키아프에 대해 확실히 알아봐요. 


키아프는 국내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아트페어예요. K옥션, 서울옥션 등 유수의 아트페어가 서울에서 열리지만, 그 중에서도 키아프는 23회라는 전통 있는 역사를 자랑해요. IMF와 팬데믹과 같은 사회적 위기 상황에서도 지속되었던 게 바로 키아프죠.


키아프가 명실상부 국내 대표 아트페어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한국화랑협회가 개최하는 비영리 목적의 행사이기 때문이에요. 한국화랑협회는 1976년 한국 미술 시장의 성장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 단체죠. 키아프 역시 한국 미술 시장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이들의 사업 중 하나이고요. 때문에 보통 주식회사가 주최하는 타 아트페어와 달리 수익창출보다 사회적인 미션을 가지고 있어요.


“저희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한 해의 수익과 결과에 집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미술 시장의 성장을 위해 키아프 서울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한국 미술 시장 자체의 성장을 위해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수익창출 기반의 타 아트페어와 그 기반부터가 상이합니다.”

-정현경 사무국장, 시티호퍼스 인터뷰에서


키아프 2023 ⓒKiaf


지난 2023년, 키아프·프리즈 공동 개최 아트페어에 무려 8만여명이 방문한 만큼, 2024년의 아트페어도 이목이 집중되어 있어요. 그 현장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간단히 살펴볼까요?


특히 이번 키아프는 전시 공간이 확대됐다는 점이, 미술 시장의 성장을 물리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코엑스 1층의 전관(홀 A, B 및 그랜드볼룸)을 사용하던 기존 규모에서, 2층 더 플라츠 공간까지 확대했거든요. 1층에는 165개의 갤러리즈 섹션과 10개의 솔로 섹션, 그리고 1층과 2층의 걸쳐 플러스 섹션이 자리하고 있어요. 특히 그랜드볼룸 홀에는 알렉산더 칼더, 마르크 샤갈 등 현대 대가들의 원화를 볼 수 있는 특별전으로 꾸며져 있어 볼거리가 풍부하죠. 


갤러리즈는 갤러리 단위로 참여하는 섹션, 솔로는 개인 작가들이 참여하는 섹션이라면, 플러스는 어떤 섹션일까요? 플러스 섹션은 운영 기간 10년 이하의 갤러리들로 구성돼, 보다 트렌디하고 현대적인 작품들도 구성된 공간이에요. 특히 2층으로 이어진 플러스 섹션에서는 다양한 미디어 아트들도 감상할 수 있죠. VR 특별전 <The Wonder> 역시 이 곳에서 만나볼 수 있어요.


갤러리즈 섹션에는 22개국에서 206개 갤러리가 참여해요. 특히 한국에서 132개 갤러리가 참여하고, 이번에는 전세계 34곳의 갤러리가 새롭게 참가했죠. 이 모든 갤러리는 한국화랑협회의 심사 기준에 맞춰 선정돼요. 갤러리가 기획전의 수준을 얼마나 높게 유지하는지, 아트페어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는지,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데에 얼마나 노력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된 갤러리들이죠. 공정한 심사를 위해 경력이 풍부한 갤러리 대표들과 미술계 저명 인사들로 심사위원을 구성한다고 해요.


키아프 2023 ⓒKiaf 


이번 키아프 서울 2024는 기존보다 약 800평이 더 넓어졌어요. 공간이 확장된 만큼, 동선과 내부에 그만큼 신경을 기울인 게 느껴져요. 특히 젊은 건축가 장유진과 협업해 내부를 마치 도심을 걷는 듯한 느낌으로 꾸미고자 했죠. 기존 방문객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F&B 코너와 휴식 공간을 확장했다고 해요. 도심 속에서 작품을 보다가 잠시 앉아서 커피도 마시고, 산책도 하는 기분을 낼 수 있도록이요. 공식 F&B 파트너사로는 양평의 카페 흑유재와 젤라또 브랜드 젠제로(ZENZERO), 웰니스 브랜드 파지티브호텔 등이 부스를 냈어요.


마치 하나의 ‘예술 도시’를 탐험하는 기분을 내도록 꾸며진 공간. 그 중 꼭 눈여겨 봐야 할 작품이 있다면 뭘까요? 정현경 사무국장이 직접 추천하는 작품들을 들어봤어요.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탐구하는 특별전 ‘키아프 온사이트(Kiaf onSITE)’를 시작으로 국제갤러리의 김윤신 작가의 작품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독특한 시각적 언어와 깊이 있는 메시지로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니까요. 이번 페어에서는 그의 최근 작업들을 통해 새로운 예술적 시도를 만나볼 수 있을 것입니다. 솔로 섹션에 참가하는 옵스큐라 갤러리의 김호득 작가도 주목할 만합니다. 독창적인 표현 방식과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담은 한국화의 대가이시죠. 솔로부스를 통해 그의 작업 세계를 깊이 있게 감상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정현경 사무국장, 시티호퍼스 인터뷰에서


김윤신, ‘Add Two Add One, Divide Two Divide One 2002-789’(2002) ⓒ국제갤러리


김호득 ‘Just Stopped’(2023) ⓒ옵스큐라 갤러리



#2. 키아프와 프리즈의 만남, 공동 아트 페어의 이유


이번 키아프에서는 공간만 확장된 게 아녜요. 2024 키아프의 테마 자체가 ‘확장’이거든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확장’이라는 키워드는 한국 미술 시장의 최근 변화와 성장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팬데믹 이후, 한국 미술 시장은 급격히 팽창하며 양적, 질적으로 큰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한국화랑협회의 주된 목표는 이 시장의 지속적인 발전을 지원하는 것이며, ‘확장’은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개념입니다. 이 키워드는 단순히 물리적 공간의 확대를 넘어, 미술 시장의 저변을 넓히고 다양한 관객층과 아티스트들이 참여할 수 있는 포괄적인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현경 사무국장, 시티호퍼스 인터뷰에서


정현경 사무국장의 말대로 키아프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동시다발적으로 개최하며 ‘미술 플랫폼’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페어 기간 동안 혜화, 홍대 등 다양한 지역에서 행사를 진행하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함께 청년작가네트워킹 프로그램 ‘2024 아르코 영아티스트데이’가 혜화 마로니에 공원의 아르코 미술관, 아르코 예술극장에서 열려요. 한편 홍대 레드로드 발전소 일대와 KB청춘마루에서는 스트릿 아트, 네트워킹 파티가 합쳐진 <홍대 익스커션>이 열리고요. 서울을 넘어 전국으로 예술 축제가 확장돼요.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에서는 기후위기를 주제로 한 미디어 아트 전시를 펼쳐져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시


코엑스를 넘어 서울 전역으로, 서울을 넘어 전국으로. 키아프는 실제로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까지 동시다발적으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는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상업 시장과 비영리 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포괄적인 미술 생태계를 조망하는 것이 키아프의 지향점입니다. 이를 통해 젊은 아티스트와 기획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한국 미술 시장의 다채로운 면모를 부각시키려는 노력이죠. 다양한 지역에서의 동시다발적인 행사는 미술 시장의 경계를 넓히고, 미술을 향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하며, 전체 미술 시장의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정현경 사무국장, 시티호퍼스 인터뷰에서


즉, ‘상업 시장과 비영리 공간의 경계를 허문다’는 취지로 시작된 행보예요. 사실 키아프를 주최하는 한국화랑협회는 비영리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2022년부터 상업 조직과 의미 있는 협업을 보이고 있죠. 바로 프리즈와 공동으로 아트페어를 개최하고 있는 건데요. 이 역시 상업과 비영리를 넘나든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어요.


키아프는 올해로 23회를 맞은 전통 있는 아트페어이고, 프리즈는 1991년 영국에서 미술 잡지 <프리즈>로 설립돼, 2003년부터 아트페어를 열기 시작한 상업 조직이죠. <프리즈 매거진(frieze magazine)>, <프리즈 마스터스 매거진(Frieze Masters Magazine)>, <프리즈 위크(Frieze Week)> 세 가지의 출판물과 ‘프리즈 런던’, ‘프리즈 LA’, ‘프리즈 뉴욕’, ‘프리즈 서울’의 네 가지 국제 아트페어를 이끄는, 세계적인 아트 플랫폼이에요. 


프리즈 서울 2023 ⓒFrieze


프리즈가 ‘프리즈 서울’로 한국에 진출한 건 2022년이에요. 2024년이 프리즈 서울의 3회째 페어죠. 비영리 단체가 주최하는 키아프와 상업 조직이 주관하는 프리즈가 공동 개최되는 일은 얼핏 보면 이질적이에요. 왜 이들은 함께 아트페어를 열게 됐을까요? 놀랍게도, 먼저 제안을 해온 건 프리즈라고 해요. 한국 미술 시장의 잠재적인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프리즈가 서울에서의 개최를 희망하면서, 한국화랑협회에 키아프와의 협업을 제안해왔죠.


“프리즈의 국제적인 명성과 한국 미술 시장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키아프의 만남은, 서로의 강점을 결합하여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이 협업의 주요 이유는 단순히 두 아트페어의 결합을 넘어, 국제 미술 시장의 플랫폼을 만들기 위함입니다. 비영리 조직인 키아프와 상업적 조직인 프리즈의 협력은 일견 이질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글로벌 미술 시장의 확대와 발전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의미하죠.”

-정현경 사무국장, 시티호퍼스 인터뷰에서


프리즈와의 협업이 있었기에 2023년 키아프·프리즈 아트페어는 무려 8만여 명이라는 방문객을 이끌어낼 수 있었어요. 한국 미술 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 거죠. 물론, 이를 통해 경쟁이 심해질 수는 있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성장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이라고 정현경 사무국장은 덧붙였어요. 


프리즈 서울 2023 ⓒFrieze



#3. 예술과 기술의 융합, 예술의 가능성을 확장한다


키아프가 주목하고 있는 건 상업-예술의 경계만이 아니에요. 키아프는 지속적으로 기술-예술의 융합에 관심을 가지고 있죠. 키아프는 2022년, 세텍(SETEC)에서 키아프 플러스 페어를 새로 시작했어요. 이 페어는 기존 키아프 서울 아트페어와 달리, 새로운 매체, 뉴미디어에 집중한 페어죠. 젊은 갤러리의 참가 비율을 높이고, 디지털 아트와 NFT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고 있어요. 키아프 서울 내의 플러스 섹션 역시 같은 맥락을 지니고 있어요.


“뉴미디어의 가능성과 잠재력은 컸지만, 시장성 면에서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었기에, 플러스 섹터는 젊은 갤러리와 작가에 중점을 두며 그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키아프 온사이트’ 특별전은 키아프가 지향하는 미래지향적이고 역동적인 성향을 더욱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로 기획되었습니다.”

-정현경 사무국장, 시티호퍼스 인터뷰에서


정 사무국장의 말대로 이번 2024 키아프의 기획전 ‘온사이트(onSITE)’는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전시예요. 이승아 큐레이터가 기획한 ‘온사이트’는 대규모 설치물, VR 등으로 많은 관람객의 주목을 끌 만하죠. 특히, 복도, 비상구 등 기존에 사용되지 않았던 공간을 활용해 현대적이고도 새로운 전시를 선보였어요. 


“특별 전시를 마련한 주요 이유는 예술을 경험하면서 ‘새로운 관점과 특별한 순간’을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올해는 디지털 아트가 어떻게 아트페어에 참여하는지 재정의하는 혁신적인 작품을 선보입니다. 미디어 아트, 퍼포먼스, 설치, 가상 현실을 아우르는 협업으로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새롭게 실험하죠. 인간과 인공지능 간의 혁신적인 파트너십을 포함해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탐구합니다.”

-이승아 큐레이터, 프레스티지 인터뷰에서


ⓒKiaf


온사이트는 ‘보이지 않는 전환점’을 주제로 총 3개의 섹션으로 구성돼요. 기술의 변화, 경험의 변화, 공간의 변화가 그 구분이죠. 기술의 변화에서는 기술 발전에 따른 인간 본질의 논의, 글로벌리즘에 따른 이동과 공존의 문제를 다뤄요. 경험의 변화 섹션에서는 경계를 허문 실험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여요. 마지막 ‘공간의 변화’에서는 VR 전시 공간 ‘더 원더(The WONDER)’를 준비했어요. 가상공간 속에서 생태계의 공생관계를 돌이켜 보도록 하죠.


구체적으로 어떤 작품들이 있을까요? 대표적으로 양민하 작가의 전구와 전선으로 이루어진 미디어 설치 작품 ‘닫힌 생명활동 2409’가 기술의 변화 섹션에 설치돼요. 이 작품은 기술의 변화로 인한 인간 본질의 재인식과 인간 중심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난 비인간과의 관계성을 재조명하죠. 


ⓒ양민하


경험의 변화 섹션에서는 진달래&박우혁 작가가 퍼포먼스를 펼쳐요. 기계적이며 반복적인 행위와 사운드로 구성된 ‘검은 달과 토끼들’ 퍼포먼스 작품을 통해 사회의 규칙과 패턴에 대해 이야기해요. 공간의 변화 섹션에서는 윈슬로 포터&엘리 자나니리 작가의 VR 작품이 상영돼요. 타임랩스와 사진측량기술을 활용해 버섯의 일생을 보다 다감각적이고 몰입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죠.


ⓒ진달래&박우혁


ⓒ윈슬로 포터&엘리 자나니리


키아프는 전시뿐 아니라, 홍보 방식에서도 디지털과 뉴미디어로의 전환을 염두에 두고 있어요. <널 위한 문화예술> 같은 유튜브 채널과 협업하거나, VIP 고객을 위해 앱을 론칭하고, <프레스티지> 등 국제적인 매체를 통해 보다 새로운 방식으로 관람객들과 소통하고 있어요.



한국 미술 시장, 지금은 어디쯤인가?


한국의 미술 시장은 계속 변화하고 있고, 기술과 예술의 협력 관계 또한 바뀌고 있어요. 이처럼 많은 변화를 품고 있기에 이번 키아프 서울 2024가 더욱 기대돼요. 특히 미술 시장을 향한 MZ 세대의 관심이 심상치 않아요. 한국화랑협회에 따르면, 현재 컬렉터 시장에서 MZ 세대의 비중은 20%에 달한다고 하죠. 해마다 이 비중은 높아지고 있어요. 한국화랑협회는 그 이유는 어떻게 해석할까요?


“젊은 세대가 미술에 더욱 큰 관심을 가지게 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디지털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의 폭발적인 성장이에요. 인스타그램과 같은 플랫폼은 젊은이들이 미술을 접하고,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작품을 발견하는 주요 경로가 되었습니다. 또한 MZ 세대는 미술을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고 개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매개체로 보고 있습니다. 이들은 새로운 경험과 독특한 콘텐츠를 갈망하며, 자신만의 취향을 드러내는 작품에 더욱 매력을 느끼죠.”

-정현경 사무국장, 시티호퍼스 인터뷰에서


소비자가 미술 작품을 개성 표현의 방식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건, 미술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정현경 사무국장의 해석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미술 시장은 급속한 성장과 함께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죠. 급격한 성장으로 미술을 단순한 투자 대상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하지만 최근 들어, 투자 중심의 미술 시장이 다시 예술과 감상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해요.


특히 2021년 팬데믹 당시 화랑미술제의 경우 관람객 수가 급감하며 미술 시장의 혹한기를 상징했죠. 하지만 얼마 안 가 2022년에는 오픈런 현상이 나타났어요. 당시 많은 화랑 대표들이 가격 상승을 노리고 작품을 구매하는 이들에 대해 우려를 표했죠. ‘미술 시장이 단순한 투자처로 여겨지던 시절의 끝자락을 보여주는 예’라고 정 사무국장은 말해요.


“이제 2023년부터 미술 시장은 조정기에 접어들었습니다. 급팽창했던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미술품 구매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죠. 미술을 단순한 재산으로서의 가치가 아니라, 작품 자체와 작가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구매하는 애호가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미술을 향한 순수한 감상과 애정이 다시금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정현경 사무국장, 시티호퍼스 인터뷰에서


미술 시장은 다시금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고 있어요. 이를 통해 미술 시장이 투자를 넘어선 문화적인 가치로서 성숙해지고 있죠. 


이번 키아프 서울 2024를 총 디렉팅한 정현경 사무국장은 한때 아티스트를 꿈꾸기도 했엇어요 하지만 이내 예술경영과 정책을 공부하며 예술을 성장시키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고 해요. 키아프 역시 국내 예술의 발전을 돕는 일이었죠.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는 한국 미술 시장을 몸소 겪으며, 정 사무국장은 ‘한국 미술의 국제적 위상이 더욱 높아지고 있으며, 키아프를 통해 미술 시장의 괄목할 만한 변화와 발전이 계속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해요. 


정현경 사무국장 ⓒKiaf


이번 키아프·프리즈 2024를 관람하는 사람들 모두, 직접 현장에서 성숙기에 이제 막 접어들고 있는 한국 미술계는 어떤 모습인지 체감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우리의 미술 시장은 앞으로 더 성숙해지고, 더 가치 있어질 일만 남았으니까요.






Reference

키아프 공식 홈페이지

프리즈 공식 홈페이지

Kiaf Seoul 2024: All You Need to Know About Korea’s Biggest Art Fair, PRESTIGE

2024 가장 핫한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의 모든 것!, 널 위한 문화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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