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와 ‘말차’의 차이를 아시나요? 말차는 녹차의 한 종류예요. 말차를 만드는 방법은 복잡하지만, 간단히 말하면 차광재배한 차나무 잎을 가루로 만든 것이 말차예요. 찻 숟가락으로 말차 가루를 잔에 넣어 뜨거운 물을 부어 차센으로 저어 마시는 거죠.
이러한 말차 문화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요즘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말차를 즐기는 방법을 제안하는 곳들이 생겼거든요. 그 중 하나가 ‘맛차 리퍼블릭’이에요. 이곳의 시그니처는 말차를 담는 병 디자인. 잉크병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사각형의 투명한 유리병을 음료 패키지로 사용해요. 이렇게 하니 잉크병에 시선이 꽂히고, 말차의 맛이 색으로 연상되죠.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아요. 맛차 리퍼블릭은 또다른 아이디어로 맛차의 기능성과 가능성을 끌어올려요. 그뿐 아니라 맛차 리퍼블릭을 만든 마루우는 또다른 차 브랜드를 선보이며 새로운 차 문화를 제안하고 있죠. 어떻게냐고요? 하나씩 살펴 볼게요.
마루우 미리보기
• 말차의 고운 빛깔을 직관적이고 투명하게 보여준다 - 맛차 리퍼블릭
• 호지차 발상지의 유일한 호지차 전문점 - 호호 호지차
• 천년 전 귀족의 일상을 구현해 비일상을 선물한다 - 운조 사르요
• 일본 차의 전통과 가능성에 도전한다
“제 목표는 현대적인 일본 스위츠를 만드는 거예요. 지금으로부터 100년 뒤에는 새로운 문화가 될 거라고 믿어요.”
교토에 작은 가게이자 젊은 가게, ‘우추 와가시(Uchu Wagashi, 이하 우추)’의 포부예요. 우추는 일본식 화과자, 와가시 전문점이에요. 와가시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어요. 한천을 이용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젤리같은 ‘코하쿠토’, 일본식 별사탕인 ‘콘페이토’, 팥앙금과 한천을 굳혀 만든 양갱 ‘요칸’ 등 일본의 전통 과자를 통틀어 와가시라고 불러요.
ⓒ시티호퍼스
우추의 과일 요칸 패키지에는 ‘Next 100 years’라고 적혀 있어요. ⓒ시티호퍼스
우추의 보석 사탕 시리즈 패키지에도 마찬가지예요. ⓒ시티호퍼스
우추도 다양한 화과자를 판매해요.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라쿠간’이라 불리는 건과자예요. 라쿠간은 쌀, 콩, 메밀, 밤 등으로 만든 전분에 물엿과 설탕을 섞어 틀에 눌러 굳힌 후 건조해 만드는데요. 우추에서 만드는 라쿠간은 보통의 라쿠간과 3가지가 달라요.
첫째, 우추는 라쿠간을 만들 때 일본의 전통 설탕인 와산본 설탕을 사용하는데요. 흑설탕의 부드러움을 닮은 독특한 풍미가 있어요. 둘째, 수작업으로 만들어요. 라쿠간은 설탕이 들어간 건과자인 만큼 습도와 온도의 차이에 따라 미묘하게 맛이 변하는데, 이 차이를 보완하기 위함이에요. 물론 정성을 들이는 건 기본이고요. 여기까지야 차이가 있지만 눈에 보이진 않아요. 하지만 세번째 차별점은 우추를 눈에 띄게 했죠.
우추의 라쿠간 ⓒ시티호퍼스
기본적으로 라쿠간은 맛도 맛이지만 모양이 가치를 높이는 요소 중 하나예요. 그래서 화과자의 모양을 내는 나무 틀인 목형은 와가시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죠. 그런데 우추의 목형은 좀 특별해요. 보통의 목형 디자인은 전통 문양을 따르기 마련인데, 우추의 목형은 고슴도치, 북극곰, 코끼리, 새, 구름, 자동차 등으로 디자인하며 전통을 탈피했거든요. 시즌에 따라 디자인을 바꿔 가며 계절감을 드러내기도 하고요.
ⓒUchu Wagashi
ⓒUchu Wagashi
이처럼 우추는 ‘와가시’라는 전통적인 아이템을 만들지만, 디자인만큼은 미니멀하고 젊은 감각으로 만들어요. 와가시를 전통 문화가 아니라, 100년 후에도 살아남아 살아 있는 문화로 만들고자 하기 때문이에요. 우추는 비록 10년 남짓한 업력을 가진 와가시 브랜드지만, 현대적인 장인의 길을 걸으며 일본 전통 문화의 생명력을 연장하고 있어요.
우추가 미래를 위한 와가시 문화를 제안하고 있다면, 교토부 우지시의 ‘마루우’는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일본의 차 문화를 선보여요. 컨셉이 각기 다른 차 브랜드들을 운영하며 차 문화를 입체적으로 제안하죠. 마루우가 운영하는 브랜드에는 맛차를 감각적으로 제안하는 ‘맛차 리퍼블릭(Matcha Republic)’, 가히 호지차 제국이라고 부를 만한 ‘호호 호지차(Hoho Hojicha)’, 고즈넉한 차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운조 사르요(Unjo Saryo)’ 등이 있어요. 마루우가 만드는 젊은 차 브랜드는 어떤 모습일까요?
말차의 고운 빛깔을 직관적이고 투명하게 보여준다 - 맛차 리퍼블릭
‘녹차’와 ‘말차’의 차이를 아시나요? 말차는 녹차의 한 종류예요. 말차를 만드는 방법은 복잡하지만, 간단히 말하면 차광재배한 차나무 잎을 가루로 만든 것이 말차예요. 특히 일본에는 말차 문화가 발달되어 있는데, 말차는 일본 다도 문화의 중심이기도 해요. 찻잎을 우려 먹는 것에 익숙한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의 다도는 찻 숟가락으로 말차 가루를 잔에 넣어 뜨거운 물을 부어 차센(茶筅)으로 저어 마시는 게 기본이에요.
천 년의 역사를 가진 일본의 말차 문화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여전히 전통적인 다도에 따라 말차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요즘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말차를 즐기는 방법을 제안하는 곳들이 생겼거든요. 그 중 하나가 2017년에 문을 연 ‘맛차 리퍼블릭’이에요. 맛차는 말차의 일본식 발음으로, 말차의 미래 가능성과 차 문화의 포용성을 나타내기 위해 ‘말차 공화국’이라는 의미의 브랜드 이름을 지었죠.
맛차 리퍼블릭은 요즘 사람들의 생활에 맞춰 간편함은 기본, 패셔너블하게 즐길 수 있는 말차 음료를 만들어요. 말차, 말차 라떼, 말차 젠자이* 등 말차를 중심으로 한 음료를 판매하고요. 우지시에서 재배한 고품질의 찻잎을 맷돌로 직접 갈아 사용하는 것은 물론, 우유는 홋카이도산 생우유만을 사용해요.
*젠자이: 팥이나 다른 콩류를 달콤하게 졸여 만든 일본 음식
여기까지는 원료에 신경 쓴 말차 전문점 정도로 보여요. 하지만 맛차 리퍼블릭의 차별화 포인트는 음료를 담는 병 디자인에 있어요. 잉크병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사각형의 투명한 유리병을 음료 패키지로 사용하거든요. 그리고 잉크병에 담긴 11가지 음료들을 ‘잉크 시리즈’라 부르며 각각을 1~11번까지 넘버링했어요. 이렇게 하니 잉크병에 시선이 꽂히고, 말차의 맛이 색으로 연상돼요. 또한 메뉴 이름 덕분에 비주얼뿐만 아니라 이름으로도 잉크병을 시그니처로 인지하게 되죠.
ⓒMatcha Republic
ⓒMatcha Republic
11가지 잉크 시리즈 중 ‘No.5 Macoa’는 사실 음료보다는 디저트에 가까워요. 잉크병에 담긴 화이트 초콜릿에 따뜻한 말차 라떼를 부어 먹는 메뉴거든요. 이 밖에도 잼처럼 빵에 발라먹을 수 있는 ‘말차 초콜릿 밤’,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푸딩 식감의 ‘맛차 판나코타’, 숟가락으로 떠 먹는 ‘맛차 티라미수’ 등 다양한 디저트 메뉴들을 개발했어요. 디저트도 각 특성에 맞게 변형한 잉크병들을 패키지로 사용해요.
잉크 시리즈 No.5 ⓒMatcha Republic
작은 잉크병에 담긴 맛차 가나슈 초콜릿 밤과 동그란 유리 단지에 담긴 판나코타 ⓒMatcha Republic
테이크아웃 할 때에 제공하는 쇼핑백도 유니크해요. 보통의 카페에서는 병 음료나 디저트 구매 시 종이 쇼핑백에 담아 줘요. 쇼핑백에 브랜드 이름이나 로고는 있지만 내용물이 가려져 보이지 않죠. 하지만 병 패키지가 곧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중심인 맛차 리퍼블릭은 쇼핑백을 투명하게 디자인해 잉크병에 담긴 음료가 보이게 했어요. 눈길을 사로 잡는 병 디자인을 레버리지해 홍보 효과를 노린 거예요. 맛차 리퍼블릭의 테이크아웃 고객이 곧 맛차 리퍼블릭의 걸어다니는 간판인 셈이죠.
ⓒMatcha Republic
잉크병 디자인으로 인기몰이를 한 맛차 리퍼블릭이 이번에는 말차로 트위스트를 선보여요. 마인드 앤 바디 케어 브랜드 ‘맛차 리서치(Matcha Re:search)’를 런칭했거든요. 맛차 리서치는 차로만 즐기던 말차를 새로운 형태로 재해석해요. 말차에 포함된 카테킨, 비타민E, 비타민C, 테아닌 등 유효성분들에 착안해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한 거예요.
말차 콜라겐 ⓒMatcha Re:search
수면 서포트 테아닌 캡슐 ⓒMatcha Re:search
특히 말차의 테아닌 성분은 휴식과 수면에 도움을 주는 효과가 있어요. 그래서 자기 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말차를 캡슐 형태로 개발했어요. 콜라겐, 단백질 등을 첨가해 파우더 형태로 만든 제품도 있고요. 영양제에 대한 관심이 많고, 영양제 섭취가 반쯤 당연한 것이 된 요즘, 말차를 활용한 영양제 개발은 설득력 있는 확장이에요. 말차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고, 고객에게 혁신적이고 더 나은 제품을 제공하고자하는 맛차 리퍼블릭의 생각이 담긴 결과물이기도 하고요.
호지차 발상지의 유일한 호지차 전문점 - 호호 호지차
맛차 리퍼블릭과 맛차 리서치를 통해 말차의 현대적인 매력을 재발견하던 마루우가 이번엔 호지차에 주목했어요. 말차와 호지차는 원료는 같지만 가공 방식이 다른 차예요. 고품질 말차를 취급하고 있다는 것은 결국 양질의 차나무 잎을 소싱하고 있다는 말과 같아요. 이는 양질의 호지차를 선보일 수 있는 기반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마루우는 기존 사업을 바탕으로 2019년 9월, 호지차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호지차 전문점 ‘호호 호지차’를 런칭했어요.
ⓒHoho Hojicha
차나무의 잎을 찌고 말린 후 ‘갈아서’ 만드는 말차와 달리, 호지차는 차나무 잎을 쪄서 말린 뒤 ‘볶아서’ 만든 차예요. 찻잎을 볶는 과정에서 차나무 잎의 떫은 맛과 쓴 맛이 날아가고, 특유의 구수하고 부드러운 맛이 생기죠. 누구나 마시기 쉽고, 입 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데다가 다른 종류의 녹차에 비해 카페인 함량이 훨씬 적어 부담도 덜해요. 이게 호지차의 매력이에요.
맛차 리퍼블릭은 패키지 디자인과 자매 브랜드인 맛차 리서치로 말차를 즐기는 유니크한 경험을 디자인했어요. 반면 호호 호지차는 호지차를 활용한 식문화 개발에 힘써요. 사실 맛차 전문점은 맛차 리퍼블릭 말고도 많지만, 호지차 전문점은 우지시 전체에 호호 호지차가 유일해요. 게다가 호호 호지차 매장이 있는 우지시가 호지차의 발상지인 만큼 호지차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마저 엿보이죠.
ⓒHoho Hojicha
호호 호지차는 호지차의 매력을 입체적으로 제안하기 위해 몇 가지 세트 메뉴를 시그니처로 개발했어요. 먼저 호지차 본연의 맛을 느끼고 종류별 호지차를 비교 테이스팅할 수 있는 ‘호지차 세트’가 있어요. 이 세트 메뉴에는 ‘행복의 호지차’, ‘기쁨의 호지차’, ‘극강의 호지차’, ‘호호 차’ 등 4가지 호지차가 포함되어 있어요. 그리고 이 4가지 호지차의 각기 다른 맛을 메트릭스로 표현해 각 차 맛을 이해하며 시음할 수 있죠.
4가지 호지차 세트 메뉴에는 호지차와 잘 어울리는 라쿠간도 포함되어 있어요. ⓒHoho Hojicha
왼쪽은 차분한 맛, 오른쪽은 상쾌한 맛, 아래는 상쾌한 향, 위는 볶은 향을 의미해요. ⓒHoho Hojicha
호지차를 더 모던하게 즐길 수 있도록 호지차 라떼 메뉴도 여러 가지로 변주를 줬어요. 각기 다른 호지차를 베이스로 한 6가지 라떼가 있는데, 라떼를 주문하는 방법 또한 세분화되어 있어요. 6가지 라떼 중 하나를 선택한 후 핫 또는 아이스, 여기에 당도까지 3단계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어 취향껏 즐길 수 있죠.
호호 호지차는 호지차의 매력을 음료뿐만 아니라 디저트로도 발산해요. ‘호지차 미니파르페’, ‘호지차 판나코타, ‘호지차 젤라또’, ‘호지차 카스테라’, ‘호지차 브라우니’ 등 호지차가 들어간 5가지 디저트 메뉴를 개발했어요. 일본 전통의 호지차를 서양식 디저트로 재해석한 메뉴들이에요. 그리고 이 5가지 디저트를 호지차 또는 호지차 라떼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세트 메뉴를 구성했죠. 우지시의 유일한 호지차 전문점답게 다양한 호지차의 매력을, 친근하고 쉽게 전달하고 있는 거예요.
ⓒHoho Hojicha
천년 전 귀족의 일상을 구현한 심미안 - 운조 사르요
전통 문화가 요즘의 일상을 파고들기 위해서 모던한 감각은 필수예요. 맛차 리퍼블릭과 호호 호지차처럼요. 그런데 이번에는 마루우가 모던한 감각으로 사람들의 일상에 가까이 다가가는 대신, 비일상적인 일상으로 사람들을 초대했어요. 2022년 3월에 문을 연 일본식 티 하우스 ‘운조 사르요’를 통해서요.
일본어로 ‘구름 위’라는 의미의 ‘운조(雲上)’는 ‘일상과 단절된 황실’을 상징해요. 다실이라는 뜻의 ‘사르요(茶寮)’는 ‘우지 차 문화와 일본의 전통을 다음 세대에 전달한다’는 뜻을 담고 있고요. 운조 사르요는 번잡한 속세와는 다른, 여유 있는 공간에서 일본의 전통 차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매장 이름에 담긴 의미부터 기대감을 자아내요.
운조 사르요는 ‘겐지모노가타리 뮤지엄(Tale of Genji Museum)’ 안에 위치해 있어요. 겐지모노가타리 뮤지엄은 11세기에 쓰인 소설,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를 테마로 한 박물관이에요. 겐지모노가타리는 일본 최초의 소설로, 이 소설에는 11세기 초 헤이안 시대의 생활상이 잘 드러나 있어요. 작가인 ‘무라사키 시키부’가 귀족 출신의 궁녀인 만큼 그 당시 왕족 및 귀족 문화가 소설의 배경이고요. 겐지모노가타리 뮤지엄은 소설 속 궁중 문화, 귀족의 의상, 저택의 비품 등을 전시하고 있어요.
ⓒUnjo Saryo
그 안에 위치한 운조 사르요도 헤이안 시대의 고풍스럽고 우아한 티 라이프를 구현해요. 티 마스터가 엄선한 최상급 말차, 센차, 고쿠료, 호지차 등 다양한 차와 디저트가 준비되어 있죠. 맛은 기본, 플레이팅도 심상치 않은데 단순히 유려하게 디자인한 게 아니에요. 차도, 디저트도 겐지모노가타리 뮤지엄의 연장선에서 개발되었거든요.
ⓒUnjo Saryo
예를 들어 ‘정원 파르페’라는 디저트 메뉴는 겐지모노가타리 뮤지엄의 정원과 헤이안 시대의 화과자인 ‘수하마’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어요. 특히 봄에는 벚꽃을 모티브로 벚꽃색 화과자, 벚꽃색 젤라토, 보석 모양으로 다듬은 제철 과일 등이 들어가요. 맨 위에는 산 모양의 분홍색 무스, 말차 크럼블 쿠키, 벚꽃잎 한천 등이 올라가고요.
ⓒUnjo Saryo
또 하나의 대표 디저트인 ‘말차 치즈케이크’는 구름을 테마로 개발했어요. 구름 위에 있는 듯한 운조 사르요의 컨셉을 디저트화한 거예요. 쿠키 크럼블 위에 하얀색 유자 무스와 말차 치즈 무스를 진한 말차로 코팅해 차의 본고장 우지시의 말차빛 하늘을 표현했어요. 여기에 디저트와 함께 곁들일 차도 <겐지모노가타리>의 대표 캐릭터에서 영감을 받아 우려냈고요.
ⓒUnjo Saryo
ⓒUnjo Saryo
나무로 둘러싸인 박물관 정원과 건물 내부 중정이 보이는 운조 사르요에 앉아 고풍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맛의 차와 디저트를 즐기고 있자면, 헤이안 시대 귀족이 된 듯해요. 운조 사르요만의 고즈넉하고 여유 있는 분위기의 다실에서 시간 여행을 떠난 것 같은 기분이 들죠. 운조 사르요는 전통 차 문화를 현대적으로 바꾸는 대신, 과거의 아름다움을 부각시키는 방법을 택했어요. 요즘 사람들을 과거로 초대하는 것,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감각은 일상을 잠시 잊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하거든요.
ⓒUnjo Saryo
일본 차의 전통과 가능성에 도전한다
맛차 리퍼블릭, 호호 호지차, 운조 사르요 모두 각각의 컨셉에 힘이 있어요. 그런데 뾰족한 컨셉이 필연적으로 사업적 성과로 이어지는 건 아니에요. 특히 F&B 비즈니스의 경우 컨셉에 앞서 제공하는 식음료의 품질과 맛이 기본이죠. 그런 의미에서 마루우의 차 브랜드들은 컨셉뿐만 아니라 품질이나 맛에서도 엣지가 있어요.
마루우는 컨셉 있는 리테일 브랜드를 운영하기 전, 일본 차를 생산, 가공, 판매하는 일로 먼저 사업을 시작했어요. 기업 대상으로 OEM 비즈니스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요. 그 과정에서 교토 우지시의 최상급 차 생산자들과 관계를 맺고 안정적으로 차를 소싱해 왔죠. 기본기가 탄탄하니 이후 런칭한 리테일 브랜드의 컨셉이 설득력을 갖고 안정적인 비즈니스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거예요.
‘일본 차의 전통과 가능성에 도전하는 것’
마루우의 슬로건이에요. 마루우는 오리지널 브랜드를 기획하는 일뿐만 아니라 일본 차 문화의 설 자리를 넓히는 일을 해요. 그래서 일본 차 생산자 지원, 일본 차 산업의 인재 육성, 일본 차 관련 전시회 및 행사 기획 등 일본 차 문화와 관련한 영역에서도 활동하죠. 뿐만 아니라 다른 일본 차 브랜드를 위한 컨설팅도 하고 있고요.
이처럼 마루우는 몇 개의 차 브랜드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차 문화를 생각하는 회사예요. 목표의 스케일이 더 큰 만큼, 영위하는 사업 영역의 레벨도 더 높죠. 마루우가 만드는 앞으로의 차 브랜드가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해요.
Reference
• 【京都】源氏物語・紫式部ゆかりの地にて 本格日本茶カフェ『雲上茶寮』営業再開 【源氏物語ミュージアム館内】, PR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