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와 경쟁할 필요 없는 스포츠웨어 브랜드

뉴트럴웍스

2022.11.03

뉴트럴웍스는 스포츠웨어 브랜드예요. 스포티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몸과 마음을 '중화(Neutralize)'하는 기능성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죠. 에너지 가득한 분위기로 운동을 하고 싶은 마음을 자극해도 모자랄 판에 몸과 마음을 중화하다뇨.


이렇게 하는 목적이 뭘까요? 언제라도 움직일 수 있는 준비(Ready) 상태를 서포트하기 위해서예요. 그래야 어디에서라도, 언제라도, 원하는 운동을 할 수 있죠. 그래서 뉴트럴웍스는 스포츠웨어 브랜드로서 무언가를 ‘액션하라’고 북돋기보다, 무언가를 위해 ‘준비하라’고 말해요. 슬로건도 당신을 준비시켜주겠다는 뜻인 Get you ready예요.


분명 스포츠웨어 매장인데, 활력이 없는 이 역설적인 매장. 일단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그렇다면 뉴트럴웍스는 지향점도, 차별점도 없는 상태인 ‘뉴트럴’을 어떻게 구현했을까요?


뉴트럴웍스 미리보기

 몸과 마음을 '중화하는' 스포츠웨어

 #1. 제품으로 컨셉을 시각화한다

 #2. 체험으로 컨셉을 강화한다

 #3. 문턱을 낮춰 컨셉을 확장한다

 전에 없던 시장을 개척하는 스포츠웨어 회사




‘정리, 정돈, 메인터넌스.’ 


이 3가지 일 이외에 사무실에서 해야할 일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는 CEO가 있습니다. ‘안전제일’이라는 문구가 곳곳에 붙어 있는 건설 회사 같은 곳에서 들을 법한 이야기를 강조한 사람은 의외의 인물이에요. 바로 라이프스타일 파는 회사이자 스스로를 기획 회사라 정의하는 ‘츠타야’의 CEO 마스다 무네아키죠. 그의 설명을 직접 들어볼게요.


“정리는 필요 없는 것을 버린다는 뜻이다. 그래서 정리를 하고 나면 반드시 쓰레기가 나와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정리를 했다고 말할 수 없다. 여기서 필요한 능력은 판단력이다. 이 작업을 통해서 우리는 자신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다.


한편 정돈은 정리해서 남긴 것들 중에 필요한 것을 바로 꺼낼 수 있도록 인덱스를 붙인다는 뜻이다. 누구든지 꺼낼 수 있도록 정렬하는 것이 정돈이다. 또한 사물과 정보를 입수했을 때의 상태 그대로 유지하는 메인터넌스라는 것이 있는데, 나는 직원들에게 항상 이렇게 강조한다. 정리와 정돈, 메인터넌스 이 세가지의 일 외에 사무실에서 해야 할 일은 없다고.”

-<라이프스타일을 팔다> 중


기획의 기반은 정보이니, 정보를 제대로 정리, 정돈, 메인터넌스 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뜻이에요. 흥미로운 포인트는 이거예요. 기획을 잘하기 위해 그가 초점을 맞춘 건 기획 그 자체가 아니에요. 기획하기 위한 방법론이나, 잘된 기획이란 무엇인가 등에 대해서 설명하지 않죠. 오히려 기획에 뛰어들기 위한 준비를 제대로 해놓아야 기획을 잘할 수 있다고 역설해요. 


기획을 잘하기 위해서, 기획을 하는 단계가 아니라 그 이전의 단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건 생각의 틀을 깨는 접근이에요. 마스다 무네아키의 접근법이 기획에만 해당하는 일일까요? 스포츠웨어 브랜드 ‘뉴트럴웍스’도 운동을 하는 단계가 아니라 ‘준비’하는 단계에 주목하면서 기존 스포츠웨어와는 확연히 다른 컨셉의 스포츠웨어를 선보였어요.



몸과 마음을 '중화하는' 스포츠웨어

뉴트럴웍스는 스포츠웨어 브랜드예요. 스포티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몸과 마음을 '중화(Neutralize)'하는 기능성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죠. 에너지 가득한 분위기로 운동을 하고 싶은 마음을 자극해도 모자랄 판에 몸과 마음을 중화하다뇨.


설마하는 마음으로 뉴트럴웍스 매장을 들어가봐도, 어디에서도 활기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차분한 분위기로 들뜬 마음을 가라앉혀 주죠. 역동적인 포즈의 이미지들,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문구들, 에너지를 전염시키는 직원들, 시선을 사로잡는 인테리어 등 보통의 스포츠웨어 매장과는 확연히 달라요.



뉴트럴웍스의 히비야 지점입니다. ⓒ시티호퍼스


그렇다면 뉴트럴웍스가 말하는 '몸과 마음을 중립적인 상태(Neutral state)로 만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뉴트럴(Neutral)'의 사전적 정의는 '중성의', '중립적인'이라는 뜻이에요. 몸과 마음을 정상화하고 자연스러운 상태로 정돈한다는 의미죠. 


이렇게 하는 목적이 뭘까요? 언제라도 움직일 수 있는 준비(Ready) 상태를 서포트하기 위해서예요. 그래야 어디에서라도, 언제라도, 원하는 운동을 할 수 있죠. 그래서 뉴트럴웍스는 스포츠웨어 브랜드로서 무언가를 ‘액션하라’고 북돋기보다,
무언가를 액션하기 위해 ‘준비하라’고 말해요. 슬로건도 당신을 준비시켜주겠다는 뜻인 Get you ready예요.


분명 스포츠웨어 매장인데, 활력이 없는 이 역설적인 매장. 일단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그렇다면 뉴트럴웍스는 지향점도, 차별점도 없는 상태인 ‘뉴트럴’을 어떻게 구현했을까요?



#1. 제품으로 컨셉을 시각화한다

뉴트럴웍스의 브랜드 컨셉은 매장과 제품에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어요. 먼저 로고부터 중립의 의미를 가지는 흰색과 검은색을 사용하고 폰트도 군더더기가 없죠. 매장 내부 또한 흰색 벽과 검정색 프레임을 기본이에요. 여기에다가 차분한 내추럴 우드 톤의 매대와 곳곳에 식물로 비치해 자연스러운 무드를 연출하고요.



ⓒ시티호퍼스



ⓒNEUTRALWORKS.


이런 매장 인테리어와 함께, 눈에 안 들어올 듯 눈에 들어오는 것이 제품의 컬러예요. 판매하는 옷과 가방의 색이 대부분 하양, 검정, 회색이죠. 컬러가 있더라도 채도가 낮은 파스텔톤으로 구성되어 있고요. 오히려 시각을 자극하지 않는 컬러들을 모아 차별화된 룩(Look)이 생겨났어요. 이처럼 제품에도 채도가 없는 무채색을 위주로 사용해 몸과 마음의 중립 상태를 지향하는 브랜드 컨셉을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NEUTRALWORKS.


중립적인 성질을 띄는 무채색의 뉴트럴웍스 의류는 기능에서도 맥락이 이어져요. 땀 흡수와 건조가 빠른 재질을 사용한 기능성 의류를 위주로 개발해 운동할 때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유용하게 입을 수 있죠. 그래서 액티브웨어, 컨디셔닝웨어, 워크웨어 등까지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어요. 어떤 제품이건 운동을 하지 않아도, 운동을 해도 입고 있을 때 위화감이 없는 거예요.


디자인도 마찬가지예요. 트렌드나 특정한 룩을 따르지 않아요. 편안하게 입기 쉬운 박스 실루엣과 깔끔한 느낌을 주는 핏이 대부분이죠. 기본적으로는 남녀 구분이 있지만, 디자인에 특색을 넣지 않다보니 남녀 제품이 구분되지 않고 유니섹스로 입을 수 있는 옷들도 많아요. 매장 분위기도, 제품 디자인도 마치 무인양품처럼 무엇을 해도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넌지시 말해주는 듯해요. 



ⓒNEUTRALWORKS.



#2. 체험으로 컨셉을 강화한다

뉴트럴웍스의 매장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건 '룸(ROOM)'이라 불리는 매장 한 켠의 체험 공간이에요. 이 공간에서 뉴트럴웍스의 브랜드 컨셉을 고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유료 프로그램을 운영하죠. 스포츠웨어 매장이라면 무언가 GX 프로그램, 요가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거 같은데, 뉴트럴웍스 룸에서는 여느 스포츠웨어 브랜드 매장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히비야 지점의 REBOOT stretch 프로그램 체험 공간입니다. ⓒ시티호퍼스


뉴트럴웍스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은 '리부트 스트레치(REBOOT Stretch). 리부트 스트레치는 스트레칭 전용 기구인 '제로-i(ZERO-i)'와 전문가의 코칭으로 구성된 퍼스널 스트레칭 프로그램이에요.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풀고 호흡 경로를 만들어 피로감을 해소하는 '리셋(Reset)', 틀어진 몸을 재부팅해 몸이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리부트(Reboot)', 타고난 몸의 신체 기능을 일깨우는 '퍼포먼스(Performance)' 등 3가지 코스 중 원하는 코스를 선택할 수 있죠.


리부트 스트레치 프로그램은 운동을 통해 신체 능력을 향상시키거나 외형을 다듬는 것이 아니에요. 피로가 쉽게 쌓이지 않는 몸의 컨디션을 만들고 상쾌한 감각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둔 거죠. 그래야 언제든지, 어디에서든지, 어떤 운동든지 소화할 수 있으니까요. 심신의 중화를 목표로 하는 뉴트럴웍스다운 운동 프로그램입니다.



리부트 스트레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룸입니다. ⓒNEUTRALWORKS.



리부트 코스는 스트레칭을 통해 견갑골, 고관절 등을 올바른 위치로 원복시켜 몸의 움직임을 자연스러운 상태로 되돌리고, 운동이나 휴식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몸의 컨디션을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NEUTRALWORKS.



리셋 코스는 몸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에 중점을 둡니다. ⓒNEUTRALWORKS.



퍼포먼스 코스는 몸을 사용하는 방법을 코칭해 몸을 움직이는 습관을 형성하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NEUTRALWORKS.


리부트 스트레치 외에 눈에 띄는 건 V 트레이닝이에요. V 트레이닝은 정확하게 물건을 보는 데 필요한 눈의 기능을 향상시켜주는 프로그램이에요. 운동을 할 때나 일상에서나 시각 정보가 중요하니, 눈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눈을 트레이닝시켜주는 거죠. 눈을 의식적으로 움직여 눈 주위 근육의 유연성을 향상시키는 ‘Eye refresh’, PC나 모바일을 장시간 사용해 생긴 안구 피로를 회복해주는 ‘Eye recovery’, 시각 정보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트레이닝하는 ‘Eye sports’ 등 3가지 코스로 구성되어 있어요.



V 트레이닝 화면입니다. ⓒNEUTRALWORKS.


매장마다, 시기마다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차이가 있지만 모든 프로그램을 관통하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어요. 제품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몸과 마음을 중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는 거죠. 다시 말해 브랜드 컨셉을 고객이 경험하게 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라는 뜻이에요. 체험이 제품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수단을 넘어 브랜드 컨셉을 구체적으로 구현한 하나의 서비스이자 상품이 된 셈이죠.



#3. 문턱을 낮춰 컨셉을 확장한다

뉴트럴웍스에서는 '뉴트럴웍스.스탠드 (NEUTRALWORKS.STAND)'라는 이름의 카페도 운영해요. 모든 매장에 카페가 붙어 있는 건 아니어도, 대부분의 매장에 카페가 함께 있죠. 카페 운영은 수익원으로서도 의미가 있지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뉴트럴웍스의 철학을 널리 알리고 잠재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역할을 해요.



ⓒNEUTRALWORKS.


물론 다른 카페들처럼 커피, 라떼 등의 메뉴가 있어요. 하지만 뉴트럴웍스.스탠드의 핵심은 뉴트럴웍스다운 메뉴예요. '오리지널 컨디셔닝 스무디(Original Conditioning Smoothie)'는 '몸 속부터 건강하고 아름답게' 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몸을 정돈하는 데 필요한 효과를 내는 6가지 스무디를 선보입니다.


스무디 이름도 '포만감(Charge)', '아름다움(Beauty)', '식이섬유(Fiber)', '회복(Recovery)', '미네랄(Mineral)', '힘(Energy)' 등으로 각 스무디의 대표 효능으로 지었어요.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보충하듯 스무디를 선택할 수 있죠. 이 오리지널 컨디셔닝 스무디 라인은 심신을 중화하는 데 있어 몸 속의 중화도 중요하다는 뉴트럴웍스의 철학을 반영하는 거예요.




뉴트럴웍스.스탠드에서는 몸에 좋은 야채와 과일을 갈아 만든 스무디를 판매합니다. ⓒNEUTRALWORKS.


뉴트럴웍스 본 매장에서는 의류 제품 외에 식료품도 판매해요. 뉴트럴웍스의 미션과 부합하는 건조식품을 위주로 판매하는데, 식료품은 의류보다 단가나 심리적 허들이 낮아 뉴트럴웍스에 입문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죠. 혹은 뉴트럴웍스의 철학을 의(Fashion)의 영역뿐만 아니라 식(Food)의 영역까지 더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부가 제품이 될 수도 있고요.



스포츠웨어 매장이지만 몸과 마음을 정상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건강한 간편식들도 함께 판매합니다. ⓒNEUTRALWORKS.


단순히 뉴트럴웍스에 어울리는 식료품을 편집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심지어 식품을 직접 개발하기도 해요. 2021년 8월에는 미야자키 현에서 재배한 당귀 잎과 줄기로 만든 캡슐을 런칭했어요. 노화에 따른 활력저하를 방지하는 당귀의 효능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든 식품이에요. 심신의 중화를 돕는 식료품은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쉽게 혹은 더 깊게 뉴트럴웍스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창구가 되죠.



전에 없던 시장을 개척하는 스포츠웨어 회사

운동 그 자체가 아니라, 운동을 하기 위한 ‘준비’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컨셉을 개발한 뉴트럴웍스. 보통 내공이 아닌 거 같은데, 이유가 있었어요. 뉴트럴웍스는 2016년에 런칭한 브랜드이지만, 이 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는 1950년부터 스포츠웨어를 전문으로 만들어왔죠. 모회사 이름은 '골드윈(Goldwin)'.


골드윈은 '스포츠를 최우선으로(Sports First)'라는 슬로건 아래, 20여 개의 스포츠웨어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어요. 운동 선수부터 생활 체육인까지 넓은 범주의 스포츠 팬들을 위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죠. 또한 일상 운동에서부터 등산, 스키, 골프 등 전문적인 분야까지 커버리지도 넓어요. 자체 브랜드뿐만 아니라 울리치(Woolrich),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 등과 같이 해외에서 일본에 들여 온 브랜드도 있고요. 골드윈이 이렇게 전방위적인 스포츠 브랜드 회사가 된 건, 그들이 가지고 있는 비전 때문이에요.



골드윈이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들이에요. ⓒGoldwin


'스포츠 시장을 창조한다.'


골드윈은 단순히 현재의 스포츠 시장에 필요한 의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스포츠 시장을 개척하고자 해요.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고 고객 니즈에 맞춰 상품과 서비스를 런칭하는 것은 기본, 기존에 축적된 기술을 기반으로 전에 없던 분야의 스포츠웨어를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거죠. 그중 하나가 뉴트럴웍스고요.


이처럼 골드윈은 뉴트럴웍스를 통해 '심신의 중화화'라는 정적인듯 혁신적인 스포츠 분야를 개척했고, 그간 쌓아온 역량을 십분 발휘하고 있어요. 뉴트럴웍스에서 발현된 골드윈의 저력으로 앞으로 또 어떤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낼지 기대됩니다.




Reference

 뉴트럴웍스 공식 홈페이지

 골드윈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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