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스터 테넌트가 공간을 가꾸는 법, 도시 풍경의 ‘공백’을 찾아 채워 나간다

뉴 바루

2025.04.09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 때 어떤 게 기획의 동기가 될 수 있을까요? 창업자의 취향, 요즘의 트렌드, 소비자 니즈 등 다양한 요소들이 시작점이 될 수 있어요. 그런데 싱가포르의 라이프스타일 그룹 ‘로 앤 비홀드 그룹’은 좀 달라요. ‘싱가포르에 비어 있는 공백’이 그들이 찾는 출발 지점이죠.


로 앤 비홀드 그룹은 싱가포르에 있을 법한데 없는, 공백을 찾아 채워 나가며 싱가포르를 더 사랑스러운 도시로 만들어 나가고 있어요. 2024년, 그들의 20년 내공을 집대성한 공간이 오픈했는데요. 싱가포르 리버 밸리에 위치한 ‘뉴 바루(New Bahru)’예요.


뉴 바루는 형태적으로 보면 복합상업시설이에요. F&B, 패션, 웰니스, 서비스드 아파트먼트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시설들이 입점해 있죠. 싱가포르에 이런 복합상업시설이 없었을까요? 전혀요. 오히려 싱가포르는 쇼핑몰이 발달한 대표적인 도시 중 하나예요.


뉴 바루가 특별한 이유는 ‘문화적 커뮤니티의 공백’을 메우기 때문인데요. 겉으로 보기에는 요즘 인기 있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을 모아 놓은 것 같지만, 진짜 의도는 숨어 있어요. 뉴 바루는 어떤 의도로, 어떻게 싱가포르의 라이프스타일 씬을 가꿔 나가고 있을까요?


뉴 바루 미리보기

 새로운 아이디어의 무대가 된 오래된 건물

 싱가포르산 창의력의 주춧돌이 되다

 힙한 상권이 아닌 ‘동네 허브’를 꿈꾸다

 싱가포르 라이프스타일 씬이 기대되는 이유




2025년 2월, 조용하던 싱가포르의 센토사 섬이 들썩이기 시작했어요. 센토사 섬은 싱가포르의 남쪽에 있는 작은 섬으로, ‘센토사’라는 말 자체가 말레이어로 ‘평화와 고요함’을 의미해요. 이름처럼 센토사 섬은 떠들썩하기 보다는 조용한 휴양지에 가깝죠. 물론 해양 수족관, 오키드 가든, 유니버셜 스튜디오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들이 있기는 하지만, 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 고객들을 타깃한 곳들이라 젊은이들의 ‘떠들썩함’과는 거리가 있는 곳이에요. 이런 센토사 섬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바로 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래된 비치 클럽이자, 센토사 섬의 탄종 비치에 위치한 ‘탄종 비치 클럽(Tanjong Beach Club)’이 재개장했기 때문이에요. 탄종 비치 클럽은 2011년에 문을 열어 10여 년간 영업을 해 오다가, 2024년 10월에 리노베이션을 위해 잠시 문을 닫았었어요. 4개월의 시간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복귀를 한 거예요.


ⓒTanjong Beach Club


그런데 말이 14년이지, 비치 클럽이 이렇게 오랫 동안 사랑 받기가 쉬운 일이 아니에요. 게다가 해변가에 사람들이 모여 음식, 술, 음악, 수영 등을 즐기며 노는 비치 클럽 특성상, 오래된 세월이 가치를 갖기는 힘들어요. 오히려 새로 문을 연 곳들이 주목을 받고, 인기를 끌기 마련이죠. 그럼에도 탄종 비치 클럽은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탄종 비치를 지켜 왔고, 리노베이션 후에는 더욱 핫하게 떠올랐어요.


탄종 비치 클럽은 무엇이 특별한 것일까요? 신나는 음악 큐레이션, 맛있는 음식과 칵테일, 수영장과 선베드 등의 1차원적인 이유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들어요. 많은 비치 클럽들이 비슷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기에 이런 하드웨어는 기본 값일 뿐이죠. 그렇다고 물리적인 위치인 탄종 비치가 다른 해변 대비 대단히 경쟁력을 갖는 것도 아니에요. 탄종 비치 클럽이 생기기 전인 2000년대 초반, 같은 탄종 해변에 ‘KM8’이라는 비치 클럽이 먼저 문을 열었다가 문을 닫은 전적이 있거든요.


탄종 비치 클럽이 싱가포르 비치 클럽 문화의 시발점이자, 원형으로 손꼽히는 가장 큰 이유는 싱가포르에 비치 클럽 ‘문화’를 심었기 때문이에요. 탄종 비치 클럽은 오픈과 동시에 매년 2~3회씩 낮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해변 페스티벌인 ‘풀 스팀 어헤드(Full Steam Ahead)’, ‘스맥 마이 비치 업(Smack my beach up)’ 등의 이벤트를 개최했어요. 이에 탄종 비치 클럽은 싱가포르 해변가 파티의 대명사가 되었죠.


ⓒTanjong Beach Club


탄종 비치 클럽의 페스티벌에서 해변을 배경으로 술, 음식, 음악이 어우러지는 건 기본이에요. 비어 퐁(Beer pong), 페이스 페인팅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준비해 조용하고 고즈넉한 해변가를 축제 현장으로 바꿔 놓았죠. 탄종 비치 클럽의 축제에 매번 수천 명이 참석하면서 탄종 비치 클럽의 시그니처이자, 싱가포르 해변 문화가 되었어요.


“우리는 물로 둘러 싸인 도시인 싱가포르에 해변 문화가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공간 디자인, 음식과 음료 메뉴, 리테일 숍, 해변 축제, 매주 일요일 파티 등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싱가포르에 해변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됩니다.”

- ‘타니아 챈(Tania Chan)’, 로 앤 비홀드 그룹 CMO, <Somewhere Else> 중


탄종 비치 클럽을 만든 ‘로 앤 비홀드 그룹(Lo & Behold Group)’은 이처럼 싱가포르에 ‘빈 부분’을 찾아 채워 나가고 있어요. ‘싱가포르를 더 사랑스럽게 만든다(Make Singapore more lovable)’는 미션 아래요. 탄종 비치 클럽도 그 일환이었고요. 로 앤 비홀드 그룹은 2005년부터 싱가포르에서 여러 F&B, 호스피탤리티 브랜드를 론칭하며 싱가포르의 도시 풍경을 다채롭게 이끌어 왔어요.


그러던 로 앤 비홀드 그룹이 2024년, 또 한 번 동네가 들썩이는 일을 냈어요. 이번에는 휴양지도, 번화가도 아닌, 싱가포르의 주거 지역 중 하나인 ‘리버 밸리(River valley)’에서, 그것도 단일 매장이 아닌 복합상업시설을 개발한 거예요. 2만 제곱 미터 규모의 상업시설을, 마스터 테넌트로서 9년 임대 계약을 체결했죠. 기존에 독립 매장을 운영하던 것과는 규모부터 다른 이번 프로젝트에는 로 앤 비홀드 그룹의 20년 내공이 집대성되어 있어요.


ⓒ시티호퍼스


이름하여 ‘뉴 바루(New Bahru)’. 뉴 바루는 개장과 동시에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 스팟으로 손꼽히며 현지인, 관광객 할 것 없이 사람들을 끌어 들이고 있는데요. 뉴 바루는 조용한 주택가, 리버 밸리를 활기차게 바꾸어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뉴 바루는 어떤 곳이고, 또 어떻게 싱가포르의 라이프스타일 씬을 다채롭게 바꾸어 나가고 있을까요?



새로운 아이디어의 무대가 된 오래된 건물


뉴 바루의 ‘바루’는 말레이어로 ‘새로움’이라는 뜻이에요. 즉 뉴 바루는 ‘새로운 새로움’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죠. 동시에 이는 싱가포르 사람들의 특징을 반영한 이름이기도 한데요. 싱가포르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강조할 때 동어를 반복하거든요. 직관적이면서도 싱가포르다운 이름의 뉴 바루. 뉴 바루는 건축물부터 싱가포르다운 새로운 새로움을 선보이고 있어요.


“어떤 종류의 새로운 아이디어든(궁극적으로 수익성이 있거나 다른 면에서 성공적일지라도) 새로운 건물을 짓는 데에 들어가는 높은 비용 때문에 우연한 시행착오와 실험에 대한 여유가 없습니다. 오래된 아이디어는 때때로 새로운 건물을 사용할 수 있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는 오래된 건물을 사용해야 합니다.”

-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The Death and Life of Great American Cities)>


새로운 아이디어는 일반적으로 자금 조달을 위해 설득이 필요해요. 아이디어도 새로운데, 그 새로운 아이디어를 새 건물에 구현해야 하니 투자금이 많이 필요하죠. 도시 계획가인 제인 제이콥스는 그의 저서에서 오래된 건물이 커뮤니티 구축, 도시 재생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주장했어요. 그리고 오래된 건물의 새로운 용도를 찾는 것 또한 우리의 몫이라고 말이죠.


제인 제이콥스가 살아 있었다면, 싱가포르의 뉴 바루를 보고 박수를 쳐 주지 않았을까요? 뉴 바루는 원래 ‘난 초우 고등학교(Nan Chiau High School)’였던 오래된 건물을 재사용했거든요. 이 건물은 1941년에 지어져 2000년까지 학교로 쓰이다가 이후 사무실, 상업 시설 등으로 활용되었어요. 그러다 로 앤 비홀드 그룹이 이 건물을 임대하며 뉴 바루로 재탄생했죠.


ⓒNew Bahru


로 앤 비홀드 그룹은 뉴 바루를 리노베이션하며 기존 건물의 건축적 요소를 최대한 보존하고자 했어요. 뉴 바루의 건물이 입점할 테넌트들이 개성을 표현하면서도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캔버스로 기능하기를 바라는 의도를 담았어요.


건물의 첫 인상부터 싱가포르의 현대적 건축물들과 대조를 이루는데요. ‘싱가포르 건축’하면 경쟁하듯 하늘로 뻗은 고층 건물, 햇빛과 함께 더욱 화려해지는 유리 구조물, 기술을 뽐내듯 유려한 외관 등이 떠올라요. 하지만 1950년대에서 1970년대 초반까지 유행했던 ‘브루탈리즘’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뉴 바루는 건물의 질감도, 구조도 완전히 다르죠. 뉴 바루는 통풍이 잘 되는 정면, 학교 홀 위의 아치, 텅 빈 계단, 기둥 위 U자 모양 모티브 등 브루탈리즘의 요소들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요.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


건물이 가진 과거의 헤리티지를 존중하는 뉴 바루지만, 과거에 머물러 있지는 않아요. 새로운 새로움이라는 의미의 이름처럼 과거의 아름다운 요소들은 유지하되, 새로워야 했거든요. 이 미묘한 균형감을 위해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 ‘나이스 프로젝츠’, 조경 전문가 ‘휴미드 하우스(Humid House)’, 디자인 스튜디오 ‘팜(Farm)’ 등이 로 앤 비홀드 그룹과 힘을 합쳤죠.


“저희에게는 공간이 새로워진 느낌이고, 과거의 모조품이 아닌 것이 중요했어요. 학교였던 건물로 인지되면서 동시에 새로운 목적에 맞게 조정되어야 했죠.”

- ‘사샤 레옹(Sacha Leong)’, 나이스 프로젝츠(Nice Projects) 공동 창업자, <포트폴리오> 중


그리고 이런 건물의 의도를 완성하는 건, 입점한 테넌트들이에요. 뉴 바루에서는 어떤 브랜드들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싱가포르산 창의력의 주춧돌이 되다


뉴 바루는 총 1층부터 5층까지, 약 40개 이상의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어요. 분야는 레스토랑, 카페, 바, 뷰티, 패션, 인테리어 등 라이프스타일 관련 카테고리를 골고루 찾아볼 수 있죠. 그런데 겹치는 카테고리가 없어요. 예를 들어 레스토랑도 중동, 스리랑카, 멕시칸, 싱가포리안 등 각기 다른 국적에, 카페라고 하더라도 어디는 그래놀라가, 어디는 커피가, 어디는 빵이 주력 메뉴인 식이죠.


게다가 매장 하나 하나 임팩트가 있어요. 싱가포르에서 핫하다는 브랜드들이 모인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뉴 바루에 있는 매장 중 40% 이상이 그 브랜드의 플래그십 매장이거든요. 통통 튀는 컬러감으로 싱가포르 MZ들 사이에 인기몰이 중인 패션 브랜드 ‘비욘드 더 바인스(Beyond the vines)’는 가장 큰 규모이자 플래그십 매장을 뉴 바루에 열었어요.


ⓒBeyond the vines


몇몇 브랜드는 브랜드 최초의 오프라인 매장을 뉴 바루에 열기도 했어요. 커피 머신 브랜드 ‘모닝(Morning)’, 퍼스널 케어 브랜드 ‘옴노(Omno)’, 식물 디자인 스튜디오 ‘소일보이(Soilboy)’ 등이 대표적이죠.


ⓒ시티호퍼스


그런데 각 매장의 임팩트에 더해, 뉴 바루에 입점한 모든 브랜드들을 관통하는 공통점이 하나 있어요. 모든 테넌트가 싱가포르 브랜드라는 점이에요. 이는 지극히 의도된 바인데요. 뉴 바루는 오픈 전부터 싱가포르 창의성의 초석이 되고자하는 미션이 있었어요. 저력 있는 싱가포르 브랜드들을 한 데 모으고, 그들간의 커뮤니티를 형성해 서로의 성장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죠.


실제로 뉴 바루의 이런 의도는 현실이 되었어요. 뉴 바루에는 ‘알마 하우스(Alma House)’라는 서비스드 아파트먼트(Serviced apartment)가 있는데요. 알마 하우스는 어메니티로 이웃 브랜드인 옴노의 제품을 제공해요. 게다가 별도의 부대시설을 갖추는 대신, 뉴 바루에 있는 브랜드들과 제휴해 숙박객들에게 독점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요. 뉴 바루에는 F&B 브랜드 뿐만 아니라 스파, 피트니스 클럽 등 다양한 시설들이 있기에 서로 윈윈(Win-win)하는 협업이죠.


ⓒAlma House


ⓒAlma House


서로의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비즈니스적으로 협업을 하기도 하는데요. 패션 브랜드 ‘라이(Rye)’는 비스트로 베이커리 ‘아티피코(Atipico)’를 위해 유니폼을 디자인했죠. 뉴 바루에서는 이런 식으로 브랜드 간 협업이 자연스러워요. 싱가포르 브랜드라는 동질성에 더해, 각자의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는 브랜드들이기에 협업이 서로에게 득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브랜드 간 이런 상호작용은 F&B, 리테일, 웰빙, 예술 전반에 걸쳐 싱가포르 브랜드의 활기찬 커뮤니티를 육성한다는 뉴 바루의 사명에 기여하고 있어요.


ⓒ시티호퍼스



힙한 상권이 아닌 ‘동네 허브’를 꿈꾸다


뉴 바루에는 요즘 싱가포르에서 잘 나간다 하는 브랜드들이 모여 있는 건 사실이에요. 특히 F&B, 뷰티, 패션 등의 매장들이 그렇죠. 그런데 뉴 바루에는 MZ가 찾을 법한 핫플레이스만 모아 놓은 건 아니에요.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의외의 공간들이 눈에 띄는데요. ‘아동’, ‘교육’, ‘건강’ 관련 공간들이에요. 뉴 바루는 어떤 이유에서 이런 공간들을 들인 걸까요?


일단 어떤 시설들이 있는지 살펴 볼게요. 뉴 바루의 입구부터 눈에 띄는 커다란 미끄럼틀이 있어요. 그리고 그 미끄럼틀에서 시작해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초록색 공원이 펼쳐지죠. 뿐만 아니라 유아나 미취학 아동들을 위한 놀이 공간인 ‘키즈토피아 프레스티지(Kiztopia Prestige)’, 아동복 전문 브랜드 ‘씨 애플(Sea apple)’, 식품 과학을 가르치는 이중 언어(Bilingual) 유치원인 ‘오렌지 트리 유치원(The orange tree preschool)’ 등 아이들을 위한 시설들을 찾아볼 수 있어요.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


ⓒSea apple


ⓒKiztopia


여기에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참여 가능한 교육 목적의 매장들도 있죠. 기교보다 개성을 중시하는 미술 학원 ‘초크 앤 펜슬(Chalk N Pencils)’, 발레를 배울 수 있는 ‘바레웍스 발레(Bareeworks Ballet)’, 보컬 및 스피치 코칭 전문 스튜디오 ‘로프트(LOFT)’, 도예 스튜디오 ‘더 포터스 길트(The Potters’ Guilt)’ 등은 어른, 아이할 것 없이 무엇인가를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을 환영해요.


건강을 가꿀 수 있는 공간들도 있어요. 뉴 바루의 5층에는 마사지숍, 실내 사이클 스튜디오, 피트니스 클럽, 필라테스 스튜디오 등이 모여 있죠. 한편 학교 건물을 쓰이던 당시 강당 역할을 했던 공간은 현재 피클볼 코트로 쓰이고 있어요. 누구나 앱으로 예약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이런 공간들은 뉴 바루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렇듯 ‘소비’ 목적이 아닌, 배움과 교육, 심지어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매장들을 입점시킨 의도는 무엇이었을까요?


ⓒ시티호퍼스


뉴 바루는 리버 밸리의 ‘공유 거실(Shared living room)’이 되고자 했기 때문이에요. 단순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젊은 상업 시설을 만들고 싶었던 게 아니었죠. 대신 정말로 타깃했던 건 이 지역의 주민들이었어요. 70년대 공공 주택 단지 놀이터를 연상시키는 놀이 구역과 열린 잔디밭, 배움이 있는 즐길 거리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은 가족 단위의 고객들을 결집시키는 데 충분했어요.


공유 거실이라는 컨셉은 로 앤 비홀드 그룹이 ‘싱가포르를 더 사랑스럽게 만든다’는 사명을 실현하기 위한 접근법에서 비롯되었는데요. 로 앤 비홀드 그룹은 싱가포르에 필요하지만 공백인 부분을 찾아내 메워 왔어요. 싱가포르에 해변 문화가 없었던 것을 포착해 탄종 비치 클럽을 만들었던 것처럼요.


이번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였어요. 뉴 바루가 들어서기 전 리버 밸리에는 수준 높은 레스토랑, 바, 카페 등이 늘어서 있었지만, 사람들이 모이는 ‘중심지’가 없었어요. 이에 뉴 바루를 통해 동네 사람들이 모일 만한 하나의 큰 공간을 만들어 싱가포르를 더 사랑스럽게 만들었죠.


생동감 넘치는 현장 때문에 뉴 바루는 완성형처럼 보여요. 그런데 아직 뉴 바루는 완성된 게 아니에요. 2024년 9월에 문을 열어, 2025년 4월 기준 80% 정도가 오픈된 것이라고 해요. 뉴 바루는 ‘2단계’라고 부르는 다음 스테이지를 준비 중인데요. 다음 스테이지에서는 2개의 이벤트 공간을 리노베이션할 예정이에요. 여기에는 로컬 음식들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푸드 홀도 계획되어 있어요. 뉴 바루의 마지막 퍼즐도 동네 허브를 지향하고 있는 듯 해요.


ⓒ시티호퍼스



싱가포르 라이프스타일 씬이 기대되는 이유


뉴 바루를 만든 로 앤 비홀드 그룹은 2005년, 싱가포르 최초의 스탠드얼론(Standalone) 루프탑 바, ‘루프(Loof)’를 시작으로 업계에 등장했어요. 이후 일본 갓포 스타일의 레스토랑 ‘에소라(Esora)’, 이탈리안 레스토랑 ‘피코(FICO)’, 프렌치 레스토랑 ‘클로딘(Claudine)’,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오데뜨(Odette)’ 등 다양한 장르의 브랜드들을 펼쳐 왔죠.


이처럼 로 앤 비홀드 그룹의 주력은 스탠드얼론 매장들이었어요. 캐릭터 있는 브랜드들을 싱가포르 곳곳에 데뷔시켜 라이프스타일 씬을 다채롭게 만들어 왔죠. 로 앤 비홀드 그룹의 레스토랑들에 방문하는 사람들을 다 합치면 매주 약 5만 명 정도라고 해요. 이 손님들의 방문과 경험은 싱가포르 식당들의 수준을 높이는 데 큰 영향을 끼쳤죠.


그런데 이번 뉴 바루 프로젝트는 스케일이 달랐어요. 업계 뿐만 아니라 로 앤 비홀드 그룹도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죠. 먼저 기존처럼 스탠드얼론 매장이 아니라, 여러 테넌트들을 큐레이션한 큰 규모의 상가를 디렉팅하는 마스터 테넌트가 되었어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자신들이 기획한 브랜드의 확장 버전을 선보일 수 있었죠. 뉴 바루에 입점한 테넌트 중 일부는 로 앤 비홀드 그룹에 속한 브랜드거든요.


코코넛을 소재로 한 음식과 음료를 선보이는 ‘코코넛 클럽(The coconut club)’, 칵테일 바 ‘바 봉 펑크(Bar bon funk)’, 레스토랑 겸 바 ‘소마(Somma)’가 그 예시예요. 코코넛 클럽은 싱가포르 내 다른 지역에 있던 레스토랑이었고, 바 봉 펑크의 경우 홀랜드 빌리지와 클럽 스트리트에 위치한 와인바 ‘르 봉 펑크(Le bon funk)’의 칵테일 바 버전이에요. 소마 또한 피코의 셰프이자 비즈니스 파트너인 ‘미르코 페브릴(Mirko Febbrile)’가 새롭게 선보인 모던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죠.


ⓒ시티호퍼스


로 앤 비홀드 그룹은 업계를 이끄는 건 물론, 끊임없이 자가발전 중이에요. 뉴 바루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기존에 있던 다른 브랜드들 또한 리노베이션 또는 그에 버금가는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죠.


“우리는 지속 가능한 장소를 만들기 위해 정말 노력합니다. 즉, 끊임없이 돌아가서 개선하고 새로 고침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그저 성장하기 위해 성장하고 싶지 않습니다.”

- ‘위텡웬’ 로 앤 비홀드 그룹 매니징 디렉터, <더 스트레이트 타임즈> 중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고 했던가요? 업계의 선두주자가 구르는 돌이기에, 로 앤 비홀드 그룹은 물론 앞으로 이들이 가꾸어 나갈 싱가포르의 라이프스타일 씬은 더 풍요로워질 거예요.





Reference

Life Power List 2024: The Lo & Behold Group’s MD Wee Teng Wen champions local brands with New Bahru

BRANDS THAT LOVE PEOPLE...#03

Tanjong Beach Club Shuts After 14 Years But Promises A Prompt Return In Early 2025

New Bahru: A Home for Singapore’s Finest

New Bahru: Where Past, Present, and Future M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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