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을 빼서 혁신을 더하다, 고기 없는 국수로 히트친 국수 가게

베지 크릭

2024.01.03

채식주의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어디일까요? 인도예요. 전체 인구의 40%가 채식주의자죠. 채식을 권장하는 종교적 특성 때문이에요. 그렇다면 2위는 어디일까요? 의외일 수 있지만, 대만이에요. 대만은 전체 인구 중 약 14%가 채식주의자일 정도로 채식주의자 비율이 높아요. 대만 전역에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당만 6천 개가 넘을 정도로, 대만에서 채식주의는 보편화되어 있죠.


그래서 대만의 수도인 타이베이는 채식주의자들이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도시 중 하나로 평가 받기도 해요. 하지만 숫자의 순도가 높은 것은 아니에요. 보통의 채식주의자 식당에서는 86%의 소비자을 외면할 수 없어 채식은 물론 일반 메뉴도 함께 판매하기 때문이죠. 채식으로만 기준을 높이면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당의 옵션은 줄어들어요.


순도 높은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당 중에서 ‘베지 크릭’은 눈에 띄는 가게예요. 원래 채식으로 먹던 음식이 아닌 국민 음식 ‘루웨이’를 채식으로만 먹을 수 있게 만들었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국민 음식이고, 유달리 채식주의자의 비율이 높다고 해도 이 낯선 조합으로 없던 시장을 열 수 있을까요?


베지 크릭 미리보기

 #1. 맛있는 음식을 건강하게

 #2. 건강에 좋은 야채를 깨끗하게

 #3. 많은 사람들을 위해 저렴하게

 국수 한 그릇에 정체성을 오롯이 담은 진정한 채식주의




나가사키 짬뽕의 본 고장인 나가사키에서 나가사키 짬뽕을 맛 보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나가사키에 넘쳐나는 짬뽕 가게 중에 어디로 가야할 지 잘 모르겠다면,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은 프랜차이즈 매장을 방문하는 것도 안전한 선택이에요. 나가사키에 본점을 둔 '링거 헛(Ringer Hut)'은 진한 국물과 푸짐한 양으로 인기를 끌며, 나가사키뿐만 아니라 일본에 전역에 600개 이상의 지점을 갖고 있어요.


나가사키 짬뽕으로 인기를 끈 링거 헛에는 특별한 짬뽕이 있어요. 바로 '야채를 많이 먹기 위한 수프(野菜たっぷり食べるスープ)'라는 메뉴예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이 음식은 뽀얀 나가사키 짬뽕 국물에 야채를 듬뿍 넣었어요. 한 그릇에 무려 480g의 야채가 들어 있죠. 링거 헛의 '야채를 많이 먹기 위한 수프'는 단순히 건강을 생각해서 야채를 많이 넣는 것 이상의 발상이 숨어 있어요.



ⓒ시티호퍼스


이 짬뽕에는 면이 없어요. 야채를 가득 넣기 위해 짬뽕의 핵심 재료인 국수를 과감하게 없애버린 거예요. 건강에 좋은 야채를 많이 먹고 싶고, 밀가루를 먹으면 속이 더부룩해진다는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해 만든 메뉴예요. 면 없이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도록 야채를 아낌없이 넣었죠. 이 짬뽕을 먹어보면 짬뽕이라고 해서 꼭 국수가 들어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져요. 단점이 있는 핵심 재료를 없애고, 부재료로 빈 자리를 보완해 완전히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 냈거든요. 면이 없어서 허전한 짬뽕이 아니라, 면이 없어도 온전한 짬뽕이에요.


'야채를 많이 먹기 위한 수프'처럼 때로는 당연하다고 여기던 것을 뒤집어 보면 새로운 기회가 생기기도 해요. 대만의 타이베이에도 국수에서 핵심 재료인 국수를 빼 이름을 알린 국수 가게가 있어요. 게다가 링거 헛과 달리 핵심 재료를 뺀 국수가 여러 가지 메뉴 중 하나가 아니라 아예 이 가게의 정체성이 되었어요. 2012년, 2명의 젊은 공동창업자들이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야채를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을 만들고자 시작한 '베지 크릭(Vege Creek)'의 이야기예요.


'레스토랑에서 먹는 채식 루웨이(滷味)'


베지 크릭의 컨셉이에요. 특이할 것 없어 보이는 이 컨셉이 무엇이 특별한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루웨이’를 알아야 해요. 루웨이는 대만 사람들이 즐겨 먹는 국수요리로, 우리 나라의 잔치국수, 일본의 우동 정도 되는 국민 음식이에요. 국물 베이스는 고기 육수인 데다가, 건더기에도 각종 고기가 들어 가요. 다시 말해 루웨이 앞에 ‘레스토랑에서 먹는’이라는 말도, ‘채식’이라는 말도 어색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시티호퍼스


베지 크릭은 국민음식 루웨이에서 핵심 재료를 빼고, 루웨이를 먹는 맥락을 바꾸어 혁신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 냈어요. 베지 크릭이 대만의 젊은 창업자들 사이에서 성공 스토리로 회자되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죠. 베지 크릭은 한 때 타이베이 뿐만 아니라 대만에서 두 번째로 큰 타이중에도 매장을 냈고, 2021년에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에도 입점해 한국에도 진출했었어요. 비록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타이베이와 신베이에만 8개 매장을 남겨 놓고 철수했지만, 본거지에서 내실을 다지며 어느덧 10년이 넘게 같은 컨셉을 유지하고 있어요.



#1. 맛있는 음식을 건강하게

대만은 전체 인구 중 약 14%가 채식주의자일 정도로 채식주의자 비율이 높아요. 전체 인구 수 대비 채식주의자 수 비율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자면 인도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과 함께 전 세계 2,3위를 다툴 정도예요. 대만 전역에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당만 6천 개가 넘을 정도로, 대만에서 채식주의는 보편화되어 있죠.


대만의 수도인 타이베이는 채식주의자들이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도시 중 하나로 평가 받기도 해요. 하지만 숫자의 순도가 높은 것은 아니에요. 보통의 채식주의자 식당에서는 86%의 소비자을 외면할 수 없어 채식은 물론 일반 메뉴도 함께 판매하기 때문이죠. 채식으로만 기준을 높이면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당의 옵션은 줄어들어요.


순도 높은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당 중에서 베지 크릭은 눈에 띄는 가게예요. 원래 채식으로 먹던 음식이 아닌 루웨이를 채식으로만 먹을 수 있게 만들었거든요. 베지 크릭이 판매하는 메뉴는 루웨이 한 가지예요. 베지 크릭은 루웨이에서 고기를 빼고, 야채와 약재로 우려낸 담백한 국물에 고기 대신 야채와 식물성 단백질인 두부 등을 넣어 끓여요. 채식 버전으로 탈바꿈시킨 거예요.


그런데 아무리 국민 음식이고, 유달리 채식주의자의 비율이 높다고 하지만 루웨이라는 단일 메뉴를 채식으로만 구성한다면 시장성이 있을까요? 루웨이라는 음식의 특성을 이해하면 채식 루웨이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어요.


루웨이는 원래 고객이 토핑을 선택하는 요리예요. 재료 선택은 고객이, 음식 조리는 가게가 해주는 메뉴죠. 다시 말해 단일 메뉴라 하더라도 고객의 선택에 따라 수많은 조합을 만들 수 있고, 그만큼 다채로운 맛을 구현할 수 있어요. 베지 크릭은 이런 루웨이의 특성을 살려 손님들이 원하는 재료를 고를 수 있도록 뷔페식으로 운영해요.


계절에 따라 종류와 가짓 수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잎채소 13가지, 두부나 대체육 등의 토핑 13가지, 버섯 4가지, 뿌리 채소 18가지, 면 8가지가 준비되어 있어요. 고를 수 있는 재료의 옵션만 벌써 50가지 이상이죠. 고른 재료를 채수에 넣고 끓여 나온 루웨이에 추가할 수 있는 소스와 향신료도 10가지가 넘어요. 진한 고기 국물에 익숙한 사람들이 채식 루웨이를 심심하다고 느끼지 않도록 수십 가지 야채와 양념으로 채식 루웨이를 보완하는 거예요.



ⓒ시티호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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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음식을 ‘맛있는’ 채식 버전으로 바꾸니, 베지 크릭의 고객군은 더 넓어져요. 채식주의자는 물론, 채식주의자가 아닌 사람들도 새로우면서도 맛있어서 베지 크릭을 찾죠. 결과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채식의 매력을 전달하게 된 셈이에요.



#2. 건강에 좋은 야채를 깨끗하게

일본 요식업계의 전설, 일본 이자카야 업계의 신이라 불리는 사람이 있어요. ‘우노 다카시’예요. 그는 5평짜리 가게에서 시작해 수도권에만 20개가 넘는 가게를 소유하고 있고, 그의 가게를 거쳐 선술집 사장이 된 사람만 200명이 넘을 정도예요. 수많은 사장들을 길러낸 그 답게 장사에 관한 한, 허를 찌르는 명언들이 많아요. 그 중 하나를 소개할게요. 


“장사를 잘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장사를 잘하는 ‘방법’이 있을 뿐이다.”


우노 다카시는 평범한 메뉴도 특별하게 만들 수 있고, 심지어 요리를 못해도 인기 메뉴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해요. 예를 들어, 작은 정미기를 들여 놓고 손님이 보는 앞에서 바로 정미한 쌀로 밥을 짓는거죠. 그리고 '쌀은 살아 있으니까 우리 가게는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그때 바로 정미해서 밥을 지어요.'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밥 하나는 기가 막히게 짓는 집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예요. 맛있고 좋은 음식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손님이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해주어 확신을 가지게 하는 것 또한 방법이라는 뜻이죠.


루웨이도 같은 맥락의 고민을 했어요. 주로 노점이나 허름한 가게에서 판매하는 기존의 루웨이와 달리, ‘채식’ 버전 루웨이를, ‘레스토랑’ 같은 공간에서 판매한다는 컨셉을 고객들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었죠.


먼저 베지 크릭은 건강하고 맛있는 비건 레스토랑으로서의 정체성을 고객에게 확실히 전달해요. 루웨이의 토핑으로 고를 수 있는 녹색의 풍성한 잎채소들을 벽에 종류별로 꽂아 두었거든요. 마치 밭에서 갓 수확한 듯 싱싱함을 내뿜으며 매장 한 쪽 벽 전체를 장식하고 있죠. 고객이 은연 중에 ‘싱싱한 야채를 먹을 수 있는 곳이구나’라고 인지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어요. 생동감 있는 내부 분위기를 조성하는 인테리어 효과는 덤이고요.



ⓒ시티호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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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웨이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디스플레이해 놓는 방식에도 변화를 줬어요. 기존의 루웨이 식당에서는 식재료들을 종류별로 바구니나 보울에 수북이 담아 두면 그만이었죠. 하지만 베지 크릭은 루웨이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1인분씩 소포장해 두었어요. 덕분에 오랜 시간 공기에 노출되어 시들해지거나, 먼저 온 사람들이 집게로 헤집어 볼품 없어진 재료를 고를 일이 없어졌죠.


6가지의 면 사리 중 하나를 고르는 방법도 획기적이에요. 건조된 면은 포장을 하더라도 쉽게 부서지고, 식감이 떨어질 수 있어요. 그래서 소포장한 건면 대신 금속 막대를 고르도록 되어 있어요. 막대에는 종류별 면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그려져 있어 구분하기 쉬워요. 비닐 포장과 금속 막대로 재료의 신선함을 유지하니 몸에 좋은 채식 루웨이가 더욱 건강해 보여요.



ⓒ시티호퍼스


또한 고객이 고른 재료들로 루웨이를 만드는 조리대도 오픈 키친 형태로 구성해 조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했어요. 고객이 루웨이에 넣을 재료를 골라서 계산대로 가져가면 계산을 마친 후 바로 옆의 조리대에서 즉석으로 루웨이를 완성해 주는데요. 고객들은 깨끗한 재료로 눈 앞에서 만들어지는 루웨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기대감을 갖게 되죠. 베지 크릭의 루웨이에 건강함이 살아있는 이유예요.



#3. 많은 사람들을 위해 저렴하게

베지 크릭은 번듯한 매장에서 깨끗한 재료로 루웨이를 만들어요. 그렇다면 베지 크릭의 루웨이는 가격이 비싸져야만 할까요? 다행히도 베지 크릭은 새로운 루웨이를 새로운 환경에서 판매하지만, ‘서민 음식’으로서의 정체성은 이어가요. 베지 크릭은 소수의 채식주의자들이나 돈 많은 사람들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채식 루웨이를 지향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인테리어나 시설 등이 비슷한 수준의 식당들보다 더 저렴한 가격대를 유지해요. 그렇다고 손해를 보면서 가격을 낮춘 것은 아니고요. 인력, 시간,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객단가를 높이기 위한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가게의 이익과 고객의 효용 사이의 접점을 찾았어요.


베지 크릭은 인력도, 시간도 낭비하지 않아요. 재료를 고르고, 조리된 음식을 가져가는 것은 손님의 몫이에요. 직원이 할 일은 고객이 가져온 재료를 계산하는 것과 재료들을 한 데 넣어 국물에 데치는 일이죠. 그렇기 때문에 직원은 계산하는 인력 1명과 조리하는 인력 1명이면 충분해요. 인력이 적어도 조리 시간이 짧기에 주문이 밀릴 걱정을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또한 개별 냄비에 국물을 붓고 재료를 담아 끓여 내는 대신, 고객들이 고른 재료들을 각각의 채반에 담아 한 번에 끓여 요리를 완성해요. 오뎅바에서 사용할 법한 커다란 스테인리스 통에 국물을 미리 준비해 두고요.



ⓒ시티호퍼스


개별 재료들은 1인분 소포장으로 분리하되, 베이스가 되는 국물은 한 통에 끓여 국물을 개별 냄비에 담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요. 재료들도 이미 다 손질이 되어 있고 비닐 포장을 뜯어 채반에 넣기만 하면 되죠. 이런 방식으로 본점은 6개의 주문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어요. 지점에 따라서는 채반의 개수를 늘리기도 했고요.


1호점이자 본점인 매장에서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노력도 엿보여요. 일단 50가지가 넘는 모든 재료들은 한쪽 벽면에 진열되어 있어 자리를 거의 차지하지 않아요. 소분된 야채들은 2층짜리 나무 선반에 종류별로 분리되어 담겨 있으며,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도록 적당량만 진열해 두고 소진 시 보충해요. 부피가 큰 녹색 야채들을 벽면에 수직으로 배열한 것도 공간 절약에 도움이 되죠.


테이블도 작은 테이블을 여러 개 두는 것이 아니라 약 2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커다란 원목 테이블을 매장 중앙에 놓았어요. 2인석, 4인석처럼 좌석 수에 구애 받지 않고 몇 명이 와도 수용이 가능하죠. 혼자 온 고객들이 2~4명의 테이블을 차지할 일도 없어 유휴 좌석이 줄어 들고요. 또한 커다란 테이블을 다른 손님들과 공유하다 보니, 식사 후 자리에 머물며 대화를 나누기보다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는 고객들이 많아요. 이처럼 원테이블은 유휴 공간을 줄이고, 회전율은 높이는 효과가 있어요.


그렇다면 베지 크릭에서는 얼마 정도에 루웨이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는 걸까요? 베지 크릭은 토핑의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다르고, 고르는 만큼 계산하는 시스템이에요. 잎채소는 38대만달러(약 1,600원), 두부, 비건 햄, 콩고기 등의 토핑은 22~30대만달러(약 900~1,300원), 버섯은 36대만달러(약 1,500원), 뿌리 채소는 21~38대만달러(약 900~1,600원), 면은 30~40대만달러(약 1,300~1,700원) 정도죠.


보통 면 1가지와 3~4가지의 토핑을 고르면 성인 한 사람이 먹기에 충분한 양이에요. 약 6~8천원 정도면 1인분의 루웨이를 먹을 수 있어요. 노점에서 사 먹는 루웨이도 토핑 1개당 20~50대만달러 정도니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져요. 보통은 고기가 들어간 토핑이 가격대가 높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비슷한 범위에서 한 그릇 가격이 형성되죠. 물론 베지 크릭과 비슷한 분위기나 환경의 깔끔한 식당에 비해서는 월등히 저렴한 수준이고요.



ⓒ시티호퍼스


베지 크릭은 효율적인 매장 운영을 바탕으로 합리적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티나지 않게 추가 구매를 유도해요. 그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은 고객들이 재료를 고를 때 사용하는 에코백 형태의 장바구니예요. 매장에 구비되어 있는 넉넉한 크기의 에코백은 마트에서 느긋하게 장을 보는 기분을 연출해요. 장을 보러 가서 이것 저것 담고 싶은 심리를 자극해 객단가를 높이는 거예요.


다른 루웨이 식당처럼 작은 플라스틱 바구니를 사용하거나 사람이 직접 주문을 받았다면 누리지 못했을 효과예요. 사소한 요소로 고객들의 선택을 설계하는 지혜가 돋보이는 대목이에요.



국수 한 그릇에 정체성을 오롯이 담은 진정한 채식주의

베지 크릭은 '레스토랑에서 먹는 채식 루웨이'라는 신선한 컨셉을 고객 경험 전반에서 구현해요. 메뉴 선정, 판매 방식, 매장 운영 등 손님이 접할 수 있는 모든 부분에서 베지 크릭의 차별화된 컨셉을 느낄 수 있죠. 심지어 재료로 들어가는 야채 중 일부는 베지 크릭 공동 창업자의 할머니가 유기농법으로 직접 기른 야채이기도 해요.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은 건강한 야채들만 사용하고, 재료를 포장하는 포장지도 생분해 가능한 소재로 만들어 환경을 해치지 않죠. 건강을 생각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자연을 보호하고자 하는 채식주의자들과 뜻을 함께 하는 거예요. 들어 가는 모든 재료가 식물성이어야 진정한 채식 요리로 인정 받듯, 디테일한 요소에도 채식의 의미를 담아 채식 레스토랑으로서의 정체성을 완성해 나가고 있어요.


이런 베지 크릭을 만든 두 명의 공동창업자는 원래부터 요식업에 종사했던 사람들이 아니에요. 베지 크릭의 공동 창업자들은 산업 공학 석사 과정 중이었어요. 졸업 이후의 삶에 대해 고민하다 전공을 살려 취직을 하기 보다는, 자신들만의 가게를 차리기로 결심했죠.


사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학원을 중퇴하고 호주로 날아가 공장과 농장에서 일하며 종잣돈을 모았어요. 약 3천만원의 자금을 모은 그들은 대만으로 다시 돌아와 채식을 장려하고자 베지 크릭을 열었어요. 베지 크릭 초기에는 직원도 없이 단 둘이 매일같이 새벽 시장에 가서 상인들과 안면을 트며 야채의 이름을 배우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특별히 요리를 잘하거나, 식재료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었던 게 아니에요. 대신 누구보다 채식 루웨이에 대한 의지가 굳건했던 거예요.


베지 크릭에서는 대만의 국민 음식을 체험하며 건강을 찾을 수 있어요. 누군가는 여기에 더해 건전한 비즈니스의 실마리까지도 찾을 수 있을 거고요. 비건 레스토랑이지만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베지 크릭에 방문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이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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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Ringer Hut 홈페이지

 VEGE CREEK 페이스북

 Vegetarianism by country

 Countries with the highest rate of vegetarianism

 〈장사의 신〉, 우노 다카시 지음, 김문정 옮김, 쌤앤파커스

 How a Taipei restaurant turned a meat-filled street snack veg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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