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을 모르는 장인은 잊어라, 통하는 디자인만 하는 장인의 등장

스가하라

2024.04.26

평생 한 길만 걸어온 수공예 장인에게는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느껴져요. 관심 분야 이외에는 눈도 돌리지 않고 작업에만 집중하는 이미지도 떠오르고요. 만약 지금까지 이런 장인만 봐 왔다면 이제 선입견을 깰 시간이에요. 일본의 대표적인 유리 수공예 기업 ‘스가하라(sghr)’의 장인들은 이와 전혀 다른 모습이거든요.


지금까지 출시된 상품만 4,000개가 넘는 데다가 매년 신제품이 200개 이상 쏟아지는 스가하라에는 디자이너가 따로 없어요. 제품을 기획하는 것도, 디자인하는 것도 전부 제작자인 장인이 전담하죠. 장인들은 매월 개최되는 사내 개발 연구회에서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발표하며 상품화 과정을 거쳐요.


그런데 이 상품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어요. 전시하기 좋은 예술 작품 같은 상품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좀 더 빛나게 해주는 상품들이라는 거예요. 스가하라에서는 왜 상품 기획을 장인에게 맡기게 되었을까요? 그리고 장인이 올라운더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스가하라 미리보기

 #1. 제작의 묘미를 알게 된 하청업체

 #2. 이곳에서는 실패도 디자인이 된다

 #3. 제품과 생활 사이를 연결하는 이유

 장인조차 예측할 수 없는 아름다움의 정체




스피커는 없지만 큰 소리로 음악을 듣고 싶을 때, 소리를 증폭시키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특히 전원도 들어오지 않고, 주변에 전자기기도 없을 때 말이죠. 이때는 스마트폰을 컵 속에 넣기만 하면 돼요. 소리가 증폭되면서 컵이 마치 스피커처럼 변하거든요. 물론 이렇게 만든 아날로그 스피커는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일 뿐이에요. 음향의 질적인 측면에서나, 심미적인 측면에서나 제대로 된 스피커라고 보기는 어렵죠.


그런데 일본에는 전원 없이 작동하면서 소리도, 외관도 아름다운 스피커가 있어요. 스피커의 이름은 ‘익스포넨셜(Exponential)’로, 조작 버튼 하나조차 없는 단순한 모양새죠. 심플한 건 작동 방식도 마찬가지예요. 스마트폰을 속에 움푹 파인 구멍에 집어넣기만 하면 되거든요. 위로 올라올수록 구멍 폭이 넓어지는 디자인은 축음기에 달린 뿔(horn)과 같은 원리로 소리를 증폭시켜요. 스마트폰에서 나온 디지털 음향은 순식간에 부드럽고 깊은 아날로그 음향으로 바뀌죠.


ⓒsghr


익스포넨셜을 디자인한 건 일본의 제품 디자이너 스즈키 케이타예요. 그는 트럼펫처럼 클래식하면서도 시대에 상관없이 사랑받는 악기와 같은 스피커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전원 없이도 작동하고, 누구나 쉽게 사용 가능한 스피커를 디자인했죠. 이 스피커는 심미성까지 갖췄어요. 스피커로 사용하지 않을 때는 하나의 오브제로서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죠.


하지만 작동 방식이나 외관이 심플하다고 해서 제작까지 쉬운 것은 아니었어요. 이 디자인을 제품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했죠. 이렇게 난도가 높은 작업을 맡은 것은 일본의 유리 공예 기업 ‘스가하라(sghr)’예요. 스가하라에 있는 장인들 중 단 한 명만이 이 제품을 수제로 만들어낼 수 있었죠. 그 결과 장인의 기술이 빚어낸 소리는 사람들에게 더 질 좋은 음악 감상 시간을 선사하고 있어요. 


유리로 스피커도 만드는 스가하라는 못 만드는 것이 없어요. 빛이 비칠 때의 그림자까지 계산해서 조명을 만들고, 바람이 불면 터질 것 같은 비눗방울 모양의 풍경도 만들죠. 소리와 빛, 바람까지 활용하는 유리 공예계의 조물주나 마찬가지인데요. 스가하라는 어떻게 유리라는 소재 하나로 이렇게 다양한 수공예품을 만들 수 있는 걸까요? 그리고 그 아이디어의 원천은 무엇일까요? 


ⓒsghr Instagram


ⓒsghr



#1. 제작의 묘미를 알게 된 하청업체


스가하라는 일본을 대표하는 유리 공예 기업이에요. 식기, 꽃병, 각종 인테리어 소품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죠. 그런데 1932년 창업 당시만 해도 상황은 지금과 많이 달랐어요. 당시는 하청 기업으로서 수주를 받아 생산만 대행했거든요. 변화의 계기가 된 것은 1970년대 경제 위기예요. 오일 쇼크로 인해 불황이 찾아오자 하청업체에 맡기는 일감이 급속도로 줄어들었고, 이는 가격 경쟁으로도 해결하기 어려웠죠. 그래서 스가하라는 직접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기로 방향을 바꿨어요. 


이때 스가하라가 개발한 제품은 ‘커피 젤리용 그릇’이에요. 당시 일본에서는 킷사텐을 중심으로 커피 젤리가 유행 중이었는데요. 전용 그릇까지는 개발되지 않은 상태였어요. 가게에서는 어쩔 수 없이 작은 그릇에 커피 젤리를 담아서 팔곤 했는데, 모양새도 별로인데다 먹기도 불편했죠.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스가하라는 직접 커피 젤리 전용 그릇을 만들기로 했어요. 이 제품은 출시하자마자 스가하라의 첫 번째 히트작으로 등극하며 어려운 경영 상황을 단숨에 정상으로 돌려놓았죠.


ⓒsghr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판매 중인 이 상품은 스가하라의 경영 위기만 해소시킨 게 아니에요. 그동안 주문받은 상품만 제작해 왔던 스가하라의 기술자들에게 처음으로 제조의 기쁨을 알게 해줬죠. 장인들은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든 제품이 실제로 쓰이는 모습을 보며 처음으로 ‘만드는 재미’를 실감했어요. 그뿐 아니라 제품을 왜 특정한 모양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사람들은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등에 관해서도 면밀히 생각하게 됐죠.


그 후 스가하라가 지금까지 출시한 상품 수는 4,000개가 넘어요. 매년 3월이 되면 200개 이상의 신제품이 쏟아지고요. 이 정도면 사내 디자인팀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것 같은데요. 놀랍게도 스가하라에는 디자이너가 따로 없어요. 그럼 그 많은 제품들을 누가 디자인하냐고요? 바로 제품을 만드는 장인들이에요. 스가하라에서는 장인이 제작자인 동시에 기획자이자 디자이너죠. 이들은 종이에 스케치하는 대신 직접 손을 움직여가며 제품 디자인을 결정해요. 


“장인이 기획을 한다고 하면 ‘시장을 모른다’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유리의 가장 아름다운 표정을 알고 있는 것은 장인이니까요. 신상품이 나올 때마다 ‘아, 우리답다, 이런 식으로 해서 정말 다행이다’라고 생각해요.”

-스가하라 유스케 sghr 대표, shigoto100 인터뷰 중


스가하라가 장인의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소재 특성상 유리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제작자인 장인뿐이거든요. 현장에서는 제품을 만들 때 유리를 1,400도로 달구어 물엿처럼 만들어요. 유리는 이렇게 열을 띠어 부드러운 상태일 때 가장 아름답죠. 장인은 이 모습을 보면서 유리 속에 공기를 불어 넣거나, 틀을 사용해 성형해요. 유리가 굳기 전까지 작업에 주어지는 시간은 단 수십 초. 그야말로 순간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죠. 


ⓒsghr


장인들은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유리를 지켜보며 새로운 제품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이를 매달 개최되는 사내 개발 연구회에서 발표해요. 누군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하는 일이죠. 아이디어를 낼 때 별다른 제약은 없어요. 다만 디자인을 할 때 지켜야 할 원칙이 하나 있죠.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제품’이어야 한다는 거예요. 스가하라는 예술혼을 담은 ‘아트 피스(Art piece)’가 아니라, 누구나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아름다운 기품이 느껴지는 디자인만을 상품화하죠. 



#2. 이곳에서는 실패도 디자인이 된다


그렇다면 스가하라의 장인이 만든 제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75세로 스가하라의 최고령 장인이자 도쿄도 지정 전통 공예사인 츠카모토 마모루의 제품부터 살펴볼게요. 그의 대표작은 2008년에 발표한 ‘버블’ 시리즈예요. 버블은 15세부터 유리를 다뤄 온 베테랑이 만든 샴페인 잔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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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리잔 밑부분에는 당장이라도 솟구칠 것 같은 기포가 들어있어요. 보통 유리에 기포가 들어가면 결함 있는 상품으로 여겨지는 반면, 이 유리잔에서는 기포가 디자인의 핵심이에요. 실제로 츠카모토는 실패한 유리 작품을 가지고 놀다가 이 디자인을 떠올렸어요. 스가하라에서는 업무 중에 휴식을 취하거나 쉬는 날에도 유리를 만질 수 있게 해주는데, 쉬면서 기포가 들어간 유리 조각을 보고 있던 츠카모토가 아예 기포를 활용한 제품을 만들어 보기로 한 거죠. 


마치 잔에서 거품이 계속 떠오르는 듯한 모양은 뚜껑을 열면 거품이 솟구치는 샴페인 잔으로 사용하기 적격이었어요. 이처럼 누군가는 결점으로 보는 것도 장인의 손이 닿으면 고품격 디자인이 되죠. 스가하라 유스케 대표는 츠카모토의 디자인에서 언제나 젊은 감성을 느낀다고 밝혔어요. 그의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제품을 디자인할 때 중요한 것은 70대라는 나이가 아니라, 얼마나 신선한 감각을 오래 유지하느냐라는 것을 알 수 있죠.


또 다른 장인이 만든 제품으로는 비눗방울을 빼닮은 풍경이 있어요. 이 풍경은 유리에 특수 가공 처리를 해서, 마치 실제 비눗방울처럼 무지갯빛으로 반짝여요. 스가하라에서 풍경의 모티브로 비눗방울을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어요. 이 풍경으로 여름을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스가하라는 덧없이 빛나는 여름날이 공중을 떠다니다 날아가 버리는 비눗방울을 닮았다는 점에 착안해서 이 제품을 개발했어요. 그래서 누구나 이 풍경을 바라보며 자신의 지난 여름을 떠올릴 수 있게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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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풍경은 겉만 아름다운 게 아니에요. 바람이 불어 풍경이 흔들리면 유리끼리 부딪히며 청량한 음색을 만들어내죠. 만약 풍경을 매달아 놓을 공간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하냐고요? 소비자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가를 가장 중요시하는 스가하라는 이 부분까지 미리 계산했어요. 세트 상품으로 풍경을 매달아 놓을 수 있는 우드 프레임을 제작해서 집안 어디에나 풍경을 설치할 수 있게 했죠. 이 우드 프레임 하나만 있으면 어디서나 창 하나를 새로 낸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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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유리 소재를 보고 차갑다거나 딱딱하다는 인상을 받아요. 하지만 오랜 시간 유리를 다뤄온 스가하라의 장인들은 유리의 매력이 이와 정반대라고 말하죠. 액화되어 아직 굳지 않고 부드러운 상태일 때야말로 유리의 가능성이 가장 큰 순간이라면서 말이에요. 게다가 도자기처럼 손으로 만지는 게 아니라 숨을 불어넣어 만드는 유리 제품에는 장인의 온기가 가득 담겨 있어요. 장인의 시선에서 보면 유리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소재일 수밖에 없죠. 스가하라의 모든 상품에는 이와 같은 장인의 시선이 반영되어 있어요. 


그렇다면 스가하라에서 근무하는 장인은 몇 명이나 될까요? 매년 약 200개의 신제품을 출시하는 스가하라의 장인은 30명 내외예요. 연령대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죠. 이런 구조는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는 계기가 돼요. 베테랑 장인은 아이디어는 풍부하지만 아직 기술이 부족한 젊은 장인에게 작업 방법을 알려줘요. 반대로 젊은 장인들로부터는 신선한 감각을 배우고요. 이에 더해 기획, 디자인, 제작을 전부 직접 하다 보면 나이에 관계없이 창의력 넘치는 크리에이터가 될 수밖에 없어요. 스가하라 유스케 대표가 ‘단 한 번도 아이디어가 부족해서 문제가 된 적은 없다’고 말한 게 이해되는 대목이죠.



#3. 제품과 생활 사이를 연결하는 이유


스가하라는 전시용 예술 작품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쓰이는 일상용품을 추구해요. 유리 공예품이 사람들의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기를 바라기 때문이죠. 장인들은 제품을 자유롭게 기획하고 디자인하면서도 절대 이 공통 규칙을 잊지 않아요. 그런데 이 원칙은 비단 장인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에요. 제품이 완성된 후 판매하는 과정에도 적용되죠. 스가하라에서는 고객들이 일상에서 이 제품을 더 잘 사용할 수 있게 적극적으로 사용법을 알려줘요. 


ⓒsghr Instagram


이와 같은 방향성은 스가하라의 3대 대표인 스가하라 유스케가 받았던 문화 충격과 관련이 있어요. 가업을 이을 생각이 없었던 스가하라 유스케는 대학 졸업 후 패션업계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하루는 핸드백 영업을 위해 백화점에 갔는데, 우연히 다른 층에 있는 식기 매장에서 스가하라 제품을 발견했죠. 그런데 제품이 진열되어 있는 모습이 그의 기대와는 많이 달랐어요. 


당시 스가하라에서는 제품에 로고 스티커를 붙여 출하했는데, 이 스티커가 일일이 벗겨진 채 놓여 있었던 거예요. 화려한 장식으로 브랜드 네임을 강조하며 판매 중인 미국 브랜드와는 전혀 딴판이었죠. 마음이 조급해진 스가하라 유스케는 ‘어떻게든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2년 만에 회사를 그만두고 스가하라에 입사했어요. 


입사 후 스가하라 유스케는 한 가지 사실을 발견했어요. 5만 엔(약 50만 원) 상당의 핸드백은 잘만 팔리고 있었는데, 고객들이 스가하라의 2천 엔(약 2만 원) 짜리 유리잔은 비싸다며 사주지 않았던 거예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제품에는 비싼 돈을 쓰면서도, 집 안에서 사용하는 일상용품에는 돈을 들이지 않던 시기였죠. 지금처럼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개념조차 없었던 때이니까요.


스가하라 유스케는 단순히 브랜드나 상품의 장점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일반 대중에게 유리 제품으로 일상생활을 즐기는 법을 알려주기로 마음먹죠. 제품만 만들어두고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스가하라의 제품을 통해 생활의 차이를 체감할 수 있게 돕기로 한 거예요. 그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가 ‘스가하라 카페’예요. 스가하라 유스케는 대표이사 취임을 계기로 본사 부지 내에 카페를 오픈했죠. 


이곳은 평범한 카페가 아니에요. 스가하라의 그릇과 요리와의 조합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죠. 여기서 사용되는 모든 식기는 전부 스가하라의 제품이에요. 음료뿐만 아니라 파스타나 카레처럼 따뜻한 음식도 유리 식기에 담아 제공하고 있죠. 손님들은 소박하고 평범한 음식도 스가하라의 식기로 디스플레이하는 순간 다르게 보인다는 것을 이곳에서 직접 확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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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스가하라는 왜 굳이 레스토랑이 아니라 카페를 운영할까요? 레스토랑을 운영하면 객단가도 올라갈뿐더러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어필할 수 있을 텐데 말이에요. 여기에는 고객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주려는 스가하라의 의도가 담겨 있어요. 스가하라의 유리 제품은 장식용이 아니라, 평소 가정에서도 편히 쓸 수 있는 제품들이에요. 이 식기들이 한 끗을 더해줘서 생활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고요. 그래서 스가하라는 누구나 이곳에 와서 제품의 효과를 체감하고 따라 해 볼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실제로 음식이 디스플레이 된 카페 테이블을 보면 일상에 도입해 보고 싶은 아이디어가 넘치죠. 


“고급 레스토랑에서 제품을 사용하는 것만이 음식의 연출을 보완하는 것일까요? 그것도 기쁜 일이지만, 일반 대중도 일상생활에서 유리 제품을 즐겨 사용하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어요. ‘이 접시에 음식을 담으면 이렇게 달라 보일 줄 몰랐어요.’, ’아내와 저는 저녁 술자리에서 늘 이 잔을 사용해요.’ 같은 말을 듣고 싶어요. 간식을 대접할 때도 저희 제품을 사용해 보세요. 확실히 차이를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스가하라 유스케 sghr 대표, Japan TWO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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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스가하라는 자사의 카페에서뿐만 아니라 타 레스토랑과의 협업도 게을리하지 않아요. 레스토랑은 많은 사람들에게 스가하라의 식기를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채널이니까요. 레스토랑에서는 스가하라의 신제품에 어울리는 특별 메뉴를 개발하고, 스가하라는 이 메뉴를 주문한 손님에게 제품 교환권을 제공하는 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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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 아니에요. 때로는 사람들의 가장 내밀한 공간인 집 속으로 들어가기도 해요. 스가하라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발행되는 웹 매거진에는 ‘가족의 식탁’이라는 코너가 있어요. 스가하라의 제품을 사용하는 가족의 식사 시간을 영상으로 촬영해서 이미 익숙해진 일상도 식기 하나로 즐거워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죠. 카페, 레스토랑, 집, 심지어 결혼식까지. 스가하라는 공간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의 깊은 일상 속으로 들어가 제품 활용법을 알려줘요. 그러니 제품과 생활 사이가 더 가까워질 수밖에 없죠. 



장인조차 예측할 수 없는 아름다움의 정체


하청업체였던 1932년부터 일본의 대표 유리 공예 기업이 된 지금까지 스가하라는 유리라는 한 길만 바라보며 걸어왔어요. 이쯤 되면 유리에 관해서라면 모르는 게 하나도 없을 것 같죠. 그런데 스가하라조차 제작 과정에서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예측할 수 없는 제품이 있어요. 스가하라는 이 제품 라인을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제작하고 있고요. 그게 대체 뭐냐고요? 


바로 ‘유리 재활용 제품’이에요. 유리의 원료는 모래예요. 일본은 국토가 좁아서 스가하라는 모래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죠. 천연소재인 모래는 무한히 생성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기업을 이어 나가려면 소중히 다룰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일반적으로 유리 공예를 할 때 여러 색이 뒤섞이거나 불순물이 포함되면 결함이 있는 것으로 간주되어 폐기가 불가피해요. 그동안 스가하라에서 이렇게 폐기되는 유리는 연간 200톤에 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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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볼 수 없었던 스가하라는 ‘스가하라 리사이클(Sghr Recycle)’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버려지는 유리에 무늬를 넣거나 별도의 가공을 더한 제품을 생산하기로 했어요. 매년 버려지던 200톤의 유리 부스러기를 제로에 가깝게 만드는 것이 목표였죠. 다만 유리를 재활용하기 위해 다시 녹이는 과정에서 거품이 들어가는 것을 다 막을 수는 없었어요. 게다가 색깔이 다양한 유리 부스러기를 같이 녹이다 보니 매번 어떤 색이 나올지 결과를 예측할 수도 없었죠. 매번 만들 때마다 새로운 색깔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였어요. 


하지만 스가하라는 이점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로 했어요. 장인조차 결과물을 제어할 수 없는 유리 상품이야말로 ‘우연한 아름다움’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 거예요. 다만 이 결과물에 한 번 더 가공을 하는 등 매력을 더해서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기로 했고요. 이 제품에는 마치 인장처럼 ‘Sghr Recycle’이라는 글자를 새겨놓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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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하라에 있는 장인들은 유리 장인인 동시에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장인’이에요. 변화무쌍한 유리로부터 가장 아름다운 표정을 찾아 제품으로 만들고, 그 제품으로는 일상생활을 좀 더 특별하게 보이도록 만들죠. 심지어 버려지는 것에서조차 복제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색을 만들어 내고요. 그러니 만약 반복되는 하루하루 속에서 특별한 아름다움을 찾지 못했다면, 스가하라의 제품들을 사용해 보세요. 이 제품은 여러분이 있는 곳이 어디든 밝혀줄 뿐만 아니라, 아름다움을 찾는 법까지 알려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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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스가하라 홈페이지

贈り物がまた面白くなれるんじゃないかなと思います(菅原工芸硝子 菅原裕輔さん)

手と心で答えを探す

“手しごと”のぬくもりを輝きにこめて

Interview: Representative Director Sugah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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