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주고 도메인을 산 브랜드가, 결국 오프라인 매장을 연 이유

소파닷컴

2022.11.28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온라인 쇼핑몰을 런칭하려고 해요. 마음에 드는 도메인(URL)이 있는데, 누군가가 이미 보유하고 있어서 구매를 해야 해요. 이때 얼마 정도면 대체할 도메인을 찾는 대신, 원하는 도메인을 구매하시겠어요?


'21만 5천 달러(약 2억 9천만원)'


온라인에서 소파 전문점으로 시작한 ‘소파닷컴’이 sofa.com 도메인의 소유권을 갖기 위해 지불한 금액이에요. 2006년의 일이니 지금으로 보자면 아마 10억원도 훌쩍 넘을 거예요. 물론 ‘메타’가 상표권과 도메인을 사기 위해 3500만 달러(약 470억원)을 쓴 거에 비하면 미미할 수 있어도, 스타트업이 비즈니스를 시작하면서 이 정도의 금액을 지르는 건 예삿일이 아니죠.


어렵사리 온라인 노른자 땅을 확보했는데, 이 땅의 가치를 높여야 하잖아요. 그러기 위해 소파닷컴이 내놓은 묘안은 무엇일까요? 역설적이게도 오프라인 쇼룸을 열었어요. 그리고는 오프라인 쇼품을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고객의 공감을 사는 곳으로 구성했죠. 어떻게냐고요?


소파닷컴 미리보기

 온라인의 노른자 땅에서 시작한 소파닷컴

 #1. 점원 역할을 하는 카드

 #2. 선택을 도와주는 샘플

 #3. 디테일을 챙기는 질문

 온라인의 노른자 땅에서 자라날 소파닷컴




새로웠지만, 안타깝게도 과거형이 된 매장이 있어요. 런던의 소호거리에 위치했었던 ‘LDN 19’라는 축구용품 매장이죠. 세계 최대의 온라인 축구용품 쇼핑몰 '프로다이렉트사커(Pro Direct Soccer)'에서 운영하는 최초이자 유일한 오프라인 매장이었어요. 오프라인 매장이지만 제품보다 경험을 팔았던 곳이었죠. 


LDN19의 1층은 1개의 브랜드만을 위한 쇼룸 역할을 해요. 특정 브랜드에서 새로운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전체 인테리어를 그 제품의 콘셉트에 맞게 변경하기도 하고 선수와 팬을 초청해 만남을 갖는 런칭 행사도 열어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공간에는 1998년 호나우두를 위해 출시된 나이키 제품에서부터 최신 한정판 축구화가 디스플레이 되어 있어 마치 전시회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에요.



온라인 쇼핑몰 프로다이렉트사커에서 운영하는 오프라인 매장, LDN19의 1층 내부입니다. ⓒ시티호퍼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는 유명한 선수들이 신었거나 한정판으로 출시된 축구화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시티호퍼스


지하 1층은 축구팬들의 파라다이스에요. 나이키, 아디다스 등 메이저 브랜드를 비롯해 언더아머, 미즈노, 엄브로 그리고 이탈리아 장인의 수제화까지 다양한 축구화들을 신어볼 수 있죠. LDN19 지하 층을 빛내는 건 중앙에 위치한 스크린이에요. 신어보고 싶은 축구화와 입어보고 싶은 유니폼을 선택하면, 고른 제품을 착용한 선수가 4K의 선명한 화질을 통해 가상으로 구현돼요. 선택이 마음에 든다면 구매까지도 가능하고요. 팬심과 재미를 더하는 '디지털 마네킹 서비스'인 셈이죠.




원하는 신발과 상하의 등을 선택하면 선수가 가상으로 착용한 모습을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티호퍼스


이러한 판매 방식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LDN19는 그들의 공간을 '리테일 극장(Retail theatre)'으로 정의했어요. 오감을 자극하는 극장처럼 고객에게 브랜드에 대한 경험을 다양한 방법으로 전달하는 공간이라는 의미죠. 온라인과 디지털이 가진 속성은 물론 오프라인과 아날로그가 줄 수 있는 물성들을 모아 소비자들에게 궁극적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LDN19 리테일 극장의 목표였어요.


아쉽게도 리테일 극장 LND 19의 연극은 막을 내렸어요.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아무래도 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고 온라인에 집중하고 있죠. 하지만 D2C 브랜드들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나와, 고객에게 입체적인 브랜드 경험을 주고자하는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예요. LND 19와는 또다른 방식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며 고객 경험을 새롭게 하는 곳이 런던에 있어요. 바로 '소파닷컴(Sofa.com)'이예요.



온라인의 노른자 땅에서 시작한 소파닷컴



이즐링턴에 위치한 소파닷컴 쇼룸의 1층 내부 모습입니다. ⓒ시티호퍼스


소파닷컴은 2006년에 영국 최초로 온라인에서 가구를 판매한 서비스에요. 지금이야 온라인으로 가구을 주문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비싼 가격의 가구를, 그것도 실물을 보지 않고 몇번의 클릭만으로 구매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았죠.


소파닷컴의 창업자 ‘팻 리브스(Pat Reeves)'와 '로한 블랙커(Rohan Blacker)'는 낯선 경험에서 앞선 기회를 발견했어요. 조건없이 무료로 반품이 가능하다면 고객들이 부담있는 가격이라도 온라인으로 부담없이 가구를 구매할 것으로 생각했죠. ‘조건없는 100% 환불’ 이라는 파격적인 정책 덕분에 판매를 시작한 첫달부터 흑자로 사업을 시작했어요.


3년 뒤에는 런던의 핵심 지역중 하나인 첼시에 첫번째 쇼룸을 오픈했어요. 온라인 판매만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던 소파닷컴이 고정비도 많이 들고 손도 많이 가는 오프라인 쇼룸을 런칭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역설적으로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기 위해서였어요.


창업 초기부터 소파닷컴은 오프라인의 경험이 온라인 구매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비슷한 시기에 온라인으로 가구를 판매하던 경쟁자들 사이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쇼룸을 열었죠. 첫 쇼룸 오픈 이후 노팅햄, 이슬링턴 등 런던의 주요 지역 및 영국 각지에서 9개의 쇼룸을 운영하고, House of fraser 백화점과 제휴해 매장을 오픈하는 등 오프라인에서도 존재감을 키워갔어요.


소파닷컴의 전략대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이 시너지를 내며, 소파닷컴은 2021년 기준으로 약 5천1백만 달러(약 680억원)의 매출을 올렸어요. 물론 단순히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고 해서 온라인 채널의 경쟁력이 생기고 두 채널 사이에 시너지가 생기진 않죠. 소파닷컴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단순히 물건을 팔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고객의 공감을 사는 곳으로 구성했기에 가능한 일이에요.



#1. 점원 역할을 하는 카드

소파는 슈퍼에서 장을 보듯 자주 구매하는 제품이 아니에요. 내구성이 튼튼해 수명이 길고, 교체빈도가 적죠. 일반 가정용 소파의 교체주기는 평균적으로 11년이에요. 그래서 고객들은 소파를 장만할 때 신중하게 생각하죠. 이러한 고객들의 마음을 읽은 소파닷컴은 고객들이 마음 놓고 마음에 드는 소파를 고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요.



ⓒ시티호퍼스



소파닷컴 쇼룸의 지하 1층, 그리고 1층에 비치되어 있는 가구들입니다. ⓒ시티호퍼스


소파닷컴의 쇼룸에는 커피, 맥주 심지어 샴페인까지 제공해주는 바가 있어요. 고객들은 마시고 싶은 음료를 선택하고, 마음에 드는 소파에 편하게 앉아 종업원으로부터 설명을 들어요.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도 하지만, 고객이 실제로 소파를 사용할 때의 경험을 제공해주기도 하죠. 부모들이 가구 구경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위한 별도의 놀이 공간도 있고, 반려동물을 위한 소파도 마련되어 있어요. 단순히 구매자들에게 가구를 보여주고 거래하는 공간을 넘어, 고객이 실제 사용했을 때의 경험을 구현하는 공간이죠.


부피가 있는 가구를 다루는 쇼룸의 특성상 매장은 상대적으로 큰 편이에요. 소파닷컴은 2022년 11월 기준으로 총 7개의 쇼룸이 운영하고 있는데 가장 큰 글라스고 쇼룸의 면적은 약 220평 정도이며 런던 시내에 위치한 이즐링턴 지점의 경우는 약 185평, 금융 지구에 있는 뱅크사이드의 매장도 약 170평에 달하죠.


규모가 크니 쇼핑할 때 상대적으로 쾌적할 수 있지만, 가구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거나 종업원을 찾을 때 고객이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소파닷컴에서는 소파에 대한 상세정보를 제공하는 100여개의 '제품 카드(Product info card)'를 매장 곳곳에 비치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해요.



제품 카드에는 최소한의 정보만이 담겨져 있어 여러장이 모여있어도 깔끔한 느낌을 주면서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시티호퍼스


제품 카드의 앞 면에는 소파에 대한 정보를 담아요. 소파의 이름과 사진, 그리고 소파를 설명해주는 한줄평이 있어 카드를 열어보지 않아도 어떤 소파인지 짐작할 수 있죠. 모든 카드가 동일한 규격 및 포맷으로 디자인되어 100개가 넘는 제품 카드가 있어도 깔끔해보여요. 고객들은 마치 홈페이지에서 스크롤하듯 설명카드를 훑어볼 수도 있고요.


카드에서 소개하는 소파 모델명도 눈에 띄어요. 일반 가구 매장에서는 가구를 3인용 소파, 원형 소파 등 기능이나 디자인으로 부르는 반면, 소파닷컴에서는 ‘Humphrey’, ‘Lily’ 등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람의 이름을 붙여요. 소파에 인격을 부여하니 설명을 하면서도 친구에 대해 이야기하듯 자연스럽게 얘기할 수 있고, 제품 카드의 'Hi I’m Bluebell', 'Hi I`m Kingsley' 등의 문구는 소파가 직접 고객들에게 말을 거는 듯한 효과도 주죠.



ⓒ시티호퍼스



제품 카드의 내부에서는 소파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티호퍼스


제품 카드의 안쪽은 제품의 특성을 보여주는 상단과 제품의 사이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하단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상단에서는 가구의 특징 및 디자인에 대한 정보와 함께 이 가구를 즐기면 좋은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설명해줘요. 소파와 어울릴만한 공간의 구성이라던지, 소파가 어울릴만한 고객들을 넌지시 추천해주기도 하죠. 


하단에서는 가구의 사이즈를 상세하게 알려줘요. 가구의 전체 크기 정보는 물론이고 각각의 파트에 따른 사이즈를 정확한 치수로 알려주고 2인용, 3인용 등의 추가 옵션이 가능할 경우는 각 옵션에 대한 정보를 모두 제공해요. 이러한 구성 덕분에 작은 카드 하나이지만 한 명의 점원 역할을 해요. 매장 내에서 일손이 바쁠 때 제품 카드는 점원의 공백을 채워주기도 하고, 시간이 없거나 고민이 필요해 제품 카드를 집에 가져간 고객들에게는 방문 상담원의 역할을 하는 거죠.



#2. 선택을 도와주는 샘플



ⓒ시티호퍼스



소파닷컴에서는 색상, 종류별로 약 180가지 이상의 천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시티호퍼스


소파닷컴의 쇼룸 한 쪽 벽면에는 수십 종류의 천들이 진열되어 있어요. 아쿠아, 디종, 그레이 등의 색상이나, 스퀘어 스트라이프 등 패턴으로도 구분되어 있죠. 무려 180여종의 천이 있으니, 이 안에서 고객의 취향에 맞는 천을 하나쯤은 있을 거예요.


또한 모든 천은 샘플로 가져갈 수 있게 작게 잘라져 있어 마음에 드는 천은 마음껏 가져갈 수 있어요. 샘플 천을 가지고 구매하려는 소파의 무늬와 질감을 비교해볼 수도 있고 집에 가져가 다른 가구들과 어울리는지 혹은 집안 분위기에 맞은 소파가 될 수 있을지를 확인해볼 수도 있죠.


여건상 매장을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고객들을 위해 실물 천 샘플과 제품 카드 패키지를 받아볼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도 제공해요. 우선 고객들은 경험해보고 싶은 6가지의 천 종류를 선택해요. 검은색, 파란색 등 색상을 기준으로 선택할 수도 있고 트위드, 가죽 등의 질감으로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죠. 설명 버튼을 클릭하면 천에 대한 자세한 정보도 볼 수 있고요. 천의 색상, 특징은 기본이고 폴리에스테르, 가죽 등 천의 구성 성분과 세탁 방법까지도 확인이 가능해요. 천을 선택한 후 마음에 드는 소파에 대한 제품 카드 8개를 체크하면 천 샘플과 제품 카드를 원하는 곳으로 무료 배송해줘요.



받아보고 싶은 천의 샘플을 온라인으로 선택할 수 있는 "Fabric swatches box"의 1단계 과정입니다. ⓒ소파닷컴



천에 대한 자세한 설명 뿐만 아니라 구성 및 세탁 방법 등에 대한 정보도 함께 제공합니다. ⓒ소파닷컴


천의 종류가 너무 많아 수많은 선택지에서 길을 잃은 고객들을 위해 자체적으로 큐레이션한 'Pre-filled samples pack' 세트도 제안해요. 'Our edit', 'Cool and contemporary', 'Timeless classic' 등 소파닷컴에서 트렌드를 분석해 만든 패키지를 선택하면 천 종류도, 소파 종류도 자동으로 입력되어 배송되니 고민할 필요가 없어지죠. 선택하기 어려운 고객들에게는 길잡이가 되고 유행에 민감한 고객들에게는 정보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해요.



맞춤 가구에 대한 소파닷컴의 철학을 매장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시티호퍼스


매장에서 구경을 하든, 온라인에서 받아보든 소파닷컴에서는 총 4단계의 과정을 통해 소파를 맞춤 제작해요. 1단계에서는 기본이 되는 소파의 모양을 결정해요. 취향에 따라 소파닷컴이 보유한 100여가지 형태의 소파 중 선택할 수 있죠. 더 큰 사이즈가 필요하거나 형태의 변형이 필요한 고객들을 위한 맞춤화도 가능하고요. 이후에 천의 종류, 다리의 모양, 쿠선의 패턴 등 까지 맞춤 제작을 진행하면 나만의 소파가 완성되죠.


천에 대한 감각이 남다른 만큼 철학도 남달라요. 소파닷컴이 아무리 다양한 종류의 천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고객의 취향을 모두 맞추기는 어려워요. 보통의 가게라면 보유하고 있는 천 중에서 차선의 선택을 요청하지만, 소파닷컴에서는 고객이 원한다면 다른 회사가 가지고 있는 천으로도 소파를 제작해줘요. 소파닷컴이 맞추려고 하는 것은 고객의 취향이지 매장의 재고가 아니니까요.



#3. 디테일을 챙기는 질문

취향에 맞는 소파라도 공간에 맞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어요. 어떤 소파를 구매할지 고르는 것 만큼이나 어떻게 운반할지도 고려해야 하죠. 집 밖에서는 통로와 계단, 엘레베이터의 크기 등을, 집 안에서는 입구나 문의 크기 등을 살펴봐야 해요. 런던과 같이 건물의 역사가 오래되고 규제가 까다롭다면, 운반의 난이도도 높아지고요.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집은 1614년에 지어져 무려 400여년이 넘었어요. 이와 같은 역사적 건물들을 보호하고자 건물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요소는 물론이고 창문, 창틀 등을 바꾸는 것 까지도 법으로 보호하죠. 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헐고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건물의 뼈대, 즉 골조는 유지하면서 부분적으로 유지보수를 해야해요. 그런데  이 건물의 골조는 과거의 생활양식에 맞춰 지어졌기 때문에 지금의 가구가 들어오기에는 물리적 제약 조건이 많아요.


새로 지은 집이라고 제약이 없는 것은 아니에요. 집까지 들어오는 통로와 계단, 엘리베이터의 크기는 현대에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넓어졌지만 이번에는 거실의 크기가 작아지죠. 런던에서 새로 짓는 집들의 경우 거실이 평균 약 184제곱피트(5평) 남짓한 크기로 1970년대의 런던의 약 268제곱피트(7.5평) 대비 32%가 감소했어요. 이처럼 집 안팍으로 운반의 난이도가 높아진 만큼 고객의 거실로 소파를 무사히 들이기 위한 소파닷컴의 노력도 돋보이죠.



The perfect fit guide 에는 5단계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고객의 거실까지 무사히 소파가 들어올 수 있게 도와줍니다. ⓒ소파닷컴


소파닷컴에서는 “The perfect fit guide”라는 5단계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요. 소파를 구매하기 전 건물 밖에서부터 거실까지 무사히 들어올 수 있을지를 가늠할 수 있는 가이드죠. 소파 크기를 입력하는 것을 시작으로 계단 및 엘리베이터의 크기 등을 입력하고, 마지막 단계인 문의 넓이까지 작성하고 나면 소파 운반이 가능한지 확인할 수 있어요. 조명, 전열 기구 등 운반시 고려해야 하는 요소들도 적게하고 이동시 가장 좁은 부분의 폭을 기입하도록 안내하는 등 소파를 옮기있는데 있어서 고려해야 하는 작은 요소들까지도 신경써주죠. The perfect fit guide 덕분에 고객은 구매를 원하는 소파가 거실까지 들어올 수 있는지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소파닷컴은 운반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고 대처할 수 있는 이점이 생겨요.


가이드를 통해 입구를 통과했더라도 정작 공간이 소파를 허락하지 않으면 거실에 소파를 들여놓을 수가 없죠. 그래서 소파닷컴은 고객의 공간이 그들의 취향을 제한하지 않도록 'Breakdownables'라는 가구를 개발해요Breakdownables는 소파닷컴에서 판매하고 있는 13종류의 인기 스타일 소파를 분리하여 운반할 수 있게 만든 기술이죠. 디자인을 통해 동일한 소파를 적게는 2부분으로, 많게는 4부분까지도 나누어 운반을 하고 집 안에서 다시 하나로 조립을 해요. 소파를 나누니 고객의 만족은 배가 되네요.



온라인의 노른자 땅에서 자라날 소파닷컴

소파 제품군을 대표할 수 있는 웹사이트 주소인 sofa.com의 도메인 가격은 얼마일까요? 2006년에 사업을 시작한 소파닷컴의 창업자들은 이 도메인을 미국의 한 회사로부터 21만 5천 달러(약 2억 9천만원)에 사들여요. 도메인의 주소를 바꾸면 몇 만원에도 도메인을 살 수 있었지만, 창업자들은 온라인 가구 업체로서의 정체성을 살리고, 고객의 인지도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했어요.


Sofa.com 이라는 도메인을 오프라인 영역의 부동산으로 바꾸어 생각해보면, 이 도메인은 핵심 상권의 노른자위 땅과 같은 역할을 해요. 고객들이 소파와 관련해서 가장 쉽게 기억하고 떠올릴 수 있는 도메인이기 때문이죠. 목이 좋은 매장에 유입 고객이 많듯 도메인의 접근성이 높을수록 온라인으로 유입되는 소비자들이 더 많을 것이고, 고객들에게 도메인을 인지시키기 위한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거란 창업자들의 바람이 담긴 선택이기도 했어요. 2006년 당시에는 온라인으로 소파를 구입하는 것이 낯설었기에 도메인 이름의 중요도가 더 높았죠.


거액을 주고 도메인을 확보했지만, 소파닷컴은 소파에서만 멈추지 않았어요. 소파뿐 아니라 암체어, 침대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하고 거실과 침실에 둘 수 있는 악세서리도 판매하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sofa.com 이라는 도메인 주소를 유지하고 오프라인 쇼품에도 당당하게 sofa.com 로고를 붙여요.


도메인을 비싸게 사서 이름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정체성이 뚜렷해야 고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이름을 바꾸지 않는 것이에요. 소파닷의 소파가 주는 편안함 만큼이나 소파닷컴이라는 이름이 갖는 안락함 덕분에 소파닷컴의 미래도 폭신함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요?




Reference

 소파닷컴 홈페이지

 E-commerce revenue analytics Sofa.com, ecoomerceDB

 When To Replace Your Furniture, Interiors Home

 What Is London's Oldest Building?, Londonist

 In ‘rabbit hutch Britain’, living space has shrunk to the same as 80 years ago, SCMP

 Newly acquired furniture specialist Sofa.com, Retail Week

나머지 스토리가 궁금하신가요?

시티호퍼스 멤버십을 시작하고
모든 콘텐츠를 자유롭게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