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가 시장보다 속도가 느릴 지는 몰라도, 시장보다 힘은 세요. 따르지 않으면 처벌을 받으니까요. 만약 전기차가 가진 친환경적인 선의와 경제적인 혜택만 강조한다면, 이번 세기 안에 전기차로 완전히 대체되기는 어려울 지도 몰라요. 기존의 제품과 방식을 고수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죠. 그래서 환경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멀지 않은 미래에 내연 기관 차량 없애겠다는 규제는 환영받을 일이에요.
하지만 규제가 가진 함정도 있어요. 자동차는 관리만 잘하면 수십년도 쓸 수 있는데, 규제 때문에 수명이 남은 자동차를 폐기해야 하면 그 또한 환경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죠. 그 대안이 내연 기관차의 전기화예요. 틀은 그대로 두고 속만 전기차로 바꿔 친환경차로 개조하는 거죠. 환경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비용도 더 적게 드는 효과적인 방식이에요. 그런데 자동차의 전기화에도 함정이 있어요. 고쳐 쓸 바에야 사서 쓰는 게 더 편리하니까요.
루나즈는 이 함정들을 피하는 방법을 찾았어요. 어느샌가 고쳐 쓰는 건 안 멋져라는 인식을 멋지게 고친 거예요. 어떻게냐고요?
루나즈 미리 보기
• 클래식한 멋을 장착한 전기차의 탄생
• 화려하게 주목받고, 묵묵하게 실행하라
• 클래식 카와 쓰레기 차의 공통분모
• 새로운 전기차보다 친환경적인 자동차의 전기화
• 좋은 의도 속에 숨어 있는 함정을 피하는 법
규제가 산업의 미래를 바꾸기도 해요. 자동차 산업이 대표적이죠. 국가마다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내연 기관 차량을 제조할 수도, 운행할 수도 없어요. 환경을 위해서죠. 그런데 여기엔 또다른 역설이 숨어 있어요. 내연 기관차가 전면 금지된 후, 그 많은 차의 폐차 처리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은 전 세계 역사에서 손꼽힐만한 오점으로 남게 되진 않을까요?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 관련 산업이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복잡하고 어려운 길이지만 다양하면서도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죠. 그중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EV conversion(Electric Vehicle conversion)’ 산업을 주목해 볼게요.
EV conversion 산업은 쉽게 말해 ‘내연 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변환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산업’이에요. 기존의 자동차 외관은 두고 내부를 전기 시스템으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내연 기관 차량의 처리 및 재활용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죠. 이 분야에서 두드러지는 성과를 보이고 있는 기업들 중엔 영국의 스타트업 ‘루나즈 그룹(Lunaz Group, 루나즈)’을 꼽을 수 있어요.
루나즈는 내연 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데 앞장서는 회사예요. 생태학적으로 실행 가능하고 비용 측면에서도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죠. 기술적으로 더 저렴하고, 더 친환경적인 방식을 찾는 거예요. 하지만 그들을 기술 회사로만 보기엔 무언가 부족해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사업을 펼쳐 나가되, 기술 그 이상의 문화적 가치도 균형 감각 있게 추구하거든요. 이러한 접근은 개별로 움직이는 3개의 계열사 구성에도 녹아 있어요.
먼저 ‘루나즈 그룹’은 계열사 사이의 중심 역할을 하며 승용차, 상업용 및 산업용 차량의 재제조와 전기화에 집중해요. ‘루나즈 디자인(Lunaz Design)’은 클래식 자동차에 기술로 새 생명을 불어넣어 부활시키고, 리엔지니어링 및 전기 파워트레인으로 전환하는 일을 맡아요. 마지막으로 ‘루나즈 어플라이드 테크놀로지(Lunaz Applied Technologies)’는 산업용 차량을 새로운 표준으로 업사이클링하거나 리엔지니어링해요. 그리고 그 결과물을 루나즈의 독점이자 핵심 기술인 전기 파워트레인으로 전환하죠.
정리하면 각각 본사, 디자인 사업부, 기술 사업부와 같은 역할을 개별적으로 해나가면서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내연 기관 차량을 친환경적으로 부활시키는 회사라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쯤에서 이런 의문이 들 수 있어요.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친환경적인 전기차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클래식 자동차’는 왜 나오고, 도대체 ‘파워트레인’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수 있죠. 이 용어들이 나오는 이유를 알기 위해선 회사의 성장 과정을 살펴봐야 해요.
Lunaz Group / Design / Applied Technologies ⓒLunaz
클래식한 멋을 장착한 전기차의 탄생
루나즈의 세 계열사 중 루나즈 디자인은 클래식 카를 전기차로 바꾸어 판매하는 일을 해요. 옛날 영화에서 볼 법한 멋진 자동차들을 전기차로 바꾸는 것이죠. 오랜 연식을 가졌지만 자동차가 품은 멋진 외관과 역사, 가치는 그대로 살리고, 환경에 해가 되는 기존 엔진 및 기타 부속품들은 모두 전기차 시스템으로 대체하죠. 그 결과 속은 친환경 최신 기술, 겉은 클래식한 멋스러움을 갖춘 차가 탄생해요. 그런데 이 사업의 중요한 문화적 의미는 클래식 카의 전기차 변신이 세대와 세대의 연결은 물론, 물리적 기능 이상의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해 준다는 거예요.
루나즈의 자동차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클래식 카를 수집하거나 타고 싶은 사람들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1차적으로 중요한 기준은 자동차 모델이 가진 역사, 가치, 문화, 디자인, 승차감 같은 특성이라 할 수 있죠. 세부적으로 다각도에서 검토해야 모델 선정이 가능해요. 다시 말해, 고객들이 ‘이미 기억하고 있는 무엇’을 정확히 파악하는 동시에 충족까지 시켜줘야 하니, 신차 개발과는 또 다른 지식과 분석이 요구되죠. 신차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면 루나즈의 복원 차량은 거기에 ‘기억의 요구’까지 만족시켜줘야 하는 거예요.
Lunaz Design의 전환 클래식 카들ⓒLunaz
그래서 루나즈의 자동차 복원 과정은 우리가 상상하는 정비의 개념이나 과정과 달라요. 먼저 오래된 자동차의 상태를 철저하게 분석하죠. 3D 스캐닝 기술을 통해 무게 측정을 하고 전체적인 설계부터 모두 다시 해요. 비유하자면, 오래된 고택을 리뉴얼하기 위해 인테리어만 고치는 것이 아니라, 벽체와 각종 설비 시설부터 모두 뜯어고치는 수준인 셈이에요. 그 후 그 틀 안에 새로운 엔진과 부속, 기술을 장착해요. 처음부터 겉과 속을 맞춤으로 제작한 것이 아니라 있는 틀에 맞춰야 하니 고도의 기술이 요구돼요.
마지막으로 이 조합 위에 클래식 카 모델이 가지고 있던 세부적인 느낌과 표현을 추가해요. 눈에 보이는 것은 물론, 보이지 않는 요소들까지 더하죠. 사람이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경험’과 ‘기억’을 통해 소비자들은 클래식 카와 신차의 결정적 차이를 인식하기 때문이에요. 기술적이면서도 예술적인 공정이라 볼 수 있어요. 그래서 복원할 모델을 선정할 때부터 애초에 이러한 기준과 공정을 고려해요. 그렇게 선택된 애스턴 마틴, 재규어, 맥라렌,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 역사적 가치까지 품은 클래식 카들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문화적 모델을 완성하는 거예요.
하지만 여기까지 이해한다면 환경을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루나즈의 궁극적 목적 근처에도 가지 못한 셈이 돼요. 사실 지금까지 클래식 카와 전기차 기술을 결합시킨다는 아이디어가 처음인 것도 아니고, 심지어 현재 루나즈 디자인의 클래식 카 전환 사업의 경우 생산량이 연간 겨우 85대 밖에 되지 않죠. 그야말로 의도는 좋으나 영향력이 미비한 비효율적 아이디어로 보일 수 있어요.
그런데 이러한 섣부른 판단을 단번에 깨부수는 결정적 기술이 있어요. 그것이 바로 또 하나의 낯선 용어였던 전기 파워크레인이에요. 루나즈가 클래식 카 전환 사업의 빈약한 사업성을 뻔히 알면서도 진행한 배경은 첫째, 전기 파워트레인의 폭넓은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전환 사업의 개념을 소개한다는 두 가지 목적을 위해서였어요.
겉으로 보기엔 그저 일부의 사람들을 위한 팬시한 클래식 카 전환 사업으로 보이지만, 그것은 전기 파워크레인이라는 독점 개발 기술의 개념과 활용도를 이해시키고 사업을 펼쳐나갈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영리한 전략이었죠. 실제로, 클래식 카 전환 사업 모델을 통해 그 안에 담긴 친환경 전기 파워트레인 사업적 가능성을 이해한 영국의 은행 Barclay, Reuben 및 Dallal 패밀리, 그리고 축구 선수 David Beckham을 포함한 다양한 기관과 회사들이 자본을 투자했고요.
Lunaz의 투자자 중 한 명인 David BeckhamⓒLunaz
화려하게 주목받고, 묵묵하게 실행하라
그렇다면 성공적인 투자 유치까지 이끌어낸 루나즈가 궁극적으로 펼쳐 나가고자 하는 사업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 걸까요? 이미지나 역할 면에서 클래식 카와 대비되는 쓰레기 트럭 같은 산업용 또는 상업용 차량의 업사이클링, 리엔지니어링, 그리고 전기화예요. 그 중에서도 쓰레기 트럭을 시작점으로 한 데는 중요한 이유가 있어요.
앞서 설명했듯 연간 겨우 85대의 클래식 카를 전환하는 사업은 환경 보호 차원에서 상징적 의미는 있을지언정 효과는 미비해요. 게다가 개인이 사용하는 클래식 카의 경우 주행 거리, 속도 등도 각기 달라 모두 다른 사이즈와 중량의 파워트레인이 요구돼요. 반면 쓰레기 트럭과 같은 산업용 차량의 경우 일일 주행 거리와 사용 시간 등이 거의 일정하죠. 정해진 구역을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속도로 움직이는 특성을 가졌으니까요. 바로 여기서 효율적인 전기 파워트레인을 기반으로 하는 친환경 사업의 가능성을 발견한 거예요.
Lunaz의 산업용 트럭 제조 공정ⓒLunaz
루나즈는 자사 사업의 한계를 솔직하고 명확하게 거론해요. 현재의 기술력을 부풀리거나 미래의 결과를 막연히 가늠하지도 않아요. 자신감이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취할 수 있는 태도죠. 지향점도 자기만의 힘으로 이 세상 환경 문제를 모두 해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효과적이고 새로운 해결 방법 중 하나를 제안하여 함께 움직이도록 독려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고요.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루나즈는 ‘더 저렴하고, 더 친환경적인’ 방향을 제안하면서, 자사 기술의 한계와 문제 그리고 배워야 할 아이디어를 가감 없이 나누기도 해요. 예를 들면, 쓰레기 트럭을 업사이클링하는 것은 EV 신차보다 저렴하고 환경에 더 큰 도움이 되지만 디젤 차량으로 교체하는 것보다는 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점, 자사가 하는 일은 철도 및 항공 산업에서 오랜 시간 동안 진행해 온 부품 업사이클링을 복제하는 점 등이 있어요. 또한 모든 차량에 섣부르게 친환경적인 개조를 강요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공유해요. 다만 그러한 조건들 안에서도 자신들이 이룬 성과를 자랑스러워하고, 그 성공 사례를 공유하며 점진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제안하죠.
클래식 카와 쓰레기 차의 공통분모
클래식 카와 전기차의 조합으로 성공적인 투자 유치를 하며, 루나즈가 추구하는 궁극적 목적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게 해 준 주역은 ‘파워트레인’이에요. 배터리, 플랫폼과 함께 전기차를 구성하는 핵심 3대 요소로 꼽히죠. 파워트레인은 전기모터와 인버터, 감속기 등 구동계 부품을 아우르는 시스템을 의미하는데요. 전력 효율성을 결정짓는 부품으로, 전기차의 구동 효율을 높여 주행거리를 늘려줘요.
하지만 아직 이 부품들은 무게가 무거워요. 주행 거리, 속도 등 자동차 성능에서 영향을 미치는 경량화에 반하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 루나즈가 결정적인 아이디어를 냈어요. 경량화를 가능하게 하여 모든 결과를 향상할 수 있도록 배터리를 자체 기술로 ‘모듈화’ 한 거예요.
그렇다면 모듈화하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차량은 용도, 디자인 등에 따라 크기와 무게가 다양한데요. 그래서 같은 사이즈의 배터리를 공통적으로 적용하면 때론 차에 비해 너무 작거나 커서 비효율적이에요. 각각의 경우를 위한 다양한 크기의 배터리가 필요하죠. 당연히 배터리를 포함하는 파워트레인도 도미노처럼 변형을 해야하고요.
그런데 그 배터리를 ‘모듈화‘하는 것은 확장과 축소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해요. 하나만 들어가도 되는 차량, 두, 세 개가 필요한 차량 등의 경우에 따라 모듈 배터리를 더하거나 빼기만 하면 효율성이 급격히 올라가죠. 당연히 제작 라인도 한 가지로 통일하면 되니 이 공정에서도 친환경을 실천하게 되는 거예요. 쓸데없이 차량의 무게를 늘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요. 즉, 이 공식과 방법을 주행 거리 및 시간 등을 비교적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산업용 또는 상업용 차량에 적용하면 클래식 카를 전환할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친환경적 효율성을 얻게 되는 거예요.
Lunaz의 모듈식 파워트레인이 장착된 차량 모델들ⓒLunaz Group
루나즈가 전환한 클래식 카를 보고 누군가는 환호성을 지르지만, 누군가는 딱히 환경에 도움이 되지 않는 팬시한 리사이클링 아이템처럼 느껴질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안에 숨겨져 있던 의도와 역할을 이해하고 난다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죠. 결국 루나즈의 사업 모델은 친환경을 위한 고도의 최신 기술을 개발하고, 그에 대한 주목도를 높여 활용 가능성을 확장해 나가는 거니까요.
새로운 전기차보다 친환경적인 자동차의 전기화
루나즈의 계열사 중 기술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루나즈 어플라이드 테크놀로지’는 산업용 차량을 업사이클링하거나 리엔지니어링하여 파워트레인으로 전환하는 일을 해요. 그래서 F1을 중심으로 자동차 관련 기술 산업이 발달한 영국 내 실버스톤(Silverstone)을 글로벌 본사이자 R&D 기술 본부로 삼았죠.
이는 연간 1,100대의 상업용 차량을 변환하던 데에서 향후 5,000대가량으로 확대할 계획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선택이에요. 더 멀리 보면, 전기 파워트레인 개발의 선두 국가 이미지를 영국이 선점하고자 하는 당찬 계획도 내포하고요.
또한 루나즈는 2030년 화석 연료 차량 판매 금지를 앞두고 급성장 중인 전기차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영국의 자동차 업사이클링 및 전기화 확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그리고 이러한 정체성을 확립하고 실질적인 발전을 추구하고자 영국 최고의 지속가능한 폐기물 관리 회사인 Biffa와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어요. 영국을 넘어 세계 전기 파워트레인 분야의 선두가 되기 위한 노력과 맞물려 더욱 큰 의미와 상징성을 가져요.
파트너십의 핵심은 여기에 있어요. Biffa가 배기가스 배출 제로 파워트레인으로의 전환하면서 기존 디젤 폐기물 트럭을 없애는 대신 업사이클링 한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업사이클링 전기차는 배기관 배출량이 제로이고, 새 차량으로 교체하는 것에 비해 매장 탄소를 21톤이나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한편 이러한 기술적 파트너십은 결국 구매자에게 상당한 절세 효과를 가져다주고, 국가적으로는 차량 20대당 100만 파운드에 달하는 공공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게 해 줘요. 2030년에 시행될 화석 연료 차량 판매 금지 계획을 향한 Biffa의 이정표를 루나즈가 실행 가능하게 해 준 셈이에요.
게다가 두 회사의 파트너십은 환경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돼요. 300여 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고 그에 따른 파급효과가 생겨 영국 경제 성장까지 도모하거든요. 두 회사의 만남이 환경은 물론이고, 나비효과처럼 그 안의 사람, 국가, 그리고 세계의 성장에 새로운 영향력을 미치는 거예요.
Biffa와 Lunaz의 파트너십으로 탄생한 차량ⓒLunaz Group
좋은 의도 속에 숨어 있는 함정을 피하는 법
제도가 시장보다 속도가 느릴 지는 몰라도, 시장보다 힘은 세요. 따르지 않으면 처벌을 받으니까요. 만약 전기차가 가진 친환경적인 선의와 경제적인 혜택만 강조한다면, 이번 세기 안에 전기차로 완전히 대체되기는 어려울 지도 몰라요. 기존의 제품과 방식을 고수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죠. 그래서 환경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멀지 않은 미래에 내연 기관 차량 없애겠다는 규제는 환영받을 일이에요.
하지만 규제가 가진 함정도 있어요. 자동차는 관리만 잘하면 수십년도 쓸 수 있는데, 규제 때문에 수명이 남은 자동차를 폐기해야 하면 그 또한 환경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죠. 그 대안이 내연 기관차의 전기화예요. 틀은 그대로 두고 속만 전기차로 바꿔 친환경차로 개조하는 거죠. 환경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비용도 더 적게 드는 효과적인 방식이에요. 그런데 자동차의 전기화에도 함정이 있어요. 고쳐 쓸 바에야 사서 쓰는 게 더 편리하니까요.
루나즈는 이 함정들을 피하는 방법을 찾았어요. 어느샌가 고쳐 쓰는 건 안 멋져라는 인식을 멋지게 고친 거예요. 클래식 카를 전기화하며 전기차로 바꾸면서죠. 많은 사람들의 로망이었던 혹은 누가봐도 멋스러운 클래식 차가 전기차로 부활하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어요. 그렇게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인식을 바꾼 후, 루나즈는 자동차의 전기화를 전파하고 있어요. 산업용으로 쓰이는 재활용 쓰레기 수거차를, 재활용해서 전기차로 만드는 식으로요.
지구를 지킨다는, 미래를 위한다는 선의만으로 많은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긴 어려워요. 그래서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 그들의 마음을 파고들어갈 수 있는 ‘트로이 목마’가 필요하죠. 루나즈는 클래식 카를 트로이 목마로 삼았고요. 그렇게 마음 속에 파고든 트로이 목마가 작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시간을 가지고, 응원해 볼 일이에요.
Reference
• Lunaz Group 공식 홈페이지
• Electric Upcycling Is The Future Of Commercial Vehicles Says Lunaz, James Morris, Forbes
• Electrifying British Classics: Lunaz Designs Converts Old UK Icons Into EVs, Justin Banner, Motortrend
• Lunaz Design Unveils the World’s Rarest Upcycled Electric Vehicle, Autofutures
롤스로이스보다 먼저 '롤스로이스 전기차' 출시한 'LUNAZ', 정호인, Autohera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