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이 작품이 되는, 인터랙티브 아트의 원조

팀랩

2023.08.31

‘팀랩’은 미디어 아트의 원조인 예술가 집단이에요. 근데 그냥 예술가 집단이 아니라 ‘초기술 예술가’ 그룹이에요. 내부에 예술가뿐 아니라 수백명의 프로그래머, CG 애니메이터, 화가, 하드웨어 엔지니어, 수학자, 건축가가 있거든요.


그만큼 팀랩의 전시에선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해요. 단순히 사전 프로그래밍된 디지털 미술을 반복 재생하는 수준이 아니에요. 관객의 움직임을 감지해 작은 새가 손에 내려앉고, 갑자기 움직이면 날아가버리죠. 물속을 거닐다 잉어와 부딪히면 잉어는 벚꽃이 되어 흩어지는 식이죠.


고도의 과학 기술을 예술에 접목하는 팀랩인데, 2020년 엉뚱한 사업을 펼쳤어요. 바로 비건 라멘집 ‘우즈’를 오픈한 거예요. 초현실적인 예술 공간에서 12시간 끓여낸 맛있는 채식 라멘을 맛볼 수 있죠. 이곳에서 식사를 한다는 건 마치 예술 작품 속으로 직접 걸어들어가는 것과 같아요.


그런데 왜 하필 비건 라멘이었을까요? 기술과 연결된 사업 분야엔 다른 선택지도 있었을텐데요. 이 결정에는 팀랩다운 이유가 있었어요. 우즈를 통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일상에 조금씩 흐트러뜨리는 팀랩의 이야기를 알아볼까요?


팀랩 미리보기

 과학을 사랑한 예술의 종착점

 미각과 가슴에 꽂히는 비건 라멘집, 우즈 교토

 하늘에서 즐기는 초현실적 식사 경험, 우즈 도쿄

 예술, 기술, 일상의 경계를 무너뜨린 초기술 예술가들




미술관은 규칙의 공간이에요. 정숙할 것, 손대지 말 것, 사진 촬영 금지, 정해진 위치와 틀에 걸려 있는 그림 등. 그런데 최근 이런 미술관의 불문율이 점점 깨지고 있어요. 미술관의 공식을 깬 대표적이고 파격적인 전시는 파리의 빛의 아틀리에, 제주의 빛의 벙커로 유명한 ‘빛의 시리즈’예요.


세잔, 모네, 칸딘스키, 고흐, 샤갈, 클림트 등 거장들의 예술을 거대한 디지털 화면에 구현해, 관람객이 작품의 일부가 되도록 했죠. 1,500평이 넘는 공간에 음악이 울리고 예술 작품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벽면의 모서리를 지나쳐 제약 없이 공간 전체에 펼쳐져요. 서 있는 것만으로 관객은 작품의 주인공이 되고,  공간 전체가 액자가 되니 어디든 포토 스팟이 될 수 있어요.



ⓒAtelier des Lumières



ⓒ시티호퍼스


빛의 시리즈는 2012년에 프랑스에서 첫 선을 보인 후 각 도시의 폐공장, 폐교, 지하 벙커, 채석장 등 폐쇄된 공간을 무대로 관람객을 모으고 있어요. 예술에 미디어를 끼얹자 작품이 담기는 틀이 바뀌고, 새로운 작품 관람 방식이 생겼죠. 예술은 SNS와 일상의 영역으로 확장되었고요. 이 정도면 디지털 기술이 예술의 경계를 확장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이런 미디어 아트에도 원조가 있어요. 2001년에 도쿄에서 결성된 예술가 그룹 ‘팀랩(teamLab)’이에요. 팀랩의 전시에서 사람들은 작품의 일부가 되어 미디어가 쏟아내는 빛의 한가운데로 들어가요. 그뿐 아니라 뛰고 구르며 작품을 만지기까지 할 수 있어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작품의 원래 모습은 처음과 달라져 있기도 하죠. 여느 미디어 아트보다 적극적인 관객 참여가 가능해지는 거예요.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팀랩의 전시를 직접 감상해볼게요.



‘1000마리의 새, 어둠 속의 빛’ ⓒteamLab



‘조각과 삶 사이의 질량 없는 구름’ ⓒteamLab



‘공명하는 소우주의 이끼 정원’ ⓒteamLab



‘잉어와 사람의 춤이 빚어낸 수면 위의 그림’ ⓒteamLab


팀랩에선 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요. 단순히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디지털 미술을 반복적으로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의 움직임을 감지해 매분 매초 다른 미디어 아트를 재생해내거든요. 가만히 서 있으면 작은 새가 손에 내려앉을 수도 있고, 갑자기 움직이면 날아갈 수도 있어요. 신발을 벗고 물속을 거닐다 잉어가 사람과 부딪히면 벚꽃이 되어 흩어지죠.


이런 고난이도의 미디어 아트를 구현하기 위해 팀랩의 내부에는 예술가와 함께 수백명의 프로그래머, CG 애니메이터, 화가, 하드웨어 엔지니어, 수학자, 건축가가 있어요. 모두 하나의 작품에 기여하는 예술가들인 셈이에요. 그런데 말이죠. 이쯤에서 궁금증이 하나 생겨요. 팀랩이 과학과 결합된 전시를 추구하는 이유, 단지 놀라움을 주고 힙해 보이기 위해서일까요?


그렇지 않아요. 그들의 독특한 예술 뒤에는 첨단 기술보다도 더 정교하고 세심한 메시지가 있어요. 이노코 도시유키 팀랩 대표는 ‘디지털 기술은 예술의 표현을 자유롭게 바꾼다’고 말해요. 관객의 존재와 행동으로 작품은 살아숨쉬는 유기체가 되어 변화한다는 뜻이죠. 이는 예술과 사람의 경계를 흐리게 하고, 나아가 우리에게 익숙했던 모든 경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도록 만들어요.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대해 자문하도록 하면서요.



스케치 비행 ⓒteamLab


예를 들어 볼게요. 이 ‘스케치 비행’이란 작품에서 관객은 자신이 그린 나비가 거대한 디지털 화면에 나타나고 이를 태블릿으로 제어하면서, 나비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돼요. 인간의 눈으로 봤을 때는 보이지 않던 작고 세밀한 세계가 눈에 담기죠. 팀랩에게 있어 예술과 기술의 결합은 세상이 무엇인지 탐구하도록 돕는 통로와 같은 거예요.


그런데 런칭 후 10년 동안 팀랩은 예술계에서 인정을 받지 못했어요. 오히려 이단아로 취급받았죠. 그러다 2013년부터 싱가포르 비엔날레 같은 주요 전시회에 참가하고, 뉴욕 페이스 갤러리의 지지를 받으면서 예술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어요. 2019년에는 도쿄에 자리한 상설 전시회 ‘팀랩 보더리스’가 220만명의 관람객을 유치하면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을 누르고 세계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은 박물관으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오를 정도로 성장했죠.


과거와 위상이 달라진 팀랩은 현재 뉴욕, 런던, 파리, 함부르크, 싱가포르, 베이징, 타이베이, 멜버른 등을 순회하며 전시를 열고 있어요. 도쿄와 상하이에 팀랩 보더리스, 마카오에 신체 몰입형 전시를 중심으로 하는 ‘팀랩 슈퍼네이처’, 오사카에 식물원 ‘팀랩 보태니컬 가든’, 자카르타와 선전, 오키나와에 공동창작 개념을 바탕으로 한 놀이공원 ‘팀랩 퓨처파크’, 도쿄 도요스에 ‘팀랩 플래닛’ 등 자체적인 상설 전시 공간도 갖추고 있고요. 


그리고 2020년, 이 팀랩의 포트폴리오에 새로운 이름이 추가됐어요. 근데 엉뚱하게도 비건 라멘 전문점이에요. 과학 기술을 통해 예술의 지평을 넓히고 사유를 촉진하는 초기술 예술 그룹 팀랩은 어째서, 왜 라멘집 ‘우즈(UZU)’를 열게 된 걸까요?



과학을 사랑한 예술의 종착점

예술을 통해 메시지를 발신하는 팀랩이라면 단순히 영리적인 목적으로만 푸드 비즈니스, 그것도 콕 집어 라멘 가게를 선택하진 않았을 거예요. 그들의 선택에는 팀램다운 이유가 있었죠. 라멘집에 담아낸 예술 현장, 우즈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팀랩의 주요 철학을 알아보도록 할게요.



‘사람들이 모이는 바위언덕 위 물 입자의 우주.’ 사람들의 움직임에 따라 물 입자가 달라지고, 물 입자의 움직임에 따라 공간에 선이 그려져요. ⓒteamLab


팀랩의 첫 번째 주요 철학은 ‘기술이 주는 관계와 공존의 가치’예요. 앞서 팀랩 수장 이노코 도시유키가 기술은 예술의 표현을 자유롭게 해준다고 했죠? 캔버스처럼 정적인 토대 위에서만 이뤄졌던 창의적 표현에 날개가 생겼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기술은 여기서 더 나아가 관계와 공존의 가치까지 일깨워줘요.


보통의 전시회에서 다른 이의 존재는 감상의 방해가 돼요. 하지만 팀랩에서만큼은 여러 사람이 함께 있을수록 가치가 빛나요. 주변 환경과 사람들의 움직임에 따라 서로 다른 아트가 펼쳐지도록 기술이 돕기 때문이에요. 동일한 작품은 단 한 순간도 없죠. 아름다운 작품의 변화를 보며 타인의 존재를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답게 여기는 것. 팀랩이 지향하는 예술의 최종 목적지예요.



ⓒteamLab


두 번째 주요 철학은 ‘초주관적 공간’이에요. 팀랩은 작품이 나타나는 공간을 컴퓨터에서 3차원으로 작업한 다음 2차원으로 변환하는 논리적 구조를 발견했고, 여기에 초주관적 공간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다소 어렵지만, 이렇게 이해해보면 쉬워요. 화가들은 3차원을 반영하기 위해 원근법을 사용해요. 원근법에는 소실점이 존재해 사람들이 캔버스 속 공간을 입체적으로 느끼도록 해주죠. 하지만 동시에 사람의 시선을 가둬 한 가지 관점으로밖에 그림을 보지 못하게 해요. 이때 팀랩의 초주관적 개념을 덧입히면 공간과 미디어 아트는 연속되며 시점의 이동이 자유로워지죠. 즉, 내가 보는 방향에 따라 작품이 ‘초주관적‘으로 변하는 거예요.


이 철학은 팀랩의 난해한 작품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해요. 사람들은 세상을 사진이나 영상처럼 렌즈로 도려낸 모습으로 봐요.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몸과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을 명확히 구분해버리죠. 마치 우리 자신이 세상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것처럼요. 하지만 초주관적 공간을 통해 세상을 본다면, 몸과 세상의 경계는 사라져버려요. 인간은 자연과 연결된 존재고, 온전한 독립이나 자립은 있을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되죠. 이렇게 세상을 이해한다면 세상을 대하는 방식은 달라질 거예요. 타인과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에 이전보다 더 큰 배려의 공간이 생길테니까요.



소프트 블랙홀 ⓒteamLab


이어지는 다음의 주요 철학은 ‘경계를 허물다’예요. 팀랩은 작품과 공간, 작품과 작품, 몸과 작품의 경계까지 허물어버려요. 이를 ‘바디 이머시브’라고 표현하죠. 말 그대로 작품과 하나가 되어 몸소 예술을 느끼고 체험하는 거예요. 전시관을 맨발로 돌아다니고 넘어지고, 물속을 거닐고 첨벙 빠지기도 해요. 팀랩의 전시에는 표지판도 제대로 써있지 않아 우연한 놀라움이 어디서든 펼쳐질 수 있어요. 팀랩은 관객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이 모든 변화의 과정을 작품으로 여기죠.


그들에게 과학은 세상의 해상도를 높이는 하나의 방법이에요. 인간은 전체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이해할 수 없기에,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세상을 다시 바라보도록 장려하는 거죠. 그렇다면 이 철학을 바탕으로 비건 라멘 가게를 오픈한 이유를 곱씹어볼까요? 팀랩은 ‘인간은 자연과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대중적으로 전달하고 싶어해요. 그래서 우리가 살고있는 자연 환경과의 연결을 느끼면서 먹는 것, 살아가는 것, 생활하는 것을 제고할 식체험을 만들기로 했죠. 그것이 바로 비건 라멘 우즈예요.



미각과 가슴에 꽂히는 비건 라멘집, 우즈 교토



ⓒ시티호퍼스


우즈는 2020년 3월 교토에 문을 열었어요. 고급 주택가에 조용히 자리해 밖에서 보면 가게인지도 잘 알 수도 없지만, 100% 예약을 통해서만 식사가 가능할 정도로 인기가 좋아요. 하지만 차분한 외관과 달리, 복도를 지나 식사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임팩트 있는 풍경이 펼쳐져요. 벽면을 가득 채운 미디어 아트 ‘반전무분별’이에요.



‘반전무분별’ ⓒUZU



ⓒUZU


동양화의 한 폭에 나올 것 같은 붓글씨가 벽 한 면을 온통 채우고 있어요. 신비한 음악에 따라 붓글씨가 그려지고 이는 일정한 방향으로 회전하죠. 그리고 여기엔 팀랩의 초주관적 공간 기술이 결합됐는데요. 붓글씨는 분명 한방향으로 흐르고 있지만, 보는 사람의 각도에 따라 시계 방향 또는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것처럼 보여요.


좌석은 16개예요. ㄩ 모양의 테이블을 따라 서로를 모르는 손님이 서로를 마주보도록 했죠. 양쪽 벽은 거울로 둘러싸여 있어 무한한 공간감이 생기고요. 식당 안에는 서예 컨셉과 어울리는 나무 향이 은은하게 풍겨요. 이곳에서 식사를 한다는 것은 마치 예술 작품 속으로 직접 들어가는 것과 같아요. 그런데 우즈에서의 예술은 청각, 시각, 후각으로만 경험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뱃속에서도 이뤄져요.



ⓒ시티호퍼스


비건 라멘의 종류는 총 4개인데요. 채식 라멘은 국물이 너무 맑기만 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12시간 동안 우려낸 국물에 훗카이도 항구 도시 라우스의 다시마, 말린 버섯, 양파, 샐러리, 생강 등의 진액을 넣어 끓였어요. 덕분에 환경적 가치와 맛 모두 뛰어난 라멘이 탄생했죠. 


이 외에도 다양한 사이드 디시가 있는데 팀랩의 철학을 가장 잘 나타내는 메뉴는 유바롤이에요. 푸드 로스 제로를 목표로 라멘 국물을 내는 데 사용했던 해초와 버섯, 찻잎 등을 활용해 만들었거든요. 손님들은 미식과 예술적 경험을 충족하며, 인간은 자연과 동떨어질 수 없다는 팀랩의 메시지까지 소화할 수 있어요.



(시계 반대 방향으로) 간장 비건 라멘 ⓒUZU / 비건 스시 ⓒUZU / 유바롤 ⓒ시티호퍼스


우즈 교토는 기존의 비건 라멘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맛으로 교토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목록에 2년 연속 올랐어요. 팀랩의 철학이 축약된 곳이니만큼, 맛집을 찾는 사람들이나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미술 애호가들의 발길까지 이어지고 있죠. 우즈는 음식을 중심으로 예술과 일상의 거리를 없애고, 개인과 세상의 관계를 다시 조명해보자는 팀랩의 의도를 음식을 통해 실현한 장소예요. 그리고 2021년 10월, 도쿄에 우즈 2호점을 오픈하며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를 확산해 나가죠.



하늘에서 즐기는 초현실적 식사, 우즈 도쿄

우즈 도쿄는 팀랩 플래닛에 있어요. 팀랩 플래닛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는’, 6개의 전시관으로 이루어진 팀랩의 상설 뮤지엄이에요. 예약자의 80%가 외국인이고, 일본에 여행을 온 외국인의 10%가 방문할 정도로(2023년 4월 기준) 큰 인기를 자랑하죠.



ⓒteamLab


이 안에서 팀랩의 철학을 가장 잘 대변하는 작품은 야외 공간인 ‘떠다니는 꽃밭’이에요. 13,000개 이상의 살아 있는 난초로 꾸민 정원인데요. 사방에 미디어 아트가 결합돼 수많은 꽃봉오리가 피어나면서 줄기와 꽃잎으로 변하고, 계절이 바뀌면 새로운 꽃이 피어나요. 


난초는 곤충과 조화를 이루며 살고, 토양의 공간을 놓고 서로 경쟁하지 않는 식물이에요. 토양이 없다면 바위 위에서 행복하게 자라거나 다른 식물에 붙어 있기도 하죠. 전체 식물 종의 10%를 차지할 만큼 다양성을 상징하기도 하고요. 타인과의 관계와 연결을 중시하는 팀랩이 난초를 트레이드 마크로 삼은 이유예요. 우즈 도쿄에선 이 난초에서 영감을 받아 식용 꽃으로 장식한, 차가운 도쿄 한정 비건 라멘을 출시하기도 했어요.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우즈 도쿄 안을 들어가볼까요? 도쿄점은 간소한 교토점과 달리 3개의 식사 공간을 갖추고 있어요. 첫 번째 공간은 미디어 아트로 장식된 실내 ‘허상반전무분별’이에요. 교토의 ‘반전무분별’과 비슷하게 서예를 모티브로 해요. 역시 초주관적 공간 개념을 덧입혀 보는 위치에 따라 서예의 방향이 달라 보이도록 했고요.



허상반전무분별 ⓒUZU


그런데 ‘반전무분별’과 다른 점이 있어요. 미디어 아트 자체는 천장에서만 재생되지만 테이블, 의자, 바닥까지 전면에 배치된 거울에 미러링되어 사방에서 작품이 나타나는 듯한 효과를 준다는 거예요. 그래서 천장과 테이블, 의자, 접시의 물리적 경계가 희미해지고 작품에 완전히 몰입된 상태에서 식사를 할 수 있죠.



하늘과 불의 탁자 ⓒUZU



원 스트로크 벤치 ⓒUZU


두 번째 공간은 ‘하늘과 불의 탁자’라고 불리는 야외 공간이에요. 하늘이 테이블에 반사돼 마치 구름 속에서 식사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요. 세 번째 공간 역시 벤치로 이뤄진 야외 공간인데요. 붓의 획처럼 하나로 연결된 벤치는 앉아서 쉴 수 있는 쉼터, 식사를 위한 테이블, 어린이들의 놀이터로 자유롭게 변해요. 두 공간 모두 인간은 자연과 연결되지 않고는 살 수 없으며, 우리가 식사를 할 수 있는 것 또한 세상과 연결된 덕분이란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어요.


우즈 도쿄는 팀랩 플래닛 안에 자리해, 더 많은 관람객이 예술과 미식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줘요. 이 또한 예술과 미식, 먹는 것과 자연의 경계를 희석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이해시키기 위한 아이디어죠. 팀랩이 일본에서 가장 대중적인 음식인 라멘에 비건을 시도한 이유기도 하고요. 그렇게 팀랩의 철학은 사람들의 일상에까지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어요.



예술, 기술, 일상의 경계를 무너뜨린 초기술 예술가들

꼭 팀랩의 이름을 내걸은 전시회나 우즈에서만 이들의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팀랩은 몇년 전부터 미술관 밖에서도 예술과 푸드, 예술과 교육의 결합을 시도하고 있었거든요. ‘문플라워 사가야 긴자’는 도쿄 긴자의 와규 레스토랑 사가야와 협업해 오픈한 레스토랑이에요. 사계절을 테마로 하면서, 빛과 그림자의 상호작용을 통해 감각적인 이머시브 다이닝 체험을 선사하죠.



ⓒteamLab



ⓒteamLab


먼저, 테이블 위에 무엇이 있는지 공간에 숨어 있는 인공지능이 관찰해요. 그럼 접시 위의 요리와 연상되는 세계가 테이블 위로, 주변 공간으로 퍼지죠. 만약 스시 요리가 나왔다면 물고기가 접시 위를 돌아다니고, 이 물고기를 건드리면 테이블 밖으로 헤엄쳐 나가는 식이에요. 한 접시에 앉았던 새를 쓰다듬으면 다른 접시에서 자라난 나뭇가지로 날아가 앉죠.



ⓒteamLab



ⓒteamLab


또 다른 사례도 있어요. 팀랩 보더리스는 도쿄 오다이바에 ‘엔 티 하우스 환화팅’을 마련했어요. 일본 다도와 팀랩의 디지털 아트를 결합해 환상의 꽃을 피워낸 마법의 찻집이에요. 예컨대 찻그릇에 차가 쏟아지면 꽃이 만개하고, 녹차 아이스크림을 다다미 테이블에 올려놓으면 그 안에서 차나무가 자라나요. 다 먹어 갈수록 차나무에선 꽃이 피고 죽고 새로운 위치에서 다시 자라나죠. 신비한 찻그릇 안에서 광활한 세계와 끝없는 삶을 즐길 수 있어요.



ⓒteamLab


그뿐 아니라 팀랩은 고도의 첨단 기술을 이용해 예술 전시 외에도 다른 기업들의 디지털 솔루션을 개발해주고 있어요. 상업 시설, 이벤트, 사내 시스템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교육 역시 이들이 몰두하는 분야 중 하나예요. 놀이터, 휴게소 같은 공공장소에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디지털 캔버스를 설치해 아이들이 자신의 세계를 키워갈 수 있도록 해주죠. 게임 클리어 같은 목표는 세워두지 않고요. 


이처럼 팀랩은 간과되기 쉬운 일상의 장면을 예술 안으로 끌고 들어와요. 그리고는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감각을 열어주고, 세상을 읽는 방식을 업데이트해줘요. 관객의 행동이 작품에 영향을 주듯 세계는 서로 영향을 미치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같은 순간은 없다는 것을 일깨워주죠. 이 철학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친숙하게 전하기 위해 선택한 첫 번째가 비건 라멘이었을 뿐이에요. 그러니 이들이 앞으로 걸어나갈 곳은 지금보다 더 크고 다양한 세상이 될테죠. 이들이 새겨갈 발자국을 따라가며 예술과 세상을 ‘온몸으로’ 느끼다보면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경계도 흐릿해질 거예요.




Reference

 팀랩 공식 웹사이트

 우즈 공식 웹사이트

 teamLab, Arc Magazine

 Amazing Nippon / Digital Art Museum in Tokyo Enchants Overseas Tourists, Yomiuri Japan News

 teamLab Planets TOKYO Is a Phenomenon. But What Is It?, Ocula

 teamLab與拉麵的跨界相遇,京都必比登推薦「Vegan Ramen UZU」素食拉麵結合光影藝術探討自然環境的可持續性, Vogue Taiwan

 아틀리에 데 뤼미에르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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