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조금 운동하는 Z세대를 움직이게 하는 힘

나이키 재팬

2023.03.08

일본 10대들 사이에는 ‘가라벤’이라는 문화가 있어요. 일본어로 노래방을 뜻하는 ‘가라오케’와 공부를 뜻하는 ‘벤쿄’를 합친 말이에요. 그러니까 가라벤은 일본 10대들이 노래방에서 공부를 하는 문화를 의미해요. 노래방에서 공부라니, 왜 이런 문화가 생긴 것일까요?


10대들이 공부할 만한 장소는 정해져 있어요. 학교, 도서관, 그리고 카페. 하지만 어느 곳이건 아쉬움이 있죠. 학교나 도서관은 너무 딱딱하고, 카페에서 공부하자니 시끄럽거나 눈치가 보이기도 하고요. 이 때 일본의 10대들이 떠올린 곳이 바로 노래방이에요. 


노래방은 낮에 시간당 5천~1만원 정도면 작은 방 하나를 단독으로 이용할 수 있어요. 공부를 하다가 집중력이 떨어지면 노래를 부르며 기분을 전환할 수도 있고요. 게다가 일본의 가라오케는 피자, 파스타 등 식사 메뉴를 판매하기도 해 공부, 휴식, 식사 3가지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곳이에요. 그래서 10대들의 기발함이 엿보이는 가라벤 문화가 생겨난 거예요.


나이키 재팬은 이런 가라벤에 착안해 팝업으로 노래방을 열었어요. 아무리 10대들의 문화라도 그렇지, 도대체 노래방과 나이키 사이에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 걸까요?


나이키 재팬 미리보기

• ‘운동’하지 않는 10대에게 ‘휴식’을 권한다

 나이키가 10대를 위한 노래방을 무료로 운영한 이유

 대학교 육상 선수들이 나이키의 모델이 된 사연

 나이키 재팬, 기꺼이 논란이 되기를 자처하다




사람들의 움직임이 줄어들고 있어요. 세상이 좋아져서죠. 몇십 년 전만 해도 물리적으로 움직이지 않고서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어요. 일을 하기 위해서도,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도, 외식을 하기 위해서도 움직여야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일도 재택으로, 친구도 온라인으로, 음식도 배달로 시켜먹을 수 있는 세상이 됐어요. 그만큼 신체적 움직임은 자연스럽게 줄어들었죠.


이는 느낌적인 느낌이 아니에요.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의 슈웬응(Shu Wen Ng) 교수와 배리 팝킨(Barry Popkin) 교수가 시행한 연구 결과를 보면 변화의 정도가 놀라워요. 미국의 경우 2009년의 인구 신체 활동은 1965년 대비 32% 감소했어요. 추세가 이어져 2030년에는 46%까지 떨어질 예정이에요. 영국은 비슷한 기간 동안 20% 줄어들었고, 2030년까지 35%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요. 중국은 더 심해요. 2009년의 인구 신체 활동은 1991년 대비 45% 급감했고, 2030년에는 절반 이하로 내려 앉을 거예요.


신체 활동의 감소는 기술과 경제의 발전에 따른 뜻하지 않은 부작용이에요. 활동을 덜하면 편해진다는 뜻인데, 이게 왜 문제냐고요? 신체 활동 부족은 크게 2가지 문제를 야기해요. 하나는 개인적 관점에서의 건강 문제와 또 하나는 이런 개인의 건강 문제들이 유발하는 사회, 경제적 비용이에요.


먼저 신체 활동 부족은 비만율을 높이는 직접적인 원인이자 심혈관 질환, 고혈압, 당뇨, 우울증 등 여러 질병의 간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어요.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의학 저널인 <The Lancet>이 발표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관상 동맥 심장 질환의 6%, 제2형 당뇨병의 7%, 유방암 및 결장암의 10%의 원인이 신체 활동 부족이라고 해요. 게다가 모든 조기 사망의 9%가 신체 활동 부족에서 기인한다고 추정하고 있고요.


이런 질병과 사망은 개인의 비극에서 끝나지 않아요.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530만명이 신체 활동 부족으로 인해 조기 사망해요. 이는 결핵, 폐암, HIV/AIDS, 교통 사고로 인한 죽음보다 더 많은 숫자예요. 인명 피해는 사회, 경제적 비용을 유발해요. 2008년 중국, 인도, 영국, 미국, 러시아, 브라질에서 신체 활동 부족과 관련된 질병 비용 추정치는 2,180억 달러(약 288조 원) 이상이었어요. 벌써 15년 전 수치이니 지금은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있을 거고요.


다 자란 어른들에게도 문제인데, 나이가 어릴 수록 이런 변화는 치명적이에요. 건강한 신체 활동은 정신적, 사회적 발달에 필수거든요. 특히 지난 2년간 지속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사회 활동와 야외 활동이 제한되면서 아동들의 성장 환경에 영향을 끼쳤어요. 아이들은 곧 세상의 미래이기에,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에요.


모두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이슈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아 시급성이 떨어지는 문제였어요. 그런데 기꺼이 이 문제를 수면 위로 드러내고 ‘지금 당장 행동하자’고 외치는 브랜드가 있어요. 바로 ‘나이키(Nike)’예요. 나이키는 ’Made to play’라는 글로벌 캠페인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그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제안했어요.


“우리는 미래 세대가 그들이 가진 잠재력의 최대치를 발현할 수 있도록 우리는 아이들과 우리 자신을 다시 움직일 수 있는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서, 미래 세대가 그들이 가진 잠재력의 최대치를 발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나이키가 발표한 ‘Made to Play’ 리포트에서 전 회장 마크 파커(Mark Parker)가 밝힌 말이에요. 나이키의 생각은 리포트에만 머무르지 않았어요. 나이키는 글로벌 차원에서 Made to Play라는 슬로건 하에 각 국가별로 적합한 기관들과의 협업을 통해 아동들의 신체 활동을 장려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죠. 나라마다 형태와 방식은 조금씩 달라도, 모든 아이들이 차별없이 건강한 신체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자 하는 목표는 같아요.


그렇다면 생활 체육의 나라, 일본에서의 나이키는 어떨까요? 일본에서도 Made to Play 캠페인의 취지에 어울리는 시도들을 하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10대, 20대에 걸쳐 있는 Z세대의 일상에 운동을 가까이 하도록 만드는 움직임이 눈에 띄죠. 나이키 재팬은 어떻게 학교 공부로 밖에 나가 놀기가 더 어려워진 10~20대를 움직이게 만드는 걸까요?



‘운동’하지 않는 10대에게 ‘휴식’을 권한다


“나이키는 지난 50년 동안 스포츠의 힘으로 세상을 진화시키겠다는 목적으로 스포츠를 발전시켜 왔어요. 스포츠의 힘은 기존의 전형적인 스포츠에 국한되지 않아요. 넓은 의미에서 스포츠는 학업에 매진하는 고등학생들의 행복을 실현하고 삶의 다양한 측면을 풍요롭게 하죠.”


‘포브스 재팬’과의 인터뷰에서 나이키 재팬의 관계자가 한 말이에요. 나이키는 스포츠의 의미를 ‘운동’이라는 신체적 움직임을 넘어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봤어요. 그리고 이 철학을 학업에 치이는 10대들에게도 펼쳐내고 있죠. 일본도 한국 못지 않게 대학 입시에 열심이에요.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 외에 학원이나 집에서 공부하는 양도 많아요. 그렇다보니 학업 스트레스가 막중한 건 물론이고 운동과 같은 신체 활동은 뒷전일 수밖에요.


나이키 재팬은 입시 스트레스가 가장 높은 고등학생들을 위한 캠페인을 런칭해요. 이름하여 ‘나이키 주쿠(NIKE Juku)’. ‘주쿠(塾)’는 ‘가쿠슈주쿠(学習塾)’를 줄인 말로 방과 후 학습 시설을 의미해요. 나이키 주쿠는 물리적 시설은 아니지만, 일본 고등학생들을 중심으로 신체 활동을 통해 심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웰빙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어떻게냐고요?



ⓒNike Japan


나이키 주쿠는 운동을 ‘공부 간 휴식(Study break)’으로 정의해요. 공부를 하다가 장비, 복장 등의 준비 없이 간단히 할 수 있는 운동을 온라인으로 제공하죠. 잠깐의 움직임만으로도 공부의 효율이 오르고 건강을 지킬 수 있거든요. 운동 프로그램은 펜을 이용한 얼굴 요가, 의자에 앉아서 하는 운동, 핸드 마사지 등 접근성이 쉽고 재미있는 운동을 위주로 가르쳐요. 나이키 주쿠 영상은 나이키 웹사이트나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고요.


그런데 운동을 가르쳐주는 강사가 전문 피트니스 트레이너가 아니라 일본 10대들 사이에서 인기 좋은 셀러브리티들이에요. ‘모범적이지만 똘기있는 개성과 자유’라는 컨셉으로 활동하는 ‘아타라시 각코(Atarashii Gakko)’, 인스타그램 90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이자 ‘America’s Got Talent’, 넷플릭스 ‘The Queen of Villains’에 출연하며 전 세계를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일본의 코미디언 ‘유리앙 레트리버(Yurian Retriever)’ 등이 대표적이에요.



아타라시 각코의 풀네임은 ‘아타라시 각코노 리더즈’로 ‘새로운 학교의 리더즈’라는 의미예요. 팀의 정체성을 위해 세라복을 입고 주로 활동해요. ⓒNike Juku



유리앙 레트리버가 알려주는 간단한 마사지 기술이에요. 유리앙 레트리버가 입은 옷은 나이키 제품으로 구매도 가능해요. ⓒNike Juku


나이키 주쿠는 청소년들의 운동량을 늘리자는 비전을 가지고 시작한 캠페인이지만 비즈니스적 관점에서도 유의미한 접근이에요. 나이키 주쿠는 잠재 고객들이 직면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함으로써 그들과의 관계를 강화해요. 나이키 주쿠를 통해 건강한 수험생 시절을 보낸 10대 고객이라면 성인이 되어서도 나이키를 찾을 확률이 높아지죠. 문제 해결을 도와주고 힘든 시기를 함께 한 브랜드에게는 더 각별한 애정이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나이키가 10대를 위한 노래방을 무료로 운영한 이유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나이키 주쿠는 오프라인에서도 접점을 만들어요. 일본 10대들의 문화에 착안해 기발한 팝업을 열었어요. 엄밀히 말하면 나이키 주쿠의 방식이 기발했다기보다 이 문화 자체가 기발해요. 일본 10대들의 크리에이티브함을 엿볼 수 있는 문화라고나 할까요.


일본 10대들 사이에는 ‘가라벤’이라는 문화가 있어요. 일본어로 노래방을 뜻하는 ‘가라오케(カラオケ)’와 공부를 뜻하는 ‘벤쿄(勉強)’를 합친 말이에요. 가라벤은 일본 10대들이 노래방에서 공부를 하는 문화를 의미해요. 노래방에서 공부라니, 왜 이런 문화가 생긴 것일까요?


10대들이 공부할 만한 장소는 정해져 있어요. 학교, 도서관, 그리고 카페. 하지만 어느 곳이건 아쉬움이 있어요. 학교나 도서관은 너무 딱딱하고, 카페에서 공부하자니 지나치게 시끄럽거나 눈치가 보이기도 하고요. 우리나라에도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을 일컬어 ‘카공족’이라고 부르며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치기도 하죠. 일본의 사정도 마찬가지였어요.


이 때 일본의 10대들이 떠올린 곳이 바로 노래방이에요. 노래방은 낮에 시간당 5천~1만원 정도면 작은 방 하나를 단독으로 이용할 수 있어요. 집중해서 공부를 하다가 집중력이 떨어지면 노래를 부르며 기분을 전환할 수도 있고요. 게다가 일본의 가라오케는 피자, 파스타 등 식사 메뉴를 판매하기도 해 공부, 휴식, 식사 3가지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곳이에요. 가라오케 입장에서도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간대인 평일 낮은 손님이 거의 없는 시간대라 학생 손님들을 환영하죠.


나이키 재팬은 이런 일본 10대들의 가라벤에 착안해 노래방을 열었어요. 2022년 9월 말에 한시적으로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3개 도시에서 4개의 노래방을 운영한 거예요. 일본 주요 도시에서 노래방을 운영하고 있는 ‘가라오케칸(カラオケ館)’과 협업해 4개 지점을 10대를 위한 무료 자습실로 개방했죠. 학생들을 위한 음식 메뉴도 개발해 판매하고요.



ⓒNike Japan



ⓒNike Japan


노래방 안은 나이키 주쿠의 메시지를 표현하는 스티커들로 가득해요. 공부하는 중간에 노래방 화면으로 나이키 주쿠 프로그램을 재생해 간단한 운동을 할 수도 있고요. 일본 10대의 문화에 대한 이해와 문화적 맥락을 바탕으로 기획한 이 오프라인 이벤트는 나이키 주쿠의 메시지를 더 강화했어요. 5일간 진행된 팝업이라 지금은 찾아볼 수 없지만, 가라벤을 활용한 나이키 주쿠 팝업은 업계의 호평을 받았어요.



ⓒjapan_leaders 인스타그램



ⓒjapan_leaders 인스타그램



대학교 육상 선수들이 나이키의 모델이 된 사연

이번엔 연령대를 조금 올려 볼게요. 나이키는 20대 대학생들의 운동도 응원해요. 성인이 되면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해지기 때문에 10대 학생들의 ‘입시 스트레스’처럼 라이프스타일의 관점에서 공통적인 문제를 발견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나이키는 공통적인 이벤트에 주목해요. 대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학교 이름을 달고 뛰는 운동 종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볼게요. 일본에는 매해 1월, ‘하코네 에키덴(Hakone Ekiden)’이라는 경기가 열려요. 에키덴은 한국어로 ‘역전’이라는 뜻이에요. 여러 사람이 장거리를 릴레이 형식으로 달려 더 먼저 들어오는 팀이 이기는 육상 경기죠. 하코네 에키덴은 간토 지방의 대학교 역전 경기로, 도요대, 메이지대, 토카이대 등 간토 학생 육상 경기 연맹 소속 학교 학생들만 참여할 수 있어요.


하코네 에키덴은 나이키 재팬의 주요 이벤트 중 하나예요. 단순히 스폰서십으로 후원하는 것이 아니라 매년 말 이듬해 1월의 에키덴을 기념해 ‘에키덴 팩(Ekiden Pack)’이라는 별도 라인을 런칭하거든요. 에키덴 팩은 역전 선수와 역전 경기에서 영감을 받은 라인이에요. 이 콜렉션에는 신발, 의류 등이 포함되고, 별도의 룩북도 제작하죠.


2023년 에키덴 팩 컬렉션은 일본에서 전통적으로 승리를 상징하는 ‘잠자리’가 컨셉이었어요. 나이키가 승리의 여신을 뜻하니 찰떡궁합의 컨셉인 셈이에요. 신발의 경우 2003년에 출시되었던 ‘나이키 메이플라이(Nike Mayfly)’ 모델을 최신 기술과 소재로 재해석해 초경량 레이싱 모델로 업그레이드했어요. 신발 종류는 일상적인 러닝에서 실제 경기까지 여러 가지 목적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모델을 출시했고요.



ⓒNike Japan


2023년 에키덴 팩 컬렉션의 디자인은 잠자리, 잠자리 날개, 역전 선수, 역전 레이스 등을 활용한 디자인 모티브와 반사 소재, 그린 컬러가 어우러져 에키덴의 역동성을 표현했어요. 마찬가지로 재킷, 티셔츠, 바지 등도 신발과 동일한 모티브로 디자인했어요. 그리고 각 대학교의 에키덴 선수들은 나이키 에키덴 팩의 모델이 되죠. 더 나아가 실제로 경기에 나이키 에키덴 팩을 신거나 입고 출전하기도 했어요.



ⓒNike Japan



에키덴 팩의 컨셉은 매해 달라요. ‘아침에 뜨는 해(朝日)’를 컨셉으로 한 2022년 에키덴 팩 신발이에요. ⓒNike Japan



2021년 에키덴 팩 신발이에요. ⓒNike Japan


그런데 나이키 재팬은 많은 운동 중에 왜 에키덴을 선택했을까요? 여러 대학교마다 팀이 있고, 역사가 100년이 넘은 경기라는 사실도 한 몫해요. 전 구간이 TV로 방송되며 관동 지방에서의 시청률은 30%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도 높죠. 하지만 이뿐만이 아니에요. 하코네 에키덴은 ‘스토리’가 빛나는 종목이에요. 여기에는 하코네 에키덴의 중계가 큰 역할을 해요.


하코네 에키덴의 중계는 몰입감이 있어요. 성적을 이야기할 때에도 구간 신기록, 구간 우승, 종합 우승, 전년도보다 좋은 성적, 완주 등 입체적 관점에서 선수의 성적을 조명해요. 더불어 각 선수의 이야기를 중계하는데 마치 한 편의 옴니버스 영화를 보는 듯 해요.


예를 들어, 한 선수가 다른 선수를 추월하는 장면에서도 한 편의 서사가 펼쳐져요. 96회 하코네 에키덴에서는 4구간을 뛰는 아오야마 대학의 요시다 유야가 앞 선수를 추월했어요. 모르고 보면 평범한 추월 장면이었을 이 때, 아나운서는 요시다 유야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감동을 자아내요. 요약하자면 이런 내용이에요. 


에키덴에는 각 학교별로 10명이 출전하는데 요시다 유야는 매번 11번째 선수여서 선발되지 못하다 이번에 처음으로 에키덴에 참가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이미 대학교 4학년이기에 이번 경기가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에키덴인 거죠. 이런 경기에서 그가 이뤄낸 역전 레이스는 아오야마 대학의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어요. 그리고 그가 경기 참가 전 ‘지금까지 자신을 믿고 대학 4년간, 더 나아가 육상 훈련을 했던 지난 10년 동안 갈고 닦았던 실력의 집대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한 말까지 덧붙여요.


에키덴 중계를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선수에게 감정이 이입되어 그 선수를 응원하게 돼요. 감동은 덤이고요. 대학생 선수 한 명 한 명의 스토리로 서사를 만드는 에키덴이기에 나이키 재팬이 별도의 콜렉션을 만들 만큼 진심을 담아 응원하는 거 아닐까요?



나이키 재팬, 기꺼이 논란이 되기를 자처하다

나이키 재팬은 일본의 Z세대가 마주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끼어들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기꺼이 그들의 삶을 응원하죠. 그런데 나이키 재팬이 공감하고 동행을 하는 일은 Z세대에 국한되지 않아요. 사회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데도 적극적이에요. 아이들의 운동 부족, 10대들의 입시 스트레스처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슈들뿐만 아니라 찬반이 갈리는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예요.


2020년에 일본 내 ‘차별’을 소재로 런칭한 캠페인이 대표적이에요. 주인공은 일본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10대 소녀 3명. 한 명은 일본인 소녀, 한 명은 흑인 혼혈, 한 명은 자이니치(재일교포). 3명의 소녀가 축구를 통해 차별을 극복하는 짧은 영상의 끝에는 ‘당신은 우리를 멈출 수 없다(You can’t stop us)’라는 메시지가 떠요. Z세대로 대표되긴 했지만, 일본 사회의 성별과 인종에 따른 전반적인 차별을 전면으로 드러낸 것이죠.



이 동영상은 공개된지 1주일도 안 되어 1천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단숨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어요. 찬반도 갈렸죠. 나이키가 차별 문제를 과장한다며 불매운동이 일어나기도 했어요. 나이키 재팬이 이런 반응을 미리 예상하지 못했을까요? 일본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깊은 나이키가 일본 내 이런 반응을 몰랐을 리 없어요. 알고도 자처한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대 의견을 감내할 만한 일이자 나이키가 지향하는 가치라고 믿었기 때문이에요.


이처럼 나이키 재팬은 각종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면서 ‘브랜드 액티비즘’의 아이콘이 됐어요. 참고로 미국 노스웨스대학교 켈로그 경영대학 석좌교수인 필립 코틀러는 ‘브랜드 액티비즘이란 공공선을 증진시키고자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겠다는 기업의 선언’이라고 정의한 바 있어요. 진심을 담아 옳다고 생각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나이키 재팬의 브랜드 액티비즘은 고객들의 깊은 공감을 사기에 충분해요. 사회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Z세대들에게는 더욱 효과가 있는 행보일 것이고요. 다음엔 또 어떤 사회적 화두로 더 나은 세상을 제안할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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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나이키 공식 웹사이트

 Made to play Designed to move 2020 Report, Nike

 スポーツを通して日本の若い世代のウェルビーイングを目指すナイキの新たなプログラム「NIKE塾」, Nike Japan

 ナイキの次なる挑戦、高校生向け「NIKE塾」をスタート, Forbes Japan

 山下 奉仁, ナイキがなぜカラオケ店を無料開放? 異色すぎる高校生向け施策, Nikkei X Trend

 일본의 신년 마라톤, 하코네 에키덴을 알아보자!, 시사일본어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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