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불편함도 쌓이면 중대해져요. 비 오는 날 젖은 우산을 손으로 만져야 하는 ‘불편함’, 냉동밥을 데워 먹을 때 맛과 식감이 떨어지는 ‘불편함’, 텀블러 안 쪽이 잘 마르지 않아 생기는 ‘불편함’ 등이 있죠. 한 번 겪는 불편함이라면 하찮을 수 있지만, 반복된다면 불편함이 쌓여 일상이 괴로워져요.
그런데 이런 일상적인 불편함은 차마 인지하지 못하거나 당연하다고 여겨 참는 경우가 많아요. 누군가가 이런 문제점들을 선제적으로 발견하고 해결해 준다면 속이 시원할 것 같죠.
도쿄에는 딱 그런 역할을 하는 생활용품 브랜드, ‘마나’가 있어요. 일상 속 불편함을 포착하고, 마나만의 창의적이고 위트있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요. 마나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점들은 공간에도, 맥락에도 제한이 없어요.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문제라면 무엇이든 제품 기획의 시발점이 될 수 있죠. 그간 마나가 개발했던 히트 상품 속 아이디어를 함께 알아볼까요?
마나 미리보기
• #1. 손도 신체의 일부다, 더러움으로부터 해방시키다
• #2. 시간은 금이다, 시간은 아끼고 만족도는 높여라
• #3. 집안일을 하기 싫은 ‘마음’까지 해결하다
• 히트 제품 기획의 열쇠는 ‘듣는 자세’
열쇠에 매달려 있는, 골프공만 한 이 키링에는 비밀이 숨어 있어요. 끈을 풀어 돌돌 말려 있는 천을 펴면, 몸통만 한 크기의 가방으로 변신한다는 사실이에요. 이 가방의 이름은 ‘슈파토(Shupatto) 가방’. 근데 어떻게 큰 사이즈의 가방을 이렇게 작은 사이즈로 간편하게 접었다 폈다 할 수 있을까요?
ⓒShupatto 공식 인스타그램
ⓒMarna
“가방을 접는 게 귀찮아요.”
“주머니를 자꾸 잃어버려요.”
슈파토 가방 개발은 사람들의 이런 사소한 불만에서 시작됐어요. 가죽 가방과 달리, 면이나 폴리에스터로 만들어진 가방은 접어서 부피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일일이 접는 게 불편하고, 접었다 펴면 구김이 많이 가서 평소에 쓸 만큼 스타일리쉬하지 않다는 점이었죠.
이런 문제를 해결한 가방이 바로 슈파토 가방이에요. 슈파토 가방은 아코디언처럼 펴졌다가 접히는 구조인데요. 일일이 접어야 할 필요 없이, 가방의 양 끝을 당기기만 하면 단숨에 띠 모양으로 변하죠. 띠를 돌돌 말아주기만 하면 바로 골프공 크기로 줄어들고요. 심지어 종류도 다양하고 디자인도 감각적이라, 일상적으로 무리 없이 쓸 수 있죠.
ⓒShupatto 공식 인스타그램
ⓒ시티호퍼스
슈파토 가방은 ‘혁신’이라며 입소문을 탔고, 2015년 출시 이후 2023년 11월 기준으로 1,400만 개 이상 팔리며 일본의 ‘국민 가방’으로 자리 잡았어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디자인 어워드인 iF 디자인 어워드, 레드닷(Red dot) 디자인 어워드 등에서도 수상했죠.
이후 슈파토는 더 다양한 용도와 더 다양한 크기의 제품을 추가해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어요. 일상뿐만 아니라 여행이나 캠핑, 피크닉 등 야외 활동을 할 때도 쓸 수 있는 제품을 내놓으며 히트를 이어가고 있죠.
“많은 사람들은 그 불편함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하고 어쩔 수 없이 사용합니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 슈파토 공식 웹 사이트 중
이렇듯 사소한 불평에서 시작해 슈파토 가방이라는 메가 히트 제품을 만든 회사는 일본의 생활용품 회사인 ‘마나(Marna)’예요. 마나는 주방용품부터 욕실용품, 청소용품까지 일상에서 필요한 잡화를 폭넓게 만드는 회사예요. 1872년 브러쉬 제조 회사로 시작해 무려 1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본 사람들의 일상과 함께 해 왔어요.
마나는 슈파토처럼 작은 아이디어로 시작해 일상을 유쾌하게 개선하는 제품을 만드는 게 특기예요. 단순히 일상에 필요한 제품이 아닌, 일상에서 겪는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인 거죠. 그렇다면 마나가 해결한 또 다른 일상의 문제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마나가 어떤 아이디어로 일상을 바꾸고 있는지 함께 살펴봐요.
#1. 손도 신체의 일부다, 더러움으로부터 해방시키다
‘손’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체 부위예요. 물건을 집거나 사용할 때 필수적으로 그 물건과 접촉이 생기죠. 그렇다 보니 온갖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는 것도 손인데요. 때로는 청소 등을 위해 더럽거나 축축한 것들도 만져야 하죠. 마나는 이런 불쾌한 기분으로부터 손까지 보호해 신체적 부담을 줄이는 제품들을 개발해요. 몸이 편해야 일상이 행복하니까요.
기존 우산의 문제점을 개선한 ‘슈파토 우산’이 대표적인데요. 앞서 소개한 슈파토 가방과 같은 슈파토 라인이에요. 가방과 우산 사이에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 것일까요? 슈파토 가방이 간편하게 가방을 접었다 폈다할 수 있었던 것처럼, 슈파토 우산도 우산을 접었다 폈다하는 방식이 차별점이에요.
우산은 비 오는 날 비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해요. 물에 젖지 않고 이동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죠. 그런데 실내에 들어가기 위해 우산을 접고 벨트를 채우려면 어쩔 수 없이 손이 물에 젖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점이 불편하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어요. 마나의 슈파토 우산은 당연하게 여겼던 이 불편을 해소하는 제품이에요.
ⓒMarna
슈파토 우산에는 손을 젖게 만드는 벨트가 없어요. 대신 우산 축에 있는 슬라이더를 움직여 우산을 폈다 접을 수 있는데요. 이 슬라이더를 내리면 벨트를 묶지 않아도 벨트가 묶인 것처럼 우산이 스스로 모아지죠. 슬라이더를 내릴 때 우산 축을 회전하게 만들어, 우산 천이 안으로 말리도록 한 거예요.
ⓒMarna
슈파토 우산의 개발자인 타니구치는 2018년 2월에 이 아이디어를 냈어요. 우산이 스스로 말리는 원리를 찾아 제품으로 만들기까지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 5년이 지난 2023년 4월에야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어요. 완성하기 전 100개 가까운 시제품을 만들고 세부 조정을 반복해 현재의 슈파토 우산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스스로 말리도록 하기 위한 특수 기구가 탑재된 이 슈파토 우산은 일반적인 우산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에요. 기본 디자인이 6,800엔(약 6만8천원), UV 차단 원단으로 만든 모델은 8,800엔(약 8만8천원)이나 해요. 그럼에도 슈파토 우산은 ‘비싼 값을 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히트 치고 있어요. 사람들이 차마 인지하지 못했던, 혹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문제점을 해결하자 강력한 공감을 이끌어 냈죠. 슈파토는 출시 직후 iF 디자인 어워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굿 디자인 어워드 등 내로라하는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하기도 했어요.
ⓒMarna
손이 고생하는 경우는 또 있어요. 바로 청소를 할 때예요. 요즘은 물걸레보다 정전기 청소 시트를 활용해 청소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사용 전 물을 적시고 사용 후 깨끗하게 빨아 건조해야 하는 물걸레와 달리, 청소 시트는 필요할 때 꺼내 쓰고 청소가 끝나면 바로 버릴 수 있어서 편리하기 때문이죠. 아쉬운 점이라면 청소 시트를 끼우거나 뺄 때 몸을 숙여 시트를 끼우고, 청소를 마친 후 오염된 시트를 손으로 직접 빼야 한다는 점이에요.
이런 부담을 덜어주는 게 바로 ‘터치리스 와이퍼(タッチレスワイパー)’예요. 직접 끼우거나 빼지 않고, 시트를 바닥에 둔 채로 버튼을 누르면 와이퍼에 끼울 수 있고요. 휴지통에 대고 버튼을 누르면 시트가 떨어져서, 터치 없이 오염된 청소 시트를 버릴 수 있어요. 헤드가 360도 움직이기 때문에 틈새나 코너에 맞춰 방향을 회전하기도 쉬워요. 덕분에 손을 오염시키지 않고도, 신체적 부담 없이 청결하고 편리하게 청소를 할 수 있어요.
ⓒMarna
#2. 시간은 금이다, 시간은 아끼고 만족도는 높여라
바쁜 현대인에게 집안일은 부담이에요. 특히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의 비중이 늘면서 식사 준비와 설거지, 청소 같은 기본적인 집안일조차도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일이 되어버렸죠. 이런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마나는 ‘시간’을 아껴주는 제품들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매 끼니마다 밥을 지어 먹던 과거와 달리, 시간이 될 때 한 번에 많은 양의 밥을 짓고, 소분해 냉동 보관하는 사람들이 많아 졌어요. 바쁜 일상에 매번 새로 밥을 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냉동 보관해 둔 밥을 꺼내 데워 먹는 패턴이죠.
그런데 일반적인 밥 보관 용기에 담아 뒀던 냉동 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릴 때 문제가 있어요. 열이 고루 닿지 않아 겉은 따뜻해도 속은 여전히 차갑거나, 겉은 건조한데 속은 눅눅해지죠. 시간을 아끼기 위해 밥의 맛과 식감을 희생할 수 밖에요.
마나의 ‘극 냉동 밥 용기(極 冷凍ごはん容器)’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줘요. 열이 고루 닿도록 해 용기에 담긴 밥이 전체가 골고루 따뜻해지죠. 뿐만 아니라 데우는 동안 수분을 빼줘서 눅눅함 없이 갓 지은 밥처럼 뽀송한 상태로 먹을 수 있어요. 냉동 밥을 먹을 땐 갓 지은 밥만큼 맛있게 먹을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극 냉동 밥 용기는 이런 아쉬움까지 해결한 용기인 거예요.
ⓒMarna
ⓒMarna
극 냉동 밥 용기의 용량은 100g, 180g, 250g 등 3가지로 출시되었는데요. 사람마다 밥 양이 다르고, 때에 따라 먹고 싶은 밥의 양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에요. 불편함을 해결한 것 뿐만 아니라, 세심하게 개인의 취향과 상황까지 고려한 디자인이죠.
극 냉동 밥 용기는 마나가 히트 제품 랭킹을 매기기 시작한 2021년부터 한 번도 빠짐없이 랭킹에 들 정도로 큰 사랑을 받고 있어요. 참고로 극(極) 시리즈는 마나가 일본의 쌀 판매 협동조합인 전미판(全米販)을 비롯한 쌀 전문가들과 함께 만든 제품이에요. 소비자가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제품이 극 시리즈에 다수 포함돼 있어요.
이번에는 식기를 세척한 후 식기에 묻은 물기를 빠르게 건조시켜 주는 제품이에요. 바로 ‘병 건조 스틱(ボトル乾燥スティック)’인데요. 이 병 건조 스틱은 특히 텀블러를 건조할 때 유용해요. 텀블러는 깊이가 깊어서 세척 후 내부 물기를 완전히 건조하기까지 다른 식기들 대비 시간이 오래 걸려요. 물이 잘 마르지 않다 보니 자칫 세균이 증식하거나 불쾌한 냄새가 날 수도 있고요. 병 건조 스틱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한 제품이에요.
ⓒMarna
텀블러를 세척한 후 병 건조 스틱을 텀블러에 꽂아 두기만 하면 되는데요. 병 건조 스틱으로 건조할 경우, 텀블러를 거꾸로 둬서 말리는 것보다 2배 이상 빠르게 말라요. 실제로 마나의 실험 결과, 병 건조 스틱을 꽂았을 때는 텀블러가 다 마르기까지 3시간이 걸렸고, 텀블러를 거꾸로 두기만 했을 때는 7시간이 걸렸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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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은 습도나 불쾌한 냄새를 흡수하는 벽지를 만드는 업체인 ‘에코캐럿(ECOCARAT)’과 함께 개발한 제품이에요. 병 건조 스틱은 미세한 구멍이 많이 뚫려있는 다공성 세라믹(Porous Ceramics)으로 만들어졌는데요. 다공성 세라믹은 습도 조절과 탈취, 정화 기능이 뛰어나 전축 자재나 필터로 자주 쓰여요. 건조기, 제습기 등 전자기기처럼 따로 전기를 쓰지 않고 가만히 두는 것만으로도 주변 환경을 쾌적하게 만들죠.
#3. 집안일을 하기 싫은 ‘마음’까지 해결하다
‘집안일’하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하고 싶다’, ‘즐겁다’는 생각보다 어딘가 귀찮고, 미루고 싶어져요. 그렇다고 집안일을 안 할 수는 없어요. 일상을 가꾸는 기본이자, 삶의 일부이기 때문이에요. 아무리 집안일과 관련된 제품들이 편리해지고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집안일을 대하는 마음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여전히 기피하고 싶은 일일 뿐이죠.
“Design for Smile, 暮らしを いいほうへ(웃음을 위한 디자인, 생활을 더 좋은 방향으로)”
마나의 슬로건이에요. 마나는 디자인으로 일상의 문제점을 개선하거나 기능을 강화하기도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생활을 더 좋은 방향으로 만들고자 하는 방식일 뿐이에요. 마나가 이 슬로건을 실천하는 또 하나의 방식은 집안일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집안일을 조금이라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위트’를 더하는 건데요. 덕분에 집안일을 하기 싫은 마음을 덜고, 집안일을 하는 과정을 즐길 수 있도록 도움을 주죠.
대표적으로 물고기 모양의 스폰지, ‘오사카나 스폰지(おさかなスポンジ)’가 있어요. 이 수세미는 지금의 마나를 있게 한 스테디 셀러이자 베스트 셀러인데요. 이 스폰지는 1998년 출시됐지만, 여전히 베스트셀러 랭킹에 빠지지 않고 오르고 있죠.
ⓒMarna
출시 당시 ‘설거지용 스폰지’하면 짙은 색의 네모난 모양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런데 마나는 이런 설거지용 스폰지를 귀여운 물고기 모양으로 디자인하고, 알록달록한 컬러를 입혀 ‘귀엽다’는 감성을 입혔죠. 이 스폰지를 싱크대에 두는 것만으로도, 부엌의 분위기나 설거지를 할 때의 기분이 달라져요. 특히 이런 일상적인 저관여 상품일 수록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이 구매 욕구를 불러 일으키죠.
여기에 제품의 기능 또한 훌륭해요. 물고기 모양은 보기에 귀엽기도 하지만, 부드러운 곡선과 움푹 패인 부분 덕분에 손으로 잡기에도 편해요. 세척하기 좋도록 거친 면으로 만들어진 나일론 부직포층, 세제를 잘 유지해 주는 우레탄층, 거품이 풍성하게 생성되는 탈막 우레탄층 등 3층 구조로 구성돼 있어 실제로 세척력도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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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요리를 하고 싶도록 만들어주는 제품을 소개할게요. 바로 돼지 모양의 냄비 뚜껑, ‘부타노오토시부타(ブタの落としぶた)’인데요. 이 제품은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뚜껑으로 요리할 때나 음식을 데울 때 열이 효율적으로 순환하도록 도와주는 도구예요. 열이 잘 순환하면 짧은 시간에 음식을 골고루 익힐 수 있죠. 실리콘이라 내열성과 내구성이 뛰어난 건 물론, 요리의 양이나 재료 모양에 맞춰 휘어지기 때문에 일반 뚜껑보다 더 효율적으로 열을 전달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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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의 하이라이트는 돼지의 콧구멍이에요. 김을 배출하는 구멍을 돼지 코 모양으로 디자인해 마치 돼지가 코로 김을 뿜어내는 듯한 장면을 연출해요. 뚜껑을 들어 올리고 싶을 땐 콧구멍에 젓가락을 끼워서 꺼낼 수 있어요. 이 제품은 ‘보통 요리를 하지 않는 사람도 바로 요리를 하고 싶어질 정도로 재미있는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굿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어요.
부타노오토시부타가 요리하는 과정에 재미를 더했다면, 토스트를 굽는 과정에도 소소한 귀여움을 더한 제품도 있어요. 식빵을 데울 때 갓 나온 빵처럼 촉촉하게 만들어주는 ‘토스트 스티머(トーストスチーマー)’예요.
ⓒMarna
이름처럼 자르기 전 식빵 모양의 이 토스트 스티머는 식빵을 더 촉촉하게 만들어줘요. 토스트 스티머를 물에 20초 정도 담근 다음 빵과 함께 토스트기에 데우면 되는데요. 이 스티머가 머금은 수분으로 인해 스팀 효과가 발생해 빵이 더 촉촉해져요. 식빵처럼 생긴 귀여운 외모에 더해 간편한 사용 방법 덕분에 발매 직후 매진 행진을 이어가며 히트 상품으로 자리 잡았어요.
히트 제품 기획의 열쇠는 ‘듣는 자세’
마나는 어떻게 이런 통통 튀는 아이디어가 깃든 수많은 히트 상품들을 출시할 수 있었을까요? 물론 마나도 매번 성공하기만 했던 건 아니에요. 특히 2012년부터 2016년은 ‘마의 4년’이라고 불릴 정도로, 히트 제품을 출시하기는 커녕, 기존 상품의 매출조차 부진했죠.
“당시 마나는 제품을 많이 내놓으면 하나 쯤은 히트할 거라는 생각으로, 수박 겉핥기식의 제품 개발을 했습니다. 사용자 관점에서의 제품 개발을 놓치고 있었죠.”
- 나이야 고 마나 전무, 도쿄신문 인터뷰 중
그랬던 마나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듣는 자세’가 있었어요. 마나는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기 시작했죠.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팀원이 제품을 만드는 데 충분히 시간을 들일 수 있도록 연간 신상품 수를 기존의 1/3로 줄였어요. 제품을 개발한 뒤에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출시 전 팝업을 열어 예약 판매를 받고 소비자의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치지도 했고요.
이후 마나는 다양한 창구를 활용해 소비자의 피드백을 받아들이고 있어요. SNS도 적극적 활용하고 있는데요. ‘원 터치 조미료 포트’에 대해 ‘더 다양한 사이즈가 나오면 좋겠다’는 댓글을 보고, 즉시 큰 사이즈의 조미료 포트를 내놓을 정도로 의견을 빠르게 반영하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거시적인 트렌드나 취향의 변화를 감지해 선제적으로 제품에 반영하기도 하는데요. 예를 들어 화이트 인테리어가 유행하는 현상에 따라, 제품의 기본 색상을 흰색으로 만드는 식이에요. 흰색 옵션이 없는 과거 제품의 경우, 흰색 옵션을 새로 출시하기도 하고요.
일상의 문제를 개선하고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제품의 시작점은 ‘문제를 인식하는 것’에 있어요. 그리고 마나는 그 문제를 소비자의 의견에서 찾았던 것이고요. 덕분에 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큰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었죠. 앞으로 마나는 또 어떤 제품으로 공감을 사고, 일상 속에서 웃음을 짓게 만들까요?
슈파토가 비 오는 날 더 뽀송한 신체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면, 목 베개 ‘푸우(Fuu)’는 목 베개도 있어요. 풍선처럼 공기를 불어 넣는 목 배게는 많이 봤을 텐데요. 이때 목을 받칠 만큼 공기를 채우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얼굴이 빨개질 때까지 여러 번 공기를 불어 넣어야 하고, 입을 떼면서는 공기가 빠지지 않도록 손으로 꽉 잡아둬야 하죠. 이와 달리 푸우 목 베개는 한숨으로 부풀어요. 여러 번 온 힘을 다해 공기를 채워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한 목 베개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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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입을 대지 않고 불어도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위생적이기까지 한데요. 이렇듯 푸우 목 베개가 한숨으로 채워질 수 있는 이유는, 목 베개의 입구에 위치한 공기 밸브 덕분이에요. 공기를 넣으면 공기 밸브가 내부 압력으로 부풀어 올라 일시적인 뚜껑 역할을 해주면서 공기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해주죠.
반대로 밸브를 잡아당기면 바로 공기가 빠져서, 원할 때 쉽게 정리할 수 있어요. 푸우 목 베개는 여행은 물론, 출퇴근 시간이 길거나 회사 휴식 시간에 낮잠을 자고 싶은 직장인이 자주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2023년에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와 아이에프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어요.
ⓒMar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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