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된 장인 카페가 커피에 떨어뜨리는 ‘희망’의 정체

오가와 커피

2023.04.24

일본에서 커피 소비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어디일까요? 커피의 고장으로 불리는 ‘교토’예요. 일본 전국의 커피 소비량은 하루 평균 3.3잔인데 교토의 경우 4.9잔을 웃돌아요. 평균 대비 50% 가까이 높은 셈이에요. 일본의 47개 도도부현 중 1위죠. 


그렇다면 교토의 커피 씬을 조금 더 들여다 볼까요? 그 중심엔 '오가와 커피'가 있어요. 경쟁이 치열한 교토에서도 '장인 커피'로 명성이 자자한 카페예요. 동시에 미래 지향적이기도 하죠. 70년 노하우를 살려 도쿄에 체험형 빈즈 살롱인 오가와 랩을 오픈하고, 여태껏 본 적 없는 신개념의 메뉴를 선보이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오가와를 진짜 자랑스럽게 만드는 건 따로 있어요. Drip of Hope. 커피 한 잔에 떨어뜨리는 희망이에요. 커피에 희망이라니, 이건 또 무슨 소리일까요?


오가와 커피 미리보기

 갈고닦은 전통 핸드드립에, 신선함 한 방울을

 아낌없이 알려드리는 혁신의 장, 오가와 랩

 공정무역은 기본, ‘버드 프렌들리’를 추구한다

 한 잔의 커피로 희망의 몸집을 불리는 카페




일본에는 카페인 듯, 카페 아닌, 카페 같은 곳이 있어요. 바로 ‘킷사텐’이에요. 테이블에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점에서는 카페인 듯 보이지만 카페와는 차이가 있어요. 토스트, 샌드위치, 카레라이스, 햄버그스테이크 등의 식사류뿐만 아니라 술도 함께 팔죠. 공간 분위기도 카페와는 사뭇 달라요. 레트로하면서도 로컬스럽거든요. 그럼에도 커피가 중심에 있으니 카페 같은 곳이라 볼 수 있어요. 그렇다면 어쩌다 이런 킷사텐이 자리 잡게 된 걸까요?


킷사텐의 등장은 1888년이었어요. 런던과 파리 등 유럽에서 근무를 했던 어느 외교관이 도쿄에 커피, 빵, 버터 그리고 술과 담배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커피하우스, 가히차칸을 열면서부터예요. 이를 시작으로 킷사텐이 하나둘씩 생겨났는데요. 그러다 킷사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 사건이 발생했어요.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벌어진 건데요. 사연은 이래요.


1910년경 브라질 커피 생산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어요. 당연히 커피 가격이 폭락했죠. 이즈음 일본은 지금에는 브라질 정부와 한 가지 딜을 하게 돼요. 브라질산 커피 원두를 무료로 수출해 주면, 일본인을 브라질로 이주시키기로 한 거예요. 이 거래가 성사돼 3년간 500톤의 원두가 일본으로 들어왔어요. 공짜로 커피 원두를 얻었으니 가격은 저렴할 수밖에 없었고, 이내 도쿄 긴자 거리에 유명한 킷사텐들이 생겼어요.


킷사텐이 속속 들어서면서 커피 문화도 발전했어요. 일본 사람들은 손수 로스팅을 하고 커피를 내리는 핸드드립 추출법을 고수했는데요. 그 결과 간편화된 미국식이 아니라 원두에 대한 까다로움과 로스터리의 개성을 간직한 유럽식 문화를 따라 성장하게 돼요. 여기에 특유의 장인정신까지 녹여내자 그 어디에도 없던 커피 산업을 꽃피웠죠. 칼리타, 고노, 하리오 같은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핸드드립 브랜드도 일본에서 탄생할 수 있었고요.


이처럼 킷사텐으로 시작해 커피 산업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일본에서도 유독 커피의 도시로 불리는 곳이 교토예요. 커피 소비량이 일본의 47개 도도부현 중 1위죠. 어느 정도냐면요. 일본 전국의 커피 소비량이 하루 평균 3.3잔인데 교토의 경우 4.9잔을 웃돌아요. 전국 평균보다 50%가량 높은 거예요. 수요가 많은 만큼 경쟁도 치열할 수밖에요. 이러한 교토의 커피 신(Scene)에서도 유독 ‘장인 커피’로 정평이 난 카페가 있는데요. 1952년에 문을 연 ‘오가와 커피(이하 오가와)’예요.



ⓒ시티호퍼스



갈고닦은 전통 핸드드립에, 신선함 한 방울을


“모든 직원은 커피 장인이 되어야 합니다.”


창업 이래 변함없이 지켜온 오가와의 슬로건이에요. 실제로 오가와에는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재팬 바리스타 챔피언십, 월드 라떼아트 챔피언십 등의 우승자와 입상자가 잔뜩 모여 있어요. 직원만 정상급인 게 아니에요. 여느 스페셜티 카페처럼 다양한 산지와 소통하면서 양질의 원두를 확보하죠. 이 원두를 70년 동안 갈고닦은 로스팅 기법으로 블렌딩하고요. 전문성을 가진 직원, 고품질의 원두, 전통적인 노하우가 만났으니 과연 장인 커피라 불릴 만해요. 이 정도로 해도 경쟁력이 있는데, 오가와는 여기에다가 신선함을 몇 방울 떨어뜨렸어요. 그렇게 창의적인 커피 메뉴들이 탄생했죠.


커피 젤리 플로트, 에스프레소 소다, 비엔나커피 흰 미소 크림. 이름만 보자면 생소하죠? 하지만 이름만 봐도 주재료가 뭔지 알 수 있어요. 커피 젤리 플로트는 아이스커피에 과일 맛 커피 젤리를 넣었어요. 바닐라 젤라또가 녹으면서 커피가 젤리와 어우러지는데 펄을 씹는듯한 식감이 나요. 다음으로 에스프레소 소다는 수제 바질 시럽에 레몬, 라임, 소다를 넣고, 그 위에 에스프레소를 부어 완성해요. 커피의 쓴맛과 소다의 상쾌함이 바질 맛을 잡아주면서 마르게리타를 음료화한 듯한 맛이 느껴져요. 하이라이트는 비엔나커피 흰 미소 크림. 커피와 미소라니, 웬 해괴한 조합인가 싶지만 미소 특유의 짠맛과 단맛이 조화를 이루면서 캐러멜 마키아토 같은 맛을 즐길 수 있어요.


교토에 있는 오가와의 매장 중에서 이 희한하고 이색적인 메뉴들을 가장 운치 있게 맛볼 수 있는 장소가 사카이마치 니시키점이에요. 100년이 넘은 마치야를 카페로 개조해, 오가와의 철학과 지향점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거든요. 기존의 들보와 기둥은 그대로 남기고 원래 있던 전나무는 새로 증축한 중정으로 옮겼어요. 실내 인테리어는 마치야의 분위기와 위화감 없이 세련되게 디자인했고요.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메뉴를, 과거와 현대가 만나는 공간에서 맛볼 수 있는 거예요. 어느 카페에서도 느끼기 어려운 ‘신선한 기분’을 얻는 건 덤이에요.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


이곳에선 커피 말고도 흥미로운 메뉴를 하나 발견할 수 있어요. 바로 식빵이에요. 식빵이라는 메뉴 자체는 특별할 게 없지만, 이를 조리하는 방식이 독특해요. 식빵을 숯불에다 굽거든요. 그렇다면 오가와는 어쩌다 숯불 식빵을 선보이게 되었을까요? 이 메뉴도 전통을 이어가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됐어요. 이 지점은 예스러운 가옥인 마치야를 리모델링했듯이, 오래된 커피 문화인 킷사텐을 오가와 스타일로 구현하고자 했죠. 그러려면 음식이 필요한데, 교토인들에겐 커피와 빵을 함께 먹는 것이 클래식한 방식이었어요. 그래서 지점 오픈 일에 맞춰서 새로운 식빵을 선보이기로 한 거예요.



ⓒ시티호퍼스


‘100년 후에도 질리지 않는, 매일 먹을 수 있는 식빵’


오가와가 전설의 블랑제리인 ‘르 쁘띠맥’ 창업자인 니시야마 이츠나리에게 식빵 개발을 의뢰하며 했던 주문이에요. 여기에다가 한 가지 조건을 더 내세웠어요. 교토산 밀을 사용해달라는 것이었어요. 난해한 과제였지만 그의 도전의식을 자극했죠.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으려면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야 했는데, 문제는 다른 재료 없이 밀 본래의 단맛을 끌어내면서 빵을 부풀게 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어요. 그는 노트 2권 분의 시행착오 끝에 결국 최적의 조합을 찾아냈어요. 그러고는 식빵을 스페인산 숯불구이용 오븐 ‘조스퍼 차콜 오븐’으로 구웠어요. 재료 본연의 맛을 더 끌어내기 위함이에요. 여기에 교토의 술 양조장 사사키 주조의 쌀누룩이 들어간 버터를 곁들이면, 찰떡궁합이죠. 이렇게 오가와 사카이마치 니시키점은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장이 되었어요.



아낌없이 알려드리는 혁신의 장, 오가와 랩

커피 젤리 플로트, 에스프레소 소다, 비엔나커피 흰 미소 크림 그리고 숯불 식빵까지. 이러한 혁신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도쿄로 가봐야 해요. 도쿄 시모키타자와와 사쿠라신마치에 2020년과 2021년에 차례로 ‘오가와 커피 래버러토리(이하 오가와 랩)’를 오픈했거든요. 여기선 뭘 하느냐고요? 크게 두 가지예요. 하나는 커피 맛이 혀끝에 닿는 순간부터 거꾸로 커피의 여정을 거슬러 올라가는 거예요. 또 하나는 커뮤니티와 열린 실험의 장이 되는 거고요. 그렇게 ‘맛있는 커피, 맛있는 식재료, 특별한 공간 그리고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을 추구하고자 하죠.



ⓒ오가와


오가와 랩에선 바리스타가 손님을 일대일로 접객해요. 길게 늘어선 바로 공간을 구성한 것도 손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예요. 랩에는 싱글 오리진과 블렌드를 합해 21종의 원두 라인업이 있는데요. 모두 시음해 볼 수 있어요. 생산국, 생산자, 원두 선별 방법 등이 적힌 플레이버 컴퍼스로 원두 각각에 대한 이해를 돕고요. 또한 바리스타가 맛과 생산자에 대한 생각과 자신의 취향을 이야기처럼 적은 디스크립션 카드도 제공해요. 그럼에도 어려워하는 분들을 위해 맛을 상상하게 하는 설명을 곁들여요. ‘버터 토스트 같은 향기, 멜론 같은 신맛과 단맛, 건포도 향기에 초콜릿 같은 단맛’와 같이요. 그래서 오가와 랩은 커피 초보자에게도 한껏 열려 있어요.



ⓒ시티호퍼스



ⓒ오가와


원두에 대해 알아봤고 마음에 드는 원두까지 찾았다면요, 이제 맛있는 커피를 직접 내려볼 차례예요. 스테디셀러부터 최신 모델까지 바리스타가 애용하는 40여 종의 커피 기구를 엄선해 들여놨어요. 자유롭게 조합하면서 로스팅과 추출을 시도해 볼 수 있죠. 체험은 ‘굽다, 갈다, 붓다, 내린다, 재다’ 중 고를 수 있는데요. 만약 ‘갈다’를 선택했다면 구비된 그라인더 중 한 가지를 골라 커피를 내리면서 원두와의 궁합, 수동과 자동 머신의 차이, 조작법 등 커피에 관한 지식과 바리스타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어요.


또한 이곳에서는 마음에 든 커피 원두를 구매해서 매장에 보관하는 것도 가능해요. 마치 바에서 술을 킵해 두는 것과 유사한데요. 결정적인 차이가 있어요. 바에서는 남은 술을 그대로 보관해 주는 반면, 오가와 랩에서는 구매한 원두를 물리적으로 보관해 주지 않아요. 이 ‘리저브 시스템’을 이용하면 앱에서 사용한 양만큼만 차감하고 남은 그램 수를 이월시키죠. 다음 방문 때, 지난번에 구매했던 원두를 보관했다가 내주는 게 아니라 신선한 상태의 같은 원두를 제공하는 방식이에요.


그렇다면 매번 같은 원두로 내린 커피를 주문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왜 리저브 시스템을 이용하냐고요? 원두를 리저브 해두면 더 저렴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거든요. 또 이런 의문도 들 수 있어요. 집이나 회사에서 마시려고 원두를 사는데 매장에 가야만 마실 수 있으면 불편하지 않냐고요? 물론 남은 원두를 가지고 갈 수 있어요. 그러나 매장 밖으로 나간 원두는 다시 매장에서 보관할 수 없어요. 그 사이 원두가 어떻게 변했을지 알 수 없어서죠. 그래서 원두를 가져갈 때도 원하는 양만큼만 가져갈 수 있어요. 원두를 최적의 상태로 보관하기가 어렵다는 고충을 리저브 시스템으로 해결하는 거예요.


또한 킷사텐 문화를 요즘의 스타일로 풀어낸 곳답게 오가와 랩에선 아침, 점심, 저녁 메뉴도 제공해요. 외부의 셰프들과 협업해서 ‘커피와 숯불구이 요리의 마리아주를 만끽하자’는 컨셉으로 실험적인 요리를 내놓죠. 그뿐 아니라 매장에는 공유 로스터기를 둬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해요. 카페 운영자나 바리스타 등 업계 사람들도 오가와 랩을 깊숙이 경험할 수 있도록이요. 이처럼 오가와 랩은 문을 닫아놓고 비밀리에 미래를 준비하는 대신 오픈 이노베이션의 장을 자처해요. 그동안 쌓아온 지혜를 공개하고 나누며, 더 큰 혁신을 만들어가는 실험실로 자리 잡고 있죠.



공정무역은 기본, ‘버드 프렌들리’를 추구한다

70여 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혁신의 최전선에 있는 오가와. 그렇다면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요? 단순히 맛있고 새로운 커피를 만드는 데 있지 않아요. ‘희망의 방울(Drip of Hope)’을 떨어뜨리면서 커피로 희망을 이야기하고자 하죠. 커피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어 지속 가능한 사회에 공헌하는 걸 목표로 삼는 거예요. 그래서 오가와는 유기농 농산물 규정이 생기기 전부터 유기농 원두를 취급해 왔어요. 2003년부턴 공정무역으로 유통되는 원두를 팔고 있죠. 세계 공정무역의 달인 5월 한 달간은, 공정무역 인증 제품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새 메뉴를 선보이고요.


버드 프렌들리(Bird Friendly) 인증 커피를 일본에서 처음 출시한 것도 오가와예요. 중남미 지역의 커피는 전통적으로 나무 아래서 자라는 ‘그늘 재배법’에 의해 생산됐어요. 그런데 더 빨리, 더 많은 커피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걷어내고 직사광선을 쬐는 ‘선 그로운(Sun-Grown) 재배법’이 주를 이루면서, 새들의 서식지였던 산림이 파괴되기 시작했어요. 그동안 사라진 열대우림의 면적만 250만 에이커, 잠실 야구장 100만 개에 해당하는 크기예요. 버드 프렌들리 인증 커피는 다시 그늘 재배법으로 생산된 커피를 말해요. 물론 오래 걸리지만 커피 원두가 천천히 숙성할수록 향미는 더 달콤해지는 법이죠. 지구에 좋을 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더 나은 맛의 커피를 제공할 수 있는 거예요.


이외에도 수마트라 오랑우탄 보호 프로그램에 기부하는가 하면,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의 교육과 워킹맘들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는 데, 여성 커피 생산자들을 지원하는 데, 저탄소 사회를 구현하는 데 꾸준히 힘을 싣고 있어요. 이처럼 오가와의 활동을 보면 커피 산업과 생태계를 일차원적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커피 원두를 재배해서 고객이 커피를 마시는 과정에서 연결되어 있는 모든 것에 희망의 방울을 떨어뜨리고자 하죠. 그래서 오가와도 킷사텐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카페인 듯, 카페 아닌, 카페 같은 곳이죠.


사실 교토의 사카이마치 니시키점도 커피로 지속 가능한 사회에 공헌하고자 2022년에 오픈한 공간이에요. 유기 JAS 인증이나 국제 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에시컬(Ethical) 커피만을 취급해 넬 드립으로 제공하거든요. 이때 넬은 종이가 아니라 양모로 짠 천이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친환경적인 거예요. 또한 오가와는 글로벌 유기농 섬유 표준(GOTS) 인증을 취득한 오가닉 코튼도 개발해 이 넬 드립에 사용하고 있어요.


이처럼 이 매장은 에시컬 카페를 표방해요. 하지만 손님이 이를 특별히 의식하게 되는 경우는 없어요. 그저 커피를 즐길 뿐이죠. 사회와 환경을 건강하게 만드는 실천은 오가와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하고 있으니까요. 불편하지 않게, 부담스럽지 않게 스며들어 손님 자신도 모르는 사이, 윤리적 소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요. 오가와에게 공정한 거래, 친환경적인 방식, 균형 잡힌 생태계는 마케팅의 수단이 아니라 그들이 희망의 방울을 채워서 이루고 싶은 미래인 거예요.



한 잔의 커피로 희망의 몸집을 불리는 카페

커피 산업의 미래와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건 환영할 일이에요. 그런데 착한 생각, 바른 행동을 하면서 비즈니스를 자선 사업처럼 운영하는 건 아닐까요? 오가와의 사업 성과를 알고 나면 생각이 달라져요. 2022년 오가와 매출은 84억엔(약 840억원)이거든요. 2018년 매출이 65억엔(약 650억원)이니 4년 사이에 매출이 29%가량 증가했어요. 영업이익도 2018년에 2억엔(약 20억원), 2019년에 1.9억엔(약 19억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타격을 받았던 2020년에도 3.6억엔(약 36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죠.


그렇다고 매장수를 빠른 속도로 늘리는 것도 아니에요. 오가와 매장은 미국 보스턴에 있는 해외 매장을 포함해 총 11개뿐인데요. 한때 35개 매장이 있었으니, 오히려 매장수가 1/3 수준으로 줄어들었죠. 매장당 매출이 늘어나면서 사업 구조가 더 탄탄해진 거예요. 11곳 모두가 초대형 매장이 아닌 이상 매장당 평균 매출 7.6억엔(약 76억원)을 올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닌데, 비결이 뭘까요?


매출을 매장 수로 나눈 산술적인 평균은 7.6억엔이지만, 매출의 큰 부분은 매장에서 판매하는 커피가 아니라 커피 도매와 팩 커피에서 발생해요. 커피 도매야 여느 카페 브랜드들도 하고 있어 특별한 사업 영역은 아니에요. 그럼에도 전통과 혁신 그리고 희망이 담긴 원두라 차별적 경쟁력이 있죠. 또한 팩 커피를 편의점 로손 등에서 판매하는데요. 제품이 색달라요. 숯불의 스모키하고 쓴맛, 진한 감칠맛을 극대화한 숯불 팩 커피를 팔거든요. 일반적인 커피는 경쟁이 치열하니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품으로 승부하는 거예요. 그것도 1985년부터 말이에요.


이처럼 오가와는 ‘장인 커피’라는 명성을 넘어 맛을 혁신하고, 자신들의 노하우를 공공재로 전환시키며, 에시컬 소비까지 촉진시키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구조를 만들었어요. 이 정도로도 충분할 텐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가와는 계속해서 한 잔의 커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스스로에게 물을 거예요. 이들이 쉴 틈 없이 전통을 혁신해 왔기에, 커피 한 잔에 깃든 쉼에 희망까지 담긴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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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오가와 공식 웹사이트

 오가와 커피 USA 공식 웹사이트

 ネルドリップコーヒーのまろやかさに驚き!築100年超の京町家を改装した「小川珈琲 堺町錦店」潜入レポ, ウォーカープラス

 OGAWA COFFEE LABORATORY presents 「DRIP OF HOPE コーヒーと考える未来 Vol.4」を配信, @Press

 Ogawa Coffee Laboratory Shimokitazawa, Time Out

 블루보틀커피, 한국 시장에서 성공가능성은?, 심재범, 블루리본 매거진

 일본 커피는 어떻게 세계 최고 수준이 되었나, 이길상,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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