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에도 종류가 있다, ‘이득이 되는 재미’를 제안하라

쿠라스시

2022.11.07

회전 초밥집에서 4접시를 먹었는데, 고민이 됩니다. 배가 부른듯 만듯한데 한접시를 더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이때 한 접시를 더 먹으면 뽑기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단 조건이 있어요. 테이블 위에 있는 태블릿 PC에서 게임이 진행되는데, 그 게임의 간단한 미션을 통과하면 혜택이 있는 캡슐이 나오는 거예요. 이런 상황이라면 한 접시를 더 드시겠습니까?


물론 사람에 따라 선택은 다를 수 있어요. 하지만 배가 너무 부른 게 아니고 초밥 가격이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한 접시를 더 먹을 가능성이 높아지죠. 게임에 참여하는 재미도 있고, 운이 좋을 경우 그에 따른 혜택도 있으니까요. 이렇게 ‘이득이 되는 재미’로 사람들의 발길을 불러모으는 초밥집이 있어요. 바로 박리다매의 저가형 회전 초밥집 ‘쿠라스시’예요.


쿠라스시는 일본을 넘어 대만과 미국에 570여개 매장으로 뻗어나가는 중이에요. 2019년에는 미국 나스닥에도 상장했는데, 주당 14달러로 시작한 주가가 현재는 70달러가 넘어요. 5접시 당 1번씩 제공하는 뽑기 기회도 한몫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이정도의 성과를 올리기 어렵죠. 그렇다면 쿠라스시 성장엔 더 전략적이고 재미있는 비결이 숨어 있어요.


쿠라스시 미리보기

• #1. 초밥집의 테마파크화 - 이득이 되는 재미가 있다

 #2. 초밥집의 IT화 - 새로운 상식을 제안하다

 #3. 초밥집의 글로벌화 - 전통과 미래를 잇다

 자동화는 부엌에서 멈추지 않는다




유튜브에서 '그릇의 여행'이라는 쇼츠 영상을 보신 적 있나요? 한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이 손님이 다 먹고 난 그릇이 어떻게 식기세척기까지 도착하는지 소개한 영상인데 조회 수가 1300만 회에 가까워요. 유튜브에 1000만 조회 수를 자랑하는 영상이 한둘도 아닌데 뭐가 그리 유별나냐고 생각할지 몰라요. 하지만 30초도 안 되는 이 짧은 영상의 특별한 점은 '사람이 한 명도 나오지 않는다'는 거예요.



각 테이블에는 접시를 넣는 슬롯(구멍)이 있어요. ⓒ시티호퍼스


그릇에 발이 달린 것도 아니고 어떻게 식기세척기까지 갈 수 있을까요? 그릇의 행방을 따라가볼게요. 식사를 마친 빈 접시를 작은 슬롯(구멍)에 넣으면 물이 흐르는 통로 속으로 퐁당 빠져요. 슬롯에선 계속해 빈 그릇들이 쏟아지고, 그릇들은 일정한 간격으로 흘러가죠. 빠른 물살을 따라 도착한 곳은 식기세척기. 세척이 완료된 그릇들은 넓은 공간으로 또 다시 흘러가 깨끗한 새 그릇으로 사용돼요.


이것은 회전 초밥집 '쿠라스시'에서 그릇을 치우는 방식이에요. 보통의 회전 초밥집에선 종업원이 테이블 위에 놓인 그릇을 일일이 가져가지만, 쿠라스시는 이렇게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어요. 사람의 손이 닿지 않고도 수많은 그릇을 치울 수 있으니 그만큼 노동력은 줄고, 더 많은 스시를 더 빠르게 선보일 수 있죠.


그런데 잠깐, 회전 초밥집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세요? 빙 둘러앉은 손님들을 마주보고 장인 같은 셰프가 손을 빠르게 놀려 스시를 만드는 장면이 떠오르죠. 쿠라스시는 이런 회전 초밥집의 전형적인 O자형 구조를 테이블석 중심의 E자형으로 변화시킨 곳이에요. 그러면 좌석이 매장을 넓게 차지해 수익성이 떨어질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디지털과의 결합 때문이죠.



쿠라스시 아사쿠사 ROX점 ⓒ시티호퍼스


"자연스러움(natural)이란 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업데이트됩니다."


쿠라스시의 홈페이지에 적혀 있는 말이에요. 회전 초밥집의 '자연스러움'이란 여러 겹 쌓아올린 접시, 그 접시를 일일이 가져가는 직원, 눈앞에서 직접 스시를 만드는 셰프일 거예요. 쿠라스시는 이런 고정적인 이미지를 전부 부셔버렸어요. 테이블 위의 그릇도, 그릇을 세며 계산하는 직원도, 스시를 만드는 셰프도 볼 수 없죠. 회전 초밥집의 상식을 모조리 벗겨낸 곳인데 성장세는 그 반대예요. 일본, 미국, 대만의 567개 매장으로 뻗어나가고 있거든요.


1977년에 시작한 이 오래된 회전 초밥집은 ‘새로운 내추럴’을 빚어내고자 해요. 자동화와 디지털 경험을 통해서 말이에요. 단순히 편리함을 위해서가 아니에요. 편리함을 넘어 더 안전하고, 신나기까지 한 레스토랑을 만들기 위해서죠. 지금부터 쿠라스시의 여행을 따라가 볼게요.



#1. 초밥집의 테마파크화 - 이득이 되는 재미가 있다

쿠라스시는 더 편리하고, 안전하고, 신나기까지 한 레스토랑을 꿈꾼다고 했어요. 디지털을 도입했으니 편리함과 안전이라는 키워드는 얼추 이해가 되는데, 신나기까지 한 레스토랑은 어떻게 만든다는 걸까요? 다시 '그릇의 여행' 이야기로 돌아가볼게요. 그릇의 여행은 테이블 뒤에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에요. 손님이 앉아 있는 테이블 위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죠.



빗쿠라가 나오는 구멍. 다섯 접시를 슬롯에 넣을 때마다 빗쿠라폰 게임이 시작돼요. ⓒ쿠라스시


슬롯에 그릇을 5개 넣는 순간, 각 테이블에 구비된 태블릿 PC에서 귀여운 캐릭터가 튀어나와요. 카약을 타고 가던 캐릭터는 폭포를 만나죠. 이 폭포를 무사히 지나가면 테이블 상단에 있는 벽에 뚫린 또 다른 구멍에서 '빗쿠라' 한 알이 나와요. 빗쿠라는 경품을 탈 수 있는 캡슐을 말해요. 동전을 넣고 돌리면 장난감이 들어있곤 했던 뽑기와 비슷하죠.


빗쿠라 안에는 실물 게임을 할 수 있는 티켓 혹은 꽝이 들어있어요. 티켓을 얻었다면, 매장 한쪽에 마련된 소총과 륜 던지기 게임을 시도할 수 있어요. 소총으로 표적을 맞추거나 륜 던지기에 성공하면 쿠라스시의 굿즈, 스티커, 자체 제작한 특제 된장국 등을 선물받을 수 있죠. 재밌는 점은 태블릿 PC에서 폭포를 만난 캐릭터가 절벽 밑으로 떨어질 때예요. '탈락'이란 글자와 함께 빗쿠라를 얻을 기회는 다음으로 넘어가게 되죠. 스시 다섯 접시를 더 먹게 하기 위한 쿠라스시의 귀여운 트리거로 볼 수 있어요.



아사쿠사 ROX점에는 소총 쏘기와 륜 던지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요. ⓒ시티호퍼스


쿠라스시는 2000년에 이 '빗쿠라폰' 게임을 도입했어요. 손님들에게 맛있는 스시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에 남는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였죠. 빗쿠라폰이 인기를 얻자 쿠라스시는 엔터테인먼트 최전선에 있는 회사로 스스로를 포지셔닝하고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해요.



무텐마루 캐릭터 ⓒ쿠라스시


'무텐마루'는 쿠라스시의 마스코트 캐릭터예요. 맞아요, 빅쿠라폰 화면에서도 볼수 있는 바로 그 캐릭터예요. 쿠라스시는 2007년부터 무텐마루와 '스시펫'을 중심으로 애니메이션과 웹툰을 개발했어요. 초밥을 사랑하는 사무라이 무텐마루와 친구들이 사악한 무리로부터 빗쿠라 마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인데, 귀여운 이미지와 달리 뜨거운 공방과 진지한 전개로 화제를 얻었죠. 160편 넘는 에피소드를 제작하고 웹툰 사이트 '픽시브 코믹'에 연재하며 단행본으로 출판하기에 이르러요.



게임 개발사 '라쿠진(RACJIN)'과도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어요. 스마트폰 게임 '센고쿠 퍼즐' 속에 등장한 무텐마루와 스시펫. ⓒ쿠라스시


무텐마루는 그저 친근하고 재밌기만 한 캐릭터가 아니에요. 매장 곳곳에 배치된 화면 속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면서, 손님들에게 더 많은 접시를 슬롯에 넣으라고 격려하죠. 쿠라스시는 캐릭터와 스토리를 이용해 현장에서, 거부감 없이도 더 많은 돈을 쓰도록 유도해요. 여느 음식점들과의 차이는 고객의 기분이에요. 쿠라스시의 고객들은 ‘재미’를 느끼며 캐릭터와 게임에 빠져들어요. 즐거운 기분을 안고 돌아간 고객은 다음번에 쿠라스시를 방문할 때도 그 기분을 되살릴 수 있죠.



BT21 딸기 우유(오른쪽)와 카라멜 카페 라떼 ⓒBT21


트렌드에 선구안이 있는 쿠라스시는 내친김에 전세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엔터테인먼트 시장, 케이팝과도 손을 잡았어요. 'BT21'과 콜라보레이션해 디저트를 내놓으면서요. BT21은 네이버 라인프렌즈와 방탄소년단이 함께 만든 캐릭터 브랜드예요. BT21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무려 450만명. 디자인부터 스토리, 상품 기획까지 BTS 멤버들이 직접 관여해 더욱 인기를 끌고 있죠.


BT21 딸기 우유와 카라멜 카페 라떼는 각각 300엔과 220엔으로 누구나 즐기기에 부담없는 가격이에요. 딸기 우유를 한 개만 주문해도 랜덤 스티커가, 2500엔을 지출할 때마다 한정판 책받침과 클리어 파일이 주어지죠. 콜라보 기간 동안 매장은 BT21의 색으로 물들고, 빗쿠라폰의 경품으로 피규어와 뱃지도 제공돼요. 스시나 쿠라스시에 별로 관심이 없던 사람도 방탄소년단의 캐릭터 씰을 받을 수 있단 소식에 친구들을 데리고 쿠라스시를 찾아오죠.


"우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합니다."


쿠라스시는 오직 아이들만이 엔터테인먼트 어트랙션을 좋아할 것이란 생각을 보란듯이 뒤엎어요. 향수를 자극하는 뽑기 놀이에 체험을 덧붙이자 어른들이 몰려들었죠. 여기에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웹툰, 게임, 케이팝 등의 시장에 뛰어들었어요. 스시를 좋아하는 사람부터 스시에 관심없는 아이돌 팬까지 사로잡았죠. 그렇기에 고객들은 단지 맛있는 초밥을 먹기 위해 쿠라스시를 방문하는 게 아니에요. ‘또 다른 재미’를 느끼기 위해 쿠라스시를 향하고 있어요.



#2. 초밥집의 IT화 - 새로운 상식을 제안하다

그런데 이쯤에서 궁금증이 하나 생겨요. 내가 다섯 접시를 먹었다는 걸 어떻게 알고 빗쿠라폰이 시작되는 걸까요? 역시 디지털화 덕분이에요. 쿠라스시와 디지털의 결합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접시 뒤에 QR코드를 부착해 초밥이 매장을 도는 시간을 관리했죠. 너무 오랜 시간 선택받지 않고 컨베이어 벨트를 돌아다닌 초밥은 폐기해 신선도를 유지했어요. '가격도 저렴한데 심지어 맛있기까지 한' 쿠라스시는 입소문을 타고 점점 인기를 얻었어요.



컨베이어 벨트에서 무작위로 고른 스시 정보도 접시에 적힌 넘버링을 통해, 태블릿 PC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쿠라스시


이 QR코드는 더 발전해 고객 데이터까지 관리하기 시작해요. 고객이 쿠라스시에서 하는 모든 행동을 기록하는 것이죠. 고객이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어떤 초밥 접시를 잡았는지, 몇 개의 스시를 먹었는지 말이에요. 5개의 접시를 해치울 때마다 빗쿠라가 나오는 것쯤은 손쉽게 해결될 수 있는 거고요. 


디지털과의 결합은 이게 끝이 아니에요. 좀 아까 태블릿 PC 얘기가 몇 번 나왔죠? 빗쿠라폰 게임이 시작되는 화면 말이에요. 이 태블릿 PC는 사실 게임보다는 주문을 위해 존재해요. 각종 스시와 디저트, 음료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주문 버튼을 누르면, 왼쪽 하단에 음식이 몇분 뒤 도착하는지 평균 시간이 표시돼요. 다 먹은 초밥 접시를 슬롯에 집어넣으면 자동으로 주문 이력이 저장되고요. AI 직원이 내 곁을 지키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일반적인 스시집에서 보는 간장, 생강 종지도 없죠. 낭비를 줄이고 설거지거리도 줄이기 위해서예요. ⓒ시티호퍼스


2021년에 쿠라스시는 일본 내 모든 매장에 '스마트 쿠라'를 선언해요. 주문 과정을 넘어 매장 입장부터 퇴장 시까지, 직원과 접촉하지 않는 전면 '컨택트리스(contactless) 서비스'를 공표한 것이죠. 먼저 손님은 키오스크를 통해 좌석 안내표를 받아요. 태블릿 PC를 통해 주문한 스시는 레일을 타고 자리 앞에 도착하고요. 식사를 끝낸 뒤에는 처음에 받았던 좌석 안내표가 영수증이 되어, 바코드를 찍으면 점원 없이 계산할 수 있죠.



테이블 예약부터 음식 주문, 결제까지 모든 과정은 태블릿 PC뿐 아니라 스마트폰으로도 가능해요. ⓒ쿠라스시


쿠라스시의 디지털화는 극강의 효율을 위해 시작됐어요. 초밥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빠른 주문과 편리한 식사 경험을 돕고, 직원과의 접촉으로 혹시 발생할지 모를 불편함을 예방하기 위해서요. 하지만 여기에는 보다 본질적인 이유가 존재해요. '새로운 내추럴, 새로운 상식'의 제안이에요. 쿠라스시는 전통 음식은 전통적으로만 소개해야 한다는 상식을 바꾸고자 해요. 또한 스마트 쿠라는 코로나 시대에 안전에 대한 새로운 상식을 제안한 것이기도 하고요.


IT 회사로서의 면모는 재료로도 이어져요. 쿠라스시는 인공지능 앱 '튜나 스코프'를 통해 최상의 맛을 내는 참치를 선별해내요. 보통 참치는 숙성시키는 데 오랜 시간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고급 요리로 취급돼요. 사람은 최소 10년 이상의 경력이 있어야 감별사로서 역량이 생기죠. 하지만 튜나 스코프는 딥러닝으로 참치의 꼬리 단면 조직을 분석해 '잘 숙성된 참치'를 빠르게 찾아줘요. 감별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여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덕에, 쿠라스시에선 200엔(약 2천원)도 채 안 되는 가격에 다양한 참치 요리를 맛볼 수 있어요.



ⓒ쿠라스시


AI 참치를 통해 쿠라스시가 새롭게 도전한 것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음식은 비싸다'는 기존의 상식이에요. 쿠라스시는 앞으로의 외식 산업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어요. 싸고, 맛있고, 안전한 초밥을 제공하면서요. 컨베이어 벨트 초밥의 '재미'는 끊임없이 진화하며 새로운 식사 경험을 만들어내고 있어요.



#3. 초밥집의 글로벌화 - 전통과 미래를 잇다

쿠라스시는 2020년에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를 시작해요. 아사쿠사를 시작으로 도톤보리, 하라주쿠, 오시아게 등 도쿄에만 4개의 매장을 열죠. 이 글로벌 매장의 컨셉은 관광(Sightseeing)과 식사(Eating)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사이토이팅(SightEating)'이에요. 모두 일본의 전통미를 살려 디자인했지만, 매장마다 특성이 조금씩 달라요.



ⓒ쿠라스시



ⓒ시티호퍼스


먼저 아사쿠사 ROX점은 에도 시대의 번화한 분위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어요. 서민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풍속화 우키요에와 연등으로 매장을 꾸몄고, 흰색 나무 테이블과 다다미 의자를 들였죠. 일본 문화를 세계에 알린다는 취지로 소총 쏘기와 륜 던지기 같은 체험 공간을 조성했어요. 다른 매장과 달리 영어가 가능한 직원도 상주해 있죠.



하라주쿠점. 네온빛의 연등과 로고 등 하라주쿠점은 ‘인스타바에(インスタ映え, SNS에 올릴 만한 사진발)' 스팟들을 선보여요. ⓒTakumi Ota


하라주쿠점은 Z세대의 놀이공원이에요. 젊음과 문화의 중심지인 하라주쿠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했죠. '세상에서 가장 사진발이 좋은 스시집'을 컨셉으로 SNS에 올리기 좋은 사진 스팟들을 만들었어요. 매장 한쪽에는 디저트 포장마차를 마련해 핑크와 노란색 두 가지 천연 착색료를 이용한 크레페를 맛볼 수 있어요. 하라주쿠 거리를 보면서 식사할 수 있는 스탠드석과 야외 테라스도 있어 젊음의 분위기를 한층 더 느낄 수 있고요.




오시아게점의 엔터테인먼트 어트랙션은 두 공간에 나뉘어 있어요. ⓒ쿠라스시


오시아게점은 도쿄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이자 전망대인 스카이트리 앞에 자리를 잡았어요. 277개 좌석으로 세계에서 제일 큰 회전 초밥 매장을 자랑해요. 매장 디자인은 아사쿠사점의 전통적 요소에 하라주쿠점의 트렌디함을 더했어요. 거대한 우키요에, 다양한 색으로 빛나는 랜턴 벽, 포토 스팟이 가득하죠. 하지만 이 지점의 가장 큰 매력은 두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압도적인 크기의 디지털 기기예요. 1인석에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 가족과 연인들 틈에서 엔터테인먼트 어트랙션 공간은 항상 게임을 즐기기 위한 사람들로 채워져 있어요.


아사쿠사 ROX점은 2022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최우수상(BEST OF THE BEST)을 수상했어요. 하라주쿠점과 오시아게점도 같은 해 독일 국제 건축 디자인 어워드 '아이코닉 어워드' 인테리어 부문에서 3등에 해당하는 셀렉션을 수상했죠. 쿠라스시 매장이 이렇게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공모전에서 인정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레드닷 어워드의 평가를 한번 들어볼게요.


"공간에 대한 인식은 수년간 크게 변화했습니다. 사람들은 하나의 목적이 아니라 다양한 사용법을 공간에 요구하게 되었죠. 먹거리와 엔터테인먼트, 청결함을 모두 중시합니다. 쿠라스시는 일본다움과 글로벌이 공존하는 매장입니다. 과거의 기억과 미래적인 것이 융합하며 서로 자극을 주고 있죠."


쿠라스시의 매장은 과거와 미래의 이미지를 연결해요. 마치 과거 에도 시대, 혹은 미래의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면서요. 쿠라스시의 디지털화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더 빛날 수 있는 건 바로 이런 매장 디자인과 컨셉이 존재하기 때문이에요. 전통과 선진적인 미의식이 만나자 코로나 상황에도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죠. 2021년 쿠라스시의 매출은 1500억엔(약 1조 5천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어요. 그런데 이 현상은 같은 기간 미국에서도 일어났어요. 쿠라스시 USA의 매출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훨씬 뛰어넘은 거예요.



자동화는 부엌에서 멈추지 않는다

쿠라스시는 2009년에 미국 캘리포니아에 진출했어요. 저렴한 가격과 빅쿠라폰을 무기로 빠르게 확장하죠. 2019년, 미국 21개 지점으로 성장한 쿠라스시는 나스닥에 상장했어요.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닥치고 모든 매장이 일시적으로 폐쇄되면서 침체기를 겪게 되죠. 2020년 3월부터 5월 사이 매출은 85.4% 급감했어요.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쿠라스시는 더 적극적으로 전략을 세워 나가요. 폐점 조치가 풀리면 기본적인 식문화 욕구가 폭발할 것으로 내다 봤죠. 고급 스시집도 아니고, '스시 패스트푸드'를 내세운 쿠라스시에 대한 수요는 확실히 더 증가할 것이라고 판단한 거예요. 쿠라스시는 영업 제한이 풀리자마자 9개월 동안 매장을 공격적으로 넓히면서 성장세를 빠르게 올렸어요.



ⓒ쿠라스시 유튜브


현재 미국 쿠라스시 매장은 상장 시점보다 11개 더 증가한 37개예요. 그런데 여기에는 커다란 물음표가 하나 떠 있어요. 사실 초밥집이 해외에서 확장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에요. 고도로 숙련된 노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적절하게 훈련된 초밥 요리사가 되는 데는 몇 년, 경우에 따라서는 10년이 걸릴 수도 있어요.


쿠라스시라고 이 어려움을 모르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쿠라스시 USA에게는 비밀 병기가 있었어요. 바로 자동화죠. 미국 쿠라스시 매장에선 접시에 QR코드를 이식했을 뿐만 아니라 로봇이 재료와 밥을 준비하고, 컨베이어 벨트 스시를 모니터링해요. 쿠라스시 USA의 CEO는 "우리 식당 중 어느 곳도 요리사에게 의존하지 않는다"고 말하죠. 고급 요리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50개 이상 특허를 낸 운영 프로세스로 다른 초밥집들과 차별화를 꾀한 거예요.


쿠라스시 USA의 자동화는 부엌에서 멈추지 않아요.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모든 것이 원격 관리되고 있죠. 쿠라스시 USA의 직원들은 일본 본사에서 카메라를 관찰하는 사람들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아요. 이는 허브 앤 스포크 모델을 벗어나 각 지점이 본사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방식 때문에 가능해져요.


허브 앤 스포크는 중심이 되는 지역에 거점 점포(허브)를 세우고, 이를 중심으로 근처의 소지점을 묶어 영업하고 관리하는 형태를 뜻해요. 만약 이 모델을 운영했다면 미국 직원들은 일본 본사가 아닌 미국의 서부 지점, 혹은 동부 지점의 독립적인 경영을 따랐을 거예요. 하지만 쿠라스시는 본사 차원에서 수익성이 좋은 지역을 재빨리 캐치하고, 허브 앤 스포크 방식으로 진입하기 어려운 뉴저지주 포트리와 워싱턴주 벨뷰에 매장을 냈어요. 현재 두 곳은 미국의 전체 매장 중 가장 뛰어난 매출을 자랑하고 있죠.



쿠르비 모습 ⓒ쿠라스시 USA


최근 쿠라스시 USA는 미국 내 모든 매장에 로봇 ‘쿠르비(Kur-B)’ 도입을 발표했어요. 이제는 37개 매장 어디를 가도, 쿠르비가 음식을 배달하며 손님을 맞이할 거예요. 이 역시 새로운 기술에 비교적 개방적인 미국인들의 성향을 고려해, 그들의 식사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내린 결정이죠. 하지만 이런 결정의 바탕에는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선물하겠다는 쿠라스시의 '새로운 내추럴, 새로운 상식'이 자리하고 있어요. 더 편리하고, 더 안전하고, 더 신나는 회전 초밥집의 여행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어요.




Reference

쿠라스시 홈페이지

 Webcomic / Kaiten Mutenmaru

 “Matakura Sushi Commuting Begins” BT21 Collaboration, 2nd as early as possible, Lmanga

 장준하, 인공지능, 일본 참치 감별 장인의 후계자가 되다, Ai타임스

 전은희, 2022년, 일본 Z세대의 '식음료 트렌드', SOMMERLIER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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