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가 운세를 알려주는 아쿠아리움 점집

요코하마 포춘 아쿠아리움

2023.11.09

운세나 미래를 알고 싶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신문이나 잡지에 쓰여있는 별자리 운세를 읽거나, 타로 카드점을 봐주는 타로 마스터를 찾아가면 돼요. 요즘은 모바일 운세 앱도 많고요. 그런데 이럴 때 찾아갈 수 있는 곳이 하나 더 있어요. 바로 ’요코하마 포춘 아쿠아리움’이에요.


운세를 보고 싶은데 왜 아쿠아리움에 가느냐고요? 여기서는 물고기를 비롯한 수중 생물들이 운을 봐 주거든요. 말도 하지 못하는 수중 생물들이 어떻게 미래를 점쳐줄까 싶지만, 이 아쿠아리움은 운세에 진심이에요. 이곳에 가면 관계운부터 연애운까지, 6가지의 운을 전부 확인할 수 있어요.


그렇다고 포춘 아쿠아리움이 운세만 보고 나오는 곳은 아니에요. 운세를 확인하다보면 저절로 수중 생물들의 특성을 기억하게 될 테니까요. 아쿠아리움과 점집을 반반씩 섞은 ‘아쿠아리움 점집’으로 함께 떠나볼까요?


요코하마 포춘 아쿠아리움 미리보기

 #1.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감성의 매개가 된 물고기

 #2. 수족관이라는 ‘남 일’을 ‘내 일’로

 #3. 로컬을 이용해서 개척한 블루오션

 점술 비즈니스와 아쿠아리움의 장르 융합




미국 쇼 비즈니스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인물이 있어요. 19세기에 미국의 곡예단에서 활약했던 바넘(Phineas Taylor Barnum)이에요. 그의 쇼맨십이 유독 빛나는 순간이 있었으니, 서커스 쇼에서 관객의 성격을 정확히 알아맞힐 때였죠. 바넘은 곡예단에서 일하는 사람일 뿐 점쟁이도, 점성술사도 아니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무작위로 선정한 관객의 성격을 족집게처럼 맞힐 수 있었을까요?


사람들은 바넘의 신통함에 감탄했지만 실제로 그를 신통하게 만들어 준 것은 관객들이었어요. 바넘은 누구나 가진 보편적인 성격적 특징을 말했을 뿐인데, 관객들은 그게 본인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라고 받아들였던 거죠. 이처럼 대중적으로 적용되는 보편적인 특성을 자신만의 특성으로 받아들이는 심리적 현상을 ‘바넘 효과’라 불러요.


바넘 효과는 1948년에 포러 교수가 실험을 통해 그 효과를 증명해서 ‘포러 효과’라고도 불리는데요. 실험 내용을 한번 살펴볼게요. 포러 교수는 가르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성격 검사를 한 뒤 결과지를 나눠줬어요. 그리고 나서 결과지의 내용이 실제 본인의 성격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5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하라고 했죠. 그 결과, 학생들이 준 평균 점수는 4.26점이었어요. 약 80%의 학생들이 성격 테스트의 정확성이 높다고 판단한 거예요.


반전은 여기서부터 시작돼요. 사실 학생들에게 나눠줬던 성격 검사 결과지는 전부 똑같은 내용이었거든요. 학생들은 누구에게나 해당될 법한 일반적인 내용을 보고, 그것이 자신만의 특성이라고 재해석해서 받아들였어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애매모호한 내용은 오히려 나에게 딱 맞는 맞춤형 해설이 됐고요.


바넘 효과는 MBTI, 별자리 운세, 타로 카드점 등 종목을 가리지 않고 지금까지도 여러 영역에서 목격되고 있어요. 특히 누군가의 조언을 통해 불확실한 미래를 돌파해 나가고자 하는 젊은 세대에게서 자주 나타나죠. 요코하마에는 또 다른 방식으로 ‘바넘 효과’를 영리하게 이용한 아쿠아리움이 있어요. 이름은 ‘요코하마 포춘 아쿠아리움’. 여기서는 수중 생물들이 사람의 점과 운세를 봐주죠. 운세의 종류도 6가지나 돼요. 말도 하지 못하는 수중 생물이 어떻게 점을 보냐고요? 다 방법이 있어요.



ⓒ시티호퍼스



#1.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감성의 매개가 된 물고기

요코하마 포춘 아쿠아리움(이하 포춘 아쿠아리움)의 컨셉은 ‘행운을 가져다주는 물고기가 운세를 점쳐주는 아쿠아리움’이에요. 말 그대로 점집과 아쿠아리움을 합친 공간이죠. 이런 테마로 새로운 고객 경험을 설계한 수족관은 일본 내에서 유일한데요. 컨셉만 뾰족한 게 아니라 점집과 아쿠아리움이라는 각각의 기능에도 충실해요. 이곳의 수중 생물은 운세를 봐줄 뿐만 아니라, 행운을 얻기 위한 조언까지 해줘요. 전시 중인 생물은 120여 종류, 500여 마리에 달하고요. 한 마디로 들을 거리도, 볼 거리도 풍부한 아쿠아리움이죠.  


그런데 수족관 속 생물들은 어떻게 사람들의 운세를 봐주는 걸까요? 말도 할 수 없는 생물들이 어떻게 운세를 보는지 직접 확인해 볼게요. 일단 포춘 아쿠아리움에 도착하면 매장 앞에 일렬로 늘어놓은 디지털 터치패드를 발견할 수 있어요. 입장권을 구매했다면 모두 이 터치패드에 생년월일, 성별, 그리고 함께 온 사람의 인원 수를 기입해야 해요. 3가지 질문에 답을 하고 나면, 터치 패드에 나만의 ‘포춘 넘버’가 나와요.



ⓒ시티호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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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 넘버’가 몇 번인지 확인했다면 이제 아쿠아리움 입구에 설치된 서랍에서 똑같은 번호를 찾아 서랍문을 열어야 해요. 서랍 안은 ‘오미쿠지’*라는 종이 쪽지들로 가득차 있는데, 이 중에서 딱 한 장을 고르면 모든 준비는 끝이에요. 이 오미쿠지 안에는 나의 운세를 알려줄 수조 번호 6개가 적혀 있어요. 이 번호들을 찾아가며 수족관을 관람하고, 운과 관련된 메세지들을 하나씩 체크하는 거죠. 그러니까 이 오미쿠지는 나만의 관람 경로를 알려주는 일종의 ‘관람 지도’인 셈이에요.


*오미쿠지 : 길흉을 점치기 위해 뽑는 일종의 제비뽑기 종이예요. 일본의 사찰이나 신사에서 볼 수 있어요.



ⓒ시티호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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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포춘 아쿠아리움에서 볼 수 있는 운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운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포춘 아쿠아리움에서는 그중에서도 관계운, 금전운, 색깔운, 건강운, 산호운, 연애운을 확인할 수 있어요. 수족관의 구획은 물론, 88개의 수조도 이 여섯가지 운세를 기준으로 배치했어요. 이곳은 수조의 배치에 있어서는 점집의 규칙을, 관람의 방식에 있어서는 아쿠아리움의 규칙을 적용한 하이브리드 매장인데요. 그래서 시간 제한 없이 느긋하게 운세를 확인하며 생물들을 구경할 수 있죠. 



ⓒ시티호퍼스


그런데 왜 굳이 점집과 아쿠아리움을 섞은 걸까요? 운세를 봐주는 주체가 생물이 아니면 관리에 들어가는 수고나 비용도 훨씬 줄어들텐데 말이에요. 포춘 아쿠아리움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생물이야말로 인간의 삶에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생물은 호기심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인생에 대한 힌트를 주거나 힐링의 기분을 전하는 주체이기도 해요. 그래서 단지 ‘보기 좋은 존재’가 아니라 ‘에너지를 주는 존재’인 생물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싶었죠.


물론 운세가 한 사람의 운명을 뒤흔들 만큼의 위력을 가진 건 아니에요. 하지만 내심 답을 정해 놓고도 망설여질 때 누군가의 사소한 한 마디를 듣고 마음을 굳혔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한번쯤 있을 거예요. 이처럼 포춘 아쿠아리움은 운세의 ‘등 떠밀어주는 특성’에 집중했어요. 인간과는 다른 유형의 지혜로움을 가진 생물들이 삶의 힌트를 준다면 사람이 에너지를 얻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 봤죠. 자연과 생물의 겉모습이 아닌 역할에 조명을 비춘 거예요.



#2. 수족관이라는 ‘남 일’을 ‘내 일’로

그럼 직접 포춘 아쿠아리움 속으로 들어가 운세를 확인해 볼게요. 이곳의 기본 관람 동선은 하나예요. 하지만 사람들은 동선을 따라가면서 각자 들고 있는 오미쿠지 속 숫자가 적힌 수조를 찾아야 해요. 예를 들어 첫번째 운세 존의 숫자가 3번이라면, 1번과 2번 수조는 그냥 지나치더라도 3번 수조 앞에서만큼은 발걸음을 멈춰야 하죠. 그곳에 적혀 있는 나를 향한 메세지를 꼭 확인해야 하니까요. 적어도 오미쿠지에 적힌 6개의 수조 앞에선 더 신경을 써서 관람할 수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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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니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수족관, 동물원, 혹은 미술관에 갔을 때의 행동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요. 보통은 유심히 들여다보기보다 스쳐 지나가는 반면, 포춘 아쿠아리움에서는 자신의 운세가 적혀있는 수조 앞에서 개인의 관여도가 급상승해요. 그 수조들은 곧 나의 현실, 미래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죠. 이처럼 자기 자신과 관련이 있는 정보에 더 집중하고 주목해서, 더 잘 기억하게 되는 현상을 심리학에서 ‘자기 참조 효과(Self-reference effect)’라 불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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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생물을 사람에게 각인시키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낸 포춘 아쿠아리움은 각 운세를 담당할 수중 생물도 섬세하게 선정했어요. 6개의 운세와 수중 생물 간의 콤비는 무작위로 고른 게 아니에요.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죠. 직접 확인해 볼까요? 우선 첫번째 운세인 ‘관계운’ 존에 가보면, 서로 관계를 주고 받으며 상생하는 생물들로 채워져 있어요. 이들의 관계성은 사람들이 가까운 인연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관한 힌트를 주는데요. 수조에 ‘서로 돕고 지내며 모두 기분 좋게’, ‘무엇이든 인정받으면 살기 쉬운 법이에요’ 등의 메세지가 적혀 있는 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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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운도 마찬가지예요. 이 구획은 ‘금붕어 특집’이에요. 금붕어의 중국어 발음이 ‘돈이 남다’라는 발음과 유사해서 돈과 관련한 운이 좋은 물고기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죠. 여기서는 왜금, 유금 등 다양한 금붕어들이 수조에 적힌 메세지들을 통해 금전운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요. 재테크 종목을 알려주는 건 아니지만, ‘무언가를 계속한다는 것은 가장 큰 힘이에요. 하지만 지속하는 것은 가장 힘든 법이죠.’처럼 돈을 벌 수 있는 태도를 알려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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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운 존에서는 알록달록한 색깔을 자랑하는 생물들이 사람들을 반겨줘요. 이곳의 테마는 ‘색상’으로, 평소에 사용하면 좋은 행운의 색깔을 알 수 있어요. 빨강색, 노랑색, 흰색, 검정색, 물색, 청색, 금색까지 7가지 종류가 있죠. 만약 행운의 색이 금색인 사람이라면 금전운을 높이고 싶을 때 금색을 사용하면 좋아요. 그뿐 아니에요. 행운의 컬러를 몸에 지닌 생물들은 바람직한 내일을 맞이할 수 있는 힌트도 줘요. ‘승부에 연연하지 말고 도전해 봐요’, ‘긴장해서 굳어버린 모습까지도 매력으로 만들면 되지 않을까요?’ 등 동기부여와 관련한 이야기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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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운세에서 빠질 수 없는 건강운이에요. 건강운 존에서는 장수와 건강의 상징인 ‘긴 몸’을 가진 생물들을 만날 수 있어요. 붕장어, 얼룩무늬 정원장어, 리본 장어 등이 모래 바깥으로 얼굴을 빼꼼 내밀고 있죠. 이곳에서는 건강 관리의 대상이 몸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몸 관리만큼이나 마음 관리도 중요시하죠. 그래서 생물들은 몸과 마음 모두를 건강하게 할 수 있는 힌트를 줘요. ‘마음도 몸도, 화려하고 부드럽게’, ‘유행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더라도, 마음은 여유롭게 릴렉스’ 같은 것들이죠. 수조 안에서 느긋하게 헤엄치는 생물들은 이 힌트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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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 포춘 아쿠아리움


포춘 아쿠아리움에는 일반 점집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운세도 있어요. 바로 ‘산호운’이에요. 산호초는 바다의 요람이라 불릴 정도로 생명력이 넘치는 바다 속 파워 스팟(power spot)으로서,여러 생물들과 어울리고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는 특징이 있어요. 그래서 산호초는 사람들에게 사회 생활에 필요한 팁을 건네요. ‘가능성에는 한계가 없으니 좌절하지 말고 큰 마음으로 나아가세요’, ‘가죽 산호는 산호초이지만 버섯으로 불려요. 독특하다는 건 좋은 개성이니까 자신만의 관점을 소중히 하세요’ 등 바다계 사회 생활의 달인다운 조언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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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호퍼스


마지막 운은 바로 ‘연애운’이에요. 이 운세존에서는 해마, 플래티넘 엔젤피쉬, 아홀로틀처럼 짝을 지어 수영하는 생물들의 사랑스러운 자태를 볼 수 있는데요. 이름의 유래와 생태 특성에 있어서도 ‘사랑’과 관련이 깊어요. 예를 들어 아홀로틀은 멕시코 원주민어로 ‘사랑의 메신저’를 뜻하고, 해마는 한번 짝을 이루면 쉽게 헤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이들은 ‘원한다면 영원히 함께할 수 있어요, 그 사람은 최고의 아빠가 될 거예요.’ 와 같은 축복을 건네줘요. 이 밖에도 연애운 존에서는 디자이너 코코 샤넬, 독일의 시인 괴테의 사랑 관련 명언도 만날 수 있죠.



ⓒ시티호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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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호퍼스


포춘 아쿠아리움에서는 운세의 테마와 걸맞은 수중 생물들의 행동 양식이나 특성에 초점을 맞춰 관람하게 돼요. 일반적인 수족관에서는 길게 설명이 쓰여 있어도 지나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에서는 ‘나에게 보내는 메세지’와 함께 수중 생물을 보게 되니 기억에 잘 남을 수밖에 없죠. 자기 참조 효과를 통해 평범한 수족관에서 ‘나와 관련 있는 수족관’으로 변신했기 때문인데요. 그리고 나와 관련 있는 수족관은 함께 간 친구들의 숫자에 비례해 늘어날 수 있어요. 친구들의 운세도 궁금할 테니까요.



#3. 로컬을 이용해서 개척한 블루오션

그런데 포춘 아쿠아리움에서 운세를 확인하다보면 한 가지 의문이 생겨요. 과연 이 운세들을 얼마만큼 믿을 수 있는가 하는 거죠. 이에 대한 답변은 관람의 마지막 순서인 연애운 존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포춘 아쿠아리움의 모든 운세는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점집인 ‘봉점야카타’에서 감수를 받았다고 쓰여 있거든요. 참고로 1995년에 창업한 이 점집은 지점만 8곳이 있고, 연간 약 20만명이 찾아오는 차이나타운의 핫플레이스예요. 포춘 아쿠아리움이 위치한 건물의 같은 층에도 매장이 있는데, 대기 중인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죠. 


그뿐 아니라 포춘 아쿠아리움이 지역의 매력을 활용한 포인트는 또 있어요. 지역의 위치적 맥락까지 활용했거든요. 포춘 아쿠아리움이 위치한 요코하마의 차이나타운은 전통적으로 운세를 중요시하는 곳이에요. 차이나타운에 있는 신사는 연애운과 금전운이 좋아지는 것으로 유명해서 데이트하는 젊은이들로 북적이고요. 포춘 아쿠아리움은 이런 위치적 맥락을 바탕으로 포춘 아쿠아리움의 컨셉을 기획하는 동시에, 그 설득력과 신빙성은 로컬 점집에서 확보했던 거예요.


기발한 발상으로 ‘아쿠아리움 점집’이라는 블루오션을 개척한 포춘 아쿠아리움에는 비밀이 하나 더 있어요. 사실은 이 아쿠아리움이 이전에 폐업했던 평범한 수족관을 리뉴얼했다는 거죠. 2004년에 ‘요코하마 재미있는 수족관’이라는 이름으로 오픈했던 아쿠아리움이 17년간의 영업을 끝으로 문을 닫자 그 시설을 활용한 건데요. 왜 하필이면 폐업한 자리에 같은 업종의 매장을 열었을까요? 폐업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텐데 말이에요. 



ⓒ요코하마 재밌는 수족관


아쿠아리움이 입주해 있던 건물인 ‘차이나 스퀘어’는 폐업한 아쿠아리움의 시설과 자산을 살리면서도, 사업성과 흥행 모두를 담보할 수 있는 시설로 리뉴얼을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UDS(Urban Design System)’에 맡겼죠. UDS는 디자인성, 사업성, 사회성을 겸비한 장소를 기획해서 도시와 지역에 다시 한번 활력을 불어넣는 것을 목표로 하는 회사거든요.


리뉴얼의 적임자였던 UDS는 요코하마 차이나타운만의 특색과 강점을 재확인하는 한편, 유동 고객과 핵심 경험을 재검토하기 시작했어요. 그 결과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하게 됐어요. 지금의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은 점괘나 운세를 확인하기 위해 20~30대 여성이 많이 찾는 장소가 되었지만, 기존의 아쿠아리움 시설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 고객을 대상으로 기획되었던 거예요. 괴리감을 느낀 UDS는 고객층을 새롭게 설정한 뒤 소통 위주의 체험형 공간으로 리뉴얼을 하기로 결정했죠. 


UDS는 새로운 아쿠아리움의 컨셉을 ‘행운을 가져다주는 물고기로부터 복을 받을 수 있는 수족관’으로 정했어요. 그리고 이 개념에 맞게 포춘 아쿠아리움의 고객 경험을 설계하기 시작했죠. 아쿠아리움에서 뽑는 오미쿠지와 88개의 수조 속 메세지들은 이렇게 탄생했어요. 그 밖에도 운세 존에 따라 수중 생물들을 재배치하는 것부터 BGM, 유니폼, 로고, 사인, 홈페이지, 기념품 숍까지 모든 것을 리뉴얼했죠.



점술 비즈니스와 아쿠아리움의 장르 융합

결과는 어땠을까요? 가족 고객에 기댔었던 ‘요코하마 재밌는 수족관’은 17년 간의 영업 끝에 폐관을 하게 됐지만, 포춘 아쿠아리움은 점술과 아쿠아리움이라는 장르의 융합을 통해 같은 자리에서 다른 이름으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어요. 1년 반이 넘는 시간동안 5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운세를 확인했죠. 업종은 같아도 수중 생물을 보여주는 방식을 180도 바꿔서 고객들의 관여도를 높이고, 지역 맥락과 유동인구의 특성을 살린 점이 심폐 소생의 핵심이었어요.


공통 분모라고는 없어보이는 점집과 아쿠아리움이라는 두 개의 장르를 섞어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수중 생물에게도 라이프스타일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거예요. 지금까지 물고기의 이름과 어종, 서식지를 알려주는 아쿠아리움은 많았어도, ‘연애 잘하는 물고기’를 알려주는 아쿠아리움은 없었을 테니까요.


이처럼 수중 생물을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 포춘 아쿠아리움의 개업일은 2022년 3월 26일인데요. 이 날은 볍씨 한 알이 만 톨의 쌀로 불어난다는 ‘일립만배일’, 귀한 날이라 여겨지는 ‘천사일’, 금전운이 올라간다고 하는 ‘호랑이의 날’이 모두 겹치는 운수 좋은 날이죠. 그 정도로 운세에 진심인 아쿠아리움이었던 거예요.


운이 좋기를 바라고, 미래를 알고 싶어하는 건 비단 포춘 아쿠아리움뿐만이 아닐거예요. 시대와 국적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포춘 쿠키, 타로카드, 오미쿠지 등의 수단을 통해 자신의 운세를 확인하니까요. 하지만 포춘 아쿠아리움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던 건 단순히 운만 좋아서가 아니에요. 시대의 공기를 읽는 감각으로, 장르를 합쳐서 지역을 돋보이게 하는 능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죠. 운도, 실력도 겸비한 포춘 아쿠아리움에서 운세를 확인하고 싶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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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요코하마 포춘 아쿠아리움 공식 홈페이지

 『横浜開運水族館 フォーチュンアクアリウム』2022年3月26日(土)横浜中華街にグランドオープン!,PR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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