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케의 인기가 뜨거워지고 있어요. 그것도 일본 밖에서요. 2023년 일본의 사케 수출액은 약 475억엔 (약 4,100억원)으로 10년전 대비 약 350%가 증가했고, 이제 해외 어느 식당에서도 사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죠. 이런 시장 흐름을 타고 글로벌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사케 브랜드가 있어요. 바로 쿠라원(Kura One)이에요.
쿠라원의 사케는 겉모습부터 기존 사케와 달라요. ‘사케’하면 보통 720ml자리 투명한 유리병에 담긴 술이 생각나요. 읽기 어려운 일본어로 이름이 쓰여 있고요. 하지만 쿠라원의 사케는 180ml짜리 알루미늄 캔에 담겨 있어요. 언어가 영어로 된 건 물론이고요. 그렇다면 사케의 세계화를 위해 사케만의 지역색과 로컬 스토리를 버린 걸까요?
오히려 그 반대예요. 쿠라원은 사케가 가진 스토리를 전달하는 데에 진심이거든요. 그렇다면 쿠라원은 어떻게 로컬과 글로벌 사이에서 균형감을 찾으며 사케 문화를 만들고 있는 걸까요?
쿠라원 미리보기
• 로컬을 닮은 디자인으로 세계를 담다
• 패키지를 바꾸면 메세지도 바뀐다
• 작은 캔에 가득 담긴 큰 기획
• 메이드 인 재팬, 메이드 포 글로벌
사케의 인기가 식은 걸까요? 2021년 기준, 일본 내 사케 수요는 10년간 30%가 감소했어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젊은 세대의 술 소비가 줄었어요. 술을 마시려면 돈도 많이 들고, 건강을 해치는 등 음주로 인한 효용이 적다고 판단하기 때문이죠.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에 의하면 3일 이상 음주를 한다고 답한 비율은 2003년 20대 남성 20%, 여성 7% 수준이었어요. 2019년에는 그 비율이 13%, 3%로 각각 감소했어요. 술을 즐기는 사람들조차도 상대적으로 사케와 알코올 도수가 좋은 고도주가 아니라 맥주와 하이볼같이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저도주로 옮겨가고 있죠.
특정 소비자만의 이슈는 아니에요. 사회 전체적으로도 소비량은 줄고 있어요. 술을 마시는 인구가 절대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코로나19를 거치며 회식, 단체 모임 등 술자리와 외식 문화가 자연스럽게 줄어들었죠. 어느 정도 상황이냐면, 술 경기를 살리기 위해 사케를 마셔서 힘내자는 뜻의 ‘사케 비바’ 캠페인을 국가에서 주도할 정도니까요.
그런데 해외의 상황은 좀 달라요. 차가운 자국 시장과 다르게 해외에서 사케 인기는 어느 때보다 뜨겁거든요. 2023년 사케 수출액은 총 410억엔(약 3천 6백억원)으로 우상향하고 있죠. 1리터 당 수출액도 최근 12년간 가운데 최고치에요. 글로벌 사케 시장은 연평균 4.7%씩 성장하며 2027년에는 100억달러 (약 13조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죠. 비결이 뭘까요?
여러 요인이 있었겠지만 ‘사케의 현지화’가 가장 주효했어요. 사케로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익숙한 술을 벤치마킹했어요. 바로 ‘와인’이죠. 사케의 맛과 향에 대한 표현을 와인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사용해요. 프뤼테(과실향이 나는), 미네랄(광물의 맛) 등 와인의 맛을 표현할 때 쓰는 용어를 사용하자 외국 고객들과 유통업체의 사케 이해도가 높아져요.
심지어 사케를 마실 때 와인잔을 활용하기도 해요. 와인잔은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할 뿐만 아니라, 사케의 맛과 향을 더 풍부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죠. 와인과 더 유사한 사케를 만들기 위해 와인 메이커를 영입하는 사케 제조사들까지 생길 정도로 외국인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고요.
일식의 역할도 컸는데요. 일식은 2013년 유네스코 무형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어요. 이와 맞물려 자연스럽게 일본 요리와 식문화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죠. 해외의 일본 레스토랑 숫자는 2006년 2만 4천개에서 2021년 약 6배 증가한 15만 9천개로 늘었거든요. 해외의 일본 식당에서 사케를 취급하자 고객들도 자연스럽게 사케에 익숙해졌고 일식과 관계없는 고급식당에서도 사케를 다루기 시작하며 사케의 입지가 넓어졌죠.
하지만 여전히 사케가 갈 길은 멀어요. 전 세계 주류 시장 규모에 비하면 일본술 시장의 규모는 전 세계 시장의 0.1%에 불과하거든요. 프랑스 와인과 비교하면 간극은 더욱 커요. 2023년 프랑스 와인의 수출규모는 130억달러(약 17조 8천억원)로 사케보다 5배나 더 크거든요. 물론 일본의 사케 브랜드들이 마냥 손을 놓고만 있지는 않아요. 사케를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는 곳들도 있어요. 그 중 하나가 도쿄의 ‘쿠라원(Kura One)’이에요.
로컬을 닮은 디자인으로 세계를 담다
쿠라원은 일본의 지역 사케를 판매하는 브랜드에요. 일본에는 우리나라 ‘도’와 같은 개념의 47개 ‘현’이 있어요. 지역마다 자연환경과 주조방법이 다르기에 다양한 맛과 종류의 사케가 있죠. 쿠라원은 지역 양조장에서 만든 사케를 큐레이션하고, 캔에 병입해서 판매를 하고 있어요. 지역의 사케를 모아 판매하는 것도, 사케를 캔에 병입해서 판매하는 것도 이미 있는 비즈니스였지만 쿠라원의 사케는 무엇이 다를까요?
ⒸKura One
제품 패키지에는 로컬과 글로벌이 함께 담겨 있어요. 무슨 뜻이냐고요? 쿠라원은 전국 14개 양조장에서 나오는 21개 사케를 취급하는데, 전면에는 양조장 고유의 디자인을 살렸어요. 일본어로 된 이름은 물론이고, 텍스트의 폰트, 이미지, 로고 등 기존 사케병의 그것을 그대로 가져왔죠. 병에 붙은 라벨이 특정 색상을 띄고 있다면 그것도 그대로 가져왔어요.
ⒸKura One
예를 들어 왼쪽의 가류바이는 시즈오카현의 사케로 과실향이 일품인데, 로고와 글씨를 그대로 가져왔어요. 오른쪽의 아마부키는 사과 효모를 사용한 사가현의 사케로 특징인 검은색 라벨과 붉은 원의 디자인을 그대로 살렸죠. 지역 양조장의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외국 고객들에게는 로컬스러움을 전달할 수 있어요.
하지만 모두가 지켜야 하는 단 한 가지 규칙이 있어요. 정보 전달을 위한 텍스트는 같은 위치에, 전부 영어로 표시했어요. 사케를 접하는 외국인의 가장 큰 허들 중 하나는 일본어에요. 닷사이나 핫카이산과 같이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사케 브랜드가 아니라면 설명을 영문으로 표기하지 않아요. 그동안 사케는 일본인들이 마시는 술이었으니까요. 사케를 취향껏 즐기고 싶어도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외국인들은 사케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도 알기가 어려웠어요.
ⒸKura One
쿠라원은 사케를 즐기는 데 있어서 필요한 정보를 영어로 기입했어요. 모두 동일한 위치에 말이죠. 캔의 상단에는 사케 자체를 처음 들어본 사람들을 위해 ‘Sake, Japanese Native Alcohol’이라고 적어 두었어요. 하단에는 사케의 이름, 사케의 종류, 사용한 쌀의 품종이 순서대로 영문 표기가 되어 있어요. 그래서 일본어를 전혀 하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마시는 사케에 대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요.
ⒸKura One
사케의 기본적인 정보를 넘어 사케의 매력을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캔의 뒷면을 돌려보세요. 쿠라원은 6가지 기준으로 사케의 풍미를 설명해요. 사케의 묵직한 정도를 나타내는 바디감, 단 맛의 정도를 표현하는 당도, 깔끔함과 복합미의 정도, 그리고 산도, 감칠맛, 끝맛이 그 기준이죠. 물론 전부 영어로 적혀 있어 외국인들도 사케의 맛을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게 했어요. 사케에 대한 지식이 없더라도 그래프만으로 자신의 취향을 찾아 마시거나, 새로운 맛에 도전해 볼 수 있죠.
ⒸJapanpage
사케 기본과정이 끝난 사람들을 위한 심화과정도 있어요. 쿠라원의 모든 캔에는 QR코드가 있는데, 이를 인식하면 어플리케이션으로 연결되어요. 마시는 사케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추천 페어링이나, AI를 활용해 사케를 제안해주기도 하죠. 일본어, 영어, 프랑스어 등 5개 국어로 서비스되니 일본어를 하지 못해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고요.
패키지를 바꾸면 메세지도 바뀐다
쿠라원은 디자인으로 지식의 벽을 허물었다면, 패키지로는 마음의 벽을 허물어요. 쿠라원 사케의 용량은 전부 180ml로 동일해요. 이는 우리가 편의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작은 탄산음료나 차와 같은 사이즈의 캔이에요. 보통의 주류를 생각해 보면 와인은 한병에 750ml, 소주는 한병에 360ml, 맥주도 작은 캔이 355ml 정도인데 쿠라원은 왜 180ml의 작은 용량을 선택했을까요?
사케는 일반적으로 유리병에 담아 판매해요. 종류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거의 대다수가 720ml 짜리죠. 720ml가 기준이 된 이유는 여러 가지 설이 있어요. 역사적으로 에도시대 사케 1병의 단위가 720ml로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는 얘기도 있고 현실적으로 냉장고에 들어가기 쉬운 사이즈가 지금의 기준이 되었다는 얘기도 있고요.
ⒸMakuake
어떠한 이유에서 720ml가 표준이 되었건, 큰 용량의 사케는 그 크기만큼이나 진입장벽도 높아요. 고민해서 고른 사케가 입맛에 맞다면 괜찮지만, 기대와 다를 수도 있으니까요. 취향에 맞지 않으면 억지로 마시거나 버려야 하니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용량이에요. 용량이 큰 만큼 가격이 높아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고요.
쿠라원이 180ml라는 용량을 선택한 이유예요. 180ml는 한 모금에도 다 마실 수 있을 정도의 용량이죠. 새로운 사케에 도전하는 것도 부담이 없고, 여러 종류의 사케를 구매해 테이스팅해 볼 수도 있어요. 마음에 드는 사케를 찾았다면 720ml 이상의 대용량 구매로 이어지기도 하고요.
쿠라원은 용량뿐 아니라 용기도 바꿨어요. 사케 캔은 모두 알루미늄으로 만드는데 유리병보다 관리와 유통 관점에서 이점이 있어요. 우선은 가벼워요. 720ml 사케병은 보통 높이는 28cm, 무게는 술을 포함해서 보통 1.2~1.5kg이에요. 그 중 병 무게만 500~600g 정도죠. 전체 무게의 40~50%가 병인 셈이에요. 알루미늄 캔은 크기는 9.9cm에 무게도 196g 수준이라 상대적으로 무게가 가벼워 운반이 용이하고 차지하는 부피가 적어 재고 관리에 이점이 있어요. 실제로 홍콩이나 프랑스로 운반할 때 같은 용량 기준으로 절반의 운송비만으로 운반이 가능해요.
유리병은 소재의 특성상 깨지기도 쉬워요. 운반이나 보관 중에 충격으로 금이 가거나 깨진다면 사케의 상품 가치는 0이 되죠. 알루미늄 캔은 찌그러질 수는 있어도 깨지지는 않아요. 상품가치가 떨어질 수는 있지만, 0이 되지는 않아요. 그래서 폐기율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죠. 놀라운건 지금까지 단 한건의 파손도 없었다고 해요.
게다가 보관까지 용이한데요. 자외선은 사케를 산화시켜 품질을 떨어뜨려요. 그래서 투명한 재질의 유리병에 담긴 사케는 보통 나무로 만든 박스에 넣어 그늘진 곳에서 보관하죠. 그런데 알루미늄 캔은 자외선을 100% 차단해 별도의 포장이 없더라도 사케에 영향이 없어요. 게다가 알루미늄 캔은 유리에 비해 재활용률이 높아 환경에도 도움이 되죠.
쿠라원은 이 알루미늄 캔 패키지 덕분에 유리병 사케가 진출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에 침투하기도 해요. 간단히 마실 수 있는 특성 때문에 클럽의 수요도 늘어나고, 열전도가 높아 냉각하거나 데우는 시간이 짧아 캠핑에서도 찾는 아이템이 되었죠. 유리병 대비 물류의 이점 덕분에 글로벌 진출도 순항하고 있어요. 실제로 쿠라원은 출시와 더불어 50개국 이상에 수출하며 인기를 끌고, 프랑스, 독일 등에서 각종 이벤트와 시음회를 여는데 반응도 뜨거워요.
작은 캔에 가득 담긴 큰 기획
180ml의 캔 사케는 기존에 없던 컨셉은 아니에요. 소토, 이치고캔과 같이 소규모 사케 브랜드에서 실제로 판매도 하고 있었죠. 물론 쿠라원처럼 전국의 양조장들을 큐레이션 하고, 완성된 라인업을 만든 곳은 없었어요. 거기에 더해, 쿠라원은 캔사케를 중심으로 더욱 다양한 기획을 선보여요.
쿠라원의 사케는 2가지의 철저한 원칙이 있어요. 모든 사케는 준마이 등급만을 취급해요. 준마이는 ‘순미’라는 뜻으로 사케 중 높은 등급에 속하는데, 오직 쌀과 누룩, 물만으로 빚은 술을 의미해요. 그만큼 쿠라원은 고품질의 사케를 취급한다는 뜻이죠. 게다가 쿠라원의 모든 사케는 자국 내 또는 외국에서 수상한 이력이 있어요. 그만큼 객관적인 수준에서 품질을 인정받은 사케만 취급한다는 의미예요.
ⒸKura One
높은 품질의 사케 큐레이션을 바탕으로 재미적인 요소도 추가해요. 바로 ‘사케 가챠’에요. 가챠는 우리 나라 말로 ‘뽑기’라는 뜻으로, 말 그대로 사케를 랜덤으로 받을 수 있는 큐레이션 상품이에요. 고객들은 새로운 사케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죠.
쿠라원은 사케 가챠를 선택한 고객이 실망할 일 없도록 상품을 구성했어요. 4캔 기본 세트가 세전 1,782엔(약 1만6천원)으로 1캔당 445엔(약 4천원)인 꼴인데, 들어있는 사케 1캔의 평균 가격이 400~2,000엔 사이예요. 대부분 지불한 가격보다 더 비싼 사케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예요. 고객은 우연한 만남에 새로운 사케 취향을 찾을 수 있는 것은 기본, 할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이점이 있어요. 한편 쿠라원은 발굴한 좋은 사케를 판매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태워 홍보하기 보다, 고객에게 할인 효과를 주면서 자연스럽게 접점을 마련할 수 있어 좋고요.
ⒸKura One
한편 사케의 본질적 특성을 레버리지한 프로젝트도 있는데요. 사케는 지역적 특성이 두드러지는 술이에요. 지역의 다양한 자연환경과 주조 방식 덕분이죠. 예를 들어 홋카이도는 기온이 차가워 숙성이 늦고 술맛이 전체적으로 깔끔하죠. 전국 최고의 생산량을 자랑하는 효고현은 묵직한 술이 특징이고요. 쿠라원의 ‘쿠라 원 트립(Kura One Trip)’은 이런 지역적 특성을 조명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예요.
쿠라원 트립은 2분 남짓한 14개의 영상이에요. 제품들이 만들어지는 지역 양조장들을 직접 찾아가 자연환경의 특징, 사케를 만드는 과정, 양조장의 전경 등을 소개해요. 고객들이 먹는 사케의 지역을 경험할 수 있죠. 일본어를 못해도 쿠라원의 제품을 즐길 수 있는 것처럼, 영상도 일본어 없이 내용이 전달되도록 영상미에 집중해요.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사케는 물론이고 해당 지역 여행도 가고 싶을 정도로 감도 있게 만들거든요. 그런데 사케 회사에서 제품의 컨셉을 만들고, 재미적인 요소를 더하고, 사케 생산지를 조명하는 브랜드 무비까지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케를 잘 팔기위한 목적이 아니라, 사케의 스토리를 만들기 위함이에요.”
- 카츠나리 사와다, 쿠라원 CEO, 기자회견 중
쿠라원은 사케는 물론이고, 사케를 만들고 즐기는 과정에서의 스토리를 사케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것을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앞으로의 사케 시장도 함께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하죠.
메이드 인 재팬, 메이드 포 글로벌
ⒸOmotenashi Selection
‘오모테나시 셀렉션’은 2014년부터 시작된 어워드에요. 일본 47개 현의 품질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선정해 수상하죠. 매년 수백 개의 쟁쟁한 참여자들이 있고 엄격한 심사 기준을 통해 선별해요. 공식적인 심사 기준은 2가지예요. 하나는 어워드의 이름에 있는 ‘오모테나시’에요. 오모테나시는 일본어로 순수하고 열린 마음으로 타인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해요.
그런데 두 번째 심사 기준이 재밌어요. 바로 ‘글로벌’이죠.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일본인이 아닌 외국인이 얼마나 매력적으로 느끼는지를 평가해요. 내수 시장이 아니라 해외 시장을 고려한 심사 기준인 거죠.
그래서 심사위원들도 전부 외국인이에요. 이들은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전문가들로 일본의 오모테나시 문화를 이해하면서도, 동시에 철저하게 이방인의 시선으로 브랜드를 평가해요. 그래서 지역성이 있으면서도 보편성이 깃든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어요.
ⒸOmotenashi Selection
쿠라원도 2023년 오모테나시 셀렉션에 선정되었어요. 146개 수상작 중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3개 브랜드에만 주어지는 그랜드 골드 어워드를 수상했죠. 그들이 가지고 있는 로컬다움과 해외에서의 반응을 보면 자연스러운 결과죠.
180ml짜리 작은 캔 안에 가장 일본다운 술을 담아, 가장 세계적인 시장을 누비는 쿠라원. 앞으로는 일본의 어워드 뿐만 아니라, 글로벌 어워드에서도 쿠라원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는 미래를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요?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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