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이 옷이 아니라고요? 패션회사가 옷을 갈아입은 이유

유니클로 파크

2023.11.06

‘이번 유니클로의 신작은 공원입니다.’


2020년 4월, 유니클로는 누가 들어도 의아한 발표를 했어요. 캐주얼웨어를 만드는 의류 브랜드가 새로운 작품으로 ‘공원’을 선보인 거죠. 공원을 테마로 옷을 만들거나, 매장 앞마당에 작은 공원을 만드는 수준이 아니었어요. 요코하마의 베이사이드 마리나 앞에 ‘매장이자 공원’인 건물을 지었죠. 옷을 판매하는 상업 시설이 어떻게 누구나 올 수 있는 공원이 될 수 있냐고요?


유니클로가 만든 공원은 이런 모습이에요. 도쿄 만(Bay)을 바로 앞에 둔 3층 짜리 건물의 지붕을 경사면으로 만든 뒤, 지붕을 정글짐, 볼더링, 미끄럼틀 등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기구로 채웠죠. 건물 안에서 보면 아이들이 매장 천장에서 뛰어놀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어요. 이처럼 절반은 매장이고, 절반은 공원인 구성도 신기하지만, 무엇보다 공원의 경사가 눈에 띄어요. 보통 공원 바닥은 평평한 편인데, 왜 굳이 경사진 공원을 만들었을까요?


유니클로 파크 미리보기

 #1. 공원: 매장의 포맷을 바꾸다

 #2. 꽃집: 양말 팔듯이 꽃을 팔다

 #3. 우체국: 새로운 생각의 옷을 입히다

 유니클로는 매장도 옷을 입는다




매장에 로고가 붙어 있는 게 아니라, 매장을 로고 속에 넣었어요. 로고를 가지고 파격적인 시도를 한 브랜드는 바로 ‘유니클로’. 2023년 4월, 로드사이드 매장의 프로토 타입이 될 ‘유니클로 로고 스토어’ 1호점으로 ‘마에바시 미나미 인터점’을 오픈했는데요. 가로 길이가 7미터나 되는 거대한 로고 큐브를 건물의 3면에 배치시켰죠.


바깥에서 보면 단순히 로고를 강조한 매장 같아요. 하지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발상의 전환을 볼 수 있어요. 로고 큐브의 안쪽이 각각 유니클로 플라워 박스, 유니클로 커피 박스, 유니클로 키즈 박스로 채워져 있거든요. 꽃, 커피, 아이들의 놀이 공간 모두 유니클로가 제공하는 새로운 체험 요소들이죠.



ⓒuniqlo



ⓒuniqlo / ⓒfast retailing


로고 큐브의 내부만 특별한 게 아니에요. 큐브를 기둥 삼아 펼쳐져 있는 750평 규모의 매장은 소비 전력을 55%나 절감시켜요. 마에바시 미나미 인터점은 유니클로 최초로 친환경을 접목시킨 매장인데요. 에어 커튼, 태양광 패널, 조명 밝기 센서, 이산화탄소 농도 센서 등을 도입해서 소비 전력을 줄였어요. 매장의 성격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도 프로토 타입이 되기에 충분한 거죠. 한 마디로 이 매장은 유니클로가 앞으로 나아갈 모습을 ‘미리보기’ 할 수 있는 매장이에요.


유니클로가 매장을 통해 미래에 대한 힌트를 줬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이전부터 매장을 기업의 ‘미디어’로 활용하면서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매장 경험을 제시할 것인지 알려줬었죠. 그 중에서도 캐주얼웨어 브랜드로서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던 매장이 있어요. 바로 요코하마에 있는 ‘유니클로 파크 요코하마 베이사이드점’이에요. 참고로 유니클로에서 처음으로 꽃을 판매하기 시작한 곳도 바로 이곳이죠. 옷을 파는 곳이 공원(유니클로 파크)을 만들면 대체 어떤 모습일까요? 지금부터 유니클로다운 공원으로 떠나볼게요.



ⓒ시티호퍼스



#1. 공원: 매장의 포맷을 바꾸다 


‘이번 유니클로의 신작은 공원입니다.’


2020년 4월, 유니클로는 누가 들어도 의아한 발표를 했어요. 캐주얼웨어를 만드는 의류 브랜드가 새로운 작품으로 ‘공원’을 선보인 거죠. 공원을 테마로 옷을 만들거나, 매장 앞마당에 작은 공원을 만드는 수준이 아니었어요. 요코하마의 베이사이드 마리나 앞에 ‘매장이자 공원’인 건물을 지었죠. 옷을 판매하는 상업 시설이 어떻게 누구나 올 수 있는 공원이 될 수 있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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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가 만든 공원은 이런 모습이에요. 도쿄 만(Bay)을 바로 앞에 둔 3층 짜리 건물의 지붕을 경사면으로 만든 뒤, 지붕을 정글짐, 볼더링, 미끄럼틀 등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기구로 채웠죠. 건물 안에서 보면 아이들이 매장 천장에서 뛰어놀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어요. 이처럼 절반은 매장이고, 절반은 공원인 구성도 신기하지만, 무엇보다 공원의 경사가 눈에 띄어요. 보통 공원 바닥은 평평한 편인데, 왜 굳이 경사진 공원을 만들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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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는 건물 지붕을 경사진 공원으로 만들어서 누구나 건물 내부를 통하지 않고도 공원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게 했어요. 맨 꼭대기까지 올라가 보면 도쿄 만이 한 눈에 내려다보여요. 꼭대기에는 미끄럼틀이 있는데요.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면 지붕에서 바다로 내려가는 듯한 기분이 들죠.


유니클로 파크의 원래 설계도에는 미끄럼틀이 없었어요. 전체 컨셉을 담당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토 카시와’가 미끄럼틀을 넣어야 한다고 의견을 냈죠. 그래야 사람들이 공원 꼭대기까지 올라갈 유인이 생긴다면서요. 그의 예상대로 사람들은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가기 위해 공원 꼭대기까지 기꺼이 올라갔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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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 형태는 공원에서 매장으로의 진입도 더욱 쉽게 만들었어요. 유니클로 파크는 총 3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3층은 유니클로와 GU의 키즈 아이템을 함께 판매하는 최초의 매장이고, 2층은 GU 매장, 1층은 유니클로 매장인데요. 공원에는 각 층으로 곧바로 들어갈 수 있는 3개의 입구가 있어요. 공원에서 유리문 하나만 열면 매장이 나오죠. 이 독특한 형태는 공원과 매장 간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 줘요. 공간을 분리했지만 연결성은 높아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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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 경사 덕분에 유니클로 파크에서는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지켜보기도 편해요. 공원 밑에서도, 위에서도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한 눈에 들어와요. 물론 매장의 판매 공간 확보를 고려하면 직사각형 건물을 지어 올린 후 옥상만 공원으로 활용하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경사면을 만들기 위해서 건물을 사선으로 지으면 그만큼 연면적이 줄어들 수밖에 없죠. 하지만 유니클로는 더 큰 연면적을 포기한 대신 가족 구성원 모두가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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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고객을 배려한 공간 구성은 건물 내부에서도 계속 돼요. 3층에는 아이들이 가지고 놀 수 있는 칠판 벽도 있고, 1층에는 아이들이 지구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놀면서 배울 수 있는 놀이터도 있어요. 또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티셔츠나 가방에 프린트 할 수 있는 ‘UTme!’ 코너도 있고요. 공원은 물론이고 매장까지 곳곳에 가족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로 꾸며놓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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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니클로 파크’는 유니클로가 수년 간 준비했던 ‘데스티네이션 스토어’를 구현한 매장이에요. 굳이 쇼핑할 일이 없어도 매장 그 자체가 목적지가 된다는 뜻이죠. 국민 브랜드인 유니클로가 패션 인프라에 가까운 존재가 된 만큼, 역할을 확대해서 지역과 사회에 열린 공공 시설로서의 기능까지 수행하고 싶었던 거예요. 특히 ‘미츠이 아울렛’ 바로 옆에 위치한 유니클로 파크는 입지적 이점을 활용해서 많은 가족 고객들이 놀기 위해 오는 장소가 되고 있어요. 옷으로 모두의 생활을 풍요롭게 만들겠다는 목표를 공간을 통해서도 달성하고 있죠.



#2. 꽃집: 양말 팔듯이 꽃을 팔다

그런데 유니클로 파크 1층에는 의외의 아이템이 하나 있어요. 사람이 입거나 신는 의류 품목이 아니라 식물인 꽃을 팔고 있거든요. 심지어 1층 입구로 들어가자마자 고객들을 반겨주는 게 바로 ‘유니클로 플라워’ 코너예요. 단순히 상품 구색을 늘리려는 시도로 보기에는 위치와 구성 면에서 비중을 뒀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런데 왜 캐주얼웨어 브랜드에서 꽃을 팔고 있는 걸까요? 꽃과 옷은 소싱부터 배송, 재고 관리까지 하나도 공통점이 없는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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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옷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람들의 생활에 색을 입히고 더 풍요롭게 해주죠.


계절을 느낄 수도 있고요.


옷을 고르듯 꽃을 골라보세요. 


자, 꽃이 있는 생활을 시작해볼까요?”


-UNIQLO FLOWER


고객들의 궁금증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유니클로는 그 답을 매장 벽에 크게 적어 놓았어요. 의류 브랜드이지만 상품의 ‘카테고리’가 아니라 ‘역할’에 집중한 거죠. 옷의 쓰임새를 사람의 몸을 보호하거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에서 확장해서, 색으로 일상을 다채롭게 만들고 계절을 느끼는 걸 돕는 존재로 재정의한 거예요. 놀랍게도 이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옷과 꽃은 본질적인 공통점을 갖고 있었죠.


유니클로 파크는 ‘유니클로 플라워’를 가장 먼저 선보인 매장이에요. 매장을 오픈했던 2020년 4월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인 때라 사회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던 때였죠. 감염 방지 차원에서 직원이 고객에게 인사를 건네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직원들의 목소리가 어느 순간 매장에서 사라졌죠. 이때 목소리로 전하는 인사 대신 고객을 환영하고 환대했던 게 바로 꽃이에요. 그뿐 아니라 매장에 있는 알록달록한 꽃은 사람들에게 생기를 주고 분위기를 환기시켰죠.


의도는 좋았지만 꽃을 파는 건 생각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어요. 꽃을 팔아본 적이 없으니 꽃 파는 법에 대한 노하우가 있을리가 없었어요. 집기 구매 같은 사소한 문제부터 보관, 관리, 진열 방법까지 하나 하나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죠. 하지만 유니클로는 결국 해결책을 찾게 돼요. 유니클로다운 판매 방법을 꽃을 팔 때도 접목시키기로 한 거죠. 일반 꽃집에서처럼 화려한 꽃다발을 파는 것이 아니라 유니클로다운 가격으로 좋아하는 꽃을 부담없이 살 수 있게 만들었어요.


그래서 유니클로 플라워에서 판매하는 계절별 생화는 한 다발에 390엔(약 3,900원)이지만, 세 다발을 골라 사면 990엔(약 9,900원)이에요. 유니클로가 양말을 판매하는 가격 구조를 동일하게 적용시켰죠. 사토 카시와가 정의한 유니클로의 정체성인 ‘미의식 있는 초합리성’이 꽃에도 반영되어 있는 거예요. 여기서는 원하는 꽃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골라서 계산대로 가져가기만 하면 돼요. 선택도, 구매도 모두 유니클로 옷을 구매하는 것처럼 쉽고 간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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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플라워는 현재 일본 내 21개의 매장에 입점해 있어요. 새로운 시즌에 맞춰 옷을 입은 마네킹의 손에 생화가 들려 있는 모습은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산뜻하게 만들어요. 각각의 꽃들이 뿜어내는 향기는 유니클로의 옷이 가진 인상을 보완해주고요. 한 마디로 유니클로 플라워는 유니클로가 고객에게 보내는 무언의 환대이자 계절의 편집본, 그리고 꽃으로 만든 팔레트예요. 고객의 생활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시작했지만 동시에 유니클로라는 브랜드까지 생기를 불어넣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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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우체국: 새로운 생각의 옷을 입히다

유니클로 파크에서 발견한 의외의 아이템은 꽃만이 아니에요. 1층 입구에는 우체통도 설치되어 있어요. 꽃집이 된 유니클로가 이제 우체국까지 되려는 걸까요? 아니면 매장에서 산 옷을 택배로 보내주는 서비스라도 제공하는 걸까요? 자세히 살펴보니 이 빨간색 우체통에는 이름이 따로 있었어요. 바로 ‘이치로 포스트’죠. 우체통 바로 옆에 있는 등신대 속 주인공이 바로 일본의 전설적인 야구선수, 스즈키 이치로예요.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19년 간 활약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에서 통산 4,367개의 안타를 기록한 ‘천재 타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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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유명 스포츠 선수를 브랜드 앰배서더로 기용하는 전략은 타 스포츠웨어 브랜드에서도 흔히 볼 수 있어요. 제품 홍보는 물론, 함께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출시하기도 하죠. 그런데 유니클로와 야구 스타 스즈키 이치로의 만남은 접근법부터 달랐어요. 유니클로가 그와 함께 만들고자 했던 건 실물 옷이 아니었거든요. 대신 ‘생각으로서의 옷’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새로운 생각을 입혀주고 싶었어요. 이 옷을 입을 대상도 명확했어요. 자라나는 초등학교, 중학교 아이들이었죠.


‘이치로 포스트’의 출발점은 2022년 11월에 유니클로가 발표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차세대 육성 프로그램(Next Generation Development Program)’이에요. 유니클로의 글로벌 앰배서더를 비롯해서 세계적인 선수, 단체 등과 함께 전 세계의 아이들을 응원하기로 한 거죠. 목표는 하나, 아이들이 인생을 더욱 긍정적이고 힘있게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었어요. 


그럼 이 우체통의 역할은 뭐냐고요? 우체통은 전국의 아이들과 이치로, 그리고 유니클로를 연결하는 통로예요. 아이들이 그들의 생각을 전달하는 방법은 간단해요. 먼저 편지지에 ‘좋아하는 것, 마주보고 싶은 일’을 주제로 글을 쓰고 봉투에 담아요. 그 후 봉투 겉면에 이름, 나이, 주소, 우편 번호, 메일 주소를 적어 우체통이 설치된 유니클로 매장에 찾아가 넣으면 끝이죠. 물론 웹페이지에서도 가능해요. 마지막으로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은 이치로가 답변을 주거나 직접 아이들을 만나러 가죠. 


유니클로는 아이들과 이치로를 연결하는 매개로서 단순히 우체통이 놓일 장소만 제공하지 않아요. 공식 홈페이지에는 유니클로가 전하는 당부 메세지가 편지 형식으로 적혀 있어요. 이때 편지의 수신인은 아이들이 아니에요. 그 아이들을 키우고 보살피는 부모님이죠. 유니클로는 아이가 가능성을 싹틔우고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누구보다도 어른의 태도와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 모델로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지지 않고 굳건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이치로가 적격이었고요.


“아버지, 어머니께.


아이들은 모두 열중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니클로는 이치로와 차세대 육성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목표는 '힘낼 수 있는 아이들을 더 늘리는 것'이죠. 시대착오적인 정신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하지만 젊은 세대나 아이들에게, 우리 어른이 해줄 수 있는 것은 ‘너는 노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노력하는 것은 한정된 사람만의 능력이 아니라, 계기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곳을 마주하고 스스로 미래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비록 어려움을 겪더라도 극복하기 위한 강인함과 유연함을 지닌 새로운 세대를 유니클로는 이치로와 응원하고 싶습니다. 전국 매장에 설치된 이치로 포스트는 그 첫걸음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시간을 들여 아이들의 내일로 이어지는 다양한 시도를 해나갈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힘낼 수 있는 계기를.”


-유니클로 ‘이치로 포스트’ 공식 홈페이지 중에서



ⓒ시티호퍼스


이 외에도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치로가 직접 답변을 한 영상 클립들이 업로드 되어 있어요. 그 영상 중 하나는 ‘힘이 나지 않는 날이 있는 모두에게’라는 영상이죠. 여기서 이치로는 기분에 따라 연습량이 계속 바뀌어서 고민이라는 아이에게 이런 조언을 해줘요. 사람이기 때문에 컨디션이 늘 100%일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건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마찬가지라고요. 하지만 70%밖에 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기량의 50%를 발휘한 채 만족하지 말고, 그 상황 속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해야 한다고 당부하죠. 이토록 인간적인 답변을 듣고도 힘이 나지 않을 아이가 있을까요?



ⓒuniqlo


이치로 포스트가 설치된 매장은 유니클로 파크 이외에도 전국적으로 많아요. 하지만 가족 단위의 방문객을 타깃한 유니클로 파크에서는 유독 시너지가 나요. 유니클로가 쓴 편지의 수신인인 부모님들이 미래의 주인공인 아이들을 데려오는 장소이니까요. 유니클로가 브랜드로서 보여주고자 하는 애티튜드를 선보이기에 가장 어울리는 장소가 바로 유니클로 파크인 거예요.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동시에 말을 거는 기획, ‘이치로 포스트’는 유니클로 파크에서 유독 그 빛을 발하고 있어요.



유니클로는 매장도 옷을 입는다

유니클로 파크의 등장 전까지 유니클로 매장은 ‘쇼핑하는 장소’라는 역할에 충실했어요. 매장에서 상품이 얼마나 보기 좋은지, 고르기 편한지, 사기 쉬운지에 주력했었죠. 그에 비해 유니클로 파크는 처음으로 기존의 매장 역할에 균열을 일으킨 매장이에요. ‘쇼핑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라는 포맷의 전환이 시도된 곳이죠. 그 결과 유니클로 파크는 옷을 파는 매장을 뛰어 넘어 공원, 꽃집, 그리고 우체국으로 개념이 확장됐어요.


“매장이 지역 사회에 있어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의식하게 되었어요. 매장이 단지 ‘옷을 사기 위한 곳’이 아니라 좀 더 복합적인 역할을 한다면 브랜드로서 사회에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사토 카시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DCS 인터뷰 중


유니클로 파크를 만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토 카시와는 오프라인 매장이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최대의 미디어’라고 생각해요. 브랜드가 지닌 이념과 철학, 비전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면서 효과적인 매체라는 거죠. 그래서 유니클로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싶은지 알고 싶다면 방법은 간단해요. 유니클로의 새로운 매장에 가보는 거죠.


유니클로의 매장은 사람들이 입을 옷만 파는 게 아니라 스스로도 옷을 계속 갈아 입어요. ‘공원’이라는 새로운 옷을 입고 로컬의 문을 열어 젖힌 유니클로가 다음으로 갈아 입게 될 옷은 어떤 스타일일까요? 그게 무엇이든, 유니클로의 매장을 통해 사람들의 일상이 이전보다 더 풍요로워질 거라는 사실 하나는 분명해요. 매장의 스타일은 조금씩 바뀌더라도, 유니클로라는 장르는 여전히 남아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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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 유니클로 공식 홈페이지

 最新型ユニクロが前橋にやってきた!#2 前橋南インター店のサステナビリティ設計, Diamond Chain Store

 最新型ユニクロが前橋にやってきた!#1 佐藤可士和氏が語るユニクロとの17年間, Diamond Chain 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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